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에 해당되는 글 126건

  1. 2019.02.12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12)
  2. 2019.01.30 톱카프 궁전에서 본 술탄의 삶 (13)
  3. 2019.01.22 아야 소피아 이야기 (12)
  4. 2019.01.10 이스탄불 탁심 거리 (10)
  5. 2019.01.08 이즈미르의 항구도시, 쿠사다시 (11)
  6. 2019.01.03 이즈미르의 쉬린제 마을 (11)
  7. 2018.12.27 로마 시대의 유적, 에페수스 (6)
  8. 2018.12.24 짠돌이 여행자의 방탈출 게임 (7)
  9. 2018.12.20 카파도키아 레드 투어 (7)
  10. 2018.12.17 카파도키아 그린 투어 (3)
2018 터키 여행기 10일차

아침에 일어나 골목길을 따라 걷는데 벽에 그라피티가 눈길을 끕니다.

기타치는 스톰트루퍼의 그림입니다. 사진을 찍어서 민서 보여주려고요. 민서가 요즘 스타워즈에 빠져 있거든요. 밀레니엄 팔콘을 레고로 조립하고 막 그래요. 

그라피티 화가는 노동과 돈의 교환가치를 믿지 않아요. 오로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일하지요.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것도 행복입니다.

익숙한 이미지에 변형을 가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 그게 창작의 기본이지요.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 왔습니다. 터키는 오래도록 동서양이 만나는 곳이었어요. 기원전 546년에 페르시아가 리디아의 수도 사르디스를 정복한 후, 기원전 333년까지 200년간 페르시아의 지배하에 있었지요. 기원전 334년에 알렉산더가 페르시아를 물리침으로써 다시 서방의 영토가 되었어요. 이후 그리스 헬레니즘이 300년간 이 지역 예술과 문화에 영향을 미칩니다.

제우스 등 그리스 신들의 조각이 보입니다. 알렉산더는 단순한 정복자가 아니라 동서양 문명의 조화와 화합에도 노력한 영웅이에요. 

고고학 박물관은 아야 소피아나 톱카프 궁전에 비해 사람이 없습니다. 한적한 이유는 그룹 투어가 없기 때문이지요. 단체 투어는 가장 유명한 장소 위주로 돌기에, 박물관같은 장소는 잘 안 옵니다. 사실 박물관이야말로 정보와 역사의 보고인데 말이지요.

텅 빈 박물관에서, 조용히 유물을 봅니다. 설명 하나하나 읽으며 역사와 대화를 나눕니다. 

커다란 쇠사슬이 있어요. 이스탄불 앞바다에 골드혼 해협이라 하여 좁은 해로가 있어요. 동로마 제국 시절,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오려는 이슬람 세력을 막은 건 바다속 쇠사슬이었어요. 양안의 탑에서 체인을 당기면 배가 걸려 좌초하게 되거든요. 바닷속 체인이 수백년 동안 콘스탄티노플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든 일등공신입니다.

술탄 메흐멧은 기상천외한 작전을 펼칩니다. 통나무를 굴려 배를 이동시킵니다. 배로 언덕을 넘어가요. 아침에 일어나 바다속 쇠사슬 안쪽 바다에 뜬 이슬람 해군의 모습에 비잔틴 병사들이 혼비백산합니다. '바닷속 체인을 어떻게 넘어왔을까?' 마치 알프스를 넘어간 한니발 같은 거죠. 결국 사기가 꺾인 동로마 제국은 멸망합니다.

완벽한 방어수단에 대한 과신이 패배를 불렀어요. 난공불락의 요새가 무너진 순간 절망하거든요. 완벽한 방어란 없어요.

고고학 박물관의 외경입니다.

터키 사람들은 전철에 매달려 가며 담배를 피우거나 빨간 불에도 길을 건넙니다. 차도를 무단 횡단하던 노인이 차에 부딪히는 장면도 직접 목격했어요. 저는 깜짝 놀랐는데, 운전자와 소리지르며 싸우더니 노인은 그냥 툴툴대면 가더군요.

저는 여행 다닐 땐 조심조심 다닙니다. 인생은 자유분방하게, 일상은 조심조심... 저의 신조지요. ^^

자전거로 전국일주하고, 초등학생 딸과 히말라야 트레킹을 가는 걸보고 저보고 참 겁없이 산다고 하는데요. 인생에서 큰 결정은 과감하게 지르고요. 일상의 실천은 조심조심 꼼꼼하게 합니다.  

이스탄불 여행기,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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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랑 2019.02.12 07: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메뉴 보며 할 얘기 많은 피디님이 부럽~
    독서 덕분에 삶이 확장된 때문이겠지요.
    타고난 이야기꾼 피디님의 유튜브도 기대됩니당~

    성장을 멈추면 후퇴한다... 머리로 이해되는 것이 가슴으로 이해되는 요즘입니다ㅠ 이순간에 감사하고 나와 가족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길 바래봅니다

  2. summerlover 2019.02.12 08: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일에 전념하다 보면 행복이 따라 오겠죠? ^^ 요즘 매일 아침 써봤니? 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저도 이제 매일 아침 써 보려구요!
    여행 다닐땐 조심조심~ 정말 공감합니다
    저도 여행중엔 안전 제일주의에요 😆

  3. 루치 신 2019.02.12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덕분에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구경 잘 했습니다
    여행하다보면 돌발상황들이 많죠 지나고 나면 추억으로 남고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4. 아리아리짱 2019.02.12 0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오늘도 김피디님 따라 이스탄불 잘 다녀왔습니다.
    다음엔 저의 눈과발로 이스탄불 여행기 쓰는 날을 소망 해봅니다.
    '큰 결정은 과감하게, 일상의실천은 조심조심 꼼꼼하게'

  5. 꿈트리숲 2019.02.12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철에 매달려 담배 피는 사람은 낭만이라
    생각할까요? 전 위험해 보이는데. . .
    각 나라의 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지만 생명과
    직결된 일들은 변화가 필요하다 싶어요.

    유물을 보며 역사와 대화를 나누는 경지가
    참 부럽습니다. 영어 구사 능력도, 역사 지식도
    풍부해야지만 가능할 것 같아요. 배경 지식
    없으면 관광지 찍고 오는 것 밖에 안되더라구요.

    큰 결정은 과감하게, 일상은 조심조심!!
    긴 인생 대충대충, 하루는 열심히 알차게!!
    만큼이나 좋은 말이네요.~~^^

  6. 쩍팔리게살지말자 2019.02.12 1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피디님 여행기를 보며 자꾸 터키가 가고 싶네요...
    저도 3년 전부터 해외 여행을 시작했는데, 아직 까지 블로그에 못 올렸네요.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지금부터 라도 3년 전이지만... 그날을 추억 하며 올려야 겠어요.
    오늘도 좋은 글 읽고 갑니다.

  7. 오또기 쭘마 2019.02.12 15: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가 들어가니 저절로 몸을 사리게 되더라구요.
    몇년전만 해도 종주산행이나 설악산 공룡능선을
    거침없이 날라(?)다녔는데 이제 무릎 생각해서 겸손한
    속도로 다녀요. 나이 들어서도 맘껏 놀러다니기 위해서
    일상을 겸손한 마음으로 조심 또 조심해야겠어요 ㅎㅎ

  8. 샘이깊은물 2019.02.12 1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의 순간들을 한 편의 글로 기억하면 마음에 스며드는 잔상이 오래갈 것 같아요. 피디님의 여행기를 읽으며 문득 든 생각입니다. 사진이나 짤막한 메모만 남기는 것과는 다를 것 같아요. 여행 뿐만 아니라 모든 경험이 그렇겠지요.

  9. 제경어뭉 2019.02.12 1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늦은나이에 아이들을낳고키우며 아이들에게만 집중하게되고 정작 제자신은 하고싶은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십년을 살았네여ㅎㅎ;; 어느날 큰녀석이 엄마는 버킷리스트가 뭐냐고 물어보는데 답해줄말이 없더라구여ㅠㅠㅋ 하지만 피디님글을 보면서 저도 하고싶은게 생겼어여!!! 늦더라도 꼭 세계여행이란걸 가보려구여!!! 차근차근 계획을세우고 어느날 확 떠나버릴겁니다ㅋㅋ
    인생은자유분방하게.일상은조심조심...너무맘에들어여~^^
    오늘도 좋은가르침 감사합니다~^^

  10. minette 2019.02.12 22: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이 포스팅과 무관한 글이라 죄송하지만 감사의 마음 전하고 싶어서요. 오늘 강연의 모든 시간들이 참 좋았습니다. 이런 강연은 처음이었고 제가 없으면 잠들지 못하는 아이를 떼어두고 걱정도 많았는데, 후회 없는 선택이었어요. 고맙습니다.

  11. 섭섭이짱 2019.02.13 0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박물관은 어딜가나 사람이 없네요.
    저 같이 조용히 둘러보길 원하는 사람한테는
    박물관이 최고의 관광코스 같아요.

    무단횡단에 사람도 치이다니..
    터키에서 길 걸을때 조심해야겠군요.
    일상애서 항상 조심조심.. 공감합니다 ^^

    다음 여행기도 기다릴께요~~~~~

  12. 2019.02.13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철에 매달려 가는 남자 너무 폼나게 매달려 있네요. 너무 자연스러워서 실외 입석으로 표 끊은줄...
    그 남자 옆에 문에 매달려 있는 남자 손모양은 뭘 뜻하는 걸까요?
    한국으로 치면 전화해? 라는 뜻인데 터키에선 저게 욕일까요? 분명 카메라를 빤히 응시하고 있는데 궁금하네요.
    욕이면 또 어떤가 싶네요. 뭐 세계 어디든 분별 없는 젊은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죠.
    터키에 볼거리가 참 많네요. 피디님이 워낙 사진을 멋지게 찍어서 더 그렇게 보이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2018 터키 여행 9일차 (2부)


아야 소피아를 갈 때 입장권을 놓고 고민을 했어요. 터키 물가에 비해 꽤 비싼 편이거든요. 물론 아무리 비싸도 이스탄불에 와서 아야 소피아를 안 보고 갈 수는 없지요. 고민끝에 뮤지엄 3개 콤보권을 샀어요. 15리라(3천원) 할인 혜택을 보고. 티켓 가격은 135리라. 2만7천원입니다. 

저는 어차피 아야 소피아, 톱카프 궁전, 고고학 박물관을 셋 다 볼 생각이었어요. 이스탄불 당일치기 여행이 아니라 5일 정도 관광하니까 셋 다 봐야지요. 고고학 박물관은 월요일 휴관하고, 톱카프 궁전은 화요일 휴관합니다. 당일에 아야 소피아와 톱카피를 보고 고고학 박물관은 다음날 봤어요. 

톱카피 궁전은 아야 소피아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데요. 와보니 매표소 앞에 긴 줄이 있군요. 콤보권을 산 덕에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합니다. 표에 있는 바코드를 게이트에 찍으니 바로 입장 가능! 아, 콤보권을 사길 잘했네요. 

예전에는 돈을 아끼며 여행을 다녔는데요. 요즘은 시간을 아낍니다. 12시간 버스 대신 국내선 항공을 이용하고 그러지요. 나이가 든 탓일까요? 이제는 돈보다 시간이 더 소중해요.

술탄으로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톱카프 궁전은 이슬람 궁전답게 하렘이라는 후궁들의 처소가 있어요. 어떤 왕은, 후궁을 300명을 두기도 하고, 자식만 112명을 뒀대요. 크게 부럽지는 않네요. 선택과 집중에서 실패한 삶 같아서요. ^^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면, 그 삶이 행복하기만 할까요? 조선 시대 왕들의 수명이 짧은 건 왜 그럴까요? 성인병이 무서운 건 영양부족에서 오는 게 아니라 과잉에서 오는 탓입니다. 나 자신의 욕망을 자제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톱카프 궁전에 있는 술탄의 서재입니다. 왕이 절제를 배우려면 독서에 매진하는 게 좋습니다. 세종이나 정조처럼 현명한 조선의 왕이 그랬듯, 독서를 통해 궁궐 밖 서민의 삶을 공부하고, 인간의 생로병사에 대해 배워야 해요. 

독서를 통해 선조의 지혜를 배우는 것이 통치술을 익히는데 최선이라 믿습니다.

점심은 톱카프 궁전 내 식당에서 먹어요. 한끼에 53리라. 만원이 조금 넘으니 약간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론리 플래닛 터키 편에서 추천한 맛집입니다. 1894년에 영업을 시작한 식당이에요. 전망이 참 좋고요. 궁전 식당에서 밥을 먹다 바다를 보다, 다시 전자책으로 독서를 하다, 눈을 감고 쉽니다. 아, 여행자의 삶, 왕이 부럽지 않아요. 


톱카프 궁전에 가면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라고 론리 플래닛 가이드북에서 소개했는데요. 점심 먹기를 잘 했어요. 궁전을 돌아보는데 반나절 이상 걸립니다. 나가서 싼 식당 찾으려고 굶고 버텼으면 허기져서 쓰러졌을 뻔...

보물 전시만해도 종류별로 다 있어요. 무기, 시계, 성물, 주방 식기 등등. 술탄의 보물이 많기도 하네요.

알함브라의 궁전이 그렇듯, 건물 외양도 화려하지만...

내부 타일 세공도 정말 화려합니다. 전체를 봐도 아름답고, 세세한 디테일을 봐도 정교하고 예뻐요. 정말 이슬람 장인들의 세공 솜씨는 탁월하군요.

톱카프 궁전, 오기를 잘 한 것 같아요. 아야 소피아가 로마 제국의 위용을 보는 기회라면, 톱카프 궁전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전성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이에요. 

이 멋진 궁전을 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했어요. 여자 화장실 앞에 길게 늘어선 줄입니다. 여행을 다녀보면 세계 어디서나 똑같아요. 남녀 화장실 공간을 똑같이 배정했는데요. 남자는 일렬로 서서 해결하니까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시간도 훨씬 짧아요. 그런데 여성의 경우, 항상 개인적 공간이 필요하지요. 시간도 더 걸리고요. 남녀 화장실 공간을 똑같이 분배하면 여자 화장실에 줄이 늘어설 수 밖에 없어요. 기계적 평등이 가져다온 안타까운 결과에요. 아마 2,30년전만해도 여자 여행자가 많지 않았기에, 여자 화장실 공간을 배려하지 않았겠지요. 그런데 이제는 관광지에 가보면 여자분이 더 많거든요? 그럼 화장실도 늘어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예전에 미국 서부 가족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요. 화장실에 들를 때마다 여자 칸에는 줄이 너무 길어 어린 민지는 제가 남자 화장실에 데려갔어요. 가끔 급하신 아주머니들이 남자 화장실에 들어와 서로 민망한 순간도 있었지요. 딸과 여행을 다니며 느낀 점, 공공 장소 여자 화장실 부족은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구나... 

톱카프 궁전을 나와 다시 아야 소피아를 향해 걷습니다. 소피아 앞 광장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네요. 아야 소피아는 몇번을 봐도 놀라운 건축물이에요. 아마 이스탄불에서 있는 4일 동안 매일 한 번씩 보러 올듯...

저녁 무렵 탁심 골목을 걷다 현지인들이 줄서서 먹는 부페식 식당을 발견했어요. 볶음밥이 보여 냉큼 줄 섰습니다. 간만에 밥이로구나!
터키식 고기완자 요리랑, 볶음밥이랑, 콜라까지, 다 합해서 16리라. 3200원, 싸구나!
계산대 주인 아저씨가 절 보더니 무척 흐뭇해하며 인사하시는군요. "웰컴, 마이 프렌드."
외국인 손님이라 반가우신가 봐요. 마치 순대국 골목 기사 식당에 서양 손님이 찾은 느낌?

저녁 먹고 탁심거리를 거닐다 영화 <퍼스트맨>의 포스터가 붙은 걸 보고 들어갔어요. 영화비는 15리라, 3천원. 이스탄불에서 지내는 동안, 매일밤 극장에서 영화를 볼 것 같아요. 혼자 즐기는 이스탄불 영화제.

사람이 없어 혼자 영화관 전세 낸 기분으로 영화를 봅니다. 외국 여행 중 영화를 볼 때는 본 영화 상영전 광고도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상영 중 갑자기 화면이 뚝 끊기더니 불이 환하게 켜져요. 헉? 무슨 일이지? 갑자기 광고가 나와요. 알고보니 터키에서는 영화 중간에 휴식 시간이 있네요. 마치 뮤지컬처럼. 아무리 그래도 한창 긴장되는 순간에 끊다니... 겨우 한시간 10분 지났는데 말이죠. 뭐, 이것도 터키에서의 독특한 문화 체험이네요. 영화 중간에 인터미션... ^^


아, 이렇게 또 하루가 갑니다. 


(그나저나 작년 10월에 갔던 터키 여행기를 몇달이 지나 쓰고 있어요. 욕심이 너무 많은 탓이지요. 주말에는 쉬어야 하고, 또 읽은 책 이야기도 하고 싶고... 이래저래 쓰고 싶은 글이 너무 많아, 여행기 업데이트가 늦는 점, 양해 바랍니다. 다음엔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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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보리 2019.01.30 0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지인 식사도 하고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느긋한 여행 부럽습니다. 그러려고 불규칙한 생활하는 PD가 되신듯요. 삶의 허기를 소유로 채우지 않도록 조심조심 중입니다

  2. 꿈트리숲 2019.01.30 0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느리게 길게 가는 여행기 좋습니다.
    한 번에 다 쏟아내는 여행기는 임팩트가 있어
    좋지만 여유롭게 풀어내는 여행기는 두고두고
    곱씹을 시간이 많아 또 좋네요.^^

    제가 현장에서 눈으로 두 궁전을 스캔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비슷해보여요. 궁알못ㅠㅠ(궁전 알지 못함)
    이어서 그렇겠죠. 그래도 궁전 내부의 장식은
    사진으로도 감동이 전해지네요. 최신 장비도 없던
    시대에 수작업으로 했을 사람들의 실력과 노고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사는 곳, 사는 모습이 조금씩 달라도 어린 아이는
    다 이쁘다는 건 세계 공통이네요.
    비행기 위에 올라탄 아이들 뺨이 궁전 못지않게
    감탄을 부릅니다.ㅎㅎ

  3. 한종덕PD 2019.01.30 08: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택과 집중에 실패한 술탄ㅎㅎㅎ 독서 매진으로 절제를 배운다는 말씀, 다시 한 번 독서의 중요성을 배워갑니다ㅎㅎ

  4. 하하하 2019.01.30 0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술탄 서재의 책받침대에서 눈을 못 떼겠습니다. 갖고 싶어서요. 가끔 올리시는 여행기라 마주칠 때 더 두근거리게 됩니다. 작가 오르한 파묵을 좋아하면서도 터키 여행은 한 번도 꿈꿔 본 적이 없어요. 김피디님의 터키 여행기를 읽으며 3년째 읽고 있는 오르한 파묵의 "A strangeness in my mind"를 다시 읽기 시작했어요. 제가 읽기 어려운 수준의 영어여서 몇 번을 포기했던 책인데, 여행기와 병행해서 읽으니 좀더 상상이 잘 되어서 재미를 붙이고 있어요. 이번엔 다 읽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고, 터키에도 가보고 싶어집니다. 고맙습니다.

  5. 섭섭이짱 2019.01.30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톱카스 궁전 여행기 잘 봤습니다
    혼자여서 가능한 여행 일정 같아요. 부럽사와요 ^^

    터키 여행기 읽으면서 느끼는건
    여러면에서 피디님이 터키랑 잘 맞는거 같네요

    여행기가 늦어질만큼 하실 얘기만 많다는 얘기는
    앞으로 블로그가 멈출일이 없다..
    이 말로 들리네요 ^^

    이스탄불 다음 여행기도 기다려지네요


  6. 샘이깊은물 2019.01.30 1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십년 전 여름, 첫 휴가에 터키 페티예로 워크캠프 갔던 기억이 떠올라요. 열 몇 시간 야간 버스를 타고 이동해도 별로 피곤하지 않던 때였지요. 시선이 머무는 모든 것이 다 어여뻐서 찰칵찰칵, 작은 카메라의 셔터를 얼마나 눌렀는지 몰라요. 이스탄불과 페티예에만 머물렀는데, 다음에 터키에 가게 된다면 소개해 주신 다른 도시에서도 유유자적 머무르고 싶네요.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면, 행복하지만은 않다에 한 표 던집니다. 한계가 있으면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소중한 것의 우선순위에 대해 더 고민할 수밖에 없지요. 저만의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요즘, 주어진 짧은 시간을 더 진하고 밀도 있게 보내려고 애쓰게 됩니다. ‘결핍’이 결핍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7. 쩍팔리게살지말자 2019.01.30 1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저는 3년전 간 여행도 써야지하며 아직 까지 못 쓰고 있네요.
    꾸준함이 이렇게 어렵네요. 피디님 처럼 정말 밤을 포기 하지 않고는 힘든걸까요?
    밤이 너무 좋은 일인으로 갈등이 심합니다.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영화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다는 게 참 신기 하네요...ㅎ

  8. 아침종소리 2019.01.30 1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 해외 여행지 리스트에 터키도 올려야겠네요.
    잘 보고 갑니다^^

  9. 은하수 2019.01.30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심히 사시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고, 또 존경합니다.
    '영어 책 한권 외워봤니?'를 통해 pd님을 알게 된 후 유튜브에서 강의를 거의 다 찾아서 봤어요. 보고 또 보고..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어찌나 감사하던지... 예능, 드라마 pd를 다 하셔서 그런지 웃기신데다가 연기까지 잘하세요.
    앞으론 강연회도 직접 갈거랍니다.

    어느 강의에서 TV 드라마는 시청률이 얼마 안나와도 2~3백만 사람들은 본다고 말씀하셨죠.
    블로그 방문자 숫자는 그에 비할 수 없겠지만
    pd님의 열정과 애씀을 매일 느낄 수 있다는게 큰 행복이예요. pd님과 하루의 호흡을 함께 하고 있다는 저만의 달콤한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ㅎㅎ
    블로그에 쓸 글이 많아 고민하신다는 말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10. 2019.01.30 2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여행을 거의 하지 않는데요. 익숙한 곳이 제일 맘 편해서 국내도 가는 곳만 가는 편입니다.
    근데 너무 낯선 나라 터키는 가보고 싶네요.
    좋아하는 나라 영국 여행기 볼때는 이런 생각 안들었는데...
    역시 물가가 싸서 그런걸까요.
    밥값도, 영화값도 기본이 3000원이네요.
    가격 나올때마다 절로 은은한 미소가 지어지네요.
    터키 화폐가치가 일시적으로 하락해서 그런거지만 여행자 입장에선 가성비 갑인 나라인듯해요.
    치안도, 시민 수준도 괜찮은 편이고, 유서깊은 역사가 있어 볼거리까지 풍부...
    120년된 바다가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식당도 1만원이네요 관광지 한복판인데도요.
    그래서 그런지 역대 여행기중에 제일 재밌어요.

    • corrie 2019.01.31 0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12~3년전엔 1리라 830원..
      저 식당에서 인당 4만원 가까이 지불하고 먹었습죠.. ㅎㅎ

    • 2019.02.02 2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에 다른님이 답글 달아준 건 처음이네요 ㅎㅎ터키 화폐 가치가 그렇게 떨어지다니... 터키의 현금부자들은 가슴 좀 쓰리겠네요.

  11. 쫄깃쫄깃붕어빵 2019.01.30 2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년전에 대학교 다닐때 터키에 여행을 갔었는데 그때가 첫 해외여행이라서 지금도 기억이 생생히 떠오르네요 ㅎㅎ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꼭 가고 싶네요 ㅎㅎ

2018 터키 여행 9일차

본격적인 이스탄불 여행 첫날, 아침에 일어나 트램을 탑니다. 트램은 이스탄불의 구시가지를 달립니다.

이스탄불의 전철은 3종류에요. 지상으로 달리는 트램이 있고요. 아예 깊은 땅속으로 다니는 푸니쿨라가 있고, 우리에게 익숙한 메트로(지하철)가 있어요. 유적의 도시다운 대중교통 설계네요. 함부로 땅을 파면 고대유적이 나오거나, 인근 오래된 건축물에 균열이 갈 수 있으니, 구도심에는 지하철이 없어요. 지상으로 달리는 트램이 있고요. 지하철을 만들 때는 아예 땅속 깊이 들어가는 푸니쿨라를 만들어요. 

탁심과 카바타스를 오가는 푸니쿨라.

땅속 깊이 내려가기에 이런 커다란 도르래로 전철을 움직입니다. 

처음 간 곳은 블루 모스크아야 소피아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1616년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537년에 지어진 소피아 대성당에 대응해, 이슬람 최고의 건축물로 만들려고 했으나... 

비교대상이 코 앞에 있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1000년 전에 지어진 선조의 업적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네요. 블루 모스크는 별 감흥없이 봤는데요. 소피아 대성당 앞에서는 멍하니 서 있었어요. 아, 1500년 전에 저런 건물을 지을 수 있었구나.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했을까?

아야 소피아는 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로마 제국의 영광을 새로운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재현하려고 만든 성당입니다. 그 시절, 도대체 어떻게 이런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궁금증이 생겨, 한국인 단체 여행객을 찾아다녔어요. 가이드 중에는 이걸 설명해주실 분이 있을 것 같아서요. 혼자 배낭여행 다니며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투어 가이드의 이야기를 귀동냥하며 듣습니다. 어느 가이드 분이 한국인 투어 팀에게 묻더군요. 

"아야 소피아를 만든 건축가는 누구일까요?"

저도 궁금해 그 분의 입만 쳐다봅니다.

"정답, 없습니다. 아야 소피아는 건축가가 지은 건물이 아닙니다."

황제가 건축가들에게 5년 안에 대성당을 지으라고 명했더니, 다들 안 된다고 했대요. 당대의 건축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요. 결국 황제의 명을 받든 건, 철학자 이시도로스였어요. 당대의 기술로는 불가능하지만, 이시도로스는 기하학의 원리를 이용해 대성당을 짓습니다. 이론상으로 가능하다면, 실천도 가능하리라 믿으면서요. 

해 본 사람이, 못 해본 사람을 못 당할 때가 있어요. 안 되는 이유만 대는 해 본 사람과, 해 본 적은 없지만 어떻게든 해보려는 사람, 둘 중 결국 해내는 건 후자거든요.  

이시도로스는 건축가가 아니에요. 그래서 건축에 굳이 공을 들이지 않아요. 대신 기존 건축물을 가지고 조합을 새로 합니다. 기독교의 등장 이후, 그리스 로마의 신들은 용도 폐기되었어요. 곳곳에 흩어져있는 낡은 그리스 신전을 뜯어옵니다. 에페수스에 있던 아르테미스 신전의 기둥 중 하나도 그때 소피아 성당의 일부가 됩니다. 

단일 재료로 단일 색채를 낸 건물이 아니라, 모자이크처럼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진 덕에 소피아가 더욱 신비한 느낌을 주나 봐요.

당대 최고의 학자가 만든 아야 소피아, 서기 537년에 완성했는데요. 1000년이 지나 동로마 제국은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침공을 받습니다. 이슬람군의 공세에 맞서 마지막까지 싸운 곳이 소피아 성당이었어요.

52일간 7천명이 성당 안에서 싸우며 버티는데요. 술탄이 명을 내립니다. 

"항복하라. 항복하지 않으면 씨를 말린다."

유목민은 약속을 중요시합니다. 정해진 마을에서 익숙한 주민들만 상대하는 게 아니라 초원을 떠돌기에 만나는 사람과의 신용이 중요하지요. 몽골이 세계를 정복할 때도 유명했지요. 그들은 약속을 지켰어요. 저항하면 살육하고, 항복하면 살려줍니다. 

동로마는 끝까지 항전했고, 끝내 소피아 성당도 함락됩니다. 성당에 입성한 술탄은 소피아의 위용을 보며 감탄합니다. 이례적으로 살육 중지 명령을 내리고, 성당을 파괴하지 말라고 명합니다.  

유목민이 정복자가 될 수는 있어요. 하지만 모든 정복자가 제국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스만이 제국이 된 이유는 관용성이랍니다. 

예전에 소개한 <중동은 왜 싸우는가?> (박정욱 / 지식프레임)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현재 터키에 해당하는 아나톨리아 지역은 그동안 이슬람 세계와 비잔틴 제국간의 영토 전쟁이 끝없이 벌어지던 곳이었다. 1071년 이슬람과 비잔틴의 군대가 격돌했을 때 병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군대가 크게 승리했다. 비잔틴의 황제는 포로가 되어 노예의 상징인 귀걸이를 걸고 술탄 앞으로 끌려나가는 굴욕을 당했다. 이때 승자인 술탄과 패자인 화제 간의 유명한 대화가 오고 간다.

술탄 : 만약 내가 패하여 포로로 당신 앞에 잡혀왔다면 당신은 나를 어떻게 했겠는가?
황제 : 죽이거나 콘스탄티노플 거리로 끌고가 구경거리가 되게 했을 것이다.
술탄 : 내 형벌은 더 무겁다. 난 그대를 용서하고 풀어줄 것이다.

승리자인 술탄 알프 아르슬란은 너그러이 비잔틴의 황제를 풀어주었다. 그러나 권위가 실추된 황제는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로 돌아간 후 반란군에 패해 참혹한 죽음을 당했다.

(위의 책 78쪽 정리)  

동로마 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술탄은 도시의 이름을 이스탄불이라 바꿉니다. 하지만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에게 신앙의 자유를 허락합니다. 곳곳에 있는 성당도 보존하고요. 아야 소피아는 위대한 술탄이 보존한 유적이에요. 

이슬람 모스크로 사용되다, 훗날 터키의 국부인 아타투르크가 박물관으로 용도 변경하지요. 이 또한 관용의 상징이에요. 아야 소피아를 특정 종교의 성지로 남겨두기보다, 모든 인류가 감상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바꾼 거죠. 

이스탄불 거리를 걷다보면 곳곳에서 터키의 국부, 무사타파 케말의 초상화를 만나요.

거리마다 펄럭이는 깃발을 처음 봤을 때는, 살짝 거부감도 들었어요. 저는 개인의 우상화를 좋아하지 않아요. 위대한 개인의 업적에는 많은 이들의 희생이 따릅니다. 함께 싸운 다수가 더 소중하다고 믿어요. <중동은 왜 싸우는가?>를 읽으며, 무스타파 케말이 왜 독립을 위해 싸웠는지, 어떻게 싸웠는지, 싸움에서 이기고 어떻게 했는지를 보며, 존경심이 새록새록 돋아났어요. 

터키 여행을 준비중이시라면, 혹은 다녀오신 분이라면 <중동은 왜 싸우는가?>를 권해드립니다. 알고 보면, 또 달라요. 

2018/12/03 - [공짜 PD 스쿨/짠돌이 독서 일기] - 중동은 왜 싸우는가?


무엇보다 500년 간, 모스크로 쓰이던 공간을 온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돌려놓은 건 무스타파 케말의 업적이라 생각해요. 


아야 소피아를 보며 남은 2가지 생각.


'제국은 다양성 위에 만들어진다.' 

'건축가는 아야 소피아를 못 만든다.'


한 나라가 위대한 제국이 되기 위해 다양성을 포용해야하듯, 위대한 삶을 꿈꾸는 개인은 다양한 삶의 경험을 포용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새로운 직업이나,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어요. 1500년 전, 철학자로서 건축에 도전한 이시도로스처럼. 

다음엔 톱카프 궁전 여행기로 찾아올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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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보리 2019.01.22 0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로운 경험에 도전~ 캬~ 늦바람 나도 해야겠어요. 아야소피아의 코란 글자들도 너무 이쁘고 특히나 실내의 따뜻한 색감은 어떻게 해도 숨겨지지 않네요

  2. 오또기 쭘마 2019.01.22 0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양성을 인정한 관용이 위대한 제국을 만들고
    인류가 계속해서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남겼다니
    관용이 얼마나 대단하고 실천하기 어려운건지 새삼 느낍니다.

    애들의 긴 방학으로 점점 지쳐가는 요즘인데
    위대한 삶을 꿈꾸는 개인이 되기 위해 새로운 경험에
    도전해봐야겠네요 ㅎㅎ

  3. 꿈트리숲 2019.01.22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푸니쿨라를 보니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GTX가 개통될 날이 기다려지네요.
    광역 교통망이 수도권 인구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서울 경기권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을 것 같아요. 살기 편한
    인프라가 계속 생겨서요.

    1500년 가까이 버티고 있는 건축물은 어떻게
    지어졌기에 오랜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지
    볼 때마다 놀라워요.
    술탄의 용서도 무스타파 케말의 의지도 다 담고
    있어서 그럴려나요. 다양성을 인정하고 새로움을
    포용하는 건 건축물에서나 우리 삶에서나 꼭
    필요하겠다 싶네요.

    터키 여행기를 이렇게 꼼꼼하게 읽는 건
    저에게 있어 새로운 시도에요.ㅎㅎ
    다음 스토리도 기대할께요.~~^^

  4. 섭섭이짱 2019.01.22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이스탄불 사진을 보면 소피아 대성당을
    항상 보여줘서 궁긍했는데 건축가가 아닌
    사람이 만들었다니 놀랍네요.

    아는만큼 보인다고 터키를 간다면
    미리 역사 공부를 하고가면 좋을거 같네요.
    특히 술탄 황제와 무스타파 케말은
    중요 인물 같은데....터키 역사 공부 함 해봐야겠어요.

    오늘도 여행기 재밌게 봤습니다
    다음 글도 기다릴께용~~~~

  5. 하하하 2019.01.22 0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스탄불 여행기를 기다렸는데, 드디어!!!^^
    오늘 이야기는 흥미진진 그 이상입니다.
    너무너무 재미있습니다.

  6. kuaile 2019.01.22 1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는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인데, 이 글을 읽으니 심장이 뚜근뚜근~ 아야 소피아를 거닐며 이 글을 떠올리는 제 모습을 그려봅니다^^

  7. 김수정 2019.01.22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야 소피아.
    저는 오늘 처음 알게된 건축물이지만,
    그 내부도 아름답고
    그 속에 간직한 이야기들은 더 찬란하네요.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름 포용할 줄 알아야 발전한다는 말.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조금이라도 튀면 손가락질 받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말인 것 같아요.

  8. 2019.01.22 15: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가 선 볼 남자고, 피디님이 주선자라면 이 선은 반드시 성사되겠습니다
    주선자께서 남자를 아주 매혹적으로 소개해 주셔서요 사진들과 함께요
    남자 집안이 아주 유서깊은 집안이군요
    1500년전 지은 아야 소피아까지 소유하고 있다니... 맘에 차는 여자가 없겠는데요?
    터키 여행기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9. 위드미0330 2019.01.22 15: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10. 쩍팔리게살지말자 2019.01.22 16: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알함브라 갔을때 이슬람 건축물에 대해 관심이 좀 갔었는데,
    피디님이 올리신 사진을 보니 꼭 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좋은 사진보고 갑니다.

  11. 아리아리짱 2019.01.22 1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피디님 눈을 따라 이스탄불 가기를 '버킷 리스트'에 추가요!

  12. 이채원 2019.01.24 0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처럼 박학다식하고 다방면으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경험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018 터키 여행 8일차

비행기 타고 이스탄불 가는 날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기차역에 나와 바나나를 먹습니다. 여행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바나나에요. 1996년 어머니 모시고 캐나다 여행 갔다가 공항 검색대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어요. 어머니 가방 속에 곱게 손수건으로 싼 칼이 나온 것이죠. 어머니의 해맑은 표정. 
"비행기 기다리며 사과 깎아먹을라고 했는데?"
네, 과도는 비행기 휴대금지 품목이지요. 어른들은 가끔 깜빡하시지만... 저는 여행하며 바나나를 즐겨 먹습니다. 칼이 필요없어 간편하고, 싸고, 달아요. 피로 회복과 당분 보충을 동시에!

6시 49분 기차인데 7시가 되도록 기차가 안 옵니다. 슬슬 불안해지는데 직원이 나와 비행기 시간을 물어보는군요. 10시 비행기라 여유가 있다고 하니 미안하다며 메모를 주고 갑니다.

영어가 서툰 기차역 승무원이 구글 번역기로 돌려서 적어온 것 같아요. 낯선 타인의 친절이 또 감동을 줍니다. 두번 다시 볼 일 없는 이들의 친절에 기대어 하루하루 사는 게 여행자의 일상이거든요.

기차를 탔어요. 작은 새가 열차 차창에 와 앉았어요. 한참 저기 앉아 저랑 눈을 맞추고 있었어요.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에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가까이 가져가 사진을 찍는데도 날아가지 않아요. 터키에 와서 놀란 점이에요. 개나 고양이도 그렇고 동물들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평소 사람들이 그들에게 늘 선하게 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난 정권 MBC를 망친 높은 분을 개인적으로 안다는 사람을 만났어요. 유럽 어느 도시에서 해외 주재원으로 일할 때 당시 이웃에 특파원으로 왔던 모 기자 가족과 알고 지냈대요. 그러다 영화 <공범자들>에 그 분이 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자신이 기억하기로는 예의 반듯한 사람이었다고. 절대로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고요.

주재원 사회는 공기업이든, 공적 조직이든, 각 분야를 대표해서 해외에 나온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런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건 꼭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정치적인 것일 수 있어요. 나중에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니까, 그냥 잘 지냅니다. 사람의 본성은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부서에 있는 후배나, 세월호 희생자 같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가, 거기서 사람의 참 모습이 드러납니다. 


말 못하는 짐승을, 나와 관계없는 사회적 약자를 나는 어떻게 대하는가. 스스로 물어보며 살고 싶어요.


이스탄불 공항 도착했어요. 호텔에 픽업 부탁했는데 기사가 나오지 않았어요. 30분을 기다리다 허탕치고 나옵니다. 이제부터 진짜 모험이 시작됩니다. 바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숙소 찾아가기.

탁심 전철역 근처 숙소인데 문제는 공항에 전철이 없어요. 한참을 헤맵니다. 제 실수예요. 어제 저녁에 호텔에 확인 메일을 보냈어야하는데... 픽업이 안 나올 때를 대비하여 대중교통 경로를 확인했어야하는데... 티켓에 있는 공항 이름을 확인했어야하는데... 전철 노선도에 있는 공항은 국제 공항이고, 내가 탄 비행기는 전철이 없는 국내선 공항일 수 있다는 걸 확인했어야 하는데... 25년 넘게 배낭 여행을 다녔지만 여전히 실수투성입니다. 어쩌겠어요. 이 또한 여행의 과정인데...

공항버스를 타고 갑니다. 18리라(3600원) 공항버스 정거장에 내려서 숙소는 의외로 쉽게 찾았어요. 가보니 에어비앤비 사이트를 관리하는 직원과 실제 호텔 관리하는 사람간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듯... 기사가 나오지 않은 덕에 오히려 픽업 비용 (3만원)을 아꼈군요. 저녁에 비싼 거 사먹어야 겠어요. ^^

 
탁심 거리라고 숙소 근처에 있는 거리를 산책합니다. 사람이 많은 번화가입니다. 이스탄불의 명동이로군요.


빨간 협궤 열차가 거리를 달립니다. 관광객들이 좋아하네요. 

탁심 거리를 걷다 인상적인 건물이 있어 사진을 찍었는데요. 별로 유명한 건물도 아니었어요. 이스탄불에는 워낙 유명한 건축물이 많아서 이 정도는 명물 축에 끼지도 못하나 봐요.


성 안토니 성당입니다. 

성당 앞 마당에서 기독교 중고서적을 권당 5리라, 우리돈 천원에 팔고 있었어요.

 
책 한 권에 천 원이라니, 터키어는 읽지도 못하는데 사고 싶어집니다. 아, 공짜와 싸구려라면 환장하는 이 짠돌이 근성을 어쩌면 좋을까요. 중증의 활자중독 환자입니다.

탁심 거리는 곳곳에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어, 길을 걸으며 다양한 공연을 보는 재미가 있어요. 저는 외국 여행 나오면, 거리의 공연자보다, 관객을 보는게 더 재미있어요. 현지 사람들의 분위기가 나라마다 다르거든요. 터키 사람은 흥이 많아요. 공연을 보던 행인들이 둥글게 손을 잡고 춤을 춥니다. 보기만 해도 흥겨워요.


노점 과일 쥬스 가게입니다. 사과쥬스 한 잔에 2리라, 400원입니다. 런던에서는 숙소에서 담아온 생수만 마시던 저도, 터키에서는 애플 쥬스를 마십니다. ^^ 1주일만에 부자가 된 기분이에요. 


갈라타 타워입니다. 1453년에 세운 탑이래요. 와, 도대체 이스탄불의 연식은 얼마인 겁니까. 

길거리에서 파는 프레쩰입니다. 1리라, 200원이에요. 달고 기름지고 딱 내 스타일입니다. ^^

탁심 거리의 백화점입니다. 고풍스런 건물에...


최신식 멀티플렉스 극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마침 베놈을 하고 있었어요. 당시 한국에서 막 개봉한 베놈을 못 보고 온게 아쉬웠는데 이스탄불에도 개봉했네요. 물어보니 터키어 자막이라 대사는 영어판이랍니다. 영화 관람료는 13리라. 2600원에 일요일 저녁에 영화 한 편을 봅니다. 싸고 좋네요. ^^


다음에는 본격 이스탄불 여행기로 돌아올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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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9.01.10 0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르하바 (안녕하세요)

    저도 바나나 무지 좋아해요..
    일일 일빠인데.. 주스도 딸바만 먹고 ㅋㅋㅋ

    여행 다니면 정말 한국에서 겪지 못한
    여러일을 겪게 되는거 같아요.
    기차 연착하니....예전 여행때가 생각 나네요.
    기차역간 사이에 불이나서 역이 폐쇄되서
    갑자기 다른 교통 수단을 찾아 헤매기도 했고
    갑자기 태풍으로 다리를 통제해서
    기차가 안 다닌적도 있었고..
    결국 공항에 어찌 어찌 도착은 했는데 ...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아찔했던 경험이 😓😓😓

    그런데 신기하게 그런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 항상 좋은 일이 생기더라고요. ^^

    여행 다니며 인생사 '새옹지마' 라는 걸
    정말 많이 느끼는거 같아요.^^

    와~~ 드디어 이스탄불이네요....
    곧 터키 여행의 클라이막스가 올 느낌이에요..
    사실은 제가 아는 지명이 나와서 ㅋㅋㅋ

    본격적인 이스탄불 여행기 기대하겠습니다.

    테쉐쿠르 에데림(감사합니다)

  2. 보리보리 2019.01.10 0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이 많아 이야기거리가 많았던 터키여행였어요. 탁심 못볼뻔 했는데 비행기오버부킹으로 한밤 더 자서 탁심을 야밤에만 hitting the bars. 가이드가 술집 몇군데나 델고 다녔어요.

  3. 2019.01.10 0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의 생과일 가게는 담벼락처럼 과일로 벽을 쌓는군요 이게 오렌지다! 속살 한번 봐봐 하는것 같네요
    우리나라 주스집은 속살 시들시들해보이는 걸 일회용 컵에 "에게... "할만큼만 넣어놓고는 " 생과일 맞지?" 라는듯 냉장 쇼케이스에 넣어놓는데 터키 저 가게는 통이 크네요

    /사람 봐가면서 대하다가 큰 코 다치는 경우도 많을거예요 영원히 잘나가는 사람 없고 약자가 강자가 될 때도 있고 그게 인생의 재미지요 그런 통쾌한 순간이 드물어서 문제지만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피디님 사진 진짜 잘 찍으시네요
    프레첼 아주 먹음직스러운게 오늘도 간식 못끊을거 같네요
    어차피 먹을 거였지만ㅎㅎ

  4. 에가오 2019.01.10 0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의 본성은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말씀 참 좋습니다~^^저도 스스로 물어보면서 살고 싶습니다~^^

  5. etico 2019.01.10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이들의 친절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사는 여행자의 삶이라는 문장이 너무 와닿았어요.
    저도 어제 낯선 지역에 출장을 갔다가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분의 차를 얻어 탔거든요.
    받은 만큼 저도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고 싶다는 선한 다짐을 불러 일으키는 pd님의 글입니다.

    그나저나 뭐예요~ PD님 때문에 터키여행 가고 싶어지잖아요 ㅎㅎㅎ
    터키행 비행기 티켓 질러요 말아요. ㅎㅎ

  6. 꿈트리숲 2019.01.10 0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 읽은 '버커밍'의 한구절이 떠오릅니다.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사람의 본성이 바뀌진 않으며
    오히려 사람의 본성이 더 잘 드러날 뿐"이라는 말이요.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사람의 참모습이 더 잘 드러나고
    또 모두가 쳐다보고 있으니 매순간 '척'하기도 힘들 것
    같다 싶어요. 그러니 본성이 바로 보이는 것이겠죠.

    본성이 천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습관 처럼 길들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요.

    여행지에서 잠시 스쳐가는 새를 보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피디님의 능력이 새삼 존경스러워요.
    프레쩰을 감싼 종이에 배어든 기름마저도 달달하게
    느껴지는 사진 기술도요.^^

  7. 오또기 쭘마 2019.01.10 09: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달달한 프레쩰만큼 달콤하고 에너지 보충하게 해주는 피디님의 여행기는
    항상 기다려지고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들어줘요.
    뜻하지 않은 베품을 받으면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죠.
    저도 다른 이들에게 뜻하지 않은 베품을 베풀며 살아야겠어요.
    결국은 제가 행복해지는 방법중에 하나일테니깐요.

  8. 김수정 2019.01.10 1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여행기속에 빠져듭니다.
    터키, 사진으로 보니 멋진 나라네요, 특히 물가가 정말 매력적이예요~^^

    강자에게는 한없이 친절하고,
    자신보다 아랫 사람, 약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는 악하게 대하는 사람들 주변에도 있죠.
    자신이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생각되거나 또는 아주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할때 사람들은 민낯을 드러내는 것 같아요.
    민낯이 고운 사람이 되도록 마음을 수련해야겠어요.
    책과 좋은글과 함께요^^

  9. 잘될겁니다ㅎ 2019.01.10 1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는 물가가 정말 싸네요 ~~ 프레젤 얼마,영화비 얼마, 사과 주스 얼마 적어 주시니 저렴하니깐 터키가 더 정이 가고 가 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그리고 오래된 건축물을 잘 유지 하는게 참 부럽네요 ~~ 오늘 터키 여행 잘 다녀 왔습니다 감사합니닿ㅎ

  10. 2019.01.25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8 터키 여행기 7일차 (2편)


셀축 버스 터미널에서 쿠사다시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쿠사다시는 이즈미르의 바닷가 마을인데요. 크루즈 기항지로 유명합니다. 에페수스를 보러 오는 거지요. 쿠사다시 항에 정박하고 30분 거리에 있는 에페수스로 데이 투어를 갑니다. 나이들면 지중해 크루즈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리스나 터키에는 바다를 옆에 낀 관광지가 많거든요. 크루즈는 편해서 좋아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고, 식당이나 숙소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어요. 배 안에서 숙식, 이동이 다 해결되지요. 좀 비싸도 참 편리한 여행 스타일입니다

버스 앞자리에 탄 꼬마와 피카부를 합니다. 세계 어디를 가든 아이들이 다 좋아하는 장난이지요. 아이가 의자 뒤로 고개를 숙였다가 나타날 때마다 온갖 바보스러운 표정을 다 짓습니다. 집에서 민지 민서를 키우며 익힌 숙련된 기술입니다. 어린 애들은 다 뒤집어집니다. 국적 상관없습니다. ^^ 

쿠사다시, 생각보다 큰 도시네요. 처음 온 도시 방향을 잡으려면 일단 번화가를 따라 한 두 블록 걸어봅니다. 시청 건물이 보입니다. 시청 앞에는 실개천이 흐릅니다. 물이 흐르는 방향 따라갈까요? 개천은 바다로 이어지고 해변이 나올테니까요.

데이터로밍 없이 여행하다보니 길찾기가 항상 수수께끼 풀이 같습니다. GPS가 없던 시절부터 여행을 해서 불편하지는 않아요. 데이터 로밍이 더 싸지는 날을 기다립니다.

론리 플래닛 책에 있는 지도를 보니, 오래된 상점가를 따라 걸어가면 해변이 나온다는군요.  

식당 간판에 'Since 1894'라고 적혀 있어요. 네, 1984가 아니라 1894입니다. 120년도 넘은 식당이 성업중인 이 곳, 쿠사다시의 올드 바자입니다. 

바닷가에 오니 해산물 시장도 있고, 각종 해산물 요리를 파는 식당도 있어요. 

저 멀리 유람선이 보이네요.

유람선은 늙어서 타고, 아직은 젊으니까, 걸어서 해변 산책을 합니다. 

쿠사다시, 도시 이름이 예쁘네요. 무슨 과자 이름 같아요. 쿠크다스. ^^

저는 여행 할 때, 바닷가에 앉아 멍 때리는 걸 좋아합니다. 가장 멋진 풍광을 가장 저렴하게 즐기는 곳이 바닷가 벤치지요.

해변 카페에서 클래식 버거 세트를 시켰어요. 포테이토랑 콜라까지 포함해서 16 리라, 3200원. 

담배 냄새에 민감한 편인데, 노천 카페라 그런지 옆 테이블에 아저씨가 담배를 피웁니다. 놀라운 건 옆에 열살 도 안 된 어린 아이가 있는데도 담배연기를 뿜어댑니다. 부인도 뭐라 그러지 않아요. 간접흡연에 대해 너그러운가 봐요. 하긴 우리도 10년전엔 그랬지요. 

항구 앞 커다란 요새같은 건물이 있는데요. 캐러밴서리입니다. 실크로드를 오가는 무역상들의 숙소였지요.

불과 100년전만 해도, 태어난 곳에서 반경 100킬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죽는 게 다반사였어요. 그런 시절에 낙타에 짐을 싣고 사막을 건너, 다른 나라, 다른 문명을 본다는 건 어떤 의미였을까요? 목숨을 걸고 길을 떠난 자들만이 볼 수 있던 풍광을 이제는 누구나 볼 수 있어요. 여행의 시대니까요.

무역상들이 오가는 곳에 만들어진 쿠사다시 바자. 기념품과 식당으로 가득한 거리, 눈요기만 하고 갑니다. 극단적으로 돈을 아끼는 배낭족인지라... ^^ 이제 다시 셀축으로 돌아갑니다. 

셀축 숙소의 가든 레스토랑입니다. 아침 식사가 여기에 차려지지요. 다음날 아침 공항가는 기차에서 먹을 요량으로 바나나 4개, 감자칩, 커피음료를 샀는데 총 8리라, 1600원. 한국에서는 셋 중 하나만 사도 1600원이 넘는데 셋이 합해서 1600원이라니 참 쌉니다. 환율 덕인지, 터키 생필품 물가는 진짜 저렴합니다. 나중에 장기 배낭 여행으로 다시 오고싶어요. 한 달 정도 이곳 저곳 다니며 여행해도 좋을 것 같아요. 풍광은 유럽인데, 물가는 동남아입니다. ^^

저녁엔 숙소에 있는 가든 레스토랑에서 치킨 케밥을 먹어요. 18리라, 3600원. 식사 후, 동해안 자전거 여행기 글을 다듬습니다. 터키에서 동해안 자전거 여행기를 썼어요. 지금은 지난 가을에 다녀온 터키 여행기를 정리합니다. 

이날은 오전에 시린제를 다녀오고 오후에 쿠사다시를 다녀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짧게 걸렸어요. 버스가 15분 배차라 금세 가기도 했고 1시간 정도 돌아보면 되는 동네라 그러기도 했고요. 결국 오후에 돌아와서 휴가 중 가장 좋아하는 일과를 즐겼지요. 바로 낮잠입니다. 그나마 일찍 깼어요. 침대에 누워 딩굴거리며 책을 읽기도 하고 넷플릭스로 영화를 봤어요. 그것도 싫증나면 키보드를 휴대폰에 연결해 글을 씁니다. 

하루종일 놀면서 한가할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글쓰기가 되어버렸어요. 글을 쓰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이날 하루만 해도 소설을 읽다 글을 한 편, 여행기를 한 편, 자꾸 쓸 거리가 떠올랐어요. 여행을 통해 온 몸의 감각이 자극을 받는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한가하니까 온갖 생각이 다 드는 것 같기도 하고. 어쩌겠어요. 글이 마려울 땐 글을 써야지. 한때는 영어 공부가 그랬는데요. 요즘은 글쓰기에요. 질릴 때까지 해보렵니다.

다음 여행기로 돌아올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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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보리 2019.01.08 0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도 쓰고 낮잠도 자가며 최소 한달은 다녀야 여행이라 하겠어요. 50대 배낭족 멋져요. 이대로 80에도 배낭족 가능하실듯요. 담에 까꿍 함 보여주세욤~♡

  2. 안천사 2019.01.08 07: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피디님의 글에 매번 영업당하는 느낌입니다.
    아침여행 잘 했습니다^^

  3. 섭섭이짱 2019.01.08 07: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르하바 (안녕하세요)

    쿠사다시... 과자이름 같기도 하고..
    쿠사한테 이거 다시 해봐라고
    말하는거 같기도 하고...ㅋㅋㅋ
    오늘 터키 도시 이름..
    확실히 기억하고 갑니다 ^^

    중국인들이 아직 몰라서 그런건지
    바닷가 주변이 한적하고 조용하네요.
    딱 제 타입이네요..
    터키 물가 싸네요. 먹는거 양도 많이 주고...

    요즘 모 프로에서 혼자이신 어머니, 아버님이
    크루즈 여행하는데 정말 재밌어보이더라고요.
    그래도 전 배멀미 때문에 고민이 ㅋㅋㅋ

    블로그 글 한편 쓰기도 어려운데
    헉.... 계속 글감이 떠오르시나 보네요..
    저도 질리때까지 글을 써보고 싶네요..

    그럼, 다음 여행기 기다리겠습니다.

    테쉐쿠르 에데림(감사합니다)

  4. 2019.01.08 0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하고 같이 보니까 직접 여행하는 것만치 재밌어요
    드라마 피디님이라 그런지 사진도 리얼리즘 있게 잘 찍으셨어요
    딴 얘긴데요 며칠전에 피디님이 올린 "새해에는 딴짓을 권한다"라는 글을 보고 문화충격을 받았답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통번역 대학원 준비할때의 하루 일과 잠깐 보여주셨잖아요
    하루를 그렇게 집중적으로 살아야지 이 험난한 사회에서 살아남을수 있구나 싶어서요 저도 흉내라도 조금씩 내봐야겠습니다.

  5. felucca 2019.01.08 08: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생생한 여행기 즐겁게 보고 갑니다.
    여행지의 모습도 즐거웠지만,
    마지막에 하루종일 놀면서 하고싶은 일이 글쓰기가 되셨다니... 정말 놀랍고 부러울뿐이네요.
    피디님 블로그에서 글을 읽다, 책도 찾아보고, 영어책한권 외워보기도 시작했는데,
    요즘 제 마음을 다스리고 정리하기 위해 매일 글쓰기도 해보려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구요.한줄 쓰기가 왜이리 힘든지요.
    언젠가 저도 '제일'까지는 아니어도 재밌는 일 중 하나가 글쓰기가 되는 날이 올까요..^^

  6. 꿈트리숲 2019.01.08 0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웃음과 눈물이 만국 공용어인 것 처럼 아이들에겐
    까꿍이 친해지는데 제일 효과 만점인 것 같아요.
    터키의 아이든 한국 아이든 아이들의 웃음은 언제나
    행복감을 주네요.

    저도 크루즈 여행이 살짝 땡기기는 하지만
    아직은 비행기로, 두발로 찾아 다니고 싶어요.
    먹거리도 현지에서 맛보고 싶고, 타지의
    낯선 환경에 오래도록 저를 맡겨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터키화가 쌀때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데,
    일단은 오늘도 눈요기만 하고 갑니다.~~~^^

  7. 아리아리짱 2019.01.08 0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피디님 저는 아직 영어가 마려워요!
    이 마려움은 운제 해소 될련지...
    하루빨리 글쓰기가 마렵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영어의 바다로 풍덩!

  8. 하하하 2019.01.08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깜짝 놀랐습니다.
    글이 마렵다니. 전 한 번도 경험을 못 해본지라.
    저에게 글쓰기는 숙제 같아요.
    쓰기는 싫지만 잘 쓰고 싶은 욕심만 있어요.
    쓸거리도 없고요.
    김민식 피디님처럼 매일 쓰다보면
    글이 마려운 경험을 하게 될까요?
    그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 영어책 읽기에 푹 빠졌는데
    하루종일 책만 읽고 싶거든요.
    지금은 스탠드업코메디언 트래버 노아의
    《 Born a crime》을 읽고 있어요.
    막 ' Go Hitler!' 부분을 읽었는데 너무 웃겼어요.
    카페인지라 소리 안 내고 웃느라 애먹었어요.
    아직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영어책 읽기인데,
    글쓰기도 좋아할 날이 올지
    괜히 궁금해집니다.
    오늘도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9. 김수정 2019.01.08 1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름만 알았던 터키라는 나라의,
    해변 마을을 걷고,
    해변카페에서 저렴한 클래식 버거를 먹고,
    조식으로 치킨케밥까지 먹은 기분입니다.
    눈호강 입호강 대리만족 제대로 했네요.
    읽기의 좋은 점인 것 같아요.
    터키로도 데려다주고
    치킨케밥도 구경시켜주고
    앉아서 우주 여행도 하고ㅎㅎ
    한정된 시간과 비용으로 즐기기에 가성비 갑입니다~^^

  10. 오또기 쭘마 2019.01.09 0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어렸을 때부터 멀미가 심했어요.
    아무래도 하루에 몇 대 안오는 깡촌에서 커서 그런것 같아요.
    어렸을 땐 버스만 타도 멀미를 했을 정도였거든요.
    배멀미도 걱정되고 걷는 걸 워낙 좋아해서 매일 산에갈정도니
    제가 터키를 간다해도 피디님처럼 뚜벅뚜벅 걸어서 여행할 것 같습니다.

    피디님을 보면서 여행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여행을 가면 쫓기듯이 이곳저곳을 다니기 바뻤는데
    여유롭게 낮잠을 자고 책도 읽고 글까지 쓰시는 모습에
    저도 그런 느긋하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여행을 꿈꿔봅니다.

  11. 헤니짱 2019.01.09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쿠크다스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 역쉬 센스쟁이 김피디님 ㅎㅎ
    오늘 아침 김피디님 덕분에 터키여행 잘하고 일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터키여행 그날을 꿈꾸며~ 오늘 화이팅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용^^

2018 터키 여행 7일차


로마 시대 유적지인 에페수스를 보려고 셀축에 왔는데요. 에페수스만 보고 가기는 아쉬워 근처 작은 도시를 구경하려 합니다. 검색을 통해 고른 곳은 쉬린제와 쿠사다시. 터키의 버스 터미널에 가면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고요. 목적지가 버스 정면에 크게 써있습니다. 버스비는 현금으로 내요. 4리라 800원. (여행을 다녀보면 한국의 후불식 교통 카드와 버스 도착 안내 시스템이 그리워요. ^^)

셀축에서 7킬로, 버스로 20분 걸리는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아기자기한 산 속 마을이에요. 눈에 띄는 이정표가 없어 어디로 가야할지 애매하네요. 이럴 땐 어떻게 할까요?

저는 기념품 가게가 있는 골목길을 따라 걷습니다. 양옆으로 가게가 즐비한 거리를 걷다보면 어디든 통하거든요. 한국도 그렇지않나요? 산에파전 가게가 줄지어 서있는 길을 따라 가면 등산로가 나옵니다. 가게가 많다는 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이동 동선이라는 뜻이거든요. 

산비탈에 층층이 서 있는 테라스 하우스. 

작고 오래된 두 집 위에 연결 공간을 만들어 호텔로 개조한 공간

예전에 일밤에서 <러브하우스>를 연출한 때 어느 디자이너가 그랬어요. 네모 반듯한 평지에 지은 집은 재미가 없다고. 건물을 더 멋있게 만드는 건, 높은 언덕이나 작은 평수나 환경의 제약이라고요.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요? 

겨울에 쓸 땔감을 담 옆에 쌓아뒀어요. 우리도 예전에 광에 연탄을 쌓는 걸로 월동 준비를 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뒷골목을 산책하 화덕에서 벽돌을 굽는 아주머니를 봤어요.

다시 보니, 벽돌이 아니라 빵이네요.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모습이 반가웠어요.  

마을 입구에서 테라스 하우스 배경으로 사진 찍고, 노천 카페에서 잠시 놀다 떠났다면 이런 풍경을 못 보겠지요. 오래된 집에서 장작을 때고, 화덕에 빵을 굽는다는 건, 아직 불편을 감수하며 산다는 겁니다. 보기에 예쁜 오래된 집에서 살려면 그런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빵 굽는 모습이 신기해서 가만히 구경하고 섰더니 '하나줄까?' 하십니다. 손사래치고 웃으며 물러났어요.

근처에서 휴대폰으로 여행기를 메모하는데 아들로 보이는 청년이 카트를 가지고 아주머니가 구운 빵을 가져와 노점에 진열합니다.

물어보니 하나에 6리라, 1200원 하는군요. 하나 샀어요. 꽤 무거운데 한아름 품에 안고 있으니 따듯합니다. 


사람 머리만큼 큰 빵입니다. 아직도 따끈따끈 화덕의 온기를 품고 있어 빵을 품에 안고 앉아 멍하니 빵의 온기를 누립니다. 
'너의 온기를 내게도 나눠주렴.'

빵 맛은 살짝 낯설어요. 단 맛도 짠 맛도 없어요. 올리브나 식초, 혹은 버터랑 먹어야하는데 그냥 맨 빵만 먹으니 맛은 없군요. 마치 된장, 고추장, 아무런 반찬 없이 깡보리밥 먹는 느낌이랄까요?


버스 정류장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마을 청년들이 나무를 하고 있어요.

깊은 산속에 있어 자급자족하는 습관이 길들었나봐요. 자연에서 모든 걸 얻습니다. 땔감도, 식량도. 

깊은 산 속에 어쩌다 이런 예쁜 마을이 생긴 걸까요?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여기에 터전을 처음 꾸린 건 15세기에 자유의 몸이 된 그리스 노예들이었답니다. 그들은 산속에 집을 지으며, 남들이 따라오지 못하게 하려고 마을 이름을 시르킨제 (못생긴 마을)Çirkince (Ugliness)라고 지었대요. 1926년에 이즈미르의 도지사가 이름을 바꿉니다. 쉬린제 (예쁜 마을) Şirince (Pleasantness)라고. 발음은 비슷하지만 뜻은 정반대의 이름.

해방 노예들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 속에 숨어 만든 마을 쉬린제. 선조들이 고생해서 마을의 터를 닦은 덕을 후손들이 보네요. 도지사의 탁월한 작명도 한몫했고요. 대만의 지우펀이 생각나는 마을이에요.

내가 있는 곳은 낙원일까요, 지옥일까요? 이름짓기에 따라 가지 않을까요?

다음엔 쿠사다시 여행기로 찾아올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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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행맘 2019.01.03 06: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터키 이야기 잘 들었어요^^ 유명한 관광지에서 끝날 수 있는데 그렇게 버스를 타고 가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되네요^^ 낯선 곳으로 갈 수 있는 용기^^ 대신 느끼고 갑니다^^

  2. 섭섭이짱 2019.01.03 0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르하바 (안녕하세요)

    아담하고 조용한 마을 같네요.
    피디님 아니었으면 몰랐을 마을이네요.
    검색해보니 와인이나 올리브로도
    유명한 마을인거 같네요.

    빵은 정말 크네요.
    왠지 제가 사진 찍으면 작을듯 하지만 ㅋㅋ
    쉬린제 기억해둬야겠어요
    여행기 잘 보고 갑니다.

    테쉐쿠르 에데림(감사합니다)

  3. 김수정 2019.01.03 0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박하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쁜 마을 이네요^^
    보통 자유여행을 가더라도 유명 관광지 위주로 둘러보고 오는데, 저렇게 깊숙하고 조용한 곳으로의 이동은 용기가 없다면 쉬이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벽돌처럼 생긴 빵 맛이 어떤지, 우리 나라에선 볼 수 없는 빵모양이라 정말 궁금합니다ㅎㅁ

  4. 아리아리짱 2019.01.03 0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오늘 또 에너지 얻어 즐거운 하루 되려고 합니다.
    터키여행 버킷리스트 이루는
    소망 간절해집니다.^^

  5. 보리보리 2019.01.03 0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풍물패와 관광버스에 실려 음주가무하며 다니다보니 깊은산속인줄도 몰랐네요ㅋ 우왕~ 버스에 뒷골목...제대로 된 여행이네요. 아마 빵이 주식이라 우리밥처럼 밋밋할듯요

  6. 꿈트리숲 2019.01.03 0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글을 읽으니 미국 할머니 화가 '모지스 할머니'가
    생각나요. 할머니는 1800년대를 살았기에 똑같진 않지만
    빵을 굽고 나무 장작하는 게 비슷하네요.
    지금 눈으로 보면 더 불편하게 사는 모습이 오히려
    더 행복해 보이기도 합니다.

    산비탈에 층층이 있는 집들 풍경이 동화 속 그림같네요.
    이름 모를 장소를 찾아가는 용기가 쉬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피디님 여행기를 참고해서 저도 다음 여행때는 유명하지 않은
    그 나라의 일상으로 한번 들어가보고 싶어요.

    빵 맛이 궁금합니다. 단짠이 없는 맛은 어떤 맛일까...?

    저 예전에 터키어 몇마디 외워둔거 써먹을랬더니
    섭섭이짱님이 먼저 쓰셨네요.ㅎㅎ
    그래도 써먹어야 더 오래기억하겠죠.^^
    이이 귄레르~~(좋은 하루 보내세요^^)

  7. 카이리 2019.01.03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못생긴 마을에서 예쁜마을로~
    아는 만큼 보인다고 설명을 듣고 나니 그리스 노예들의 정착기가 살짝이나마 머리속으로 그려지네요
    아파트 없는 정겨운 마을이 요즘은 참 그립습니다 ㅎ 너무 이쁜곳!!

    그리고 15년전 러브하우스 촬영 카메라팀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신기하네요 ㅎ

  8. 따스한햇살이 따스해 2019.01.03 11: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덕분에 여행잘 했어요~다음편도 기다릴께요~^^몸 잘 챙기세요~

  9. 2019.01.03 1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사진들이 살아있습니다
    층층이 서있는 테라스 하우스는
    제 핸드폰 바탕화면으로 저장했습니다
    화덕에 도자기 굽듯 구운 벽돌 같이 생긴 빵도 탐스럽게 보여요
    제가 생각하던 터키의 이미지보다 실제가 더 아름답네요

  10. 오또기 쭘마 2019.01.03 1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축물과 사람들의 모습은 다르지만 삶의 모습은 저에게 익숙하네요.
    전형적인 전라북도 농촌 마을에서 농부의 딸로 자라
    초등학교때까지 아궁이에 지푸라기나 쌀겨로 불을 지펴서
    밥을 지어 먹었었죠.
    저희 동네는 논농사를 주로 짓는 평야지대라서
    나무가 귀해 나무로는 땔감을 할 수 없었거든요.

    시골이 좋아 서울에서 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할 때
    양평에서도 산으로 둘러싸인 지금 집으로 이사를 왔어요.
    겨울이면 유독 추운데 벽난로가 큰 도움이 되요.
    이곳은 아직은 많은 집들이 벽난로나 화목보일러를 이용하다보니
    겨울이면 집집마다 장작 쌓여 있는 모습을 볼수 있어요.
    저렇게 큰 빵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직접 농사 지은 고구마를
    벽난로에 구어 먹는 재미로 혹독한 겨울을 버티죠.

    비록 맛은 없어도 소박하고도 정겹게 보이는 이곳의 마을에 가서 뭉툭한 빵을 맛보고 싶네요

  11. 이채원 2019.01.05 0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저는 요즘 수능끝나고 친구들과 그리고 가족들과 한참 여행다니기 바쁜데 터키 여행도 꼭 가보고 싶네요!!!

2018 터키 여행기 6일차

셀축 호텔에서 일어나 걸어서 에페수스 유적까지 갑니다. 터미널에 가면 버스도 있지만, 버스를 타면 중간에 있는 아르테미스 신전을 못 보거든요.  

규모가 200 x 425미터인데요. 높이 20미터 기둥 127개 중 하나만 남았어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였다는데, 지금은 황량한 폐허의 흔적만 남았어요. 이곳은 로마 시대, 이 지역의 수도로서 해상 무역의 중심지였어요. 배를 타고 장사하는 무역상들은 상선의 안전을 여신에게 빌었겠지요. 

이곳에 최초로 신전이 건설된 건 BC 625년의 일이랍니다.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바친 BC 6세기 동전이 이곳에서 발견되기도 했구요.


아르테미스 신전에서 도보 20분 거리에 에페수스가 있습니다. 한때 로마 시대, 지역 경제의 중심지였던 도시입니다. 놀라운 건 그 규모입니다.


24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극장입니다. 무대 위에 까만 점이 사람입니다. 당시 인구 규모를 생각하면 어마어마하게 큰 극장이지요. 로마 시대의 문화를 엿보게 해주는 장소입니다.

관중석입니다. 로마의 콜롯세움을 봐도 그렇고, 당시에 사람들은 함께 모여 무언가를 보며 놀았나봐요.

마을이나 도시 단위로 즐기던 문화를 바꾼 것은 TV의 등장이지요. TV는 문화를 가족 단위의 여흥으로 쪼갰고요. 스티브 잡스가 만든 모바일 폰은 여흥의 주체를 다시 개인으로 나눴습니다.


에페수스 유적을 대표하는 건축물은 셀수스 도서관입니다. 서기 2세기에 지은 도서관인데요. 서기 260년의 화재로 도서관은 파괴되었으나 건물 정면은 손상되지 않은 덕에 이렇게 원형 그대로 남았어요. 높이 16미터, 넓이 21미터의 석조 건축물입니다. 

2000년 전에도 사람들은 공연을 올리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어요. 공연 감상과 독서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취미인가 봐요. ^^

당대에는 얼마나 화려한 도시였을까요?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


아고라 장터입니다. 문화와 상업이 융성했던 이곳은 유명한 대리석 산지기도 했어요. 나중에 이스탄불에 갔을 때, 박물관에서 에페수스 산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상을 많이 봤어요. 

하드리안 신전이에요. 2세기에 지어진 하드리아누스 황제를 기리는 건축물이지요. 하드리아누스는 로마의 식민지였던 스페인 출신의 황제랍니다. 외국인을 황제로 받들었다는 점에서 로마제국의 강점이 드러나지요.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질 때 위대한 제국이 탄생하거든요. 기업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고, 경쟁력은 다양성의 포용이라고 믿습니다.


오데온이라 하여 의회 모임이 주최되던 장소입니다. 귀족과 평민 출신의 집정관이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암투를 벌이는 로마 시대의 정치 이야기는 소설로도 많이 나와있지요. <로마인 이야기>를 즐겨 읽는 분은 이곳에 오면 좋을 것 같아요. 로마 시대 생활상이 눈 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에페수스를 보고 나면 로마 이야기가 더 재미있을 것이고요.

론리 플래닛을 보니 에페수스에 갈 때는, 숙소에 있는 가이드북을 빌려 가라고 하더군요. 호텔 리셉션 데스크 옆에 에페수스 가이드북이 각 나라 언어별로 다 있고, 그중 한국어판도 있기에 반가웠어요.

호텔에 있는 가이드북이에요. 낡았지만, 도움이 됩니다. 에페수스 올 때 빌려서 가져와서 현지에서 사진과 설명을 함께 보면 굳이 가이드를 돈주고 고용할 필요는 없더라는... 모든 걸 책으로 공부하는 여행자...^^


책을 보며 건물에 얽힌 온갖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습니다. 번역한 사람이 텍스트만 작업했는지 사진 레이아웃과 맞지않아 혼동되는 수가 있어요. 전체 지도와 현재 위치, 설명을 중복확인하는 번거로움이 있지요. 역시 출판에는 편집자가 중요하다는... 그냥 보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요. 역시 문화유산은 역사를 알고 봐야 더 재미있군요.



중국인 단체 여행객을 이끌며, 유창한 중국어로 설명하는 터키인 가이드를 만났어요. 시장 변화에 무척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인가봐요. 지난 10년 사이, 해외 여행자 중 가장 빠르게 느는 게 중국 여행자입니다. 당분간 관광산업의 가장 큰 수요는 중국일 것 같습니다. 중국어를 하는 터키 가이드라면, 당분간 수입도 많이 올릴 수 있겠지요. 새로운 언어를 빨리 익히는 것은 확실히 일하는데 있어 경쟁력이 됩니다. 

서양인들은 자신들의 문명의 기원을 그리스 로마 시대에서 찾는데요. 에페수스는 헬레니즘과 로마 유적을 동시에 간직한 곳입니다. 역사나 문화유산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강추!

혼자 여행하신다면, 가급적 이른 아침에 찾으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낮이 되면 덥구요. 해를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요. 유적 보호 차원에서 편의 시설을 따로 짓지는 않거든요. 인근 도시에서 아이들이 단체로 체험학습 옵니다. 11시가 넘으면 꽤 붐비더군요. 일찍 가서 고느적한 로마 시대의 유적을 느긋하게 보는 편을 권합니다.

지난 10월에 다녀온 여행기를 12월에 쓰고 있어요. 여행 다녀온 직후에 글을 쓰기보다, 시간이 지난 후, 천천히 다시 돌아보는 걸 좋아합니다. 제 인생의 경험을 시간의 체로 걸러봅니다. 그럼 남는 것과 잊혀지는 것 사이, 자연스런 구분이 생깁니다. 

폐허가 된 제국의 유적을 보며,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고민해봅니다. 내 인생에서 무엇이 남을까요? 올 한 해, 내가 한 일 중 무엇이 남을까요? 

하루의 일과 중 가장 남기고 싶은 일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매년 수백편의 글이 쌓이고 그 중 가장 남기고 싶은 글을 모아 책을 내지요. 매년 한 권씩 책을 써서, 평생 수십권의 책을 낸다면 그 중 시간을 견디는 책도 나올까요?

알 수 없습니다. 그건 다른 이들의 평가에 달린 일이니까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꾸준히 하루하루 쓰는 일입니다

몇십년을 버티지 못하고 불에 탄 대도서관, 몇 백년을 견디지 못하고 폐허가 된 도시를 생각합니다. 무엇이 남을 지 알 수 없기에, 일단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려고 합니다. 운명은 시간에게 맡기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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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트리숲 2018.12.27 07: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의 세례를 받은 유산들 앞에서 다가올 시간의 세례를
    받을 나의 작품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쓰지 않았으면 올 한해가 어떻게 기억될지, 어쩌면 기억
    저편에서 먼지와 함께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에요. 피디님
    책 덕분에 저도 뭔가를 끄적여 남겨놨더니 한해를
    뜻깊게 보냈다 자부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기억에
    남는 시간이 더 많아진 듯 합니다.

    피디님이 최선을 다한 하루 결과물, 저는 재밌게 읽고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평가, 하트 꾸욱 누르고 갑니다.~~^^

  2. 섭섭이짱 2018.12.27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에페수스 유적지 잘 봤습니다.
    세가지 여행 팁 기억하겠습니다.

    1. 버스보다는 걸어서 유적지 가기
    2. 아침 일찍 관광하기
    3. 호텔에 에페수스 가이드북 챙겨가기

    오늘 엄청 춥네요. 감기 안 걸리게 건강조심 하세요.

  3. 잘될겁니다ㅎ 2018.12.27 1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방갑습니다
    요즘 갱년기가 왔는지 몸도 좀 아팠고 지쳐 있었는데 우연히 세바시에서 pd님 만나서 많이 웃었습니다. 잼나서 ㅎ 요즘 제가 좋아하는 남자라고 주위에 홍보하고 있어요
    오늘은 터키 여행에다 저도 무엇을 남길지를 생각해 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4. 상큼한딸기 2018.12.27 23: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감사합니당!제 블로그도 한번 방문해주세요!!

  5. 농업사랑 2018.12.29 0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 여행기는 저의 옛 추억을 소환하네요. 기억이 생생합니다.
    올 한해 작가님 덕분에 1일 1글쓰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삶이 풍성해지고 행복합니다.
    남은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도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6. 보리보리 2018.12.29 2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페소 도서관 앞에서 넋을 잃고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피디님 사진 보니 사람이 살았던 향이 느껴져요. 대극장에서 초5 딸이 단소 불었어요. 다른 분은 창 하시고요.

2018 터키 여행 5일차

갑작스레 여행을 떠나게 되면 저는 책을 꺼내듭니다. (맞아요. 살면서 모든 고민의 답을, 책에서 찾는 게 습관입니다.)

론리 플래닛에 나온 가이드북 중에 <World - 세계>가 있어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221개국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가 담긴 책이에요. 세계일주를 꿈꾸는 여행자를 위한 궁극의 책이지요. 이 책에서 터키 편을 찾습니다.

나라별로 추천 여행지 10곳을 소개하는데요. 터키편을 찾아봤어요. 1위가 카파도키아, 2위가 이스탄불, 3위가 에페수스네요.

에페수스 : 터키의 유적지 중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나와있는데, 부끄럽게도 저는 에페수스라는 이름조차 처음 들어봐요. 책의 효용이 여기에 있지요. 내가 모르는 것을 가르쳐주거든요. 아마 책이 아니었다면,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만 갔을 거예요. 

여행을 갈 때 그나라 여행지 탑 텐을 다 보려고 하지는 않아요. 세 개를 보는 게 목표입니다. 열흘 여행이면, 3개 도시를 도는 게 저에겐 맞더라고요. 도시 하나 당 2,3일, 도시간 이동에 각각 하루 씩. 그래서 오늘은 에페수스를 가려고 합니다.


아침 6시 반, 공항으로 가는 픽업 차량을 기다립니다. 같은 숙소에서 머무는 네덜란드 할아버지 둘을 만났어요. 커다란 셰퍼드 개랑 앵무새를 데리고 여행 다니고 있어요.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붙잡고 묻는군요.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 것 같냐고. 지구상에 남아있는 마지막 냉전 지역에 살다보니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이럴 때 저는 보통 씩 웃습니다.

"Peace is cheaper than war." 

터키 내 이동으로는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합니다.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에페수스, 각 도시간의 이동이 버스나 기차로 12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이럴 때 저는 그냥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합니다. 비행기로는 한 두 시간이면 되니까요. 카파도키아가 있는 카이세리 공항에서, 셀죽 근교 대도시 이즈미르까지 비행기를 타고 갑니다. 

에어비앤비로 셀죽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어요. 셀죽이 에페수스가 있는 도시거든요. 공항에 내려 셀죽까지 버스나 기차로 이동해야 하는데, 물어봐도 영어를 아는 이가 없네요. 괴레메는 관광지라 어디를 가든 영어가 통했는데, 이즈미르는 지하철까지 있는 대도시라 공항에서 만난 대부분이 터키 현지인이에요. 영어를 하는 이가 의외로 적어요. 

이미지 파일로 저장해둔 에어비앤비의 지도를 보니 숙소 근처에 Seljuk belediyesi라는 건물이 있어요. Seljuk은 제가 가려는 도시 이름이에요. 건물에 도시명이 들어가는 건 우체국이나 시청 등 관공서지요. 론리플래닛 책자의 지도를 펼쳐봅니다. 영문판이라 지도에 영어로 표기되어 있는데, 셀죽 town hall 에 belediyesi 라고 적혀있어요. 즉 '벨레디예시'가 터키어로 시청인 거죠. 두 장소를 겹치면 셀죽 지도에서 숙소 위치가 나옵니다. 다섯 블록이군요. 캐리어를 끌고 이동할 만합니다.

여행을 다니는 건 꼭 방탈출 게임 같아요. 공항을 탈출해 다른 도시에 있는 호텔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낯선 표지판과 낯선 기호를 단서삼아 추리를 합니다.

전 이런 놀이가 재미있어요. 공항에서 숙소까지 기차 타고 가는데 요금이 6리라 1200원입니다. 호텔 픽업은 50유로를 불렀거든요. 머리 좀 쓰고, 발품 팔아서 6만5천원을 아꼈네요. 이럴 땐 놀면서 돈 버는 기분이에요.

기차를 타고 가는데 터키인들의 친절에 절로 미소가 나왔어요. 풍경을 보려고 미리 일어나서 통로에 나왔는데 마침 기차가 섭니다. 승객들이 다들 여기는 정차장이 아니라고 손을 흔들어요. 아이란이라는 터키식 요구르트 팔던 직원까지 달려나옵니다. 셀주크는 조금 더 가야 한다고.

생각해보니, 이슬람을 국교로 삼는 나라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다들 온순하고 친절합니다. 그럼 IS 테러리스트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유럽에서 일어난 테러는 대부분 외로운 늑대, 말그대로 외로운 자생적 테러리스트라고 합니다.


종교가 폭력적인게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환경이 폭력적인 거죠. 독일이나 영국 등 이민자 가정에서 은근한 차별속에 자랍니다. 이민자 가정이라 기득권이 없고 대대로 물려받은 부동산 등의 자산이 없어요. 부모 세대는 고향에서 겪은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 만족하고 삽니다. 하지만 자식 세대는 태어나서 본거라곤 험한 일을 하고도 가난한 부모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상대적 빈곤에 시달리는 자신의 운명입니다. '이번 생은 망했어.' 라고 생각하는데 누군가 접근하는 거죠. 현세의 괴로움을 끝내고 순교를 통해 내세에서 천국을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단다. 

테러리스트를 만드는 건,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가르침이 아니라 서구 자본주의의 빈부격차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터키 여행은, 이슬람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을 깨는 기회였어요. 어쩜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우리가 접해보지 못한 것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녁은 간만에 밥을 먹고 싶어 아시안 요리점에 왔어요. 가장 만만한 닭고기 볶음밥을 시킵니다. 20리라 (4천원).

밥을 먹는데 고양이가 어슬렁거려요. 치킨 라이스 시킨줄 아나?

참을성을 가지고 계속 지켜봅니다.

음... 마음 약해지네...


또 이렇게 하루가 갑니다. 

에페수스 여행기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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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행맘 2018.12.24 07: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여행맘입니다^^ 오늘도 터키이야기 잘 봤어요^^ 론리플래닛 더월드라는 책이 있었네요~~~^^ 저희도 몰랐는데~ 방탈출게임^^ 여행하다 가장 힘든게 공항에서 숙소 찾아가기 였어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니 남편도 저도 예민하지는 시간 ㅎㅎㅎ 다음에는 방탈출 안하고 무조건 택시 타고 다니고 싶대요^^ ㅎㅎ

  2. 꿈트리숲 2018.12.24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여행 출발전 책으로 공부하고 숙소까지
    얼마나 잘 찾아가는지, 여행지들 찾아가는 방법
    척척 내놓을 때 그 희열을 즐겨요. 가족들이 저를
    우러러 보는 느낌이 살짝 듭니다.ㅎㅎ

    터키 여행 사진 곳곳에 동물들이 많이 나오네요.
    동물을 무서워하는 저로서는 터키 여행이 좀 겁나요.ㅠㅠ
    카파도키아 열기구를 포기할 수는 없는데,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저를 단련하는 수 밖에요.^^

    오늘 글 보고 이슬람에 대해 달리 생각해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3. 섭섭이짱 2018.12.24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도 이슬람 국가는 아직 가본적이 없다보니
    이슬람 국가에 대한 편견이 있는데...
    터키가 그 편견을 깨줄거 같네요.
    요즘은 인터넷에 여행 다녀온 후기나
    자료가 많아서 <론리플래닛>을 볼 생각을
    안했는데 가끔 책도 같이 봐야겠네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해피 크리스마스

  4. 짹짹이 2018.12.24 1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기, 독서일기 다 너무 재밌어요 😆
    피디님 여행책은 언제 나오나요?
    벌써 기다려집니다

  5. 상큼한딸기 2018.12.24 1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보았어요! 제 블로그도 한번 방문해주세요!!!

  6. 예스투데이 2018.12.25 1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함께 여행길에 오른 것 같은 글이네요. 이민자 2세가 겪게되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이 갑니다 ^^

  7. midnightradio 2018.12.26 1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크리스마스 뉴스공장 듣고 바로 블로그 찾아왔어요.^^ 세상에나 반가운 터키 여행기가 올라오고 있다니!! 10년전에 자유여행으로 갔었는데.. 셀죽, 이즈미르... 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지명들이 툭툭 튀어나와 너무 반갑습니다.ㅎㅎ 많고 많은 글들도 천천히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 터키 여행 4일차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Sunset Lover's Hill'을 오릅니다. 6시 20분에 언덕을 올라 보니 계곡 아래쪽에서 부지런히 열기구를 덥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납작한 3층 건물 높이의 풍선에 조금씩 더운 바람을 불어넣어 부풀리는데요. 가스로 불을 붙일 때마다 풍선이 환하게 빛나는 모습이 신기해요.

인내를 요하는 작업이더군요. 승객이 오기 전에 미리 와서 바람을 불어넣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5인 1조로 일하는데요. 열기구를 조종하는 사람이 있고요, 트럭을 운전하는 사람이 있고요, 일꾼이 셋 있습니다. 착륙할 때, 열기구 조종사와 트럭 조종사가 서로 호흡을 잘 맞춰야하고, 내려오는 기구를 붙들어 트럭 캐리어 위에 단번에 올려야합니다. 열기구가 워낙 크고 무거워서 캐리어에 올리는 건 힘들어요. 처음부터 캐리어 위에 착륙하는 게 기술입니다.

수많은 풍선이 하늘에 떠올랐어요. 열기구 여행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인간은 참 얼마나 대단한가...

처음 시도한 이는 두렵지 않았을까요? 풍선에 바람이 새면 어떡하지? 바람에 날려 어딘가로 가서 부딪히면 어떡하지? 줄이 끊어지면 어떡하지?

 

죽을 듯이 무서웠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낸 사람이 몇 있었겠지요.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겠다고 했던 이들이. 분명 미친 짓이라고 흉 본 이도 있을 거고요. 기술이 미진했던 초기에는 실제로 죽은 이도 있을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는 해냅니다.

지하도시도 그렇고, 열기구도 그렇고, 인간의 집념은 참 위대합니다.

두려움없이 하늘을 나는 여행자들의 선택이, 카파도키아를 열기구 여행의 명소로 만들었어요.


예전에 전쟁이 과학기술의 발달을 이끌었어요. 
평화의 시대, 유희를 즐기는 인간의 즐거움이 기술발달을 가져올 것입니다.


지상에서 트럭 운전사가 풍선을 보고 쫓아갑니다. 착륙 직전에 차를 가져다놔야 캐리어에 바로 실을 수 있으니까요. 한참 쫓아갔는데 엉뚱한 기구라면 낭패겠지요. 결국 서로 차별성을 가진, 다양한 개성을 지닌 디자인과 색상이 선호되는 이유입니다. 편의성이 디자인의 다양화를 불러왔어요.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의 풍선이 하늘을 수놓는 이유입니다.


숙소에서 매일 아침 5분을 걸어 올라가면 열기구가 뜨는 모습을 언덕 위에서 볼 수 있어요. 가격은 2인실 1박에 3만 5천원. 이렇게 싸고 좋은 숙소를 찾은 건 에어비앤비의 리뷰 덕분이지요.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남긴 리뷰를 봤는데요. 하나같이 이 숙소의 위치가 좋다고 하더군요. 

2011년에 네팔 포카라를 여행할 때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쫓겨난 적이 있어요. 트레킹 상품을 권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터무니없이 비싸더라고요. 다른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니, 바로 짐싸서 나가라고 하더군요. 

쫓겨나서 더 싸고 더 좋은 숙소를 찾았지만 불쾌한 기억이지요. 요즘은 이런 일이 줄었어요. 그렇게 했다가는 트립어드바이저나 에어비앤비에서 평판이 나빠지거든요. 여행자들을 향한 갑질이 줄었지요. 기술의 진보 덕에 여행의 즐거움이 날로 늘고 있어요.

열기구 조종은 높낮이만 컨트롤할 수 있어요. 방향은 바람에 맡겨야 해요. 끈기와 참을성이 필요합니다. 가고싶은 곳을 가는게 아니라 바람이 이끄는 대로 가니까요.


어쩌면 이것이 인생이 아닐까요? 우리는 단지 성실하게 노력할 뿐이지요. 인생의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어요. 빠르게 오르고 싶은 욕심에 급하게 불을 지피면 안됩니다. 채 펴지지 않은 풍선에 구멍이 날 수 있고, 열에 녹은 풍선은 사고의 위험이 있어요. 서서히 부풀어오르기를 오래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오늘은 날이 흐려 일출을 못 봐요. 해가 땅에 길게 그리는 '요정의 굴뚝' Fairy's chimney의 그림자도 못 봅니다. 게다가 바람이 세어 뜨자마자 괴레메 마을 위로 날아간 풍선도 많아요. 레드밸리 위로 간 풍선이 몇 없더군요. 사흘 연속 열기구 여행을 지켜 보니 뜻대로 되는 게 아닌 걸 알겠어요. 어쩌겠어요. 주는 대로 받아서 즐기는 게 인생인 걸.

아침 먹고 레드 투어 갑니다.

맨 처음 들른 곳은 우치사라는 바위성입니다. 1600년 전 로마 제국 시절에 만든 요새랍니다.

암석에 구멍을 뚫어 집으로도 쓰고, 교회로도 쓰고, 성으로도 씁니다. 


볼수록 신기한 카파도키아의 마을.

이제 다시 차를 타고 괴레메 오픈 에어 뮤지엄으로 갑니다. 

다양한 암석 건축물이 자리한 곳을 공원으로 꾸며뒀어요. 입장료를 받는 유료 시설인데요. 볼만합니다. 한국에서 순례여행 오신 팀도 있어요. 이곳에 기독교 유적이 많거든요.

바위에 구멍을 뚫어 예배당을 지었어요. 안에는 성화도 있습니다.

어두운 동굴안에 이런 성화를 그려뒀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터키의 국민 98퍼센트가 이슬람입니다. 그럼에도 카파도키아에는 기독교 유적이 많아요. 동로마 제국의 수도였으니까요. 이 땅을 지키던 콘스탄티노플의 후예, 즉 그리스 정교도들 대다수는 1923에 맺어진 로잔 조약의 결과, 그리스로 이주했어요. 이슬람 국가지만 그리스 정교도의 유적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터키인들의 종교적 관용은 이제 관광수입으로 돌아옵니다. 소피아 성당처럼요. 

다음에 들른 곳은 상상 계곡. 이매지네이션 밸리라고 합니다. 상상을 자극하는 온갖 형상의 바위가 있는 곳이에요.

여왕 바위입니다. 왕관을 쓴 여왕님의 뒷 모습 같지요?

3일간 카파도키아 여행 상품에만 돈을 꽤 썼어요. 열기구 여행, 은근히 비쌉니다. 150유로에요. 20만원 가까운 돈이지요. 1시간 타고 나는데 20만원이니 꽤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숙소에 커미션을 많이 주기 때문에 그래요. 열기구 운행사를 직접 찾아갔어요. 커미션 없이 좀 싸게 네고할 수 있을까 해서..... 알짤 없더군요. 말로는 내년까지 다 예약이 차서 안 된다고 하는데요, 가격 담합을 철저히 하고 있더군요.  고민해봤어요. 내가 20대 배낭족으로 이곳에 왔다면 어떻게 했을까? 

열기구를 타는 대신 선셋 연인의 언덕에 해뜰 무렵 산책을 할 것 같아요. 35유로, 30유로 하는 그린 투어나 레드 투어 (5만원 상당) 대신 혼자 걸어서 괴레메 오픈 에어 뮤지엄에 갈 것 같아요. 가이드 설명 대신 위키 백과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설명을 듣고요. 그러다 한국 관광객을 만나면 은근슬쩍 따라 붙지요. 근처에서 서성이며 귀동냥으로 한국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거죠. 저녁은 식당 대신 길에서 8리라 (1600원)하는 도너 케밥을 사서 숙소에 와서 먹을 것 같아요.

카파도키아까지 가서 열기구를 안 타면 서운하지 않냐고요? 20대의 여행은 그래도 되어요. 나중에 또 갈 수 있으니까요. 언덕에 올라서도 볼 건 다 볼 수 있어요. 

이제 로마 시대의 유적지 에페스를 찾아 떠납니다. 다음 여행기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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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농업사랑 2018.12.20 07: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년전 카파도키아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네요.

    다시 가 보고 싶네요. 이국적인 풍경이랑 극한 상황에서도 종교적 신념을 지킨 사람들.

    좋은 여행 되시기 바래요

  2. 섭섭이짱 2018.12.20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레드투어 잘 봤습니다.
    저도 기독교 순례여행중 터키도 간다고 들었는데
    이제 알겠네요. 카피도키아가 그 중 한 곳이라는걸.

    그러고보니 카피도키아 3대 투어
    쉽게 외우는 방법이 생각났어요.

    Q) 카피도피아 가면 해야 할 투어는...
    A) 삐~~~~ R.G.B 투어...

    Red, Green, Balloon 의 앞자만 따니
    R.G.B 가 되네요. ㅋㅋㅋ
    다음에 터키 여행가면 3대 투어 꼭 가볼께요.
    놓치지 않을꺼에요..R.G.B 투어

    에페스는 어떤 모습일지
    다음 여행기도 기다려지네요.

  3. 꿈트리숲 2018.12.20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기구 덥히는 모습이 마치 전구에 불이
    하나 둘씩 켜지는 것 같네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숙소를 잘 잡은 덕에 멋진 풍경을 공짜로 즐기셨어요.
    발품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손품을 더 많이 팔아야
    좋은 여행이 되는 것 같아요.

    몇백년 전의 사람과 지금 우리의 상상이 비슷한걸까요?
    그 사람들도 정말 왕관을 쓴 여왕을 상상하며 바위를
    깎았나 모르겠어요. 보면 볼수록 신기합니다.
    로마 유적지도 기대만땅입니다.~~^^

  4. 황준연 2018.12.20 11: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의 집념을? 배워기네요 ㅎㅎ

    사진과 글을 보며 함께 여행을 떠난듯합니다 ^^ 감사합니다

  5. 즐거운 우리집 2018.12.20 1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날씨는 괜찮은데 미세먼지가 안좋다고 하네요.
    마스크 챙기시고 건강도 챙기세요~^^

  6. 상큼한딸기 2018.12.21 0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보았어요!! 한번 제블로그도 방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7. 다시 2018.12.27 2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케이브 호텔 정확한 이름이 뭔가요?
    원래 블로그는 모르다가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 읽고 궁금하다가
    [매일 아침 써 봤니?] 책에서 블로그 주소 알아서 찾아왔습니다.
    마침 2109년 1월에 조지아에 갔다가 터키를 여행할 예정이라 반가운 마음에 읽었습니다.
    글 계속 기다립니다.

2018 터키 여행 3일차

새벽에 일출을 보러 뒷산에 올랐다가 해뜨는 것보다 더 멋진 장관을 보게 되었어요. 150개의 풍선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입니다.

풍선을 타고 보는 것과, 언덕 위에서 풍선을 보는 건 또 다른 느낌입니다.

언덕에 선 사람들과 열기구를 탄 사람들이 서로 인사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요.

바람을 잘 타면, 레드밸리 위로 날아갑니다. 괴레메 마을 위로 날아간 풍선은 대략 망한 거죠. 볼게 지붕밖에 없거든요.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보고 조종을 잘 해야 하는데, 결국 운입니다. 어떤 조종사를 만나는지, 어떤 바람을 만나는지... 인생이 좀 그렇죠... 

언덕에는 동네 개들이 올라와서 여행자들 사이를 뛰어 놉니다. 고양이도 그렇고 개도 그렇고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아요. 

어느덧 해가 떠오르는데, 일출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다들 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풍선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찬란한 태양도 여기서는 조연이라 서운하겠네요. 동해바다에서는 일출이 짱먹는데 말이죠.  

카파도키아 여행 상품에는 3가지가 있습니다. 풍선 비행, 그린 투어, 레드 투어. 3종 셋트를 하루에 하나씩 해봅니다. 오늘은 그린 투어가는 날입니다.

첫번째 행선지는 비둘기 계곡입니다. 카파도키아 사람들은 예로부터 비둘기를 많이 기르며 비둘기 똥을 다양한 용도로 썼대요. 농업용 비료로 사용하기도 하고요, 비둘기 알은 그림을 그릴 때 염료로 쓰기도 했다는군요. 



그린 투어의 핵심 관광 코스는 바로 지하도시입니다. 화산재가 굳어져 만들어진 부드러운 지반을 파내어 땅굴을 뚫었어요. 

지하 8층 깊이까지 뚫었는데요. 가장 처음 만들어진 동굴의 지하 1층 구역은 약 4000년 전에 만들어졌답니다. 1600년전까지 5000명이 한꺼번에 거주하던 지하도시인데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가 60년전에 우연히 발견되었답니다. 공놀이하다가 누가 땅에 푹 발이 빠진 거죠. 그렇게 발견된 동굴이 알고보니 지하의 거대 도시였다는...



동굴을 파고 산 이유가 뭘까요? 첫째, 난방입니다. 겨울에는 영하 5도까지 내려가는데, 지하는 영상 15도를 항상 유지한답니다. 두번째는 침략자를 피하는 은신처였어요. 이슬람과 유럽 세력이 자주 충돌하던 지역이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기독교 박해를 피해 지하로 내려간 초기 기독교 신자들이 로마의 카타콤처럼 지하 도시를 만들었다는 군요.

위의 사진은 지하 7층에 있는 교회당인데요. 십자가 모양의 1500년 된 지하 교회입니다.


55미터 지하에 35미터 깊이의 우물을 파기도 했어요. 이곳엔 화장실이 없어 옛날엔 항아리를 사용했다는 군요. 우리가 어린 시절 요강을 썼듯이... 아, 요강을 한번도 안 써본 분들도 있겠군요. ^^ 어렸을 때 할아버지 요강 비우는 게 제일 하기 싫은 심부름이었는데 말이지요. ^^

이랄라 계곡의 수도원으로 향합니다. 3세기, 4세기 시절에 바위에 굴을 뚫어 만든 수도원입니다.

원래 가톨릭 수도원이었다가, 오토만 제국 시절에는 군사 시설로 쓰이는 요새가 됩니다. 셀축 시대가 되어서는 무역상들의 숙소로 이용되기도 했어요. 


낙타의 하루 이동거리가 40킬로래요. 40킬로마다 숙소가 만들어지는데, 그 이름이 카라반세리입니다. 실크로드 교역이 사라진 후, 최근까지는 노숙자들의 거처로 쓰이기도 했다는군요. 보통 새로운 점령자가 나타나면 불지르거나 무너뜨리는데, 바위산에 지어진 동굴인지라 수천년의 세월을 견뎠군요. 


바위를 무슨 진흙 다루듯 합니다. 


"여보, 주방에 수납공간이 더 필요해요." 
"알았어."

하고는 벽을 파서 자리를 만듭니다.

"아빠, 나 동생들 때문에 방이 좁아요."
"알았어."
하고는 벽을 파면 집이 더 커집니다. 

"아빠, 동생들 때문에 공부가 안 되요."

"알았어."

하고는 바닥을 뚫어 아래에 방을 하나 더 만들지요. 

아버지의 노동으로 대대손손 자손들의 삶이 편안합니다. 카파도키아의 동굴집은 수백년을 가니까요. 

바위 속에 지은 수도원의 교회당. 천정에 그을린 자욱은 100년 전, 이곳에 살던 노숙자들이 불을 피워서 생긴 거래요. 불과 백년 전에는 이곳이 훗날 터키의 귀중한 관광자원이 될 지 몰랐겠지요. 화산이 만든 독특한 지형지물을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날아올 줄은...

계곡에, 지하도시에, 바위를 뚫어 만든 수도원을 보는 그린 투어. 

오전 9시 반에 출발해서 저녁 6시까지 진행됩니다. 차로 커버하는 거리만 200킬로예요. 이동하는 와중에도 가이드가 카파도키아의 지형을 설명하고, 이 땅의 역사를 소개합니다.

가이드가 쓰는 영어는 어렵지 않습니다. 본인에게도 영어는 외국어니까요. 전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이 함께 즐기는 투어니까요. 투어비용은 점심과 호텔 픽업까지 포함해서 35유로입니다. 꽤 알찬 코스라 하루 즐겁게 보낼 수 있어요~ 다음엔 레드 투어를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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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트리숲 2018.12.17 06: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하면 카파도키아 열기구와 케밥만 알았는데
    신기한 유적이 많군요.
    그나마 아이네이스를 읽으며 트로이 유적에 대한
    관심이 생겨 터키를 좀 더 알게됐다 뿐이지, 피디님
    소개 없었으면 모르고 지나칠 뻔 했네요.

    동굴집의 가장들은 모두다 전문가였겠어요.
    벽파기, 방만들기등 마음만 먹으면 뚝딱해내니까요.
    좁은 집 걱정, 식구 늘 걱정 그런 건 없었을 듯.
    멀리서 보면 사람 사는 거 삼시세끼 먹고 다 똑같다
    싶은데, 그 똑같은 것을 다 다르게 하고 사니까
    여행이 재밌고 즐거운 것 같아요.

    레드 투어도 기다려집니다.~~^^

  2. 섭섭이짱 2018.12.17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카피도키아 투어는 풍선만 타는줄 알았는데 이런 투어도 있었군요.
    다음에 가면 그린투어도 신청해봐야겠네요.
    동굴집을 만든거보니 인간의 능력이란
    대단한거 같아요.

    투어 코스가 생각보다 길군요.
    차로 이동거리가 200km 라니...

    아. 맞다. 그러면 지난번 피디님 타신 열기구는
    레드밸리 위로 지나갔나요
    (사진들이 래드밸리를 찍은 사진인지?)

  3. 여행맘 2018.12.17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다꿈스쿨에서 강의 들었던 여행맘입니다^^ 오늘도 터키여행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카파도키아는 루트에 있었다가 4인 가족 이동경비와 투어 가격이 맞지않아 포기했었는데 열기구 투어 말고도 레드투어와 그린투어도 있군요^^ 3개를 다 하면 이동하는게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정보와 여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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