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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552

삶은 세미콜론 참여연대 회원으로서 매달 소식지 '참여사회'를 받으면 즐겨읽는 코너가 있어요. 참여 연대 회원들을 만나는 인터뷰 코너.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어요. 이번달에는 부끄럽게도 저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글을 쓰신 분께서 제 삶을 세미콜론이라고 정의해주셨어요. 그가 서 있는 경계는 마침표와 쉼표 그 사이에 있다. 앞과 뒤를 재지 않고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지점에서 마침표 하나가 분명하게 찍힐 때까지 모든 걸 쏟아 붓는 사람. 그러고도 그 마침표 뒤에 쉼표 하나를 찍고 다시 자신의 서사를 이어가는 사람. 내가 정리한 그는 그래서 세미콜론(;)을 닮은 사람이다. 돌이켜보면, 무엇하나 제대로 해낸 적이 없는 부끄러운 삶인데 이렇게 써주시니 민망합니다. 글을 읽고 오히려 다짐하게 됩니다. 앞으론 세미콜론 같.. 2017. 9. 5.
저들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서라도 (며칠 전 MBC 집회에서 이근행 언론노조 MBC본부 전 위원장이 조합원들에게 한 발언을 옮깁니다. 구로에 있던 이근행 선배와 양효경 기자 등은 MBC 총파업에 함께 하기 위해 전날 유배지에서 짐을 빼어 나왔습니다.) 오랜만입니다. 6년 반 만입니다. 여러분들에게 힘이 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참 판단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임 위원장이 아니라, 한 조합원으로서, 똑같은 욕망과 고민을 지니고 사는 한 인간으로서,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걸로 이해해 주십시오. 감정이 강퍅해져서 큰일입니다. 원래 예민하기도 하고 감정과잉도 있어서 늘 애쓰기는 합니다. 예전에는 눈물도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수 년 새 많이 달라져 버렸습니다. 눈물이 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어제 조합에서 구로유배.. 2017. 9. 1.
영화 '공범자들' 관객의 질문 요즘 영화 '공범자들' 관객과의 대화를 다닙니다. 영화를 본 후, 객석에서 많은 질문들이 나오는데요. 그중 가장 아픈 질문이 있어요. '사장 하나 바뀌었다고 그렇게 조직이 망가지면, 그것도 문제 아닙니까?' 맞습니다. 저 역시 뼈저리게 반성하며 고민하는 대목입니다. 같은 고민을 동료 피디들도 하고 있는데요, 김재영 피디가 연재하는 MBC 몰락 10년사에서 그 고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어요. 그들은 지난 10년 MBC를 어떻게 망가뜨렸는가, 2편의 글을 공유합니다. MBC 몰락 10년사⑦ 블랙리스트 파문, MBC를 집어삼키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40100&artid=201708211405001#csidx482765.. 2017. 8. 29.
인생은 역시, 리액션이다 지난 번, ‘인생은 리액션이다’는 글을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내게 일어나는 사건보다 그 사건에 대한 나의 반응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때로는 타인의 반응이 나를 움직이기도 합니다. 2015년 드라마 야외 연출로 일할 당시, 많이 힘들었어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젊은 조연출이나 공동연출이 하는 연속극 야외 연출을 늦은 나이에 하려니 체력적으로 많이 딸리더군요. 6개월간 꾸준히 일주일에 며칠씩 밤을 새우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때 제가 B팀 감독으로 일하는 것을 놓고 임원회의에서 말이 나왔어요. ‘왜 김민식이한테 일을 시켰나?’ ‘그 나이에, 그 경력에 B팀 감독으로 일하는 건 징계나 다름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제작인데? 이번 드라마 끝나면, 두 번 다시 드라마 연출 하지 못하게 하세요.’.. 2017. 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