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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132

대체불가능한 존재가 되는 길 10년 전 어느 날, 재미삼아 인터넷에 검색해봤습니다. ‘김민식 피디’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질문이 떴어요. “김민식 피디와 누구누구 피디, 둘 중에서 누가 더 연출을 못하나요?” 아니, 누가 또 나를 욕보이는 글을! 악플을 지울 길은 없습니다. 대신 선플을 만들어야죠. 나에 대해 가장 좋게 써줄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나 자신입니다! 블로그를 만들고 열심히 글을 썼습니다. ‘김민식 피디의 연출일기’, ‘스타 캐스팅하는 방법’, ‘김민식 피디의 독서 일기’ 등등. 1년 동안 꾸준히 글을 올렸더니 인터넷에 김민식 피디를 검색하면 내가 쓴 글이 상단에 뜹니다. 검색 첫 페이지에 뜨는 내용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에 대한 악플을 찾기 위해 다음 페이지까지 계속 뒤지는 사람은 어차피 소수일 테니까요. (희망사.. 2020. 3. 31.
현자의 잠언, 긴즈버그의 말들 영화 를 보면, 첫 장면에서 체구도 자그마하고 백발이 된 할머니가 헬스 기구를 이용해 근육 운동을 하고 플랭크를 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 악물고 버티며 건강을 지켜야겠다, 라는 강건한 의지가 보입니다. 그런데 이 할머니, 악명도 높아요. “마녀, 괴물, 대법원의 수치!”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루스베이더 긴즈버그 / 헬레나 헌트 / 오현아 / 마음산책) 1933년생인 긴즈버그는 대학 입학하고 동문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딸을 낳습니다. 1956년 하버드 대 로스쿨에 입학하는데요. 로스쿨 원장이 신입 여학생들을 환영한다며 불러서는 물어봅니다. 남학생 자리를 빼앗으면서까지 하버드대 로스쿨에 들어온 이유를 말하라고요. 남편이 뉴욕에서 일자리를 구하자 남편을 따라 컬럼비아대 로스쿨로 편입하지요. 공동수석으로 .. 2020. 3. 25.
노년과 죽음을 준비하는 지혜 몇 년 전, 아버지가 나무에 오르셨다가 떨어지면서 크게 다치신 적이 있어요. 팔순의 노인이 수술비만 하루 900만원이 넘게 나오는 대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는 걸 보고 아버지의 임종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요. 다행히 몇 달 간 요양병원에서 재활에 힘을 쓴 결과 건강하게 퇴원을 하셨어요. 그 몇 달 간, 부모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아니, 준비가 가능한 일이기는 할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고민이 생기면 책에서 답을 구합니다. 그 고민에 답이 되는 책을 만났어요. (권혁란 / 한겨레출판) 저자의 어머니는 90이 다 되어 화장실을 나오다 쓰러집니다. 모시고 살던 일흔 살의 큰 오빠가 정신을 잃은 어머니를 업고 뜁니다. 심근경색으로 진단받고 스텐트 시술을 받는데, .. 2020. 3. 9.
직장인을 위한 위로 드라마 피디에게 독서는 일입니다. 책을 읽으며 드라마의 원작과 소재를 찾습니다. 오피스물을 코미디로 만들고 싶어요. 사무실이라는 일터에서 벌어지는 인생의 기쁨과 슬픔을 다루고 싶습니다. 직장은 월급의 기쁨을 주는 곳이기도 하고, 존재로서 슬픔을 느끼는 곳이기도 하잖아요? 1년 전, 우연히 페이스북에 올라온 창비 신인 소설상 당선작을 읽었어요. 스마트폰에서 소설한 편을 다 읽는 게 쉽지는 않은데, 이야기의 흐름이 워낙 재미있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어요. 당시 창비 홈페이지의 서버를 마비시킬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였지요. 무료 공개 2주 만에 15만 명, 총 40만여 명이 소설을 웹으로 읽었어요. 언젠가 베스트극장 같은 단막극을 만든다면, 원작으로 삼고 싶은 작품입니다. 그 당선작이 포함된 작가의 작품집이 .. 2020.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