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펼쳤더니 무언가 팔랑거리며 떨어졌어요. 예쁘게 물든 단풍잎인데요. 몇 년 전에 여동생이 준 것이에요.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떨어진 꽃잎을 주워와 말리고, 낙엽을 책갈피에 꽂아 보관하고는 했어요. 둘째 딸이랑 제부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아이가 미역 줄기를 건져오고, 조개 껍질을 줍더군요. 사람들은 왜 낙엽과 조개껍질을 모으는 걸 좋아할까요?

<야생의 위로> (에마 미첼 / 신소희 / 심심)

25년간 우울증 환자로 고생한 저자가 숲을 산책하며 마음을 치유한 과정을 책에 담았는데요. 책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인간이 새로운 환경을 탐험하고 자원을 찾아 나서면 도파민이라는 뇌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일시적인 흥분을 느끼게 한다. 소위 '채집 황홀'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이 채집 수렵 생활자였던 과거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열매가 가득 달린 산사나무나 산딸기 관목은 조상들의 칼로리 섭취를 늘려주었을 것이며, 따라서 식용이 가능한 식물에 긍정적 반사 작용을 나타내는 것은 그들의 생존과 직결되었으리라. 그리하여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채집할 때마다 뇌 내의 보상작용이 촉진되고 그러한 채집이 습관화된 것이다. 내가 오늘날 낙엽을 주워 모으며 느끼는 기분은 그러한 본능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이 뿌듯한 감정의 진화적 근거가 무엇이든 간에, 이런 행동이 내 뇌의 화학적 균형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하다. 나는 화사한 낙엽 카펫 옆을 서성이며 마법 같은 항우울 효과가 나타나길 기다린다. 햇살이 따스하다. 눈부신 빛깔들 속에서 보낸 몇 분이 기분을 돋워주어 정말로 입안에 상큼한 맛이 느껴질 것만 같다.'

(36쪽)

요즘 코로나 탓에 제가 즐기던 취미 활동 (탁구 동호회 / 도서관 나들이 / 해외 여행)이 중단되었어요. 예전에는 기분이 울적할 때 산악회를 찾아가 버스를 타고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그마저도 쉽지 않아요. 이제는 혼자 조용히 동네 뒷산을 찾아 걷습니다.

'숲속이나 들판을 산책하는 것은 삶이 대체로 괜찮게 느껴질 때도 할 수 있는 일이며, 일상적 우울감과 언젠가 닥쳐올 까칠하고 고된 나날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인생이 한없이 힘들게 느껴지고 찐득거리는 고통의 덩어리에 두들겨 맞아 슬퍼지는 날이면, 초목이 무성한 장소와 그 안의 새 한 마리가 기분을 바꿔주고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다.'

(25쪽)

선릉역 옆에 있는 최인아 책방에 갔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2호선 선릉역, 87년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 때부터 그렇게 많이 들은 이름인데, 정작 선릉에는 한번도 안 가봤네?' 네이버 지도로 검색해보니 꽤 넓은 녹지가 강남 한복판에 조성되어 있더군요. 왕릉이 자리잡은 덕에 개발 붐을 피한 거죠. 산책삼아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강남 한복판에 숲이 있고, 계곡이 있고, 산이 있더라고요.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어요. '아, 이런 것이 야생의 위로로구나...'   

이 책의 추천사에서 윤대현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야생의 위로>는 자연에서 위안을 느끼는 인간 본연의 생태적 습성에 기초를 둔다. 책 자체로 밖에 나가지 않아도 자연을 간접 체험하게 하는 최고의 매뉴얼이다. 더 큰 미덕은 책이 자연을 만나고자 하는 동기를 되살아나게 한다는 데 있다. 이 책을 읽은 후 하루 10분, 일주일에 한 시간, 분기에 하루 정도는 온전히 자연과 만나 '야생의 위로'를 즐기시길 바란다.'

(7쪽)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가만히 있으면 더 위축됩니다. 이럴 때 저는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우선 책을 펼쳐보고요. 책에서 찾은 답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가벼운 실천을 하지요.

이번 주말에도 가까운 숲을 찾아 야생의 위로를 느껴보고 싶어요. 그리고 그 경험이 또 짠돌이 여행일지가 되어 나오기를 소망합니다. 즐거운 주말 맞으시어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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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20.07.03 0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아니 어쩌어엄 이렇게 이쁠수가~~~~
    어머머머머 이건 꼭 종이책으로 사야돼~~~"

    하고는 책 표지만 보고 있어도 기분 좋을거 같아
    우선 소장용으로 사놓고는.......
    아직 읽지는 ㅋㅋㅋㅋㅋ

    맞아요. 우울할때 숲길 거닐면 그렇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어제는 서울 도심에 있는 그 산길을 쭉 걸었는데....
    대도시에 이런 숲길들이 있다는건 정말 축복이다라고 생각을 했네요...

    오늘도 글로 위로 받는
    항우울제 김민식피디님
    글 읽으며 하루 추울바아알합니다.

    주말에 즐거운 숲여행 하시며
    행복한 날들 보내세요.

    🌲🌳🌲🌳🌲🌳🌲🌳🌲
    🌷🌺🌼🌸🌻🌱☘️🍀🌱


    • 섭섭이짱 2020.07.03 0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야생의 위로> 를 읽고
      숲속을 거닐며 위로 받을때...
      이 노래를 같이 들으면
      마음의 위로가 두배세배 될거 같아
      이 노래를 소개해봅니다...

      요즘 장안에 화제이자 무한재생하며
      듣는 저의 최애곡~~~~~~

      도레미파솔라시...미도미도..
      채송화쌤이 부른 노래.....
      (원곡은 신효범)

      🎵🎶🎼🎵🎶🎼🎵🎶🎼

      <사랑하게 될줄 알았어 - 전미도>

      널 처음 사진으로 본 그날
      구십구년 일월 삼십일일
      그날 이후 지금 이 순간까지
      나 하나만 기다려준 너를

      오늘도 습관 같은 내 전화
      따스히 받아 주는 너에게
      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너를 너무 사랑해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그대가 흔들린대도
      그땐 내가 잡을게요 그대처럼

      너무 편한 사이가 싫어서
      너무 오랜 사랑 힘들어서
      아픈 눈물 흘리는 널 돌아선
      못된 내 마음도 기다려준 너를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그대가 흔들린대도
      그땐 내가 잡을게요 그대처럼

      얼마나 힘들었을까 못난 내 눈물도
      따스히 감싸준 너를
      오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그대가 흔들린대도 내가 잡을게요
      아무 걱정 마요 내 손을 잡아요
      처음 그날처럼 우리

  2. 정초아 2020.07.03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고싶은 책리스트에 올려놓고 순서를 기다리는 책
    야생의 위로 보니 반갑네요~~

  3. 귀차니st 2020.07.03 08: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4. 김주이 2020.07.03 08: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책이 정말 예쁘네요^^
    진짜 녹지보면 마음이 힐링되는데,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는지 궁금하네요.
    PD님도 즐거운 금요일, 행복한 주말되세요^^

  5. 아리아리짱 2020.07.03 08: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아리아리!

    자연은, 숲과 나무 열매들은 늘 위로와 사랑입니다.^^

  6. 달빛마리 2020.07.03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에 글을 쓰셨네요. ‘야생의 위로’ 에서 피디님이 올려주신 글에 완전 공감합니다.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동네 뒷산이라도 갈 수 있음에 감사해요.
    읽을 책 목록이 점점 길어지네요 :)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또 봬요!

  7. Laurier 2020.07.03 11: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에는 은근히 주변에 작은 공원들이 많이 있어서 다행이예요. 얼핏 보면 공원은 하나도 없고 삭막한 빌딩만 있는 것 같지만 주변에 가볼만한 공원들이 꽤 많이 생겨나서 다행입니다. 책 표지를 보니 예전에 루소가 산책을 하면서 나뭇잎을 하나하나 스케치하고 다닌 책이 생각납니다. 산책은 정말 피로한 일상에 산소를 제공해 주는 것 같아요. 요즘 코로나로 인해 산책조차 힘들지만 가까운 공원이라도 다녀와야겠어요. 오늘 날은 덥지만 상쾌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8.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7.03 1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생의 위로> 책 제목도 커버도 너무 좋네요ㅎㅎ

  9. Mr. Gru [미스터그루] 2020.07.03 1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 feel happy and alive when I take a walk along the stream near my house.
    Nature has mysterious power.
    There are a lot of complicated universes.
    I like to observe them.

    I hope you have lots of place and time to enjoy taking a stroll.

    Thank you.
    Have a very nice weekend~*

  10. 보리랑 2020.07.03 13: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선릉 옆에 2년 살아도 선릉이 있는 줄도 몰랐네요. 대학 갓 졸업하고 내가 번 돈으로 살고 연애도 하니 잠시 우울을 잊고 살 때라 자연이 그립지 않았나 봐요. 지리산이 그랬던 것처럼 남산 산책로가 위로가 되니 감사합니다.

  11. 아빠관장님 2020.07.03 17: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저 내일 야생에게 위로좀 팍팍 받으려 떠납니다! 세아이와 갯벌 체험 갈려고요! ㅋ

    절 위한 책 소개,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12. 꿈트리숲 2020.07.03 1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개 껍질 묶어 그녀에 목에 걸고~~

    이거슨 채집황홀을 경험한 고대 인류의
    DNA가 우리에게 살아있다는 증거군요^^
    전 DNA가 다 사라졌는지 모으는 건 별로라
    하지만 보는 건 아주 좋아라 합니다.
    자연을요. 오늘도 초록 자연 뭉텅이로 보고
    오느라 댓글 출근이 이리도 늦었네요 ㅎㅎ

    야생의 위로는 우리가 자연과 교감하는 동물이었음을
    알게 해주면서도 그걸 지키지 않으면
    삶이 고달플 것이라는 경고도 주는 것 같아요.

    블로그에서 위로 받는 저는 공짜로 즐기는 세상과
    교감하는 21세기 인류임을 임상했습니다.
    그걸 지키지 않으면 삶의 재미 하나가
    빠지는 것 같거든요 ㅋㅋ

  13. 나겸맘 리하 2020.07.04 18: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릉역 바로 옆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저는
    사생대회. 소풍때마다 가는 선릉이 싫었어요.
    가깝다는 이유로 수십번 갔던 그곳이
    어렸을 때는 정말 재미도 멋도 없다고 느꼈거든요.

    근데 나이 들어가니 힐링 장소로는 최고라 여겨집니다.
    친정에 갈 때면 어머니랑 같이 산책하면서
    낙엽도 줍곤 하죠.
    자연에서 위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된 거예요.^^
    야생의 위로만큼 조용하면서도 편안한 위로는
    흔치 않으니까요. 잘 즐겨 보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요즘 마이클 조던이 나오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를 보며, 농구라는 운동의 매력을 다시금 느껴보고 있는데요. 한때 농구 만화 <슬램덩크>에 빠진 적이 있어요. 오로지 여학생 마음을 얻기 위해 농구부에 들어간 강백호가 농구의 즐거움에 눈을 뜨는 과정을 보며, ‘그렇지, 저게 사랑이고, 저게 인생이지.’했어요. 슬램덩크에서 인생을 즐기는 법을 배웠다면, 이제 NBA 농구 스타들에게 이기는 방법을 배웁니다.

<승리하는 습관> (앨런 스테인 주니어, 존 스턴펠드 지음 / 엄성수 옮김 / 갤리온)

저자는 NBA에서 일하는 성과 코치라는데요. 농구 선수 출신 감독과는 달리 성과 코치는 선수들의 멘탈을 관리하며 성과를 끌어내도록 조언해주는 사람인 것 같아요. 코비 브라이언트, 스테판 커리, 케빈 듀란트 등 유명 NBA 스타들과 일했고요, 지금은 스타벅스와 코카콜라에서 코칭 전문가로 일합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내린 결론, 승리하는 사람에게는 성공을 습관화하기 위한 자신만의 무기가 있어요. 

개인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5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자기인식, 열정, 훈련, 수용력, 자신감. 

농구를 좋아하는 한 소년이 있어요. 이 소년이 농구를 시작하려면 우선 자기 인식을 해야 합니다. 나는 어떤 육체적 능력을 가지고 있고, 나는 왜 농구를 좋아하는가. 어떤 포지션에서 뛰는 게 유리한가. 그다음엔 뭘까요? 열정이 있어야죠. 열정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사랑이며, 목표를 계속 추구하게 해주는 내적 욕구입니다. 다음으로 필요한 건 훈련입니다. 

저자가 하루는 코비 브라이언트 캠프에 참가하게 됩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라면 축구로 치면 메시, 피겨로 치면 김연아 같은 선수에요. 그의 개인 훈련 장면을 보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지요.

“그러시죠.” 코비가 말했다. “내일 4시에 시작할 겁니다.”
“근데 내일 오후 3시 30분에 캠프에 참석해야 하지 않나요?” 내가 상기시켜주었다.
“압니다.” 그가 답했다.
“새벽 4시에 운동을 할 겁니다.”

다음날 새벽 3시 반에 체육관에 갔더니 코비가 이미 와서 준비운동을 하더랍니다. 당시 코비는 세계 최고의 선수였는데요. 45분간 기본적인 볼 핸들링을 하고, 기본적인 풋워크를 하고, 기본적인 공격 동작을 하고, 기본적인 수비 동작을 연습하더랍니다. 훈련이 끝나고 가서 물어봐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인데, 왜 그렇게 기본적인 훈련을 하죠?”
그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비쳤다. “제가 왜 경기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세요?” 그가 물었다. “기본적인 동작들에 절대 싫증을 내지 않기 때문이에요.”

(114쪽)

자, 이제 혼자 훈련만 열심히 하면 될까요? 영어 공부할 때 틀린 표현을 무작정 외우기만 하면 되나요? 피드백을 받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는 수용력이 필요합니다. 마이클 조던이 10대 시절 여름 캠프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요. 스카우트 담당자들이 이 어린 선수에게 마음을 빼앗겼데요. 운동선수로서의 재능 때문이 아니고요, 어린 나이에 코칭을 너무나도 잘 받아들이는 것에 감탄한 거죠.

‘최고의 선수들은 코칭을 잘 받아들인다. 위대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갈망 때문에 만족할 줄 모르는 향상 욕구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현재의 모습에 절대 만족하지 않으며,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133쪽)

농구를 좋아하는 소년이 꾸준히 차례대로 앞서 말씀드린 네 가지 특징을 반복했다면, 자기인식, 열정, 훈련, 수용력, 이것이 누적되어 만들어지는 게 바로 자신감입니다. 지금 하는 일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였고, 최고가 되기 위해 계속 배우고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것, 이게 자신감이죠. 농구를 좋아하는 소년이 정상급 스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좋은 코치와의 만남이지요. 미국 대학 농구팀 UCLA의 코치인 우든의 일화가 있어요. 

‘매 시즌마다 우든이 라커룸에서 처음 하는 일들 중 하나는, 자기 선수들에게 발에 물집이 생기지 않게 양말과 신발을 신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 별 의미도 없고 아주 사소해 보이는, 유치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런 가르침 덕분에 우든의 선수들은 발에 물집이 거의 없었다. 경기가 끝나고 다른 팀 선수들의 발은 활활 타는 석탄처럼 화끈거릴 때, 우든 팀 선수들의 발은 경기를 시작할 때만큼이나 쌩쌩했다. 양말과 신발은 기본 중에 기본이었지만, 우든은 선수들의 경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51쪽)


시카고 불스의 스카우터인 데이브는 대학 농구 시합을 보러 갈 때, 경기 시작하기 5시간 전에 미리 간답니다. 그러고는 구석 자리에 앉아 조용히 선수들을 관찰한데요. 시합 장면은 비디오 분석으로 충분히 봤고요. 중요한 건 경기 전의 선수들 모습이랍니다. 팀 동료 및 코치들과는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지, 경기장 관리직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연습 시간에 어떤 훈련을 하고, 자유 시간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본다고요.

‘여기서 배울 교훈은? 늘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을 수 있고 그러므로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이 중요하다는 것. 당신이 경기 전 준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아마 관중석이 꽉 찼을 때도 제대로 된 경기를 하지 못할 것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일이 잘 안 풀리는 날들이 있다. 그러나 늘 철저히 준비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그런 날들이 최대한 줄어들 것이다.‘
(123쪽)

저는 드라마 피디이지만, 평소 드라마를 보지 않습니다. 왕성하게 드라마를 찍던 시절에도 집에 TV는 없었어요. 캐스팅을 할 때, 배우의 TV 출연 장면보다 평판 조회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감독이나 작가에게 물어보는 대신, 편집자나 막내 FD에게 물어봐요. 스타란 모든 사람이 그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에요. 모두가 그 사람을 응원하는 삶을 사는 게 중요하죠. 감독이나 작가에게 잘 하는 배우보다, 막내 스태프에게 따듯하게 대하는 사람이, 제가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입니다. 길게 보면 그런 배우들이 잘 되고, 오래 가더라고요.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구절들을 소개합니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오늘 하루도 멋진 하루로 만들 거라는 걸 알고, 매일 아침에 얼굴에 미소 지으며 일어나는 거다.”
(152쪽)

“‘어떻게’를 아는 사람은 늘 일자리를 갖게 되지만, ‘왜’를 아는 사람은 늘 그의 상사가 된다.”
(175쪽)

“리더의 역할은 위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데 있지 않다.
위대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데 있다.”
(206쪽)

‘성공은 마법 같은 것도 아니고 불가사의한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기본 원칙들을 꾸준히 적용한 끝에 거두는 자연스러운 결실이 뿐이다.’
(21쪽)

<타이탄의 도구들> 농구판 같은 책이에요. 세계 최고의 농구 선수들의 경기에 인생의 기술이 담겨있는 줄 몰랐어요. 농구를 좋아하는 분을 더 좋아할 것이고, 마이클 조던이 나오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를 즐겁게 보신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경기장 밖에서도 통하는 NBA 슈퍼스타들의 성공 원칙, 책으로 배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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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20.07.01 07: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도 <더 라스트 댄스> 보셨군요..
    캬아아~~~ 조던 멋지지 않나요..
    새삼 조던을 다시 알게 해줘 넘 고마운 프로였죠.

    운동이 결국 인생과 맞닿는 지점들이 많다보니
    운동을 통해 인생을 사는 지혜를 많이 배울 수 있는거 같아요.

    자. 열. 훈. 수. 자

    피디님 설명 들으니 이해가 쏙쏙됩니다요
    역량을 키워야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오늘 글을 읽으니 뭔가 자신감 생기며
    뭐든 해낼 수 있을거 같네요 ^^

    7월 첫째날을 좋은 책과 아침을 열어 행복합니다.
    이 책도 읽을 책 목록에 저장 ✍️ 할께요.

    이번달도 좋은일들만 가득하시길요 ~~~~

    • 섭섭이짱 2020.07.01 0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맞다...
      오늘은 조던 얘기부터 슬램덤크까지..
      농구얘기를 해주시니 이 노래를 안놓고 갈수가 없네요..
      제가 좋아하는 곡이자 최애 가수가 부른 오늘의 곡.....
      7월달 & 2020년 하반기...
      이 노래처럼 하시는 일들
      모두 모두 멋지게 덩크슛 넣길 바라며....
      자아아~~~ 주문을 외워볼께요..
      야발라바히기야모하이마모 하이루라

      피디님 행복하세요~~~~~~~~~~
      뮤직 스따뚜~~~~

      🎸🎹🪕🥁🎷
      🎼🎵🎶🎵🎶🎵🎼🎶🎵🎶🎵🎶🎵

      < 덩크슛 🏀🏀🏀🏀. - 이승환🎤>

      유난히 고요하던 밤 하늘을 바라보다가
      유성처럼 떨어지는 별을 봤지

      떨어지는 별을 보고 가슴속의 소원을 빌면
      영화처럼 현실이 된다는 얘기

      예쁜 여자 친구와 빨간 차도 갖고 싶었지만
      너무나 원했던 것은 그 누구도 모를거야

      덩크 슛 한번 할 수 있다면
      내 평생 단 한번만이라도
      얼마나 짜릿한 그 기분을 느낄까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히기야 야발라바히기야
      주문을 외워보자 오 예
      야발라바히기야모하이마모 하이루라

      꿈을 꾸었던 것일까 주위엔 아무도 없는데
      내 발 옆엔 주홍색 공하나 덜렁

      예쁜 여자 친구와 빨간 차도 갖고 싶었지만
      너무나 원했던 것은 그 누구도 모를거야

      덩크슛 한 번 할 수 있다면
      내 평생 단 한 번만이라도
      얼마나 짜릿한 그 기분을 느낄까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히기야 야발라바히기야
      한번 더 될때까지 오예
      야발라바하기야 모하이마모하이루라


    • 아리아리짱 2020.07.01 0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섭섭이짱님 아리아리!
      피디님과 섭섭이 짱님 덕분에
      7월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좋은 에너지 감사합니다.^^

    • 섭섭이짱 2020.07.01 1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 아리아리짱

      아리아리짱님도 7월달 행복하게 보내세요 ^^
      고맙습니다.

    • 오달자 2020.07.02 0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히기야. 야발라바히기야~~~ㅎㅎ

      제가 좋아하는 승환 오빠 노랠 소환시켜 주셔서 완죤 감솨함다~~

  2. Mr. Gru [미스터그루] 2020.07.01 0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his writing reflects on myself.
    Thanks for your advice.
    I can't wait to buy the book and read.
    I'm gonna buy it after studying as a compensation.

    Thank you and have a fabulous day~*

  3.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7.01 0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트코로나로 변화하게 될 일상으로 우리에게 어떤 위기가 올지 불안과 두려움이 큰데
    무엇을 해야할지 도움받을 수 있을 거
    같아 좋습니다
    생각과 달리 자꾸 나태해지는 마음이 생기는데
    블로그를 읽으면서 다시 해보자 매일
    매일 결심하면서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될거란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쌓여가요


  4. 오달자 2020.07.01 08: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공은 기본 원칙들을 꾸준히 적용한끝에 맺어지는 결실이다^

    사람들은 누구나가 기본을 무시한 채 자꾸 기교나 쓸데없는 멋을 부리는데서 기본이 흐트러집니다.
    악기를 배울때에도 마찬가지에요.
    기본적인 연습을 하질 않고 멋만 부리려할 때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지요.

    오늘 하루도 기본에 충실한 삶.
    이어가겠습니다.^^

  5. 보리랑 2020.07.01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리 발전하는 학생분들 보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세요. (이게 수용력이군요.) 또한 본인이 열심히 하고서는 감사하다 하세요. 영어공부에 자신감이 생겼음을 알 수 있어요.

    다들 나이 들어 하는 공부라 몸이 20대 초반의 청년 같지 않으니 몸이 지치지 않도록 알려드립니다. 하다 보면 학생들로부터 다른 분들께 도움될만한 아이디어도 얻습니다.

  6. 꿈트리숲 2020.07.01 0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전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들이
    훌륭한 성품을 갖추려면 네가지 미덕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했는데요.
    지혜와 정의 용기와 절제가 그 4가지인데,
    자기인식, 열정, 훈련, 수용력, 자신감이
    네가지 미덕하고 착 들어맞는 것 같아요.

    훌륭한 선수가 된다는 건 경기 실력도 뛰어나야겠지만
    피디님 말씀처럼 인품도 좋아야 오래 기억되고
    인기도 좋은 것 같더라구요.

    기본에 충실한다는 건 운동선수가 아닌 저에겐
    매일 좋은 습관으로 하루를 사는 걸로
    바꿔서 적용해보면 되겠다 싶어요.

  7. Laurier 2020.07.01 0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본에 충실하라는 소리를 들으니 고3 때 담임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야 이자식들아, 다른 건 다 좋은데 기본은 지켜라!'
    그때 담임선생님은 고3인 저희들이 천방지축으로 뛰놀건 뭘하건 크게 뭐라 하시지도 않으셨어요. 근데 항상 애들이 기본이 부족하다 싶으면 늘 그 얘기를 하셨었죠. '기본은 지켜라!' 이 말이 그때부터 계속 저에게 채찍질해주는 말이 되었어요. 훌륭한 프로급 선수도 기본기를 계속 연습하듯이 기본이 바로 서야 무엇이든 될거란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8. 아리아리짱 2020.07.01 1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 아리아리!

    "성공은 마법 같은 것도 아니고 불가사의한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기본 원칙들을 꾸준히 적용한 끝에 거두는
    자연스러운 결실일 뿐이다."

    명심하고 실천하려 애쓰겠습니다. ^^

  9. 2020.07.01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나겸맘 리하 2020.07.01 1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농구스타들의 성공원칙을 다룬 책이라는 말씀에
    혹시 존우든 감독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양말신는 이야기가 나오네요.^^
    농구코트에서 삶의 방향을 정하고 인생을 배운
    존우든 감독의 책을 감명깊게 읽은 적이 있거든요.

    어느 분야에서나 최고가 된다는 건
    기본을 갖추고, 그 기본을 싫증내지 않은채
    평생 유지하는 걸 뜻하나 봅니다.
    기본은 쉬운 게 아니라,
    가장 어려운 거라는 걸 깨닫는데에서부터
    최고를 향한 첫발자국은 시작되는 거겠죠?!

  11. 제니스라이프 2020.07.01 1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타란 모든 사람이 그 사람이 잘 되기를 바래주는 사람이다.

    기가 막힌 새로운 정의 하나 가지고 갑니다.
    스타는 나의 목표가 아니라 동료가 올려주는 자리였군요.
    평판이나 자리보다 본질에 충실하며 살아야 한다는 변치 않는 진리를 다시 한번 되뇌게 하네요.

    감사합니다 ^^

  12. 2020.07.01 1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3. 타타오(tatao) 2020.07.01 1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용력에 대해 잘 느끼고 갑니다. 고마워요. 피디님 ^^

  14. 아빠관장님 2020.07.01 1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꼬꼬독으로 먼저 봤습니다. 블로그에는 구범준의 정체가 밝혀질 줄 알았는데, 아예 이름조차 없네요. ㅋ 구범준이 누군가요????

  15. 작은습관의힘 2020.07.02 1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또 가장 기본적인 승리의 습관은 결국 기본에 충실해야한다는것이죠...저도 계속 도전하고, 반복하고, 실천하는 걸 멈추지 않겠습니다. 자식들을 키울 때에도 좋은 조언이 되는 글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여유가 생겨 오늘 얼른 들어와 제일 먼저 PD님 글을 읽고 갑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입니다!~~^^

  16. 달빛마리 2020.07.02 1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 피디님 티스토리 블로그를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저 꼬꼬독으로 먼저 보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명언 포스트 잍에 적어서 매일 보고 있습니다.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Pd님 책, 강연 제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쳐서 꼭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서 글 남겨요..

  17.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7.03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글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피디님의 글은 독자들을 빨려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

  18. 김주이 2020.07.03 1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옥같은 글들이 많은 책이네요.
    성공하는 사람들은 정말 다른것같아요.
    쉬워보이는듯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것들
    자기인식, 열정, 훈련, 수용력, 자신감.
    저도 오늘부터 더 노력해 보렵니다^^

윤가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 <우리들>을 이수역 아트나인에서 봤다. 영화가 시작하고 초등학교 4학년 아이의 얼굴이 극장 화면을 가득 채운다. 주변 소음과 아이의 표정만으로 따돌림 당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탁월하게 잡아냈다.


영화 <우리 집>에서도 감독은 같은 방식으로 첫 컷을 연출한다. 초등학교 5학년 하나(김나연)의 표정 위로 엄마 아빠의 대화가 들려온다. 말이 한마디씩 오고 갈 때마다 긴장은 고조된다. 엄마는 아빠가 못마땅하고, 아빠는 엄마가 불만이고, 아이는 가운데서 눈치만 살핀다. 이러다 우리 엄마 아빠 이혼하는 거 아냐?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 싶은 아이의 애달픈 노력이 시작된다.

영화를 보는데 주인공 아이의 표정 위로 열 살 때 내 모습이 포개졌다. 어린 시절,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부부싸움을 심하게 하셨다. 한번 싸우기 시작하면 서로 소리를 질렀고, 어머니는 욕을 하셨고, 아버지는 손찌검을 하셨다. 고함소리와 매 맞는 소리와 비명이 담을 넘던 어느 날, 누군가 경찰에 신고를 했다. 1970년대에는 가정불화를 두고 경찰에 신고를 하는 일이 드물었다. 그만큼 싸움의 내용이 심각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데리고 파출소로 갔다. 어린 마음에 나는 아버지가 잡혀가는 것도 무섭고, 어머니가 나를 두고 가는 것도 두려웠다. 파출소까지 쫓아갔는데 두 분은 거기서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싸웠다. 두 분의 다리를 부여잡고 제발 그만 싸우시라고 울며 빌던 기억이 아직까지 선명하다.

마흔이 넘어 어릴 적 살던 마을을 찾아갔던 적이 있다. 우리 집 맞은편에 친구가 살던 양옥집이 그대로 있기에 반가운 마음에 대문 넘어 안을 들여다봤다. 마당에 서 있던 팔순의 할머니가 “누구슈?”하시기에 인사를 드렸다. 친구는 고향을 떠났지만, 친구의 어머니는 홀로 빈 집을 지키고 있었다. “니가 민식이냐? 니가 이렇게 컸어?” 내 손을 붙잡고 팔순의 어머니가 하신 말씀. “요즘도 너희 부모님 많이 싸우시니?” 걱정스런 어머니 표정을 본 순간 나는 그 날 경찰에 신고하신 분이 누구였는지 알 것 같았다.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이젠 두 분 다 연세가 있으셔서 안 싸우세요.” 두 분이 따로 사신지 10년이 넘었다는 말씀은 드리지 않았다.  

어린 시절 나는 부모님이 둘 다 싫었다. 때리는 아버지도 미웠지만, 싸움을 거는 어머니도 원망스러웠다. 나는 참 나쁜 아들이었다. 부모님이 가엽다는 생각보다, 두 분 때문에 창피함을 견뎌야 하는 내 삶이 너무 싫었다. 

영화 <우리 집>에 나오는 하나는 학교에서 선행상을 받는 착한 아이다. 길 잃은 아이를 도와주다 3학년 유미(김시아)와 7살 유진(주예림) 자매를 만난다. 가난한 형편에 부모와 떨어져 외롭게 지내는 자매를 보살펴주다 유미 네 집이 월세가 밀려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돕기 위해 나선다. 영화를 보며, 저 아이도 사는 게 참 힘들겠네, 싶었다. 착한 사람에게 인생은 항상 큰 짐을 지운다.

비록 불행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게 나의 목표다. 나이 쉰을 넘기고 결혼20주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내와 말다툼을 할 때가 많다. 대화로 갈등을 풀려고 노력하고, 적어도 아이들 앞에서 싸우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 하지만 쉽지는 않다. 이제야 깨달았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다는 것을. 그 시절, 아버지와 어머니도 사는 게 참 힘들었겠구나 싶다. 밖에서 일은 뜻대로 안 되는데, 집에서도 존중받지 못한다면 그게 바로 지옥이다.

삶이 힘들 때마다 책을 펼치고 영화를 본다. 현실에서 찾을 수 없는 구원을 책장이나 화면에서 만났다. 허구에서 찾은 위안일지라도, 힘든 시간을 버틸 힘이 되어준다면, 그 위로는 진짜다. <우리 집>을 보며, 어린 시절의 내가 위로받는 기분이다.

영화 속 주인공 하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엄마 아빠를 화해시키려고 그렇게 노력하지 않아도 돼. 계속 다투는 엄마 아빠에 대해 원망이 커지거든. 두 사람은 그냥 가여운 어른들이라 여기고, 네 마음의 평화만 지켰으면 좋겠다.’

 

('왓챠의 브런치'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s://brunch.co.kr/@watcha

 

왓챠 WATCHA의 브런치

좋은 영화를 보는 오만가지 시선을 소개합니다. 왓챠플레이엔 좋은 영화가 차고 넘치거든요.

brunch.co.kr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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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보리랑 2020.06.30 0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식군! 나쁜 아들 아닙니다."

    <우리집> 보시며 실컷 우셨음 좋을듯요.

    성장을 거부하는 배우자와 사는건 쉽지 않아요. <거울육아> 보시면 내가 배우자에게 (싸움에) 걸려드는 원인을 발견할 수 있을듯 해요.

  3.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6.30 07: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은 역시 선택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지금 피디님을 보면 불행했던 어린 시절이
    믿어지지않네요
    부모에게서 받은 마음의 상처는
    평생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치고 나의 마음에 불안,두려움,분노를
    키우기도 하는데 어린 시절 피디님 얼마나 불안하고 두렵고 외로웠을까 밖에서 냇가로 들로
    뛰어다니기 보다 책을 가까이 하셨던 이유들
    을 조금 알 거 같습니다
    스스로 상처를 이겨내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시니
    존경스럽습니다
    저 역시 작년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피디님 블로그에서 책에서
    많은 위로와 구원을 받았습니다

  4. SORA& 2020.06.30 0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혹 부부사이가 좋은 집이 있다더군요,쇼킹한 진실?이라던 김창옥 소통전문가의 강의영상이 생각나네요.
    여전히 안 맞는 부모님 그리고...
    역시나 안 맞는 인간...
    화를 다스리려 수행중입니다 ^^

  5. Mr. Gru [미스터그루] 2020.06.30 0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 think you're the best father.
    I believe you are the role model of your daughters.
    When I was young I also learned by seeing my parents.
    Now you're my role model.

    Thank you and have a beautiful day~*

  6. 정초아 2020.06.30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이 속이 빈 윤곽 음각틀이라면
    모든 홈들과 들어간 부분은 고통과 슬픔
    그리고 이프디 아픈 통찰들이다
    그렇다면 거기서 나온 주물은 행복 가장 완벽하고 가장 확실한 지복이라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얼마나 보호받아야 하며 단호해야만 하겠는가 이로인해 예술계밖의 사람들은 죽음과 광증에 이른다 오,밖으로 나갈자유 중요한 부정의 자유 죽은 심장이라는 이 극악한 소유물이 아닌 자유는 어디에 있는가

    수전손택의 글입니다
    기대어 그늘에 앉아 조용히 있습니다~~^^

  7. 풀꽃자운영 2020.06.30 0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슴이 살짝 아리네요.그래요.그런 부모님을보면 그냥 헤어지지 않고 왜 저렇게사나?하는 생각이 들때가많았지요.
    결국 자녀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어주진 못했지만 pd님은 잘 살고계신듯하여 고마운일입니다.

  8. 라일락 2020.06.30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 출근해서 차 한잔 마시면서 피디님 글을 매일매일 보고있습니다.
    제 부모님은 땅한평없이 시골에서 결혼하시고 돌아가실때까지 일만 하시다
    많은 땅만 남겨놓으셨고 이런 장인장모님을 존경한다고 남편은 늘 말한답니다.
    자식의 공부나 진로에는 전혀 관심이없으시고 일해서 땅넓히는 즐거움으로 사셨기에
    두분이 싸우는 모습은 거의 본적이없는게 싸울 시간이 없는거죠.그럴시간있으면 주무셔야ㅋㅋㅋ

    저도 중매로 결혼했는데 다행이 남편가정도 온화한 성격들이라서 별 탈없이 29년째 살고있는데
    피디님의 부모님이야기나 뉴스에 나오는 가정폭력을 보면 정말 가슴아프답니다.

  9. 아리아리짱 2020.06.30 1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 님 아리아리!

    오늘은 특히 어린시절 잘 견디어 낸 민식군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같은 공포와 불안을
    많이 겪은 저이기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부모님이 하도 싸워서 결혼은 불행의 무덤이라고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래서 한 때는 독신주의를 고수하려 했고요.

    다행히 이해심 많고 온유한 남편을 만나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자라면서 본대로 행동한다라는 말이 제일 무서워서 그러지 않으려
    마음을 갈고 닦고 챙기려 애썼습니다. 그 방법을 알기위해 책을
    더 가까이 한 것이고요.
    그러니 고난이 나쁜 것만은 아닌 듯 하다는 위로를 가집니다.

    어쨋든 피디님의 현재 모습은 '넘사벽'의 멋진 아빠, 멋진 남편, 멋진 어른이십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통해 샴페인 타워의 꼭대기잔 철절 흘러 넘치게 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

    <우리집> 꼭 챙겨 봐야겠습니다.

  10. Laurier 2020.06.30 1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누구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겪은 일만이 가장 크다고 느껴지는 것은 그 나이에서 가장 컸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그 트라우마를 넘어설 만한 무언가가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있을테고요. 아직도 무엇이 옳은지 알 수는 없지만 삶이 그렇기에, 조금 더 배려하고 노력하는 것. 그것만이 답인듯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겪을 트라우마가 없을수야 없겠지만 인생을 망치는 트라우마는 점점 더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글도 감사합니다~

  11. 꿈트리숲 2020.06.30 1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부모님 사소한 말다툼들을 보며
    자랐는데요. 그때는 이해못할 내용들이
    제가 결혼해보니 왜 싸우는지 알겠더라구요.

    나와 똑같다 생각하는 마음, 상대를 그대로
    인정하기 싫은 마음이 있어서 싸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아이 앞에서 남편에게 화내지 않기,
    수행에 가깝습니다 ㅎㅎ

    나이도 먹고 몸도 다 큰 어른이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엔 아이가 들어있나봐요.
    더 존중받고 싶고 더 사랑받고 싶은 어린 아이요.
    그걸 배우자가 해주면 참 좋겠지만 그걸 바라기 전에
    셀프로 많이 해주려 합니다.

    어린 민식군의 마음에 마데카솔 듬뿍 발라주고
    싶네요^^

  12. 아빠관장님 2020.06.30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코로나로, 많이 한 것 중 하나가 아이들과 영화보기였습니다. 같이 본 영화 중 4살 막둥이 하늘만 빼고 우리가족 모두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마음에 훅~ 들어온 영화였지요. 큰 딸과 둘째 아들은 우리집을 4번은 본 거 같아요.

    제가 느낀 감정은 피디님께서 작성하신 내용과 99%일치 합니다.ㅜㅜ;;
    1%다른 점은, 전 부모님이 이혼하실 것 같은 두려움을 넘어서, "두분 제발 이혼하세요....."라는 말을 중학교 시절에 참으로 많이 했고, 진심으로 그것을 바라기도 했답니다....

    어떤 이는 그러지요, "그땐, 다 그러고 살았어. 또 애 낳고 살다보면 다 그런거야~" 전 '다 그렇게' 사는 모습을 세아이들에게 보이기 싫어서 노력합니다.. 부모의 '다 그렇게'사는 모습을 보는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지... 좀 잘 알거든요..

    그런데 말씀 처럼 참 쉽진 않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한 하루 보내세요. 피디님.

  13. 타타오(tatao) 2020.06.30 1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들 보다가 남자동생의 말에 눈물이 울컥...
    "그애가 때리고 그래서 나도 그애 때리고 또 그애가 날 때리고....그럼 우리 언제 놀아? 난 그냥 놀고 싶은데."

  14. 시재희 2020.06.30 1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무실에서 글 읽다가 코 끝이 찡하니 눈물이 나려고 해서 눈에 힘을 퐉 줬어요. 제 부모님도 비슷했는데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일 자체가 싫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글 읽으면서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생각과 부모가 된 후 지금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이 영화 꼭 봐야겠어요!좋은 영화 소개, 좋은 글 모두 감사합니다.

  15. 뽀로로 2020.06.30 1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존경합니다~행복하세요~모두들~~

  16. 2020.06.30 14: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7. 코코 2020.06.30 1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무실에서 이 글을 읽는데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허구에서 찾은 위안일지라도 힘든 시간을 버틸 힘이 되어준다면
    그 위로는 진짜다.
    가여운 어른들이라 여기고, 내 마음의 평화만 지키자.'
    이 두 문장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피디님.

  18. 오달자 2020.06.30 18: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토닥토닥.. ..
    어린 시절 민식 어린이 등을 토닥여주고 싶습니다.
    저희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의 부모님들께서는 부부싸움을 심하게 하신듯 합니다.
    물론 저희 아버지께서는 손찌검은 않으셨지만 두 분이 동갑이시다보니 야! 너!이ㅅㄲ, 저ㅅㄲ욕도 써가며 싸우셨던것 같으네요. ㅎ

    저 또한 그런 환경으로인해 절대 결혼은 하지 말아야지...하면서 성장했는데....,
    유순한 남편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사네요.

    이제 그만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추억은 생각지 마시고 지금의 이쁜 가정 이루고 사시는 어른 김민식님께 응원의 박수를 드립니다.^^

  19. 인생공부 2020.06.30 2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글을 쓰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지금은 마음이 많이 좋아졌다는 가겠지요. 저도 어릴때 부모님이 대판 크게 한번 싸운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문도 부셔지고ㅎ. 인생은 참으로 쉽지 않다는게 살면서 더 와닿네요

  20. 나의 불혹 성장기 2020.07.01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꺼내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일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담담하게 글로 풀어내신 솔직함이 존경스럽습니다.

    오늘도 글 읽고 힘냅니다.
    그리고, 글에는 솔직함이 묻어나야 한다는 것 또 배우고 가네요.

  21. 제니스라이프 2020.07.01 1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릴 적 영향으로 남편과 싸우거나 화가 나는 상황을 '잘못되었다' 고 생각했어요.
    갈등을 피하기 위해 참았고, 갈등 상황이 생기면 '너 때문에 내가 참지 못한 것'으로 상황을 몰고 갔습니다.
    이제는 내가 화가 날 수도 있고, 상대와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이 모든 상황들이 인간사의 당연한 사건 사고 정도로 받아들일 만큼 상처를 닦아내고 치유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도 참지 못하고 화내는 부모의 모습이 더이상 수치스럽거나 부끄럽지 않고
    오히려 싸움을 통해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 유익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러다 문득 이 사실이 행복하게 느껴졌어요.
    상처없는 사람이 어디 있고, 갈등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상처에 파묻혀 우울하거나 괴팍한 사람이 되지 않고
    상처를 돌아보고 어루만질 수 있을 만큼 관대해졌다는게요.
    피디님이나 여기 댓글을 남겨 주신 분들이 다 자신을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는 분들인 것 같네요.
    우리 사회의 상처들이 이렇게 아물어가는 모습이라 생각해요 ^^

가족을 위해 열심히 돈을 벌고, 주말에도 쉬는 대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분명 좋은 아빠입니다. 그런데 너무 열심히 살다보면 분노의 화신이 될 때도 있어요. '난 너희들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사는 데 왜 내 말을 안 듣는 거야!' 이럴 땐 알아차려야 해요. '내가 지금 일터에서 많이 힘든가 보다. 그래서 집에서 분풀이를 하나보다.'

<퇴사 말고 휴직> (최호진 / 와이에치미디어)

15년차 직장인에 두 아이의 아빠로 살던 저자가 어느날 아이들과 스키장 여행을 갑니다. 여섯 살 어린 아이가 리프트에서 장난을 치다 스키 플레이트를 떨어뜨리는 사고를 쳐요. 아빠는 불같이 화를 냅니다. 그러고 난 후, 문득 미안해지죠. 어린 아이가 실수로 한 행동에 왜 나는 그렇게 화를 냈을까...


'스키장에 다녀온 지 몇 주 뒤, 우연히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와 교육학자 최재정 교수의 강의를 이틀 동안 연달아 듣게 되었다. 전문 분야가 다른 두 분이셨지만 공교롭게도 두 강의 모두 부모가 아이에게 화를 내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두 분의 강의를 들으며 내 문제에 대해 바로 알 수 있었다. 아이를 내가 낳은 새끼이므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내 것’이라고 생각한 것. 내 것인 아이들이 내 말을 따라 주지 않고 나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아 화가 난 거다.

강의를 듣고 아이를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아이들을 내 소유물로 생각하는 마음 이면에 또 다른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아이들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직장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직장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이런저런 벽에 부딪히는 나를 발견했다. 생각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다. 상사의 비위를 맞춰야 했고, 후배의 눈치도 봐야 했다. 아내와의 관계는 좋았지만 아내 또한 내 맘대로 할 수는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달랐다. 양육이라는 미명하에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화를 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통제 가능한 대상이 내 말을 듣질 않으니 분풀이를 해야 했다.'

(21쪽)

책을 읽고 느낀 점, 첫째. '아, 이 저자는 강연을 들으러 다니는 걸 좋아하는 분이구나.' 둘째, '저자는 강연에서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의 삶에 적용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셋째, '그렇게 깨달은 점은 남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이구나!' 일전에 저자가 제 강연을 듣고 블로그에 후기를 남겼는데요. 글을 읽으며 내내 감탄했어요. '2시간 강의의 핵심을 콕 집어서 3분 동안 블로그만 봐도 알 수 있게끔 하셨네? 이 분, 나중에 책을 내셔도 될 듯.'

어려서 저를 의사로 만들려는 아버지의 욕심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인생의 진로가 바뀐 탓에 20대에 많이 괴로웠고요. 아버지는 당신의 삶이 불안한 탓에 그 불안을 자식의 인생에 투사하셨어요. 그 바람에 자식의 삶까지 불행하게 만들었지요. 회사에서 힘든 시절이 계속 될 때, 문득 불안했어요. '직장에서 괴로운 시간을 보내다, 나 역시 아이들에게 나쁜 아빠가 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즐겁게 살았어요. 아이들과 주말마다 여행을 다니고 저녁에는 보드게임을 하고 밤에는 책을 읽어주며 즐겁게 지냈지요. 좋은 부모란 그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사는 부모래요.

 
'『에고라는 적』에서 작가는 살아있는 시간과 죽은 시간을 구별했다. 살아있는 시간은 무엇이든 배우려고 노력하고 행동에 옮기며 보내는 시간을 의미하는 반면, 죽은 시간은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을 하는 시간을 뜻한다고 한다. 이 구절을 보면서 나는 회사를 다니며 하루하루 버티는 나의 시간이 죽은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말만 기다리고, 휴가만 기다리며, 퇴직하는 그날만 기다리는 그저 기다리기만 한 시간은 아니었는지 자문했다.'

(27쪽)

설레는 하루하루를 맞이하기 위해 저자는 휴직을 선택합니다. 아내에게 70일간의 휴가를 선물하고, 아이들과 캐나다로 독박 육아 여행을 떠나요. 머나먼 이국 땅에서 천국같은 나날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아이가 맹장염에 걸려 병원에 실려가고, 갖은 고생을 다 합니다. 고난 끝에 아이들과 아빠는 또 한층 성장합니다. 6주간의 캐나다 캠핑, 자동차 횡단 여행, 등 저자의 독박 육아 여행을 보며, 또 배웁니다.

그의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과 강연 소식을 만날 때마다, 좋은 저자가 되고, 좋은 강연을 할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오랫동안 제가 손꼽아 기다리던 책이 나왔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감동이에요. 우리가 익숙한 건 끝없이 달리는 삶이지요. 어려서 공부가 시험이라는 장애물을 넘으며 달리는 허들 경주라면, 어른의 일은 취업과 결혼과 육아라는 험준한 코스를 달리는 크로스컨트리입니다. 공부는 그나마 정해진 코스가 있지만, 일은 정해진 결승점도 없는 산악 마라톤이라고 할까요? 나이 40, 달리기만 하던 삶에서 잠시 멈춰 숨을 가다듬기 딱 좋은 때입니다. 마흔의 휴직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책은 보여줍니다. 이제 그의 저자 강연을 쫓아갈 차례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멋지게 살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물론 그 답은 이미 이 책 속에 다 나와 있지만.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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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6.29 07: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고통을 저 역시 잘 압니다
    대학 들어갈 때 학교와 과선택까지 엄마의
    수많은 간섭과 통제 속에 살았으니까요
    하지만 제 아이에게 그 고통을 그대로는
    아니지만 많은 부분 되풀이했던 바보같은
    시간을 보냈어요
    좋은 부모란 그 자신이 행복하게
    사는 걸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걸 알아요
    결혼,육아,일 저 역시 마라톤처럼
    느껴집니다
    이 글을 읽고 보니 8월부터 일 하루
    줄이고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읽고
    여수 밤바다도 보고 싶군요

  2. 보리랑 2020.06.29 0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나중에 돌아보면 분명히 만족스럽고 성공한 인생일 겁니다. 저는 아이들과 충분히 놀아주지 못했지만 지금 아이들과 너무 행복하니 그걸로 위로 삼습니다.

    내가 왜 애들한테 이 순간에 화가 나는지 어린 시절과 연결짓는 책이 나왔대요. <푸름아빠 거울육아> 우리를 한층 더 성장시켜줄 책으로 보입니다.

  3. 아리아리짱 2020.06.29 0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 님 아리아리!

    최호진 작가의 글에 많은 공감이 갑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은
    만만한 사람에게 분풀이 하는 것!
    특히 아이들이나 가족에게!

    제일 비겁한 일인데 쉽게 저지르기 쉬운 만행인 것입니다.
    만행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자신이 기쁜 시간을 많이 만들고 그 채움으로
    주변을 즐겁게 행복하게 해야겠습니다.^^

  4. 아솔 2020.06.29 0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번 강연에서 소개해주신 책이 드디어 나왔군요~ 좋은 추천 감사합니다!

  5. 비 주류인 2020.06.29 08: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마흔때 휴직이라 저라면 돈 때문에 선택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이 책을 한 번 읽고 싶네요

  6. 섭섭이짱 2020.06.29 0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앗.... 호진님 책 얘기네요.
    예전에 이 분 블로그에서 캐나다 여행기 읽으며
    아이가 아프고 여러가지 사건사고를 보면서
    대단하다 생각했었는데.. 드디어 책이 나왔군요.
    아직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휴직이냐 퇴사냐를 자기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었다는게 중요해보이네요.

    전 인생을 허들 경주 + 크로스컨트리에
    더해서 철인 3종이라 부르고 싶네요.
    끝날거 같으면서도 다음 코스가 또 이어지고
    코스마다 사용할 근육도 다르고...
    전 이제서야 수영코스 반환점 돌고
    헤엄치고 가는중 같은데......
    사이클과 마라톤 코스는 언제쯤 시작할런지

    오늘은 새벽부터 엄청난 일들이 있었네요..
    기쁜일도 있고, 황당한 일도 겪고...
    결국 RDB 을 겟한게 최고로 기쁘네요 ㅋㅋㅋ

    오늘은 인생에 대한 얘기를 써주시니
    이 노래가 생각나네요...
    제가 좋아하는 사계절의 노래 놓고 갑니다.


    <Bravo My Life>

    해 저문 어느 오후 집으로 향한 걸음 뒤엔
    서툴게 살아왔던 후회로 가득한 지난 날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었어

    석양도 없는 저녁 내일 하루도 흐리겠지
    힘든 일도 있지 드넓은 세상 살다보면
    하지만 앞으로 나가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내일은 더 낫겠지 그런 작은 희망 하나로
    사랑할 수 있다면 힘든 1년도 버틸 거야
    일어나 앞으로 나가 네가 가는 곳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살아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고개들어 하늘을 봐 창공을 가르는 새들
    너의 어깨에 잠자고 있는 아름다운 날개를 펼쳐라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7. 꿈트리숲 2020.06.29 09: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번 북바이북 강의에서 소개해주셨던
    작가님이시죠?^^
    뒷자리에 앉아계셔서 제대로 얼굴을 못
    뵈었는데, 꼬꼬독에서 작가님과 같이 강의
    해주시는 날이 오겠죠?

    아버지로 아이들에게 잘못한 것을 깨닫고
    잘못된 걸 바로잡아 실천하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라 생각되어요.
    일단 내가 잘못되었다는 걸 인정해야 하니까요.
    최호진 작가님을 통해 소통하는 부모의
    자세는 어때야 하는지 배웁니다.

    강의 듣고, 책 읽은 것을 삶으로 실천하는 모습에
    자녀들도 아빠의 뒷모습 보며 잘 자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모두가 강의 듣고 책 읽고 한다고 책을 낼 수
    있는 건 아닐텐데... 부럽고 위대해 보여요.^^

  8. Mr. Gru [미스터그루] 2020.06.29 1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ve been dreaming to be the best father, since I was young.
    It's a little bit abstract in details but the goal is obvious.
    The dream includes many meanings.
    1. Exemplary and admirable father.
    2. Husband devoted to my wife.
    3. Good son for my Parents.
    After growing up, I realized keeping these dreams are not easy.

    Work, relationship, money, health, honor, desire etc.

    My father has been living to survive from them.

    When my father comes back, I will say that I love you with some massages.

    Thanks my parents, thank you the best writer~*

  9. 오달자 2020.06.29 1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이 분 블로그 읽고 혼자서 아이둘 데리고 캐나다 여행기 감명깊게 읽으며 댓글달았더니 성의껏 답해주시더라구요.
    그 분이 이 분이신줄~~미쳐 몰랐네요.ㅎㅎ
    드뎌 책을 내셨네요.

    아이를 내 소유물로 여기진 말자!
    이 한가지만 명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10. Laurier 2020.06.29 13: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과 관련된 얘기는 늘 반성을 하게 하면서도 쉽게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습니다. 무엇이 옳다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제 자신을 돌아보지 못해 저지르는 실수들이 너무 많아요. PD님도 그렇고 최호진 님도 모두 자신을 일으키면서 최선을 다해 사시는 모습이어서 정말 본받을 만한 부분이 많은 분들이십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실천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아서 걱정이긴 합니다... 그래도 늘 이렇게 좋은 글 읽으며 제 머릿속에서 행동하도록 하는 회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11. 아빠관장님 2020.06.29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자도 깨달았네요. 아이들은 나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저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ㅠ.ㅠ 참 쉽지 않네요. 세상 가장 어려운 것이 육아란 말은 진리입니다.

    나름 보통의 아빠들보다 아이들과의 시간을 많이 갖고 있다고 자부했습니다만, '아빠는 함께 있는 시간의 양보다 질 '이라는 말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12. 코코 2020.06.29 18: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이 책을 읽진 않았지만 피디님의 글을 통해 느껴집니다. 저자분이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기셨는지를요. 오늘도 피디님의 책 소개에서 또 배웁니다. 잘 읽었습니다^^

오늘 글은 좀 깁니다. 바쁘신 분은, 화면 끝까지 내려서 마지막 6줄만 읽으셔도 됩니다. 

 

후배에게서 카톡이 왔어요. 

'형 건강하시쥬? 제가 읽은 글쓰기매뉴얼 중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네요 좋아하실까봐 긁어서 보내드립니다'

아, 노후에 전업작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더니, 후배가 이렇게 챙겨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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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잘 읽히는 글을 쓸 수 있는가. 

1. 일단 ‘문장력 향상 72단계’ 같은 책은 읽지 마라. 어떤 테크닉을 배워서 습득하면 뭔가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은 대체로 쓸모없다. 다이어트 테크닉이 담긴 책을 백날 읽어봐야 살이 빠지지 않는 것처럼. 

2. ‘글쓰기를 위한 100가지 법칙’ 같은 책도 읽지 마라. 그 많은 법칙을 외울 기억력이 있다면 사법시험을 쳐서 변호사가 되는 편이 훨씬 낫지. 

3. “누군가 단 한 사람에게 편지를 쓰듯 써라”라고 알려주는 책도 있던데, 꽤 그럴 듯해 보이지만 그런 글은 카톡에서나 쓰세요. 

4. 에세이 작가가 되고 싶다, 글 쓰는 일로 생계를 꾸리고 싶다, 책을 써서 돈을 벌고 싶다 등등, 목적의식이 있는 건 좋지만 그런 생각으로 글을 쓰면 결국 사람들이 읽지 않는 글이 나와 버린다는 걸 명심할 것. 

5. 대부분의 글쓰기 입문서에서는 ‘무엇을 쓸까’가 중요하다고 가르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누가 썼는가’예요. 

6. 예컨대 당신이 ‘로마제국의 역사’에 흥미를 느끼고 며칠 동안 열심히 자료를 조사한 끝에 신묘막측한 필력과 깜찍발랄한 위트로 무장한 글을 페북에 올렸다고 가정해 보자. 몇 명이나 읽을 것 같나. 기껏해야 수십 명, 많아야 수백 명이 우연히 보고 끝날 것이다. 

7.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점심때 먹은 등심 돈가스 정식이 정말 맛있었다는 이야기를 쓰면 수백만 명, 어쩌면 수천만 명이 너나없이 읽고 온갖 다양한 코멘트가 수없이 달릴 것이다. 어쩌면 돼지고기 판매량이 급증할지도 몰라. 

8. 당신의 로마제국은 등심 돈가스 정식에 완패한다. 때문에 일단 ‘방탄소년단 같은 유명인이 된 뒤에’ 에세이 작가가 되라, ‘방탄소년단 같은 유명인이 된 뒤에’ 글 쓰는 일로 생계를 꾸려라, 라고 주장하는 글쓰기 책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라. 그것은 꽤 바른 자세니까. 

9. 물론 방탄소년단 같은 유명인이 되기는 어렵지. 그러니까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을 읽어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임. 

10. 그래서 끝까지 거들떠본 바, 지금껏 읽은 글쓰기 책 가운데 솔직무쌍하다는 측면에서는 단연코 으뜸이었다. 심지어 웃겨요, 이 책.    

이상,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간단정리, 였습니다.  

마포 김 사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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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피어 김홍민 대표님이 올려주신 글이군요. 후배가 챙겨준 무림비급을 혼자 보고 말기 아까워 블로그에도 소개합니다.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다나카 히로노부 / 박정임 / 인플루엔셜)

저자는 카피라이터로 24년을 살았어요. 눈길을 사로잡고, 마음을 움직이고, 지갑을 여는 카피를 쓰기 위해 수십 년을 고민하던 어느날, 남을 위한 글, 돈이 되는 글을 쓰는 게 지겨워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옵니다. 그리고 쓰고 싶은 글을 쓰는 데 집중합니다. 

'이 책에서는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쓰면 내가 즐거워진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 아니, 전해지지 않아도 좋다. 이미 이 책을 써서 읽고 있는 내가 즐거우니까.

자기 자신도 재미없는 글을 다른 사람이 읽어서 재미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까 자신이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이 '독자로서의 글쓰기 기술'이다.'


(8쪽)

글쓰기가 괴로운 건, 부담감 때문입니다. 입사 자기 소개서를 쓸 때는 심사위원을 고려해야 하고, 상품 기획서를 쓸 때는 고객을 고려해야 합니다. 남 눈치를 보며 하는 일이 즐거울 리 없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저는 순수한 저의 즐거움에 집중합니다. 이건 돈 한 푼 안 받고 하는 일이니까, 오로지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씁니다. 그래야 즐겁게 오래 할 수 있고, 꾸준히 해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쁜 말을 내뱉으면 나쁜 말은 반드시 자신을 나쁜 곳으로 데려간다. 좋은 말을 하면 좋은 말은 반드시 자신을 좋은 곳으로 데려간다. 나는 그 사실을 알게 됐다. 

평상시에 그냥 떠들며 지내는 시간은 빈둥빈둥 길을 걷는 것과 같다.

거기에서 조금이라 풍경을 바꾸기 위해,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가기 위해, 나는 괴로워도 산을 오르듯 글을 쓴다.

등산은 길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199쪽)


평생 남을 위한 글만 써온 카피라이터가 쓴, 글쓰기에 관한 유쾌한 농담입니다.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글쓰기를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하려면

내가 쓴 것을 읽고 내가 즐거워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즉,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쓰는 게 글쓰기의 요체라는 거지요.

인생을 잘 사는 법, 그딴 건 없지만, 하루를 조금이라도 재미나게 살려면

일상을 순간순간 즐기는 수밖에 없는 것처럼요.

오늘 하루도 선물같은 하루를 보내시기를.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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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솔 2020.06.26 0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꼭 읽어보고 싶어지는 소개글이네요. 감사합니다!

  3. 정초아 2020.06.26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으면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못할텐데 진실을 쓰지 못할 이유가뭐야
    사물에 집중할때 진실은 뒷문을 통해 우리에게 달려든다

    진실은 괴상한것들안에 있다
    이상한것들은 많은 진실을 담고있으며 때로는 정상과 비정상에 대해 재고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 된다 스스로를 살짝 풀어준다면 진짜 생각을 찾는 고독한 일에 파고들수있다

    요런 생각으로 조회수신경안쓰고 씁니당~~ㅎ

  4. 귀차니st 2020.06.26 0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도 선물 같은 하루와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5. 아리아리짱 2020.06.26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오늘은 마포 김사장님으로 부터 시작 된
    글 쓰기 선물 한 아름 입니다.

    내가 즐거운 글쓰기 명심 하겠습니다.

  6. 꿈트리숲 2020.06.26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쓴 글을 읽고 재밌다고 깔깔거리고
    제가 쓴 글에 역쉬!! 하면서 엄지척하는게 살짝 비정상 아닌가 생각했었어요.ㅎㅎ
    오늘부로 그런 생각 종지부 찍겠습니다^^

    내가 재밌는 글,
    내가 재밌게 즐기는 일상
    그거면 된거죠.
    여기서 뭘 더? 바란다면...
    근건 운에 맡기겠습니다~~

  7. 나쵸리브레 2020.06.26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쩜 제가 평소에 생각하는것과 이렇게 같을까요..
    저도 블로그에 소소하게 글을 올리고 있지만 . 글이라 해봤자 남들이 보고 감동할만한것도 아니고 깨닳음을 주고자 올리는곳도 아니고 그냥 언젠가부터 제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제가 즐거운 순간이라는걸 느끼게 되더군요.

    유명인도 아니고 파워블로그도 아니라서 하루에 우연히 검색하다 얻어걸린 방문자 몇밖에 없지만 제가 하루에도 몇번씩 들어가 제 글을 또읽고 또읽고 해도 재밌어요.

    누군가 우연찮게 들어와서 ''큽..'' 하고 웃음한번터지면 감사한거구요..
    얻고자 하는 정보를 얻어가면 보람차고..
    더 나아가 '이 집 글 맛집이네..' 하고 친구추가 해주면 더 좋은거구요..ㅋㅋ

    매일 아침 '이 블로글 글맛집이네..' 라고 느끼게 해주는 피디님의 블로그처럼요..



  8. 오달자 2020.06.26 1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김사장님 책이 급 궁금해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9. Laurier 2020.06.26 1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블로그를 올리고 있지만 정말 잘 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차피 남의 이목이 없는 것이 더 좋기에 그냥 써 놓고 제 글 한 번 읽고 그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제가 좋은, 그리고 제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글이라면 비문이 가득하더라도 일단은 만족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라면서요. 그리고 위 댓글 중에 Mr. Gru님이 PD님 글을 unboxing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진짜 최고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매일매일 PD님 글 언박싱하면서 설레고 있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10. 타타오(tatao) 2020.06.26 12: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만 봐도 일단 압도적 관심을 끄네요.
    아주 유쾌솔직한 책이네요.
    내 스스로 쓰면서 신나고 일어보며 너무 좋아서 도파민 뿜어나오는 그런 글 써야겠습니다. 고마워요.^^

  11. 섭섭이짱 2020.06.26 12: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절대 길지 않아요.
    넘 금방 읽어서 아쉬운데요 ^^

    아니 아니 바나나우유를 좋아하신다는
    마포 김사장님글을 피디님 블로그에서 보다니...
    김사장님 정말 글 맛깔나게 잘 쓰시죠
    김사장님 글 읽다보면 어느새 제 손에
    그 책이 있게되는 마술이 ㅋㅋㅋ

    요 책도 읽을 목록에 저장~~~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p.s ) 인생에 재밌는걸 찾으시는 분들은
    김사장님 SNS 에 정보가 무궁무진하니...
    한번 방문해보시길 추천합니다.
    https://www.facebook.com/100001890141305

    그리고, 김사장님의 잼난 글도 같이 읽어보시고요.
    http://www.hani.co.kr/arti/SERIES/977/title1.html





  12. 2020.06.26 1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3.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6.26 15: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부터 눈길을 훅 끄네요
    길게 안 느껴져요
    친구한테 글 잘 쓰던데 어떻게 쓰는거야
    물었을 때 대답해주는 것 같고
    일타강사 이야기처럼 귀에 쏙 들어옵니다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쓴다
    응답하라 1988같이 재밌고
    타임머신 없이 과거의 나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나를 위로하는 글을 쓰고 싶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읽는 건
    일상을 재밌게 보내는 일이기도 하고
    안보면 양치나 목욕 빠뜨린거
    같다고나 할까요


  14. 위대함의 씨앗 2020.06.26 17: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잘쓴다? 무슨 의미? 늘 그런생각을합니다ᆞ
    글을쓰고 책을내고 싶은 꿈이 있지요ᆞ
    글을잘쓰는것에 대한의미를 미리 걱정하며 ㅋ

    지식을,지혜를,경험을,감성을 잘 조합해서 공감을 얻어내는일.. 그런데 독자층은? 그게 ..으음.. 내글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 독창적 문장력을 즐기는 사람.. 아니 ,내맘에 드는글이 첫째인듯합니다만... 혹시 책을 낸다면 판매부수는? 머리아프니 그냥 안내는걸로..ㅋㅋ 자기성찰하는 시간 일기나 부지런히 써서 유품으로 남겨서 손자가 대박나게 하면 좋을듯합니다 ㅋ

  15. 아빠관장님 2020.06.26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겁 먹었습니다. 오늘은 좀 길다 하셔서요.
    그런데 전혀요~. 기분탓인가요? 제가 재밌게 읽어서 길게 안 느껴졌나 보네요^^

    피디님 덕분에 글쓰기를 시작한 지 어언 1년 쯤 된 작가로서(;;;;;; 피디님께서 글을 쓰는 사람은 모두 작가라 하셨죠? 제가 학부모에게 보내는 글만해도 엄청나거든요ㅎㅎ;;;) 너무나 귀담아 들어야하는 내용이네요!
    내가 재미없는데 누가 읽겠어요. 돈 준다고 하면 몰라도...ㅎㅋ

    주말 잘 보내세요 ~

  16. 코코 2020.06.26 18: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길지 않은 글이었어요. 후룩룩 읽히는걸요
    가끔 별 쓸모없는 글을 쓰더라도 항상 느끼는 건 글쓰기는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으로 나오는구나..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읽고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솔직한 글쓰기 노하우 잘 읽었습니다^^

  17. 2020.06.26 2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8. 조피디86 2020.06.26 2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군산에서 특강 너무 잘들었습니다 !!!

  19. 김주이 2020.06.26 2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재밌는 글이네요.
    내가 즐거운 내가 재밌는 글쓰기
    공감갑니다.
    오늘도 제가 즐거운 글쓰기를 하렵니다.

  20. 꿀설탕토마토 2020.06.27 2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루형 저도 주말인사좀 해주십쇼 ㅎㅎ

  21. 나의 불혹 성장기 2020.06.29 1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고 있어요~
    너무 와닿는 글이네요. 그 어떤 글도 BTS의 돈가스글을 이길수 없다...
    하지만 BTS의 돈가스글이 힘을 얻기까지 아마도 BTS는 피나는 노력을 했겠지요 :)

아, 집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사는 게 이게 뭐야!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로 집에만 있기 답답한데요. 수십 년 동안 호텔에만 갇혀 살았던 사람이 있다면 그는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냈을까요? 이 사람의 삶을 살펴보면, 지금 우리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에 대한 힌트가 숨어있을 것 같아요.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페이스북에 어떤 분이 독서일기를 올렸는데 재미있을 것 같아 책을 주문했어요. 택배로 도착한 책을 보고 놀랐지요. 720쪽이 넘어가는 벽돌책! 책 욕심이 너무 많아 사놓고 안 읽고 쌓여있는 책도 많거든요. 이렇게 두꺼운 책은 읽을 엄두가 안 나지요. 서가에 그냥 꽂아두었다가, 코로나가 터진 후, 할 일도 없고 벽돌책에 도전할까 싶어 잡았다가 훅 빨려들었어요. 

주인공 로스토프 백작은 제정 러시아 시대 황제일가와 교류하는 귀족입니다. 시골에 영지와 저택이 있지만, 모스크바 메트로폴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머물며 문화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화려한 생활을 합니다. 러시아 혁명으로 귀족사회가 무너지고 공산국가가 되었습니다. 볼셰비키 혁명으로 많은 귀족들은 처형을 당하지만 알렉산드로 백작은 혁명에 동조하는 시를 쓴 덕분에 목숨을 건집니다. 간신히 총살을 면하고 살았다 싶은 순간, 이런 판결이 나옵니다.

“당신은 당신이 그리도 좋아하는 그 호텔로 돌아가시오. 하지만 절대 착각하지 마시오. 만약 당신이 한 걸음이라도 메트로폴 호텔 바깥으로 나간다면 당신은 총살될 테니까.”

자,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공간이지만, 이제 손님으로 묶는 게 아니라, 허름한 하인용 다락방에서 유폐된 죄수로 지내야 합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누구도 만날 수 없을 때, 어떻게 할까요?

‘그는 책상에 앉아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으며 아버지가 몹시 좋아했던 이 책을 읽겠노라고 백작이 자신과 처음 약속한 것이 분명 10년은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달력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이번 달엔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는 데 전념할 거야!‘라고 선언할 때마다 인생의 어떤 악마적인 면이 문간에서 고개를 들이밀었다. 뜻밖의 곳에서 어떤 연애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러면 도의상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가 거래하는 은행가가 전화를 하기도 했다. 혹은 서커스단이 마을에 오기도 했다.
어찌 됐든 인생은 유혹할 것이다.
그런데 드디어 백작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지 않고, 책을 읽는 데 필요한 시간과 고독을 그에게 제공하는 상황이 마련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책을 손에 꼭 들고 한 발을 농의 구석에 댄 채 의자를 뒤로 젖혀서, 의자가 뒷다리 두 개로만 균형을 이룬 기울어진 자세로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42쪽)

인생은 갖은 방법으로 우리를 유혹하지요. 때로는 그런 유혹에 넘어가는 게 또 삶에 대한 예의기도 하고요. 아무런 유혹이 없을 땐, 멋진 책 한 권의 유혹에 넘어가도 좋아요.

저자 에이모 토울스는 예일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지만, 20대에 그는 전업 작가로 살아갈 자신이 없었나 봐요. 금융계로 진로를 바꿔 투자전문가로 20년 동안 일합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장편소설 <우아한 연인>이라는 책을 내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요. 이후 전업 작가의 길을 걷습니다. 20년 동안 투자전문가로 일하면서도 그의 가슴 속에는 유폐된 소설가가 살고 있었던 거지요. 결국 20년의 기다림 끝에 그는 나이 50에 작가로 성공하게 되고요.   

영화광인 저는 소설의 중반부에 러시아 정보 관리가 백작과 함께 헐리우드 영화를 공부하는 대목이 재미있었어요. 미국에서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영화 산업 때문이라고요. 대공황이 일어나 프롤레타리아가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였지만, 누구도 도끼를 들고 대저택에 쳐들어가 부르주아를 타도하자고 하지는 않았던 거죠. 대신 가까운 영화관에 몰려가 영화라는 환상 속에서 현실의 곤궁함을 잊었어요. 

’뮤지컬 영화는 ‘손에 넣을 수 없는 행복에 대한 백일몽으로 빈곤 계층을 진정시키기 위해 고안된 달콤한 과자’였다. 공포 영화는 ‘노동자의 공포를 예쁘장한 소녀들의 공포로 대체한 교묘하기 짝이 없는 손재주’였다. 버라이어티 코미디는 ‘말도 안 되는 마약’이었다. 그리고 서부극은? 그것은 모든 영화 중에서 가장 기만적인 선동이었다. 악은 가축들을 훔치고 약탈하는 집단들에 의해 대표되는 반면, 선은 다른 사람의 신성한 사유 재산을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거는 외로운 개인으로 묘사되는 우화였다. 결론은? ‘헐리우드는 계급투쟁의 역사에서 가장 위험한 세력이다.’

(464쪽)  

코로나로 인해 우울한 시절, 100년 전 혁명을 겪는 격동의 러시아에서 종신 연금형을 받고도 신사의 품격을 지켜가는 이야기에서 삶의 지혜를 배워보면 어떨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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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20.06.24 06: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즈드라스트부이쩨
    (안녕하세요)

    허거더어억 ..럴수럴수 이럴수가
    <모스크바의 신사> 벽돌책 사놓고도
    엄두가 안나 읽지 않았는데
    이 맘을 어찌 아시고 이책을
    딱 소개해 주시다니...

    근데, 수십 년 동안 호텔에만 갇혀 살면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냈을까?
    생각해보니 요즘은 핸펀과 와이파이만
    있다면 잘 버틸지도 모르겠네용

    그러고보니 미국의 영화산업처럼
    우리나라에서는 80년대초 시행한
    3S 정책이 있었던게 오버랩되네요.

    서울의 신사 김민식피디님이
    재밌다고 적극 소개해주신 <모스크바 신사>
    이번주 이책의 유혹에 넘어가 독서에 빠져보렵니다

    스빠시~~~바~~~
    야 류블류 바스~
    다자프뜨라~~~~~!

  2.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6.24 0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720쪽 벽돌책 자동적으로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되는데
    코로나에 장마가 시작될거라는 오늘
    피디님의 훅 빨려들었다는 ,
    멋진 책 한 권의 유혹이란 표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흔들리는 마음
    일단 책을 장바구니에 담아 놓으려구요

  3. 보리랑 2020.06.24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아돌아온듯한 피디님의 삶은 빛나는 작가의 탄생을 위한 주춧돌인듯요.

    영화가 음모라니~~ 😱 우리딸들 영어 잘하라고 영화 많이 보여줬는디요. 요즘 한국영화 넘 잼나지만 우리는 선방한듯한데, 요즘은 넷플릭스가 글로벌로 무력화시키는 중??

  4. 꿈트리숲 2020.06.24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 GENTLEMAN IN MOSCOW 제목을 보니
    문득 ENGLISHMAN IN NEW YORK의 가사 한
    구절이 떠오르네요.

    At night a candle's brighter than the sun
    태양을 볼 수 없는 암흑의 시기 로스토프 백작은
    초 한자루로 책과 함께 보내지 않았을까
    싶어요.
    무시와 비웃음을 견디면서요.
    러시아 신사의 품격,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피디님 설명 들으니 마치 뉴욕의 영국 신사
    생각이 났습니다^^

    갇힌 삶을 비관하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나의 쓰임새를 찾고 나의 삶을 기록하는 것이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벽돌책... 돈전해보고 싶습니다.

  5. 아리아리짱 2020.06.24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헐리우드는 계급투쟁의 역사에서 가장 위험한 세력이다'
    에 묘한 공감이 갑니다.
    특히 헐리우드의 서부극에서 인디안들은 미개인이고, 야만인이라는
    백인의 관점에서 그려진 영화에는 참담하기 까지 합니다.

    백인 그들이 개척이라는 허울아래 남의 땅에 침입해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인디언들을 쫒아내고 죽이는 약탈자였는데 말이죠!
    이 벽돌책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

  6. 쭌강사 2020.06.24 1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항상 같은일(강의, 서류정리)만 해서 지루했었는데...
    본 포스팅을 읽고 있으니 빠르게 몰입되는게 벽돌책이라도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책 읽을꺼 많이 밀렸는데 더 속도를 내봐야 겠어요~

  7. 2020.06.24 1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Mr. Gru [미스터그루] 2020.06.24 1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Your blog is tempting.
    I always be tempted by your writings.
    + Your interesting videos.
    So I praise myself.

    Thank you so much~!

  9. 슈블리 2020.06.24 1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
    작가님 책보고 블로그에 글쓰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이 책을 봐야겠어요.^^

  10. Laurier 2020.06.24 15: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며칠 전 정약용 선생님의 글 속에서도 느꼈고 오늘 글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진정으로 시간을 견딜 줄 아는 사람들은 곁에 다 책이 었었네요. 어떤 사람들은 그런 때 책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고 하죠. 저 역시 그럴거라 생각했지만 가장 힘든 시기에 아무 책이나 꺼내서 내용도 모른 채 읽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괴로운 생각을 하노라면 전혀 책 내용이 뭔지 알 수 없지만 그 시간을 견뎌내며서 활자를 그냥 따라가다 보니 저도 모르게 빨려드는 묘한 매력이 있어 시간이 또 금방 가고 괴로운 일도 잊혀지더라고요. 책은 참 그렇게 신비합니다. 요즘은 자꾸 책을 전자 도서관에서 빌려놓고 밀리고 있는 중이라 이 책까지 엄두가 나지는 않지만 언젠가 또 읽어봐야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

  11. 아빠관장님 2020.06.24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자는 그 시간을 디딤돌로 삼았네요.
    저 역시 지금의 이 시간을 지우고 싶은 시간이 아닌, 디딤돌로 만들기 위해, 나름 노력 중입니다!
    조만간 피디님께 염치 불고하지만, 부탁 하나 드리겠습니다! 저서에서 언급하신 일명 '들이대기'릍 하겠습니다!^^;;

  12. 작은습관의힘 2020.06.25 1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저는 엄두도 못내지만 좋은 책 소개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소개해주시니 욕심나네요. 한창 바쁘다가 간만에 이 곳에 들릅니다. 언제나 영혼의 샘물이 되어주시는 분!~~복 받으소서!~~ㅋ

  13. 시드니 2020.07.02 16: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책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두번 읽었어요 항상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일들이 그렇듯이, 게임을 잘 하는 방법은 시간을 더 들이는 겁니다. 더 많은 시간을 쓸수록 점점 더 레벨이 높아지고 기술이 좋아집니다. 여기로 가면 죽는구나, 이 단계에선 이 아이템을 선택하는 게 더 유리하구나. 끊임없이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게 게임입니다.

인생은 게임이 아닙니다. 단 한번 밖에 플레이할 수 없어요. 선택이 어려운 건, 시간을 함부로 낭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는 남들 인생 게임의 기록을 봅니다. 수천년 동안 기록된 역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내린 선택의 결과가 나와 있어요. 그걸 보고 배우는 겁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역사책을 읽는 것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같아요.

역사 공부를 시작하기엔 쉽지 않습니다. 주제와 내용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지요. 시간으로 나누면, 고대사, 중세사, 근대사, 현대사. 지역으로 나누면, 서양사, 동양사, 중국사, 일본사. 주제로 나누면 철학사, 예술사, 문학사 등등 너무 넓고도 깊은 세계라 선택이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간단하게 하루에 딱 한 페이지씩만 볼 수 있는 역사책이 나왔어요.


<1페이지 한국사 365> (심용환/비에이블)


<단박에 한국사> 시리즈를 낸 심용환 작가님의 저서입니다. 매일 하나씩, 365개의 역사 이야기를 읽는 동안 우리의 뿌리인 한국사에 대해 쉽고 재미나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에요. 요일별로, 사건, 인물, 장소, 유적, 문화, 학문, 명문장 등 일곱가지 주제로 묶었어요.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도 좋고, 그냥 책 페이지를 설렁설렁 넘기다 흥미로운 제목을 만나면 바로 읽어도 좋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역사에 남겨진 명문장을 찾아 읽는 게 좋았어요. 오늘은 정약용의 글을 소개합니다.


'사대부의 집에서 한 번 벼슬길을 잃게 되면 집안이 탕진되어 유리걸식하며 천한 무리에 섞이지 않는 사람이 없는데, 그 이유의 하나는 자포자기하여 경전과 사서를 포기하기 때문이요, 다른 하나는 놀고먹으며 습관을 고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록 음풍영월로 어려운 운자를 넣어 시의 우열을 겨루어서 한때의 헛된 명예를 얻는다 하더라도, 이런 것이야 물결에 떠가는 꽃잎과 같아서 곧 없어져버리는 것이다. 근본과 근원이 없는 학문이 어떻게 크게 떨칠 수 있으랴.

또한 의복과 음식의 근원이 되는 것은 오직 뽕나무와 마를 심고 채소와 과일을 심는 것이며, 부녀자는 길쌈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 (...) 공손하고 성실하게 경전을 정밀히 연구하고, 부지런하고 검소하게 과일나무와 채소를 심어 가꾸는 데에 힘을 다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도를 지키며 일을 줄이고 경비를 절약하면 집안을 보존하는 어진 큰아들이 되리라.'

(316쪽)


정약용이 1810년 유배지였던 강진 다산초당에서 아들에게 보낸 글이랍니다. 정조 사후 풍비박산난 집안을 '폐족'이라 지칭하는데요. 수입이 줄면, 당연히 지출도 따라서 줄여야 합니다. 예전의 소비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면 집안이 탕진의 길로 가지요. 시련과 고난이 닥쳐와도 자포자기하지 말고, 성실하게 일하며 자기 자신을 잘 다스리라고 합니다. 
회사에서 힘든 시절을 겪던 저는, 정약용의 글을 보며 마음을 다스렸어요. 수천년 한국사를 압축한 책을 통해 수많은 위인의 삶을 보고, 어떻게 살 것인가, 다시 고민해봅니다.

책과 함께 하는 날들이 하루하루 선물처럼 느껴지기를 소망합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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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라피나장 2020.06.19 0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오래간만
    강진 다산 정약용
    유배지
    2박3일
    연수 다녀온 기억
    10년전
    참 좋았어요

    문득
    그 감동 전율
    오늘도
    일터
    발걸음
    활기차게
    늘 좋은기운
    배워갑니다
    존경합니다

    나만의
    역사도
    한페이지 장식하는 하루 ^~~

  2. 아리아리짱 2020.06.19 07: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역사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부담없이 읽기에 좋은 책일 것 같습니다. ^^

  3. 오달자 2020.06.19 0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하나씩 1 년이면 365 개의 에피소드를 읽는 역사책.
    흥미로운데요.

    역사잼뱅이언 제게 꼭 필요한 책인듯 합니다.
    좋은 책 추천 항상 감사합니다~^^

  4. 보리랑 2020.06.19 08: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에는 책으로 배운 국사 세계사 말고 살아있는 역사를 알고 싶습니다. 좀 철이 든다는 뜻이겠지요? 우리에게 훌륭한 정신문화유산을 물려주신 아름다운 분들이 많아요. 공자 소크라테스를 부러워 할게 아니었어요

  5. 꿈트리숲 2020.06.19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아날로그가 무척 그리운 날이라
    빌리조엘 음악을 틀어놓고 글을 읽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 아날로그적인
    역사를 기억하고 공부한다는 건 어찌 보면
    흐름을 역행하는거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과거를 잊고서는 오늘 우뚝 서는 나라가 없듯
    역사를 배우지 않고 미래를 얘기할 수는 없다 싶습니다.
    방대한 역사 파트별로 나누어 공부하는 것도
    참 재밌는데, 요렇게 한권으로 압축해서
    에센스만 뽑아놓은 책도 흐름잡는데 더없이
    좋을 것 같은데, 아이들에게 추천해줘도 괜찮을까요?

    저도 명문장을 모아 놓았다는 것에 솔깃합니다^^

  6. 책읽는 쉼표구름 2020.06.19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사는 매번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하고 멀리했어요ㅠ
    하루에 하나씩 읽으면 되니까 영어문장 매일외우듯~~!! 좋은책추천감사합니다~~

  7. GOODPOST 2020.06.19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택이 어려운 건, 시간을 함부로 낭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도 게임처럼 실수를 통해서 다시 리플레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래도,,,약간의 방법으로 역사책이 있다는 건 위안이 되네요.
    오늘도, 나의 인생시뮬레이션 게임을 역사책을 보면서 배워보겠습니다.
    좋은 글,,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8. 바람향기 2020.06.19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리더니 선선한 날이 아직은 계속 되서 감사하는 아침입니다.
    피디님 덕에 다산 선생의 말씀으로 오늘 하루를 잘 보낼 것 같습니다.
    매일 한 문장씩 좋은 마음으로 산다면 그 선한 영향력이 주위에도 퍼질 것 같습니다.
    주말은 늘 저만의 평화를 찾습니다.
    그래야 주중에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선물같은 하루 보내요^^

  9. Laurier 2020.06.19 1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포자기하지 않고 꾸준히 성실함을 유지한다는 좋은 말씀에 공감합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 되면 바로 포기하기가 쉬워지는 세상이라 더 많이 공감됩니다. 시간을 견뎌낸다는 말이 정약용 선생님이나 PD님에게서 느껴집니다. 저는 시간에 대해서 굉장히 조급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에 대해 더 초조해지구요. 그럴수록 그 시간을 잘 견뎌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점점 배워갑니다.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오늘도 책과 함께 즐거운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0. 꿈꾸는 강낭콩 2020.06.19 12: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사 공부는 늘 하고는 싶지만 시작하기 어려운 분야였는데, 이 책은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11. Mr. Gru [미스터그루] 2020.06.19 1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very day my day begins with your blog.
    Wow. I'm wise.

    Thank you for your splendid writing.
    Have a happy TGIF.

  12. 아빠관장님 2020.06.19 1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하루 한 페이지~ 이런 책, 이런 방법 좋아합니다. 오늘만 살게 아니니, 하루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언젠간 괄목할 만큼 되어있잖아요, 피디님이 저서에 많이 말씀하신 꾸준히, 끈기 이런 이야기들 항상 되내이며 생활한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13. 슬아맘 2020.06.20 1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과함께 행복한 하루
    피디님 글과 함께 행복한 주말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4. 코코 2020.06.21 1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루에 딱 한 페이지씩 읽는 역사책이라~ 꼭 사서 틈틈이 읽어야겠습니다~
    요번 주말엔 지난 번 추천해주신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를 읽고 있습니다. 글 속 멋진 여성들의 삶과 철학을 만날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피디님! ^^

하나의 경험에 대해 정해진 해석은 없어요. 형제 자매 사이에도 양육자의 폭력이라는 상황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요. 같은 상황이라도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기도 해요. 그걸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어요.

<모멘트 아케이드 :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황모과 / 허블)

소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오늘도 모멘트 아케이드 moment arcade에 들어섭니다. 사람들의 모든 순간이 짧게 가공되어 업로드되는 곳. 누군가가 체험한 기억 데이터를 사고파는 기억 거래소 모멘트 아케이드. 저는 산책하듯 아케이드 여기저기를 다닙니다. 저마다 자신의 모멘트를 전시하고 있네요. 제가 찾는 건 그런 화려한 모멘트가 아닙니다. 내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모멘트, 무력함을 극복하게 해줄 모멘트, 활기찬 삶을 대리 체험하게 해줄 모멘트를 찾고 있어요.'  

(9쪽)

언젠가 자신의 기억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순간이 올까요? 어쩌면 지금의 SNS가 그런 공간인지 모르죠. 행복한 순간의 모습을 올리고, 사람들의 '좋아요'를 모읍니다. 인플루언서란 어쩌면 자신의 소비 경험을 전시하고 파는 사람 아닐까요? 어려서 저는 도서관에서 산책을 즐겼어요. 빼곡이 책들이 꽂힌 서가 사이를 걸으며 책 제목이 제게 말을 걸어오길 기다렸지요. 내가 가진 삶의 문제에 대해 누군가 답을 주길 기다리면서요.

두 자매가 있어요. 동생은 아픈 엄마를 간병하느라 희생하며 살고요. 언니는 자신의 삶을 찾아 집을 떠납니다. 이제 삶에서 의미를 찾지 못한 동생은 타인의 경험에서 의미를 찾으려 해요. 그러다 자신에게 위안을 주는 경험을 찾고, 그 경험의 주인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그토록 뻔하고 무감동한 시뮬레이션 속에서 당신처럼 삶을 살아낼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나요? 저도 가능할까요?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어요. 당신은 친절했지만 제가 응용해보기엔 어려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제가 당신에게 판매한 모멘트는 똑같은 순간을 수십 번, 때로는 수백 번 경험한 이후에 길어낸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랍니다. 당신에게 판매하기 전, 저는 같은 순간을 수십 번 반복했어요.

당신은 같은 경험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지나간 순간에 느끼지 못한 감정과 감각을 찾아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각종 희로애락, 소소한 감정들의 경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다 반복해보고 그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찾아냈다고요. 아름다운 모멘트는 때로는 첫 번째 순간에 찾아오기도 했고,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뒤 찾아오기도 했대요.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오기도 했답니다.

의아했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지? 당신은 시간이 많나봐요.'

(32쪽)   

돈보다 소중한 자산은 시간입니다. 돈으로 경험을 사는데는 한계가 있어요. 가성비 높은 맛집을 찾아내는 사람은 다양한 공간을 다니며 비교해본 사람일 겁니다. SNS에는 가장 행복한 순간, 가장 현명한 깨달음, 가장 아름다운 풍경만 올라옵니다. 이 모든 걸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요. SNS는 기본적으로 디스플레이 공간이에요. 타인이 진열한 경험을 보고 자신의 일상과 비교하지 마세요.

단편수록집의 대상 수상작인데요. 33페이지 밖에 안되는 짧은 이야기 속에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우화를 만들어냈어요. 누군가 한국판 <블랙 미러>를 만든다면, 이 단편을 시나리오 대상으로 고려해도 좋을 것 같아요. 영상화 되기 전에 책으로 만나보시길 권합니다.

매년 성장하는 한국과학문학상의 발걸음을 보며, 한국 SF의 성취를 느껴보셔도 좋아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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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20.06.18 08: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아~~~~차 차차
    진즉에 샀지만 언제 읽나 대기중에 있었는데..
    오늘글 보니 바로 읽어봐야겠어요
    그러고보니 황모과 작가님이 최근에
    <밤의 얼굴들>소설집을 내셨더라고용
    이김에 그책도 같이 읽어보는걸로 ^^

    그리고 전 남과 비교하는건 안 좋아하지만
    SNS 는 열심히 보고 있네요.
    타인의 삶을 보며 새로운 정보도 얻고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도 엿볼수 있고..
    사진찍는법도 배우고 ㅋㅋㅋ
    좋은 점도 많더라고요.
    특히 SNS 운영은 내 선택에 따리
    필요한 친구나 팔로우를 정할수 있으니
    필요한 정보는 취히고 안보고 싶은건 안보이게 해서
    유용한 피드만 올라오면 그렇게 스트레스는 덜 받는거 같아요.

    그리고 만약 SNS 안했다면 피디님 페북과 블로그도
    모르고 지나쳤을텐데...생각만해도 아휴~~~
    하여간 피디님 글을 통해 제 자신도
    많이 반성하게 되고 몰랐던 정보도 알게되어 넘 좋아요.

    슬기로운 SNS 생활이여
    영원하라😆😃😄

    오늘도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p.s) 황모과 작가에 대한 정보를 원하면 👇👇👇
    https://mobile.twitter.com/mj__hwang

  2. Mr. Gru [미스터그루] 2020.06.18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You read my mind.
    I was feeling blue but you are touching my mind.

    Thank you.
    Have a beautiful day~!

  3. 아리아리짱 2020.06.18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경험보다 중요한 것은 해석이다'

    그 해석에 대한 오류를 줄이기 위해
    더 열심히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

  4. 꿈트리숲 2020.06.18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나 인스타로 인플루언서가 된
    사람들이 뭔가를 판매하는 사업자로
    변모해가는 걸 보면서 영향력이 곧
    돈으로 연결되는거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지만 글쓰는게
    좋아서 사진찍어 공유하는게 좋아서 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사업을 염두에 두고 마케팅
    창구로 활용한다는 걸 요즘에야 알게되었습니다.
    SNS 걸음마 단계라서요 ㅎㅎ

    그렇게보면 요즘 SNS가 피디님 말씀처럼
    모멘트 아케이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SNS로 쉽게 돈 번다고 생각했다가 달리
    생각이 들었던건 사진을 잘 찍어 올리기 위해
    수백장 수천장 찍은 시간이 있었고,
    블로그 이웃을 늘리기위한 담금질의 순간이
    많았더라구요.

    타인에게 판매한 모멘트는 수십번 수백번
    반복하고 길어낸 최고의 순간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타인의 모멘트를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보다
    화려한 순간이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을까가 생각되어 이제는 숭고하기까지
    합니다.

    얇다고 하시니 급 호기심이 생기는 책이네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5. Laurier 2020.06.18 1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막 읽었던 책 내용 중에 미래를 예측하는 어느 일본 학자가 미래의 묘지가 SNS라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더라고요. 사람이 죽은 후에도 SNS를 닫지 않고 그대로 두고 추모 공간을 만든다고요. 그 사람의 SNS에는 그동안의 희노애락이 얼마나 담겨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정말 이 SNS라는 공간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험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어요. PD님 글을 읽고 나니 그렇게 간접적으로 얻는 경험보다 내가 직접 겪어내서 견디고 이겨내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말해주시는 것 같네요. PD님의 그 밝은 긍정 에너지도 한 순간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저도 늘 PD님 보면서 힘든 상황도 조금씩 견디며 이겨내려고 합니다. 오늘의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6. 보리랑 2020.06.18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범한 일상이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이란 요원하고, 혼자서 행복하지 않으면 둘이 되어도 행복하지 않다는 말씀과 통해 보입니다.

    내가 부모의 폭력에 어찌 대처하는가에 따라, 또는 내 어떤 부분이 부모가 자신에 대해 싫어하는 어떤 부분과 닮아 더 폭력적이 되는 듯합니다.

  7. 아빠관장님 2020.06.18 17: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NS는 기본적으로 디스플레이 공간이에요. 타인이 진열한 경험을 보고 자신의 일상과 비교하지 마세요.'
    SNS를 건강하게 즐길 팁이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8. 슬아맘 2020.06.20 1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멘트 아케이드 ~ 시간
    22년만에 일산 호수공원에 다녀왔어요.
    그런데 울창한 숲에 완전 깜짝놀랐지요.
    제가 처음간 22년전에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울창한 나무 숲이 감동적이였어요.
    그걸보면서 아 22년이라는 시간이 나무를 저렇게 키워냈구나.
    시간의 힘이 참 대단하구나
    그런데 딱 이런 리뷰가 있다니 ~시간에 힘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둘째 딸이 중학교에 올라가자 코로나가 터져 입학이 밀리더니 온라인 개학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리 집 민서는 노트북은커녕 스마트폰도 없는 아이인데! 어떡하지? 마님이 온라인 수업 듣는데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라는 엄명을 내리셨어요. 가격 비교 사이트에 들어가서 태블릿 피씨를 검색했습니다. 아이에게 노트북을 사줄 형편은 안 되고, 그나마 태블릿이라도 사려고요. 그런데 태블릿도 싸지는 않더라고요. 아이패드니 갤럭시 탭이니 하는 건 어지간한 저가형 노트북 정도 가격이었어요. 나중에 등교를 하면 안 쓸 물건인데 굳이 비싼 걸 사야하나?

 
저는 소비를 극도로 경계하는 편입니다. 그 좋다는 아이패드나 아이폰도 없이 삽니다. 필수재를 소비하지, 사치품을 사지는 않아요. 한참 고민하는데 문득 눈에 띈 제품이 있어요. 10인치 태블릿 피씨가 가격이 12만원대! 헐, 이거 실화임? 물론 제품 이름은 생소하다 못해 처음 들어봅니다. 그래도 온라인 수업용이니까, 뭐..... 하고 주문을 했습니다. 12만원! 완전 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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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마님이 물었습니다. 

“그래서 민서 태블릿 피씨 주문한 건 언제 와?” 

음..... 실은 워낙 저렴한 제품이라, 해외배송인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2주가 넘게 걸린다고.... 심지어 코로나로 인해 해외배송이 더 늦어지기도 하고...... 결국 태블릿이 오지 않았는데, 개학을 했어요. 저는 아내에게 혼나지 않으려고 눈물을 머금고 조용히 저의 노트북을 따님에게 양도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을 만들고, 온라인 수업 페이지에 접속하고 한참 고생을 했지요.

그렇게 개학을 하고 일주일이 지나서 태블릿이 왔는데요...... 태블릿 피씨를 보고 민서가 “우와아앙! 내 꺼야? 나, 이제 이걸로 쓸 거야!” 할 줄 알았는데.... 외양을 본 마님과 따님의 반응. 
“이거 얼마짜리야?” 
“응.... 12만원.......” 
“응, 딱 그만한 가격일 것 같아.” 
“아니 뭐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을 기대한 건 아니잖아?” 
“그래도 이건.... 이건 그냥 당신 써. 민서는 당신 노트북으로 계속 수업 듣고.” 
민서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끄덕.....

엉엉,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태블릿...

그럼 이 태블릿은 어떡하지? 기왕에 돈을 주고 샀으니까 어떻게든 활용도를 높여야 하는데..... 이걸로 전자도서관을 한번 써볼까? 코로나로 동네 도서관이 휴관을 해서 책을 빌릴 수가 없어 많이 답답했거든요. 전자도서관 어플을 깔고 들어갔습니다. 음.... 생각보다 신간이 많지는 않네.... 그러다 예스24 북클럽이 생각났습니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 첫 달 무료라니까 일단 한번 체험해보지, 뭐.


그렇게 신세계가 열렸습니다. 예스24 북클럽, 제가 읽고 싶었던 책들이 무수하게 있습니다. 좋아하는 저자의 이름을 검색했을 때 뜨는 책들의 목록을 보면 황홀합니다. 아, 이제 방에 틀어박혀 책만 읽고 살아도 되겠구나!  

요즘 저는 심심하면 클럽 나들이를 갑니다. 예스24 북클럽에 가서 신간 목록을 뒤지고, 인기 도서 리스트를 꼼꼼히 챙겨 봅니다. 화면에 뜨는 화려한 책들의 표지를 보며 룰루랄라, 신나게 책을 뒤지고요. 읽고 싶은 책은 마구 다운받습니다. 구독제 서비스라 무제한 독서가 가능하니, 일단 앞부분을 좀 읽어봐요. 재미있으면 스마트폰이나 전자책 리더기에 저장합니다. 출퇴근 길에 읽으려고요. 평소 저는 종이책을 2,3권 정도 가방에 넣어 다니는데요. 그러다보니 늘 가방이 무거워 힘들었는데요. 요즘은 종이책 한 권에 크레마 하나면 됩니다.

예전에는 클럽에 가서 춤을 추고 사람을 만났다면, 요즘은 북클럽에 가서 책을 읽고 작가를 만납니다. 이곳에도 요즘 핫한 사람들과 책들과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클럽에서 사람만나 수다 떠는 기분으로 작가들의 이야기에 경청합니다.

도서관 휴관으로 삶의 낙을 잃은 독서광들이여,

슬기로운 클럽 생활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즐겨보세요~

 

http://bookclub.yes24.com/BookClub/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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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lub.yes24.com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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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r. Gru [미스터그루] 2020.06.17 0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hankfully, you didn't get swindled.
    I tried to read books with my phone but I felt tired in my eyes soon.
    Reading a book in a paper is my type.
    I've never used tablets, but the electronic devices seem useful.
    I think you keep up with trends.
    Enjoy your reading~*

  2. 2020.06.17 0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바람향기 2020.06.17 0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굿모닝~~
    피디님 덕분에 책 읽기의 새로운 세계를 안내받아서 고마운 아침입니다.
    오늘 아침은 온도가 좀 낮아서 상쾌함을 느낍니다.
    저도 종이책이 필수라 가방에 넣고 다니면 무거웠거든요.
    클럽으로 진출해 볼랍니다.
    행복한 수요일되셔요~^^

  4. 꿈트리숲 2020.06.17 0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에 낚였어요😅🤣😂
    진짜 클럽인줄^^;;
    그렇지만 진짜 보다 더 좋은 클럽이구만요.

    아이패드가 피디님께 사치품이었다니 놀랬습니다.ㅎㅎ
    저희집에서도 작년까지 아이패드가 사치품이었는데 딸의 강력한 요구로 들이게 됐어요.
    얼마 안쓰고 방치되면 중고나라에 보낼 각오하구요.

    근데 그 아이패드로 크리에이터가 되어가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진작 사줄걸 했습니다.

    아이패드로 저도 클럽 물맛 좀 볼까요? 대학 도서관에서 책을 3권만 빌릴 수 있어 넘 야박하다 싶거든요. 이 참에 클럽 좀 갈아탈까 싶네요.
    물 좋은 클럽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5. GOODPOST 2020.06.17 0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pd님의 테브릿pc의 반전. 예견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그 테브릿pc로 또 다른 반전,,,새로운 클럽을 만나셨네요.
    역시, 어려운 환경을 새로움으로 극복하는 대단한 능력!
    pd님 덕분으로 yes북클럽에 알게되어 저도 넘 반갑습니다.
    오늘도,,,감사합니다.

  6. 아리아리짱 2020.06.17 0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아리아리!

    오우~!
    슬기로운 클럽생활 !
    피디님의 새로운 클럽활동 재개 축하합니당!
    그것도 완전 물좋은 클럽!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

  7. 자주맘 2020.06.17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글 빠져서 보다가 하차할 역 지나쳐서 허겁지겁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을 행선지를 잘못 알아들으셔서 약속시간에 늦었네요ㅠㅠ..아 그런데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네요^^꼬꼬독 충성!!!!!

  8. Laurier 2020.06.17 1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어떡하죠~~ PD님 덕분에 또 저는 책을 쌓아놓을 것만 같습니다~~ 저도 요즘 가방에 책 들고 다니다가 구겨지고 뭐 묻고 무겁고해서 밖에 다닐 때는 E-book을 보는 편인데, 예스24에 그런 좋은 서비스가 있다니 진짜 또 신작 북킹하러 다녀야겠네요~ 진짜 PD님 덕분에 전자도서관도 알았는데 더 좋은 자료를 자꾸 제공해주시니 느리게 읽는 제가 자꾸 속도를 올릴 수 밖에 없네요 ㅋ ㅋ 오늘도 유익하고 즐거운 정보 감사하고, 언젠가 클럽에서 PD님 한 번 뵐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9. 아빠관장님 2020.06.17 1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어제 꼬꼬독 영상 학교 못 가는 딸과 보며 배꼽잡았습니다.!!!^^

  10. 섭섭이짱 2020.06.17 12: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앗... 저도 책 구독서비스 이용중인데 ^^
    저는 M, K, Y, R 사 모두 이용해보고
    지금은 R 사에 정착했네요.
    Y 사가 처음에는 좋아보였는데 뷰어 앱과 멀티플랫폼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아서 그만 중단을 ㅠ.ㅠ

    슬기로운 클럽생활
    같이 빠져봅시다용~~~~~~


  11. 혜링링 2020.06.17 14: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피디님~!! 한 달 무료라니 이용해보고 좋으면 계속 써야겠어요^^

  12. 코코 2020.06.17 1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부터 전자책으로 읽는데 더 이상 출퇴근길 손목이 아프지 않아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리디북스, 밀리 모두 매달 사용 중인데 예스24 북클럽은 처음 알았습니다. 한 번 둘러보고 비교해봐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13. 오달자 2020.06.17 2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슬기로운 북클럽생활~~
    좋은데요?
    그런데,요즘 스마트폰이나 기기들 글씨가 좀 침침새져서 우울해집니다.ㅠㅠ

    다촛점렌즈로 바꿔야 할 때가 온건지...
    우울하네요..
    코로나시국에 재미난 북클럽생활 따라하기~^^

    일상이 그리운 요즈음 더욱더 필요한 필수아이템이네요^^

  14. 책읽는 쉼표구름 2020.06.17 2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꺄~방송도 봤는데 이렇게 글로 읽어도 또 좋네요. 종이책이 너무 좋긴한데, 글은 컴퓨터로 온라인에 쓰고 다른 사람들이 읽어줬음 하면서 정작 종이책만 고집하는것도 좀 예의(?)가 아니다 싶어서 안그래도 도전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일단 아이패드부터 사고 싶으네요ㅎㅎ

  15. minz 2020.06.18 0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예스24 북클럽에서 피디님 책 처음 접하고 영어회화책도 샀어요. ^^

  16. 슬아맘 2020.06.20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테브릿피씨네 혹 했는데 ㅎㅎㅎ
    북클럽만 이용해야겠습니다.
    이런 좋은 알뜰한 정보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Pd님 덕분에 공짜로 세상 즐기는 재미에 빠져든 독자 드림 ^^

1914년, 영국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은 27명의 대원들과 함께 세계 최초로 남극대륙횡단에 나섭니다. 얼어붙은 바다를 헤치고 가던 배, 인듀어런스 호는 목적지를 불과 150km 앞두고 얼음 속에 갇혀버려요. 배는 부서지고, 남극해를 떠다니는 얼음덩어리에 몸을 실은 이들의 상상을 초월한 고난이 시작됩니다. 

<인듀어런스 :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글 캐롤라인 알렉산더 / 사진 프랭크 헐리 / 김세중 옮김 / 뜨인돌)

섀클턴은 이전의 남극 공략에서 이미 실패한 적이 있어요. 절치부심, 열심히 준비해서 새로운 탐험을 떠납니다. 

'섀클턴은 몰랐을 것이다. 자신이 또 한 번의 좌절을 겪게 되리라는 것을. 그것이 성공보다 더 위대한 실패가 되리라는 것을. 훗날 세상으로 하여금 그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이 실패한 '인듀어런스 탐험'이었다.'

올해 세계 경제는 어쩌면 100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 같아요. 매년 경제적 성장을 누리던 자본주의 세계가 뒷걸음을 친다는 건 어쩌면 큰 실패처럼 보이겠지요. 이런 고난의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역경을 이겨내는 리더십입니다. 100년 전 탐험가의 위대한 실패에서 그걸 배우고 싶었어요. 

남극 바다 한가운데서 배가 침몰하고, 탐험이 실패로 돌아간 순간, 섀클턴은 결심합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그는 모든 대원을 살려서 귀환하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그들이 있는 곳은 영하 39도까지 떨어지는 남극이고, 가장 가까운 육지는 600km 떨어진 곳이에요. 당장 얼음위에서 노숙을 해야 합니다. 이때 가장 소중한 물자인 슬리핑백부터 나눕니다. 

'이때의 일을 맥니쉬는 이렇게 적었다. "가죽 백이 18개밖에 없어 우리는 제비뽑기를 했다. 난생 처음으로 내가 당첨되었다." 대부분의 고급 대원들은 질이 떨어지는 재규어 울 백을 뽑았다. 하지만 거기에선 조작의 냄새가 강하게 풍겼고, 일부 대원들은 즉시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79쪽)

섀클턴 대장과 선장, 부대장 등 리더들은 모두 값싼 울 백을 뽑고, 품질이 좋고 따뜻한 가죽 백은 모두 젊은 부하들의 몫이 된 거죠. 어린 후배들에게 좋은 물자를 양보하고, 경험 많은 간부들은 험한 장비로 버팁니다. 이 대목에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섀클턴은 팀원을 먼저 배려하는 리더였어요. 동료들은 그에게 절대적인 믿음과 충성을 보였지요. 식량부족에 맹추위에 죽을 고생을 하면서도 탐험대의 분위기는 좋습니다. 이건 우연한 결과가 아니에요. 섀클턴의 면접 방식이 독특했거든요. 

 

'제임스가 면접 장소에 나타났을 때 이 위대한 탐험가는 탐험 경력이나 과학 지식 따위는 전혀 묻지 않고 느닷없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느냐고 물어 상대를 당혹스럽게 했다.

"테너 가수 카루소처럼 노래를 잘 불러야 한다는 뜻은 아니오." 섀클턴이 말했다. "다른 대원들과 함께 마구 소리를 지를 수는 있겠지요?" 이 질문은 매우 적절한 것이었음이 훗날 증명되었다. 섀클턴이 원했던 건 화려한 경력의 이력서가 아니라 '마음 자세'였던 것이다.'

(53쪽)

규율을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대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입니다. 그의 말이 명령이라서가 아니라, 합리적이라 생각했기에 다들 복종했다고요. 리더십의 중요한 자질이라 생각해요. 희생을 강요한다면, 스스로 솔선하고, 최선을 다해 설득한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 것. 

'위슬리는 섀클턴에 대해 이렇게 썼다. "상황에 따라 아주 작은 일에도 신경을 썼고... 쓸데없는 것까지 챙기는 것을 보면 때로는 모자란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나중에야 우리는 그의 끊임없는 주의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섀클턴이 보였던 모든 계산된 말과 행동 뒤에는 대원들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는 단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 그가 발휘했던 탁월한 리더십의 핵심에는 평범한 사람이라도 상황이 닥치면 영웅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약점과 장점은 늘 공존하는 법. 리더로서 섀클턴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힘과 인내를 대원들에게서 끌어냈다.'

(166쪽)

끝내 단 한 명의 낙오자없이 모든 대원들을 살려내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섀클턴은 자신의 목숨을 겁니다. 구조대를 부르기 위해 작은 배에 몸을 싣고, 얼음을 건너, 파도를 헤치고, 산을 넘어요. 역경을 이겨내는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었어요.

이번 한 주도, 역경을 이겨내는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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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6.15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섀클턴의 리더쉽을 배워봐야겠습니다.
    역경을 이겨내는 일은 아무래도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 가짐과 태도를 배워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봉이아빠요리 2020.06.15 0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디서 들어봤지 하고 생각해보니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우주선 이름과 같네요 ^^% 좋은하루 보내세요

  3. 꿈트리숲 2020.06.15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년 전에 이 책을 읽고 진짜 리더십은
    이런 것이구나 하고 큰 감명을 받았더랬어요.
    인듀어런스 대원들이 유일한 축복을
    섀클턴의 부하라는 사실이라고
    얘기하는 것에서 리더는 내가 리더라고
    나서지 않아도 함께 일하는 사람이 알아봐준다
    싶어요.

    비스킷 한 조각을 나눠줌으로써 극한 상황에서는
    수천만 파운드 보다 더한 나눔을 실천한 이였고,
    다른 섬에 갇힌 선원들을 걱정하느라 머리가
    하얗게 새었다는 부분에선 울컥할 정도로
    감동했더랬어요.

    이 책이 위대한 성공이 아니라 위대한 실패여서
    오래도록 기억되고 공감되는 것 같아요.
    이 세상엔 성공하는 자보다 실패하는 자가 더
    많고, 성공의 기회보다는 실패의 위기가 더
    많이 때문이겠죠.

    오늘 인듀어런스 다시 한번 넘겨봐야겠습니다.
    피디님 글 읽으니까 마치 화보집 보는 듯 생생한
    사진들이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섀클턴 선장의
    모습도요^^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4. 섭섭이짱 2020.06.15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어니스트 섀클턴(Ernest Henry Shackleton)
    ▶ 출생-사망 / 1874년 2월 15일 ~ 1922년 1월 5일
    ▶ 국적 / 영국
    ▶ 활동분야 / 탐험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실패자 중 한 명..
    남극대륙 횡단은 실패했으나
    그의 리더십은 배울점이 많은거 같네요.
    다만, 탐험에서 귀환 후 삶은....넘 안타까워요 ㅠ.ㅠ

    모 자동차 회사 광고 영상이라는데...
    못다 이룬 새클턴의 꿈을 이렇게 표현해 내다니 정말 뭉클하네요.
    일억뷰가 괜히 나온게 아니네요..보시길 추천합니다..

    <Shackleton's Return>
    https://youtu.be/J01mqggN0h8

    새클턴 리더십에서 배울 점

    ✍️ 솔선수범
    ✍️ 최선을 다한 설득
    ✍️ 웃음

    오늘도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5. 아리아리짱 2020.06.15 10: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아리아리!

    역경을 이겨내는 참다운 리더쉽을
    꼭 알고 싶습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하며
    즐거운 한 주 힘차게 시작합니다. ^^

  6. 아빠관장님 2020.06.15 1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섀클턴이 원했던 건 화려한 경력의 이력서가 아니라 '마음 자세'였던 것이다.

    "리더십의 중요한 자질이라 생각해요. 희생을 강요한다면, 스스로 솔선하고, 최선을 다해 설득한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 것."

    안녕하세요.

    누구나 리더인 요즘. 가져야하는 '마음자세'네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피디님께서도 감사한 하루 보내세요.

  7. Laurier 2020.06.15 1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한 주가 그리고 오늘도 역시 역경의 가운데에 '역경을 이겨내는 리더십'에서 저는 모두의 리더는 아직 아니지만 저 자신의 리더이기에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제 자리에서 힘차게 웃으면서 함께(?) 고함을 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야 겠다는 것을 PD님 글을 읽고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 역경, 까이꺼 별거 아니다~ 아자! 감사합니다~ my captain~~

  8. Mr. Gru [미스터그루] 2020.06.15 11: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 like to learn strength of others and want to make it mine like a sponge.

    His leadership has been absorbed into one of my leadership mindsets.

    Thank you.
    Have a great day~!

  9. 보리랑 2020.06.15 1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 이름이 참~ 눈시울 뜨겁게 하는 사랑 이야기네요. 새컬턴은 평범한 사람을 영웅으로 키우는 리더 같아요.

    남 앞에서는 웃어도 혼자서는 웃을수 없던 시절에 혼자 거울 보고 웃었다면 상황이 더빨리 좋아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끊임없는 주의' 몇번은 할 수 있는데 지속하기는 쉽지 않아요ㅜㅜ

  10. 작은습관의힘 2020.06.15 16: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게 주는 제목같아요...이번 주, 저는 반드시 역경을 이겨내고 예전의 안정과 평온과 목표에 집중하는 시간들로 돌아가고말겠습니다. 역경을 이겨내는...마음과 의지...를 가지고 헤쳐나가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1줄, 책의 제목이 주는 목직한 울림이 저를 울립니다. 저도 지금 역경에 처했다는 생각과 그 속에 파묻혀 허우적대기만 하고 있었다는 자각!~~헤쳐 나오겠습니다. 오늘도 또 감사합니다.

  11. 풀꽃자운영 2020.06.15 2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의 마지막까지 궁금하게 하네요. 지금 우리시대가 원하는 리더상이라할수 있겠어요.

  12. GOODPOST 2020.06.16 1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경을 이겨내는 리더십. 약간의 반전.
    그건 깊은 배려심이였네요.
    갑자기 감동이 밀려옵니다.
    꼭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