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아들을 의사로 만들겠다는 아버지의 욕심 탓에 저는 고교 시절 이과를 가야 했어요. 공부를 못해서 끝내 의대는 못 가고 엉뚱하게 공대를 가게 되었지만요. 영문과나 국문과에 가서 글 쓰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어린 시절의 나를 위해, 작가의 꿈을 이루고 싶었어요. 어려서 나를 막은 건 아버지였지요. 어른이 되어 무언가를 하지 못한다면, 어른이 된 내가 어린 시절의 나를 막는 겁니다. 글쓰기를 꼭 대학에서 배워야 하나? 요즘은 좋은 학습공동체도 많은데 말이죠. 문화센터나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글쓰기 교실에서 공부하고 싶었어요.
몇 년 전 회사에서 힘든 시간을 겪을 때, 특히 글쓰기 교실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마음 속 가득한 울분을 글로 풀고 싶었어요. 그런데 24시간 교대근무라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어요. 어떤 날은 주간 근무를 하고, 어떤 날은 야간조로 일하기 때문에, 정해진 요일 정해진 시간에 열리는 글쓰기 강좌를 다니기 힘들더라고요. 수시로 빠지는 건 스승에 대한 예의가 아니잖아요. 어쩔 수 없이 독학의 성지로 찾아갔지요. 바로 도서관입니다. 퇴근하면 도서관에서 글쓰기에 대한 책을 찾아 읽고 서평을 쓰고 글을 썼어요. 강원국, 서민, 이권우, 백승권 등 당대 최고의 글쓰기 선생님들의 책을 통해 글쓰기를 배웠어요.
독학이 힘든 건, 마음을 내는 건 쉬운데, 꾸준한 실천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함께 공부하는 이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글을 읽고 고쳐주는 선생님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제가 다니고 싶었던 글쓰기 교실 중에는 숭례문학당과 감이당이 있어요. 숭례문학당에서 글쓰기 교실을 다니는 학인들의 글을 모은 책이 있습니다.
숭례문학당의 글쓰기 프로그램은 필사부터 요약, 포토 에세이, 서평, 칼럼, 100일 글쓰기까지 아주 다양하며 수준별, 단계별, 취향별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글쓰기 모임이다. 글쓰기는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하기도 하지만 치유되지 않은 감정을 사르르 녹이기도 하고, 풀리지 않는 의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게 하며, 안개처럼 흐릿한 미래를 뚜렷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100일 글쓰기’에서는 유독 큰 변화가 일어난다. 곰이 사람이 되는 기간, 100일간의 글쓰기 수련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고행의 시간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삶 전체를 복기하는 성찰의 시간이기도 하다.
(<글쓰기로 나를 찾다> (숭례문학당 엮음 / 북바이북) 7쪽)
우리가 변화를 꿈꾸는 이유는, 삶에서 길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을 때, 저는 글을 씁니다. 글을 쓰며, 내 속의 욕망이 어디를 향하는지,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세상에서 길을 잃은 저는, 내가 쓴 글 속에서 나를 찾아봅니다.
숭례문학당에는 글을 쓰며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평소 “이대로 살아도 되나? 내가 잘 살고 있는 건가?”를 고민하던 사람들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찾고,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을 잃어버렸다 느낀 사람은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다. 글쓰기 이전에는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며 살았다면, 글쓰기 이후에는 자신만의 기준을 정해 살아간다. 이기적으로 행동하며 무책임한 삶을 산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재능과 취향, 소망을 다른 것들과 적절히 균형을 맞춰가는 삶이다.
(뒷표지에서)

'함께 쓰기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이라는 부제가 마음을 울리는군요. <매일 아침 써봤니?>의 카피거든요. "매일 써보니 알게 됐다. 인생,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걸." 글쓰기를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글쓰기 교실을 다니는 대신, 저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매일 아침 블로그에 글을 올렸어요. 누구도 숙제검사하는 이가 없지만, 매일 나만의 과제를 인터넷에 올린 겁니다. 다행히 블로그를 통해 독자를 만났어요. 제 글을 읽고, 매일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독자 여러분이 스승님이십니다. 여러분을 생각하며 매일 아침 글을 올립니다.
특히 블로그에 매일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이런 분들은 정말 고마운 분들이지요. 가끔 저도 제가 올리는 글이 마음에 안 찰 때가 있어요. 글이나 주제가 실망스러운 날도 있을 텐데, 그럼에도 꼬박꼬박 꾸준히 반응을 해주시고 칭찬해주시는 건 보통 정성이 아닙니다. 이런 고마운 분들께 특별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어요. 아이디어는 교보문고에서 하는 '저자와의 점심' 이벤트를 하는 걸 보고 떠올렸고요.

연말을 맞아 질러봅니다.
2018 공짜로 즐기는 세상, 댓글 부대 시상식!
지난 한 달 동안, 댓글을 가장 많이 올려주신 다섯분을 뽑구요, 시간이 되시는 분들께 점심을 대접할까 합니다.
집계 결과, 대상 수상자는...
섭섭이짱,
꿈트리숲,
농업사랑,
보리보리,
아리아리짱,
이렇게 다섯분입니다.

지난 한 달치 댓글을 집계했습니다. 2019년 2월 2일이나, 2월 9일 토요일 양일 중 하루를 잡아 낮 12시에 서울 모처에서 속닥하게 점심을 먹으며 수다를 떨까 합니다. 다섯분께서는 댓글로 (비밀댓글도 좋아요.) 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양일 다 좋으면, 다 좋다고, 혹은 선호하는 날짜가 있으면 따로 알려주세요. 가급적 다섯분 모두 가능한 시간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이번 기회를 빌어, 댓글 남겨주시는 모든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 덕에 매일 책을 읽고 여행기를 쓰는 일상이 더욱 즐거웠습니다.
새해에도 '공짜로 즐기는 세상' 속에서 더욱 행복하기를 소망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인대문의 2020.10.21 0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고의 브랜드는 이유가 있지요.
안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걸릴 뿐이지요.
최고의 브랜드 김민식PD님을 보고 배우며 또 다른 최고의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dmoody 2020.10.21 0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할 수 있을까
용기가 정말 필요한 일인데 도전해 봅니다!
달빛마리 2020.10.21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해요. 잘 볼게요 :)
달빛마리 2020.10.21 0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상을 보고 피디님의 N job을 ‘건물’에 비유하시다니 정말 탁월하시다 생각했어요. 이해가 수월해지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하나 더! 피디님 덕분에 글쓰기에 조금 더 용기가 생겼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
섭섭이짱 2020.10.21 0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온라인 건물주 김민식 주식회사 🏢🏢🏢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가 있었네요 ^^
1층 위에 2층, 2층위에 3층...
각 층의 사무실이 들어설때마다
옆에서 지켜봐서 그런지 사무실이
점점 확장 되고 있어 기뻐요 ^^
피디님
KMS 빌딩 옆에 건물 보이시죠.
네, 거기요. 거기...큰나무 있는 곳이요..
지금 사무실 비어있는데 제가 거기 들어가려고요
입주 완성되면 떡 돌리러 갈께요.... 지켜봐주세요 ^^
김민식 주식회사와 같이
성장하는 건물주 되는 그날까지...
KMS 포에버~~~~
p.s) 온라인 건물주가 되고 싶으신분들
건물주 만나실 기회가 있습니다.
기회이니 서두르세요 ^^
일시 : 10월 24일(토) 14:00
장소 : 인천 수봉도서관 앞마당
신청 : https://bit.ly/3jge05w
인터넷, 전화, 안내데스크 통해 접수 가능....
자세한 내용 문의는 032-870-9100
우왓 섭섭이짱님 또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
피디님께서 인천에 오신다니 버선발로
마중나가고 싶어요.
다른 일정과 겹쳐서 끝나는 대로
수봉도서관으로 달려가보겠습니다.^^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10.21 08: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이야기가 귀에 쏙쏙 잘 들어와서 메모를 했어요.^^
"온라인에 나를 대신할 분신을 만들어라."
"지금 같이 대면 접촉이 힘든 시대에는 온라인 상의 나의 존재감을 심어 두는 게 중요하다."
피디님이 영상에서 유튜브보다 블로그를 먼저 1년 정도 해보라고 하셨죠.
저는 교보문고에서 우연히 피디님의 <매일 아침 글써봤니?> 책을 접하게 되었어요.
이 책을 보고서 어떠한 강렬한 느낌에 끌렸고, 피디님의 책을 읽은 순간부터 저는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다짐했어요. 1년 동안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매일 써보자고요.
그리고 블로그 <새벽부터 횡설수설>을 만들어서 1년 동안 매일 글을 썼고요. 그러다보니 브런치 작가도 되었고요. 지금은 유튜버도 되었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유튜브 주소를 남겨놓을게요. 혼자서 편집 공부해서 직접 편집하고, 2주에 한번씩 영상을 올리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충만한 하루를 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YOUTUBE <경북사는남자> (https://www.youtube.com/channel/UCGUpX44U7-QKwIPsnEmJqtg/videos)
*꼬꼬독 (https://www.youtube.com/channel/UCOSUWY3htri_KLZAxiebTEg)
꿈트리숲 2020.10.21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건물을 계속 올리고 각 층마다 월세도
꾸준히 받고 계셔서 그런가요. 피디님 얼굴이
너무나 화사해보이십니다 ㅎㅎ
얼마전 인스타 풀메 사진에서도 중년의 피부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물광이 반짝반짝 하셔서 깜놀
했거든요^^
피디님 말씀과 글에 공감과 자극 받고 온라인
세상에 제 건물을 짓기 시작했는데요. 이제
한 층 올린 저로서는 지하부터 파느라 터잡는데만
2년이 걸린 것 같아요. 아직 이렇다할 월세는
없지만 그래도 10년 하신 피디님 보며 하루하루
열심히 시멘트 바르고 있습니다.
건물 올리고 전단지는 따로 안돌려도 될까요?^^
아리아리짱 2020.10.21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아리아리!
'평범한 일상이 기록하면 비범한 삶이된다.'
'나를 만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글쓰기다."
이 말씀을 날마다 블로그 올리며 정말 공감, 체감하고 있습니다.
인생이 달라집니다요!
피디님 덕분에 댓글로 시작해서 블로그 입문한 저의
인생 후반기가 풍요롭습니다.
건물은 아직 터잡기 중이고 에드센스 수입은 미미하지만
그래도 첫삽을 떠서 시작했음에 늘 감사합니다요! 꾸벅!
언젠가 2020.10.21 1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아빠관장님 2020.10.21 2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아침 써 봤니? 영상 버전이네요!!
피디님 덕분에 글쓰기 시작하고, 자기를 발견하고 성장하고 있는 사람들 무지하게 많을 거라 장담합니다!!
제가 그 중에 한 명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
저도 그 중 한명입니다!
창작동화세상 2020.10.22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러워요 피디님♡
존경해요 작가님♡
피디님 글을 읽으며 매일 아침 행복합니다.
저도 꼭 시도해 보겠습니다^^
2020.10.25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