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6.12.26 타이베이 여행 총결산 (5)
  2. 2016.12.15 타이베이 혼밥 여행 (3)
  3. 2016.12.07 예류, 스펀, 지우펀 3종세트 (3)
  4. 2016.11.29 타이루거 협곡 여행 (5)
  5. 2016.11.24 타이베이 홍길동 투어 (6)
  6. 2016.11.23 타이베이 2호선 여행 (9)

여행 9일차

마지막날은 일정에 끼워주기도 애매하네요. 타이베이 공항에서 오전 7시 50분 출발편이거든요. 일주일 남겨놓고 급하게 사느라 싼 표가 별로 없었어요. 남은 저가항공권의 특징은 시간이 애매하다는 것. 에바항공의 경우, 인천 출발이 오전 7시 10분, 유니항공은 타이페이 출발이 아침 6시 55분이었어요. 둘 다 왕복 25만원이라 싸긴 한데, 새벽 5시까지 인천공항이나 타오위안 공항까지 가자니 엄두가 안 나네요.

국적기인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는 시간대는 좋은데 30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기껏 싼 표를 사고도 택시비가 더 나가거나, 낯선 도시에서 새벽 4시에 택시를 잡으려고 헤매기도 합니다. 하루 더 머물러봤자 숙박비만 더 나가기도 하고요. 어려운 선택이지요. 그나마 부킹 닷컴에 들어가 지도를 보며 타오위안 공항 근처 숙소를 검색하고, 그중 공항 환송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을 찾았어요. 영어 리뷰를 뒤지니, 공항이 가까워서 이른 아침에 출발하기 편하다는 곳이 있어 그곳을 예약했지요. 밤새 비행기 이륙 소음에 잠을 설치긴 했지만... ㅠㅠ (다 이런 식이지요. 모든 걸 가질 순 없어요.)

 

 

(타오위안 공항 내, 타이완 자전거 여행 홍보 갤러리. 언젠가는 대만 자전거 일주에 도전!)

 

9일차 경비
공항 환송 서비스 200
기념품 675
우롱차 25

총900원 = 28000원

9일간 경비 총합 513000원
항공권 250000원
총 763000원

 

8박9일간 76만원 정도 썼네요. 이 정도면 만족입니다.

 

타이베이 여행은 3박4일이나, 4박 5일도 괜찮을 것 같아요. 용산사나 썅산 트레킹, 타이베이 101 스카이워크 등 전철 타고 다니는 시내 관광을 추천합니다. 외곽으로 나간다면 예류나 핑시선 투어(스펀 폭포)도 좋아요. 지우펀이나 진꽈스는 취향을 탈 수 있어요. 타이루거는 거리가 멀어 일정에 여유가 있을 때만 추천합니다.

저는 저예산 여행족이라 데이터 로밍도 하지 않았어요. 대신 트립어드바이저 어플에서 타이베이 편을 다운로드받아서 그걸 보며 다녔어요. (대만에서 '포켓몬고' 게임을 즐기시려면 데이터 로밍이 필수입니다. 대만 관광청 무료 와이파이가 있긴 한데, 잘 안 잡혀요.)

트립어드바이저 추천 타이베이 명소 베스트 5를 소개합니다.

1. 코끼리산 트레킹 (썅산 트레일)

(오후 5시에 올라, 석양과 야경을 보고 내려오시는 편을 권해드립니다.)

 

2. 용산사

(저녁에 가서 근처 야시장까지 한번에 돌아보세요.)

 

3. 장개석 기념관

(이곳에서 걸어서 융캉제까지 갈 수 있어요.)

 

4. 마오콩 곤돌라

(탑승비용이 올랐어요. 일정이 촉박하다면 패스하셔도...)

 

5. 고궁 박물관

(문화재와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이른 아침에 여유롭게 돌아보세요.)

그외에, 등산이나 트레킹을 좋아하신다면 양민산 국립공원,

아이랑 오셨다면 타이베이 동물원,

쇼핑을 좋아하신다면 타이베이 101이나 시먼딩을 추천합니다.

(위 여행지에 대한 정보는 앞에서 소개한 8박9일동안의 상세한 일정을 참고해주세요.)

 

 제 인생, 첫번째 배낭여행은, 대학 4학년 여름방학 때 떠났어요. 졸업하고 취업하면 장기 여행은 못 갈것 같아 마지막 방학을 이용해 여행을 떠났지요. 취업도 안 된 상태에서 겁없이 유럽 비행기표부터 끊었습니다. '인생 마지막 기회인데 놓칠 순 없지.'하고 떠났는데, 돌아올 때는 '이 재미난 걸 앞으론 못 한다고? 그럴 순 없지!' 하고 생각했어요.

삶의 갈림길마다, 여행이 선택의 기준이었어요. 졸업하고 외국인 회사에 간 것도, 프리랜서 통역사가 된 것도, 90년대 당시로선 드물게 해외에 나갈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고요. PD가 된 후, 예능에서 드라마로 전업할 때도, 드라마 피디는 작품이 끝나면 장기휴가를 갈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했습니다. (일보다는 노는 게 우선! ^^)


 

대학 4학년 때, 취업 준비하느라 마지막 방학을 놓쳤으면 어땠을까요?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을 모르고 살았을 거예요. 마지막 기회는 무조건 잡아야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없어요.

 

나이 들어 연금 타서 여행 다니는 게 꿈인데요. 대만은 거리도 가깝고, 물가도 싸고, 안전하고, 인심도 좋아, 이래저래 노후 여행지로 안성맞춤인것 같아요. 늙어서 여행을 가려면 어떡하면 되나요? 네, 젊어서 먼저 가봐야 합니다. 나이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겁나거든요. 익숙한 곳이라야 나이들어 다시 갈 수 있습니다.

2017년 새해에도, 여행자로 살고 싶어요. 가자 가자, 세계로 가자!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타이베이 여행 8일차

 

타이베이 여행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맛집 탐방입니다. 다양한 메뉴와 맛있는 요리,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가 있는 곳~ 배낭족의 경우, 줄서서 먹는 식당에서 테이블 하나를 혼자 차지하기가 민망한 게 좀 문제지요. 마지막 날에는 1주일간 다녀본 식당 중 가장 좋았던 곳을 찾아다닙니다. 그래서 융캉제에 있는 딘타이펑 본점에 개점 시간에 맞추어 달려갔습니다. 오픈 10분전에 도착하니 벌써 대기표를 나눠주는 중이군요. 대기시간 8분이라고 뜹니다. 입장은 8시 53분에 시작했고요.

텅 빈 딘타이펑 3층에 혼자 앉아 아침을 기다리는 경건한 순간!

제가 딘타이펑을 알게 된건 마님 덕이지요. 싱가폴에서 파견근무하던 마님에게 갔더니 세계 10대 레스토랑 중 하나에 예약을 했다고. 긴장한 제 표정을 보더니 (마님은 손이 좀 큽니다.) "겁먹지 마. 딤섬 레스토랑이라 별로 비싸지 않아."

마님의 고급진 취향덕에 삶이 더욱 풍성해졌어요. 결혼은 이래서 삶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아침을 먹고, 타이베이 동물원으로 갔습니다. 11월 말인데도 오전 10시에 이미 날씨가 푹푹 찝니다. 대만 여행은 겨울이 제 철인것 같습니다. 에버랜드에 판다가 오기 전에, 한국인 여행자들 중 오로지 판다를 보기 위해 이곳에 오는 이도 있었답니다. '쿵푸 판다'를 보고 아이랑 에버랜드에 판다 보러 갔더니, 쿵푸는커녕 하루종일 늘어져 움직이지도 않더라고... 혹시 저거 판다 박제 아냐? 하던 얘기도 있던데요. 사실 그게 판다의 생존전략입니다. 

고기를 먹으려면, 사냥을 해야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수고도 감수해야합니다. 판다는 그냥 느릿느릿 풀만 먹고 살아요. 사냥을 하지않기에 북극곰이나 회색곰처럼 몸을 숨기는 위장색을 갖출 필요도 없어요. 눈에 잘 띄는 귀여운 판다의 외모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걱정 말아요. 해치지 않아요."


대나무를 먹는 까다로운 식성 탓에 서식지가 제한적이라, 한때 멸종위기에 몰렸지요. 느리고 귀여운 모습이 사람들의 사랑을 끌면서 개체수가 늘어났어요. 타이베이 동물원에서도 판다관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봅니다. 정문에서 나눠주는 관람시간 지정 티켓을 따로 받아와야 들어갈 수 있어요.


아시아 최대 동물원이라는 타이베이 동물원은 야산에 조성된 꽤 넓은 공원입니다.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기에 공원 내에서는 코끼리 열차도 운행중인데요. 입구에서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려면 긴 줄에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걸어서 올라가며 동물원 관람을 하고요. 정상에 있는 조류관 옆 종점에서 열차를 타고 내려오는 편을 권합니다. 내려오는 줄은 사람이 없어 그냥 바로 탔어요.


나무가지 위에서 자고 있는 코알라. 야생 상태에서는 천적을 피하기 위해 굳이 나무 위에서 잠을 자는데요. 천적의 위협도 없는 동물원 독방 안에서도 굳이 나무가지 위 쪽잠을 잡니다. 넓고 편평한 바닥에서 편안하게 자는 코알라는 안 보이는군요. 불편해도 본능에 충실한 삶이 건강한 삶이라는 걸 알고 있는 거지요.

수십만년 동안 수렵채취 생활을 했던 인간은 원래 운동량이 많았어요. 농경과 공업의 발전으로 이동거리가 짧아지고 교통의 발전으로 운동량이 줄었지요. 각종 성인병이 만연하는 건 어쩌면 너무 편안해진 생활 탓이 아닐까요? 여행 나오면 조금 불편하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불편한 숙소, 낯선 음식, 긴 도보 이동 거리 등등. 불편함에 나를 길들이는 게 여행인지도.


타이베이의 명동거리라 할 수 있는 시먼딩. 오늘은 하루종일 배낭을 메고 다닙니다. 내일 아침 일찍 공항으로 가야해서 숙소를 옮겨야 하거든요. 캐리어 가방보다는 어깨에 메는 배낭에 양손을 비우고 걷는 걸 좋아합니다.


등에 맨 40리터짜리 배낭. 저 안에 DSLR 카메라랑 한국에서 입고 온 겨울 점퍼까지 다 들어있어요. 그럼에도 전체 무게는 5킬로를 넘지 않습니다. 짐을 꾸린 다음 배낭의 무게를 달아보고 7킬로를 넘으면 다시 덜어냅니다. 여행 할 때는, 면도기도 안 챙깁니다. 면도기를 챙기면, 쉐이빙폼도 챙겨야하고, 애프터쉐이브 로션도 챙겨야 하고, 그럼 액체류 기내 반입에 걸려 짐을 부쳐야 합니다. 면도기 하나 챙겼을 뿐인데, 짐이 늘고 여행이 고달파집니다. 무조건 짐이 가벼워야 여행이 즐겁습니다. 면도를 안 해도 불편하지 않아요. 여행은 어쩌면 불편함에 익숙해지는 과정인 지 몰라요.


시먼딩에 있는 스시 익스프레스에서 점심을 먹었어요. 회전초밥집은 혼자 가도 눈치를 보지 않고 혼자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은 망고 빙수! 시먼딩에 있는 '3형제 빙수집', 망고빙수 한 그릇에 140원입니다. (융캉제에 있는 빙수집을 다들 추천하는데요, 거기는 한그릇에 200원. 혼자 와서 8000원짜리 디저트는 좀 과한 것 같아서 피했어요. 다음에 딸들이랑 다시 오면 그때 도전! ^^) 크고 넓은 지하 매장이 있어 혼자 와도 부담이 적어 좋네요. 


하루 경비 (대만 돈 1원 = 우리 돈 40원)

아침 샤오롱바오 230
동물원입장료 60
사물함 이용료 50
코끼리열차 5
교통카드 충전 125
스시 익스프레스 210원
망고빙수 140원
저녁 우육면 150원
총 970원
숙박 800원
한화 70800원

18000보

 

다음엔 8박9일 대만여행 총결산편을 올릴게요!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타이베이 7일차 여행기

예류, 스펀, 지우펀 등 타이베이 외곽에 있는 여행지를 다니는 날입니다. 아침에 타이베이 메인역에 가서 예류에 가는 버스를 탑니다. 정거장을 찾느라 30분을 헤맸어요. 올해 초에 작성된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찾아갔는데 그새 정류장 위치가 바뀌었네요. 포스팅에서는 버스표를 사라고 했는데, 매표소에 갔더니 잔돈을 거슬러주며 그냥 돈으로 내라고 하네요. 2016년 10월에 정류장 위치가 바뀌었다네요. 타이베이 인근지역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은 메인역 바로 옆인데도 한참을 찾았습니다. 이래서 항상 아침 일찍 출발합니다. 늘 예상치못한 일이 일어나니까요.



오늘의 첫 장소. 예류 지질 공원입니다. 바닷물의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깎여나간 기암괴석이 해변을 따라 늘어서 있어요. 마치 낯선 행성에 온 듯, SF 영화에 나올법한 장면이 연출되는 곳입니다.

같은 버스에서 내린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했더니 화들짝 놀라는군요. "한국분이세요?" 네팔이나 라오스에서 만난 이들은 제가 한국에서 일하다온 이주노동자인줄 알아요. 4살 터울의 20대 자매가 둘이서 여행 다니는데, 참 보기 좋네요. 언젠가 민지와 민서도 저렇게 사이 좋게 여행 다니길 바랍니다. 그때 저는 딸들의 여행경비를 대주는 아빠가 되고 싶어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건 이집트의 네페르타리 왕비를 닮은 바위입니다. 서로 다른 성분을 가진 지층이 다른 속도로 풍화되다보니 세월이 흘러 저런 위태한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풍화는 지금도 진행중이라 언젠가는 목이 부러질 운명이라는군요.

여왕 바위 앞에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공원 끝 바다까지 걸었습니다. 저는 바다 산책로를 좋아하거든요.

그런 후 다시 버스를 타고 기륭역에 갔습니다. 기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진꽈스로 가기도 하는데요, 저는 버스 여행보다 기차 여행을 좋아해서 핑시선을 타기로 했습니다.  

 

기륭역에서 바두로 가서 다시 루이팡가는 기차를 갈아타고, 핑시선을 탑니다. 목적지는 스펀입니다. 스펀에 도착하니, 열차가 지나간 선로 위에 모인 사람들이 풍등을 날립니다.

대만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자주 나온 덕인지 풍등을 띄우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군요.


하늘로 날아가는 풍등 구경을 하다, 철로위도 걷고, 산책로를 따라 스펀 폭포까지 갑니다. 역근처에는 군것질거리도 많아 오늘도 점심은 길에서 해결하네요.  



스펀 폭포입니다. 작년에 아르헨티나에서 이구아수 폭포를 보며 살짝 걱정했어요.

'이걸 본 후, 세상의 모든 폭포가 시시해지면 어쩌지?'

여전히 새로운 폭포를 보러 가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언제봐도 통쾌하거든요. 이구아수의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새로 만난 폭포에 늘 경탄합니다. 이럴 땐 머리가 나쁜 것도 복이에요. ^^

 다시 기륭역에 가서 이번엔 버스를 타고 지우펀으로 향합니다. 한국인 여행자가 많아 버스 정류장도 물어물어 찾아갈 수 있었어요.


지우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솔직히 저는 살짝 실망했어요. 작은 골목에 빼곡한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심지어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우비를 쓰고 다니려니...


지우펀은 九分 '9인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원래 몇 사람 살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어요. 그러다 영화에 나오고 TV에 소개되면서 관광객들이 줄지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어요. 차도 밀리고 사람도 밀리는데 심지어 어디 한 숨 돌릴 곳도 없어요. 역시 어디든 너무 유명해지기전에 가는 게 최고일듯...


오늘 하루 경비 (대만 돈 1원= 한국 돈 40원)

아침 컵라면 30
예류지질공원 입장료 80
동과차 40
종짜빙?(대만식 전병) 30
수박우유 35
기륭역에서 스펀가는 기차표 38
오징어튀김 150
땅콩아이스크림 40
물 20
저녁 만두 80
총 540원=21600원
숙박 25000원
하루 총 경비 = 46600원

걸음 수 29800보

신고

'짠돌이 여행예찬 > 짠돌이 세계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이베이 여행 총결산  (5) 2016.12.26
타이베이 혼밥 여행  (3) 2016.12.15
예류, 스펀, 지우펀 3종세트  (3) 2016.12.07
타이베이 고궁 박물관  (7) 2016.12.02
타이루거 협곡 여행  (5) 2016.11.29
기차 타고 화롄으로  (2) 2016.11.28
Posted by 김민식pd

타이베이 여행 5일차

 

아침에 일찍 일어나 숙소를 나와 화롄역 앞에서 출발하는 타이루거 셔틀 버스 6시 50분 차를 탑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사카당 트레일입니다.

타이루거 관광 안내소 바로 다음 정류장인데요, 버스 안내가 잘 되어 있어 쉽게 내릴 수 있어요.

절벽 아래를 깎아서 만든 길을 걸어 산으로 올라가는 코스도 있고요. 줄다리를 건너 타이루거 관광 안내소 (visitor center)까지 걸어가는 코스도 있습니다. 저는 한 시간 정도 걷다가 관광 안내소에 가서 다시 다음 버스를 탔어요. 2일짜리 타이루거 셔틀 패스를 샀기에 (대만 돈 400원= 한화 16000원) 이틀 동안은 버스를 무제한으로 타며 여유롭게 자신의 일정에 맞추어 타이루거를 돌아볼 수 있어요.

'웅장한 대리석 절벽으로 이루어진 타이루꺼 협곡은 타이완에서 가장 경이로운 자연의 산물이다. 이 자연의 걸작품과 더불어 동식물의 생태계 보존 또한 잘 되어 있는 이곳은 국제수준의 자연국가공원으로 공인받고 있다. 또한 중횡고속도로(中橫公路)의 시발점이기도한 이곳은 타이야족(泰雅族)의 문화유적들도 살펴볼 수 있다. 강협곡을 가로지르며 끊어질 듯 이어지는 중횡고속도로의 동쪽지역은 타이루꺼 협곡을 관광함에 있어 주요 교통로이다. 이 도로를 따라가면 관광객들은 이엔즈커우(燕子口), 지우취똥(九曲洞), 창춘츠(長春祠), 뿌루어완(布洛灣), 티엔샹(天祥) 뿐만 아니라 사카당(砂卡礑) 원주민문화보행도로, 뤼수이허리우(綠水合流)보도, 바이양(白楊)보도 등의 도보여행로를 걸으며 타이루꺼 고산협곡의 진면목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출처-타이완 관광청 홈피) 

(발음과 한자를 일일이 찾아보기 힘들어 통으로 복사. ^^)

이중 이엔즈커우는 굴을 뚫어 낸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맞은 편 절벽에 난 제비집 같은 암석 구조물을 보는 코스지요. 타이루꺼에서 가장 볼 거리가 많은 길이라는 평이 있어요.


타이루거를 여행하는 방법은 무엇이 좋을까? 여럿이 함께 온다면 화롄역 앞에 줄지어 서있는 택시를 잡아타고 당일치기 투어를 해도 좋구요. 저처럼 혼자 온다면 셔틀을 타고 다녀도 좋습니다. 타이루거 택시 투어를 검색하면 게시판에 동행을 구하는 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날짜가 맞으면 다른 일행을 구해 함께 택시 투어를 해도 좋아요. 셔틀의 경우, 시간을 좀더 여유있게 잡으셔야해요. 버스 배차가 1시간에 한 대 꼴이라 자칫 몇군데 못 보고 돌아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기차 역 앞 수하물 보관소는 아침 8시 오픈인데요, 저는 오후 1시 기차로 올라가야해서 (더 늦은 시간은 이미 매진... ㅠㅠ 타이베이-화롄 기차는 미리 예약하시는 편을 권합니다.) 오전 6시 50분 버스를 탔습니다. 짐을 맡길 수 없어 그냥 배낭을 메고 다녔습니다. 그나마 짐이 없어 다행이네요.


저녁엔 타이베이 최고 야시장이라는 송산역 라오허제 야시장을 갔어요. 입구에는 줄을 서서 먹기로 유명한 후추빵이 있군요. 후추빵과 오징어 튀김을 사들고 근처 강변으로 향합니다. 동과차도 사서요. 동과차는 오이 비슷한 채소로 즙을 낸 대만 특유의 음료인데요, 달고 시원해서 야시장 가면 꼭 한잔씩 마십니다. 대만에 오면 버블 티를 많이 드시는데요, 저는 한국에서도 마실 수 있는 버블 티보다, 대만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동과차를 즐겨요. 

야식을 먹고, 강변에서 야경을 보며 혼자 산책을 즐겼습니다. 야시장에서 한국에서 온 여자분들을 많이 봤는데요, 대만은 여자들끼리 여행하기에도 참 안전한 나라에요.

야시장이나 용산사처럼 밤에도 볼만한 장소가 많구요.

몇년전 스페인에 가족 여행을 갔어요. 마님과 따님들을 모시고 다니면, 가이드에 운전기사에 포터까지 합니다. 새벽에 아이들 자는 동안 먼저 일어나 마님 몰래 혼자 해변 산책을 갔어요. 바르셀로나 해변을 조용히 걸으며 스페인의 정취를 홀로 느끼고 싶었는데...
 
집시들인지, 그냥 동네 양아치 청년들인지, 쫓아오며 말을 거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손사레를 치면 손으로 담배 피는 시늉 (담배 좀 다오)이나 손가락을 비비며 (동전 좀 다오) 쫓아왔어요. 스페인은 청년실업이 심하다더니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밤을 새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어요.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된 느낌이었어요. 뒤에 양아치들을 줄줄이 이끌고 헐레벌떡 도망다니다 보니... 한국이나 대만처럼 밤 마실이 자유로운 나라에서 사는 것도 복이네요.


하루 경비 (대만돈 1원=한국돈 40원)

아침 200
물 25
점심 100
망고 우유 30 (편의점에서 파는데, 맛있어요!)
저녁 야시장 군것질 200
총 550원=(한화) 22000원
숙박 사전 결제 (한화) 25000원
총합= 47000원


하루 걸음 수 22000보

신고

'짠돌이 여행예찬 > 짠돌이 세계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류, 스펀, 지우펀 3종세트  (3) 2016.12.07
타이베이 고궁 박물관  (7) 2016.12.02
타이루거 협곡 여행  (5) 2016.11.29
기차 타고 화롄으로  (2) 2016.11.28
타이베이 홍길동 투어  (6) 2016.11.24
타이베이 2호선 여행  (9) 2016.11.23
Posted by 김민식pd

타이베이 3일차 여행기입니다.

어제 하루 시내 관광은 마쳤고, 이제 외곽으로 놀러갈 차례입니다. 타이베이의 이름난 명산, 양명산 트레킹! 먼저 MRT 찌안탄역으로 가서 빨간색 5번 버스를 탑니다. 문화대학을 경유하는 버스라 아침에는 학생들로 만원이에요. 40분을 달려 종점에 내리면 양명산 공원 입구. 여기서 108번 공원순환버스로 갈아탑니다. 

노선도가 중국어 표기라 한자를 모르는 서양인들에게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오늘의 첫 목적지는 얼찌핑 Erziping 二子坪 트레일입니다. 공원 순환버스를 타고 얼찌핑으로 갑니다. 버스에서는 정거장 안내가 영어와 중국어로 나와서 편합니다. 한자도 우리가 쓰는 한자와 같구요.

대만 최초의 야외 무장애 보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쉽게 산을 오를 수 있는 길입니다.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도 걸을 수 있어요. 외국인들이 남긴 영어 리뷰를 보니, 타이베이 숨겨진 절경으로 이곳을 추천하더군요. 저도 등산을 좋아해서 양명산을 꼭 한번 와보고 싶었어요.

숲길을 한참 걷다보면 얼찌핑이 나타납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1.8킬로미터, 왕복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코스입니다. 무장애 보도는 여기까지 나 있지만, 저는 욕심이 나서 산을 좀 더 오르기로 했어요. 

면천산 정상으로 가는 길을 알리는 표지. 길 안내가 잘 되어 있어 처음 온 외국인 산행객도 별 무리없이 산을 탈 수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니 발 아래 구름이 쫙 깔렸어요. 운무가 아니라면 바다가 보였을 듯! 대만에 이렇게 높은 산들이 많은 줄 몰랐어요. 구름 위의 산책! 이제 다시 얼찌핑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갑니다.

무장애 보도 덕에 이렇게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산행을 오기도 하고요. 몸이 불편한 아이를 휠체어에 태우고 나들이 온 가족도 있더군요. 서울 안산이나 관악산에도 이런 무장애 보도가 늘어나고 있어요.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복지 시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다시 108번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갑니다. 교통 카드로 다니니 편해서 좋네요. 버스 요금은 15원 (우리돈 600원)입니다.

다음 목적지는 샤오유켕 Xiaoyoukeng (小油坑)입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땅속에서 증기가 올라오는 장관을 보고, 우와! 저기는 또 어디야! 하고 찾아간 곳입니다. 화산 활동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장관이네요. 버스에서 내리자 바로 볼 수 있어요. 잠깐 구경한 후, 버스 타고 다시 이동~

 

이번에 내릴 곳은 칭티엔갱입니다. 영어 발음과 한자를 보면서 정류장을 찾습니다. 다음에 오면 양명산 등산만 하루종일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순환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구경다니면서요.

이곳은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신혼부부 웨딩 촬영을 많이 하는 걸 보니 출사 포인트로 딱인듯. 아쉬운 건 그늘이 없어 한낮에는 좀 덥습니다. 11월 중순에 와도 이렇게 더운데 여름에 오면 많이 힘들 것 같아요. 추운 겨울에 따듯한 나라로 여행하실 분들은 대만으로 오세요~

자, 이제 다시 버스를 타고 2호선 찌엔탄 역으로 갑니다. 어제 탄 2호선의 반대편 종점은 담수이 역입니다. 2호선을 타고 베이터우 Beitou에서 일단 내려서 신베이터우로 전철을 갈아탑니다.

옛날엔 타이베이가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불편한 도시로 악명이 높았어요. 영어도 거의 안 통하고, 길 안내는 온통 한자로만 되어있어 서양인들은 길찾기가 불가능했지요. 1996년부터 단계적으로 개통된 MRT 덕에 배낭여행도 한결 수월해졌어요. 비교적 새로 개통했기에 전철역이나 설비가 다 깔끔하고 좋아요.

 

신베이터우 온천 지대. 지열곡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더운 열기가 노천으로부터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도심 한 가운데 전철로 갈 수 있는 노천온천이라 온천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수영복을 챙겨오지 않아 저는 그냥 길만 걷다 옵니다.

이곳의 명소가 바로 베이터우 공공도서관인데요. 건물이 운치가 있고 아주 멋있습니다. 나중에 타이베이에서 장기 체류를 한다면 이곳에 와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내부도 멋있는데 촬영 금지 구역이라 외부만 찍었어요. 도서관 근처에 사람들이 많아요.

이분들 도서관에 와서 다들 휴대폰만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기에 뭘하나 봤더니... ㅋㅋㅋ 다들 포켓몬고 게임을 하시는 중... 여기도 포켓몬고가 난리네요. 저도 구글 미국 계정까지 하나 만들어서 다운받아 플레이해봤는데요. 잠깐 해보고 그냥 지웠어요. 여행와서 게임만 하다가 갈 것 같아서요. ^^

 다시 2호선을 타고 담수이로 갑니다. 유안샨역부터 전철이 지상으로 달리기에 창밖을 구경하며 갑니다. 오른쪽으로 양명산이 보이고 왼쪽으로 키룽강이 바다로 향해 흐릅니다.


이제 담수이 강변에 앉아 해가 지기를 기다립니다. 어제는 타이베이 101 너머 석양을 보고 오늘은 강가에서 일몰을 기다립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은 매일 있는 일이지만 여행은 일출과 일몰마저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어줍니다. 하루 하루, 순간 순간에 다 의미를 만들어주기에 여행이 즐거워요.

 

해가 지고, 저녁을 먹기 위해 찌안탄 역 옆에 있는 시린 야시장을 찾아갑니다. 시린 역도 있지만 야시장은 찌안탄 역에서 가면 더 가깝습니다. 타이베이 3대 야시장 중 하나예요. 가오슝에 있을 때도 야시장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먹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많고 사람도 많은 시린 야시장. 대만은 왜 이렇게 야시장이 발달했을까요? 더운 날씨 탓에 해진 다음에야 사람들이 나와서 놀기 때문 아닐까요? 11월에도 이리 더운데 여름에는 낮에 놀러나오기도 힘들고, 노점상들도 일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대만의 시장은 주로 야시장 위주로 발달한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점에서 1년 사시사철 놀기 좋은 나라는 역시 우리나라라니까요!


오늘 하루 일정을 정리해보니, 아침에는 산, 낮에는 온천, 해질 무렵엔 바닷가, 밤에는 야시장.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 저리가라군요. 오늘 하루도 즐거웠습니다!

오늘 하루 경비는요. (대만돈 1원=한화 40원)

아침 어묵탕 70원
밀크티 30원
점심 70원
물 30원
우유 10원
홍차 30원
야시장 후추빵 50원
고기만두 50원
동과차 30원


총 370=15000원
숙소 25000원
1일 총경비 (우리 돈) 40000원 (정말 싸군요!)

헬스앱에 기록된 걸음수는 35400보. 와우! 양명산 돌계단 산행을 포함해서 이 정도라니, 흐뭇합니다~^^

신고

'짠돌이 여행예찬 > 짠돌이 세계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이루거 협곡 여행  (5) 2016.11.29
기차 타고 화롄으로  (2) 2016.11.28
타이베이 홍길동 투어  (6) 2016.11.24
타이베이 2호선 여행  (9) 2016.11.23
추울 땐 타이베이  (15) 2016.11.22
오키나와 여행 추천 일정  (8) 2016.09.29
Posted by 김민식pd

타이베이 여행 2일차

아침 첫 장소는 타이베이 중앙역입니다. 유럽 여행도 그렇지만 어느 도시든 중앙역에 가면 여행안내소가 있고, 공짜 지도가 있으며, 도시의 중심이라 방향을 잡기 쉽습니다. 며칠 후 출발하는 화롄 가는 기차표도 미리 수령할 겸 중앙역에 왔습니다.  

이곳에도 노숙자가 많네요. 서울역처럼... 도시의 첫인상이 노숙자라면 좀 싫을 수도 있지요. 작년에 샌프란시스코 여행 갔을 때는 노숙자가 정말 많았어요. 호텔 근처에도 노숙자가 많아 아버지가 걱정하시더군요. "너무 험한 동네에 숙소를 잡은 거 아니냐." 

  
여행 가서 노숙자가 많다고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노숙자가 많다는건 치안이 좋다는 뜻이거든요. 노숙자는 사회적 약자로서 안전한 환경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위험한 장소에 노출되는 걸 가장 두려워해요. 노숙자가 많다는 건 역설적으로 치안이 좋다는 뜻이에요. 서울역도 그렇지 않나요?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에 있어야 무슨 일이 있어도 안전합니다. 추운 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도와줄 사람이 없어요. 그러니 시내에서 노숙자가 보여도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오히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그분들이니까요.

메인역 앞에는 오래된 기차가 서 있습니다. 1923년에 일본에서 만든 LDK58호 열차랍니다. 대만 여행을 하다보면 이렇게 일제 강점기의 유물들이 곳곳에 전시된 걸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가오슝에는 일제 시대 사탕수수 공장을 역사 공원으로 꾸며놓기도 했어요. 보면서 의아했지요. 우리라면 일본 식민시대에 대한 반감으로 숨기려고 할 텐데, 이들은 일본에 대한 저항감이 적어요.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2.28 평화공원이 있습니다. 2.28 사건은 타이완에서 일어난 최악의 양민 학살 사건입니다. 1947년 일제가 물러가고 장졔스의 국민당군이 타이완에 진주합니다. 이때 국민당의 타이완 침탈에 반대한 대만 현지인들의 시위가 군대의 무력 진압으로 이어져 결국 2만여명에 달하는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지요. 

청나라가 지배하다, 네덜란드가 들어오고, 다시 일본 식민지가 되었다가 전쟁이 끝나자 본토에서 공산당에 밀린 국민당의 통치가 시작됩니다. 대만인들에게는 일본이나 국민당이나 늘 타인의 지배가 이어진 셈이니 특별히 일본에 대한 반감이 클 이유가 없지요. 

대만을 여행하다보면, 청나라 역사도 있고, 네덜란드 문물도 있고, 일제의 잔재도 있고, 국민당의 지배도 역사로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다채로운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지만 그만큼 슬픈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해요. 

자유광장이 있는 이곳은 장개석 기념관이 있는 곳입니다. 궈리중정지녠탕[국립중정기념당]이라 하고 지하철 2호선 (중정지녠탕역)에 있어요.

타이베이에 오면 꼭 찾아보게 되는 관광명소이지만 장개석이라는 사람의 공과 과를 생각해보니 마냥 좋아보이지는 않더군요. 중정기념당을 나와 다시 지도를 보며 걷습니다. 이곳의 맛집 거리라 하는 융캉제로 갑니다. 융캉제는 지하철 둥먼역에 있어요. 중정기념당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이니 굳이 전철을 타기보다는 걷는 편을 권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가게들이 문을 열지 않아 융캉제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다만 융캉제 입구에 있는 딘타이펑 본점 앞에만 사람들이 많더군요. 아직 점심은 이르기에 좀 더 걷기로 하고 따안 공원까지 갑니다. 융캉제에서 역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공원입니다.

따안 공원, 크게 유명한 곳도 아니고, 국내 가이드북에서 추천하는 명소도 아니지만, 저는 어느 도시에 가든 그곳에서 가장 큰 공원을 찾아요. 뉴욕의 센트럴 파크, 런던의 하이드 파크 등 공원에 가면 그 도시 사람들의 생활을 구경할 수 있거든요.

망원 렌즈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이들이 많아요. 이곳이 버드 와칭의 명소라서 그래요. 공원 가운데 작은 호수가 있는데요, 작고 예쁜 새들이 날아다니는 곳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새를 촬영하고 있었어요.

론리 플래닛 대만 편에서 읽은 기억이 있어요. 대만에서 인기있는 야외 활동 중 하나가 버드 와칭이라고... 저는 새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제 눈길을 끈 것은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이었어요. 여행 가서 이렇게 촬영현장을 만나면 항상 반가워요. 작년에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미국 드라마 촬영장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거든요. 그 나라의 엑스트라 반장은 동선을 어떻게 짜는지, 카메라 워킹은 어떻게 하는지, 카메라 레일은 어떤 걸로 까는지 그런 걸 관찰합니다. 

무엇보다 남들 일하는 거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서울 거리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다보면 항상 구경하는 사람들이 부럽거든요. '아, 나는 오늘도 밤샘 촬영인데, 저 사람들은 퇴근하는구나. 좋겠다...' 그래서 놀러가서 촬영팀을 만나면 꼭 어슬렁거리며 구경합니다. 역시 남들 일할 때 노는 건 좋군요. ^^


공원을 산책하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니칸나거!" 하시더군요.

니 = 너, 칸 = 보다, 나거 = 저것
"너, 저거 좀 봐!" 하는 뜻입니다. 중국어 회화 책 3과 까지만 외워도 이런 정도는 다 들리지요. ^^ 가서 보니까 호숫가에 거북이 가족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네요. 역시 언어가 조금이라도 되면 여행은 곱절로 즐거워져요.

따안 공원에는 야외 음악당도 있군요. 그날 저녁에도 공연이 잡혀있는지 무대 위에 오케스트라 석이 마련되고 있었어요.

 

슬슬 배도 고프고 해서 다시 융캉제로 걸어갑니다. 딘타이펑에서 점심을 먹으려고요. 세상에 그새 줄이 늘어났네요! 대기 시간을 보니

35분!

아, 어쩝니까. 그래도 세계 10대 레스토랑 중 하나라는 딘타이펑, 그것도 본국 본점인데, 여기까지 와서 샤오롱바오는 하나 먹고 가야지요.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기로 했어요. 기다리는 동안 옆에 있는 서점에 잠시 들어가봤어요. (워낙 더워서 에어컨 바람도 쐴 겸... 11월 중순이라도 반팔 옷은 챙겨가세요. 대낮엔 무더워요.)

책이 꽂힌 서가를 보다 반가운 얼굴이 있어 보니까...

드라마 더블유 일러스트 북이 있네요. 와우, 대만에서도 W가 인기인가 보네요. 아, 부럽다. 나도 언젠가는 드라마 국에 복귀해서 재미난 드라마를 만들고 싶은데... 기회가 안되면? 그냥 지금처럼 여행이나 다니는 거지요. 일을 하면 일을 해서 즐겁고, 놀면 놀아서 즐거운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딘타이펑의 샤오롱바오! (원래 10개 한 접시인데, 나오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하나 덥썩 집어먹고는, 아 맞다, 인증샷! 하고 부랴부랴... ^^)

아, 역시 맛있네요. 한입에 넣어 깨물었을 때 육즙이 터져나오는 순간의 짜릿한 감동이 있어요. 육즙이 흘러나와 입안을 가득 채울 때 나도 모르게 '아!' 하고 탄성을 지릅니다. 마치 초밥왕에서 심사위원 할아버지가 눈을 번뜩하는 순간, 이런 맛일까요?

처음엔 뜨거울까봐 찻숟가락에 올려두고 살살 찢어서 국물을 먼저 마신 후 먹지만 좀 식었다 싶으면 입안에서 터뜨리는 편이 맛도 있고, 재미도 있어요. 200원짜리 거한 점심이네요.

11시에 이른 아침을 먹고 나와보니 대기 시간이 그새 늘었어요. 와우, 역시 딘타이펑! 이제 전철을 타고 궈푸지넨관역 5번 출구로 나와 송산원추앙위안취로 갑니다. 송산문화창조단지, 원래 1937년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담배 공장 건물인데요, 지금은 문화 창조 단지로 탈바꿈하여 온갖 문화 행사와 전시회가 열리는 곳입니다.

일본 초기 현대주의 건축 양식을 따르고 있어요. 100년 가까이 된 건물에서 만나는 현대 미술, 반갑습니다. 제게 특히 반가운 것은 이곳에서 마침 열리고 있던

일본 미디어 믹스 페스티벌! 여기서 에반게리온 극장판 무료 상영회를 하고 있었어요.

 

공짜라면 사죽을 못쓰는 저, 얼른 객석에 끼어앉아 '에반게리온 :파'를 봅니다. 극장에서 두 번, 집에서 몇 번을 본 영화지만,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나는 역시... 덕후?

오, 나의 여신 아스카님의 피규어까지!

타이베이 여행 와서 일본 아니메 문화 체험까지! 오늘은 과하게 흥분하는 날이로군요. 이제 숙소로 돌아가 좀 쉬어야겠어요. 한낮에는 더운데 굳이 땀 뻘뻘 흘리며 돌아다니고 싶지 않아요. 점심도 먹었겠다 배도 부르니 누워서 책도 읽고 졸리면 한 숨 자며 쉽니다. 

여행 와서 아침부터 밤까지 바쁘게 다니면 웬지 일하러 온 것 같아요. 여행을 다니면서 중간에 한번은 숙소에 들러 낮잠도 자고 쉽니다. 그래야 다시 힘을 내어 다닐 수 있어요.

 

오후 4시에 나와 향한 곳은 타이베이 2호선의 종점인 썅샨입니다. (영어로 Elephant mountain-우리나라 안내서에는 코끼리산 야경 트레킹으로 소개되는 곳.)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여행자들이 타이베이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 장소입니다. 오후 4시 반에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하면 등뒤로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합니다.

전철에서부터 길 안내가 잘 되어 있어 초행길도 어렵지 않게 쉽게 찾아갈 수 있어요. 정상까지 오르는데 약 20분 정도 걸리는 가벼운 트레킹 코스입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데, 사람도 좀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의 정상에 오르면

타이베이 101 너머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입니다. 제가 전날 타이베이 101에 가서 굳이 우리 돈 2만원을 내고 전망대에 오르지 않은 이유는 이곳에서 야경을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타이베이 101 전망대에서는 타이베이 101이 보이지 않지만 이곳 샹산 정상에서는 타이베이101의 야경이 아주 잘 보이거든요. 심지어 관람료도 없는 공짜! ^^

과연 타이베이 최고의 명소라 불릴만 하네요.

조명과 길이 잘 나 있어 해가 져도 위험하지 않아요.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도 좋지만, 저는 그냥 계속 길을 걸어 반대편으로 내려갔습니다. 이 경우에는 내려가서 버스를 타야합니다. 길찾기나 중국어 회화에 자신이 없으면 그냥 계단으로 다시 내려가도 됩니다.

타이베이 101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 바로 샹산 등산로입니다. 산을 내려와서는 이제 다시 낮에 갔던 따안 공원으로 갑니다. 낮에 봐두 그 음악 공연을 보러요.

저는 공원에서 하는 이런 무료 음악회를 사랑합니다. 여행 가서 공짜라 하면 일단 무조건 즐기고 보거든요. ^^ 타이베이 시민들 사이에 끼어 잔디위에 기대 앉아 클래식 공연을 즐깁니다. 오늘 하루는 야상곡으로 마무리하는군요.

 

자, 오늘 여행의 테마는 타이베이 2호선 투어입니다. 메인역 ㅡ 엔티유 병원(228 평화공원) ㅡ 장개석 기념관 ㅡ 동문(융캉제) ㅡ 따안 공원이 2호선을 따라 있거든요.

 
2호선 종점인 썅산(코끼리산)에서 마무리하는 하루의 일정, 걷기 여행을 좋아하신다면 걸어서 다녀도 좋구요, 전철로 다녀도 좋아요. 그런데 228 평화공원은 왜 전철역 이름을 병원에 빼앗겼을까요? 그건 좀 아쉽네요... 국부 손문이나 장개석 같은 역사적 인물도 좋지만 권력자에 맞서 싸운 수만명의 시민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한 공부인데 말이지요.




2일차 경비 (대만돈 1원 = 우리돈 40원)
아침 만두 두유 45원
물 20원
썬블락 109원
딘타이펑 점심 200원
밀크티 30
저녁 180
총 580원 = 23200원  숙소 25000원
하루 총경비 5만원

오늘 하루 걸음수
35000보

신고

'짠돌이 여행예찬 > 짠돌이 세계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차 타고 화롄으로  (2) 2016.11.28
타이베이 홍길동 투어  (6) 2016.11.24
타이베이 2호선 여행  (9) 2016.11.23
추울 땐 타이베이  (15) 2016.11.22
오키나와 여행 추천 일정  (8) 2016.09.29
오키나와 렌트카 여행  (7) 2016.09.28
Posted by 김민식pd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