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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미래의 공부란 무엇일까?

by 김민식pd 2019. 8. 5.
대학을 고를 때, '자원공학'이란 이름에 끌려서 입학했는데, 가보니 '지하 자원'을 공부하는 곳이었어요. 석탄채굴학을 배우는데, 탄광에 가서 일하고 싶어하는 친구는 없었어요. 그런데도 그 과목은 전공 필수였어요. 동기들이 공부하고 싶어하는 석유시추공학이 있었는데, 그건 전공 선택이었지요. 왜 그럴까요? 석탄채굴학을 가르치는 교수님은 광산학과 시절부터 재임한 정교수고, 새로 뜨는 석유시추공학을 가르치는 30대 젊은 유학파는 계약직 강사인거죠. 그때 깨달았어요. 대학은 학생이 배우고 싶은 것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교수가 알고 있는 것을 가르치는 곳이라는 걸.
저는 공대 건물 대신 대학 도서관을 자주 갔어요. 전공을 포기한 대신,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었습니다. '공부의 미래'는 대학이 아니라 도서관에 있다고 생각해요.

<공부의 미래> (구본권 / 한겨레 출판)를 보면, 앞으로 대학은 위기를 맞고요. 그 위기에는 3가지 원인이 있답니다. 첫째, 한국 사회 인구구조의 변화입니다. 세계 최저 출생률을 기록하는 한국에서 학생의 숫자는 날로 줄어듭니다. 학생 수가 부족해 등록금 수입이 줄어드는 대학은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둘째, 교육 투자효과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어요. 등록금은 비싸지만, 대학 졸업장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대졸 실업률이 매우 높아요. 셋째, 대학이 미래사회에 꼭 필요한 지식과 능력을 제대로 교육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지요. 기존 대학이 급변할 미래를 대비하는 유연하고 창의성 넘치는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요. 
고등학교에 진로 특강가서 제가 늘 하는 얘기가 있어요. 나이 스물에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가느냐로 인생이 결정나는 게 아니다. 진짜 공부는 스무 살 이후에 시작된다고요.

공부의 목적은 직업을 얻는 것인데요. 지금 뜨는 직업은 미래에 불안정한 직업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첫째, 기본적으로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 피터 드러커는 "우리가 미래에 대해 아는 유일한 사실은 현재와 다르리라는 것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둘째, 고용시장도 수요공급 곡선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인력 공급이 일자리 수요에 비해 넘치면 해당 직업의 시장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 직무 자체의 중요성보다 시장에서 얼마나 희소성이 있느냐에 따라 임금과 대우가 결정되는 게 고용시장입니다.
셋째, 시장의 수요가 많을수록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합니다. 뜨는 직업으로 거론되는 일자리는 중요하고 시장성이 높은 직무라는 의미인데, 이 직무를 대체하는 자동화 기술과 로봇을 개발하면 높은 수익성이 보장됩니다. (...) 이런 이유들로 인해 지금 뜨는 직업이 오히려 미래에 위기의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유망직업의 역설'입니다.'

(위의 책 72쪽)
  
대학의 역할이 축소되고, 미래의 유망 직종을 예측하는 것이 힘들다면, 아이들이 명문 대학 인기 학과에 가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진짜 공부는 스무살 이후에 시작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것이 평생의 공부라 생각합니다. 유망 직종보다, 내가 좋아하고, 세상에서 나를 쓸모를 찾는, 나의 소명을 찾아야 합니다.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도 아니고, 기술도 아닙니다. 좋은 태도입니다.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로서 덕성을 갖추고, 기계가 지닐 수 없는 인격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저자는 창의성, 비판적 사고력, 자기통제력, 협업 능력을 미래의 능력으로 꼽습니다.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렇게 말했대요.

'"독서는 충만한 사람을 만들고, 토론은 준비된 사람을 만들고,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책읽기, 토론, 글쓰기는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위의 책, 143쪽)

평생 공부로는 독서와 글쓰기 만한 게 없습니다. 물론 독서 토론도 하면 좋겠지만, 토론은 상대가 필요하고, 동료가 필요합니다. 혼자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공부는 독서와 글쓰기입니다. 

우리는 왜 공부를 할까요? 성공하기 위해 합니다. 최고의 성공은 행복한 인생입니다. 하버드의대 정신과 교수인 조지 베일런트는 인생의 행복을 좌우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70년 넘게 걸리는 세계 최장기 연구를 진행했어요. 그 결과 찾아낸 행복의 조건은 일곱 가지입니다. 한 개인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살 것인지 여부는 50세 이전에 이 일곱 가지 요소를 얼마나 갖추었는가를 기준으로 거의 정확하게 예견할 수 있대요.

'행복의 일곱 가지 요소
1. 고통과 어려움에 대처하는 태도
2. 교육기간 (평생학습)
3. 안정적인 결혼 생활
4. 비흡연
5. 적절한 음주
6. 규칙적 운동
7. 적정 체중

중요한 것은 부, 건강, 학벌, 지능, 가정환경 등 그 어떠한 외부 조건도 행복을 예측하는 지표와 데이터로 기능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행복은 유전자나 운명에 달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행복의 일곱 가지 요소는 개인이 마음먹고 노력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168쪽)

내 삶이 행복해지는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책의 3줄 요약.

10년 후 통하는 새로운 공부법을 찾아서.
창의성, 비판적 사고력, 자기통제력, 협업 능력을 길러야 한다. 
지속적인 삶의 행복을 위해, 공부가 취미가 되는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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