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즐기는 세상'에 해당되는 글 32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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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9.02.01 밥이 맛 없다고 집을 나가지는 않는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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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9.01.25 독자와의 점심 후기 (10)
  5. 2019.01.09 '긍정 에너지상' 수상 소감 (22)
  6. 2018.11.29 왕따도 즐거운 세상 (7)
  7. 2018.11.19 민폐가 안 될 때까지 (6)
  8. 2018.10.05 살다 보니 이런 일도! (27)
  9. 2018.08.20 거의 완벽한 하루 (4)
  10. 2018.07.05 도올 서당 학습기 (9)

지난 연말, 모교에 가서 강연을 했습니다. 

TED x 한양,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준다>

오늘은 그 강연 원고를 공개합니다.

 


안녕하세요, 한양대 92년도 졸업생 김민식입니다. 87년도에 한양대 산업공학과에 지원했는데요, 내신등급이 10등급에 5등급이라, 낮은 내신 탓에 1지망 떨어지고 2지망 합격했습니다. 원하던 전공도 아니라 공부에 의욕도 없어 학점은 바닥을 기었습니다. 전공을 살려 취업하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영어를 공부했어요. 종합상사에 취업해서 세계를 무대로 주름잡으며 Made in Korea 제품을 파는 무역상이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무역상사 7군데 원서를 냈는데 단 한 곳도 받아주지 않았어요. 무역 전공이 아니라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더군요. 전공을 살리지 않고 취업할 수 있는 길은 뭘까요? 영업사원을 하면 됩니다. 영업은 전공 불문이거든요. 외국계 회사에 입사해서 치과 외판 사원으로 일했는데요. 매일 같이 치과로 영업을 다녔습니다. 이가 아파서 울고 찡그린 환자들이 가득한 치과 대기실에 웃으며 들어갈 때마다 괴로웠어요. 직장 생활이 적성에 맞지 않아 사표를 쓰고 나왔습니다. 직장 생활이 맞지 않는 사람은 무엇을 하면 될까요? 프리랜서를 하면 됩니다. 프리랜서 동시통역사가 될 생각으로 외대 통역대학원에 입학했는데요. 세미나 통역을 하며 느꼈어요. 난 남의 이야기를 옮기는 걸 즐기는 사람이 아니구나. 오히려 나의 이야기를 직접 하고 싶었어요. 심지어 영어 공부 삼아 보던 미국 시트콤에 빠져버렸어요. 이렇게 재미난 시트콤이 왜 한국에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 MBC에 PD로 입사했습니다. 통역사로 남의 말을 옮기기보다 피디가 되어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요. 

제가 만들고 싶은 건 재미난 시트콤이었습니다. 제가 수습사원으로 일하는 동안 <남자 셋 여자 셋>이라는 새로운 시트콤이 생겼습니다. 그 프로그램에서 조연출로 일하고 싶어 지원했지만 인사 발령에서 물을 먹고 엉뚱하게 <인기가요 베스트 50>이라는 프로그램의 조연출이 되었습니다. 신입 조연출로 제일 먼저 한 일은 순위 소개 코너를 촬영하는 일이었는데요. 가수를 일일 순위 소개 리포터로 기용해 촬영했습니다. 

“이번 주 32위는 지난주에서 열 일곱 계단 상승한 알 이 에프의 ‘고요 속의 외침’입니다.” 하는 식으로요. 가수들은 이 코너를 찍는 걸 힘들어 했어요. 숫자로 소개되는 순위도 정확하게 외워야 하고요. 낯선 가수의 어려운 신곡 제목도 일일이 암기해야 하거든요. 하기는 싫은데 공중파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무대에는 서야 하니까 제작진의 섭외에 싫다는 소리도 못하고 억지로 했어요. 심지어 제작비가 없어서 제대로 된 스튜디오에서 촬영할 수 없어 MBC 건물 옥상에 파란 색 크로마키 천을 배경으로 찍어야 했어요.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옥상에서 최대한 발랄하고 유쾌하고 예쁘고 멋진 표정을 주문해야 하는 일은 정말 힘들었어요. 그때마다 시청률 잘 나오는 인기 시트콤에 발령이 나 배우들과 어울려 매일 재미나게 촬영하는 입사 동기가 무척 부러웠어요.

세월이 흘러 저도 오랜 세월 지망해온 청춘 시트콤의 연출이 되었어요. <뉴 논스톱>이라는 시트콤을 만들게 되었는데요. 중간에 갑자기 배우가 빠지게 되었어요. 양동근이라는 배우와 한창 러브 라인을 진행하던 배우가 빠져 제작진은 난리가 났지요. 당장 다음 주부터 새로운 배역을 투입해야 하는데 오디션도 하고 드라마도 뒤져봤지만 딱히 눈에 띄는 신인 연기자가 없었어요. 토요일에도 회사에 나와 몇 시간을 회의를 했는데 답이 보이지 않아 다들 지쳤어요. 그때 누가 “밥 먹고 합시다!” 해서 다 같이 나가서 저녁을 먹었어요. 당시 여의도 MBC 인근 설렁탕집에 갔는데 마침 그 집에서 저녁 6시에 MBC를 틀었는데 제가 예전에 일했던 <인기가요 베스트 50>이 나왔어요. 

마침 순위 소개 시간이기에 요즘은 어떻게 하나 TV 화면을 봤어요. 어떤 신인이 나와서 순위를 소개하는데, 귀엽고 깜찍하고 재밌는데 심지어 코믹 감도 뛰어나 웃기기까지 했어요. ‘오홀 저런 친구가 다 있네?’ 저녁 먹고 돌아와 담당 PD에게 연락을 했죠. 순위 소개하는 친구가 누구냐고. 그날 밤 11시에 바로 논스톱 회의실로 불러 오디션을 봤어요. 모든 작가와 연출진이 만장일치로 합격점을 줬고, 바로 그 다음 주부터 투입되었어요. 그게 바로 장나라였어요.

한 번도 연기 경험이 없는 장나라를 청춘 시트콤에서 전격 기용한 이유가 뭘까요? 저는 순위 소개하는 장면을 보고 느꼈어요. ‘아, 저 친구는 대본을 잘 외우나보다.’ 신인을 캐스팅하면 대사를 못 외워 속썩이는 친구가 많거든요. 장나라씨는 그럴 것 같지는 않았어요.

장나라 씨는 원래 대형 기획사에서 아이돌 그룹 데뷔를 하려고 했는데요. 멤버로 발탁되지 못했어요. 할 수 없이 작은 회사로 옮겨 솔로로 데뷔를 했지만, 음반 반응이 신통치 않아 고심하고 있었어요. 그때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순위 소개 코너 진행을 맡긴 거죠. 다른 가수들이 무대 위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팬들의 박수갈채 속에 노래를 할 때, 본인은 크로마키 천 앞에 서서 50곡의 순위와 가수 이름과 노래 제목을 일일이 외워 최대한 깜찍한 표정으로 연기를 해야 했어요. 아마 촬영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을 거예요.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그럼에도 장나라는 열심히 했어요. 그 순위 소개가 시트콤 출연으로 이어지고, 논스톱에서 재미난 연기를 선보인 덕에 가수로서의 경력도 성공궤도에 올랐어요. 지금은 가수로도, 배우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요. 배우가 되기 위해 순위 소개를 한 건 아니지만, 때로는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주기도 해요.

(2014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장나라. MBC 드라마 피디인 이동윤, 이상엽과 함께.

장나라 팬클럽인 PD 3인방 ^^


시트콤을 열심히 만들었지만, 어느 순간 MBC에서 시트콤이 사라져버렸어요. 고민하다 드라마국으로 옮겼어요. 드라마 피디가 되어 로맨틱 코미디를 계속 만들고 싶었어요. 2011년 드라마 PD로 한창 일하고 있던 제게 노동조합에서 부위원장으로 일해 달라는 제의가 들어왔어요. 노동조합에서 예능과 드라마 피디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싶은데, 예능 피디도, 드라마 피디도 선뜻 노조 일을 맡는 사람은 없었어요. 마침 두 분야를 다 겪어본 제가 눈에 띄어 부위원장직을 제의한 거죠. 내키지는 않았지만 받아들였어요.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지요. 제가 MBC에 입사해서 즐겁게 일을 한 건, 노동조합이 강한 회사라 상부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거절할 수 있고 연출의 제작 자율성이 보장된 덕분이거든요. 그래서 부위원장이 되어 열심히 일했는데요, 하필 2012년에 파업이 시작됩니다. 집회를 쫓아다니며 가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난 코미디 피디인데, 왜 파업 집회에 나와서 이러고 있나? 난 누구인가, 또 여긴 어딘가? 

기왕에 노조 집행부로서 일을 한다면, 예능 피디답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파업영상을 만들어도 더 기발하게 만들자. 파업 집회를 해도 콘서트 형식으로 더 즐겁게 만들자. 사장더러 나가라는 이야기를 해도, 혼자 목청 터져라 회사 앞에서 1인시위하며 구호를 외치기보다는 좀 더 재미나게 영상을 만들어보자. 피디답게 재미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각종 팟캐스트에도 나가고 유튜브에도 출연했더니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피디님이 연출한 드라마는 못 봤는데, 피디님이 출연한 영상은 봤어요.” 이거 드라마 피디한테 칭찬인가요?

노조 집행부로 일한 후, 7년간 제 이름으로 된 드라마를 한 편도 못 만들었어요. 2015년에는 심지어 편성국 주조정실로 발령이 났어요. MD라 하여 방송 송출 업무를 맡았는데요, 주로 하는 일은 연령 고지 숫자를 넣거나, 뉴스 예고 자막을 타이핑해서 송출하는 일이었어요. 교대근무로 일하며 하루 24시간 방송 송출의 최종 책임을 지는 일이에요. 저와는 상의도 없이, 아무런 언질도 없이 이뤄진 발령이었어요. 많이 힘들었지요. 

하루하루 출근하는 게 정말 괴로웠어요. 어떻게 하면 출근길을 좀 더 즐겁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다 타고 다니던 차를 아내에게 주고 전철로 통근하기 시작했어요. 왕복 3시간 전철에서 매일 재미난 책을 찾아 읽었어요. 독서가 참 좋은 게요. 아무리 현실이 힘들어도 책을 펼치면 책 속 세상으로 바로 빨려 들어갈 수 있어요. 현실은 잊고 허구의 세상 속에 빠져 살 수 있지요. 

하루는 옥수역에서 한남역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창밖으로 펼쳐진 한강을 보았어요. 그러다 한강 자전거 길을 보았어요. 출근하기 괴롭다면, 출근길이라도 즐거워야 하지 않을까? 새벽에 일어나 한강 자전거길을 달렸습니다. ‘지금은 한강을 달리고 있지만 언젠가 퇴직하면 유럽 자전거 일주를 할 거야.’ 매일 매일의 자전거 통근에 이렇게 의미를 부여했어요. ‘나는 지금 유럽 대륙 자전거 일주를 위한 전지훈련을 하는 중이다.’ 그렇게 체력을 기른 덕에 지난 추석에는 자전거를 타고 열흘간 전국일주를 했어요. 4대강 자전거 길을 달려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어요. 울진에서 속초 강릉 지나 고성까지 올라가는 동해안 자전거 길도 달리고요.

기왕에 유배지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유배 간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책을 쓰듯, 유배문학이라도 하자 싶었어요. 거창한 책은 아니고요. 매일 소소하게 블로그에 글 한 편 씩 올렸어요. 전날 읽은 책에 대해 리뷰를 쓰거나, 서울 근교 자전거 여행기, 혹은 20대에 독학으로 영어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글을 썼어요. 그 글을 보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책을 냈지요. 유배지에서 쓴 책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는 14만 부가 넘게 팔려 베스트셀러가 되었고요. 회사가 정상화된 지금은, 드라마도 만들고, 책도 쓰고, 강연도 다닙니다. 

살다보면 그런 때가 와요. 난 누구인가, 또 여긴 어딘가? 기차를 잘못 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해요. 엉뚱한 기차를 탄 나 때문에 모두를 불편하게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즐거운 여행의 동반자가 되는 거지요. 기왕에 잘못 탄 기차, 느긋하게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가는 편이 나을 지도 몰라요. 그 기차 여행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도 있고, 뜻밖의 풍경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검색의 시대, 정보 과잉의 시대를 삽니다.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도, 영화를 선택하는 것도, 항상 수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리뷰를 통해 결정을 내려요. 마치 우리는 인생의 주인이 되어 모든 것을 결정하며 산다고 생각하지만, 인생은 사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십 몇 년을 공부해서 준비했는데 내가 가고 싶은 곳에서는 나를 받아주지도 않고요. 어쩌다 취직한 곳이 꿈의 직장이 아닐 수도 있어요. 딱히 달아날 곳도 없어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내야 할 때도 있고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줍니다. 이 기차가 아닌가봐 분노하는 대신, 기왕에 탄 열차, 즐겁게 여행이라도 즐기는 거지요. 

매년 초가 되면 우리는 결심을 하지요. 올해는 영어 공부를 하겠어, 올해는 다이어트를 하겠어, 올해는 자격증을 따겠어. 저는 새해 목표를 따로 세우지 않습니다. 그냥 아침에 일어나 그날 가장 하고 싶은 일을 가장 열심히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계속 하다보면 좋아하는 일이 잘 하는 일이 되고요.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은 언젠가 직업이 될 수도 있어요. 안 되면 또 어때요? 좋아하는 일을 실컷 했으니 그걸로 된 거죠. 인생은 대충 대충 삽니다. 대신 하루하루 열심히 알차게 살아요. 

행복한 인생은 무엇일까요? 행복을 신경  쓰지 않는 삶입니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즐겁게 사는 겁니다. 이렇게 즐거운 하루하루가 이어져 언젠가는 행복한 삶으로 존재하기를 희망합니다.

배우가 되기 위해, 순위 소개를 하는 건 아니에요. 작가가 되기 위해 유배지 발령을 자원하는 사람도 없고요. 하지만 때로는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줍니다. 즐겁게 지낸 나의 하루가 언젠가 의미있는 인생이 될 거라 믿으며, 오늘 하루를 삽니다. 

더욱 즐거운 한 해 맞으시고요. 올해에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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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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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따뜻한손2 2019.02.04 06: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책읽고 김민식pd님 블로그 찾다가 티스토리가입하고 들어오니 이렇게 새글이 올라와 있어서 영광스럽게 첫댓글 답니다^^ 이 글을 읽으니 기분이 참 좋아지고 왠지 오늘은 정말 즐거운 하루가 될것 같아요^^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2. 제경어뭉 2019.02.04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여~^^ 아침에 피디님목소리를 들으니 오늘 뭔가 좋은일이 생길것같아 기분이 막~좋아져여ㅋㅋ
    피디님 올한해도 하고싶은일 많~이하시고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여~ !!! 새해복 많이 받으세여~~^^!!!

  3. 느티나무 2019.02.04 1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함께 독서모임하는 분의 권유로 김민식 PD님 블로그 알게 됐어요. 김피디님 블로그 글들이 에너지 충전기 같아요^^ 저도 주변에 많이 권하고 외국 계신 지인에게도 읽어보시라고 권했답니다. 잘못 탄 기차라도 신나게 타고 갈게요~^^

  4. 섭섭이짱 2019.02.04 1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글은 그냥 한마디로....

    뎃츠 올롸잇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주 10002 요 ^^

  5. 은하수 2019.02.04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 MBC 연기대상에서 '이별이 떠났다'로 주말특별기획 부문 조연상을 정혜영씨가 수상했습니다.

    무대에서 정혜영은 “다소 무거운 역할을 맡아서 촬영 내내 마음이 무겁고 어려웠었다. 심각한 촬영 장면을 앞두고 있는 저에게 김민식 감독님께서 ‘삶이 매일 즐겁고 기쁘다’는 말을 해주셨고, 그 말이 제게 큰 울림을 줬다. 촬영에 몰두할 수 있게끔 저를 바꿔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선장이 돼주신 감독님을 비롯해 멋진 배를 만들어주신 작가님, 가장 큰 빛이 돼주신 채시라 선배님 이하 모든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이 함께 배를 타고 떠나는 즐거운 여행 같은 작품이었다”고 했습니다.

    저런 자리에서 보통 정혜영씨는 하나님과 가족 얘기를 빠뜨리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날 시상식 따라 감독님에 대한 감사함으로 진심을 꾹꾹 담아 얘기하는 것을 보고 '어떤 감독이고 드라마길래 그래?'하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전 그 감독님이 바로 김민식 pd님인걸 알게 되었어요~(pd님을 안지 얼마 안되었어요ㅜㅜ 지금에라도 제 마음 속의 멘토가 되어 주신 것에 진심 감사드려요^^) 시상식에 앉아 있는 소지섭씨를 카메라가 비출 때 마다 뒤에 같이 잡혀 시종일관 웃음 짓고 계시던 김민식 pd님이요~~(pd님이 더 빛나더라구요~~)

    특히 오늘 글은 제 지인들에게 공유하고 싶어요~
    pd님의 인생, 말씀 한줄 한줄이 깊은 울림이 있고 감동을 줍니다! 올해도 매일 즐겁고 행복한 삶 만드시길 바랍니다!^^

  6. 보리보리 2019.02.05 14: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ometimes a wrong train can take you to a right destination. 정말 위로가 되는 말입니다. 피디님의 삶도 감동과 위로와 힘이 됩니다. 짝짝짝~

  7. 박제인 2019.02.05 2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감동 받았습니다.

  8. 소금별 2019.02.05 21: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해 부터 pd님께 응원 받고 위로 받아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용기를 주셔서 힘이 납니다.
    pd님도 올 한해도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시길~그리고
    그 재미난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많이 많이 남겨 주시길~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9. 샘이깊은물 2019.02.05 22: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장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은 내려놓고, 지금 내가 할 수 있을 것에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즐기는 태도가 코끝 찡하게 다가옵니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시지만, 지나온 여정이 결코 무던하지만은 않았을 거예요. 그 굳건한 마음이 위로가 되고 힘을 줍니다. 마음에 새기고 싶어요.

  10. 2019.02.06 0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1. littletree 2019.02.06 14: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새해, 오늘의 글이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오네요..

  12. 2019.02.06 23: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편안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것이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저도 하나씩 실천해봐야겠네요~ 2019년 모두 화이팅~♥

  13. 기적의토마토 2019.02.07 0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숨도 못쉬고 읽었네요.. 처음으로 티스토리에 댓글 남겨봅니다.. 필요한 때에 김민식pd님 좋은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

  14. kuaile 2019.02.07 07: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난 얘기감사합니다. 덕분에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합니더.

  15. 에가오 2019.02.07 0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도 새해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 많으시기를 바래요~^^

  16. 꿈트리숲 2019.02.07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연휴 며칠 쉬었더니 재미난 영상이 올라와있네요.
    역시 이야기가 풍부한 피디님, 언제 들어도 재밌는
    스토리입니다. 글로도, 영상으로도 피디님의 얘기를
    풀어주시지만 뭐니뭐니해도 말로 전달해주시는 얘기가
    몰입도 최고에요.^^ 말하는 이의 모습에서 '나 지금 무척
    행복해' 가 뚝뚝 떨어지는데요.

    "행복한 인생은 행복을 신경쓰지 않으며 사는 삶이다."
    즐거운 삶의 비법이 이거였군요. 인생 대충 살아도
    하루하루는 하고 싶은 것 열심히~~
    감사합니다.^^

  17. 동우RO 2019.02.08 1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해주시던 얘기인데 왜 들을때마다 이렇게 다른 느낌으로 오는지..
    글로 읽을때와 영상으로 볼때 또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연휴끝에 위로가 되는 글 감사합니다.

  18. 세라피나장 2019.02.13 2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쉬
    글로도
    말로도
    일과 놀이
    적당히♡행복히 융합시켜
    하루하루
    매일같이
    정직히
    성실히
    최선다해 사시는 모습
    존경히른만큼
    자극받고
    되돌아보게
    만드시네요
    언제가
    직접 강의 한번 듣게 되길
    소망하며

    멀리 울산 남구에서
    간절히 ^~~

  19. 박가람 2019.02.14 13: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pd님, 우연히 서점에서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보고, 그 뒤로 종종 여기 블로그에 놀러오고있어요.^^ 이렇게 위로가되는 글들을 읽고가는 날엔 한결 마음이 차분해 지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 재미있게 탐방(?)하고 있어요. ㅎㅎ 항상 힘내세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했을 때, 강연이 끝나고 한 고등학생이 제게 왔어요. "피디님과 인터뷰를 하고 싶습니다." 낯가림이 심한 저는 개인적으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책이나 블로그를 통해 다 하거든요. 제게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24시간을 가지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운동도 하고, 영화도 보고, 육아도 하고, 취미 활동(예전엔 플룻 연주, 요즘은 기타치며 노래하기)도 해요. 내 인생의 한 시간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쓴다면, 한 사람을 위해 쓰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을 쓰고, 글을 쓰고, 강연을 다닙니다. 유한한 자원인 시간, 좀더 많은 분들을 위해 쓰려고요. 

잘 모르는 어린 학생이 만나자고 하면 지금은 바쁘니, 나중에 좀더 한가할 때 보자고 합니다. 바쁘다는 건 사실이니까요. 다른 강연장에서 그 학생을 또 만났어요. "피디님, 요즘은 여유가 있으세요?" 그때는 제가 한창 싸우고 있던 터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어요. 또 다음에 보자고 했지요. 그런데 옆에 있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구범준 피디님이 그러시더군요. '김호이는 어린 학생인데 인터뷰어로서 열의가 참 대단하다'고. 그 말씀에 어린 친구가 다시 보였어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인터뷰를 하겠다고 했지요. 드라마 연출 때문에 바빠져서 미뤘는데요. 드라마가 끝나고 김호이 군과 약속을 잡았어요. 어린 학생이라고 무조건 내치기만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고요. 거절할 때마다, 보채지 않고 바로 '네,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해주세요.'라고 선선히 물러나는 태도도 좋았고요.

고등학생 기자 김호이 군과 인터뷰를 했는데, 사실 깜짝 놀랐어요. 질문의 내공이 만만치 않더군요. 글로 정리한 내용을 보면서 또 놀랐어요. 세상에는 어린 고수도 많구나! 이런 질문을 던졌어요. MBC에서 핍박을 당하던 시절, 회사를 나가지 않은 이유가 있냐는 돌직구까지!


Q. 복귀를 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에 계속 계셨던 이유가 있나요? 

A. 저는 기본적으로 MBC라는 회사를 굉장히 좋아해요. 그리고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었을 때 MBC와 제가 안 맞아서 힘든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단지 이것은 지나가는 현상이고 그 당시에 MBC 사장을 포함해서 경영진이라든지 이런 분들과 저와 서로 코드가 안 맞았을 뿐이에요. 이를테면 아침에 밥을 먹는데 엄마가 차려준 아침밥상에 내가 좋아하지 않는 메뉴가 나왔다고 집을 나가지는 않잖아요.

“언젠가는 엄마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겠지”하면서 버티는 것처럼 MBC에서도 당시 사장이나 경영진이 마음에 안 들면 “언젠간 나를 이해해주는 좋은 세상이 올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버텼어요. 

기본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엄마가 밥을 이상하게 해줘도 믿고 내가 버티는 이유는 그전에 10년 이상 동안 엄마가 나에게 잘해줬기 때문이잖아요. 마찬가지로 저도 MBC에 입사하고 10년 이상을 항상 행복했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힘든 시간이 몇 년 있어도 그게 계속 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중략)

Q. 많은 친구들이 PD가 되기 위해 대학을 가는 경우가 많은데 현직 PD로써 PD가 되기 위해 꼭 대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오히려 PD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대학을 가야 되느냐” 보다 “반드시 PD가 되어야 하느냐”라고 묻고 싶어요. 옛날에 사람들이 PD가 되었던 이유는 내가 뭔가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면 방송사 PD가 되는 거 말고는 길이 없었거든요. 제가 PD가 되었던 96년도만 해도 그래요. 

근데 지금은 굳이 PD가 되지 않아도 혼자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가 돼서 유튜브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세상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뭔가를 전해줄 수 있잖아요. PD가 반드시 되어야 하나라는 질문부터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유튜버나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대도서관처럼 고졸 학력으로도 충분히 유튜브에서 최고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PD만이 답이 아니라고 얘기를 하고 싶어요. 

다만 PD가 되겠다고 생각을 하면 공중파 방송사에서 정규직으로 뽑을 때는 대학 학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대학을 단순히 학벌이나 이런 걸 위해서 가는 게 아니라 4년이라는 시간동안 자신의 적성을 찾아가고 자기의 재미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엄마가 차려준 아침 밥이 맛 없다고 집을 나가지는 않는다.

어린 학생과의 인터뷰라, 방송의 공영성이니, 노동조합 집행부의 책임감이니, 언론사의 조직 윤리니 어려운 이야기를 피하려고 든 예시인데요. 글로 정리된 걸 보니, 참 쉽게 잘 설명했다는 생각이.... (네, 워낙 연약한 영혼의 소유자라, 이런 자뻑으로 버팁니다. ㅋㅋㅋ) 

고교생인데, 김호이 기자는 글을 참 잘 쓰네요. <김호이의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오랜 시간 인터뷰를 기록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역시 꾸준함을 못 당한다니까요.


인터뷰 전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어요.


https://www.ajunews.com/view/20190124183041044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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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트리숲 2019.02.01 0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고등학생 맞나요?
    외모는 고등학생인데, 질문 수준과, 글솜씨가 입이 쩍 벌어집니다. 김호이 학생의 다른 분 인터뷰 기사를 보니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을 만났더라구요. 성실과 도전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집니다. 피디님처럼 단박에 인터뷰를 수락하지 않은 분들도 많을텐데, 내공이 어마무시할 것 같네요.

    '엄마가 차려 주는 밥'에 비유하니까 한번에 이해됐어요.
    비유가 완전 적절한 것 같은데요.ㅎㅎ
    기사 전문 읽어보니까 피디님을 파업요정이라고. . .
    한국에는 요정이 여럿 살고 있는 것 같아요.(대리요정도 있고요 ㅋㅋ)
    성공은 소수만 하지만 행복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이 PD가 꿈인 대목에서 떠오릅니다.
    좋은 질문을 하는 김호이 기자도, 좋은 답을 하는 김민식 작가님도 정말 멋집니다.~~

  2. 섭섭이짱 2019.02.01 08: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김호이 기자 저도 최근에 알았는데
    인터뷰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더라고요.
    특히 수능 시험 D-3 에도 시험공부보다는
    피디님 인터뷰를 진행할정도로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걸보면
    나중에 꼭 뭔가 크게 될 친구 같아요.

    피디님는 진짜 비유나 은유의 달인이세요.
    파업을 엄마와 비교해서 이야기 하실 줄이야 ^^

    오랫만에 인터뷰 기사 잘 봤습니다.


  3. 보리보리 2019.02.01 0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인생의 한 시간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쓴다면, 한 사람을 위해 쓰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각해 볼께요~~

  4. FunFunFun 2019.02.01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죠. 밥이 맛 없다고 집을 나가지는 않죠. 단번에 이해되는 찰진 비유네요!! ㅋㅋ 작가님의 책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의 에너지에 매료되어 블로그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글쓰기를 시작하고 블로그도 열었어요. 매일 아침 작은 선물같은 이야기에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5. 아리아리짱 2019.02.01 1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김호이군 대단합니다.
    인터뷰 내용이 기성세대 기자보다 돋보입니다.
    (요즘 워낙 기레기가 넘쳐나서요!)
    앞으로 우리 언론계의 샛별이 될거라 생각됩니다.
    피디님 회사 화장실에서 제일 먼저 '김장겸은 물러나라 '외치시던 그 그림이 확 떠오릅니다.
    mbc와 어머니와의 비교, 대단한 표현력이십니다.

  6. 쩍팔리게살지말자 2019.02.01 15: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등학생이 대단하네요.
    성인인 제가 따라갈 수 없네요...
    부끄럽게도....
    게다가, 어린 학생이라고 대충하지 않고 성심껏 대답해 주는 피디님 또한
    대단 합니다.
    '엄마가 차려준 아침 밥이 맛 없다고 집을 나가지 않는다'
    비유가 정말 쉽고 딱입니다.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어지는 하루네요.
    오늘도 글 잘 읽었습니다.

  7. 은하수 2019.02.01 16: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호이군은 각계각층의 유명인들과 꾸준히 인터뷰를 하네요~ 인터뷰 전에 그 사람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할텐데 얼마나 값진 경험일까요~ 고등학생인데 정말 대단합니다!

    pd님의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솜씨에 또 놀랍니다.
    파업 전에도 직장은 쉽지 않은 곳이었을텐데 그토록 행복하게 기억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8. littletree 2019.02.01 1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호이 학생의 한결같은 열정이 멋지네요~!
    피디님의 글이나 말씀이 유독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런 생생한 비유 덕분인 것 같아요. 설 명절 즐겁게 보내시고 시간의 여유도 누리셔요^^

  9. 루치김 2019.02.01 2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질문이 좋은 대답을 만든다는 말이 생각나내요 질문만 봐도 내공이 상당한 학생이내요 보통사람같은면 포기했을텐데 인내심도 대단하고요 오늘부터 설연휴가 시작이내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0. H_A_N_S 2019.02.02 03: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학생 면전에서 조금은 수줍은 표정으로 앉아계신 PD님의 순수함이 매력적이십니다.

  11. 2019.02.02 2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호이 기자가 쓴 다른 기사들을 읽고 있는데요.
    이름 있는 분들이 다 고등학생 기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인터뷰 해주네요.
    질문도 직설적이고, 답변도 쉬우니 읽기도 편하네요.
    상식에 통달한 기자들의 노련한 인터뷰도 매력 있지만
    분명 이제 스무살이 된 김호이 기자만의 매력이 있는것 같아요.

  12. 샘이깊은물 2019.02.03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억압적인 입시 상황 속에서 친구들과는 다른 고등학교 시절을 묵묵히 걸어왔을 김호이 기자가 참 대견하네요. 인터뷰를 준비하고 대면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걸 느끼고 배웠을까요. 사람들에게서 받는 에너지가 씨앗으로 심겨지기도 했을 거구요. 안에서 피어났을 꿈틀거림을 헤아려보니, 제가 다 기분이 좋고 흐뭇합니다.

저는 매일 저녁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듭니다. 언젠가 온 가족이 모여앉아 TV를 보는데, 밤 10시가 되어, 먼저 들어가 자겠노라 했더니, 큰 딸이 그랬어요. 

"벌써 자? 신생아야?" 

ㅋㅋㅋ

매일 아침 일어나 글을 쓰는게 즐거워요. 여러분이 전날 올려주신 댓글을 보면 절로 흐뭇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새벽에 블로그 하기, 세상에 이처럼 확실한 행복도 없어요. 

은하수라는 분이 지난 일요일 새벽, 자전거 여행기에 댓글을 다셨어요.  

2019-01-27 02:25

가능과 불가능 사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자전거 탄 후 지하철 타고 집에 돌아와 자고, 지방 모텔에서 자며 값비싼 풍광을 공짜로 즐기고, 비싸지 않지만 든든한 점심, 저녁 드시며 라이딩 하는 모습들이 너무 좋습니다. 김민식 pd님의 모든걸 따라, 따라쟁이 되고 싶어요^^ 이런 여행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은하수님의 댓글을 읽다, 오래전 올린 자전거 전국일주 여행기를 또 읽었어요. 그러면 자전거 여행의 추억이 다시 떠올라 또 기분이 좋습니다. 오래전 써둔 글에, 새로 달린 독자의 댓글이 또 새로운 기쁨을 줍니다. 


'독자와의 점심후기'에 '존'이라는 분은 이런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2019-01-25 18:54

2011년부터 들른 독자로서 피디님께서 '교집합을 이루는 원' 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들을 보았는데요 베스트셀러 작가가 목표가 아닌 매일 블로그에 글 한편 올리는 게 목표였던 피디님은 책 값 안 아까운 가성비 갑인 책을 벌써 세권이나 내셨네요 초반에 읽는 사람 별로 없을땐 진짜 피디님이 친숙하게 느껴졌었는데 지금은 ㅎㅎ 오래전에 무대위에서 분위기 띄운다고 가수들 사이에서 사랑의 트위스트를 제일 열심히 췄던 조연출 시절 영상 올리신 적 있었어요 그땐 팬심도 없었는데도 희귀한 광경이고 또 흥겨워서 계속 돌려보곤 했었죠.


아, 맞아요. 그런 시절도 있었지요. 옛날에 쓴 글을 읽다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많아요. 일일 조회수가 50명이던 시절이었는데요. 어차피 아무도 읽지 않는다는 생각에 편하게 막 썼어요. 푸념도 하고 넋두리도 하다보니 그 시절의 제 글은 동네 아저씨 술주정 같기도 해요. ^^  


(존님이 말씀하신 영상입니다. ^^ 막판에 97년 당시 조연출로 일하던 제가 잠깐 나와요... ^^)


같은 글에 '샘이깊은물'님은 이런 댓글을 다셨어요. 

2019-01-25 14:10

때로는 숲 전체, 때로는 나무 한 그루! 완벽을 고집하다 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 같아요. 시간을 타고 물처럼 흐르며 스스로 조금씩 알아가는 수밖에 없겠지요. ‘교집합을 이루는 원을 만들어가는 것’은 내 삶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멋진 방법이네요! 어마어마한 포부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쉬 지치지 않는 길인 것 같아요. 내가 원하는 삶의 양식을 정립해 나가는 기쁨도 느낄 수 있고요. 조바심이 날 때도 있지만, 지금 그 과정 속에 있는 나를 격려하고 위로할래요.


김수정 님은 이렇게 쓰셨어요.

2019-01-25 09:31

자꾸 위로 올라가려고 하기 보다는 교집합을 만들 수 있는 원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라는 말씀.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자꾸 위만 올려다보느라 목 아픈 요즘이었는데 제게 단비와 같은 해법이네요^^


블로그에 올린 후, 반응이 좋은 이야기는 강연에 가서 새롭게 소개하기도 합니다. 강연을 통해 더 풍성해진 말과 생각은 언젠가 책의 원고가 되기도 하고요. 여러분의 반응에서 많이 배웁니다. 꿈트리숲님이 남기신 글도 있어요. 

2019-01-25 06:54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보라쇼 테마 코너를 따로 마련하고 작가님과 독자의 만남 사진을 전시해 두었더라구요. 보라런치 당첨되지 못한 아쉬움을 대리 만족으로 잘 달랬습니다.ㅎㅎ 후기글을 읽어보니 질문을 벼리고 벼리고 나오셨는지 질문 수준이 깊고 깊어요. 사회 초년생 뿐만아니라 중년을 향해 달리고 있는 저도 아직 속 시원히 풀지 못한 고민들인데, 작가님 말씀에 그 해답이 있네요. 숲 전체를 보기가 벅차다면 나무 한그루에 집중!!! 저도 마음 속 질문 하나를 벼리고 있는 중이에요. 작가와의 점심때 풀어 볼 요량으로요.~~^^

여러분의 질문에서도 배웁니다. 새로운 고민은 새로운 공부로 이어지거든요. 너무 어려운 질문 말고, 쉬운 걸로 살살 부탁드립니다. ^^ 댓글부대하면 빼먹을 수 없는 분이 있지요. 섭섭이님입니다.

2019-01-25 06:48

안녕하세요. 보리런치 궁금했는데... 즐거운 시간보내셨군요.^^ 그러고보니 피디님과 식사할 그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 근데 자꾸 논스톱 대본에 눈길이 가네요 나도 드라마 대본 갖고싶다~~ 갖고싶다~~~ ㅋㅋㅋ p.s) 피디님 보시고 싶은 분들은 공개강연이 있으니 신청 하세요 자세한 신청방법은 아래 사이트에서 일시 : 3/23(토) 오후 2시 장소 : 광화문 교보빌딩

https://www.vora.co.kr/feed/post.asp?idx=13963


섭섭이님의 댓글에는 제가 놓친 정보나 관련 이야기가 올라옵니다. 부지런한 섭섭이 님 덕에 더욱 긴장하고, 더 열심히 올립니다. 벌써 4년 가까이 매일 댓글을 달고 있으니, 정말 대단하시지요. 

'댓글부대 모집공고'에는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시는 분들의 댓글이 달립니다. 손잡기 님이 올리신 글이 있어요. 

2019-01-25 11:09

Day 90일차 입니다.. 오랜만에 왔네요 어느덧 90일차라니.. 한권외우기가 눈앞에 다가옵니다.. 요즘은 100일차를 다 외우고 난 후 100과를 술술 외울때까지 확신이 서면 그 다음은 어떻게할까.. 고민중에 있습니다.. 달라진게 있다면 대화중엔 아는 문구가 나오면 영어를 섞어쓰게 되거나 토익한번 봐보고 싶달지 날이 갈수록 다음회차는 수월하게 외워진다는 점입니다.. 복습할양이 방대해져서 오늘외운회차부터 50과까지 그리고 다음날에 50에서 1과까지 복습해서 외우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한권을 더 외울지 프리한 회화수업을 등록할지 전화영어를 신청할지 입이 근질거려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네요 갈길이 멀구만..실망하겠지만요.. 기적이 올까요^^


입이 근질거린다는 말씀에 혼자 또 흐뭇하게 웃습니다. 영어 공부는 조금씩 나의 영역을 확장해가는 일입니다. 문장 암기가 갈수록 수월해진다는 건 이미 실력이 꽤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꾸준함에서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 자신감이 더 붙을 거예요. 

댓글 부대로 문장 암송 이어가시는 분들도 정말 대단하십니다. 탁심 여행기에 올린 저의 실수담을 보신 라 비타 님은 이런 댓글을 다셨어요.

2019-01-25 09:49

안녕하세요 김민식 피디님~ 대략 5년 전부터 애독하고 있었는데 글은 처음 남겨보네요:) 저도 비슷한 시기에 탁심에 있었거든요. 나름 해외 여행을 많이 했었는데, 실수 투성이었어서 동행을 고생시키기도 했어요. 그래서 맘이 많이 안좋았었는데 ㅠㅠ 피디님 같은 베테랑도 그렇다고 하니 왠지모를 위안이 되었어요~ 블로그를 통해 삶의 많은 순간을 함께 나눠가니 참 귀하네요. 늘 응원합니다!


아, 이런 댓글, 참 귀하고 고맙습니다. 제게 닥친 고난에 대해서도 글을 씁니다. 글을 쓸 때, 좋은 일만 쓰는 것보다, 때로는 나의 상처에 대해 쓰는 게 나 자신에게 위로가 되고요, 때로는 타인에게 응원이 될 수도 있어요. 

블로그 글쓰기를 서민 선생님에게 배웠어요. 2011년 서민 선생님은 블로그에 올라는 모든 댓글에 답을 달아주시더라고요. 한때는 저도 모든 댓글에 답글을 달았는데, 언젠가 보니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댓글보다는 매일 올리는 한 편의 글에 더 공을 들이자는 마음에 요즘은 댓글을 달지는 못하고 있어요. 비록 답은 못하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이곳에 들어와 여러분이 올린 댓글을 읽으며 힘을 얻습니다. 제 공부를 도와주시는 여러분들, 늘 고맙습니다!


생각해보면, 2000년 iMBC.com 게시판에 '논스톱 연출일기'를 쓸 때부터 이어지는 습관이군요. 덕분에 귀한 인연을 많이 만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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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또기 쭘마 2019.01.29 0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진정 춤을 즐기시는군요.
    풋풋한 얼굴에 흔드시는 모습을 보니 너무 귀여워요 ㅎㅎ
    하시는 일마다 애정을 갖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신다는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대단하신건 그 마음이 어느 위치에
    있던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여서 더욱 존경스럽네요

  2. 2019.01.29 07: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른 새벽이지만 왠지 빨리 블로그에 들어와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촉이 좋나봐요. 글 읽다가 제 닉네임이 나올줄이야... 저는 사랑의 트위스트의 이런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 연출의 지시에 지친 몸을 끌고 무대 위로 올라온 조연출의 흥. 2. 화려한 의상의 가수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끼어있는 근무복 차림의 피디님. 3. 처음엔 화면에 안잡히게 하려고 애쓰다 스탭 밟는게 예사롭지 않은걸 느끼고 나중엔 대놓고 찍는 카메라.

  3. 보리보리 2019.01.29 0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NG예요~ 복장만 되셨으면 빛날터인디, 튀기만 ㅎ
    하루에도 몇번씩 여기 들어와 힘내신다니 감동~
    암송이 수월함은 실력이 "꽤" 늘은거라니 와~~
    입이 간질하신분은 2분스피치 권해요.

  4. 아리아리짱 2019.01.29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날마다의 '꾸준함'이 '위대함'이 되는과정을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피디님! Go Go Go!

  5. kuaile 2019.01.29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팬심을 자극하는 영상, 피디님의 어린 모습이 넘 반갑네요^^ 덕분에 아침부터 웃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6. 꿈트리숲 2019.01.29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언젠가 댓글에서 댓글만 모아서 책 한권 내셔도 될 것 같다 말씀드렸는데, 오늘 글은 그 예고편 같아요.^^
    저의 닉네임이 글 한편을 장식해서 예고편이 더 좋다는건 안비밀이에요.ㅎㅎ
    질문 날카롭지 않아요. 긴장안하셔도 됩니다.~~

    매일 같이 글을 발행하는 피디님의 애씀과 댓글을 쓰시는 분들의 애정이 맞물려 더 풍성한 블로그가 되어 간다 싶어요.

    한 줄이 한 편의 글이 되고 한개의 댓글이 한 권의 책이 되는 원동력을 하루를 허투루 쓰지 않는 블로거와 댓글러의 꾸준함에서 찾았습니다.~~

  7. 김수정 2019.01.29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사무실만 아니면 피디님이 조연출 하실때의 춤영상을 당장 보고싶은데
    못보고 있어서 눈이 근질근질 합니다ㅋㅋ
    피디님이 소개해주셨던 책 '뇌는 춤추고 싶다' 소개글을 읽으며 춤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어요.
    몸을 움직이다 보면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춤의 즐거움 또한 피디님께 배운 것 같습니다.^^

    아침에 댓글에 제 이름이 나와서 글 읽다가 깜짝 놀랐네요ㅎㅎ
    피디님 덕분에 기분 좋은 아침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피디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이 공간에 들리시는 다른 분들도 다들 좋은 하루 되시길!
    행복은 정말 소소한 곳에 있나봐요♡

  8. 안봄 2019.01.29 1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한번 꾸준함의 힘을 느낍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저는 필명을 안천사에서 안봄으로 바꾸어 봅니다.
    제 이름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따스한 느낌을 실어보아요.
    기분좋은 하루 보내세요~~^^

  9. 괌사이판 2019.01.29 1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 댓글을 달아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pd님을 알게 된 것은 서점에서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고 알게 됐어요.
    주어진 인생을 재미있게 디자인하며 사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늘 그날이 그날 같은데 pd님은 늘 새롭게 사시는 것 같아요.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계신분으로 생각듭니다.
    물론 인생의 여러가지 일들이 있으셨겠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즐거움을 찾는 모습을 보면 멘탈이 갑인듯 합니다. 오늘 아침도 트위스트 영상 덕분에 빵터졌습니다.
    감사합니다.

  10. 샘이깊은물 2019.01.29 1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왕, 이렇게 댓글을 보니 느낌이 또 새롭네요!
    오가는 글을 통해 배우고, 공감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

  11. H_A_N_S 2019.01.29 1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도 카메라 마사지 받으셨군요. 더 젊어지시고 멋있어지셨네요ㅎㅎ

  12. 게리롭 2019.01.29 1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영상 대박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댄싱킹이십니다
    쟁쟁한 가수들 사이에서 분위기 띄우기 위한 사명으로 주눅들지 않고 이리 열심히 춤을 잘추시다니!
    엄지척~~~

  13. 은하수 2019.01.29 15: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울하거나 기분 안좋을 때는 이 영상을 보려구요..
    입꼬리가 정말이지 찢어지도록 웃었어요 ㅍㅎㅎ

    엄정화,영턱스클럽,클론 등 당대 내로라하는 가수들 사이에서 안경 치켜 올리시며 열심히 춤추는 모습이 정말이지 너무 귀여우세요~~
    리허설인줄 알았는데 본방송이네요~카메오를 찾아라ㅋㅋ
    20년도 전에 이미 pd가 방송에 직접 출연하는 요즘 컨셉(?)을 쓰셨다니..대단하세요!^^

    아침에 눈뜨자마자 김민식 pd님의 글을 읽는 거로 제 일과를 시작하고 있는데 오늘 제 댓글이 소개되어 깜짝 놀랐고 영광입니다!^^

  14. 섭섭이짱 2019.01.29 15: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 오늘 댓글 총정리시간이네요 ^^
    4년전에는 피디님과 둘이서 댓글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애기하던 기억이 나는데...

    이제는 많은 분들이 댓글 다시는걸 보게 되니
    동네 사랑채에서 왁자지껄 얘기하는거
    같은 느낌이네요.^^

    ‘매일 아침 댓글 써봤니’ 의 힘을 다시금 느끼며~~
    저도 이런 피디님의 감동적인 글 때문에
    매일 매일 댓글 씁니다.

    🎼 샹하이 샹하이 상하이 트위스트 추면서...
    오늘은 콧노래가 저절로 나네요. ㅋㅋㅋ

    그럼 내일 또 뵈요 ^^

  15. 예스투데이 2019.01.29 17: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에 대한 정성이 담긴 댓글들이네요.
    격려적인 멘트 하나가 정말 새로운 힘을 나게 해주지요. ^^

  16. 소금별 2019.01.29 1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매일 읽는 pd님 블로그 글을 읽은지 약 4년정도
    되었어요. 매일 댓글은 남기지 못하지만 pd님 글 중에 마음에 와닿는 글은 노트에 필사하며 배우고 있어요. 추천해주시는 책도 많이 찾아서 읽고 영어회화도 외우면서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는것을 오늘 글을 보고서 알게 되었어요. pd님 글뿐만 아니라 댓글도 빠짐없이 읽는데 다들 글 솜씨가 빼어나시고 서로 응원하는 모습이 훈훈했어요. 수줍음이 많아 가끔 남기는 댓글에 pd님 답글이 달리면 혼자 좋아했던 추억도 있네요. 매일매일 항상 응원하는 숨은 독자들도 많다는걸 알아주시고 감사해주셔서 힘이 나요! 올해는 좀 더 용기 내 볼게요~^^

  17. 콩장 2019.01.29 2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ㅍㅎㅎㅎㅎ 댓글을 안 쓰려야 안 쓸 수가 없는 동영상을 올려주셨네요. 아 넘 웃겨요 😭😭😭
    추억의 가수들 다 있고 넘나 신나네요. 저도 저때는 어렸는데, 어느덧 옛날사람이 된 것이,,
    암튼 피디님 흥은 진짜 짱입니다!!!

  18. minsya 2019.01.30 0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아침 출근하면 커피 한잔을 하면서 피디님 글을 읽는게 하루 업무의 시작과 즐거움이었어요 :)
    오늘 아침엔 올려주신 영상 덕분에 완전 빵터지긴 했는데 이상하게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매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피디님의 모습이 잠깐의 모습이 아니라 계속 쌓아간 진짜 모습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에게 신인의 시절이 있었구나 하는 느낌도 받았고요 :)
    힘들고 지칠때마다 이영상을 다시보기 하면서 힘내야겠습니다!

  19. 과식걸 2019.01.31 0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시트콤 연출일기에 댓글달고 채팅도 했었어요 ㅋ 그 꿈으로 예능피디가 되어 지금까지
    하고있네요 ㅡ힘들때마다 늘 글 읽으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작년 말, 교보문고에서 저자와 독자가 만나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었는데요. 오늘은 그 후기를 공유합니다. 모임을 잘 정리해주신 블로그 기자님, 고맙습니다!


다른 독자는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회초년생이다 보니 이런 고민이 들더라고요. 개인이 조직에 꼭 적응해야 할까? 애초에 개인에게 맞는 조직이 있기는 할까?” ‘나’라는 울타리를 떠나 세상에 발을 디뎌본 무수한 사회인들이 통과의례처럼 거쳐 갔을 고민에 대한 작가의 대답이 궁금했다. “개인을 조직에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의 욕망에 아주 충실하게 삽니다. 다만 나의 욕망에 충실하고자 하는 사람은, 나의 욕망만큼이나 타인의 욕망도 긍정해줘야 돼요. 그리고 ‘과연 나는 옳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져봐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 저는 책을 많이 읽으려 해요. 혹시라도 제가 그릇된 판단을 내리고 잘못된 길로 가면서 고집을 세우는 건 좋은 길이 아니잖아요.” 


이 모든 것을 헤아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또,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고민하고, 거기에 주위 상황까지 살피다 보면 생각이 깊어져 선뜻 행동하기 어려울 때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김민식 작가는 “때로는 다 볼 필요 없어요. 집중해서 보는 거예요”라는 말을 던졌다. “저도 학교에 강의 가보면 자는 애들 많거든요(웃음). 그런데 그 와중에 눈이 반짝반짝하는 애들이 있어요. 그 아이들에게는 제가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또 제가 필요한 사람일 수도 있겠죠. 그러면 그것만 보고 가는 거예요.” 숲 전체를 돌보기가 벅차다면, 숲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내려놓고 한 그루 나무에 정성을 쏟는 방법이랄까. 


그렇다고 김민식 작가가 숲을 포기할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워낙에 큰 인기를 끌고 화제가 되는 시트콤을 만들어왔던 그인지라, 트렌드를 읽어내는 눈이 밝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한 독자가 그에게 대중의 관심을 파악하는 비결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조금은 의외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세상을 연구하는 게 별로 의미가 없더라고요. 저는 세상이 어떻게 변할 거라고 예측했던 게 아니라 그냥 하고 싶은 걸 다 했어요.” 그러면서 한 가지 예를 들었다. “만약 엄마아빠가 앞으로는 부동산이 주류라고 해서 공인중개사가 됐다고 칩시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나빠지면, 좋아하지도 않는 걸 열심히 한 게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세상의 흐름을 좇아가는 건 이렇듯 허망할 수 있어요. 그래서 세상의 흐름을 보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나를 보는 일입니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즐거운 사람인지를요.”  


만약에 어떤 사람을 하나의 도구에 비유한다면, 김민식 작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짚어내는 나침반일 것 같았다. 세상을 탐색할 때도, 재미있는 것을 물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재미있는 것을 찾느냐는 질문에 그는 “일단 스스로 해보는 편”이라고 답했다. 춤만 해도 그렇다. 작가의 중고등학교 시절, 나이트클럽은 불량 학생들이 가는 곳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컸다. “그런데 87년도에 나이트에 처음 가보니까, 조명은 막 돌아가고, 음악은 둠둠 하는 게 심장이 같이 뛰는 것 같고. ‘여기는 천국이 아닌가? 이렇게 좋은 걸 엄마아빠는 왜 못 가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때부터 당연히 재미의 여부는 타인의 잣대가 아니라 직접 해보고 나서 판단할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뭐든 스스로 겪어본다는 그의 신조 덕분인지, 김민식 작가는 여러 분야에 발을 담그고 있다. 방송국 피디라는 한 가지 일만 해도 충분히 바쁠 텐데, 저서를 내기도 하고 또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손에서 펜을 놓지 않는다. 한 독자는 지금은 의사로 일하고 있지만, 동시에 작가로서 글도 쓰고 싶다며 조언을 구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1퍼센트가 되고 싶어 하잖아요. 사실 요즘은 경쟁이 치열해서, 어느 한 분야에서 상위 1퍼센트가 되기란 정말 어려워요. 자 그런데, 목표를 상위 30퍼센트로 잡는 거죠. 왠지 그 정도면 노력해 볼 수 있을 거 같지 않아요? 자, 봐요. 먼저 상위 30퍼센트의 의사가 된다고 합시다. 그리고 책을 써요. 근데 꼭 베스트셀러를 쓰겠다고 마음먹지 말고, 한 30퍼센트 정도 안에 들어가는, 적당히 팔리는 책을 써보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 이 교집합을 생각해 봐요. 대한민국에서 책을 쓰는 의사는 1퍼센트밖에 없단 말이죠. 그게 요즘 제 전략이에요. 맨 처음에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썼을 때가 그랬어요. 그 많은 피디들 중에서 통역사는 없으니까. 통역사는 많은데, 그중에서 시트콤 피디는 저밖에 없으니까. 그 교점에서 저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위치를 찾아냈던 거죠. 심지어 나이를 먹어가면서, 교집합을 이루는 원을 하나씩 더 만들어갈 수 있어요. 내가 있는 곳에서 저 위로 올라가려고 할 게 아니라, 옆에 어떤 원을 하나 더 만들 수 있을까를 궁리하면 됩니다.” 


[출처] 김민식 작가와의 점심, 교보문고 보라런치|작성자 VORA


도서관 강연을 가면, 질의응답 시간이 가장 즐거우면서도 어려워요. 이게 즐거운 건, 내가 준비한 이야기만 반복하면 지루할 수 있는데,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게 어려운 건, 내가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세상에는 정답이 없어요. 사람마다 더 잘 맞는 답이 있을 뿐... 그럼에도 누군가 질문을 던지면, 그걸 단서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죠. 독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저는 세상의 흐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요. 내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게 됩니다. 추운 날씨에, 찾아와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전체 소식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https://blog.naver.com/vora_kyobobook/221437209503


2000년 '논스톱' 시트콤 사랑 정모에서 나눠드린 대본을 가져오신 이상화님, 반가웠어요!

피디로 일하면서 꾸준히 다음 카페나 블로그에 글을 올렸어요.

그 덕분에 작가라는 직업도 얻고,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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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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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가오 2019.01.24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를 먹어가면서 위로 올라가려고 할 게 아니라 옆에 교집합을 이루는 원을 하나씩 만틀려고 궁리한다~너무 멋진 말이네요~^^

  2. 섭섭이짱 2019.01.25 0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보리런치 궁금했는데... 즐거운 시간보내셨군요.^^
    그러고보니 피디님과 식사할 그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

    근데 자꾸 논스톱 대본에 눈길이 가네요
    나도 드라마 대본
    갖고싶다~~ 갖고싶다~~~ ㅋㅋㅋ

    p.s) 피디님 보시고 싶은 분들은 공개강연이 있으니 신청 하세요 자세한 신청방법은 아래 사이트에서

    일시 : 3/23(토) 오후 2시
    장소 : 광화문 교보빌딩

    https://www.vora.co.kr/feed/post.asp?idx=13963

  3. 꿈트리숲 2019.01.25 0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보문고에서 보라쇼 테마 코너를 따로 마련하고
    작가님과 독자의 만남 사진을 전시해 두었더라구요.
    보라런치 당첨되지 못한 아쉬움을 대리 만족으로
    잘 달랬습니다.ㅎㅎ

    후기글을 읽어보니 질문을 벼리고 벼리고 나오셨는지
    질문 수준이 깊고 깊어요. 사회 초년생 뿐만아니라
    중년을 향해 달리고 있는 저도 아직 속 시원히 풀지
    못한 고민들인데, 작가님 말씀에 그 해답이 있네요.

    숲 전체를 보기가 벅차다면 나무 한그루에 집중!!!

    저도 마음 속 질문 하나를 벼리고 있는 중이에요.
    작가와의 점심때 풀어 볼 요량으로요.~~^^

  4. 아리아리짱 2019.01.25 0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중요한건 '잘해요'가 아니라,'좋아해요'라고 얘기하는거예요!^^

  5. 보리보리 2019.01.25 0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의 교집합은 영어, 몸건강, 마음건강. 어느 하나 제대로이지 못하지만 셋다 너무 좋아하는 일이고 늘 마음을 두고 있다는 것에 만족~ A Late Bloomer

  6. 김수정 2019.01.25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꾸 위로 올라가려고 하기 보다는
    교집합을 만들 수 있는 원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라는 말씀.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자꾸 위만 올려다보느라 목 아픈 요즘이었는데
    제게 단비와 같은 해법이네요^^

  7. kuaile 2019.01.25 0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
    그것 말고 더 중헌게 있을까요?
    내 삶에 의미를 만드는 건 내 느낌인데, 그걸 무시하고 밖에서 정답을 찾으려 애썼던 과거의 저를 애도합니다^^!

  8. 게리롭 2019.01.25 1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지니어스!!!
    교집합에서 나의 자리를 잡아가기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것같습니다

  9. 샘이깊은물 2019.01.25 14: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때로는 숲 전체, 때로는 나무 한 그루! 완벽을 고집하다 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 같아요. 시간을 타고 물처럼 흐르며 스스로 조금씩 알아가는 수밖에 없겠지요.
    ‘교집합을 이루는 원을 만들어가는 것’은 내 삶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멋진 방법이네요! 어마어마한 포부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쉬 지치지 않는 길인 것 같아요. 내가 원하는 삶의 양식을 정립해 나가는 기쁨도 느낄 수 있고요. 조바심이 날 때도 있지만, 지금 그 과정 속에 있는 나를 격려하고 위로할래요.

  10. 2019.01.25 18: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1년부터 들른 독자로서
    피디님께서 '교집합을 이루는 원' 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들을 보았는데요
    베스트셀러 작가가 목표가 아닌 매일 블로그에 글 한편 올리는 게 목표였던 피디님은
    책 값 안아까운 가성비 갑인 책을 벌써 세권이나 내셨네요
    초반에 읽는 사람 별로 없을땐 진짜 피디님이 친숙하게 느껴졌었는데 지금은 ㅎㅎ
    오래전에 무대위에서 분위기 띄운다고 가수들 사이에서 사랑의 트위스트를 제일 열심히 췄던 조연출 시절 영상 올리신 적 있었어요
    그땐 팬심도 없었는데도 희귀한 광경이고 또 흥겨워서 계속 돌려보곤 했었죠

지난 연말,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 팀에서 전화가 걸려왔어요. 마침 장강명 작가님의 <당선, 합격, 계급>을 읽고 작가님을 향한 팬심을 더욱 불태우는 중인데, 애정하는 작가님의 목소리가 전화 넘어 들려오는 순간! "네, 안녕하세요, 작가님!"하고 갖은 애교와 아양을 다 떱니다.

"피디님, 저희가 지금 2018년도 팟캐스트 방송 총결산 중인데요. 시상식을 하고 있어요. 그중 피디님도 상을 타셨어요."

"네? 제가요? 무슨 상을요?"

"긍정 에너지 상이요."

푸하하! 순간 너무 신이 나서 또 오도방정, 깨방정을 떱니다. 

"우와아아앙! 고맙습니다!"


전화 연결이라 얼떨결에 장강명 작가님과 인사만 나누고 끊었는데요. 요조님께는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더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하필 그 즈음, <당선 합격 계급>을 읽고 경도된 상태였거든요. '아, 장강명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로구나.' 하고요. 그런 분이 전화를 해서 "피디님이 <긍정 에너지상>의 수상자이십니다."라고 하니 좋아서 팔딱팔딱 뛸 수 밖에요. 요조님, 양해 부탁드립니다. ^^ 

연말에 올린 <당선 합격 계급>의 리뷰 두 편. 곧 3번째 리뷰가 올라옵니다. 요즘 이 책에 완전 빠져 있어요.

2018/12/05 - [공짜 PD 스쿨] - 과거 제도의 3가지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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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이야기를 들어요.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찬 강의, 잘 들었습니다."라는 말씀. '방송에서 밝고 유쾌한 모습, 잘 봤습니다.'라는 말씀. 저는 사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동창회나 부서 회식에 잘 가지도 않고요. 평소 집에 틀어박혀 책만 읽습니다. 골방 폐인처럼 사는데 어쩌다 '긍정의 화신'이 된 걸까요?

어려서부터 소심하고 내성적이었어요. 아버지에게 많이 휘둘리고, 주위 친구들에게 치이기도 했지요. 대학 1학년이 되자, 전공이며, 외모며, 가정 환경이며, 다 원망스러웠어요.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 스물, 이제 나도 어른인데, 나의 불행에 대해 남 탓만 하며 평생을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때 결심했어요. '오늘 이후, 내가 불행하다면 그건 오로지 내 탓이다.' 하고요. 모든 게 내 탓이라 생각하니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사실 이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닐거야.' 하고 합리화를 하게 되었어요. 나쁜 일이 생긴 건 내 탓이니까요. 연출에서 배제되면, '덕분에 여유로워졌네?' 하고, 연출에 배정되면, '덕분에 멋진 배우들을 만나겠네?' 합니다. 모든 일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려 애를 씁니다. 불행도 내 탓이니까요. ^^

불행을 뒤집어 긍정하는 일이 은근히 에너지가 많이 쓰입니다. 그래서 평소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는 피합니다. 동창회나 돌잔치, 부서 회식 같은 자리는 가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을 만나 억지로 웃고 앉아 있는 건 에너지 소모가 심하더군요. 대신 책을 읽습니다. 책은 읽다가 재미없으면 그냥 다른 책을 펼치면 되거든요. 모임에 나가면 그게 어렵잖아요? (맞아요, 저 좀 비사회적인 인간입니다. ^^)

외롭게 살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진심으로 제게 온 행운에 감사하려 합니다. 예전에 <책 이게 뭐라고>에 출연했을 때, 장강명 작가님을 만났을 때 그랬어요. 책벌레가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쓴 작가를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요. 심지어 그날은 제가 쓴 책 <매일 아침 써봤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어요. 당연히 긍정 에너지로 가득찰 수 밖에 없지요. 

(그날 방송분을 들으시려면 아래 링크를~)

http://www.podbbang.com/ch/11897?e=22533288


긍정 에너지를 모으는 법, 평소에는 조용히 책을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합니다. 그렇게 모은 에너지를 강연장이나 녹음실에서 한방에 집중하지요. '긍정의 화신'처럼 보이지만, 평소의 저는 그냥 중년의 덕후에 외로운 왕따예요. 그런 삶도 긍정하며 지냅니다. 그게 나니까요.

그래도 '긍정 에너지상'을 받으니 정말 기분 좋네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즐거운 일을 하며 사는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더욱 내 삶을 긍정하며 살아야겠어요. 

시상해주신 <책 이게 뭐라고> 제작진 여러분, 장강명 작가님, 요조 작가님,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책 이게 뭐라고> 연말결산 2018 어워드 방송을 들으시려면 아래 링크로~

  http://www.podbbang.com/ch/11897?e=2281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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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폐가 안 될 때까지  (6) 2018.11.19
살다 보니 이런 일도!  (27) 201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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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또기 쭘마 2019.01.09 0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에 갈 때 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거나 팟캐스트를 들어요.
    좋은 내용의 방송이 많아서 골라 듣는 재미가 상당하죠
    '책 이게 뭐라고'도 자주 듣는데 작가님들의 얘기를
    들을수 있어 좋더라구요.

    피디님께서 받으신 상이 긍정에너지상이라니 더욱 축하드려요
    자신을 알고 긍정의 마음으로 사시는 모습을 보고 저는 또 배웁니다.

  3. 섭섭이짱 2019.01.09 0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 상 이름 멋진데요.
    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정말 피디님 강연은 긍정 에너지가 뿜뿜입니다
    그래서 강연소식 들으면 무조건 달려가는 ^^

    긍정 에너지 모으는 비법...
    너무 중요한 비법 배우고 갑니다

    그리고 피디님
    여기 피디님을 좋아하시는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절대 혼자가 아니니
    외로워 하지마세요 ~~~~~~

  4. 꿈트리숲 2019.01.09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다운 밤이에요~~!!
    ㅎㅎㅎㅎㅎㅎ 빵 터졌습니다.
    2018 상 복이 많으시네요.^^
    어디선가 땡큐 오브 더 이어 상 수상소식도
    들리더라구요.ㅋㅋ

    평소에 조용히 책을 읽으며 긍정에너지를 모으신다는
    말씀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저도 원치 않는 많은 만남을
    가지게 되면 에너지 소모가 어마어마 하더라구요.
    만남 자체에 피로감도 있지만 그 속에서 끊임없이
    나를 증명해야 하고, 때로는 그들과 나를 비교하게 돼서요.

    독서도 에너지가 많이 드는 활동이긴 하지만 끝내고 나면
    들인 에너지의 배 이상의 새로운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세상을 향한 부드러운 저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다음달 김민식 작가님의 긍정 에너지가 한방에
    집중 될 날이 기다려지네요.ㅎㅎ

    긍정 에너지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5. 브릭 2019.01.09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년의 덕후에 외로운 왕따....ㅋㅋㅋ
    이런 자신을 과감히 드러내시다니~ 대단하셔요.
    저도 이런 성향이라 오히려 반갑습니다~!

  6. 안춘임 2019.01.09 0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긍정에너지상 수상을 축하드려요.
    피디님 외로운 왕따라기 보다 자발적 왕따이신거 같아요.
    저 역시 비슷한 성향이라 분잡한거 싫어하는 제 자신에게 그리 얘기하고 있거든요.
    책과 강연에서 느껴지는 피디님의 긍정 에너지는
    저를 웃게하는 강한 힘이 있어요.
    오늘도 피디님답게~~보내세요~~

  7. 하하하 2019.01.09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축하드립니다.
    좋아하는 작가에게 수상소식을 들으시고 얼마나 떨리셨을까, 제가 다 두근거리네요.
    피디님의 긍정에너지상 수상소감이
    저에겐 '에너지절약' 특강 같아요.
    대인관계를 에너지 차원으로 얘기해 주시니
    그 동안의 피로가 마구 이해가 됩니다.
    피디 님의 솔직발랄한 수상소감을 읽으며
    오늘도 에너지 채워갑니다.
    고맙습니다.

  8. 농업사랑 2019.01.09 1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긍정 에너지 상 축하드립니다.

    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파로서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긍정의 에너지는 주위 사람들도 함께 행복하게 만들죠. 늘 감사합니다.

  9. 봄처녀 2019.01.09 1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받으신것 엄청 축하드립니다!!!
    요즘 부정의 기운으로 똘똘 뭉친 저에게 반성의 시간이....

  10. 너는꽃 2019.01.09 14: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축하드려요~~^^

    사람들 만나려고 애쓰지 않고 혼자인, 세 아이 육아에 집중하고 있는 이 시간에 대해 긍정하게 되었어요 그 선택에 힘을 보태주셔서 감사해요!

  11. 정선경 2019.01.09 15: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긍정 에너지상 받으신 것 축하드립니다...늘 피디님 글 읽으면서 힘을 얻고 있어요!!고맙습니다~~

  12. 보리보리 2019.01.09 16: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긍정에너지상 축축축~ 상에 딱 맞으신분예요. 제가 받은 기분이네요 ㅎ 학부모모임 가면 숨막히던 이유가 오늘에사 이해되네요. 중년의 덕후에 의도한 고독으로 수정~

  13. 라미드니오니 2019.01.09 17: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책 이게 뭐라고 들어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14. 2019.01.09 1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귀로만 듣는 방송은 이런 매력이 있군요
    정말 오랜만에 목소리만으로 새로운 분들을 만나게 되었네요
    장강명 작가님은 목소리가 너무 감미로워서 김동률씨인줄...
    요조님은 두시간 내내 들어도 안질릴 것 같아요 목소리가 좋아요
    피디님은 10점만점에 10점 입니다. 한 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네요

  15. 아리아리짱 2019.01.09 2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피디님은 긍정의 에너지의 화신 맞아요!
    상이 딱 제주인을 만난거네요^^
    매일 피디님 블로그 방문 할 때마다 긍정의 에너지 늘 '팍팍' 받고갑니다. 축하드려요!

  16. 마음 2019.01.10 0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김민식PD님~^^
    7일 세바시동영상 두편을보고 행복했어요~^^
    에너지가 느껴져 책을 사봐야 겠다는 맘을 먹고 다음날 퇴근길에 지지북스에서 두권다 샀답니다.
    매일아침써봤니?책을 지금막 다 읽었어요.
    이해가 잘되게 쉽게 넘어가면서 행복했어요^^
    처음 부터 책들이 소개되어 지는데 책제목을 검색해보며 표지를 보는데 책들이 어려울것 같은거예요 18권정도 소개가 되는데 이책들을 내가 읽어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와는 독서수준이상당히 차이가 많이나시는 분이구나 정말 도서광이 맞으시네~생각하며 참 자신을 많이 사랑하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세바시 보기전까지는 잘 모르는 분이였거든요. 파업동영상도 보았답니다.
    사람이 행복해지는 방법중에 좋은사람과 함께하는시간을 늘리면 행복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저는 피디님을 3일전에 알았지만 참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덕분에 삶이 윤택해진것 같아요.

  17. 카이리 2019.01.10 09: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빰빠라밤!!!!! 우선 축하드립니다
    상은 참 언제나 좋죠
    긍정상도 에너지상도 아닌 긍정 에너지상이라니!!!

    참 잘 어울리는 상입니다 ㅎ
    오늘 하루도 긍정그정!

  18. 체리 2019.01.10 1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 논스톱 피디하시면서 잠깐 출연하시는 모습에 "참 재미있는 분이다"라고 기억하고
    문득 피디님 검색해서 블로그에도 와 보구 파업하실때 외치던 모습도 선명하고
    솔직하면서 와 닿는 글에서 에너지 팡팡 받구...
    피디님! 멋지신 분이세요~~~~ ^^

  19. 김수정 2019.01.10 1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강명 작가님,
    책으로만 만났을때는 굉장히 시크한 분이겠다고 생각했는데
    지난번 팟방에서 유시민 작가님과 함께 역사의 역사 책에 관해 이야기 나누시는 걸 들어보니
    목소리, 표정 등이 생각보다 쏘 스윗 하시더라구요♡
    저도 피디님처럼 그분께 반했다는ㅎㅎ

    피디님의 오도방정, 깨방정 왠지 음성지원되는것 같네요!
    축하드립니다. ^^

  20. 유진 2019.01.11 14: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10월 31일 용인동백도서관에서 "피디님, 제 스타일이시다"고 한 사람입니다.
    역시 제 눈은 높은 거 같아요. 이런 상도 받으시고!!! ^^
    올 한 해 더 잘 풀리시려나봐요. 저도 피디님과 함께 올해도 더 긍정적으로 즐겁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축하드려요!!

  21. 헤니짱 2019.01.12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긍정에너지상~ 김피디님하고 정말 완전 잘 어울리는 상이네요~ 축하드려용!!
    저도 올해 잔잔한 긍정에너지를 주위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화이팅해야겠어요 ㅎ
    특히 우리아들에게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성장문답을 찍었어요.


'간호사가 꿈인 남자 고등학생입니다.

저는 성격이 부드럽고 조용한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이유없이 자주 따돌림을 당해요.

너무 힘든데 어떻게 하면 괜찮을 수 있을까요?'


답변은 <세바시> 영상으로 대신합니다.

힘든 시간, 잘 버텨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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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18.11.29 0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직장에서 내일부터 왕따가 시작될 것 같다... 맘 먹고 있었답니다. 피디님 덕분에 뻔뻔하게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2. 꿈트리숲 2018.11.29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성장문답, 즐겨보는 영상인데.
    피디님도 멘토로 등장하셨네요.!!

    왕따를 당해본 적은 없지만 중학교때
    왕따를 당하는 친구 옆에 있어 본 적은
    있어요. 그 친구에게 도움이 되었나
    모르겠지만 아직도 가끔씩 생각납니다.

    남자답지 못하다는 것은 대체 누가
    정하는거죠? 자기가 누구인지
    자신이 정하도록 놔두면 좋겠다 싶네요.

    올바른 정의가 힘이 실리는 세상,
    성장문답이 도움 많이 될거라 여겨요.
    영상, 잘 봤습니다.~~

  3. 아리아리짱 2018.11.29 0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내안의 다양성 또한 인정하고 사랑하자'
    확 와닿는 말씀 오늘도 감사합니다.
    '남이 나에게 한 행동으로 "나"라고 여기지 말것,
    관통하고, 견디고, 버티자!'
    남의 말에 너무 쉽게 상처 받고 무너지는 성향이 큰 저에게 큰울림으로 다가오는 말씀 되새기며 또 나자신을 껴앉고, 사랑하며 살아내는 하루들 되겠습니다.^^

  4. 섭섭이짱 2018.11.29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자기와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약하다 싶으면 왕따를 하는건 정말...

    왕따를 하는 사람 심리는 과연 뭘까요?
    왕따한 친구들이 이 영상을 보고
    잘못하고 있다는걸 반성하면 좋을텐데..

    마지막으로 영상 보다보니
    예전 피디님이 얘기한 민준국이 생각나는데요..

    민준국씨!! 그 때 그렇게 왕따한거
    지금 반성하고 있나요?

  5. 체리짱 2018.11.29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이 나에게 한 행동으로 '나'라고 여기지 말 것"
    "관통하고 견디고 버티자"

    모든분들 좋은 하루 되세요~~~^^

  6. 2018.11.29 1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2018.11.30 0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상이 감동적이네요
    항상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날이 쌀쌀해졌어요. 자전거 출퇴근은 당분간 쉬면서 다른 운동을 해야겠어요. 새로운 운동을 배우고 싶습니다. 평소에 건강을 자랑하던 어르신 한 분이 대추가 잘 익은 걸 보고 나무에 올랐다가 떨어져서 크게 다치셨어요. 다행히 수술을 받고 경과가 좋아 다시 재활을 통해 걷기 시작하셨어요. 나이 드니까 조금만 부딪혀도 크게 다치더군요. 다치면 주위에 민폐를 끼치게 됩니다. 식사부터 배변까지 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니까요. 자전거를 타는 건 좋은데, 나이 들어 다치는 건 겁이 나요. 자전거는 운전이랑 비슷해서, 내가 아무리 조심해도, 갑자기 튀어나오는 행인이나 자동차는 피하기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나이 들어서도 계속 할 수 있는 운동으로 탁구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70대 할머니가 계신데요. 평소엔 걷는 것도 불편한데 탁구채만 잡으면 날아다닙니다. 셰이크핸드로 슬슬 치는데도 당할 재간이 없어요. 취미로 즐기는 탁구는 스피드나 파워보다 스킬이 더 중요합니다. 나이 20에 열심히 배워둔 자전거로 중년의 삶이 즐거우니, 나이 50에 배운 탁구로 80에도 즐겁게 스포츠인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요?

탁구의 재미는 핑! 퐁! 핑! 퐁! 공이 왔다 갔다 하는 랠리에 있어요. 그런데 저는 공을 잘 받지 못하거나, 치면 엉뚱한 데로 날아갑니다. 랠리가 이어지지 않아요. 잘 치는 사람끼리 치면 시합도 하고 재미난데, 저랑 치는 분은 사정을 봐주면서 쳐야 하니 게임하는 재미가 없지요. 그래서 처음엔 가서 상대가 없어 혼자 멀뚱멀뚱 빈 라켓만 휘두르고는 했어요. 

다행인 건 문화센터 탁구 수업의 운용방식입니다. 도착한 순서대로 보드판에 이름을 적어둡니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가서 코치님에게 레슨을 받지요. 자세 교정이나 라켓 잡는 법부터 가르쳐주십니다. 레슨 받는 동안, 남은 사람들은 서로 짝을 맞춰 칩니다. 레슨 차례가 오면 빠져요. 그럼 상대가 없지요. 기다리던 저는 머리를 긁적이며 남은 분에게 가서 고개 숙여 인사를 드리지요. "혹시 저랑 잠깐 치실까요?" 하고요. 그렇게 저도 연습 상대를 만납니다. 상대 입장에서 초보랑 치는 건 재미는 없겠지요. 그래도 그 시간이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상대방이나 저도 곧 레슨 받을 차례가 돌아오거든요. 레슨을 받는 동안, 그 분은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고, 그럼 저는 또 새로운 상대를 찾아갑니다. 계속 이렇게 돌고 돕니다. 그러니 민폐 끼치는 초보일지라도 계속 배울 수 있는 거죠.

처음 탁구를 칠 땐, 민폐 끼치는 걸 심하게 의식하다가 포기할뻔 했어요. 생각해보면, 인생은 민폐로 시작해, 민폐로 끝납니다. 아기로 태어나면 먹고 자는 것부터 모든 걸 타인에게 의지해야 하니까요. 인생을 시작할 때 주위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듯 운동이나 취미를 시작할 때도 민폐 시절부터 거칩니다. 바이올린을 배운 적이 있는데요, 처음엔 찢어지는 소리가 나더군요. 이웃에 민폐가 너무 심해 포기했습니다. 관악기가 서툴러도 좀 들을 만 합니다. 바이올린은 서투르면 찢어지는 소리가 나는데요, 플룻은 서툴면 아예 소리가 안 나거든요. 민폐가 덜하지요. ^^ 물론 플룻도 들어줄만한 단계까지 가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웃에 민폐를 끼치며 열심히 연습했지요. 지금 저의 플룻 연주는 민폐는 아니라고 감히 믿고요. ^^ 민폐를 견뎌야 합니다. 회화 학원에 가서도 대화의 맥을 끊으며, 원어민 강사를 답답하게 하는 민폐 시절을 지나야 고수의 경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민폐만 끼치는 탁구 초보지만, 언젠가 나이 70에 고수가 되는 날을 그려봅니다. 초보 회원이 오면 웃으며 먼저 상대해주는 너그러운 노인이 되는 날까지, 부지런히 민폐를 끼치며 실력을 쌓고 싶습니다.


(남산 산책길에 만난 길냥이... 지나다니는 행인들 신경 쓰지 않고 낮잠을 잡니다. 저 분이 고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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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농업사랑 2018.11.19 0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용기가 대단하세요. 알면서도 못 하고 있는 사람으로 부끄럽습니다. 저도 40 중반을 넘기면서 뭔가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있었는데, 오늘 이 글을 읽고 용기를 냅니다. 저에겐 중1짜리 탁구 파트너까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요즘 갈수록 대화의 주제가 줄어드는 중1인데, 탁구를 통해 다시 얘기를 나누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2. 섭섭이짱 2018.11.19 0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우~~~ 탁구 배우시고 계시는군요.
    워낙 몸이 날렵하신대다가
    될때까지 노력하시니
    금방 고수가 되실거 같은데요.

    팀경기나 상대가 있는 운동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게 되는거 같아요.

    저는 그래서 수영를 택했는데요.
    수강생 수준별로 레인을 나눠놔서
    같은 레벨 사람들끼리 배우거든요.
    그래서 덜 민폐를 끼치는거 같아요.

    영어 얘기는 완전 만프로 공감합니다.
    해외가서 정말 많은 민폐를 끼치며
    돌아다니고 있죠.. ㅋㅋㅋ

    피디님과 탁구 치는 그날을 위해
    탁구도 배워야겠어요.^^

    탁구왕 김민식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3. 헤니짱 2018.11.19 0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피디님~~ 홧팅입니다!! 늘 자극은 많이 받고 있으네 실천이 미비해서ㅠㅠ
    행복한 한주 보내세용^^

  4. 전진 2018.11.19 1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네요. 민폐 안 끼치려는 심리 저변에는 나도 민폐 받기 싫은 심리가 있는 듯 해요. 그래서 저는 요즘 고치려 노력 하고 있습니다. 민폐 잘 받아주기. 민폐 잘 끼치기.

  5. 꿈트리숲 2018.11.19 13: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들면 자기 나이 속도 만큼의 빠르기로 시간이 흘러간다고 하잖아요. 사람이 시간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기억해서 그렇게 느낀다고 하더라구요. 매일이 똑같으면 시간은 한것 없이 빨리 흘러가는 것 처럼 느끼죠.
    똑같은 시간 더디게 흘러가게 하는 비법은 피디님이 소개해주셨네요.^^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기.
    낯섬과 마주하고 새로운 추억을 자꾸
    쌓아가면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아요.

    운동신경 꽝도 탁구 배울만 할까요?

  6. 아리아리짱 2018.11.19 2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와! 50대 민폐탁구 초보가 70대 고수 선배되어 초보 상대해주기 목표!
    무한긍정, 무한도전 피디님을 거울로 흉내내며 열심히 동참하렵니다.^^

예전에 <뉴논스톱>을 만들던 시절, 가끔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행인으로 나온 적도 있고요,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손님이나 필리핀 현지인 악사로 나온 적도 있어요. 조인성 박경림 결혼식의 사진사로 출연하기도 했고요. <뉴논스톱>을 만들 때 저의 연출관은 '놀 듯이 즐겁게 만들자'였어요. 시트콤 피디는 모니터 뒤에 앉아 근엄한 표정으로 웃기는가 안 웃기는가 검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들과 함께 현장에서 노는 사람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종종 카메라 앞에 서서 연기를 했는데요. 그때마다 배우와 스태프들이 "감독님, NG! NG에요!"라며 심하게 즐거워 했지요. 아내는 그 시절, TV에 나와 촐랑거리는 제 모습을 보고 일침을 놨어요.

"제발, 조인성이랑 한 화면에 잡히는 건 피하자. 응? 자학 개그도 그건 너무 심하잖아?"


드라마로 옮긴 후, 출연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시청 흐름을 방해할까봐 감히 나서지 않고 있어요. 그런데, 엉뚱하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어요.  

영화배우 한예리씨와 남산 둘레길에서 여행에 대한 수다를 나눠요. 살다 보니 이런 날도!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 막바지 촬영 무렵, 예능 PD 후배에게 연락이 왔어요. 

"선배님, 드라마 연출 끝나면 예능에 출연해주세요!"

한참 바쁠 때라,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겁이 덜컥 나더군요.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라니, 내 공력에 이게 가능할까?


드라마 끝난 후, 예능 프로그램 회의실로 갔어요. 후배에게 출연이 힘들 것 같다고 털어놓으려고요. 거절의 의사를 표하려고 문 앞에 서서 호흡을 가다듬는데, 제작회의실 문 앞에 붙여놓은 프로그램 제목이 눈에 들어왔어요. 

<토크 노마드 - 아낌없이 주도록>

제가 제일 좋아하는 2가지가, 즐거운 수다 (토크)와 방랑 (노마드)인데, 이 둘을 합해놓은 프로그램이라... 출연진은 김구라씨에 영화 평론가 이동진, 카피라이터 정철, 예능인 남창희씨였어요. 이동진 평론가와 정철 선생님은 둘 다 제가 좋아하는 책을 쓴 작가님들이기도 하고요. 내가 평소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여행지에 가서 즐거운 수다를 떨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수 있을까?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요. 담당 피디가 그러더라고요. 

"선배님이 쓰신 책에서 서울 둘레길 여행 다니는 대목, 재미있었어요. 나오셔서 서울 여행의 매력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생각해보니, 지난 7년간 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한 이야기 중 하나가 여행이에요. 지금 쓰고 있는 책의 주제도 여행이고. 갑자기 자신감이 샘솟습니다. 혼자 블로그에서 글로 쓴 이야기를 방송에서 고시랑고시랑 수다 떨면 되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 ^^ 그래서 염치 불구하고 출연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 제가 TV에 나옵니다.

저녁 8시 40분 MBC, <토크 노마드 - 아낌없이 주도록>

여행을 즐기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 아낌없이 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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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똥글언니 2018.10.05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아.
    제가 좋아하는 피디님과 동진님이 모두 나오신다니~
    오늘 본방 사수해야겠어요...!!

  3. 헤니짱 2018.10.05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너무너무 기대되요~ 본방사수!!!

  4. 윤선생 2018.10.05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방사수할께요!~~ 화이팅!

  5. 정보나누미 2018.10.05 1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뉴논스톱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 요즘에도 그런 시트콤이 하나요??

  6. 끈기의 여왕 2018.10.05 1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저도 본방사수요!^^
    피디님이 오늘은 또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놓으실까 궁금해지네요! 강의 때 한번 직접 봬서 그런지 아는 친한 지인이 티비에 출연하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신기하기도 하고 또 많이 기대되기도 하네요!
    응원합니다!^^

  7. 제경어뭉 2018.10.05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주에 나오신데서 눈빠지게 봤는데 이번주더라고여ㅠㅠ 오늘은 고속도로에 있을시간이라 본방사수는 못하고 다시보기 꼭! 하겠습니다!!!
    늘 응원합니다~화이팅!!!

  8. 수선화 2018.10.05 1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보기로 꼭 보겠습니다.기대되네요^^

  9. 게리롭 2018.10.05 1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박!!!!!!!!
    퇴근하고 밥먹으면 딱 그시간될듯해요
    본방사수합니다~!

  10. 동우 2018.10.05 14: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예능에 출연까지!
    활동영역이 점점 넓어지시네요!
    저도 오늘 본방사수할께요~~
    좋은 프로그램 소개 감사합니다

  11. 팬이에요 2018.10.05 16: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팟캐스트에 이어 예능까지!!
    자주 뵈어 좋습니다!

  12. 왕팬 2018.10.05 21: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빠지게 기다리는데 언제 나오실까요?

  13. 주연민기맘 2018.10.05 2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45분만에 나오셨네요^^
    담주에 나오시나 했어요
    아이들하고 재미나게 보고 있어요
    덕분에 좋은 프로도 알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14. 하루는노마드 2018.10.05 2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방송 재밌었습니다. 입담이 필력 못지 않으시군요. 담번엔 라디오스타에서 노래까지 하시면 복받으실거에요:)

  15. 2018.10.05 2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6. 2018.10.05 2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7. 2018.10.06 0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8. 제리 2018.10.06 14: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티비 잘봤어요~ 언제나 응원합니다.pd님 화이팅!!

  19. littletree 2018.10.06 15: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이 그 프로 고정 멤버이셨으면 좋겠어요^^
    유쾌한 웃음과 이야기에 즐겁게 시청했어요!

  20. 이수정 2018.10.06 17: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오늘 매일 아침 써봤니? 책 읽었어요. 저도 한때 피디를 꿈꿧고 통번역대학원을 나와 통역사 일을 하고 있는 피디님 후배로서 더 재밌게 읽었어요. 이제 이 블로그 알게 됐으니 자주 찾아올게요!!

  21. 과식걸 2018.10.11 1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꼭 볼게요!! 저도 곧 새프로 시작합니다 ㅋㅋ 드리마도 너무 잘봤어요!!

연출하던 드라마가 끝났다는 건, 아껴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뜻이지요. 지난 토요일 하루가 그랬어요.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는 하루. 

아침 6시에 눈을 떴어요. 일어나 소설 <왕좌의 게임>을 읽었어요. 드라마 연출 중에는 장편 소설은 참습니다. 뒤가 궁금해서 못 견디거든요. 요즘 하루 2,3 챕터씩 아껴가며 읽고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읽는 책은, 가장 재미난 책입니다. 그래야 일찍 일어난 보람을 느껴요. 지금은 <얼음과 불의 노래 제 2부 : 왕들의 전쟁> 1권을 읽고 있어요. 조지 R. R. 마틴은 정말 탁월한 이야기꾼입니다. 독자의 머리 위에서 노는데요. 이야기의 전개를 전혀 예상할 수가 없어요.

아침을 먹고 오랜만에 온 가족이 영화를 보러 갑니다. <맘마미아 2>. 맘마미아는 뮤지컬로 워낙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아이들도 1편을 좋아하기에 속편도 다 함께 보러 갔어요. 결말이 예측 가능한 헐리웃 식 엔딩이라 조금 긴장은 떨어지지만, 영화 관람은 즐거웠어요. 주인공들이 아바의 복고풍 의상을 입고 다함께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더이상 무엇을 바라겠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두 딸들이 거리에서 '맘마미아' 노래를 흥얼거렸어요. 그런 영화에요. 누구라도 노래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

브런치 카페에 들러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와 주말 오후에 누리는 최고의 호사를 즐깁니다. 낮잠이지요. 낮잠을 잘 때는 휴대폰으로 30분 후에 알람을 맞춰둡니다. 낮잠을 1시간 이상 자면 잠기운에 취해 일어나기 힘들어집니다. 30분 낮잠을 자고 딱 일어나면, 개운하니 부지런한 오후를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주말 하루를 두번에 나눠쓰는 느낌입니다.

오후 2시, 일을 시작합니다. 내년에 나올 새 책의 원고를 쓰고 다듬습니다. 3시간 정도 작업하는데요, 한창 신이 나서 타이핑을 하면 어깨와 손목이 뻐근합니다. 그럴 땐 잠시 책을 읽으며 쉽니다. 일할 때 읽는 책은 따로 있어요.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과 강원국 선생님의 <강원국의 글쓰기>입니다. <열두 발자국>은 뇌에 좋은 자극이 되고요. <강원국의 글쓰기>는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의욕을 부채질하지요. 두 책 다 강연을 바탕으로 한 원고인데요. 고수들은 다릅니다. 말을 글로 바꿔도 이렇게 밀도가 높아요. 

오후 5시, 이른 저녁을 먹고 자전거를 끌고 나갑니다.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자전거를 타고 싶었어요. 그런데 날이 너무 더워 포기했어요. 촬영하느라 땡볕에 시달렸는데, 굳이 놀 때까지 폭염에 시비 걸고 싶지는 않았어요. 한낮에는 여전히 해가 뜨겁지만, 해질 무렵이 되니 바람이 선선하네요. 양재천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갔어요.

제가 좋아하는 자전거 코스 중 하나가 '하트 코스'입니다. 서울을 하트 모양으로 돈다고 해서 '하트 코스'인데요. 양재천 - 학의천 - 안양천 - 탄천 - 양재천 을 이어 원점회귀하는 자전거 길 구간입니다. 과천 종합 청사에서 인덕원역까지 차도를 달리는 것만 빼면 모두 자전거 전용도로로 이뤄진 코스구요. 도심을 벗어나 외곽지역까지 아우르기에 한적한 시골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맛이 있어요.

오후 5시 반에 집에서 출발했는데요, 저녁 7시반이 되니 캄캄해지는군요. 한 달 전 야외 촬영을 할 때는 8시 반이 되도록 날이 훤해서 밤씬을 찍지 못하고 하늘만 바라보며 있었는데 말이지요. 생각보다 해가 빨리 떨어지네요. 어두운 도로를 달리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노면 상태가 잘 보이지 않아 사고의 위험이 있거든요. 이럴 땐 잽싸게 포기하고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갑니다. 도림천으로 빠져 자전거 도로 옆에 보이는 신도림역 앞에 자전거를 세워둡니다. 자전거는 잠궈두고 저는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와요.


일요일 저녁에 신도림에서 다시 안양천으로 갑니다. 목동을 지나 여의도를 거쳐 반포까지 갑니다.  서울 자전거 여행은 이런 점이 좋아요. 힘들면 어디서든 가까운 전철역에 자전거를 보관하고 돌아오면 되거든요. 반포 한강공원, 해질무렵 풍경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넷플릭스로 다운 받은 <강철의 연금술사 : 브라더후드>를 봅니다. 10년 전 일본어를 공부할 때, <강철의 연금술사>를 열심히 봤어요. 2003년도에 나온 애니는 중반 이후 원작과 스토리 전개가 달라져서 중간에 시청을 포기했는데요.  완전판 <브라더후드>가 새로 나왔습니다. 원래는 넷플릭스를 통해 <종이의 집>이나 <깊은 숲 속에서> 같은 스페인이나 프랑스 드라마를 보며 해외 드라마 트렌드를 공부하려 했는데, 다시 <강철의 연금술사>에 빠져버렸어요. 역시 덕후의 기질은 어쩔 수가 없나봐요.

소설 - 영화 - 낮잠 - 글쓰기 - 자전거 타기 - 만화로 이어지는 거의 완벽한 하루가 이렇게 끝납니다. 즐거움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싶어요. 그 즐거움이 언젠가는 새로 만드는 드라마와 새로 쓰는 책을 통해 드러나기를 희망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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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8.20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 김민식표 종합놀이세트 대공개 ^^
    이건 정말 완벽한 하루를 보내셨는데요.
    (이건 꼭 벤치마킹해야지유)

    전 집 청소하고 재활용하고 하니
    주말 시간이 금방 갔네요.
    담주 주말은 피디님 일정 참고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겠어요. ^^

    그리고 오랫만에 소개해주신
    만화 <강칄의 연금술사>
    앱 키고 바로.찜 해둡니다.
    피디님 덕분에 잘 안보던 만화를
    다시 보게 되네요. ^^
    섭섭이 놀이세트 하나 추가되네요.

    이번주도 신나고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아자 아자 파이팅~~~~

  2. 보여주는남자 2018.08.20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읽으며 쉽니다 라는 표현 ...
    아직은 제겐 너무 낮설은 표현이내요 ...

  3. 꿈트리숲 2018.08.20 0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통 영화 한편을 보면 휴일 하루가 후딱
    지나가버리는데, 여섯 장르를 넘나들며
    휴일을 알차게 보내시는 모습에 감탄, 또
    감탄합니다.
    저는 언제쯤 저런 완벽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지. . . 일단은 체력 보강부터 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여섯 장르가 사뭇 이질적인 것 같으면서도
    물 흐르듯 엮어지는 건 중간에 낮잠이라는
    완충 지대가 있어서 그런거겠죠?
    중간의 쉼표가 중요한 키 포인트라 여겨지네요.

    열두 발자국과 강원국의 글쓰기
    뇌와 글쓰기에서 저 역시 많이 자극 받은 책들이에요.
    '그들처럼 생각하고 글을 쓸 수 있을까. . .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희망을 품었어요.

    오늘 완벽한 하루에 도전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4. 김수정 2018.08.20 0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설 - 영화 - 낮잠 - 글쓰기 - 자전거 타기 - 만화' 너무 부러운 하루 일과네요!!!
    글만 읽어도 행복이 전해집니다♡
    워킹맘인 저에게도 저런 일상이 언젠가는 오겠죠?! ^^

저는 1992년에 첫 직장에 입사했습니다. 제가 모시던 상사는 전형적인 워커홀릭이었어요. 그 분이 전국 출장을 다니며 강행군을 하다 어느날 여관방에서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대요. 정신은 말짱한데 몸이 안 움직이는 겁니다. 과로로 쓰러져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요. 제게 종종 그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김민식씨만할 때는 말이야, 허구헌날 야근을 했는데 말이야. 김민식씨는 항상 칼퇴근이야.' 하셨어요. 당신에게는 당신의 기준이 있고, 내게는 내 기준이 있는데 말이지요. 무엇보다 저는 당시 퇴근하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았거든요.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 데이트도 하고 싶은데, 그런 저를 보고 한심해 하셨지요. 결국 사표를 던졌어요. 인사부에서 부르더군요. 혹시 상사와 안 맞아서 그런 거라면 부서를 옮겨줄 테니, 재해보라고. 그런 거 아니라고,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했어요.

퇴사하고, 외대 통역대학원 입시 준비를 했어요. 대학 도서관을 다니며 영어 공부를 했는데요. 어느날 학교에 붙은 공고문을 봤어요.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방학 동안 동양철학 강좌를 하신다는 내용이었어요. 당시 저는 도올 선생님의 책 '여자란 무엇인가'에 심취해 있었거든요. 바로 신청했지요.

논어 강독 수업이었는데요, 여름 방학 한 달간, 서당을 다니며 오전 3시간 논어를 공부했습니다. 졸업 시험은 한자로 '논어' 전편을 암송해서 쓰는 것이었어요. 절대 쉬운 공부는 아니지만, 무척 즐거웠습니다. 

한편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에요. 통역대학원 입시를 준비한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으면, 하루 종일 영어만 공부해도 부족할 텐데, 그 와중에 동양철학 강좌를 들었다니... 

어쩌면 통대 준비는 회사를 그만두고 나오기 위한 구실이었는지 몰라요. 회사를 그만두고 어디서든 마음껏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도올 서당을 다니며 논어를 공부한 겁니다. 무엇이 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공부하는 그 순간이 즐거웠어요.

'굳이 통대에 들어가지 않아도 좋다, 이렇게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다면...' 하고 느꼈어요.


요즘도 짬만 나면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책에서 배운 내용을 글로 씁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제게 평생 가는 공부입니다.

스물 여섯 살, 첫 직장을 때려치우고 나온 백수 시절에도 이렇게 살았어요.


간만에 앨범에서 '도올 서당 졸업증서'를 꺼내 봅니다.

1994년 8월 6일이라는 날짜를 봐요.

평생 공부만 하고 살아도 좋겠다, 고 생각했던 그날의 각오를 되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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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햇살한자락 2018.07.05 0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멋지세요
    어제 로또에 관한 글도 무척 공감됐습니다.

  2. 섭섭이짱 2018.07.05 0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역시 피디님 보면 놀땐 즐겁게 놀고, 공부할때 집중해서 공부하시는거 같아요. ^^
    저는 이 모드 전환이 바로 바로 안되어서 고민이네요. ㅋㅋㅋ
    언제라도 공부하시는거 있으시면 내용 공유 해주세요.
    저도 같이 공부하고 싶어요. ^^

    오늘도 즐겁고 신나게 촬영하시길 바라며
    믿보연 김민식 피디님 파이팅~~~~

    #이별이_떠났다
    #매주_토_20:45
    #본방사수
    #안되면_다시보기_몰아보기

  3. 안가리마 2018.07.05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과 동시대를 살아왔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크게 공감합니다.
    도올의 '여자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인생에 미친 영향은 태풍 매미급이었죠.
    오늘 글은 대학 친구가 생각나게 하는 글입니다.
    한 6개월만 자유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싶다던 친구.
    다시 한 번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 마음을 다 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4. SORA& 2018.07.05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arpe Diem ^^

  5. 꿈트리숲 2018.07.05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며칠 전 제 블로그에 도올 만화 논어에 대해 썼었어요. 피디님께서 도올 서당에서 공부하셨다니 왠지 공통 분모를 발견한 것 마냥 기쁘네요.^^

    예전에 감이당에서 공부한 얘기, 또
    사모님과 지인들과 인문 고전 공부한
    얘기를 보면서 글의 내공이 다 저렇게 공부한 것에서 나오는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도올 선생님께 논어까지 배우셨군요. 존경스럽고
    한편으로 부럽기도 합니다.

    디지로그, 동양과 서양의 조화,
    과거와 현대의 공존.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안에서 이루어진다니 그저
    감탄만 나옵니다.
    논어 한글 필사에 이어 원문 필사 시작합니다. 조화와 공존, 통찰에
    한발짝 다가가고 싶습니다.

    꿈트리숲=정지영입니다.

  6. seesun 2018.07.05 1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군에 있을 때 서당을 졸업하셨군요.
    시간이 갈수록 더 대단한 분이라는 느낌이...
    그런데 왠지 한자는 명필로 썼을 것 같은 느낌...

  7. 야무 2018.07.05 15: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엇이 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공부하는 그 순간이 즐거웠어요.
    '굳이 통대에 들어가지 않아도 좋다, 이렇게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다면...' 하고 느꼈어요.


    >> 아, 제가 잊고 있던 게 뭐였는지 생각났어요.
    바쁘신데, 이렇게 매일 좋은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8. 珹&帥 2018.07.07 13: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논어를 전부 암송, 그걸 다 쓰는 게 가능했던 건가요???
    배움에 대한 자세와 마음가짐을 배워야 겠습니다.
    책 한권 떼기가 어려운 저로써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9. 뽀로로 2018.07.09 1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깨닫게 하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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