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와 KBS기자가 SBS에 출연했습니다.

'파업으로 방송3사 대동단결'이란 댓글에 빵 터졌습니다.

스브스뉴스, '공범자들' 영화썰입니다.

MBC, KBS 총파업을 지지하는

SBS 동지 여러분, 고맙습니다.

'국민의 방송'이란 애칭을 두고

셋이서 다시 겨뤄보는 그날까지!

 

(영화 '공범자들' 이제 IPTV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며칠전 인사위에 올라갔습니다. 페이스북 라이브로 인사위 과정을 중계했습니다. 물론 임원들은 저의 소명이 시작하자마자 "정회!"를 외치고 도망갔지만요. 그날 춘천 사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의 영화 감상문을 임원들에게 읽어드리려 했습니다.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글입니다.  

 

제목 < 얼굴을 감싸고 >

 

1. 눈물

 

영화는 물론 엔딩 크레딧까지 막을 내렸지만, 나는 아무도 없는 영화관에서 직원 두 명이 들어올 때까지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얼굴을 감싸고 영화관 시트에 등을 기대어 계속 울었다. 지금껏 본 영화 중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영화였다. 콧물이 너무 많이 흘러서 영화가 끝난 후에는 화장실까지 얼굴을 들고 갈 수 없었다. 화장실에서 세수하며 눈물, 콧물을 닦았다. 흘러내린 양만큼 오래 씻어내야 했다. 감정을 추스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얼굴을 들어 거울을 봤는데 징그러울 만큼 눈이 붓고 충혈되어 있었다. 내가 영화를 보며 눈과 코를 통해 쏟아낸 것은 어쩌면 일지도 몰랐다. 영화 속 언론인들의 역경이 스크린을 뚫고 화살처럼 내게 꽂혔기에 그럴 만도 했다. 그 피 속 성분은 단순한 슬픔 따위가 아니었다. 슬픔, 분노, 절망, 희망, 감동, 동정, 의지 등 수많은 감정이 다닥다닥 엮여 있었다. 그래서 뺨을 타고 흐르는 피가 용암처럼 뜨거웠던 것인지도 몰랐다.

 

2. 또라이

 

영화 속 김민식 PD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치는 페이스북 라이브 첫 방송을 켰다. 방송이 끝난 후 그의 아내가 그에게 이걸 당신만 하고 이후에 아무도 안 하면 당신은 그냥 또라이야. 또라이에서 끝나는 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이었다. 정확한 표현이었다.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또라이라는 표현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 또라이가 된 기분을 잘 알고 있었다. 학생회 활동 경험이 떠올랐다. 그래, 나도 가끔 또라이였다. 어쩌면 꽤 자주.

 

김민식 PD와의 인터뷰 후 다음 장면은 MBC 로비에서 수많은 노조 조합원들이 각자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페이스북 라이브를 켜고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치는 장면이다. 통틀어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결과적으로 김민식 PD는 또라이가 아니었다. 나 또한 가끔은 또라이가 아니었다. 주변에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어쩌면 꽤 자주.

 

3. 잊고 있던 것

 

세월호참사 관련 장면이 나오자 가슴 깊은 곳을 찔리는 듯했다. 감정이 많이 북받쳤다. 수많은 언론의 오보, 그것이 아니었다면 단 한명이라도 더 살아남지 않았을까. 침몰하는 배를 보고만 있어야 하는 부모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지 않았을까. 영화에서 한 언론인이 말했던 것처럼, 사람의 생명에는 좌우가 없다. 나도 모르게 잊어가는 세월호의 기억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다시금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 이것이 진정한 언론의 역할은 아닐까.

 

4. 지켜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

 

뉴스타파를 후원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을 도와야 한다. 영화를 본 후 내게 생긴 의무이다. 우선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하자. 반면 고대영(KBS사장)과 김장겸(MBC사장)을 보라. 정권에 빌붙어 방송을 망쳐온 사람들이 아직도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있다. 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제대로 된 과거청산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나는 현대 정치판에서 지켜봐 왔다.

 

영화 나레이션 중 “‘언론이 질문을 못 하면 나라가 망해요’. 결국, 나라는 망했다.”라는 부분이 있다. 나는 떠올렸다. 학교도 마찬가지라고. 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마찬가지이다. 학생과 학교, 노동자와 고용주,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등에서 약자가 강자에게 말 못 하는 세상, 즉 소통 단절의 강자 독식 구조 체계에서는 어떤 것이든 정상을 지속할 수 없다.

 

5. 다짐

 

그래. 이게 세상이고 현실이다. 정확히 인식하고 직시해야 한다. 암울한 현실 속, 나는 더더욱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사회 정의를 위해 끊임없이 행동해야 한다. MBC 해직 언론인 이용마 기자는 암에 걸려 시골로 내려가 투병 중이다. 그는 말했다. “그동안의 투쟁으로 인해 10년의 청춘과 인생은 다 날아갔지만, 적어도 그 기간에 우린 침묵하지 않았다. 나 또한 절대 침묵할 수 없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서는 각종 징계를 받은 수많은 언론인의 이름이 연도별로 나뉘어 나열된다. 그들은 언론인이기 전에 누군가의 가족일 것이다. 또한, 그전에 사람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인데도 하나하나 보고 있자니 또 울음이 터졌다. 그들이 겪었을 고통은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영화가 나왔다는 것. 어쨌거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6. 배움

 

영화를 통해 참 많이 배웠다. 일을 추진할 때마다 고민이었던 홍보 전략이나 상황에 대처하는 지혜,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내게는 에어컨 바람처럼 날카롭게, 또는 시원하게 다가왔다. 학교에서는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 제대로 저항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좀 더 조직적, 체계적, 구체적으로. 앞으로 써먹을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들이 했던 것처럼. 아니, 그들을 넘을 수 있도록.

 

7. 영화 공범자들

 

얼마 전에 본 영화 택시운전사가 떠올랐다. 내게 택시운전사는 의미 있는 영화, 봐야 할 영화였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지 예상했던 무언가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예상했던 딱 거기까지였다. 반면 이번 공범자들은 내게 아주 큰 영향을 끼쳤다. 줄곧 영화에 몰입하여 함께 울고 웃고 분노했으며 때론 좌절했다. 내가 갈망하던 딱 그런 영화였다. 영화는 재미와 스릴도 담고 있었다. 집요한 취재 본능으로 그야말로 공범자들과 스릴 넘치는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이나, 그들의 추악한 실체를 마주할 때면 어이없는 웃음이 나왔다. 영화 중후반쯤이었나. ‘이 영화는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영화의 내용을 잊어서는 안 되었다.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수십 번이고 간에 반드시 다시 보리라 다짐했다. 나의 작은 관심이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라며.

(이 자리를 빌어, 글을 쓴 학생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 싸움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9월 4일 0시를 기해 시작하는 MBC 총파업, 반드시 이기고 돌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집에서 저는 소수파입니다. 아내와 두 딸이 있는데, 셋은 똘똘 뭉쳐요. 저는 혼자 남자라 약간 구박데기지요. 요즘은 심지어 셋이서 저를 놀려요. 퇴근하면, "우리 집 울보, 오셨어요?" "오늘은 안 울었쩌요?" 이렇게...

 

네, 며칠 전 유튜브 영상 하나를 본 후로 그러고 있어요.

부끄럽지만 오늘은 그 영상을 공유합니다.

 

영화 <공범자들>을 본, 저의 솔직한 심경입니다.

영상을 보고, 영화를 찾아봐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영화를 보시면, 제가 저렇게 서럽게 우는 이유를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영화, <공범자들>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더 많은 분들이 보시면, 더 좋은 세상이 옵니다. 감히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MBC 정상화의 속도는, <공범자들>의 관객수와 정비례해서 빨라 질 테니까요.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저는 오랜 세월, 영화광으로 살아왔습니다. 외대 통역대학원 재학 시절엔 충무로 진출을 꿈꾸기도 했어요. 공대를 나와 영업사원을 한 게 경력의 전부라, 영화판에서 감독 데뷔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은 했죠. 연출부 생활을 하면서 바닥에서부터 기본기를 닦아 언젠가는 B급 코미디 영화로 데뷔하고 싶었어요. 그때 저의 삶의 방향을 바꿔놓은 분을 만났지요. 바로 배유정 선생님입니다. 동시통역사로 일하면서 통역대학원에서 강의도 하셨고요. 당시엔 ‘MBC FM 배유정의 영화음악의 진행자기도 하셨어요. 선생님께 고민을 상담했는데요. 영화 아름다운 시절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하셨던 선생님은 이런 말로 저를 말리셨어요.

민식 씨, 내가 영화계 연출부 생활을 옆에서 봤는데, 거긴 너무 힘들어. 가지 마. 일단 1년에 200만원도 제대로 벌기 힘든 곳이야.”

선생님, 제가 통역대학원을 졸업하면 아르바이트로 짬짬이 통역이나 번역을 할 수 있으니까요. 생활비는 통역으로 벌고, 영화 연출부는 취미 삼아 해도 되지 않을까요?”

민식 씨, 영화란 말이야, 모든 것을 다 바쳐도 될까 말까 한 일이야. 알바 뛰면서 짬짬이 일한다는 건 말도 안 돼. 이전에 단편 영화라도 한 편 찍어본 적 있어?”

아니요.”

갔다가 나중에 적성에 안 맞으면 어떡하려고? 충무로는 기회가 자주 오는 곳도 아니고, 한번 실패하면 두 번 다시 기회를 얻기도 힘들어. 오히려 제도권에서 일 해보는 게 어때요? 고정 급여를 받으면서 안정된 직장에서 일하는 게 나을 거야. 내가 가는 MBC에서 요즘 공채 PD 모집하는 것 같던데, 거기 한번 지원해 봐요.”

그렇게 저는 영화감독의 꿈을 접고, TV PD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충고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늘 감사드리고 있어요. 그 덕분에 MBC라고 하는 꿈의 직장을 만났으니까요. 그렇다고 영화 팬으로 사는 걸 그만둔 건 아닙니다. 부천영화제가 열리면, 가서 하루종일 영화를 보고,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면 감상기를 올립니다. 논스톱 할 때는 영화 패러디도 많이 했어요.

제가 은근 연기 욕심이 있는데요. 대본 리딩 할 때, 자리에 못 온 배우 대사는 제가 막 읽고 그럽니다. 뉴 논스톱 연출 시절에는 까메오 출연도 자주 했어요. 나중엔 드라마에서도 나왔어요. 지나가는 단역으로. 내가 연출인데, 내가 출연하겠다는 걸 누가 말리겠어요. ^^

그랬던 제가 감히 영화에 나오는 날이 올 줄은 몰랐네요. 영화 공범자들에 출연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어요. 부천영화제 초청받았을 때는 무대 올라가 관객과의 대화도 하고, 언론시사회에 나가 인터뷰도 하고 그럽니다. 얼마 전에는 SBS 라디오 영화 프로그램 <시네타운 나인틴>에 영화 출연자의 한 사람으로 초대받기도 했어요. (8월 20일 오전 11SBS 라디오에서 방송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팟캐스트 <시네타운 나인틴>으로도 업로드 되고요. )

영화 연출을 하고 싶었는데, 엉뚱하게 영화 출연이라니, 꿈은 참 이상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군요.

 

<공범자들> 상영 때마다 출연진 인사를 드리는데요, 느낌이 참 묘합니다. 출연이란 직함은 많이 어색합니다. 드라마 제작발표회 때 감독으로 인사드리는 편이 저는 더 좋아요. 어서 김장겸 사장님이 나가시고 MBC가 정상화되면 오랜 유배 생활을 접고 드라마 국으로 복귀해서 다시 연출로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도 또 간청 드립니다. 주말 동안, 영화 <공범자들>을 전국 극장에서 만나주십시오.

영화 주연급 출연진들이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어 화제가 되었던 그 영화!

주연들이 나오지 않아 무명의 조연이 시사회 인사 다니는 바로 그 영화!

<공범자들>! 전국 극장에서 절찬리 상영중!

▲ '공범자들' 김민식 MBC PD ⓒ 이정민 @ 오마이스타

 

영화에서 저는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요? 극장에서 확인해주시어요.

큰 화면으로 제 모습을 보시면 삶의 자신감을 얻으실 겁니다.

'저렇게 생긴 사람도 잘 사는데, 나는 뭐...' 이런...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영화 <공범자들>이 드디어 내일, 극장 개봉합니다.

세월호 참사 때,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과 통화하는 장면이 영화에 나옵니다. 해경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하는 KBS 보도에 대해 이정현은 욕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통사정도 하면서 도와달라고 합니다. KBS 뉴스가 이보다 어떻게 더 잘 해주느냐는 보도 국장의 말에 이정현 수석이 말합니다. 

'아, 좀 극적으로 도와주십시오. 극적으로!'

사고 당일, MBC는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대형 오보를 터뜨립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목포 MBC 기자가 화들짝 놀라, "아직도 배 안에 사람이 있습니다!" 라고 서울에 보고합니다. 하지만 서울 데스크는 '전원 구조' 주장을 전혀 굽히지 않습니다. 배가 서서히 기울어가는 순간, MBC 뉴스는 거짓말로 국민과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립니다.

'세월호 오보'보다 더 뼈아픈 것은 이어지는 '세월호 보도 참사'입니다. 김장겸 당시 보도 국장은 편집회의에서 유가족들에 대해 "이 사람들 깡패 아니에요? 진짜 유가족 맞아요?" 이런 발언을 합니다. 김장겸 보도국장(현 MBC 사장)이 이런 태도를 보이자, 이후 MBC 뉴스는 유가족을 폄훼하고 유족 보상금 논란을 키웁니다. 일베의 폭식 소동을 보도하면서 마치 세월호 유족에 대한 비난 여론이 급등하는 것처럼 조명하지요. 자식을 잃은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뉴스가 연일 전파를 탑니다. 

박근혜의 청와대는 재벌, 검찰, 언론 모든 것을 장악한 국가 최고 권력이었습니다. 국가 최고 권력이, 가장 힘없고 억울한 유가족을 탄압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언론이 제대로 국가의 잘못을 지적하고, 이에 국가가 제대로 사과했다면, '이게 나라냐?'라는 촛불의 민심은 터져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 지난 9년 국가가, 언론을 상대해, 혹은 언론을 이용해, 어떤 폭력을 휘둘렀는지 낱낱이 드러납니다. 

'이정현 김시곤 통화 내용'을 다시 들으며 반성하고 있습니다.

"아, 모든 것을 가진 자들이, 모든 것을 잃은 이들을 짓밟으려고 최선을 다했구나. 저들은 저토록 악랄하게 끈질긴데, 나는 왜 저 끈질김을 배우지 못했을까?" 

 

'MBC 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요? 영화 <공범자들>의 예매율을 높여주십시오. 주말에 더 많은 극장에서 상영관과 상영회차를 열 수 있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십시오. 이 영화, 더 많은 관객을 만나야 합니다. 지난 9년, 공영방송을 망친 자들의 민낯을 드러낼 수 있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십시오. 

여러분, 최순실이 돈이 없어서 재벌들 삥을 뜯고 다녔습니까? 정유라가 취직 못해 굶어죽을까봐 승마 국가대표를 시켰습니까? 가진 자들은 하나라도 더 뺏으려고 저렇게 지독하게 구는데, 왜 우리는 쉽게 포기해야 합니까? 제발 공영방송을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국민의 방송, 국민의 품으로 돌려놓을 수 있도록 조금만 도와주십시오.

저들처럼 지독하게 싸우고 싶습니다.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극적으로 도와주십시오.

이번 주말, 극장으로 달려와 '공범자들'을 만나주십시오.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2015년 가을, 아버지를 모시고 3주간 미국 뉴욕에 여행을 다녀왔어요. 뉴욕에 가면 자연사 박물관, 현대미술관 등을 가야하는데, 아버지는 입장료를 내는 걸 싫어하셔서, 브라이언트 공원 옆 뉴욕 공공 도서관이나 지역별 공립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 공립 도서관의 당일 자료 열람은 누구나 가능하지요. 그때 그래픽 노블을 많이 봤어요. 일단 만화는 빨리 읽히니까 부담없이 읽을 수 있거든요. 당시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에 열광하던 터라, 마블 코믹스의 '어벤저스' 시리즈를 찾아 읽었어요. 원작 만화도 재미있더군요.

 

원작 만화를 보고 놀란 게, 스파이더맨이 나오더라고요. 당시 개봉한 어벤저스 시리즈에는 스파이더맨이 없었거든요. 소니 픽처스에서 스파이더맨의 영화용 판권을 갖고 있었기에 어벤저스 출동이 힘들었지요. 2002년  레이미 감독이 만들고 토비 매과이어, 커스틴 던스트가 나온 오리지널 시리즈. 1탄은 소소하게 시작하여, 2탄에서 대박을 터뜨리고, 3탄에서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 당시 샘 레이미의 연출은 정말 좋았는데 말이지요. 3탄은 악당 (빌런)이 너무 많았어요. 이후 계속 리부트를 시도했으나 매번 기대 이하였어요.


마블은 스파이더맨의 소니 픽처스 독점 판권이 만료되기를 기다렸어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에서 깜짝 등장하는데요. <스파이더맨 홈 커밍>을 통해 새로운 리부트를 시도하지요. <홈 커밍>Home Coming 말 그대로 마블이라는 고향집에 다시 돌아온 스파이더맨입니다. 마블의 품으로 돌아온 스파이더맨을 격하게 환영합니다. 스파이더맨 TV 애니메이션의 옛날 주제가가 마블 로고 위로 흐를 땐, 마치 마블이 포효하는 것 같아요. "이제, 스파이더맨은 다시 우리 거다!"

<어벤저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CG를 너무 과하게 써서마블도 이제 맛이 가려나? 하고 우려했는데, 이번 <홈 커밍>은 그런 우려를 좀 씻어냅니다. <홈 커밍>은 스파이더맨의 개인사 보다는 마블 유니버스에 적응하는 과정에 주목합니다. 그 와중에 청소년 슈퍼 히어로로서 겪는 갈등도 드러나고요. 아직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도 서툰 스파이더맨의 모습이 풋풋하네요.


코믹스 버전의 <어벤저스>를 보니 사사건건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이 반목하더라고요. 하나는 슈퍼 리치 슈퍼 히어로, 또 하나는 노동자 계급 출신 슈퍼히어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많아 어벤저스의 물주가 된 토니 스타크와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버는 피터 파커. 둘 사이 계급 갈등이 앞으로 어벤저스 시리즈를 또 어떻게 풍성하게 할 지 기대됩니다.

 

 

 

그나저나 <트랜스포머>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4탄을 본 후다시는 '마이클 베이' 영화를 보지 않으리라 결심했건만, 롯데월드 놀러 갔다가 <트랜스포머 : 최후의 기사> 대형 포스터를 보니 또 마구 설레더라고요. 그래서 '한번만 더 기회를 준다'는 생각으로 극장에 향했건만...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은 영화였어요. '이래도 안 나가? 이래도?'

 

요즘 MBC, 왜들 이럴까요? (Michael Bay C?)

 

오히려 요즘 제가 기대하는 건 '마봉춘 세탁소'의 신작입니다. 매번 기대를 저버리지 않거든요. 새로운 영상이 올라왔다고 하니, 세탁소로 출근합시당!

 

https://www.facebook.com/mbclaundryproject/

 

기레기 대잔치가 열렸다. <뉴스데스크의 종말>

 

https://www.facebook.com/mbclaundryproject/videos/1724531127840925/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시청과 공유가 지지와 연대입니다!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겟 아웃>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피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감이 좋은 분은 눈치를 챌 수도 있어요.)

 

흑인 청년이 새로 사귄 백인 여자 친구네 집에 인사를 가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여자 친구 부모님들은 딸의 남자가 흑인이라는 걸 아직 모르고 있대요. 친구가 계속 말립니다. “, 백인들만 사는 부자 동네에 흑인이 놀러갔다가 총 맞아 죽은 이야기 몰라?”

 

여자 친구의 집에 가보니 가정부와 정원사가 흑인인데요, 분위기가 으스스합니다. 집에서 파티가 열려 동네 사람들이 다 모이는데 흑인은 아무도 없어요. 자신을 바라보는 백인들의 분위기가 이상해요. “아우, 몸 좋네.” “이야, 이 울끈불끈 근육 좀 봐.” 흑인의 육체를 탐하는 부자 백인들의 분위기가 묘해요. 파티 석상에 흑인이 딱 한 명 있는데, 억지로 백인 말투를 흉내 내는 것도 너무 어색합니다. 문득 그 친구가 주인공을 붙잡고 소리를 지릅니다. “겟 아웃! 겟 아웃!” 여기서 겟 아웃은 꺼지라는 협박일까요, 도망가라는 경고일까요?

 

영화는 후반부에서 반전을 준비합니다. 단순한 인종차별 정서에 기댄 호러영화가 아닙니다. 자신의 주체성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에 대한 우화입니다. 흑인의 육체를 백인의 정신으로 조종하려는 시도가 섬뜩하게 그려집니다.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의 공포에 깊이 감정이입해버렸습니다. 다른 사람이 내 몸을 조종하는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어요. 학창 시절, 저는 이과생의 몸 안에 갇힌 문과생이었어요. 아버지는 저를 의사로 만들려고 무던 애를 쓰셨어요. '넌 의사가 되어야 해.' '넌 의사가 되어야 해.' '넌 의사가 되어야 해!' 부모의 사랑이라는 이름의 세뇌가 정말 무섭습니다. 결국 의대를 피해 공대를 갔지만, 20대 시절 내내 불행했어요. 지난 30년간 저의 삶은, 아버지가 덧씌운 공대생이라는 틀에서 벗어나려는 필사의 탈출이었어요. 지독하게 영어를 공부한 것도 그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지요.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의 입장에 얼마나 크게 공감되던지, 심지어 외모까지.... 쿨럭.)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몸을 통제하려는 외부 세력에 강하게 반발하기 마련입니다. 촛불 혁명이란, 21세기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1970년대 군부 독재 시대로 회귀하려는 세력에게 저항한 일입니다. 블랙리스트로 재갈을 물리려는 이들에게 당신들에게 내 사상을 검열 당하지는 않겠다!” 국정교과서로 아이들의 역사관을 획일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당신들에게 나의 역사관을 검열 당하지 않겠다!”고 일어난 것입니다. 자신의 주체성을 빼앗으려는 시도에 대해 저항하는 것이 인류 역사의 흐름입니다. 노예제와 봉건제가 사라진 게 바로 그 이유 때문이지요.

박근혜 정부 말기인 올해 초, 고영주 이사장이 이끄는 방송문화진흥회가 MBC의 새 사장을 뽑았습니다. 고영주 씨는 부림 사건의 공안 검사였습니다. 영화 <변호인>에 소재가 된 그 사건이요. 전두환 노태우 신군부 정권 초기인 19819,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기소했는데요. 당시 수사 검사가 고영주였고요. 당시 변호사가 훗날 대통령이 된 노무현 변호사였지요. 고영주 이사장은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기도 했지요. 김장겸 사장은 지난 수년간 MBC 보도국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을 거치면서 MBC 뉴스의 몰락을 주도한 사람입니다.

 

지난 5MBC 뉴스가 망가진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군부 독재 시절에 활약했을 법한 공안 검사와 정치 기자가 만나 유신 시대의 망령을 21세기 미디어에 주입하고 있으니까요. 21세기 민주화 시대를 살아가는 언론인의 머릿속에 군부 독재의 망령을 심는 것, 이것이 김장겸 체제의 목적입니다. <겟 아웃>의 주인공이 겪은 공포 영화 속 장면은 MBC 직원들에게는 매일 매일의 일상입니다.

 

MBC 정상화를 위한 유일한 해법은, 김장겸 사장의 퇴진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외칩니다.

 

김장겸은 물러나라!’

 

겟 아웃!’

 

 

 

(독자님, 영화 리뷰인 줄 알았다가, 당황하셨어요?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요즘 제게는 MBC 정상화가 최고의 과제입니다. 다시 현업으로 돌아가서 로맨틱 코미디를 연출하고 싶습니다. 더 늙기 전에..... ^^)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페이스북에서 저는 영화평론가 김봉석 님을 열심히 팔로우합니다. 김봉석 님 추천으로 본 영화는 실패한 적이 없거든요. <내 안의 음란마귀> 때부터 느꼈지만, 저랑 코드가 참 잘 맞아요. ^^

얼마전 김봉석님이 페북에 푸념글을 올렸어요. '아무리 먹고 사느라 바빠도 그렇지, 아직 가오갤2도 못 보다니... 이건 아닌 것 같다...' 저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이하 가오갤 2)를 볼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 걸 보고, 달려갔어요.

 

와우, <가오갤2> 대박입니다. 정말 재미있네요. 영화 도입부부터 입이 쩍 벌어집니다. 타이틀 씬이 압권이에요. 계속 "우와! 우와아!" 탄성을 지르면서 봤어요. 베이비 그루트의 매력에 폭 빠져버립니다. 감독의 연출력이 장난이 아니군요.

저는 마블 영화를 좋아해서 개봉하면 무조건 극장으로 달려갑니다. 현존 크리에이터 집단 중 마블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팬의 입장에서는 대박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망작이 없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에이 이건 아니잖아?'라고 실망하면 신뢰도가 떨어지니까요. 그런데 마블의 영화는 그런 적이 거의 없어요. 심지어 대놓고 저예산 B급 영화라고 만든 '데드 풀'조차 최고였으니까요. 버리는 카드가 없다, 최고의 승부사 아닌가요?

솔직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탄이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헐크나 스파이더맨처럼 낯익은 캐릭터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찌질한 루저들만 모은 것 같으니... 초능력 하나 없는 도둑, 무식하게 힘만 센 외계인, 암살전문가 녹색 여자 외계인, 작전 참모는 너구리 (별명이 아니라 진짜 너구리), 말하는 나무 (어휘력이 무척 짧은...^^). 이런 구성으로 슈퍼 특공대를 만든다는 게 말이 돼? 그랬어요. '하긴 어떻게 매번 어벤저스 같은 작품만 만들겠어. 때로는 쉬어가는 코너도 있어야지. 이런 작품으로 팬들의 기대치를 낮춰두려는 거지?' 했어요.

그런데 2탄을 극장에서 보니,  갑자기 1탄을 다시 보고 싶어졌어요. IPTV 서비스 덕에 보고싶은 영화가 있으면 1탄부터 다시 역주행/정주행하는 재미가 있어요. 1200원에 영화 한 편을 보다니! 옛날 비디오에 비하면 화질이나 음질은 훨씬 뛰어나고, DVD보다 가격은 저렴하고, 심지어 거실에 앉아 바로 찾아서 볼 수 있는! 아, 정말 영화광들이 복받은 세상이에요.

영화광으로서 제게는, 신이 주신 재능이 하나 있어요. 바로 망각의 능력입니다. 머리가 나쁜 탓에 한번 본 영화도 내용이 기억 나지 않아요. 분명 2년 전 극장에서 봤는데 손에 땀을 쥐고 흥미진진하게 봤어요. 2편을 보고, 1편을 다시 보니, 영화 줄거리가 쫙 한번에 이어지면서 전율이 오네요. '어떻게 저런 평범한 지구인 도둑이 우주의 수호신이라는 거지?' 싶었는데요, 2탄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아, 그렇구나...'

무엇보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어도,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춤을 추어라'라고 말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위기 관리 매뉴얼이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자전거 타고 먼길 갈 때 항상 휴대폰의 '자주 재생하는 음악' 목록을 트는데요. 네, 힘들수록 즐거움의 힘으로 버팁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아직 못 보신 분들은 주말에 극장에 달려가 2탄부터 보시어요. 앞으로도 <가오갤> 시리즈는 이어질텐데요. 이걸 안 보면, 살아가면서 큰 재미 하나 놓치는 겁니다. 심지어 마블의 차기 대작, 어벤저스에 합류한다는 소식도 있네요.

http://www.superherohype.com/news/380475-avengers-guardians-of-the-galaxy.-crossover#/slide/1

 

 

ps.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에이리언 : 커버넌트>.... ㅠㅠ

<에이리언 : 커버넌트>를 극장에서 본 후, 집에 와서 옛날 에이리언 시리즈를 다시 볼까 생각중이에요. 가오갤2와는 반대의 의미로... 에이리언은 역시 1,2,3,4탄까지가 최고였어요. 매번 다른 감독이 자신만의 색깔을 덧입혀 만든 독특한 프랜차이즈. 리들리 스콧의 프로메테우스랑 커버넌트는 잘 느낌이 안 오네요.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물론 이 시리즈의 팬이라면 봐야겠지요. 하지만 데이트 무비로는 위험한 선택인듯... 너무 잔인해요.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영화 '로건'과 '콩:스컬 아일랜드'를 봤습니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울버린은 개인적으로 엑스맨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저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좋아하지요. 매번 엑스맨 영화가 나올 때마다 주연으로 나오거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유일한 사람) 주연이 아니라도 결정적 순간에 인상적인 등장을 선보입니다. (퍼스트 클래스에서 나오듯이)

울버린의 초능력이 손에서 튀어나오는 칼날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는데요. 울버린의 능력은 세포재생입니다. 아무리 큰 상처를 입어도 바로 치유됩니다. 불로불사의 몸, 그게 울버린의 초능력이지요. 군부대에서 그를 살상 무기로 만들기 위해 팔에 아다만티움 칼날을 심습니다. 싸울 때 칼날이 손등을 뚫고 튀어나오는데요. 보통 사람이라면 칼이 손을 뚫고 나오면 칼을 몇번 휘두르기도 전에 과다출혈로 죽을 겁니다. 울버린은 상처가 바로 아물기에 문제가 없는 거지요.

칼날이 튀어나올 때마다 울버린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괴성을 지릅니다. 분노에 찬 포효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고통으로 인한 울부짖음입니다. 몸 속의 칼이 손등을 찢고 나온다는 건 정말 고통스럽거든요. 이전에 나온 엑스맨 영화들이 울버린의 전투 능력만 부각시켰다면, 이번 영화는 자신의 살을 먼저 찢지 않고는 싸울 수 없는 인간 병기의 슬픔을 그립니다. 이번 영화가 그래서 저는 특히 좋았어요.

'자신이 먼저 상처받지 않고, 세상과 싸우는 법은 없다.' 어쩌면 그게 로건이 주는 깨달음일지도 모르겠어요.

 

 

영화 순위를 보니 '콩 : 스컬 아일랜드'가 1위, '로건'이 2위더군요. '로건'보다 '콩'이 더 재미있다고? 궁금한 마음에 달려가 봤습니다. '콩'도 재미있네요. 헐리웃 괴수 액션 영화, 자칫 구태의연할 수 있지만, 스토리를 상당히 잘 짰어요. 액션 설계도 좋구요.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도 좋네요. 흔히 괴수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마치 호러물의 희생자처럼, 그냥 하나하나 죽어가는 것 말고는 역할이 없는데요. '그래서 저 사람은 언제 어디에서 킹콩에게 당할까?' 이 영화는 나름 예상을 빗나가는 맛도, 또 전형성을 유지하는 맛도 있습니다. 

워너 브러더스가 괴수물로 시리즈를 만든답니다. 킹 콩과 고질라 등이 총출동하는 괴수판 어벤저스. '콩 : 스컬 아일랜드'는 그 첫 작품이에요. '마블'의 영화 중, '캡틴 아메리카' 1탄 '퍼스트 어벤저'가 가장 재미가 덜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퍼스트 어벤저도 저는 극장에서 봤어요. 그걸 봐야 어벤저스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거든요.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편을 보고, '윈터 솔져'를 이어서 보니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어요. 앞의 두 영화를 보지 않으면, '캡틴 아메리카랑 아이언맨은 같은 편인데 도대체 왜 싸우는 거야? 할 수도 있지요. 괴수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콩'도 놓치지 마세요. 앞으로 나올 워너 브러더스 괴수 시리즈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작품이니까요. '엑스맨'을 좋아하신다면, 절대 '로건'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요. 팬이라면 끝까지 충성이잖아요? 

데이트 영화로는 단연 '로건'을 추천합니다. '콩'은 그냥 남자 취향인듯... 그래도 괴수물은 영화 스크린으로 봐야 하는 것 같아요. 압도적인 크기를 즐기려면. '콩'을 스마트폰으로 보면 맛이 덜할 것 같네요...

둘 다 재미있지만, 저는 일단 '로건'에 한 표를 던집니다. '로건'을 먼저 보신 후, 시간이 되면 '콩'도 보시길. 단 후자는 취향을 탑니다. '로건'은 누구에게라도 자신있게 권할 수 있어요.

 

'상처받지 않고 싸우는 법은 없다.' 가슴에 새깁니다.

 

 

 

(아래 영상의 예고편은, 영화를 보신 후 보셔도 좋아요. 저는 예고편을 보지 않고 봤는데, 그 편이 더 좋았습니다. 영화를 이미 보신 분들을 위해 올린 서비스 영상입니다.)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스타워즈 로그원'을 보았어요. '스타 워즈' 시리즈는 미국 시장에서 항상 흥행 돌풍을 일으키지만 한국에서는 그만한 힘을 못 받아요. 1980년대 나온 오리지널 3부작 (에피소드 4~6)을 어려서 본 제게 스타워즈는 헐리웃 영화의 최고봉이었어요. 지금도 저는 극장에서 메인 타이틀 음악만 흘러나와도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지금 2,30대가 어린 시절에 보고 자란 '스타 워즈' 프리퀄(에피소드 1~3)은 그만한 감동을 주지 못했어요. CG로 도배한 또 하나의 헐리웃 액션 블록버스터에 불과하지요. 역시 사람은 어린 시절의 추억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개인에게 추억이 있다면, 국민에게는 역사라는 집단의 과거가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신라 고구려 백제의 삼국지 등, 역사 속 풍부한 인물과 사건을 공유하고 있기에, 한국의 사극은 몰입이 가능합니다. 역사적 인물은 딱 보면 알거든요. 하지만 미국은 역사가 짧아서 그런 역사적 서사가 없습니다. 서사의 부족을 메워준 게 조지 루카스가 만든 '스타 워즈'에요.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연합군. 마치 영국 제국주의를 끝내려고 식민지에서 독립 혁명을 시작한 선조들의 이야기 같지 않나요? 에피소드 4의 제목도 'The New Hope'였어요. 식민지에서 꿈꾼 새로운 희망. 결국 '스타워즈'는 미국의 SF판 건국 신화입니다.

그 건국신화에도 이야기 상의 허점이 하나 있습니다. 77년에 나온 스타워즈 1탄 (에피소드 4)을 보면 엔딩이 좀 허술해요. 우주를 지배하는 제국군이 반란군을 일거에 격퇴할 궁극의 무기 (데스 스타)를 만드는데 하필 그 무기에 약점이 있다? 전투기가 쏜 미사일 한 방에 그 위성병기가 어이없도록 박살이 난다? 아무리 헐리웃 엔딩이라지만 너무 쉽게 끝나잖아? 그 영화를 보고 자란 덕후들이 이제 영화계에 입성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더합니다. '그게요, 실은 그 뒤에 이런 스토리가 있는 거거든요?' 이정도라면, 역대급 쉴드군요. 역시 덕 중에 덕은 양덕이라고...

 

영화 초반은 좀 지루해요. 저는 약간 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의 액션이 죽이네요. 제가 좋아하는 견자단의 액션도 좋구요. 엔딩에 나오는 오리지널 시리즈의 인물들, 특히 다스 베이더의 등장은..... 음... 끝장입니다.  

 

'로그 원'. rogue는 악당, 불량을 뜻합니다. 시스템을 따르지 않고 반란을 일으키는 세력. rogue one은 반란의 시작, 그 첫번째를 뜻합니다.

반란은 어떻게 시작될까요? 희망에서 시작됩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다는 희망. 희망이 없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팬보이즈'라는 영화가 있어요. 1980년대 고교 시절을 스타워즈 4,5,6편과 함께 보낸 세 남자, 나이들어서도 철없는 스타워즈 덕후로 삽니다. 어느날 조지 루카스가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를 만든다는 소식을 내놓는데요. 한 친구가 시한부 판정을 받습니다. 에피소드 1 개봉때까지 살기 힘들 수도 있다는 진단에 친구들을 찾아갑니다. '나, 에피소드 1은 꼭 보고 죽고 싶다.' 3명의 덕후는 조지 루카스가 촬영본을 편집하고 있다는 스카이워커 랜치로 길을 떠납니다. 어떻게든 편집본을 훔쳐보겠다는 일념으로...  

 

 

팬으로 살면서 좋은 건 이런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것. 앞으로도 새로운 시리즈의 외전이 계속 만들어진답니다. 질기게 버티며 살아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네요.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