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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134

노년과 죽음을 준비하는 지혜 몇 년 전, 아버지가 나무에 오르셨다가 떨어지면서 크게 다치신 적이 있어요. 팔순의 노인이 수술비만 하루 900만원이 넘게 나오는 대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는 걸 보고 아버지의 임종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요. 다행히 몇 달 간 요양병원에서 재활에 힘을 쓴 결과 건강하게 퇴원을 하셨어요. 그 몇 달 간, 부모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아니, 준비가 가능한 일이기는 할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고민이 생기면 책에서 답을 구합니다. 그 고민에 답이 되는 책을 만났어요. (권혁란 / 한겨레출판) 저자의 어머니는 90이 다 되어 화장실을 나오다 쓰러집니다. 모시고 살던 일흔 살의 큰 오빠가 정신을 잃은 어머니를 업고 뜁니다. 심근경색으로 진단받고 스텐트 시술을 받는데, .. 2020. 3. 9.
직장인을 위한 위로 드라마 피디에게 독서는 일입니다. 책을 읽으며 드라마의 원작과 소재를 찾습니다. 오피스물을 코미디로 만들고 싶어요. 사무실이라는 일터에서 벌어지는 인생의 기쁨과 슬픔을 다루고 싶습니다. 직장은 월급의 기쁨을 주는 곳이기도 하고, 존재로서 슬픔을 느끼는 곳이기도 하잖아요? 1년 전, 우연히 페이스북에 올라온 창비 신인 소설상 당선작을 읽었어요. 스마트폰에서 소설한 편을 다 읽는 게 쉽지는 않은데, 이야기의 흐름이 워낙 재미있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어요. 당시 창비 홈페이지의 서버를 마비시킬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였지요. 무료 공개 2주 만에 15만 명, 총 40만여 명이 소설을 웹으로 읽었어요. 언젠가 베스트극장 같은 단막극을 만든다면, 원작으로 삼고 싶은 작품입니다. 그 당선작이 포함된 작가의 작품집이 .. 2020. 2. 7.
착한 사람은 차별 안 하나요? 연말이 되면 신문이나 매체를 통해 ‘올해의 책’이 발표되지요. 한 해 동안 나온 좋은 책 중 빠뜨린 건 없나 살펴봅니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선정 2019 올해의 책, , 2019년에 놓치셨다면 2020년에 찾아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김지혜 / 창비) '‘결정장애.’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우물쭈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너무 많이 고민하는 나의 부족함을 꼬집는 간명한 말 같았다. 나 스스로를 비하하는 의미를 담아 많은 대화에서 수없이 사용했다. 혐오표현에 관한 토론회에서 이 결정장애라는 말을 썼다. 참석자 중 한분이 나에게 조용히 물었다. “그런데 왜 결정장애라는 말을 쓰셨어요?”' 저자는 대학에서 소수자, 인권, 차별에 대해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평소 혐오표.. 2020. 1. 31.
아이를 위한 올바른 사랑법 저는 스티븐 킹의 팬입니다. 제가 스티븐 킹을 알게 된 건 1990년에 나온 영화 때문이지요.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주인공입니다. 자신의 인기 소설이 대중에게 영합하는 싸구려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의 주인공 ‘미저리’를 죽이는 걸로 시리즈를 끝내고 작가로서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하는데요. 소설을 탈고하고 집으로 가던 길에 폭풍을 만나 차가 뒤집힙니다. 죽을 뻔한 작가를 구해준 건 전직 간호사였던 애니에요. 심지어 그녀는 작가의 넘버 원 팬이랍니다. 산 속에 있는 애니의 집에서 극진한 간호를 받으며 살아나는데요. 상냥하고 온화했던 애니가 차츰 작품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드러냅니다. 급기야 극중에서 죽었던 주인공 미저리를 살려내라고 합니다. “당신이 나가서 다음 소설을 출판하면, 미저리는 죽겠지? 그건 절대 용.. 2020.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