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즐기는 세상'에 해당되는 글 314건

  1. 2017.12.29 2017년의 마지막 선물 (16)
  2. 2017.12.26 말을 더듬는 고교생의 고민 (7)
  3. 2017.12.08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방송 목록 (6)
  4. 2017.11.29 이제부터 진짜 싸움이다. (5)
  5. 2017.11.24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5)
  6. 2017.11.17 이젠 들어야 할 때 (10)
  7. 2017.11.10 오래 살고 볼 일이다 (7)
  8. 2017.11.07 20대의 나에게 진 빚 (5)
  9. 2017.10.31 강연을 즐겨하는 이유 (11)
  10. 2017.10.26 MBC 장악이라는 막장 드라마 (8)

2012년 MBC 파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MBC 방송대학'이라는 행사를 했어요. MBC의 기자, 피디, 아나운서들이 언론인 지망생들을 만나 자신의 방송사 입사 수기를 들려주는 시간이었어요.

(아래는 당시 관련 기사.)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1731452

예능의 김태호 피디, 드라마 박홍균 피디등 MBC 간판들이 총출동했는데, 당시 보도국에서는 뉴스 앵커로 일하던 김수진 기자가 나왔어요. 파업이 끝난 후, 김수진 기자가 파업 프로그램에 나갔다는 이유로 부당전보에 시달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미안했어요. 프로그램 기획 및 연출자로서...

그런데 그 김수진 기자가 부당 전보 된 곳이 하필 드라마 마케팅 부서였어요. 뉴스 앵커로 일하던 기자를, 드라마 홍보팀으로 발령을 내어,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돌리고, 제작발표회 행사 진행 업무를 시킨 거죠.

드라마 사무실에 앉아있는 김기자의 모습, 너무 민망하더군요. 낯선 사무실에 앉아있는 거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아무 일도 시키지 않아 보도국에 앉아서 벽보고 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낫다고 했어요. 보도국 간부들과 얼굴 마주칠 일이 없어 마음은 편하다고.


김수진 기자에게 물어봤어요. 지난 몇 년, 힘든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데, (당시로서는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는...) 하루하루를 견디는 비결이 뭐냐고. 김기자는 마라톤 풀코스를 뛴다고 했어요. 머리가 복잡할 때는 달리는 게 최고라며, 취미삼아 시작한 마라톤에 빠져서 이제는 세계 4대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연습중이라고. 휴가를 내고 시카고와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 나가 풀코스를 뛰고 그랬어요. 

아침이나 저녁에는 한강변을 따라 10킬로씩 달린다는 이야기에 입이 쩍 벌어졌어요. 겨울이나 여름이나 한결같이 뛴다는 얘기에 물어봤어요.

"매일 10킬로씩 뛰면, 언제가 제일 힘들어요?"

"마라톤을 할 때, 가장 힘든 순간은 운동화 끈 맬 때입니다."

엥? 저는 5킬로 구간이나, 10킬로 끝나기 직전, 이럴 때가 힘든 줄 알았거든요? 아니래요. 아침에 일어나 현관에 나가 운동화 끈을 묶는 순간이 가장 힘들답니다. 일단 신발 신면 나가서 뛰는 건 문제가 아니래요. 다만 일어나서 현관까지 가서 신을 신기 까지가 가장 어렵답니다.

 

아, 확 와닿더군요.

공부도 그렇거든요. 자리에 앉아 책을 펴기까지가 힘이 들어요. 침대에서 밍기적거리고, 쇼파에서 티비 채널을 돌리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지요. 일단 책을 펴면 그다음에 공부는 절로 되거든요. 어떤 일이든, 시작이 가장 어렵습니다.

 

김수진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마라톤 풀코스 완주 인증샷을 볼 때마다 감탄합니다. 아마추어 러너 가운데 기록도 출중한 편이에요. 내가 아는 이 중, 가장 멋있는 사람 중 하나가 김수진 기자인데요. 그가, 내일 저녁 12월 30일 8시, MBC 뉴스데스크, 주말 단독 앵커로 복귀합니다.


그녀가 운동화의 끈을 질끈 묶는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김수진 기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모질고 힘든 시간, 잘 견뎌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보도국에서 예고 촬영 섭외가 왔어요. 처음에는 못하겠다고 손사래를 쳤어요. 내가 뭐라고 뉴스 예고에 출연하나 하고, 그러다 김수진 기자가 앵커라는 얘기에 마음을 바꿨습니다. '뭐라도 해야지', 하고요.

부끄럽지만, 예고를 공유합니다.

제가 한 멘트는, 제가 한 애드리브입니다. 

어떤 대사를 했는지는 직접 영상으로 확인해보세요~^^


http://imnews.imbc.com/replay/2017/nwdesk/article/4482831_21408.html?menuid=nwdesk



6년간 보도국에서 쫓겨났던 기자가, 메인 뉴스 앵커로 복귀하는 장면,

2017년이라는 한 해 동안 일어난 기적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2017년은 하루하루가 다 선물같은 나날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7년 한 해, 수고많으셨습니다.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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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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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kbluesky 2017.12.29 0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엠비씨 정상화 되는 과정보는게 참 흐뭇합니다. 인사나 개편 속도도 시원시원해서 최승호 사장님하에 달라질 엠비씨가 무척 기대되고, 온라인상의 홍보도 강화시키는게 느껴져서 뉴스타파에 계시면서 달라지는 언론환경을 잘 체득하셨구나 라고 생각이 들구요. 암튼 바로 서는 언론이 많아지길 비랍니다. 올 한해 김민식 피디님도 참 많이 애쓰셨어요. 버텨주셔서 감사하고 내년에도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김민식pd 2018.01.02 0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일줄 몰랐어요. 2018년이 더욱 기대됩니다. 고맙습니다!

  2. 섭섭이 2017.12.29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애드리브까지... ㅋㅋㅋ 이제 PD님은 연기자나 출연자로 더 친숙하네요.
    엠빅뉴스의 SNS 버전 예고편도 재미있던데. ^^
    https://www.facebook.com/mbicnews/videos/1648109555249330/

    2017년은 정말 다사다난해 였던거 같아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PD님 블로그를 알게된게 아이러니하게 드라마국에서 쫓겨난 후 올리신 글들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바뀐 MBC 뉴스를 볼게 될날이 올줄이야.. ^^
    초여름 PD님의 "김장겸은 물러나라" 외침은 정말 신발끈과 같은 존재였어요.
    언론에 대해 잘 몰라던 저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언론을 망가뜨린 공범자들.., 그리고, 내부에서 고통받던 분들 얘기 들으며 화도 나고 마음도 아팠습니다.
    이제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와서 방송하시는 모습들을 보니 좋네요. ^^

    PD님.. 그 동안 많이 힘드셨을텐데 잘 버텨주시고, 끝까지 싸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올 한해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 출간할 새책도 베스트셀러 되실거고, 연출하실 드라마도 대박 나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몸 아프시지 말고... 건강하세요.

    올 한해 블로그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년에 또 뵙겠습니다.

    2018년 황금개띠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민식 주식회사 파이팅!!!

    • 김민식pd 2018.01.02 0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2017년, 한 해 동안 섭섭이님의 꾸준한 응원 덕분에 여기까지 왔어요. 액션보다 중요한 건 리액션이라 생각합니다. 액션은 내가 마음을 내어 하는 건데, 리액션은 타인의 행동에 대한 공감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소중하고도 귀한 인연, 섭섭이님의 행복한 한 해를 소망합니다. 2018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3. 정지영 2017.12.29 1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예고 영상도 봤으니
    간만에 내일 뉴스를 함 봐야겠네요.^^
    올해 1월에 만난 책으로 한 해 알차게
    보낸것 같아요. 소기의 목적(1권 누적 암송)도
    달성하고, 독서도 꾸준히 했구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오게 한 원동력은
    영어책 한권 외우는 사람이 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해준 정모였던것 같아요.
    책 써주신거, 정모에 귀한 시간 내주신거
    다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활기차게 활동하시는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4. 보리보리 2017.12.29 1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회에서 우시는 영상 보고
    저도 울었네요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동조하는 것이다"
    저는 20년을 그렇게 살아왔네요ㅠ

  5. pkj1220 2017.12.29 1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요일부터 뉴스데스크 보고 있어요
    5년만에 고정하면서 보는데 제가 왜
    흐뭇하죠? ㅋㅋ
    초심 잃지 마시고 만나면 좋은친구
    진면목을 보여주세요~~~~^^

  6. 아리아리 2017.12.29 2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올해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를 통해 피디님을 만나고 블로그를 통해 mbc 사태를 제대로 알게되어 언론의 공정성에 대해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피디님 덕분에 영어 공부와 함께 독서와 글쓰기를 다시 비중있게 시작하게 되어 노후의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생겼습니다.
    김pd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올해의 나의 인물에 김pd님이 선정되었답니다. ^^

  7. 저녁노을함께 2017.12.30 1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의 외침으로 시작된 mbc 파업과 kbs의 파업. 우리 방송계 정상화에 정말 큰 일을 하셨어요. 국민의 한사람으로 정말 무한 감사드려요.
    내년에는 많이 바빠지시겠죠? 미리 축하드립니다. 바빠지셔도 건강 잘 챙기셔서 오래 오래 좋은 글 써주세요~~ 해피뉴이얼~~

    • 김민식pd 2018.01.02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랜 세월, 블로그에서 함께하는 고마운 인연.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든 시간 잘 버틸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블로그에서 자주 뵐게요!

  8. Jason 2018.01.30 1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에 운동화 끈 매는게 제일 힘들다...--> 확 와닸습니다.
    저도 18년에 독서 1권/2일, 180권 도전과 매일 아침 108배 인데요.. 일어나지지가 않아서 그렇지 일어나기만 하면 108배하고 출근을 하거든요..
    김PD는 화이팅과 책을 보고 블로그 둘러봅니다. 자주 들르고, 곧 저도 블로그 하려고 하는데, 그럼 많이 퍼다 나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9. 이혜영 2018.02.11 2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상 이란?
    산따위의 맨 꼭대기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
    있는 그대로의 사정과 형편
    정상의 상태
    누군가는 정상을 꼭대기에서 조정을 하는 사람
    누군가는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
    누군가는 있는 그대로의 사정과 형편
    당신은 특별한 변도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를 원하는 분 이신것 같습니다 .
    함께 하고 싶습니다.

어느 고등학생이 블로그에 남긴 사연입니다. 


Q: 

제가 내성적인 성격이라 학교에서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말을 더듬어서 친구들한테 말을 하면 말더듬이라는 것이 탄로날까 그랬습니다.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고 모범적이고 매우 내성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집에 와서는 팝송을 신나게 부르고 매우 활발한 사람이라 도대체 어느 면이 진짜 나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말을 안하다보니 학교폭력도 당하고 그랬습니다. 그때의 트라우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담임 선생님은 학교에서 말을 한마디라도 하라며, 지금 말을 안하면 대학이나 직장에서도 외롭게 살거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말을 하자니 말더듬이인 것이 들킬까봐 두렵고, 말을 안하자니 이대로 가면 평생 친구 한명도 없이 외롭게 살 것 같습니다. 

저는 정치인이 되어 세상을 바꾸고 싶은데, 제 성격이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다 보니 적성에 맞는가하고 고민입니다. 부모님은 의대를 권하시지만, 의대를 가기에는 성적이 못미치고, 그렇다고 계속 이과에 있자니 가기 싫은 공대에 가야하니 고민이 됩니다. 관심있는 정치, 사회 분야보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골라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글쓴이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글을 각색했습니다.)


A:

요즘 라디오 고민 상담 프로에서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느낀 점이 있어요. '세상에는 세상 사람 수 만큼이나 많은 고민이 있구나.' 오늘 고교생이 올린 사연을 보니, 어린 시절 저의 고민과 똑같네요. 저도 따돌림을 당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트라우마가 있어요. 나이 50이 된 지금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휴일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게 훨씬 더 마음 편해요.

물론 그렇다고 제가 내성적인 사람인 것만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요. 때로는 혼자 있는 게 편하고, 때로는 함께 있는 게 편해요. 고교생 시절, 내성적이라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그 시절에는 내가 속한 집단과 내가 원하는 집단의 불일치가 있어요. 학교나 교실 배정에서 나의 의사가 반영되지는 안잖아요? 선생님도, 친구도, 다 우연히 한 곳에 모인 사람들인거죠. 

이런 성격이 바뀌는 건 대학 입학 후부터입니다. 그때부터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갈 수 있는 모임이 많아져요. 동아리가 그렇고, 학과도 어쩌면 선택에 따라 모인 공간이지요. 저의 경우, 개인주의적 성격이 강한데, 대학 동아리 활동과 야학 교사 활동을 통해 사회성이 많이 발달했어요. 동아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여럿이 같이 하면 더 즐겁다는 걸 배웠고요. 야학 활동을 통해, 내가 가진 게 부족하지만, 그래도 그 부족한 것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MBC 입사하고 예능 피디로 살면서, 저의 오랜 약점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코미디 피디들은 남을 웃기는 걸 좋아하는데요. 풍자를 자칫 잘못하면 타인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줄 수 있거든요. 외모 비하나 정치 풍자가 그래서 어려워요. 제게는 필살기가 있었어요. 타고난 저의 외모는 자학 개그를 할 때, 최고의 소재였지요. 어려서는 못생긴 외모로 아이들에게 놀림도 당하고, 연애할 때 상처도 많이 받았는데요. 어른이 되고 보니, 오히려 그걸 내가 갖고 놀 수 있게 되더라고요. 

피디들 중에 말 더듬는 사람도 많아요. 작가 중에 악필이 많다고들 하지요? 말을 더듬거나 필체가 나쁜 건 머리가 그만큼 빨리 돌아가기 때문이에요. 혀나 손의 움직임이 두뇌회전을 못 따라가는 탓이지요. 괜찮아요. 어린 시절엔 사소한 일에 신경이 쓰이는데요, 어른이 되고 나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것도 나의 개성이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평론가 분이 있는데, 그분도 약간 말을 더듬거든요. 그분이 팟캐스트 출연을 하면, 더 열심히 듣게 되어요. 그 분의 말에 묘한 힘이 있어요. 리듬도 엇박이라 듣는 이가 더 집중하게 되지요. 이제는 그분이 말을 더듬는다는 느낌보다, 호소력이 강한 말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머리는 좋은데 영어가 유독 안 느는 사람이 있어요. 왜 그럴까요? 자부심이 독이 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을 만나면 뭐라도 영어를 해야 하는데, 어설픈 기초회화만 하는 자신이 싫은 거에요. 더듬거리며 말하는 게 싫어 그냥 입을 꾹 다뭅니다. 우리말로하면 유창한데, 괜히 영어를 해서 남 앞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게 싫은 거예요. 

자, 이럴 땐 선택을 해야 합니다. 영영 영어를 안 하고 말 것인가, 부족해도 일단 시도해 볼 것인가. 서툰 영어로라도 자꾸 말을 해야 늡니다. 입 꾹 다물고 있는데 절로 머릿속에서 영어가 완성되지는 않아요. 언어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합니다. 혀와 성대와 입술을 무의식적으로 놀려 소리를 내어요. 반복 훈련을 통해 익숙해집니다. 말이란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몸의 근육을 이용해서 하기 때문에 자꾸 해야 늡니다.


'고슴도치의 딜레마'입니다. 그냥 몸을 웅크리고 있으면 상처받을 일은 없어요. 다만 그러고 있으면 어디로도 갈 수가 없고 그 자리에만 있게 되지요. 성장한다는 것은 결국 상처를 무릅쓰고 어디론가 가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첫째, 고교생 시절은 아직 선택권이 없어 가고 싶은 곳이 없어 그럴 수도 있어요. 그걸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자연스레 가고 싶은 곳,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길 거예요. 

둘째, 말을 더듬는 게 나의 특성 중 하나라면, 그것 역시 나의 모습이라 생각하고 안아줘야 해요. 자존심보다 중요한 건 자존감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존심을 상하지 않을까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키울까 고민해봐요.

셋째,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그걸 찾는 건 평생가는 숙제입니다. 저는 아직도 나이 50에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책을 읽고 여행을 다니면서 자아를 찾고 있어요. 아직 모른다고 좌절하지 말아요. 그걸 계속 찾는 게 인생을 사는 과정이에요.


학생의 신분을 숨기려고 글을 줄였는데요. 원문을 보니, 공부도 잘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멋있는 친구라는 느낌이 팍팍 왔어요. 잘 살고 있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킹스 스피치'라는 영화가 생각났어요.

언젠가 세계를 구하고 싶어지는 순간, 님은 멋진 정치가가 될 거예요.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http://www.imbc.com/broad/radio/fm/sleeplessnight/life/index.html


'잠 못 드는 이유' 코너에 사연을 올려주시면, 강다솜 디제이와 함께 고민해볼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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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던 이 2017.12.24 1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슷한 고민 갖고 있어 특성 중 하나라면 그것 역시 나의 모습이라 생각하고 안아줘야 한다 조언해주신 것에 머리 한 대 맞은 기분입니다. 속으로 움츠러있는데 자존감을 키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 아리아리 2017.12.26 0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자존심보다 중요한것이 자존감입니다.'
    이 말씀 깊이 공감 합니다.
    날마다 자존감 키우는 날들 되도록 노력합니다.

  3. 섭섭이 2017.12.26 1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PD님의 조언을 고등학생 친구가 읽는다면 정말 큰 힘이 될거 같네요. ^^ 고등학생 친구의 꿈인 정치인이 꼭 되었으면 좋겠네요.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방송 듣고 있는데 사연 들으면서 많은걸 배우고 있습니다. 이런 코너는 내년에도 계속하면 좋겠어요. ^^

  4. 남쪽바다 2017.12.26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저도 어릴때부터 말 더듬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초등학교때 책읽기를 하거나 발표를 할 때, 정말 힘들고 창피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었구요. 하지만 우연히 듣게 된 담임 선생님의 격려가 어린 저에겐 많은 힘이 됐습니다. 말을 더듬더라도 계속 시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는...
    중, 고등학교때도 말 더듬는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지만, 계속 시도하고 노력했습니다.
    남들이 비웃든 말든.. 수업 중 발표시간에도 말이죠

    직장인이 된 지금도 말 더듬는 습관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조금 나아질 뿐이죠.
    뭔가 이 말을 꼭 하고 싶은데 타이밍을 놓칠까봐 조바심을 내면, 혀, 성대, 입술이 잘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천천히 다시 말하려고 시도하면서, 마무리를 하곤 합니다.
    그리고 남들 앞에서 발표나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마다, 위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조바심을 내지 않게 마음을 차분히 다지곤 합니다.

    PD님 말씀처럼 우선 말하는 것을 꾸준히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그 고등학생은 원하든 원치않든 여러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할 기회가 많이 있을텐데, 지금부터 꾸준히 말하는 걸 시도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을 컨트롤 할 줄 알아야 말더듬는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용기를 가지고 차분히 말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네요



  5. 영어책 한권 외우는중 2017.12.26 1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우연히 mbc라디오(잠못드는이유) 켰는데 김pd님 나오시는거 보고 문자로 블로그에 글 좀 올려 달라고 사연보내니깐 오늘 새벽에 바로 올려주시는 센스^^

  6. 2018.01.01 1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8.01.02 0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훌륭한 학생이네요. 보통 고민 상담하고 감사 인사까지 남기는 경우는 드문데... 멋진 어른이 될 거라고 믿어요. 언젠가 사회에서 만나요. 그리고 '원더'는 꼭 볼게요. 추천 고맙습니다!

MBC 라디오 <잠못드는 이유, 강다솜입니다>에서 매일 밤 진행하는 인생 상담 코너가 팟캐스트로도 올라왔네요. 오늘은 그간 방송된 내용을 청취자 질문으로 정리해 올립니다. 


(팟빵 주소입니다.)

http://www.podbbang.com/ch/15412

 

매일 하나씩 사연을 만나면서 느껴요. 세상에는 세상 사람들 수 만큼이나 많은 고민이 있구나, 하고요. 강다솜 디제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방송된 사연의 목록을 올립니다.

    

1. 1121()

두 달째, 인도여행중인 스물 여덟살 청년입니다. 여행이 너무 좋아 더 다니고 싶은데, 혹시 취업을 못할까 걱정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2. 1122()

취업에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어요. 서류전형에서 매번 탈락해서 자신감도 많이 잃었고요. 멘탈을 붙잡는 방법 뭐 없을까요?

 

3. 1123()

한창 꽃다운 나이 스물에 외모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사람을 만나도 자신감이 없고 위축되기만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1124()

직장 생활 3개월 차, 사회 초년생입니다. 바로 위 선배와 맞지 않아 고민이 많습니다. 직장 상사와 성격이 안 맞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5. 1127()

혼기가 찬 딸이 있는데요,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딸의 마음을 돌릴 방법은 없을까요?

 

6. 1128()

고모가 엄마에게 전화를 해, 딸 결혼자금으로 70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엄마와 저는 반대하는데, 아빠는 동생의 사정이 어려우니 빌려주자고 하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7. 1129()

사람을 만날 때 득과 실을 너무 따집니다. 그러다보니 요즘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자꾸 귀찮아지네요. 이런 저, 혹시 비정상인가요?

 

8. 1130()

15년 된 친구가 결혼하고 출산한 후,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힘들 때마다 제게 전화를 해서 하소연을 하는데, 몇 시간씩 하소연을 들어주는 게 너무 괴롭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9. 121()

약속 시간에 허구헌날 늦습니다. 그것 때문에 이제 사회생활도 힘들고 알바도 잘리는데요, 여전히 고쳐지지 않네요. 약속에 늦는 습관,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10. 124()

일 잘하는 직원에 애 잘 키우는 엄마로 만능 워킹맘이라는 평가가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조금 여유를 갖고 싶은데, 완벽주의의 덫에서 빠져나올 방법, 없을까요?

11. 125()

방탄소년단의 팬입니다. 외국 팬들과 영어로 소통하고 싶은데 학교에서 배운 영어로는 쉽지 않네요. 영어를 더 잘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12. 126()

초등학교 4학년 딸이 내성적이어서 독서와 바둑을 좋아하는데, 정작 학교에서는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합니다. 아이에게도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는데, 아빠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민이 있으시다면, 라디오 홈페이지에 사연 남겨주세요. 저랑 강다솜 디제이가 열심히 궁리해서 말씀드릴게요. 고맙습니다!

http://www.imbc.com/broad/radio/fm/sleeplessnight/life/index.html



방송 맛보기로 제가 드린 상담 하나 소개할게요. 

청취자 사연:

약속 시간에 허구헌날 늦습니다그것 때문에 이제 사회생활도 힘들고 알바도 잘리는데요여전히 고쳐지지 않네요약속에 늦는 습관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김피디 답변:

살다보면 오만가지 일이 다 생깁니다. 전철이 늦게 오거나, 사고가 나서 길이 막히거나. 면접이나 시험처럼 중요한 일에 늦어지면 가는 동안 내내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가는 시간 1시간이 지옥처럼 느껴져요. 습관은 습관으로 고쳐야 합니다. 저의 습관 중 하나는 약속 장소에 30분 먼저 가는 것이에요. 카페나 레스토랑에 미리 가서 혼자 사람을 기다리며 책을 읽습니다. 그럼 가는 시간도, 기다리는 시간도 다 행복합니다. 차가 막혀도 부담이 없고요. 상대가 늦으면 책 읽을 시간이 늘어나서 좋지요. 평소에 30분 먼저 다니는 게 습관이 되면, 근무시간이나 촬영같은 중요한 일에도 늦지 않게 됩니다. 평소 작은 일에 습관이 잘 들어야 큰 일이 수월해지거든요.


김피디와 솜디가 들려드리는 고민 상담은 매일 밤 이어집니다!


아이튠즈에서도 만나실 수 있어요~^^

https://itunes.apple.com/us/podcast/%EC%9E%A0-%EB%AA%BB-%EB%93%9C%EB%8A%94-%EC%9D%B4%EC%9C%A0-%EC%9D%B8%EC%83%9D-%EC%96%B4%EB%94%94%EA%B9%8C%EC%A7%80-%EC%82%B4%EC%95%84%EB%B4%A4%EB%8B%88/id1317210305?m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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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앨리스 2017.12.08 0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팟방채널구독했습니다! 사연제목이 제목으로 올라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훨씬 듣고 싶게 만들거든요~^^ 새벽마다 배달되는 피디님 글 잘 읽고있습니다. 곧 드라마나 시트콤 작품으로도 만나뵐 수 있는거죠?^^

  2. 이순간 2017.12.08 0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그래도 이 코너 팟방으로 올라오면...생각하고 있었는데 잘 되었네요.
    방금 전 최승호pd님이 mbc 신임 사장에 선임되신 인터넷 기사를 봤는데 이거 정말 실화 맞는거죠? 유행어가 절로 떠오릅니다.
    이용마기자님 복직해서 출근하시는 모습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피디님의 영상을 너무 많이 봐서인가요? 오늘 포스팅의 '김피디의 답변'을 읽는데 (방송을 듣지도 않았는데) 피디님의 목소리로 들려져서 잠시 놀랐습니다^^ 그러고보니 김피디님 억양이 살짝 독특하신 데가 있네요.

  3. 섭섭이 2017.12.08 0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mbc mini 팟캐스트 내용이 팟빵에도 같이 올라가는군요. 가능하면 본방사수로 듣고 있는데요. PD님 답변을 듣다보면 경험에서 나오는 얘기라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더라고요. 저도 고민이 많은데 언제 사연 한번 보내야겠어요 ^^

    오늘부터 MBC 사옥 공기가 달라질거 같네요. 앞으로 좋은 프로그램 많이 만들어주세요.

  4. 아리아리 2017.12.08 08: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김pd님 방송 목소리 만으로도 편안함을 주시네요.
    그동안의 독서와 체험을 통한 지혜들이 이렇게 생생하게 전해져 올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최승호pd님이 mbc의 새로운 사장님이 되시다니,
    정말 이용마 기자님 의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의 증명이 현실로 나타났어요.
    mbc가 환골탈퇴 할 수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서슬 푸른 공정언론의 칼날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서 이용마 기자님 말씀처럼,

    "자유와 평등이 넘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정말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다시 한번 꿈꿔봅니다."

    mbc가 이 모든 바램의 단초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5. 영어 2017.12.08 1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팟빵 다 들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11-24-금요일 것은 듣기가 안되네요.
    10번 계속 플레이를 눌러도 안되요.
    김민식 피디님의 블로그를 통해 저도 세상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늘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6. 영어 2017.12.08 2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오늘 참으로 오랜만에 MBC 9시 뉴스 본방 봤습니다.
    PD님 블로그를 접한 이후로 어느 순간부터
    저한테 'MBC=김민식 PD'입니다. ㅎ

2012년부터 블로그에 '파업일기'를 연재해 왔습니다. 정말 오랜 세월 싸워왔군요.

어떤 분이 '그렇게 즐겁게 싸우는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셨는데, '즐겁게 싸우려면 평소에 즐겁게 사는 게 우선'이라고 말씀드렸어요. 싸움의 기술은 어쩌면 기다림의 기술입니다. 매일 링위에 올라가서 시합만 하는 선수는 실력이 늘지 않아요. 질때마다 기가 꺾이기만 하겠지요. 싸움에 졌을 때는 내려와서 다시 훈련을 하고 체력을 기르고 다음 싸움을 기다리며 버티는 힘이 중요합니다. 버틸 때는 괴롭게 훈련만 하면서 버텨서는 안 돼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버텨야 한다고 믿습니다. 즐거운 추억이 쌓이면, 언젠가 내 안에 모인 긍정의 힘을 끌어모아 다시 싸울 수 있을 테니까요. 


MBC 파업을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에 이길 수 있었습니다.

KBS 새노조 동지들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대영은 물러나라!" 이 외침을 함께 이어가겠습니다.


그동안 연재해온 파업일기의 마지막 편이 될 것 같습니다.

시사인 인터뷰 '복귀하고 나서부터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기사 본문은 아래 링크로~   


http://m.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0627


(사진 제공 / 김흥구 기자 @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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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rystal 2017.11.29 0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시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
    앞으로는 연출일기를 기다릴께요!!!

  2. 섭섭이 2017.11.29 08: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지막 파업일기네요. 그 동안 정말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 이제부터가 진짜 싸움 시작인거 같은데요. 좀 있을 사장 선출부터 정말 잘 해야 할거 같아요. MBC드라마 관련해서 의견드리자면 이번 기회에 MBC 부터 막장드라마 없애고, 예전 정치드라마(제6국공화국 원해요) , 시스콤, 베스트극장 같은 재미있는 드라마들이 부활했으면 좋겠어요.그리고, 투자 좀 많이해서 미드에 안 밀리는 보고 싶어지고, 재미있는 드라마들 많이 만들어주세요. 마지막으로 PD님이 연출하신 로코드라마는 꼭 방송해야 합니다. ^^

    #고대영을_몰아내고
    #KBS를_되살리자

  3. 야무 2017.11.29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기대합니다.
    홧팅!

    #고대영OUT #힘내라KBS새노조

  4. nays44 2017.11.29 14: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
    새로운 시작을 기대합니다!
    피디님의 새드라마도 기대합니다! 파이팅!!

  5. 아리아리 2017.11.29 2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Pd님 로코 작품으로 mbc 부활을 하루빨리 앞당기길 바랍니다.
    건강한 지상파 경쟁자가 있어야 mbc가 더 튼튼해져요.
    그래서
    고대영도 out!

2017년, 버라이어티한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파업에서 복귀한 라디오 PD 선배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MBC 라디오 '잠 못드는 이유, 강다솜입니다'에 고정출연을 부탁한다고. 지난 5년, 블로그 독자 여러분들의 고민을 들어왔는데요. 앞으로는 라디오 청취자들의 사연을 듣고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http://www.imbc.com/broad/radio/fm/sleeplessnight/life/index.html

위 링크로 가시면, 사연을 올리거나 방송 다시듣기를 할 수 있어요. 11월 21일(화)부터 출연합니다. (방송 시작하고 2,30분 지나서 나옵니다. 오늘은 첫번째 고민 상담을 글로 소개합니다. 방송 내용을 글로 정리해 주신 섭섭이님께, 감사드립니다. 




강다솜 디제이 (이하, 솜디): 

제가 잠깐 자리를 비우는 사이 이런 사연들이 많이 도착했더라고요. "솜디! 저 아무에게도 말못할 고민이 있어요. 예전에는 솜디한테 얘기하면서 위로받곤 했는데.. 지금은 어디 말할 곳이 없네요." 그래서 준비한 코너입니다. 입속의 먼지 쌓인 수다들을 탈탈 털어내면서, 마음 속 먼지 쌓인 고민들까지 탈탈 털어내는 시간.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솜디):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함께 해주실 분 소개해야죠. 개그 프로그램에서 안영미씨가 늘 외쳐대던 어, 민식이냐?’ 그 민식이보다는 웃기지 않지만, 영화배우 최민식씨보다는 연기를 잘하지 않지만, 인생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분입니다. MBC 열정요정 김민식PD,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민식PD):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솜디): , 김민식PD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거든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민식PD): MBC에서 로맨틱 코미디 연출하는 PD입니다. 드라마 연출을 하다 라디오에 출연까지 하게 되니까, 인생, 정말 어디까지 살아봤니?입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솜디): 베스트셀러 저자시기도 하잖아요. 김민식PD의 저서 <영어 책 한권 외워봤니?> 요기에서 영감을 얻어가지고 저희가 코너 제목을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라고 지어봤거든요. 마음에 드세요?

(김민식PD): 아주 좋습니다.

(솜디): 책도 내시고 방송이다 강연이다 정말 바쁘세요. 본인의 인기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김민식PD): 예전에 짐캐리가 나왔던 <예스맨>이라는 영화가 있는데요. 그 영화에서 수퍼 히어로가 되는 비결은 아주 간단해요. 누군가 뭔가 말했을 때 ‘YES’, 무조건 하고 일단 긍정하고 보는 거죠. 어떤 기회가 왔을 때 빼지않고 일단 해봅니다. 이번 기회도 어떻게 보면 정말 부끄럽고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 드라마 PD가 무슨 인생 상담을 해요. 야매상담가도 아니고. 부끄럽지만, 어떤 기회가 왔을 때, 일단 한번 해보는 것이 인생을 즐겁게 사는 비결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솜디): 일단은 도전해본다.

(김민식PD): .

(솜디): 좋은데요. 매일 이 시간에 앞으로 저희와 함께 <인생 어디까지 살아봤니?> 라는 코너를 통해서 김민식 PD님이 여러분의 고민사연에 짧은 코멘트를 달아드릴까 합니다. 첫 번째 사연, 바로 만나볼까요.

 

Q:

인도여행 59일차 접어든 스물여덟 청년입니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네요. 사실 저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비싼 돈 들여가며 먼 곳으로 떠나기보다 집에서, 또 생활반경 내에서 쉬는 쪽이 훨씬 좋았거든요. 하지만 남들 다한다는 여행, 졸업 전에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어서 졸업유예를 신청하고 인도로 떠나왔습니다. 인도가 배낭여행의 종착지라기에 아무 생각 없이 비행기 표를 끊은 거죠. 이국적인 풍경, 미소로 답해주는 낯선 사람들, 입맛에 맞지는 않았지만 향토적인 음식, 여행하는 동안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뜻깊었던 경험은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오로지 나만 생각하고, 내가 느끼는 것에 몰두했던 모든 순간들, 그래서 깨달았죠. ! 이래서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구나. 하구요. 그렇게 두 달을 보낸 후 저는 여행의 맛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탓에 여행을 조금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적어도 몇 년은 말이죠. 직장인이 되면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몇 달씩 시간을 내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제 나이 스물여덟. 남들은 이미 취직을 했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나이. 인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점에 여행만하다 나중에 이뤄 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제 발목을 자꾸만 잡네요. 이 두려움을 떨쳐낼 방법. 혹시 알고 계신가요?

 

(솜디): 취업보다 아직은 여행을 더 하고 싶은 스물여덟 살 OO님의 고민사연 만나 봤습니다. 이십대에는 이런 고민들 해보지 않나 싶어요. 어떻게 들으셨어요.

 

(김민식PD):: 이분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여행하고 궁합이 잘 맞아요. 평소에 여행을 안 즐겼는데, 처음 간 여행에서 이렇게 너무 좋았다고 얘기 하시는 것도 놀랍고. 이분이 인도가 배낭여행의 종착지라고 얘기를 했잖아요. 왜 인도가 배낭여행의 종점 이라고 불릴까요?

 

(솜디): 이유가 뭐에요. 저도 사실 궁금했어요.

 

(김민식PD): 뭐나면 인도에 사람들이 갔다 오면,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려요.

 

(솜디): 맞아요.

 

(김민식PD): 인도를 가서, 너무너무 별로라서 난 여행하고 정말 안 맞아. 이런 걸 왜 다니는 거야해서 다시는 여행을 안 간다고 해서 종점이라고도 하고요. 반대로 인도를 가서 너무 좋아서 다른 나라는 가볼 엄두가 안 나서 계속 인도만 간다고 해서 그러기도 해요. 처음하시는 분한테 쉽지 않은 게 인도여행인데, 그런 인도가 이렇게 좋다고 하면, 배낭여행의 시작점이라 불리는 유럽을 가시면, 아마 한국에 돌아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여행하는 게 이렇게 즐겁다면 그냥 즐기면 되죠. 여행을 하다, 나중에 혹시 나이 들어서 이룬 게 없을까봐 걱정을 하시는데, 그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인생이란 기본적으로 즐거운 추억의 총합이거든요. 여행을 하고나서 즐거운 추억을 남겼다면 그보다 더 남는 장사는 없어요. 그래서 뒷걱정하지 마시고 여행을 즐기셔도 될 것 같은데요.

 

(솜디): 사실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 떨어질 수가 없잖아요. 사연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분 말씀 들어보니까 여행비용을 인테리어 회사에서 인턴을 하면서 모으셨대요. 그래서 앞으로도 여행비용을 아르바이트에서 벌 예정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민식PD): 돈을 버는 건 쉽지 않은데요. 돈을 적게 쓰는 건 쉽거든요. 돈을 더 벌 생각을 하지 마시고, 돈을 벌려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덜 쓰고 여행하는 걸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2011년에 한 달간 인도, 네팔 배낭여행을 했었거든요. 너무 좋았어요. 특히 저는 네팔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래킹이 참 좋았어요. 이 좋은 트래킹을 갔다 와서 또 가고 싶었어요. ‘트래킹 여행 어디가 좋을까?’ 봤더니 사람들이 다들 산티아고가 좋대요. 산티아고도 가고 싶은데 직장생활 하면서 한 달씩 비울 수는 없고, 봤더니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 오신분이 한국에 와서 만든 게 제주도 올레길이래요. 제주도 올레길을 가봤어요. 좋아요. ‘! 여기도 좋잖아~~’. 제주도 올레길은 주말마다 그냥 토요일 12일로 갔다 와도 되고, 이렇게 좋은걸.. 또 열심히 제주도 올레길을 다니다보니까 한편으로 비행기표값도 만만치 않고, 숙박비도 만만치 않고 돈이 자꾸 들어요. 근데 사람들이 북한산 둘레길도 괜찮아,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북한산 둘레길을 가봤어요. 북한산 둘레길, 완전 좋아요! 요즘 저는 전철 타고 가는 서울 둘레길을 다니거든요. 숙박비도 한 푼도 안 들고. 그러니까 돈을 벌어서 반드시 멀리 여행을 가야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가까이에 있는 곳을 여행으로 즐기면 어떨까. 여행잡지 <론리플래닛>에서 선정한 2018년도 꼭 가봐야 할 여행지 2위가 어느 나라인지 아세요?

(솜디): 우리나라!

 

(김민식PD): 맞아요. 대한민국입니다. 물론 평창올림픽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외국에서 여행자들도 찾아오는 도시고 나라인데, 한국에서 살면서 안 갈 이유가 없지요? 일단 일상에서 여행을 좀 더 즐겨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솜디): 그거 참 괜찮네요. 사실은. 어딜 반드시 떠나야만 여행이다, 이렇게만 생각했거든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직장생활하면서 주말에 잠깐 잠깐 여행을 갈 수도 있는 거고, 혹은 퇴근길에 내가 내 생각대로 여행을 만들 수도 있는 건데 말이죠.

 

(김민식PD): 그럼요.

 

(솜디): 꼭 어딘가로 떠나야 된다고 생각해서 이 모든 문제가 발생했던 거 같아요. 저에게는.

 

(김민식PD): 사실 제가 가끔 하는 것 중 하나가 뭐냐면, 이태원에 가요. 이태원에 가면 배낭여행자들 왜 외국인 여행자들 정말 많잖아요. 나도 그곳에 가면 약간 여행 온 거 같아요.

(솜디): , 맞아요. 조금

 

(김민식PD): 이태원에 있는 헌책방에 가면, 영어서적 중에 배낭족들이 팔고 간 <론리플래핏> 서울편이나 한국편이 있어요. 그 책을 사서 보면서 외국 배낭족들은 한국에 와서 서울에 와서 뭘 할까? 어딜 갈까? , 얘들은 처음에 인사동에 가는구나. 광장시장에 가서 군것질을 하고, 청계천을 걷고, 종묘도 가는 구나.’ 여행자의 시선으로 서울을 보면, 서울도 너무 너무 재미있어요. 다닐 곳도 많고요.

(솜디): OO님이 선택을 하시면 되겠네요. ‘몇 년 더 여행을 다닐 것이냐아니면 직장생활 하면서 여행을 할 것이냐둘 다 좋을 거 같은데요.

(김민식PD): 둘다 남는 장사입니다.

 

(솜디): 그러네요. 자 오늘 첫 시간 짧게나마 함께해봤는데 어떠셨어요?

 

(김민식PD): 저는요. 제가 정말 운이 좋다고 느낍니다. 스물셋에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갔었어요. 대학 4학년 때 배낭여행을 유럽으로 갔다가 돌아오면서 했던 생각이 이 좋은걸 앞으로 취업을 하면 두 번 다시 못하겠네?’ 그럼 너무 아쉽잖아요. 그래서 그때 결심을 했어요. 그때가 1992년 이었는데, ‘앞으로 나는 매년 한 번씩 여행을 다닐거야.’ 하고. 그렇게 마음을 먹고 2017년 지금까지 매년 다니고 있거든요. 대학생 때 배낭여행을 가지 않았다면, 여행이라는 평생 가는 즐거움 하나를 놓쳤을 것 같아요. 대학생이나 20대라면 무조건 여행을 떠나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그게 남는 장사에요.

 

(솜디): 저는 아까 OO씨가 몇 년간 계속 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몇 년은 좀 힘들지 않을까. 지치지 않나요?

(김민식PD): 한 석 달 하시고, 돌아와서 돈 좀 더 벌고 다시 한 석 달 가시고, 왔다 갔다 해도 되요.

 

(솜디): 그게 좋을 거 같아요



위 사진을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고민 글 올려주시면, 강다솜 디제이와 제가, 성심성의껏 들어드릴게요. 

고맙습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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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1.24 0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 이제 라디오 고정출연까지 ^^ 정말 다재다능하십니다. 방송을 듣고 너무 좋아서 글로 남겨봤는데 ㅋㅋㅋ. 다시 읽어봐도 명쾌한 인생상담이네요. 저도 여행매니아로써 공감가는 이야기였어요. 이태원에 헌책방에도 한번 가봐야겠어요. PD님 목소리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좋았는데, 이제 매일매일 들을 수 있다니 좋네요. 앞으로 장수하는 코너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열정요정PD님 ^^


  2. 야무 2017.11.24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멋져요 PD님!
    이러다 은퇴후에 전업 작가 대신 전업 배우라든가, 전업 게스트..(게스트가 전업일 수 있는 겐가 ㅋㅋ)
    하시는 거 아닌가요? ㅋㅋㅋ
    이렇게 출연하시는 거 너무 좋지만, 연출하시는 것도 보고 싶습니다아~~
    기대하는 맘으로 응원합니다, 둘 다ㅎㅎㅎ

  3. 아리아리 2017.11.24 1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드디어 pd님이 방송으로 다시 돌아오는 걸음이시군요! 드라마로 전국민을 즐겁게 해 주실 날도 곧오길바랍니다. ^^

  4. 빗방울 2017.11.26 0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아침 이렇게 용기를 주시는 글을 만납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유튜브에서 피디님의 두편의 강의를 듣고 예까지 찾이왔습니다
    여행을 좋아하고 영어를 배우고픈 늦깎이 할매입니다

김장겸 사장의 해임안이 가결 된 후, 매체로부터 오는 인터뷰 요청은 가급적 사양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 저는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친 이유에 대해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딴지일보 기자님 말마따나 제정신인 거의 모든 매체와 인터뷰를 했지요. 김장겸 퇴진에 대한 관심을 불러 모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떠들었어요. 이제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조합원의 총력 투쟁 덕분에 적폐 사장을 내쫓았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요즘은 기자들이 제게 앞으로 어떤 MBC를 만들 것인가하고 물어보십니다. 좀 난감합니다. 제가 꿈꾸는 MBC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뉴스를 만들고, 어떤 시사 프로를 만들지는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앞으로 몇 년 간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서 그 결실로 보여줘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드라마 피디인 제가 답변하기엔 너무 큰 질문이라 생각해서 말을 아끼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지난 몇 달 동안 너무 많은 말을 했습니다. 살면서 갚아야할 말빚을 너무 많이 진 것 같아 고민입니다. <말의 품격>(이기주 / 황소북스)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나는 인간의 말이 나름의 귀소 본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언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돌고 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다시 스며든다.

8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공감하는 글귀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침묵만을 예찬할 수는 없어요. 힘 있는 자들이 힘없는 이들을 겁박할 때, 침묵을 강요하거든요. 저는 지난 몇 달 제가 한 말들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말해야 할 순간에 입을 다무는 일이 가장 후회되는 일입니다.

언제 말하고, 언제 들을 것인가?

아무도 말하지 않을 때는 말을 하고, 모두가 말을 할 때는 들어야 합니다.

 

MBC 정상화 투쟁을 이어가야할 조합원들에게 많은 분들이 응원과 함께 격려의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저희는 더 많이 들으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해주시는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표로 삼아 앞으로 다시 MBC를 재건하려 합니다. 귀를 더 기울이겠습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읽고 김승섭 교수님의 팬이 되었어요. 페이스북으로 친구를 맺었는데요, MBC 노동자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린 글에 교수님께서 직접 글을 남겨주셨어요.

 

2005, 전국민이 찬양하던 황우석의 연구가 조작이었다는 사실을 두려움없이 보도하던 <PD 수첩>을 기억합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과학자로서 그 용기에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2008,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해 입덧이 심해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괴로워하던 때, <무한도전>을 보면서 함께 웃었습니다. 약자를 비하하지 않는 따뜻한 웃음을 주는 방송에 남편으로서 감사했습니다.

 

제게 MBC는 권력을 가진 강자에게 날카롭게 질문하고, 무릎을 꿇어 약자의 눈 높이에 따뜻한 시선을 맞추던 방송이었습니다. 곧 돌아오시리라 믿습니다.

(김승섭)

 

고맙습니다. MBC, 꼭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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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패츄릭 2017.11.17 07: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하셨습니다 미국에서도 정말 응원많이 했구요 행복한 TV또 많이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2. 아리아리 2017.11.17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아무도 말하지 않을때는 말을하고,
    모두가 말을 할때는 들어야 합니다.'
    오늘은 말의 무게감에 대해 성찰 하는
    하루가 되겠어요.

    '만나면 좋은친구~~~, mbc 문화방송!'

  3. 섭섭이 2017.11.17 2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1년후 신뢰하는 언론사하면 MBC 가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세요. 100명의 손석희를 믿습니다. 그리고, PD님 드라마도 꼭 방송되어서 올해의 드라마상 받길 바랄께요.

  4. 이순간 2017.11.18 2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처에 좋은 분들이 많습니다.
    pd님도 김승섭교수님도...시대가 좋으면 좋은 사람들이 드러나는 법일까요~

    얼마전 응급실에 실려 가셨다는 이용마 기자님 건강이 몹시 궁금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좋은 방송을 위해 너무 많은 걸 걸고 오랜 시간 싸워오신 좋은 분들이 만드는 좋은 방송 조급하지 않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5. 만나면좋은친구 2017.11.19 18: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했었었고^^; 잘하고있고 잘할거라고 믿습니다. 드라마 시작하시면 꼭~! 챙겨보겠습니다. ^^♥

  6. 김민식pd께 2017.11.20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세가지만 꼭 실현해주세요.
    첫째는 확실한 인적청산입니다. 엠비씨는 그래야 해야하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청산은 전국 모든 엠비씨 지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져야하고 특히나 책임질 위치에 있었음에도 멀뚱멀뚱 바라만 보았거나 가담한 사람들에게 무자비하게 책임지우고 청산을 해주세요.
    둘째 공정방송 실현입니다. 단순한 기계적 균형 원하지 않습니다. 암흑기에 가려지고 파헤치지 못했던것들은 과감히 다시 추적하고 끝을 봐야합니다. 이것은 인적청산이 선결돼야 가능합니다.
    셋째 방송환경 개선과 노동자 처우개선을 반드시 개혁작업에 담아주세요. 외주사, 방송 노동자들, 방송작가 노동환경 처우개선 등 꼭 변하고 달라져야 새로운 엠비씨로 거듭나고 인정받을수 있습니다.

청춘 시트콤 '뉴 논스톱' 연출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했을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장에 올라 했던 수상 소감이 있습니다. 


"럴수, 럴수, 이럴쑤! 시트콤을 만들었다가 백상예술대상을 받는 날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신인연출상은 창사특집 다큐나 광복절 특집 단막극처럼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작품을 만든 피디들이 타는 상입니다. 그런 뜻깊은 상을 시트콤을 만들던 제가 받을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평생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던 제가 안종필 자유언론상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오늘은 자유언론상 수상 소감을 올립니다. <시사인>에 연재중인 <파업일기>입니다.

본문은 아래 링크로~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0457



사진 제공 (미디어오늘 @ 이치열 기자)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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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1.10 08: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자유언론상 수상하신거 축하드립니다. ^^ MBC 정상화 싸움을 다시 시작하는데 물꼬를 트셨으니 상 받으실만 합니다. 오늘은 꼭 해임안 통과되야 하는데.. 적폐들 몰아내는게 쉽지 않네요..

    #아침뉴스_보고놀랬다
    #영장기각_거참_말도안돼
    #하루빨리_영장재청구하라
    #김장겸,고대영을_몰아내고
    #MBC,KBS를_되살리자
    #짧고_굵고_화끈하게

  2. 이순간 2017.11.10 0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하드립니다 pd님,
    받아 마땅하십니다!

  3. 저녁노을함께 2017.11.10 1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장겸은 물러나라' 외치며
    진정 용감하셨던 pd님
    수상 정말 축하드려요!
    외침에 대한 응답이 오늘은 있으면 정말 좋겠네요.

  4. 가을하늘맑음 2017.11.10 1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acebook을 통해 MBC 사옥에 울려 퍼지던 pd님의 구호를 들으며 소름이 돋았었습니다. MBC 내부, 외부 많은 사람들이 분연히 깨치고 일어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축하드립니다.

  5. 아리아리 2017.11.10 1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피디님의 작은 몸부림인, 그러나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혼자만의 외침 '김장겸은 물러나라' 에서 공영방송 정상화 운동은 시작 되었으니, PD님이 참 언론인 상을 받을 자격 충분 합니다. 그러한 용기내기가 쉽지 않음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압니다. 조속히 공영방송이 정상화되어 우리 자식 세대와 후손들이 권력을 가진 몇몇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더불어 발전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길
    간절히 바랍니다.

    김장겸 OUT

  6. 게리롭 2017.11.13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용기있는 행동의 피디님
    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7. 서경화 2017.11.13 16: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공범자'의 mbc사옥에서 용기내어 당당히 외치신 그 장면은 제 기억에도 평생 남을 것 같습니다. 멋지신 김피디님~수상 축하드립니다.^^

예능국 조연출로 일하던 어느 날 편집실 앞 복도에서 왜 우리는 이렇게 우울하게 매일 밤만 새는 걸까?’ 하고 조연출 선배랑 신세타령을 했어요. MBC 입사하기 전, 대학 시절 여행 다니며 즐거웠던 이야기를 하다 문득 우리 그냥 배 째고 주말에 놀러갈까?” 그렇게 조연출 선배랑 의기투합해서 전남 선유도로 23일 여행을 떠났어요. 시골 바닷가 마을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하시는 민박집에 묵었는데요. 마당에 개집이 있는데 개집에 문패가 있더라고요. ‘초복이네? 개 이름이 특이하네? 할아버지에게 여쭤봤어요. “어르신, 초복이는 어디에 있나요?” 할아버지가 멀뚱하니 보시면서 하신 말씀.

이 사람아, 초복 지났잖여!”

ㅠㅠ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 김영사)를 읽다가 갑자기 엉뚱한 대목에서 그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어요.

 

‘(어느 미국 대학 교수가) 햄릿과 오믈렛이라는 이름의 두 마리 돼지에게 특수한 조이스틱을 주동이로 제어하는 훈련을 시킨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돼지들이 간단한 컴퓨터 게임을 영장류만큼이나 잘 배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호모 데우스> 119)

 

번역본을 읽다가 문득 돼지 이름이 영문으로 떠올라 !”하고 웃음을 터뜨렸어요. 햄릿과 오믈렛. Hamlet & Omelet. Hamlet은 우리가 아는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이지요. 그런데, 우리 식탁에 오르는 햄 Ham은 돼지고기로 만듭니다. -let은 작은 것, 무엇의 새끼를 일컫습니다. booklet이 작은 책자고, piglet이 새끼 돼지거든요. 돼지에게 hamlet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건 햄 새끼라고 불러준 거예요. 할아버지가 강아지에게 초복이’ ‘말복이라고 이름을 붙인 거랑 비슷하지요. 오믈렛은 그냥 let이라는 돌림자가 들어간 계란 요리 이름이고요. 영어를 공부하면 책을 읽으면서도 영어권 저자들이 구사하는 말장난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아요.

 

(포유류에서) ‘포유라는 말의 어원은 라틴어 맘마 mamma’젖가슴이라는 뜻이다.

(위의 책 128)

 

아기가 배가 고파 울 때, 엄마의 젖가슴을 아이에게 물리며 맘마 먹자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맘마가 라틴어로 mamma이고, 이것이 영어로 mammal (포유류)의 어원이라니 정말 재미있지 않나요?

92년도 유럽 여행을 갔을 때, 저는 이제 막 문호를 관광객에게 개방한 헝가리와 체코를 간 적이 있어요. 부다페스트를 여행할 때, 저는 눈이 빨간 공산주의자를 만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기차에서 만난 건 우리를 닮아 검은 눈동자를 가진 아이들이었어요. 유럽 사람들은 갈색이나 파란 눈이 많은데, 헝가리는 눈동자가 우리와 비슷했어요. 당시 헝가리는 오랜 세월 공산국가로 외부와 단절되어 있어 동양인이 드물었어요. 아이들은 저를 보면 신기해했지요. 거리에서 저를 본 한 아이가 아빠를 부르더군요. “아빠!”하고. 깜짝 놀랐어요. 헝가리어로 아빠가 아빠’(apa)였어요.


(대학 졸업을 앞둔 4학년 여름방학, 취업 준비 대신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어요. 미친 짓 같지만, 생각해보면 인생 최고의 선택 중 하나였어요. 일보다는 노는 게 우선이거든요.)


4세기 후반 훈족이 침입한 후, 훈족의 나라라는 뜻으로 Hungary가 되었다는 설도 있는데요. 훈족은 서양사에 등장한 최초의 몽골계 민족이래요. 그래서인지, 헝가리는 아시아인과 생김새나 언어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호모 데우스>를 읽다가 엉뚱한 대목에서 추억이 떠오르고, 재미를 느껴요. 생각해보면 이런 재미는 20대에 영어를 공부하고, 여행을 많이 다니며 지식과 경험을 풍성하게 만든 덕분입니다. , 오늘 내가 즐기는 것은 과거에 즐겁게 잘 논 나에게 빚지고 있어요.

나이 50, 저는 20대 시절 김민식 못지않게 열심히 책을 읽고, 잘 놀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요량입니다. 지금 나의 즐거움이 노후의 즐거움이 될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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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 2017.11.07 06: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지금 나의 즐거움이 노후의 즐거움이 될것이다'
    이 말씀이 현재의 나를 즐겁게 해줘야 하는 강력한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와닿습니댜. ^^
    'Carpe diem' 늘 되새기는 말인데 일상은 녹록치가 않아서 힘들때가 많은 요즘입니다.
    생각이 많아 복잡하고 괴로울때 , 나를 즐겁게 해줄 영어책 암송하기 하루치를 하면서 나를 끌어올립니다. Pd님을 나침반 삼아 동행할수 있어서 늘 감사하고, 행운이랍니다.

    끝까지 김장겸OUT!

  2. 쏘라 2017.11.07 0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You Only Live Once....^^

  3. 섭섭이 2017.11.07 1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햄릿과 오믈렛, 맘마에 이런 숨은뜻이 있었다니 재미있네요. ^^ 최근에 알게된 내용이 있는데요. 도대체(都大體), 어차피(於此彼), 하필(何必) 이런 단어들이 한자라고해서 놀랬어요. 단어 어원을 알면 재미는 내용이 참 많은거 같아요.

    오늘도 즐겁게 사시려는 PD님 보며 배웁니다. ^^

    #김장겸_고대영을_몰아내고
    #MBC,KBS를_되살리자
    #짧고_굵고_화끈하게

  4. 정지영 2017.11.07 1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의분들 댓글보다 보니 저는
    'Amor Fati'가 생각나네요.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박웅현 작가는 아모르 파티가 자존의
    시작이라고 하셨죠. 오늘 제게 주어진
    조건에 감사하며 지금 이순간 즐겁게
    보내야겠어요.
    좋은 글로 항상 생각과 깨달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5. 이순간 2017.11.07 2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은 책을 읽다가 옛추억을 떠올리시고, 전 아침에 pd님의 글을 읽다가 옛추억이 떠올랐답니다.

    pd님보다 2년 먼저-저도 87학번인데 군대를 안가서 2년 먼저 가게 된건가 싶었어요- 헝가리에 여행갔었거든요. 당시 졸업을 1년 남기고 어학연수 명목(?)으로 독일에 있으면서 여행을 갔는데 기차가 헝가리 국경을 넘을 때부터 긴장되고, 여자 둘이 한밤중에 기차에서 내리니 정말 떨렸어요. 별 일은 없었고 여행은 너무 오래 전이라 전 기억이 거의 안나네요. 다만 맥도날드에서 만난 한국아주머니가 무슨 이유인지 저희를 피했던 기억(유치원생 정도되는 아들에게 저 누나들에게 아는 척 말라 시키고 본인은 얼굴을 한껏 가리고 있더라구요)...한국의 재래시장을 꽤나 닮은 헝가리 재래시장에서 사온 장아찌를 독일에서 김치로 변신시켜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밖에는요. 그러고보니 독일에서 가장 입에 맞았던 음식이 헝가리 굴라쉬 스프였어요. 정말로 헝가리에 동양적인 면모가 상당히 있어 보입니다.

    전 마음의 어떤 회로가 고장이 났는지 즐겁게 사는 걸 가장 못한답니다. 그래서 pd님의 삶과 글에 자꾸 이끌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늘 고맙습니다^^

최근에 했던 인터뷰를 올립니다.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고, 답도 또한 동어반복 같아서 당분간은 인터뷰를 쉴 생각입니다. 공부가 부족한 탓에 밑천이 금세 동이 나네요. 책을 읽어 내면을 채우는 시간을 다시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인터뷰 요청 주시는 분들 죄송합니다!)

 

질문 1. 이력이 독특합니다. 공대를 나와, 영업사원, 통역사, 예능 피디, 드라마 피디, 이제는 작가까지. 피디가 영어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살았는데요.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흔쾌히 도전할 수 있었던 건 독학으로 공부한 영어 실력 덕분인 것 같아요. 스무 살에 영어 회화 책 한 권을 외운 후,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거든요.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도 걱정은 없습니다. 망하면, 될 때까지 하면 되니까요. 통역대학원을 졸업하고, 어떤 일을 하다 잘 풀리지 않으면 언제든 좋아하는 소설 번역을 하면서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덕분에 지금도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용기를 얻습니다. 여차하면 번역을 하면서 살면 되니까요. 혼자 터득한 영어 공부 방법 덕에 즐거운 인생을 살게 되었으니, 다른 분들에게도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쓰게 되었습니다.

 

2. 독서, 여행, 연애를 권하는 이유가 있나요?

 

20대에 즐겨야 할 세 가지 활동이 독서, 여행, 연애라고 생각하는데요, 100세 시대가 오면 모든 세대가 즐겨야 할 것 같아요. (물론 기혼자는 부부끼리 연애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변화의 시대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이고 모험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독서, 여행, 연애. 이 셋의 공통점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입니다. 책을 펼치면 끝까지 읽기 전에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몰라요. 여행은 나 자신을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사이에 던져 넣는 것이고요. 연애야말로 진짜 탐험이지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새로운 우주를 만나는 것이거든요. 영어를 잘 하면, 읽을 수 있는 문서의 범위가 대폭 넓어지고요. 낯선 나라로의 여행도 훨씬 더 즐거워집니다. 언어의 장벽이 없어지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쉬워지고요. 독서, 여행, 연애, 이 세가지 취미를 영어 공부로 더 즐겨보시길 권해드립니다.

 

3. 강의를 자주 하시는 걸로 아는데요. 강연을 즐겨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96MBC PD 실무 면접에서 밝힌 포부입니다.

저는 셋을 만나면 셋을 웃기고, 다섯이 모이면 다섯을 웃기고 싶습니다. 제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4천만 시청자를 웃기고 싶습니다.”

로맨틱 코미디 연출을 통해 시청자를 웃기는 것도 즐거운데요, 다만 아쉬운 건 사람들의 반응을 실제로 볼 수 없다는 점이지요. 그래서 저는 요즘 기회가 날 때마다 강연을 통해 청중을 만납니다. 강연 중에는 청중의 반응을 눈 앞에서 확인할 수 있어 더 즐겁거든요. 강의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고, 강연은 의미를 전하는 것인데요, 가급적 재미와 의미를 함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눈앞에 있는 수십 명의 청중들을 웃기는 것이 제게는 삶의 큰 낙입니다.

 

4. MBC 파업에 있어 피디님은 즐겁게 싸운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 평가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2012MBC 노동조합 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170일간 파업을 했습니다. 4,50대 가장들이 6개월간 월급을 받지 않고 싸운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싸움도 즐겁게 해야 오래도록 지치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습니다. 일이든 싸움이든 자신의 방식대로 할 때 가장 즐겁다고 믿습니다.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딴따라 피디가 일이니까, 파업을 할 때도 재미나게 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요.

 

5. 피디님이 생각하시는 행복의 기준이 있을까요?

 

저는 특정한 조건이 갖추어져야 행복하다고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술 담배 커피 골프를 하지 않습니다. 무언가에 기대기보다 순전히 개인의 의지로 언제 어디서나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평소 독서와 여행, 그리고 글쓰기를 즐깁니다. 이건 언제 어디서나 돈 한푼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취미거든요. 책은 도서관에서 마음껏 빌려서 읽고, 여행은 서울 둘레길이나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즐기고, 글쓰기는 아침마다 블로그에 꼬박꼬박 올리는 걸로 즐깁니다. 돈 드는 취미를 즐기면, 행복해지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요, 어쩌면 그 과정에서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돈 한 푼 안 드는 취미를 누리는 것, 그것이 행복의 기준이라 믿습니다.

 

6. 끝으로 한마디하신다면?

 

절약하는 습관보다 더 좋은 노후 대비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더 좋은 것, 더 강한 자극을 찾으면 끝이 없습니다. 강도 높은 자극보다는, 빈도가 잦은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미디어 시대를 사는 우리는 항상 광고와 마케팅에 둘러 쌓여 살고요, SNS를 통해 서로의 소비를 자랑하고 부러워하게 됩니다. 저는 강연을 즐겨 듣습니다.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찾아 공부를 합니다. 강연을 듣는 것만큼 재미난 공부도 없습니다. 강연을 준비할 때 늘 고민합니다. 내 인생, 50년을 2시간의 이야기로 압축한다면 사람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이야기는 무엇일까? 긴 세월에 걸쳐 터득한 다른 사람의 인생 노하우를, 짧은 시간 동안 터득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강연을 즐겨듣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 제공 :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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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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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경화 2017.10.31 0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주에 자격시험을 봤습니다. 나름 치열하게 준비했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급다운 되었는데 오늘 올려주신 글보니 새 힘이 나네요~^^얼른 훌훌 털고 미뤘던 영어암송과 참고 참았던 독서를 마음껏 해야지~하고 마음먹습니다.~저도 저로 인해 주위 사람들이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 보는게 아주 큰 낙인데 4천만명을 웃기게 하고 싶으시다는 포부에 에너지 팍팍 받습니다.ㅎㅎ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2. 유나 2017.10.31 09: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독님의 삶의 방식! 너무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감독님만큼 치열하게는 못해도 저도 공부하고 책 읽고 깨닫는 삶을 너무 사랑합니다.
    니체가 한 말이라고 하네요.
    "What does not destroy me, makes me stronger."
    많은 시련을 겪으셨지만, 그 시간 속에서 풍요로와지셨어요.
    종종 블로그 와서 공부하다, 놀다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김률 2017.10.31 1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연과 강의
    감사합니다 피디님

  4. 김수정 2017.10.31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 드는 취미를 즐기면, 행복해지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요, 어쩌면 그 과정에서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돈 한 푼 안 드는 취미를 누리는 것, 그것이 행복의 기준이라 믿습니다.'

    이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행복해지기 위에 돈을 벌어야 한다면 그 과정이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5. 아리아리 2017.10.31 1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 pd님, 아리아리!
    '절약하는 습관보다 더 좋은 노후 대비는 없다'
    제게 딱 와닿는 문구입니다.
    독서,여행, 연애. 저는 연애는 인간애로 살짝 바꾸어 지향해 나갈래요!
    나부터 웃고, 다음은 가족. 친구, 그다음은 주변을 웃게하고 따뜻함을 나누는 삶 되도록 애쓰겠습니다. Pd님이 4천만을 웃기는 그날이 어서 오길 바라면서 오늘도!

    김장겸 OUT!

  6. 섭섭이 2017.10.31 11: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제가 PD님 강연을 즐겨듣는 이유가 여기있었네요. ^^ 청소년부터 은퇴준비자까지 모든 세대들을 아우르는 강연을 해주시는 PD님.. 앞으로도 쭉 강연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장겸_고대영을_몰아내고
    #MBC,KBS를_되살리자
    #짧고_굵고_화끈하게

  7. 투썬플레이스 2017.10.31 14: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의 강연은 언제나 즐겁습니다>_< 얼떨결에 따라온 친구도 박장대소하고 갔어요^^

    너무 재밌게 보기만 했는데도 끝에는 뭔가 남는, 결국 실행하게 하는 힘이 있으세요

  8. 미소 2017.11.01 2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라는 말
    직장 생활하며 책에 파묻쳐 지내는요즘~
    매일매일 느끼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Pd님의 강연을 보고 느꼈고 책을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9. lampe 2017.11.02 13: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드디어 김장겸이 심판을 받는 날이 왔습니다.
    잘릴지 말지 모르겠지만, 그 걸 못자른다면 대세를 거스리는 일이 될테죠. 김민식 피디를 응원 합니다.

  10. 이린 2017.11.17 2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사랑해요
    취준생인데 공짜로즐기는 세상 책보고 많은 생각을 할 수있었어요. pd님정말 유쾌하십니다ㅎㅎ 그어떤 자소서나 강연보다 제게 pd님의 글들이 많은 도움이되었습니다. 파업 잘
    마무리되셨으면 좋겠고 ㅠㅠ 겨울이라 추워지는데 몸조심하세요~!

시사인에 연재중인 파업일기 올립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로~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0342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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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 2017.10.26 1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막장드라마의 결론은 권선징악, 해피앤딩!

    김장겸 out!

  2. 2017.10.26 1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섭섭이 2017.10.26 14: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늘 방문진 이사 2명이 새로 임명되었네요.
    이제 파업일기 그만 쓰셔도 될거 같아요. ^^

    #김장겸_고대영을_몰아내고
    #MBC,KBS를_되살리자
    #짧고_굵고_화끈하게

  4. 이순간 2017.10.27 0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pd님 나오시는 유튜브 영상보는 재미(?)로 삽니다.
    pd님 파업하시는 모습보면서 묘하게도 영어공부를 어떻게 하신건지 마음으로 깨닫고 있습니다.
    한 눈 팔지 않고, 될 때까지 앞으로만 가시는 모습 정말 멋지십니다.
    그리고 더 멋진 것은 늘 인간적인 따뜻한 가슴을 잃지 않는 모습이십니다.
    이렇게 멋진 남편과 아빠와 같이 사는 부인과 딸들이 부럽습니다.

    김장겸이야 언제 쫓겨나도 쫓겨나겠죠. 그 이후에 제대로 문화방송 재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5. 2017.10.28 0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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