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770 몸이 편하기를 바라지 말라 (데이비드 싱클레어 / 부키 출판사)을 6년 만에 다시 읽었습니다. 책을 읽고 깨달은 점이 있어요. ‘나는 2020년 여름에 이 책을 읽고, 그해 가을 명예퇴직을 결심했구나.’ 당시 드라마 시장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었습니다. 제작비는 치솟는데 광고 판매는 줄어들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계속 드라마를 만들면 방송사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를 만들지 않는 드라마 PD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차라리 회사를 나가 새로운 직업을 찾아볼까? 그런데 내게 과연 시간은 충분한가? 당시 저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뒤라 회사에 사표를 내고 물러나 조용히 반성의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결심한 차였어요.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고 나면 다시 기회가 올까? 그대로 세상에서 잊혀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 2026. 9. 7. 히가시노 게이고 님, 감사했습니다. 지난달에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님의 부고를 들었습니다. 제게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신 분인데... 최근까지도 꾸준히 1년에 몇 작품씩 발표하던 분이 갑자기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으니 황망했습니다. 고인을 그리는 마음을 담아 제가 가장 좋아한 작품 을 다시 읽었습니다. 처량한 백수 신세의 세 친구가 허름한 잡화점 가게를 털러 갑니다. 한때 주인 할아버지가 이웃의 고민 상담을 해준 걸로 기사까지 났던 곳인데요. 갑자기 빈 집의 문틈으로 고민 상담 쪽지가 툭 던져집니다. 편지를 읽은 좀도둑 셋은 고민을 시작합니다. ‘이 고민에 대해 뭐라고 답을 해야 하나?’ 자신들에게 날아온 편지가 아니지만, 난데없이 수신인이 된 거죠. 히가시노 작가님은 소설의 설정에 대해 이런 글을 남기셨어요. ‘남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2026. 9. 3. 반도체 제국의 미래 2024년에 정인성 저자의 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퇴직 후 자산 관리를 위해 주식 공부를 시작하면서 반도체 산업이 궁금해졌기 때문이지요. 다만 워낙 방대하고 전문적인 내용이라 당시에는 감히 리뷰를 쓸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2026년 현재, 주식 시장을 이해하려면 반도체 산업의 흐름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읽으며 남겨둔 메모를 다시 꺼내 정리해 보았습니다. 는 반도체 산업을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책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TSMC가 주도하는 파운드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세계 각국의 움직임만 봐도 반도체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TSMC는 일본에 신규 공장을 건.. 2026. 8. 31. 기왕에 망한 인생, 재미라도 있어야지 지난 월요일에 매불쇼에 나갔습니다. 출연을 앞두고 준비했던 대본을 공개합니다. --- 저는 24년 동안 일한 MBC에서 쉰두 살의 나이에 구조조정을 당해 회사를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나와 보니, 뜻밖에도 제2의 전성기가 찾아왔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인생은 늘 이런 식이었습니다. 망했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다른 문이 열렸어요. 다만 그 문이 어디로 통하는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저도 몰랐고요. 1992년, 저는 독학으로 영어를 공부해 토익 915점을 받았습니다. 당시 한양대 공대 전체 1등이었어요. 지금 들으면 좀 웃기죠? 요즘은 토익 900점을 받아도 취업 사이트에서 “기본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정도인데, 1990년대에는 대학생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경우가 드물었.. 2026. 8. 27. 이전 1 2 3 4 ··· 69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