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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904

중년의 방황 2016-169 소비를 그만두다 (히라카와 가쓰미 / 정문주 / 더숲) 저자는 벤처투자회사를 하면서 5억엔을 들여 20여개 회사에 출자했는데, 몇 년 만에 그 모든 회사가 문을 닫습니다. 유명 IT경영자와 컨설턴트가 모인 투자위원회가 심사숙고해서 투자를 했는데도 그렇습니다. 은행 융자를 얻어 재기에 도전한 저자는, 리눅스카페라는 새 사업을 시작했는데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나는 바람에 세를 든 건물이 붕괴 위험 판단으로 사업을 접습니다. 사무실 공간 리모델링하느라 투자한 2억엔을 날리지요. 인생이란게 이렇습니다. 돈 벌기가 이렇게 어렵습니다. 돈을 버는 게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대안은 돈 쓰기를 그만 두는 것입니다. 저자가 소비를 그만두게 된 사연도 이해가 갑니다. 마트에서의 대량 소비 대신 동네의.. 2016. 7. 18.
백수는 미래다 2016-166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고미숙 / 북드라망) 제가 스승으로 모시는 분들이 몇 분 있습니다. 감히 그 분들을 스승이라고 칭하는 것은, 그들의 책을 감명 깊게 읽고, 강연을 찾아 듣고, '앞으로 스승의 가르침대로 인생을 살아보리라.' 결심했기 때문이죠. 고미숙 선생님도 저의 사부님 중 한 분입니다. 일단 사부로 모시면, 그 분의 책은 다 찾아 읽습니다. 스승님이 새 책을 내셨다기에 얼른 구매버튼을 눌렀습니다. 어둠의 시대, 사는 게 힘들수록 스승님의 지혜는 빛을 발합니다. '대학의 몰락, 청년백수, 저출산 등을 떠올리면 참으로 암울하다. 하지만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는 법.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지성은 실종됐지만, 지성 자체는 전 인류적으로 해방되었다. 인류가 지금까지 터득한 모든.. 2016. 7. 14.
웃기는 소설을 찾아서 더운 여름, 무더위를 잊게 해줄 책을 찾아봤습니다. 2016-161 일곱명의 술래잡기 (미쓰다 신조 / 현정수 / 북로드) '괴담의 집'으로 여름밤을 서늘하게 해준 미쓰다 신조의 책입니다. 어린 시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일본에서는 '다루마가 구룬다!')를 하던 아이들이 하나 둘 사라집니다. 책을 읽다보면, 아이들의 술래잡기가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하고 등골이 오싹... 호러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참 독특합니다. '호러 미스터리는 모순입니다. 미스터리는 합리적인 이야기지만, 호러는 부조리한 것을 다루니까요' 96쪽 스토리텔링은 저글링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조리와 합리라는 두 개의 공을 던졌다 받았다 하면서 이야기를 키워가죠. 무서운 책이랑 웃기는 책이랑 저글링하듯이 교대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2016. 7. 12.
우리 곁의 여성차별 2016-160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 문학과 지성사) '사람, 장소, 환대에 대한 인류학적 고찰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장소, 그리고 환대이다. 이 세 개념은 맞물려서 서로를 지탱한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점이다.' (책 뒷표지에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책에서 한국 여성은 아직 제대로된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여자가 차를 몰고 도로에 나오면 '김여사'가 되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면 '김치녀'가 되고, 아기를 데리고 공공장소에 나가면 '맘충'이 되니까요. 여성 혐오와 관련한 단어들은 여성들이 환대받지 못하는 장소에 대한 비유지요. 처음에 저는 여성혐오에 대한 작가의 .. 2016.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