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짜로 즐기는 세상372

고독한 중년의 새해 결심, 따삐빠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 살 더 먹었어요. 아직 철은 안 들었는데 속절없이 나이만 늘어갑니다.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은데 쉽지는 않네요. 철들기를 바라는 마음에 결심한 게 있어요. '따삐빠.' 탁구장에서 배운 말이에요. '따지지 말고, 삐지지 말고, 빠지지 말자.' 제가 요즘 틈만 나면 탁구를 칩니다. 탁구, 미치도록 재밌습니다. 탁구 아니었으면 은퇴 후 무슨 낙으로 살았을까 싶을 지경이에요. 탁구 시합을 하면 서브가 중요합니다. 첫번째 공을 어떻게 주느냐로 플레이가 결정이 나거든요. 복식에서 서브를 할 때는 탁구대 가운데 하얀선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공을 보내야 합니다. 왼쪽으로 공이 가면 실점입니다. 수비를 하는 입장에서는 오른쪽으로 올 공을 기다립니다. 이때 상대가 허를 찔러 가운데로 서.. 2023. 1. 1.
내가 계단으로 다니는 이유 회사에 다닐 때, 저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게 두려웠어요. 문이 열릴 때 그 안에 어떤 사람이 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죠. 2012년 MBC 노조 부위원장으로 일하며 170일 동안 파업을 했어요. 그렇게 길게 싸우고 나면 사람들의 삶이 갈립니다. 파업 중 노조를 탈퇴하고 복귀해 보직 부장이 된 사람도 있고요. 파업 후 좌천되어 현업에서 쫓겨난 조합원도 많아요.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을 만나면 그런 생각을 해요. 둘 중 어느 쪽일까? 나를 미워할까, 나를 원망할까? 그런 생각을 하며 사는 삶은 너무 괴롭습니다. 결국 저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다녔어요. 13층 휴게실도, 2층 자료실도, 다 걸어서 다녔어요. 2012년 파업을 이끌 때, 검찰은 저를 업무방해죄로 기소하고 제게 징역 2년형을 구형했습니다. 피.. 2022. 12. 19.
인생에서 늦은 때가 있을까요? 오늘은 간만에 질의응답 시간입니다. 'PD님 안녕하세요? mbc PD님이 운영하는 블로그라고 해서 호기심에 와봤는데 쓰신 글들을 읽으며 정말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고민이 있어서입니다. 인생에는 때가 있다고 하는데 저는 사실 남들보다 많이 늦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구구단도 한글도 또래보다 늦게 배웠고, 또래들보다 평균 신장도 작아서 늘 고민이었습니다. 대입시험에서 한 차례 낙방을 경험해 남들보다 대학도 늦게 들어갔고요. 그 때는 남들보다 늦어서 조급했지만 지나고보니 별 거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때는 굉장한 고민이었지만 지금 지나고보니 별 거 아니었고 살아가는데 엄청 큰 지장을 받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이 많은.. 2022. 10. 24.
누군가를 짝사랑할 때 필요한 것, 두 가지 2017년에 짝사랑을 고백하는 글 한 편을 블로그에 썼어요. 제목이 대놓고 '장강명이 좋아서'예요. 장강명 작가님에 대한 저의 애정을 고백하는 글에서, 라는 무료 전자책을 소개했어요. '한국 소설을 소개하는 50인의 리뷰를 모은 책인데요. 누가누가 더 재미난 소설을 찾아내나, 누가누가 더 맛깔난 글로 독자를 유혹하나. 글쟁이들의 진검승부를 보는 재미가 있어요. 흥미진진한 한 판 대결입니다. 이 멋진 향연을 공짜로 즐기다니 황송할 지경인데요, 이 책이 무료로 나온 사연이 있어요. 장강명 작가는 공모전 당선작인 소설 로 '오늘의 작가상'을 또 받았는데요. 한 작품으로 상금을 두 번 받기 민망했다네요. 상금을 의미있는 작업에 쓰기 위해 내놓습니다. 그리고 재미난 한국 소설을 소개하는 서평을 모읍니다. 50명의.. 2022.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