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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중년의 시간관리법3

신뢰 자본과 자유의 의미 2000년에 뉴욕 여행을 갔어요. 스마트폰이니 구글 지도가 없던 시절입니다. 맨하탄에서 전철을 타고 자리에 앉아 지도를 펼쳤어요. ‘그래서 어느 역에서 내려야 하지?’ 그때 제 옆자리에 있던 인자한 미국 할머니가 그랬어요. “여행 오셨나요?” “네.” “뉴욕 지하철에서는 외국인 여행자로 보이면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공개된 자리에서 지도를 보는 건 위험한 일이랍니다.” 작년에 미국에 갔을 때도 조심하면서 다녔어요. 20년이 지났지만 뉴욕의 지하철 분위기는 여전히 삭막하더라고요. 서울에서 살면서 치안이 이렇게 좋은 곳도 참 드물다고 느껴요.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깜짝 놀라는 일들이 있습니다. 커피숍에서 스마트폰으로 자리를 맡아둡니다. 빈 테이블에 휴대 전화 하나 올려져 있지만 아무도 신경.. 2024. 10. 14.
수능을 마친 고3 여러분에게 (요즘 수능 마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다닙니다.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글로 옮겨봅니다.) 여러분, 수능 보느라 고생많았어요. 지난 십여년 동안 주위 어른들에게 이런 말을 많이 들었을 거에요. "네가 나이 스물에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다니느냐로 네 남은 인생이 결정난다." 그거 다 거짓말이에요. 대학 전공과 인생은 별 상관이 없어요. 저는 대학에서 석탄채굴학과 석유시추공학을 공부했지만, 서른살에는 동시통역사 출신 예능 피디가 되었고, 마흔살에는 드라마 피디가 되고, 쉰살에는 작가가 되었어요. 인생은 생각보다 길어요. 우리는 100세까지 살아요. 나이 스물에 어느 대학을 다니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30대나 40대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느냐 마느냐에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2023. 12. 4.
죽을 때까지 일하는 게 소원입니다. 일하다 죽을까 무서웠는데, 이제는 죽을 때까지 일하는 게 꿈입니다. 드라마 피디로 일할 때, 이렇게 일하다 죽는 게 아닐까 불안했던 적이 많습니다. 미니시리즈를 연출할 때는 하루 두 시간 세 시간을 자면서 날밤을 새워 일했어요. 그렇게 죽어라 고생 해서 만들어도 시청률은 안 나옵니다. 이제 슬슬 배우들과 제작진 눈치가 보여요. ‘밤을 새우면 뭐하나. 재미가 없는데...’ 그런 상태에서도 계속 밤을 새며 찍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닫습니다. ‘아, 과로사한 드라마 감독들도 다 이런 상황이었겠구나.’ 그나마 촬영하며 밤을 새울 때는 억울하지가 않아요.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하고 싶은 일이니까요. 주조정실로 발령이 나서 교대근무를 할 때는 더 힘들었어요. 새벽 2시 넘어 방송 송출을 하고 잠깐 눈을 붙입니다... 2023.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