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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전국일주

스무살의 그날처럼 평생 최고의 자랑 중 하나는 20대에 시립도서관에서 다독상을 받았다는 겁니다. 당시 한 해, 200권을 읽었거든요. 20대의 나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에, 유배지에 있던 2016년 한 해, 열심히 책을 읽어 1년간 250권을 읽었어요. 독서일기를 블로그에 연재했지요. 20대에 해서 즐거운 건 나이 50에 해도 즐겁더군요. 제 인생에 최고의 추억 중 하나가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 떠난 자전거 전국일주입니다. 그것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나이 50에. 추석 연휴를 맞아 열흘간 자전거 전국일주를 다녀왔습니다.2018 자전거 전국일주 1일차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와 양재천을 달리다 종합운동장에서 한강 자전거 도로로 합류했습니다. 자전거 출근하며 늘 달리는 길이지만, '자전거 국토 종주'라고 바닥에 .. 더보기
주말엔 꿈꾸는 독서 주말엔 무엇을 하시나요? 날이 갑자기 추워지면 따듯한 집안 구석에 틀어박혀 책을 읽는 것도 좋지요. 제가 꿈꾸는 노후는 책과 함께 사는 겁니다. 노후에 독서를 즐기려면 지금부터 자꾸자꾸 읽어버릇 해야지요.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자꾸 모험심이 커집니다. 2016-216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도로시 길먼 / 송섬별 / 북로드) 엉뚱한 할머니가 스파이로 나오는 탐정 시리즈입니다. 아이들 다 키우고 가끔 손주를 보고 소일하던 할머니가 '어린 시절 내 꿈이 무엇이었지?'하고 생각하다, '아, 맞다. 나 스파이 하고 싶었는데...' 하는 생각에 문득 CIA를 찾아갑니다. "제가요, 살만큼 살아서 크게 욕심도 없고, 너무 심심하기도 해서 그래요. 좀 위험해도 괜찮으니 임무 하나 주실래요?" 귀엽고 엉뚱한 할.. 더보기
제주 자전거 일주 총결산 제주 자전거 일주 4일차 3일차 숙소, 표선이나 성산일출봉에 게스트하우스가 많은데 굳이 세화까지 올라온 이유는, 4일 낮 12시 반 비행기로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10시까지는 자전거 반납을 마쳐야해서 3일차에 최대한 밟았어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군요. 다행히 큰 비는 아니어서 그냥 비를 맞으면서 달렸습니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누가 자신은 늙고 병들면 스스로 생을 버리고 싶다고 했더니, 어떤 분이 그랬어요. "생로병사가 모두 모여 인생인데, 앞에 좋은 것만 취하고 뒤에 것은 버린다는 건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어쩌면 늙어가고 병들고 죽어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인생에서 배우는 것도 있지 않을까?" 여행도 그렇습니다. 좋은 날씨, 좋은 경치만 쏙 빼먹고 내뺄 수 없어요. 여행.. 더보기
자전거 여행과 김영갑 갤러리 제주 자전거 일주 3일차 오늘은 가장 먼 거리를 달리는 날인지라 아침 일찍 서귀포 숙소를 나왔어요. 어떤 여행이든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아침에 동 트면 숙소를 나와 구경 다니다 점심 먹고 오후 3시쯤 숙소에 들어가 낮잠을 자고, 쉬었다가 저녁 먹고 동네 산책, 그런 다음 9시에 잠들기,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어나 책을 보며 하루를 준비하고... 이게 여행지에서 저의 일과지요. 이건 사실 저의 평소 일과이기도 합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 여행 왔다고 삶의 리듬이 바뀌면 일상에 복귀해서 힘들어요. 여행도 일상과 같은 패턴으로 즐깁니다. 아니, 일상을 하루하루 여행처럼 즐기는 거지요. 쇠소깍 가는 길, 오늘 첫번째 인증센터는 쇠소깍에 있습니다. 용두암, 송악산, 성산일출봉 등.. 더보기
제주도 올레 대신 자전거! 제주도 자전거 일주 2일차 아침을 먹고 자전거 페달을 밟자 바로 바다가 보입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바다 구경하는 날이군요. 차귀도가 보이는 해변을 지나갑니다. 바닷가에서 반건조 오징어를 만들고 있어요. 오징어 말리는 할머니께 얼마냐고 물었더니 10마리에 3만원이라고 하시더군요. 혼자 자전거 여행중이라 많이 먹지도 못하고, 들고 다니기도 힘드니, 만원에 3마리만 샀습니다. 반건조 오징어는 자전거 탈 때 최고의 행동식입니다. 초코바나 사탕은 양손으로 들고 까야해서 라이딩 중에 먹을 수 없어요. 오징어는 먹기좋게 잘라 프레임 가방에 비닐째 넣어두고 손쉽게 꺼내 먹을 수 있습니다. 입이 심심하거나 배가 허전할 때 최고예요. 프레임 가방은 폼이 나지 않아 라이더들은 좋아하지 않지만, 여행할 땐 참 편합니다. 배.. 더보기
자전거 제주도 일주, 환상! 자전거 제주도 일주 1일차 자전거 전국일주, 그 첫 코스로 제주도 일주를 시작했습니다. 제주도 자전거길은 말 그대로 환상, 섬을 한바퀴 둥글게 (環狀) 도는 코스입니다. 생긴것도 환상, 코스도 환상! 서울 집에서 6시에 나와서 김포 공항에서 8시 20분 비행기를 탔습니다. 제주공항에 9시 반 도착한 후, 자전거 렌탈을 예약해둔 보물섬 하이킹까지 가니 10시. 자전거를 빌려 짐을 싣고 출발했습니다. 제주도 환상 자전거길의 첫 목적지는 용두암입니다. 길을 찾기는 아주 쉬워요. 제주도 어디에 있든 바다쪽으로 달리다보면 어디선가 바닥에 파란 선으로 이어진 자전거 도로를 만날 수 있어요. 섬 전체를 한바퀴 크게 도는 코스니까요. 용두암에서 첫번째 스탬프를 찍고 바닥에 난 자전거길 표지를 따라 달립니다. 몇 년 째.. 더보기
그 섬에 가고 싶다 2016-214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사진 글 김영갑 / 휴먼앤북스) 제주도 올레길을 좋아합니다. 3코스를 걷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 들렀던 적이 있어요. 외곬수로 제주도에 틀어박혀 사진만 찍은 김영갑 선생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지요. 그의 사진을 보며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감탄하다가, 말년에 루게릭병으로 온 몸의 근육이 굳어가는 와중에도 폐교를 갤러리로 꾸몄다는 그의 노력에 ‘아, 정말 불꽃처럼 살다가는 사람도 있구나’ 했어요. 저는 요즘 사람을 잘 만나지 않고 칩거모드로 지냅니다. 오로지 책을 읽고 길을 걷고 글을 쓰며 삽니다. 책을 보니 무언가에 미쳐서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인가 봐요. ‘나는 사진 작업을 위해서 무리들과 어울려 지내지 않는다. 혼자 견뎌야하는 무료함과 지루함이 .. 더보기
자전거 전국일주의 꿈 2016-210 내생애 한번은 자전거 전국일주 (김효찬 / 프라하) 인생이라는 긴 시간을 두고, 그 중 단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그 전과 후로 나누기란 쉽지 않지요. 하지만 제 인생을 흔들어놓은 첫번째 사건을 찾는다면, 그건 분명 스무 살 때 한 자전거 전국일주입니다. 중고교 시절 저는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항상 주눅들어 살았는데, 대학교 입학하고 1학년 여름방학 때 자전거 전국일주를 떠났어요. 내 생애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직접 실행에 옮긴 사례였어요. 저는 여행이란 삶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혁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똑같은 일상으로부터 변혁을 꿈꾸는 기적과도 같은 변화. 자전거 전국일주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있기에, 지금도 가끔 다른 이들의 자전거 전국일주 이야기를 책이나 블로그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