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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3번째 찾아간 도시, 프라하

by 김민식pd 2024. 1. 10.

지난 2023년 여름에 다녀온 유럽 여행기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전체 일정을 살펴볼게요.

파리 (프랑스) 7월 20일~23일
샤모니 (프랑스) 23~26일
인터라켄 (스위스) 26일~29일 
뮌헨 (독일) 29일~8월 2일
잘츠부르크 (오스트리아) 2일~5일
비엔나 (오스트리아) 5일~8일
프라하 (체코) 8일~12일 (4박)
베를린 (독일) 12일~15일
프랑크푸르트 (독일) 15일~18일
브뤼헤 (벨기에) 18일~21일
로테르담 (네덜란드) 21일~24일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24~25일

대한항공 마일리지 좌석으로 항공권을 끊었고요. 파리 도착, 암스테르담 출발인데, 비엔나까지 여행기를 올렸으니 중간까지 온 것 같아요. 이제 프라하로 갑니다. 1992년 여름 배낭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도시가 프라하였어요. 2002년에 회사 출장을 겸해 다녀온 적이 있는데요. 이번이 3번째입니다.  

프라하는 걷기 좋은 도시에요. 구시가(Prague Old Town)에서 시작해 카를 교를 건너 프라하 성까지 걷는 코스.

성 니콜라스 성당이 있는 플로렌스 광장에서 걷기 여행은 시작합니다.

광장 옆 구시청 건물에는

천문시계탑이 있어요. 

거리를 걷는 여행자들을 따라

카를 교를 찾아갑니다.

코로나가 끝난 직후라 그런가요? 전세계에서 온 여행자들로 다리가 붐빕니다. 예전엔 버스킹하는 예술가들이 많았는데, 그런 이들이 보이지 않아 아쉽네요.

저 멀리 프라하성이 보입니다.

프라하성은 워낙 커서 멀리서도 잘 보여요.

프라하 성은 9세기에 건립되었고요. 고대 로마, 고대 슬라브, 중세 유럽의 다양한 문화적 영향을 받았습니다. 프라하는 건축 기행 삼아 오기도 좋은 도시에요.

다양한 건물 중 제일 눈에 띄는 성당 (St. Vitus Cathedral)에 들어가봤어요.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성당의 건축 양식은 무척이나 화려합니다.

신에게 무언가를 바칠 때 인간은 예술혼을 불태우는 것 같아요. 

프라하 성은 야경도 참 예뻐요. 

92년에 감탄하며 본 그 풍경을, 나이 50에 딸과 함께 다시 와서 볼 줄은 몰랐어요. 감개무량하네요.

트램을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다 문득, 어라, 전에 한번 와 본 곳 같은데? 하고 내렸는데요. 유명 관광지가 있는 곳이 아니에요. 그런데 어떻게 이 거리가 기억이 날까요?

92년에 왔을 때 게스트하우스가 있던 동네에요. 트램도 그렇고 거리도 그렇고 별로 바뀐 것이 없네요. 순간 짜릿했어요. 30년 전에 왔던 장소가 기억이 나다니! 인간의 뇌란 참으로 신기한 조직인 것 같아요.

프라하의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엔 프라하 국립 박물관에 갔어요.

보수 및 증축을 거쳐 2018년에 재개관한 곳인데요.

1900년도 초반 프라하의 시내 풍경을 촬영한 영상 자료가 있어요. 요즘의 거리 풍경과 놀랄만치 비슷합니다. 지금도 같은 건물을 배경으로 마차가 달리고 전차가 달립니다. 파리, 베를린, 런던과 달리 프라하는 중세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1,2차 세계 대전 때 공습의 피해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공산국가였기에 1950년 이후, 경제 성장은 정체 되어 있었고요. 그러다보니 옛날 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된 거지요. 다른 도시들이 경제 성장의 여파로 높은 빌딩들로 뒤덮일 때, 프라하는 여전히 옛날 모습 그대로고요. 그런 풍광이 관광 산업의 경쟁력이 되었지요. 역시 세상만사, 새옹지마. ^^ 

1950년대 현대사 전시관에 생뚱맞게 한복이 있어 으잉? 했어요. 한국전쟁에 체코가 북한에 야전병원 의무대를 파병했대요. 그때 파병 장교가 가져온 기념품이라는군요.

한국전쟁에 대한 설명을 보니 북한의 김일성이 소련의 스탈린에게 남한을 침공하면 1주일 내로 무력 통일이 가능하다고 설득했다고요. 그러나 미국의 트루먼이 강경 대응에 나서고요. 유엔을 설득해 연합군을 꾸리는 바람에 전쟁의 규모가 커졌다고요. 북한측에 파병했던 프라하의 국립 박물관에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으니, 북침설을 주장하는 북한은 머쓱하겠는걸요? ^^ 

한복을 보며 생각해봅니다. 우리나라도 1950년대에는 참 가난했는데, 70년 사이 이만큼 발전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기적이에요. 당장 제가 프라하에 처음 왔던 1992년과 지금 사이에 체코가 발전한 것보다 한국의 발전 속도가 훨씬 더 빠르거든요. 

1992년 유럽 배낭여행 왔을 때, 프라하를 좋아했던 이유는요, 동구 공산권이 개방한 직후라 물가가 저렴해서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물가가 비싸 오로지 바게트 빵으로 하루 세끼를 때우기도 했거든요. 프라하에서는 고기 요리도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2023년에도 여전히 프라하는 유럽의 다른 도시에 비해 물가도 싸고 인심도 좋고 볼 거리도 많아요. 언젠가 또 가고 싶은 도시입니다.

프라하 여행기,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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