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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566

번아웃된 리더를 원한다 국가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연구원 한 분을 만났다. 평소와 달리 무척 초췌해보여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최근 몇 년 직장 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새로 오는 기관장마다 열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통에 죽을 맛이라고. “요즘 사장님들은 어떻게 그 나이에 그렇게 에너지가 넘치는 거죠?” 묻기에, 넌지시 되물었다. “그 분, 젊은 시절에 그렇게 잘 나가지는 않았죠?” “아니, 그걸 어떻게 아세요?” “다 아는 수가 있지요.” 공기업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최근 몇 년 공통적으로 들은 이야기다. 기관장들이 하나같이 열정이 넘친다. 어찌 된 일일까? 그들은 이례적인 인구폭발과 경제 성장을 이끌던 베이비부머 세대 출신이다. 신규 공채가 많은 시절에 입사했기에 조직 내 경쟁이 치열했다. 2,30대 일을 잘 하지.. 2017. 2. 9.
20년만에 날아온 편지 90년대 여동생과 둘이서 서울에서 자취를 할 때 일입니다. 어느날 동생이, 자신의 학교 여자 선배가 지낼 곳이 없어 곤란을 겪고 있으니 몇달 간 같이 살아도 되냐고 묻더군요. 다른 이의 어려운 처지를 그냥 보고 넘기지 못하는 동생의 심성을 알고 있으니 그러라고는 했지만, 한편으론 좀 그렇더요. '아, 그래도 나도 20대의 혈기왕성한 남자인데, 막 그래도 되나?' 대학 다닐 때, 동아리 여자 후배들이 저한테 와서 이런저런 고민도 털어놓고 연애 상담도 하고 그랬어요. 잘 생기고 멋있는 선배한테는 감히 근처에 가지도 못하면서 저처럼 부담없이 생긴 선배한테만 그러더군요. '아니, 말이야, 내가 생긴 게 빈약하다고 그렇게 막 편하게 대해도 되나?' 하여튼 뭐, 그렇게 속으로 궁시렁거리면서 같이 지냈어요. 2012.. 2017. 2. 2.
보고 싶다, 정영하 '7년 - 그들이 없는 언론'을 보면 2012년 MBC 파업 당시 노조 위원장으로 일하다 해고된 정영하라는 분이 나옵니다. 영화를 보면서 그의 인터뷰 내용에 눈물을 흘린 이들이 많습니다. 그분들께 정영하 선배가 어떤 사람인지 문득 소개하고 싶어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올립니다. ------------------------------------------------------------------------------------------------------ 내 이름은 김민식이지만, 별명은 김민종이다. 잠깐, 거기 짱돌 집어드시는 분, 동작 그만! 내 외모가 원조 꽃미남 배우 ‘김민종’과 닮았다는 의미에서 붙은 별명이 아니니, 절대 오해마시길. 2012년 내가 MBC 노조 부위원장으로 일할 때, 당시 위.. 2017. 1. 24.
도저히 글을 쓸 수가 없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가장 쓰고 싶은 글을 씁니다. 며칠전, 새벽에 깼는데 시계를 보니 2시가 조금 넘었더군요. 다시 잠을 청하려고 이불을 뒤집어썼지만 잠이 안 왔어요. 신문에서 본 어떤 기사가 자꾸 떠올랐어요. 반기문 캠프에 합류한 이동관씨의 인터뷰였습니다. MB 정부 시절 홍보 수석으로 일한 그에게, 언론인 해직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자, 그는 “제가 언론 장악을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고 그 분들은 노조 활동하면서 굉장히 회사 내에서도 여러 가지 충돌과 무리가 많았던 분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수석은 또 “제가 지금 블랙리스트 나오듯이 누구 해직시키라고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회사 안에서 일어난 일까지 저보고 책임지라고 하면 어떡하냐”며 “해직된 분들이 해직.. 2017.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