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에 해당되는 글 103건

  1. 2017.11.17 이젠 들어야 할 때 (10)
  2. 2017.11.10 오래 살고 볼 일이다 (7)
  3. 2017.10.26 MBC 장악이라는 막장 드라마 (8)
  4. 2017.10.22 "사장님이 미쳤어요!" (10)
  5. 2017.10.20 딴따라는 밝고 씩씩하게 싸운다 (9)
  6. 2017.10.11 부역자, 피해자, 그리고 공범자 (5)
  7. 2017.09.25 김민식 피디의 파업일기 (9)
  8. 2017.09.22 진짜 언론인의 꿈은 무엇일까? (5)
  9. 2017.09.21 언론인은 어쩌다 ‘기레기’가 되었을까? (4)
  10. 2017.09.20 피디란 공감하는 직업이다. (7)

김장겸 사장의 해임안이 가결 된 후, 매체로부터 오는 인터뷰 요청은 가급적 사양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 저는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친 이유에 대해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딴지일보 기자님 말마따나 제정신인 거의 모든 매체와 인터뷰를 했지요. 김장겸 퇴진에 대한 관심을 불러 모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떠들었어요. 이제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조합원의 총력 투쟁 덕분에 적폐 사장을 내쫓았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요즘은 기자들이 제게 앞으로 어떤 MBC를 만들 것인가하고 물어보십니다. 좀 난감합니다. 제가 꿈꾸는 MBC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뉴스를 만들고, 어떤 시사 프로를 만들지는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앞으로 몇 년 간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서 그 결실로 보여줘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드라마 피디인 제가 답변하기엔 너무 큰 질문이라 생각해서 말을 아끼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지난 몇 달 동안 너무 많은 말을 했습니다. 살면서 갚아야할 말빚을 너무 많이 진 것 같아 고민입니다. <말의 품격>(이기주 / 황소북스)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나는 인간의 말이 나름의 귀소 본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언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돌고 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다시 스며든다.

8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공감하는 글귀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침묵만을 예찬할 수는 없어요. 힘 있는 자들이 힘없는 이들을 겁박할 때, 침묵을 강요하거든요. 저는 지난 몇 달 제가 한 말들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말해야 할 순간에 입을 다무는 일이 가장 후회되는 일입니다.

언제 말하고, 언제 들을 것인가?

아무도 말하지 않을 때는 말을 하고, 모두가 말을 할 때는 들어야 합니다.

 

MBC 정상화 투쟁을 이어가야할 조합원들에게 많은 분들이 응원과 함께 격려의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저희는 더 많이 들으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해주시는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표로 삼아 앞으로 다시 MBC를 재건하려 합니다. 귀를 더 기울이겠습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읽고 김승섭 교수님의 팬이 되었어요. 페이스북으로 친구를 맺었는데요, MBC 노동자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린 글에 교수님께서 직접 글을 남겨주셨어요.

 

2005, 전국민이 찬양하던 황우석의 연구가 조작이었다는 사실을 두려움없이 보도하던 <PD 수첩>을 기억합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과학자로서 그 용기에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2008,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해 입덧이 심해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괴로워하던 때, <무한도전>을 보면서 함께 웃었습니다. 약자를 비하하지 않는 따뜻한 웃음을 주는 방송에 남편으로서 감사했습니다.

 

제게 MBC는 권력을 가진 강자에게 날카롭게 질문하고, 무릎을 꿇어 약자의 눈 높이에 따뜻한 시선을 맞추던 방송이었습니다. 곧 돌아오시리라 믿습니다.

(김승섭)

 

고맙습니다. MBC, 꼭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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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시트콤 '뉴 논스톱' 연출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했을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장에 올라 했던 수상 소감이 있습니다. 


"럴수, 럴수, 이럴쑤! 시트콤을 만들었다가 백상예술대상을 받는 날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신인연출상은 창사특집 다큐나 광복절 특집 단막극처럼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작품을 만든 피디들이 타는 상입니다. 그런 뜻깊은 상을 시트콤을 만들던 제가 받을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평생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던 제가 안종필 자유언론상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오늘은 자유언론상 수상 소감을 올립니다. <시사인>에 연재중인 <파업일기>입니다.

본문은 아래 링크로~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0457



사진 제공 (미디어오늘 @ 이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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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에 연재중인 파업일기 올립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로~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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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만나는 통신대리점 앞 광고 문구지요.

"사장님이 미쳤어요!"

"이 가격에 팔면 남는 게 없어요."


짠돌이의 눈길을 잡아 끄는 광고인데요,

공짜폰이라고 진짜 공짜는 아니지요.

오늘 저는 '공짜로 즐기는 세상' 주인장 답게, 진짜 공짜로 나눠드립니다.


영화 '공범자들' 전편을 유튜브에 2주간 무료 공개하고 있어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공영방송 파업을 두고 '언론 장악' 시도라는 걸 듣고, 최승호 감독님이 빡쳐서(^^) 영화를 무료로 풀었어요. 하루만에 조회수 40만을 넘기고 있어요. 직캠이나 해적판 아니고요. 진짜 고화질 영화 본편을 제작사에서 무료 공개하고 있어요. 영화 배급사 대표님이 미치셨나봐요. 극장 개봉한지 얼마 안 된 영화를 무료로 돌리다니.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어서 보시고요. 보신 분들은 주위에 소문 좀 내주세요. 



영화를 보시고, '나도 뭐라도 하고 싶은데,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나?' 고민하시는 분들께는, 콘서트 초대권을 무료로 나눠드립니다. ^^

오는 수요일 10월 25일 저녁 7시 서울 시청앞 잔듸광장에서 펼쳐질 공연에 오셔서 함께 즐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무료 영화와 무료 콘서트 관람권, 마구마구 나눠드립니다. 

이런 대박 기회, 놓치지 마세요! 수요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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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은 어떤 사람일까요?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보고 격하게 반응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질문을 던져요. '어떻게 저런 것을 만들 수 있지?' 

다큐 영화의 경우는 그 질문이 조금 다르지요.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영화 <공범자들>을 본, 김나희 문화평론가도 그랬어요. 영화를 보면서 계속 궁금했답니다.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그러다 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씨네 21'을 통해 연락을 주셨어요. 용산 CGV 옆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한양대 <공범자들> 상영회에 오셔서 관객과의 대화도 함께 하셨지요. 여러번에 걸쳐 나눈 이야기를 인터뷰로 잘 정리해 주셨네요. 부끄럽지만 공유합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nahui-kim/story_b_18281458.html


인터뷰] 딴따라 김민식은 밝고 씩씩하게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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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에 투고중인 파업일기, 두번째 글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늘 고민하며 삽니다.


부끄러운 글 한 편을 내놓을 때마다, 

이 글이 내 삶의 새로운 굴레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잘 살아야겠어요...


(본문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0214


MBC 피디가 눈을 질끈 감은 이유

MBC에는 자신은 부역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말하는 사람이 있고, 피해자가 아니라 사실은 부역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들 뒤에 진짜 ‘공범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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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 <시사인>으로부터 파업 일기 원고 청탁을 받았어요.

파업을 알려야한다는 사명감에 키보드를 잡지만 쉽지는 않네요.

빨리 파업을 끝내고 싶은 마음,

우리의 싸움을 알리고 싶은 마음,

여러 생각이 교차합니다.



소중한 지면을 허락해주신 '시사인' 편집진 여러분, 고맙습니다.

본문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열어주세요.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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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8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가슴이 울었기 때문에 파업에 나선다

2017/09/19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어린 시절의 괴로움이 지금의 즐거움

2017/09/20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피디란 공감하는 직업이다.

2017/09/21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언론인은 어쩌다 ‘기레기’가 되었을까?

(청소년에게 들려주는 '방송사 파업과 무한도전 불방 사이' 그 마지막 편입니다.)

 

아이들에게 진로 희망을 물어보면, “의사가 되어 아픈 사람들을 돌보겠다.” “판검사가 되어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합니다. 말의 순서를 뒤집어 보아요. “아픈 사람을 돌보기 위해 의사가 되고 싶다.”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판검사가 되겠다.” 아픈 사람을 돌보는 건 의사가 아니라도 가능합니다. 간호사나 자원봉사자도 할 수 있어요.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직업은 꿈이 아닙니다. 그 직업을 얻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그게 진짜 꿈입니다.

기자나 피디가 되는 게 꿈이라면 신문사나 방송사에 취업하는 데 목을 매게 됩니다. 언론사 입사 경쟁이 치열한 탓에 어쩌다 회사에 들어가면, 그 고마움이 충성심으로 바뀝니다. 그 순간, 사주에게 충성을 바치고 광고주에게 무릎 꿇고 권력에 고개를 숙이는 기레기가 탄생합니다.

저는 피디를 꿈꾼 적이 없어요. 어려서 피디가 꿈이었다면, 공대를 가거나, 영업사원을 하고, 통역대학원에 가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른이 되고서 깨달았어요. 제가 사람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는 걸 좋아한다는 걸. 시트콤이나 드라마를 통해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고 싶었지요. 그러나 파업 참여 이후 5년째 회사에서 제게 연출을 맡기지 않았어요.

드라마 피디는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요. 작가가 대본을 쓰고, 배우가 연기를 하고, 카메라맨이 촬영을 해야 무언가 만들어지거든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블로그의 즐거움에 빠졌습니다. 매일 아침 블로그에 글을 한 편씩 올렸어요. 내 삶의 경험 중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고민하다 혼자서 영어책을 외워 공부한 방법을 소개했고요.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보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그 책은 출간 6개월만에 10만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출연 섭외가 와서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라는 강연도 했어요. 그 강연은 180만 조회수를 넘기며 화제의 동영상이 되었지요. 망가진 MBC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어요. 그 장면은 영화 공범자들에도 나옵니다. 지난 몇 년, 회사 경영진은 보복인사로 제게 드라마를 시키지 않았지만, 저 혼자 시작한 블로그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저자로서, 강연자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었어요.

피디나 기자가 꿈이라는 친구들을 만나면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는 매스 미디어의 시대가 아니라 소셜 미디어의 시대입니다. 신문사 기자가 되어야만 세상 사람들에게 내 글을 읽힐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나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할 수 있어요. 방송사 피디가 되어야만 재미난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통해서 재미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어요.”

지난 9년 동안, 정치와 언론은 한통속이 되어 나라를 망가뜨렸어요. 권력은 기자와 피디들의 입에 재갈을 물렸고요, 권력의 감시견이 되어야 할 언론은 권력의 애완견이 되어 부정부패에 눈을 감았습니다. 그 결과 터져 나온 것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 시민 혁명입니다.

앞에서 제가 사는 것이 힘들 때, 그냥 참고 살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했지요? 그건 외모나 성적, 부모님 같은 개인적 고민이 그렇습니다. 약자를 대상으로 한 학교 폭력이나 교내 비리 같은 문제는 참고 살면 안 됩니다. 그건 공동체의 문제이거든요. 내가 눈 감는 순간, 약자가 당합니다. 누군가 괴로워할 때 눈 감은 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가서 말리든, 함께 싸우든 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합니다.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 그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언론을 감시하는 시민 사회의 양심이 살아있어야 합니다. 세월호 유가족 유경근씨의 말대로, 언론이 망가지면 가장 큰 피해자는 시민이거든요. ‘무한도전이 파업으로 불방 될 때, 시청자로서는 아쉽겠지만, 시민 사회의 구성원으로 청소년 여러분도 함께 싸워주세요. 권력에 대항해 싸우는 방송사 노조의 진짜 무한 도전을 응원해주세요. 언론이 힘 있는 이들을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언론을 감시하고 견제하고 도와주세요.

지난겨울,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 항상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청소년 여러분이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을 때였어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미 친구들과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여러분, 권력에 길들이지 않는 참된 언론의 모습, 여러분이 보여주고 있어요. 세상을 바꾸는 청소년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 *이 원고는 <소년소녀, 정치하라!>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우리학교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오늘 저녁, 광화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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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2017/09/18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가슴이 울었기 때문에 파업에 나선다

2017/09/19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어린 시절의 괴로움이 지금의 즐거움

2017/09/20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피디란 공감하는 직업이다.

201798일 공영방송사 양대 노조 공동파업 출정식에서 세월호 유가족 유경근 씨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예은 아빠, 유경근 씨는 자신이 언론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망가진 언론의 피해자는 (기자나 피디) 여러분이 아니라 바로 국민들, 예은이 아빠인 나이기 때문입니다.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나를 두 번 죽인 건 여러분들의 사장이 아니고, 그 현장에 있던 바로 여러분들이었습니다. 저희가 영정을 들고 KBS를 찾아갔을 때, 그 앞에서 울부짖을 때, 과연 KBS 여러분들 가운데 누구 하나 뒤로 몰래 찾아와 대신 미안하다고 얘기한 사람, 단 한 명이라도 있었습니까?

제가 파업을 지지하는 건 여러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편하게 근무하라는 게 아니라 바로 내가 또다시 죽고 싶지 않아서, 내가 언론 때문에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몇 년 전부터 기자들은 기레기’(기자 + 쓰레기)라고 불립니다. 사람들에게 글과 말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엘리트 지식인이라 불리던 기자들이 어쩌다 기레기라는 부끄러운 별명을 얻게 되었을까요? 2012MBC 파업 도중 해고된 박성제 기자는 <권력과 언론 기레기 저널리즘의 시대>에서 기레기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권력자에게 고개 숙이고, 광고주에게 무릎 꿇고, 사주에게는 충성을 바치는 기자. 자신들의 치부에는 눈을 감으면서, 어설픈 엘리트 의식으로 걸핏하면 독자를 가르치고 훈계하려 드는 기자. 선정적 과장과 악의적 왜곡도 서슴지 않고, 오보가 밝혀져도 사과하지 않는 기자, 이들이 바로 기레기랍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기자가 기레기고요, 힘 있는 자를 견제하고, 힘없는 약자를 보호하는 것, 그것이 참된 언론인의 모습입니다.

(내일 마지막 편으로 이어집니다.)

(출판사에서 청소년에게 권해주는 책 한 권을 고르고 그 이유를 소개해달라고 하여 저는 농구 만화 '슬램덩크'를 골랐습니다.)

 

 

청소년에게 추천하는 책 : 슬램덩크

여학생에게 고백할 때마다 차이는 북산고 문제아, 강백호. 어느 날 채소연이라는 여자 아이가 강백호의 큰 키를 보고 말을 걸어옵니다. ‘혹시, 농구 좋아하시나요?’ 소연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 농구부에 입단한 강백호, 조금씩 농구의 즐거움을 깨달아갑니다.

슬램덩크의 교훈 1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나는 더 멋진 사람이 될 것이다.’

소연이를 기쁘게 해주려고 시합에서 몸을 던져 분투하는 강백호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시작한 일이라도 열심히 하면 잘 하게 되고요, 잘 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교훈 2 :

나쁜 짓을 위해 어울리는 친구보다 더 소중한 것은 라이벌이다.’

강백호를 따르던 무리는 강백호가 농구에 빠지면서 조연으로 사라집니다. 대신 라이벌 서태웅이 그 자리를 채우지요. 농구 천재 서태웅이 없었다면 강백호는 농구에 금세 싫증을 느꼈을지 몰라요. 때로는 나를 자극하는 경쟁자가 나의 성장을 도와주는 진짜 친구랍니다.

교훈 3 :

농구란 11로 하는 것이 아니라 55로 하는 팀 플레이다.’

윤대협이 서태웅에게 들려주는 말입니다. ‘농구는 11로 하는 게임이 아니다.’ 혼자 잘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동료들과 함께 더 잘 하는 것입니다. 내가 2점을 넣는 것보다 정대만에게 패스하여 그가 3점슛을 쏘도록 하는 것이 팀으로서 이기는 길이지요.

 

슬램덩크와 함께, 청소년 성장 만화의 참된 재미를 맛보시길 바랍니다.

 

( *이 원고는 <소년소녀, 정치하라!>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우리학교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소년 소녀 시리즈의 다음 책, 기대만땅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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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2017/09/18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가슴이 울었기 때문에 파업에 나선다

2017/09/19 - [공짜로 즐기는 세상/2017 MBC 파업일지] - 어린 시절의 괴로움이 지금의 즐거움

방송사에 입사한 후, 좋아하는 연예인들을 만나고,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을 마음껏 만들었어요. 어려서는 죽도록 괴로웠으니, 어른이 된 후로는 무조건 즐겁게 살자고 마음먹었어요. 예능국에 입사해서 청춘 시트콤 뉴 논스톱을 만들고 일밤 박수홍의 러브하우스도 만들었어요. 나이 마흔에는 드라마를 해보고 싶어 사내 공모를 통해서 직군을 옮겼어요. 면접을 봤는데요, 책을 많이 읽은 덕분에 심사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었어요. 설득력과 논리력도 독서로 키우거든요. 드라마 피디가 되어 내조의 여왕’ ‘글로리아를 만들었어요. 지난 7년 동안 제 이름으로 된 드라마를 만들지 못한 탓에 여러분이 알거나 좋아할만한 프로그램이 없네요.

2011년에 MBC 노동조합에서 부위원장으로 일해 달라는 제의가 왔어요. 저는 원래 정치나 노동조합 활동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냥 혼자 즐겁게 사는 날라리에 딴따라였거든요. 드라마 PD로 일할 때 즐거웠던 이유는 모든 일을 내가 직접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작가도, 배우도, 스태프도, 내가 직접 선택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가지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를 만나, 내가 좋아하는 스태프들과 일을 해야 드라마를 만드는 과정이 즐겁고요, 과정이 즐거워야 결과물을 보는 시청자들도 즐거울 거라 믿습니다.

회사가 저의 제작 자율성을 존중해준 것은 제가 예뻐서가 아니에요. MBC 노동조합이 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피디나 기자들의 제작 자율성을 지켜준 덕이지요. 그런 고마운 노동조합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노동조합 집행부가 되었어요. 당시만 해도 일하는 즐거움을 최고로 치는 제가, 파업에 나서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시사 교양 피디와 라디오 피디도 자신이 찍고 싶은 아이템으로, 자신이 선택한 출연자와 작업을 해야 행복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내려 보낸 낙하산 사장은 그걸 못하게 했어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방송장악을 다룬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 그들이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망가뜨리기 위해 얼마나 집요했는지 알 수 있어요. ‘김미화의 세계는 우리는을 진행하던 MC 김미화를 내쫓고요. 13년간 청취율 1위를 달려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패널을 자르고 작가를 내쫓습니다. 그렇게 시달리다 결국 MC인 손석희 아나운서가 그만두고 jTBC로 옮겨 가게 되지요. 손석희 앵커는 jTBC 보도부문 사장이 되면서 제작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 결과 jTBC의 보도를 통해 최순실 국정 농단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됩니다. 어쩌면 MBC를 망가뜨린 덕에 jTBC 뉴스의 세기적 특종이 나왔는지도 몰라요.

저는 2011년 노조 부위원장으로 일하며 라디오 피디들과 시사교양 피디들이 회사로부터 탄압 당하는 모습을 다 봤어요. 그런 상황에서 저건 내 일이 아니니까.’하고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었어요. 결국 2012년에 파업에 돌입합니다. 김태호 피디가 예능 피디는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라고 했는데요, 드라마 피디는 공감 능력이 큰 사람입니다. 대본에 나오는 숱한 인물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어야, 드라마를 제대로 찍을 수 있거든요. 허구의 인물에게도 감정이입하는 사람이, 정작 내 주위 동료들의 아픔을 외면할 수 있을까요?

어린 시절, 따돌림을 당할 때, 많이 힘들었어요. 아이들이 놀려서 괴로운 게 아니라, 누구도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아 괴로웠어요. 언젠가 어른이 된다면, 주위에서 누군가 괴롭힘을 당할 때 적어도 외면하지는 말자고 생각했어요. 어쩌면 노조 집행부가 되고 파업에 나선 것은 어린 시절의 다짐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 *이 원고는 <소년소녀, 정치하라!>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우리학교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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