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에 해당되는 글 3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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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7.12.12 북한강 자전거 여행 (8)
  3. 2017.11.23 대기발령과 바꾼 자전거 여행 (9)
  4. 2017.08.08 해운대 밤길 여행 (14)
  5. 2017.08.04 부산 육아 여행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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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7.05.16 수원 화성 자전거 여행 (4)
  10. 2017.01.05 겨울방학엔 스키캠프 (7)

(작년 가을, 아버지를 모시고 다녀온 괴산 여우숲 여행기입니다.)

독서도 좋아하지만, 강연도 좋아합니다. 책을 읽을 수 없을 때는 팟캐스트로 강연을 즐겨 어요. TED,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벙커원 특강 등등. 자전거를 타고, 산을 탈 때, 저자 강연을 듣다보면, 마치 귀로 독서를 하는 것 같거든요. 그렇게 듣다보면 직접 강연을 하고 싶어지기도 해요. 작년 봄,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보고 '괴산 여우숲'에서 강연 요청이 왔어요. 숲 속에 꾸며진 쉼터인데, 이곳에서 인문학 공동체 강연을 하기도 하고, 숲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더군요. 마침 토요일 오후 강연이기에,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오겠다고 했지요. 가을 어느날, 아버지를 모시고, 괴산에 내려갔어요.

숲속에서 하룻밤 묵으며 숲 체험을 하고 쉬어 가는 곳인데요. 정기적으로 인문학 강연을 주최합니다. 지역 독자들에게는 저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고요, 저처럼 서울살이에 지친 사람에게는 재충전의 기회가 되지요.

아버지를 모시고 온 이유가 있어요. 작년 여름에 데모하는 아들이 가끔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걸 보시고 걱정을 많이 하시더군요. 모시고 와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산 속에 위치한 이 멋진 강연장을.


그리고 아들의 강연을 듣기 위해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요. 

"너 그러다 회사 잘리면 어떡하냐."라고 하실 때마다, 책을 쓰든, 강연을 하든,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불러주는 곳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마시라고 말씀드려요. (뭐, 별 마음이 놓이는 눈치는 아니지만, 일단 노력을 해봅니다. ^^_ 

여우숲 가는 길목에 '숲 속 작은 책방'이 있어요. 산 속에 위치한 아담하고 예쁜 책방이네요. 언젠가 퇴직하면, 전국의 작은 서점을 찾아다니며 독자를 만나고,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이렇게 생각하면, 그 퇴직이 빨라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들지요. 이런 각오가 있어야, 쫄지 않고 즐겁게 싸울 수 있어요.

서점 구경을 하고 나오는 길에...

문 앞에 붙은 낯익은 문구가...


아!

서점 앞에 피켓을 붙여두신 서점 주인의 마음에 감동합니다. 

싸움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쉬어가려고 찾은 숲 속 책방에서 만나는 감동...

고맙습니다!

여우숲에 가는 길에 보니 길 양옆으로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있어요. 근처에 관광 명소가 있구나! 보니까 산막이 옛길이라고 도보여행 코스가 있네요. 

토요일 오후 강연을 하고, 1박한 후, 일요일 아침에 아버지를 모시고 산막이 옛길로 갑니다.

구름다리도 있고

수상 데크 산책로도 있네요.

아버지와 둘이서 하염없이 걷습니다. 걷기 여행은 아버지가 특히 좋아하세요. 운동도 되고, 구경도 되고, 무엇보다 돈이 안 들거든요. ^^

낮에 오면 사람이 많아 줄을 서서 가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침 일찍 왔는데, 새벽 물안개가 심해 풍경이 잘 안보이네요. 인생이 그렇지요. 무슨 일이든 일장일단이 있지요. 그래서 저는 단점보다 장점에 집중합니다. 

살다보면 안개속을 헤치며 가는 것같은 날도 있어요. 어디로 가야할지 어디로 가는건지 알 수 없는 날들. 그럴 때는 발 앞의 길만 집중하면서 한걸음한걸음 갑니다. 길은 어디로든 통하니까요. 

아쉬우면 또 오면 되거든요. 다음에는 맑은 날 와서 물 건너 경치까지 보고 싶네요. 한번에 모든 것을 다 보려고 하지 않아요. 한번에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그날 내게 주어진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요.


괴산 여우숲, 언젠가 다시 가고 싶은 곳입니다. 그땐 아이들과 가보려고요. 같은 여행지도 동행이 달라지면 느낌이 또 다르거든요. 어서 날이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이제 멀리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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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둥이맘 2018.02.23 06: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 댓글의 영광을..^^

    출근길 피디님의 글 공감하며 잘 보고있습니다
    덕분에 매일매일 생각을 정리하고
    하루를 되돌아보는 소중한시간을 갖는
    저와의 약속도 잘 지켜가고 있습니다

    밤새 눈이 내렸네요..
    오늘도 소중한 하루 되시길..

  2. 섭섭이짱 2018.02.23 07: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여우숲 좋은데요,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 그리고, <숲속 작은 책방>은 너무 유명한 곳이죠.. 작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주인장님을 직접 뵀었는데. 넘 좋으시더라고요. 꼭 놀러오라고 하셨는데... 날씨 따뜻해지면 괴산쪽으로 함 여행 가봐야겠어요.

    그러고보면 PD님이 전국 서점에서 하시는 강연들만 찾아 들으러다녀도 알찬 여행코스가 되겠네요. ^^
    앞으로도 강연소식 있으시면 종종 알려주세요.

    PD님 덕분에 오늘도 멋진곳을 알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
    글 읽다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여우숲 홈페이지>
    http://www.foxforest.kr/

    <여우숲 대표 인터뷰>
    http://ch.yes24.com/Article/View/19869

    <숲속 작은 책방>
    http://cafe.daum.net/supsokiz
    https://www.facebook.com/supsokiz/

    <김민식PD님 강연 소식 >
    3/2일 : https://booking.naver.com/booking/5/bizes/143360/items/2738485
    3/31일 : https://kyobobook.co.kr/prom/2018/general/big10_main.jsp?orderClick=zbu

  3. 늘푸른나무 2018.02.23 07: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강연 찾아보고 일정 맞추어 봄 나들이 갔다와야겠습니다.

  4. cyanluna 2018.02.23 08: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곳 가야할곳 리스트에 추가해야겠네요^^

  5. 정지영 2018.02.23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개가 끼여서 경치는 볼 수 없지만
    또 안개가 있어서 사진은 아주 운치있게 잘 나온것 같아요.
    역시 일장일단, 맞네요.^^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 다니시는 작가님의 마음을
    닮고 싶습니다.
    롤모델의 습관을 카피 좀 하겠습니다~~^^

  6. 에이미 2018.02.23 0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책 읽고 있는데 부지런함과 끈기를 또 이렇게 배우고 가네요. 멋진 곳에 대한 정보도 감사해요!

  7. 야무 2018.02.23 1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예쁜 곳이네요^^ 강연장에서 보이는 숲이 정말 예뻐요.

    다른 사진 올리실 때 한번도 PD님이 아버님 닮으셨단 생각 안 해봤는데, 옆모습 사진 보니까...ㅎㅎㅎ 부자 관계가 확~실합니다!

  8. 루시 2018.02.23 1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팬입니다. 응원합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자주 들르겠습니다~^^

  9. 쓰는_사람 2018.02.23 1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엇보다 돈이 안 들거든요"에서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 너무 많이 들어서 무슨 주문 같아요. 요즘 제가 공짜로 즐긴 얘기를 할 때마다 짝꿍이 한 마디를 툭 던집니다. "프리투월드" ㅋㅋㅋ

  10. 아리아리짱 2018.02.23 1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PD님 카메라 렌즈를 통하면 꼭 가고싶은 장소가 됩니다. 목록 추가요!^^

긴장이 풀린 탓인지, 몇 주째 감기 몸살에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쉬는 게 최고지요. 그냥 조용히 집에서 쉽니다. 늘 빨빨거리고 다니던 사람이 쉬고 있으면 좀이 쑤셔 근질거립니다. 이럴 때는 휴대폰 메모장을 뒤적여봐요. 지난 봄에 자전거 여행을 갔다가 쓴 메모를 찾아봅니다. 그리고 휴대폰 사진 폴더로 들어가 그날 찍은 사진을 봐요. 여행을 할 수 없을 땐 여행하며 남긴 글이나 사진을 통해 그날의 여행을 다시 머릿속으로 즐깁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서울 근교 자전거 여행 코스는 북한강 코스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자전거를 끌고 나갑니다. 양재천을 타고 탄천 합류부를 지나 종합운동장까지 가면 한강 자전거 도로를 만납니다. 왼쪽으로 가면 여의도, 오른쪽으로 가면 미사리입니다. 저는 미사리쪽으로 방향을 꺾어요. 여의도로 해서 아라뱃길을 따라 서해까지 가는 코스가 있고, 미사리를 지나 양평이나 춘천으로 가는 코스가 있는데, 저는 후자를 더 좋아합니다.




구리 타워 맞은편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이날은 여기까지 한번에 왔네요. 2년 전 자전거 여행을 다시 시작하고 한강으로 나오면 처음엔 20분도 안 되어 다리가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양재천에서 쉬었어요. 그 다음에는 잠실 선착장에서 주로 쉬었습니다. 자전거 통근으로 다리 근육량이 늘었는지 이제는 한 시간을 달려도 끄떡이 없어요. 집에서 하남시까지 한달음에 옵니다. 



영어 공부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이렇게 조금씩 늘어가는 게 보람이자 즐거움입니다. 영어 공부의 경우, 처음엔 한 과를 외우는 것도 힘들지만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머릿속 메모리 용량이 늘어나는 게 느껴져요. 5분을 책 없이 암송하다, 언젠가 30분 동안 눈감고 암송하게 되면 완전 신기합니다. 그럴 때는 북한산으로 갑니다. 인적이 드문 길을 걸으며 혼자 큰 소리로 회화책을 외워요. 일본어나 중국어 책 한 권을 외우면서 걸어가면 그렇게 기분이 좋아요. 저는 어제의 나와 경쟁을 합니다. 지난번엔 잠실대교까지 왔는데, 이번에 미사리까지 왔구나. 이렇게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는 게 즐거움입니다.   



다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남양주시 다산생태공원입니다. 예전에 <여왕의 꽃> 야외 촬영하러 왔던 곳인데요, 그때 경치가 좋아서 언젠가 시간이 나면 다시 와야지, 했는데 마침 북한강 자전거 도로에 인접한 곳이라 자전거 여행의 기착지로 삼고 자주 오게 되었어요.




제가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가 있어요. 풍광도 수려하지만,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삶을 돌아볼 수 있어요. 선생은 나이 마흔에 신유박해를 만나 모함에 빠져 모진 고문을 받고, 전라남도 강진으로 귀양을 갑니다. 



예순 한 살이 될 때까지 유배지에서 글을 읽고 책을 씁니다. 여유당집 500권이라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네요. 





고전을 읽고 정리합니다. <맹자 요의> <맹자>를 읽고 실용적 입장에서 재해석한 책.

어릴 적 글을 모읍니다. <삼미자집> 10세 이전에 쓴 글을 모은 문집. (와우,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 《삼미자집(三眉子集)》 : 정약용이 어릴 때 천연두를 앓았다가 나았는데, 그때 오른쪽 눈썹에 그 자국이 남아 눈썹이 셋으로 나뉘어 삼미(三眉)라 불렸다. 이 《삼미자집》은 정약용이 10세 이전에 지은 글을 모은 문집이다. (출처: 위키 백과)



정약용의 3대 저서가 있지요. 


  • 목민심서》 : 백성을 다스리는 지방 목민관(牧民官, 수령)의 치민(治民)에 관한 요령과 감계(鑑戒)가 될 만한 마음가짐과 태도 등을 저술한 책.
  • 흠흠신서》 : 곡산부사로 재직할 때 실제 수사했던 사건들을 바탕으로 서술한 판결과 형벌에 대한 주의와 규범에 관한 책.
  • 경세유표》 : 국가 경영에 관한 일체의 제도 법규에 대하여 적절하고도 준칙(準則)이 될 만한 것을 논한 책.




3대 저서를 보면, 그는 귀양지에서도 복귀의 나날을 기다립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의 마음을 되새깁니다. 하지만 나라는 그를 끝내 크게 쓰지 않아요. 유배지를 떠돌며 18년의 세월을 보냅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꾸준히 책을 펴냅니다. 대부분의 저서가 유배 시절에 나온 저작물이에요. 한창 일할 나이에 유배지를 떠돌다 나이 들어 세상을 떠납니다.


죽기 전에 자녀들에게 남긴 유언이 있어요. "한양을 벗어나는 순간 기회는 사라지니 무슨 일이 있어도 한양에서 버티라"는 것이지요.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고, 군주의 눈에서 사라지면 다시 쓰일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자에 앉아 흐르는 강물을 보며 생각에 빠집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정약용의 삶은 내게 어떤 가르침을 주고 있나? 

1년 전, 출판사와 3권의 책을 계약했어요. 

'돈 안 들이고 영어 공부하는 방법' 

'돈 안 들이고 블로그를 즐기는 방법' 

'돈 안 들이고 여행을 즐기는 방법'


당시 저는 주조정실에서 교대근무를 했는데요. 밤샘 근무를 하면서 MBC 뉴스를 보는 게 너무 괴로웠어요. '회사에서 욕을 당하며 사느니 차라리 회사 그만두고 나갈까?'


그때 정약용의 유언이 귓가를 맴돌았어요. "무조건 한양에서 버텨라."


그때 결심했어요. '나가긴 왜 내가 나가? 내가 MBC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게 5월 18일이구요. 이 여행을 다녀온 후, 근무 중 화장실에 갈 때마다 회사 복도에서 외치기 시작했어요. 


"김장겸은 물러나라!"


그 시절 사진을 보며 봄의 자전거 여행을 추억하다 깨달았어요. 다시 싸울 수 있는 에너지를 제게 준건 스스로에게 선물한 여행이었네요.   




북한강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팁!


북한강은 교외로 드라이브가는 데이트 코스라 길 옆에 레스토랑이나 고깃집이 많은데요,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요. 그리고 커플들이 분위기 잡고 먹는 고급 식당에서 자전거 쫄쫄이 차림으로 혼자 밥 먹기 쉽지 않지요. 어딜 가나 큰 길가에 택시들이 주차해있으면 눈여겨 봅니다. 근처에 기사 식당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기사님 식당은 '혼밥의 성지'이지요. 7천원짜리 제육볶음을 시키면 국과 반찬과 고기가 나와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아요. 기사 식당은 전통의 맛집 강자인 경우가 많아요. 음식이 허술하면 기사님들 사이에 금세 소문이 나거든요.


자전거 여행, 저는 늘 혼자 다닙니다. 내 속도와 내 체력에 맞춰서 달려요. 그리고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눕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답을 얻어도 좋고 못 얻어도 좋아요. 어떤 상황에서도 하루하루를 즐거운 일상으로 채우고 있다는 건 이미 답을 찾은 걸 지도 모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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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2.12 07: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PD님 블로그글보고 북한강 자전거여행 꼭 해보자 맘 먹었는데 추위가 너무 일찍와서 내년을 기약하고 있네요. 지난번 TV프로에서 강진을 소개하면서 정약용 선생 유배와 저술했던 책 얘기들이 나왔는데요. 그 때 PD님 얼굴이 떠올랐어요. PD님은 꼭 유배지에서 복귀해 드라마 만드셨으면 좋겠다고....그랬던 바램이 이제 현실이 되었네요. 이번주 인사 발령 뉴스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
    올해 강연, 방송출연, 영화, 팟캐스트, 책집필 등등 정말 바쁜 한해를 보내다보니 이제 내년을 위해 좀 쉬자고 몸이 먼저 말하는걸꺼에요. 지금은 건강 회복이 제일 중요한 시기이니 푹 쉬시고,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보면 좋겠어요. ^^

    김민식 주식회사 파이팅~~~ 아자아자

  2. 아리아리 2017.12.12 08: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날마다 글쓰기에 대한 소망이 뭉게뭉게 피어나는데 어디서 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나 막연합니다. 블로그 활동 부터 시작하면 길이 있을 듯 한데 컴퓨터에 관한 모든것이 익숙치 않아 차일피일 미루게 됩니다. 영어책 한권 외우기로 말하기에 자신감을 가지듯이, pd님 의 블로그 글쓰기에관한
    책이 글쓰기의 나침반이 될것입니다.
    글쓰기책 학수고대합니다. ^^

    mbc 복직 되신분 모두 함께 축하 합니다!

  3. 남쪽바다 2017.12.12 1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치 않던 유배생활 동안 쌓여왔던 답답한 마음이 자전거 여행사진 속 탁 트인 푸른 하늘처럼 풀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PD 님의 드라마를 MBC 에서 보는 그날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건조한 해외생활에 항상 생기넘치는 동기부여를 주시는 PD 님 정말 감사합니다


  4. 이영옥 2017.12.12 1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에 대한 갈망이 있지만 시간만드는게 그리 여의치않네요 ㅠㅠ

    피디님 블로그에 오면 작은 시간이지만 지금 내가 할수있는 걸 자꾸 찾게되네요^^

    영어책 한권외우는것두 게으름피우다가 또다시 도전하게되고....
    감사합니다
    날씨가 많이 춥네요
    빨리 건강회복하세요^^

    • 김민식pd 2017.12.14 06: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 여행은 시간이 항상 관건이지요. 그래서 저는 여행에 대한 갈망을 키우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시간을 만들 수 있거든요. ^^

  5. 보리보리 2017.12.12 22: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어여 털고 일어나셔요
    다음 정모에는 꼭 뵈러갈께요

    • 김민식pd 2017.12.14 05: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얼른 털고 일어나야지요. 몸이 아플 땐 잘 쉬는 게 최고더군요. 어쩌면 이건 몸이 제게 보내는 사인인지 몰라요, 좀 쉬라고 권하는... ^^ 고맙습니다!

지난 몇 달, 개인적으로 위기를 겪었습니다. 대기발령에 징계에,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는데요, 저는 힘든 순간이 오면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합니다.

지난 6월 14일 아침이 그랬어요. 전날 저녁 6시가 넘어 갑자기 대기발령이 났어요. 인사부에서 전화가 와서, '내일부터 당분간 회사 나오지 마시라'고 하더군요. 자택 대기 발령이래요. 6월 14일 아침, 늘 그렇듯이 새벽 5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평소대로라면 5시 50분에 집을 나서서 오전 7시 송출실 교대를 합니다. 그런데 막상 회사에 가지 않는다니 멍해집니다. 이럴 때, 아무런 할일없이 하루를 보내면 위험합니다. 사람은 몸이 편하면, 생각이 복잡해지거든요. '아, 그냥 참을 걸 그랬나?' '아, 그때 부장이 왔을 때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야 했나?' 

저는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후회를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합니다. 오늘 하루 갑자기 시간이 생겼는데, 뭘 하면 좋을까? 답은 책 속에 있어요. 


<죽기 전에 꼭 달려봐야할 아름다운 자전거 길 50>

이런 날 달려야지, 언제 달립니까? 

6월 14일, 한창 봄이니 봄날에 달리기 좋은 코스를 찾아봅니다.

'꽃비 내리는 봄철 라이딩 코스 베스트 5'에 탄금호 순환코스가 있네요. 

서울서 충주까지 버스로 2시간, 코스 주행하는데 3시간, 돌아오는 버스 2시간. 총 7시간.

회사 하루 근무 땡땡이치고 가기에 딱 좋은 코스로군요. 바로 자전거를 끌고 나갑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 가서 충주행 표를 끊고, 접이식 자전거를 버스 짐칸에 실어요. 충주에 내려서 네이버 지도를 보고 탄금호를 찾아갑니다. 책을 보니, 충주세계무술공원에서 자전거 길로 진입할 수 있군요. 휴대폰 GPS와 인터넷 지도 덕에 길찾기는 어렵지 않아요. 


탄금호 순환 코스, 자전거 전용 도로인데, 주말이라면 라이더들로 북적이겠지만, 평일인지라 사람이 없습니다. 혼자 호젓하게 자전거로 호수 주변을 돕니다.

코스도 좋고, 자전거 표시판도 잘 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한바퀴 돕니다. 

퇴직하면 전국의 자전거 길을 찾아다니며 유랑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퇴직 후 누리고 싶은 일상, 대기발령 중에 누려봅니다. 은퇴 예행 연습으로 딱이네요. 

호숫가 정자 옆에 자전거를 세우고, 쉬어 갑니다. 가져온 책 한 권 펼쳐놓고 읽습니다. 

호숫가에서 상큼한 봄바람이 불어오고, 아, 신선 놀음이 따로 없구나... 싶은데 전화 벨이 울립니다. 아는 기자님이 전화를 하셨네요.

"피디님, 대기 발령 기사 봤어요. 괜찮으시죠?"

껄껄 웃으면서, "아, 그럼요, 저는 잘 지냅니다." 하고 답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납니다. "피디님, 힘내셔야 합니다. 응원합니다!" 웃으면서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얘기합니다. 그래도 걱정되는 눈치에요. 나는 진짜 괜찮은데... ^^

집에 앉아 자숙 모드로 지내다 전화를 받았다면 기가 죽어 목소리에 힘이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자전거로 탄금호를 돌면서, 호연지기를 충전한 참이었거든요. '캬아, 코스 죽이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자전거 길이 이렇게 많은데, 뭐가 걱정이야. 까짓거 지들이 기껏해야 해고 밖에 더 하겠어? 그럼 이렇게 자전거로 유랑이나 다니지, 뭐.' 


탄금호 자전거 길은 국토 종주 코스와도 만납니다. 언젠가 4대강 자전거 길을 따라,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리는 게 꿈인데요, 만약 해고가 되면, 그 꿈은 더 빨리 이뤄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자전거 길 표시판만 봐도 마구 설렙니다. 달려요, 달려!



탄금호 자전거 여행

충주 종합버스 터미널 - 충주세계무술공원 - 탄금교 - 중앙탑공원 - 조정경기장 - 조정지댐 - 목행교 북단 - 충주자연생태체험관 - 충주댐 - 충주세계무술공원 - 충주 종합버스 터미널


탄금호 순환 자전거 여행, 중간에 점심 먹고 쉬었다가 가면 3~4시간 정도 걸립니다. 당일치기 자전거 여행 코스로 딱이네요.

 

저들이 내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것을 고민하면 힘들고 지쳐요.

저들이 내게 준 것을, 선물로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즐기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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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 2017.11.23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위기를 기회로' 아주 흔히 들어온 말이지만
    실감,공감이 쉽게 되지 않았어요.
    대기발령, 해고와 직면한 상황에서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하시는 pd님은 진정
    "긍정의 대마왕"이 십니다.^^
    아무리 어렵고 힝든 상황에 놓여도 스스로 늘
    챙기고, 끄집어 올려서 즐겁게 해주는 것이 우리자신에게 해줄 가장 큰 선물이라는 생각이 많이드는 요즘입니다. 내가 즐기고, 행복해야 내주변도
    함께 행복해지는걸 살아가면서 더 많이 느낍니다. 오늘도 함께 감사하고 즐거운 날 되시길 바랍니다.

    P.S. 오늘은 영어 완전 암송 day75 기념으로
    스터디 친구랑 점심식사 합니당 ^^

  2. 섭섭이 2017.11.23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요즘 자전거 여행에 관심 있어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었는데, 필요한 내용이네요.. 근데 이렇게 빨리 추위가 와버려서 흐흐흑^^;;; 어쩔 수 없이 자전거 여행은 내년에 시작하는걸로. ^^ 알려주신 코스는 저장해둡니다.

  3. 횬주 2017.11.23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허핑턴포스트에 올리신 영어공부에 관한 글 보고서 블로그까지 오게 되어
    가끔씩 기웃거리고 있는데요.
    여행 자전거 영어에 관심있어 글 잘 보고 있습니다.^^
    티비나 뉴스에서 피디님 얼굴도 뵈었고요
    힘든 시간 잘 버텨 주신 덕택에 여기까지 온 거라 생각합니다. 도움 주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 같이 누리게 되었네요.ㅎ
    자전거여행에 관한 책 재미있게 읽은 게 있는데요 보내드리고 싶어요. 답변 주셔요~^^

  4. 양돌이쌤 2017.11.23 1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전거타기좋은 세종에도 오세요.공범자들 보러갔다가 잠시 인사드렸었는데 인상좋으시더라구요.

  5. 야무 2017.11.23 1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멋진 코스네요. 날 풀리면 저도 함 달려봐야겠어요^^
    이제 방송 준비하시느라 바쁘시죠? 날 추운데 건강 유의하십쇼!

  6. 2017.11.23 2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얼마전 공범자 영화 통해서 처음 알게됐고 포차
    세바시 강연 김프로쇼 들으면서 관심있어 하던중 저와 많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네요 87학번 H대
    지금도 영어 열공중이고 작년 이맘때 년차내서탄금대서 시작 자전거 종주 했던 자전거 매니아그리고 지금은 회사에서 버림받아 괴로워하면서 이용마 기자님 신간과 김PD님 대기발령 스토리 읽고 용기잃지 않으려 진짜 애쓰고 있는 3자녀의 아빠입니다.
    진실과 정의 중년의 희망을 위해 힘쓰시는 모습
    진정으로 응원합니다~~^^

  7. 야키다 2017.11.25 0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자전거 라이딩을 정말 좋아합니다.
    라이딩하는 동안은 잡념이 없어지고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곧 좋은 소식 들려주시길 바랄께요~!!

  8. 문성현 2017.11.28 1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인생철학 저도 배우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귀감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민식pd 2017.11.29 0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부끄럽습니다. 공부하면서 일하는 부지런한 직장인 저자들의 삶에서 저 역시 많이 배웁니다. 꾸준함의 힘을 이기는 건 없는 것 같아요. ^^

부산 육아 여행, 그 마무리는 해운대 밤길 여행입니다.

34일 일정으로 방학을 맞은 둘째와 휴가를 내어 부산에 갔습니다. 3일차 저녁은 미포에 있는 횟집에서 먹었어요. 5시에 이른 저녁을 먹고나니 문득 미포 철길이 떠오르더군요. 네이버 지도를 검색해보니, 마침 근처더라고요. 어머니에게 둘째를 맡기고 혼자 미포 철길로 향했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고향인 울산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 해운대 가는 걸 좋아했어요. 기차를 타고 바다를 보는 게 참 좋았거든요. 기차를 타면 바다 풍광이 너무 빨리 스쳐지나는 게 아쉬웠어요. 몇 년 전 부산에 왔을 때, 달맞이길을 걸었습니다. 저녁에 걷기에 좋은 길이지만, 바다가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아요. 저 아래 기차 철길이 보이더군요. 저기서라면 바다가 더 가깝게 보일텐데, 하고 아쉬워했지요.

이제 복선전철화로 기존 바닷가 철로가 동해남부선 폐선부지가 되었어요. 미포에서 송정까지 4.8킬로를 산책로로 개방했습니다. 어린 시절, 기차타고 보던 풍광을 이제 걷기 여행으로 즐길 수 있어요.

요즘 뜨는 명소라 그런지 길의 초입에 커플 사진을 찍는 연인들이 많아요. 초입에 사람이 많아 번잡할 것 같은데요, 조금만 걸으면 금세 한산해집니다. 혼자 조용히 파도 소리를 들으면 걸을 수 있어요.

미포 철길 초입에만 사람이 많은 이유가 뭘까요? 젊은 커플이 부산에 처음 왔다면 가야 할 곳이 너무 많은 거죠. 포인트마다 들러서 인증샷을 남깁니다. 여기저기 다니느라 바쁜데요. 나이 50이 되니 여유가 생겨요. 일단 욕심이 줄었고요. 열정도 예전만 못해요. 많은 곳을 욕심내기보다 한 곳을 정해서 끝까지 가는 편을 선호합니다. 중년이 되니 여행의 즐거움은 선택과 집중에서 나오더라고요.

30분 정도 걸으니 문탠로드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군요. 송정까지 가는 건 다음 기회로 미루고 여기서 문탠로드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같은 구간이지만, 느낌이 달라요. 올 때는 바닷길, 갈 때는 숲길입니다.

바다 전망대도 좋네요. 바닷가 소년이라 그런지 저는 바다를 보면 늘 마음이 편안해져요.

한 시간만에 미포 철길 더하기 문탠로드 걷기가 끝났어요. 아쉬워서 좀 더 걷습니다. 해운대 해변을 따라. 

여름에 해운대는 역시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로 시끌벅적하지요.

제가 좋아하는 동백섬 산책로를 찾아갑니다. 해운대 한쪽끝 웨스틴 조선 호텔 옆에 그 입구가 있어요.

산책로 조명이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합니다.

밤에 오니 또 색다른 맛이군요.

저 멀리 해운대 밤바다가 보입니다.

APEC 정상회담이 열렸던 누리마루가 불을 밝히고요. 저 너머 광안대교가 보이는 군요.

가족 여행으로 부산에 오셨다면, 하루씩 부부가 번갈아가며 해운대 밤길을 걸어도 좋아요. 저녁 먹고 한 사람은 아이들과 숙소로 가고, 한 사람은 혼자 걷기 여행을 즐기는 거죠. 동백섬 둘레길은 밤에도 사람이 많아 위험하지 않아요. 여름에는 선선한 초저녁 걷기 여행이 딱 좋아요. 종일 가족과 시간을 보내셨다면, 교대로 혼자만의 걷기 여행을 즐겨보세요.

1800 (시작) 미포 철길 - 1830 문탠로드 - 1900 해운대 - 1920 동백섬 둘레길 - 2000 (종료) 동백섬 전철역 

2시간이면 충분한 해운대 밤길 여행!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전에 숙소에 돌아갈 수 있어요.

육아 여행 중에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를 위한 시간은 따로 챙깁니다.

더 행복한 아빠가 좋은 아빠가 될 거라고 믿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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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C 2017.08.08 08: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백섬로 산책길 완공이 되었군요!! 전 4월에 갔었는데 그땐 공사 중이라 백사장 쪽에서 가면 얼마 못 가고 막아뒀었는데, 이렇게 멋지게 변했네요ㅎ

  2. 정지영 2017.08.08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박 육아여행 중에도
    소중한 나를 위해 시간을 따로 챙기는 센스,
    파도파도 계속 나오는 인생 팁!(파파팁)
    제 삶에도 적용해보겠습니다.^^
    응원합니다. 반드시, 될때까지

  3. 김수정 2017.08.08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으니 부산 여행이 가고 싶어 지네요^^
    사진이 정말 멋있습니다.

  4. 암소9마리 2017.08.08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 민식 PD님 "아리 아리"

    PD 님 눈을 통한 부산 해운대 일대가 이렇게 멋진 장소로 재탄생 되는군요!
    늘 가까이 있는 곳이라 갈때마다 그냥 좋다라는 생각뿐이었는데,
    미포가는 철길 걷기 한번 해봐야 겠어요!
    PD님 작품으로 더 멋진 세상, 더 살만한 세상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네요!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

  5. 차성광 2017.08.08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책로 잘 보고 갑니다 ^^

  6. 섭섭이 2017.08.08 22: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부산은 여행간적이 거의 없는데, 산책길이 좋네요.
    2시간 정도면 딱 적당한 코스네요. 다음에 부산에 여행간다면 PD님 코스대로 한번 가봐야겠네요. ^^


    #MBC블랙리스트문건
    #이런문건이_있다니_놀랍다
    #공영방송국에서_있을수_있는일인가
    #검찰고발한다는데_빨리내려오셔

    #김장겸은_물러나라
    #김장겸은_물러나라
    #김장겸은_물러나라
    #질기고_독하고_당당하게

  7. 분 도 2017.08.10 0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은 폐선이 되어서 안전하게 걷겠군요, 달맞이 동네 야경이 멋있네요

  8. 김아줌마 2017.08.14 2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돌아가는걸 잘 모르는 무식한 아줌마예요.여긴 우연히 오게된 블로그인데.....유명한 분이긴가봐요....해운대 사진보니...갑자기 그 습한기운이 느껴지네요....

  9. 또아줌마 2017.08.30 1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육십 중반에 처음올리는 글이라?
    한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지요. 영어책한권외어봤니? 제대로 외운적이 없지요~~^^
    속상하고 갈곳 없을때 찿는 나만의 아지트 ㅡ
    두세시간은 짧은듯 머무르는곳 ㅡ서점
    시작만 하고 이런저런 핑게로 용두사미.
    용기를 내어 다시 시작합니다.
    잘 될까요???
    블로거에 글올리는것도 처음입니다.
    이런 시도도 책 제목하고 마찬가지 용기내봤습니다.

  10. 또아줌마 2017.08.30 18: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운대역 ㅡ
    동해 남부선 ㅡㅡ 아련한 추억에 잠겨봅니다.
    해운대 밤길 여행 ,저도걷고싶네요.
    습하지만 아름다운곳이지요.

​​매년 여름, 부산에 계신 어머니를 만나러 갑니다. 아이들과 함께 부산 바닷가에서 휴가를 보내지요. 올해, 아내는 명상 수련을 떠나고, 큰 아이는 고등학생이라 공부하느라 못 갔어요. 저랑 둘째가 부산을 찾았습니다.



제가 부산에서 좋아하는 바다는 태종대, 해운대, 이기대입니다. 혼자 내려가면 이기대 갈맷길 코스를 걷는 걸 좋아하는데요. 여름인지라 날도 덥고 둘째랑 걷기 여행은 힘들 것 같아서 이번에는 해수욕 위주로 피서를 즐겼어요. 부산 분에게 아이랑 같이 놀기에 어떤 바다가 좋을지 물었더니, 송정 해수욕장과 다대포 해수욕장을 추천해주시더군요. 어머니 집이 수영 근처라 일단 송정으로 향했습니다. (다대포는 해운대에서 지하철로 반대편 종점입니다. 해운대에서 왕복 3시간.)



물놀이하려면 짐도 많고 싸가는 음식도 많아서 집에서 카카오택시를 불렀는데요. 어머니는 한사코 택시비가 많이 나온다고 손사래를 치시더라고요. 예전에 수영에서 송정까지 택시를 탔는데 차가 막혀서 만원도 넘게 나왔다고. 내비를 보니 예상 요금이 6000원 선이었어요. 이 정도면 셋이서 택시를 타는 편이 낫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당신 말씀이 맞으니 두고 보라고 하시더군요. 결국 택시 요금 6000원 나온 걸 보시고야 ‘응, 택시 타는 게 낫구나.’ 하시더라고요. 나이가 들면 이상한 고집이 생기나 봐요.



저는 송정 해수욕장이 좋았어요. 파라솔 대여 5000원, 튜브 대여 5000원. 1만원에 자리를 잡고 잘 놀았어요. 파도가 그리 심하지 않아 아이는 물안경을 끼고 바닷속을 뒤져 파래나 미역 쪼가리를 건지고, 조개껍질을 모았지요. 저는 튜브를 타고 아이 주변을 둥둥 떠다니면서 신선 놀음. 나중에 크면 해녀가 되어 제가 좋아하는 해산물을 잡아오겠다고. ^^



다음날엔 해운대에 갔어요. 그런데 이곳은 파라솔과 튜브가 각각 8000원. 합해서 16000원을 달라고 하더군요. ‘어제 송정에서는 합해서 만원하던데...’ 했더니 직원분이 해운대가 조금 더 비싸다고. 아이랑 놀기에는 송정이 물도 깨끗하고 더 좋다고 슬쩍 말하시더군요. 결국 파라솔만 빌렸어요. 짠돌이 기질 발동... ^^ 튜브를 안 빌리길 잘했어요. 나중에 보니 파도가 너무 세서 튜브를 탈 수가 없더라고요. 튜브를 타고 들어가면 안전요원이 와서 불러내요. 해운대 가시는 분들은 파도 상황을 보고 튜브를 빌리는 편을 권합니다.



그날따라 파도가 정말 세더군요. 워터파크 파도풀장 저리가라예요. 자연의 힘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어요. 아이의 손을 잡고 있는데, 파도가 워낙 세어서 몇 번 쓸려갔어요. 아이가 넘어지면서 무릎을 까이기도 하고. 물론 크게 다치거나 바다로 쓸려 간게 아니라 다행이었지요. 나중엔 주로 모래성을 쌓고 놀았어요. 파도가 워낙 박력 있게 치니까 모래성을 쌓기도 스릴 있어요.



해운대는 이제 국제적인 관광명소더군요. 외국인도 많고, 젊은 커플도 많아요. 부산까지 가서 바캉스 분위기를 내려면 해운대를 가야겠지요. 저는 앞으로 아이랑 가족 휴가 오면 송정해수욕장을 더 자주 찾을 것 같아요.



아내가 없는 4박 5일 동안 둘째의 ‘주양육자’로 지냈어요. 둘째는 엄마를 많이 좋아하고, 평소엔 제게 눈길도 안 주는데요. 저랑 단둘이 5일을 보내면서 온 몸 바쳐 놀아드렸더니 애정 표현이 늘어 완전 좋았어요. 역시 아이는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과 애착 관계가 형성되더라고요.



이번 휴가는 독박 육아인지라 일부러 재미난 책을 안 가져갔어요. 아이랑 단 둘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너무 재미난 책을 읽다보면 아이가 부르는 게 귀찮아지거든요. 해운대 바닷가에서도 평소와 달리 책 한 권 없이 보냈어요.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 늦둥이 아이가 벌써 열 살인데요. 고등학생 큰애만 하더라도 같이 여행 가는 것보다 집에 남아 혼자 시간 보내는 걸 더 좋아합니다. 아이와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아요. 아이는 놀아달라고 할 때 놀아줘야 합니다. 더 크면 놀아달라고 조르지도 않거든요.



아내 없이 보내는 독박 육아, 올 여름 가장 보람찬 나날이었어요. 여러분께도 감히 권해드립니다. 아이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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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건망증지존 2017.08.04 0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히 아들은 변성기 오면 더 이상 내 아들이 아니에요. 어릴 때가 그리워요. 요즘은 제가 아이들한테 놀아 달라고... ㅎㅎ 저 이런 곳(?)에 댓글 처음 남겨 봐요. 제가 김민식 pd님, 응원하고 있어요. 만나면 좋~은 친구~ 예전 마봉춘 꼭 찾읍시다.^^

  2. 책쟁이 2017.08.04 0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글 읽으며 급공감했어요~ 울 집 아들도 중학생 되더니 함께 하려고 하지 않아 많이 서운했거든요. 껌딱지처럼 그렇게 붙어다니던 녀석이였는데
    말이죠. 정말 초등때까진 몸 바쳐 놀아 주는게 맞지 않나 싶어요~ 그때 더 많이 함께 할껄 하는 후회에 잠깐 울컥 했네요~
    아들과 요즘 pd님 기사 찾아보고 유트브도 보면서 MBC 정상화 응원하고 있습니다. 어젠 나가주면 좋겠어 영상보고 빵 터졌답니다^^

  3. 암소9마리 2017.08.04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 님 "아리아리"
    우리동네 부산에서 좋은 남편, 좋은 아들, 좋은 아빠, 독박육아로 휴가중이시네요!
    이렇게 멋진 PD 님이 만드시는 드라마 작품을 하루 빨리 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오늘도!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은 물러나라!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

  4. 게리롭 2017.08.04 1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초딩때는 부모님과 어디가는걸 굉장히 좋아했는데 고딩때는 안따라나서고 집에 있는걸 좋아했던것같아요
    막내따님이 저희딸과 동갑이네요~~
    아직까진 너무귀여운데
    피디님은 늦등이라 더더욱 귀엽게 느끼실것같아요

  5. 쏘라 2017.08.04 16: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ll grown-ups were once children - although few of them remember it.

  6. 섭섭이 2017.08.05 0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민서랑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셨네요. 근데 지난번 봤을때는 민서가 PD님 많이 좋아하는거 같았는데... 역시 애들은 엄마가 더 좋은가 보군요.^^ PD님 예전 글을 떠올려보면 결국 그 동안 꾸준히 아이와 놀아주고 사랑해주셨기 때문에 민서랑 단둘이 여행도 즐거우셨을거 같아요. 매일 저녁 동화책도 읽어주시고, 여행도 같이 자주 다니셨던걸 볼때 어찌보면 평소에 자주 아이와 놀아주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항상 가족과 즐겁게 보내시는 모습 좋아요. ^^

    #김장겸은_물러나라
    #김장겸은_물러나라
    #김장겸은_물러나라
    #질기고_독하고_당당하게

  7. 해바라기 2017.08.05 13: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영에 살고있는데 만나서 민서에게 아이스크림이라도 사 주고 싶네요^^
    정말 이상적인 아빠십니다!!

  8. 송송 2017.08.05 2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공범자 부산 시사회에서 피디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돌아와 검색, 오늘부터 (헤아려보니 비슷한 50대) 유쾌한 청춘 피디님 지지합니다. 긍정성과 낙천성, 믿음이 우리의 힘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김장겸이_물러났다. 이후 변화를 생각하니^^

  9. 투썬플레이스 2017.08.06 06: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직기간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상이 당연하여 허투루 보냈는데 복직을 앞둔 요즘 이 시간이 너무나 금같이 귀합니다.

    피디님 글 보고 갑자기 아이들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어 제주도 보름살기 찾아보는 등 갑자기 열정을 불태웠지만 우선은 진정하고 가까이 할머니 계시는 강원도에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일부러 재미있는 책을 가져가지 않으셨다는게 감동입니다>_< 아이에 대한 최상의 배려지요♥

  10. 앵초 2017.08.07 1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가 들면 이상한 고집이 생기나봐요'에서 빵 터졌어요~~ 200% 공감요. 저도 엄마랑 둘이 여행다니다 보면 택시타는 문제로 꼭 싸우거든요~~
    피디님 글 무척 재밌게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2017 봄, 마님과 제주도 여행 3일차

 

여행을 준비하면서 아내에게 물어봤어요.

"이번에 제주도 가면 어디 가고 싶어? 당신이 테마를 정해줘. 그럼 코스는 내가 짤게."

"아이들 없이 가니까 호젓한 숲길을 걷고 싶어."

아이들과 제주도에 가면 바닷가 해수욕장이나 관광지 위주로 다녔어요. 중문 단지에 콘도를 구하고 민서가 좋아하는 헬로 키티 뮤지엄을 가거나, 민지가 좋아하는 승마장을 가고, 외돌개나 일출랜드같은 유명 관광지를 다녔지요. 아이들은 장모님께 맡기고 둘만 왔으니, 마님의 소원대로 어른들의 여행 코스를 짭니다.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섭지코지에서 가까운 성산 일출봉입니다. 제주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요?

(자료사진)

성산 일출봉의 항공 사진이지요.  

(자료 사진)

섭지코지에서 본 성산일출봉의 모습. 어제 아내가 그러더군요.

"어? 저기에도 오름이 있네?"

ㅠㅠ

"당신, 성산 일출봉 몰라?"

"저게 성산 일출봉이야? 저것도 오름 아냐?"

"어떤 남자가 평생의 꿈이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사는 거야. 드디어 돈을 모아 할리를 뽑아서 여자 앞에 딱 나타났어. 그런데 여자친구가 그러는 거지. '어마? 오빠 스쿠터 새로 샀네?' 성산 일출봉을 그냥 오름이라 부르면, 일출봉이 좀 서운할 걸?"

일전에 가족 여행차 왔을 때, 어린 민서가 계단 오르기 힘들어해서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어른들끼리 오니 이번에는 정상까지 갑니다. 

'울 마님, 그동안 애 키우느라 좋은 데도 못 갔구나, 앞으론 내가 잘 모시고 다닐게.'

렌터카를 몰아 사려니 숲길로 향합니다. 평소엔 비자림을 즐겨갑니다. 아기자기한 코스에 화려한 식물군.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사람이 좀 많지요. 조용한 숲길 산책이라면, 한라산 중턱에 있는 사려니 숲길도 괜찮아요. 주차장을 찾는게 좀 불편한데요. 편의 시설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이 덜 찾는 곳이라는 뜻이니까, 뭐... ^^

본격적인 숲길 산책, 시작.

바닥에 야자나무 잎으로 만든 매트가 이어집니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힘들지 않아요. 길 밖을 벗어나면 수풀이 무성해져 걸어가기 힘들어요. 인적이 드문 길은 관목들이 빠르게 길을 덮습니다. 가급적 반바지보다는 긴 바지에 발목까지 덮는 양말을 신고 걷는 편이 좋습니다.

혼자서 씩씩하게 잘 걷네요. 항상 회사일로, 집안일로, 바쁘기만 한 마님이 주말에 이렇게 숲길을 걷는 모습, 보기 좋아요. 평소라면 수다를 떠는 저도, 오늘은 묵언수행하듯 입을 닫고 멀찌감치 뒤에서 마님만 쫓아갑니다. 아내가 조용한 숲 속의 정취를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한 시간 정도 걸어 사려니 숲을 돌아본 아내가, '벌써 끝이야?' 하기에, 모시고 한라산으로 향합니다. 사려니 숲 근처 성판악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한라산을 오릅니다. 백록담까지 가는 등산이 아니라, 한라산 숲을 즐기는 산책입니다.

산행 초보자들에게는 사라오름까지 왕복 4시간 코스가 좋습니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도 갈 수 있어요. 평소 산행을 즐기지 않는 마님이지만 야트막한 숲길을 따라 어렵지 않게 산을 오릅니다.

사라오름 전망대로 가는 길입니다. 가물어서 산정호수가 마른 게 좀 아쉽네요.

맑은 날이면 저 멀리 백록담과 바다가 보일 터인데, 오늘은 날이 흐려 사방이 다 구름입니다. 운무 속에 서 있는 걸 보면 얼마나 높이 올라왔는지 실감이 나네요.

마님과 숲길을 걸을 때, 아내가 앞장 서서 걷도록 합니다. 두 사람이 산길을 걸을 때, 산행이 미숙한 사람이 앞에 서서 가는 편이 좋습니다. 산에 익숙한 사람이 성큼성큼 앞장 서서 걸으면 따라 오는 사람이 쳐집니다. 사이가 벌어지면, 앞서 가던 사람이 앞에서 기다리는데요, 따라 잡으면 금세 다시 출발합니다. 즉 산을 잘 타는 사람은, 자신의 페이스 대로 산을 오르면서 휴식도 자주 취하는데요, 산을 못 타는 사람은 잘 타는 사람 페이스 맞추느라 힘들고 제대로 쉬지도 못해서 더 힘들어요. 

커플 산행시, 미숙한 사람이 앞장을 서고요, 뒤에 가는 사람은 적당히 간격을 유지하면서 따라가는 편이 좋습니다. 원래 뒤에 쫓아가는 게 체력 소모가 더 심하거든요. 그리고 한라산이나 사려니숲길처럼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은 길만 따라가면 되니까 초심자가 혼자 앞장서서 걸어도 부담이 없어요. 갈림길이 나오면 잠시 쉬면서 뒷사람이 쫓아오기를 기다리면 되니까요.

도보 여행이나, 자전거 여행도 마찬가지에요. 미숙한 사람이 앞에 가고 능숙한 사람이 뒤에 가는 게 좋아요.

해발 1000미터! 마님의 표정이 밝습니다. 초심자에게 중요한 것은 이런 작은 성취감이지요.  

17년 간의 결혼생활도,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왔네요. 저는 자기주도적 인생을 사는 터라, 일을 저지를 때, 마님에게 먼저 허락을 구하는 법이 없습니다. 최근에 회사에서 벌인 일도 그래요.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합니다. 마님은 저 뒤에서 지켜보기만 할 뿐, 가타부타 뭐라 하는 법이 없어요. 가끔 농삼아 그러시지요.

'우리 남편, 회사에서 잘려도 걱정하지 마라. 내가 먹여 살릴 테니.'

마님은 저보다 연봉이 훨씬 높은 능력자이십니다. ^^

 

'앞에서 끌지도 않고, 뒤에서 붙잡지도 않는다. 그냥 서로가 가는 길을 존중하며 조용히 쫓아간다. 그가 무엇을 하든, 뒤는 내가 지켜준다는 생각으로.'

부부가 인생을 사는 법이 이런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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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준준준똥맘 2017.06.26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내를 생각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져요..
    두분 이쁘시네요..^^

  2. 섭섭이 2017.06.26 0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여행기 잘 봤습니다. ^^ 제주도하면 다양한 숲이나 오름이 많아 걷기 여행하기 최적의 장소 같아요. 특히 사려니숲길은 제주도가면 꼭 가는데, 긴 코스로 4~5 시간을 걷는데도 힘들지 않고 기분이 상쾌하니 여긴 무조건 가게 되더라고요. 어 셀카사진 또 올려주셨네요. 넘 잘어울리십니다. ^^ 부부간에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PD님 모습보면서 좀 더 와이프한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
    #시원하게_비오는데
    #시원하게_물러나죠
    #김장겸은_물러나라
    #김PD님_응원해요
    #질기고_독하고_당당하게

  3. romanticalli 2017.06.26 1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맨틱하십니다 감동입니다

  4. 백수패밀리 2017.06.26 1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참... 염장모드네요 :)

    • 김민식pd 2017.06.28 05: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죄송합니다!
      꿀꿀할 때일수록 더욱 즐거워야 한다고 믿고요.
      힘들 때는 Count your blessings! 라는 영어 표현을 떠올려봅니다. ^^

  5. 야무 2017.06.26 12: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욜~ PD님께서 용감하게 시위하실 수 있는 이유가, 사모님이라는 든든한 빽이 계셔서군요 ㅎㅎㅎ 알흠다우십니다^^

  6. 물길 2017.07.02 20: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려니숲, 비자림 다 제가 애정하는 제주도네요.. 얼마전 절물휴양림 다녀왔는데 그곳도 감동입니다..

    • 김민식pd 2017.07.03 05: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절물휴양림 좋다는 얘기만 많이 듣고, 아직 가보지는 못했어요. 매년 2번씩 제주도에 가는데도, 아직도 못 가본 곳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제주도로 이사를 가나봐요. 오래오래 느긋이 다니려고. ^^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7. 쏘라 2017.07.20 15: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럽네요~ㅎ 늦둥이 데리고 에버랜드 물벼락맞으러 가야는 쉰부부입니다..에고고

  8. livefish 2017.12.28 1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주도가 처가인지라 잘 읽고 댓글 남기고 싶어서요...^^
    아내 사랑과 배려심에 더더욱.
    새로 열린 마봉춘, 기대하겠습니다!

2017 봄, 마님과의 제주 여행 2일차

 

도미토리를 같이 쓰는 방친구들은 아직도 깊은 잠에 빠진 새벽 5, 혼자 조용히 일어나 아침 산책을 갑니다.

 

 


바다 위로 동이 터오는 하늘이 예뻐요. 서울에서는 하늘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눈높이에서 가리는 건물들이 너무 많아요. 서울을 벗어나면 하늘이 절로 보여요.

 

 

도두봉 공원 산책로, 바다를 낀 야트막한 언덕을 오릅니다. 올레 코스 중 일부인데요. 올레는 종일 걸어도 좋지만 이렇게 일부만 잠깐 걸어도 참 좋네요. 새벽 5시, 바닷길 산책으로 시작하는 하루!

 

 

 

 

등대까지 걸어가 동네 한바퀴를 돌고 숙소로 가니 아침 7시. 게리와 막심은 아직도 자는 군요. 막심은 어제 밤 늦게 체크인한 러시아 친구에요. <브런치 안 힐링하우스>는 부킹닷컴 리뷰가 좋은 덕인지 외국인 배낭족들이 많네요.

 

영어 공부에 한창 빠졌을 때 만났다면, 1일 가이드를 자청하고 함께 놀러다녔을 텐데요. 여행 중 말이 잘 통하는 친구를 만나면 내가 이미 갔던 곳이라도 한번 더 같이 가고 그랬어요. 같은 장소도 다른 사람과 보면 또다른 느낌이거든요. 무엇보다 영어가 미숙한 사람에게 말을 잘 받아주는 좋은 말동무를 만나면 참 고맙거든요.

제주도에서 외국인 배낭족을 만나려면 숙소의 영어 리뷰를 체크해보세요. 재미난 인연을 만날 수 있어요. 어제밤 10시 넘어 셋이서 영어로 수다를 떨다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저만 혼자 다섯시에 일어난 걸 보면, 역시 나이는 못 속이겠네요. 나이 들어서 그런가, 새벽잠이 없어요. 아니면 새벽에 글을 올리는 블로거의 오랜 습성이 몸에 밴 건가? 역시 습관이 무서워요.


제가 즐기는 배낭족의 아침 식사.

 

게스트하우스에서 보통 토스트 식빵과 계란과 야채를 준비해 놓지요. 식빵 두쪽을 굽고, 계란 프라이를 해서 야채를 올리고 마요네즈를 뿌리면, 초간단 에그 샌드위치 완성!

 

전국에 게스트하우스가 생기고 있으니 나이 들어서는 전국 게스트하우스 순례를 다니며 외국인 배낭족들에게 1일 관광가이드를 하며 살아도 좋을 것 같아요.

 

 

이제 공항에 마님을 모시러 갑니다. 저는 목요일부터 휴가를 내고, 아내는 금요일부터 휴가입니다. 둘이서 섭지코지로 가요. 이곳에서 아내의 선배가 결혼식을 올리거든요. 

  

 

예식장소는 휘닉스 아일랜드에 있는 민트 레스토랑. 짠돌이인 저와 가격대는 맞지 않는 고급 레스토랑이지만, 기품 있는 마님을 모시기엔 부족함이 없는 장소입니다. ^^ 민트 레스토랑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여있어 풍광이 아름답습니다. 신랑 신부가 마흔 일곱살의 동갑내기인데요. 정말 보기 좋네요.

 

 

20대 첫 직장에서 만난 후, 각자 유학을 떠나고 외국에서 일하느라 3,40대를 바쁘게 보냈어요. 미국 와튼 스쿨에서 공부한 신부는 훗날 싱가포르에서 일하기도 하고 지금은 미국 LA에서 살면서 첨단 메디컬 회사를 다닌답니다. 영어가 되는 사람의 삶의 행로는 정말 국제적이군요. 신랑은 회사 그만두고 프랑스로 건너가 코르동 블루에서 요리를 배우기도 했다네요. 정말 멋지게 사는 분들이에요.

 

30대, 40대, 꿈을 좇아 세계 방방곡곡을 다닌 두 사람이 좋은 친구로 지내다 이제 부부의 연을 맺습니다. 

 

 

마흔 일곱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신부와, 아직도 장난기가 얼굴에 가득한 신랑의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100세 시대, 결혼의 의미는 이제 '지속 가능성'에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나 빨리 하느냐가 더 이상 문제가 아니에요. 얼마나 오래 지속하느냐가 문제지. 100세 시대에 결혼을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 어쩌면 나이가 들어 하는 결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을, 반드시 20대 30대에만 하라는 법은 없어요. 40이나 50에도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어요. 40에도 공부의 열정을 불태우고, 50에 세계일주를 꿈꾸며, 60에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도 있거든요.

 

마흔 일곱의 나이에 혼인 서약을 맺는 신랑 신부를 보니, '아, 인생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방 강연을 갈 때는 휴가를 내어 하룻밤 자고 다음날 아침 근처 산이나 바다, 강변을 걷다 옵니다. 어찌보면 이것도 외박인데, 아내는 싫은 기색을 하는 법이 없습니다. 저에겐 가끔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아는 거지요. 

 

 

 

역마살이 낀 남편을 만나 17년을 참고 살아오신 우리집 보살님.

저같은 철부지에겐 역시 마님 밖에 없네요.

 

내일은 간만에 마님을 모시고 여행 가이드를 하려고요.

 

제주도 숲길 여행,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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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6.23 0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아니에요. 아직 젊으신데요.뭘... 저도 언능 아침형 인간이 되야 하는데 그래야 멋진 일출도 보고 하는데.. 점점 잠이 더 많아지니.. ^^ 결혼식 참석도 하셨군요. 결혼이든 공부든 이제 정해진 나이라는게 크게 의미는 없는거 같아요. 그래서, 영어공부를 늦었지만 빠르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음.... 그게 쉽지는 않네요. 그래도 나중에 외국어 2~3 가지는 꼭 마스터해보고 싶네요. 와~~ 마님과의 셀카사진 정말 잘 어울리세요. ^^ 그 동안 PD님 셀카사진 볼때마다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제 완전체가 된 느낌이에요. PD님은 마님과 있을때 더 표정이 밝고, 좋아보이네요.^^ 앞으로도 미인이신 마님과의 셀카 사진 10002 올려주세요.

    제주도 숲길 가고싶은데 정말 많은데, 어디가셨을지 벌써 궁금하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

    ----------------------------
    #영화보다_생각나네
    #겟아아아_아아아웃
    #김PD님_괴롭히는
    #김장겸은_물러나라
    #물러나라_물러나라
    #질기고_독하고_당당하게

    • 김민식pd 2017.06.24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ㅎ 10002 올려야 하겠군요. 마님은 셀카 사진을 별로 안 좋아하셔서.... 내가 그 정도 미모라면 허구헌날 사진만 찍으면서 다닐 것 같은데 말이지요. ^^ 매일 섭섭이 님의 댓글을 보는 낙으로 시간을 보내는데요, 이러다 너무 익숙해져서 섭섭이 님이 댓글 안 다시면 섭섭할 것 같아요. 섭섭해도 좋으니, 언젠가는 섭섭이 님도 길~게 여행 다녀 오시어요. 그 여행 이야기를 또 나눠주시면 좋겠네요. 매일, 고맙습니다!

    • 섭섭이 2017.06.28 0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섭섭이가 PD님 섭섭하지 않게 댓글도 꾸준히 쓰고, 섭섭이의 여행기도 나누도록 할께요. ^^

  2. crystal 2017.06.23 0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너무 멋진 신랑 신부네요~결혼식 장소도 너무 예뻐요 ~~역시 아름다운 섬 입니다 제주도 ^^

  3. 방디아이 2017.06.23 0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내 고향 동네다.
    섭지코지는 저희 집에서 걸어서 20분... 소풍가던 곳이죠. 개발이 되기전 참 좋은것인데.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오세요.^^

  4. 토니빠 2017.06.23 0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아침 pd님 글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좋은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제주에서 멋진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 김민식pd 2017.06.24 0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행 다녀와서 2,3주 정도 묵힌 후, 글을 올립니다. 다만 리얼 타임의 느낌을 드리기 위해 시제는 오늘, 내일로 쓰는데요, 여행지에서 바로바로 글을 올릴 정도로 글을 잘 쓰지는 못해요. 여행지에서는 간단한 메모만 하고 여행에 충실하려고 노력하지요. 응원, 고맙습니다!

  5. 앵초 2017.06.23 1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pd님 글 읽으면 힘이나고 재밌게 살고 싶어져요 감사합니다.^^

  6. 이칼수 2017.06.23 1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글 읽고 나면 저도 남편과 따로 여행을 떠나고 싶네요.
    그만큼 전염력이 좋은 글을 쓰신다는 것이죠. 피디님도 멋지시고 사모님도 넘 아름다우세요.

    그러니 절대 외모를 비하하지 마세요. 지금은 지성을 겸비한 멋진 피디님이시니까요..^^

    • 김민식pd 2017.06.24 0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 이렇게 아름다운 말씀을! 네, 코미디 피디로 오래 일하다보니 가장 편안한 개그가 자학 개그가 되었어요. 함부로 다른 이의 약점을 가지고 놀릴 수도 없고, 우리 나라에서는 힘있는 사람에 대한 풍자도 안 먹히는 편인지라... ^^ 괜히 엄살 부리는 게 아니라, 실물을 보시면.... 쿨럭!

    • 방디아이 2017.06.24 0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실제 모습도 잘생겼어요. 작은 얼굴에 맑은 두 눈동자!
      웃을일이 별로 없을 요즘 늘 웃는 모습이 멋지십니다.

    • 김민식pd 2017.06.28 0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 고맙습니다. 어떤 싸움이든, 즐거워야 더 오래간다고 믿습니다. 화이팅!

2017 봄 제주 여행 1일차

 

아내와 둘이서 제주도 여행을 떠나려고 집을 나서는데, 열살 난 둘째 민서가 묻습니다.

"또 엄마 아빠 둘이서 놀러 가는 거야? 결혼기념일은 이미 지났잖아?"

ㅋㅋㅋ

우리 부부의 루틴을 파악했군요. 매년 봄 결혼기념일이 되면 아이들은 두고 둘만의 여행을 다닙니다. 부부에겐 이런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올해엔 6월 초로 일정을 잡았는데요, 그 사연은 2일차에 소개할게요.

첫날 저 혼자 비행기를 탑니다.

 

제주한라대에서 강연 요청이 왔기에 날짜를 맞췄어요. 하루 전에 와서 일을 하고 다음날 아내와 합류하기로. 제주도에 올 때는 항상 들뜹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해안가 마을 풍경에 벌써 가슴이 콩닥거립니다.

제주한라대 캠퍼스. 학교 기숙사 앞에 야자수가 심어진 풍경이 이국적이네요. 제주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 마치 사시사철 여행 온 기분이 날 것 같아요.

점심은 제주한라대 학생식당에서 마요덮밥을 먹었습니다. 3500원에 이렇게 맛난 식사! 

유럽 배낭여행 할 때 기분이 나요. 당시엔 적은 돈으로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 대학 학생 식당을 애용했거든요. 하이델베르크 대학과 베를린 대학의 학생 식당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배낭여행 가이드북에는 대학교 교내 식당이 맛집 리스트로 소개되곤 했어요.

3500원짜리 마요덮밥! 정말 맛있네요. 다시 옛날로 돌아가 배낭여행하는 기분~^^

강의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학교 앞 카페로 향했습니다. 아이스카페라떼 한 잔이 2500원! 지방이라 그런가, 대학가라 그런가, 물가가 싸네요. 이곳에서 강의 준비도 하고 원고 작업도 합니다.

뒤에서 아주머니 두 분이 수다를 떠는데요, 별 방해가 되지 않아요. 제주도 사투리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은 마치 파도소리나 바람에 스치는 갈대 소리 같은 거죠. ^^  

오늘 강연의 주제는 '100세 인생, 제2의 청춘을 즐기는 법'입니다.

청춘을 즐기려면, 나이가 몇이든, 20대 시절에 즐기던 것을 그대로 즐기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저의 경우, 그게 독서와 여행인데요. 책 읽는 습관 덕에 중년의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20대에 익힌 배낭여행의 기술은 나이 50에도 유용하게 써먹고요.

4,50대는 노후를 준비하는 시간인데요. 최고의 노후 준비는 현재를 즐기는 것입니다. 나이 70에 새로운 것을 배우기는 쉽지 않아요. 퇴직 후 여행을 즐기려면 지금 짬짬이 영어 공부를 해야 하고요.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려면 지금부터 건강관리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강의가 끝나고 오늘의 숙소로 이동합니다. '브런치 안 힐링 하우스' 제주공항과 가까운 곳이라 골랐어요.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 마음에 듭니다.

도미토리 4인실의 침대 하나를 2만원에 예약했는데요, 창밖으로 바다도 보이고, 방도 깨끗하고 좋네요. 부킹닷컴에서 리뷰와 점수를 보고 예약하면 실패할 확률이 적어요. 마님과 함께 묵는 숙소는 고급 호텔을 잡고요, 혼자 다닐 땐 무조건 2만원대 도미토리입니다.

방에 짐을 두고 나와 근처 올레길을 걷습니다. 걷기만큼 좋은 운동도 없어요. 숙소를 잡을 때 미리 지도에서 확인해둔 길이 있어요.

숙소 바로 앞에 올레 17코스가 있네요. 길을 따라 도두봉 공원을 오릅니다. 지도에서 보듯 '섬머리'처럼 튀어나온 지형이라 3면의 바다를 다 볼 수 있어요.

바닷가 산책은 언제라도 즐겁습니다.

산책 후에는 저녁을 먹어야지요. 제주도민이 알려주신 인근 맛집, '도두 해녀의 집'에 가서 특물회를 시켜 먹습니다. 15000원인데요, 성게랑 전복이랑 푸짐하게 들어있어 찾아온 보람이 있네요. 평소 저의 식사 단가보다는 높지만, 일을 한 후에 이 정도의 사치는 허락해줍니다. ^^

숙소로 돌아와 뉘엿뉘엿 지는 해를 등지고, 다음 책 원고 작업을 합니다. 자판을 두들기다 손목이 아프면, 읽던 책을 펼치고, 그러다 멍하니 바다를 봅니다. 그러다 다시 노트북을 펼치기도 하고요. 책읽고 멍때리고 글쓰는 와중에 제주도 푸른밤은 저물어 갑니다. 

이곳 도미토리에는 외국인 배낭족이 많이 찾아오네요. 오늘의 룸메이트는 게리 제르맹이라는 프랑스인입니다. '아스팔트'라는 레이싱게임을 만든 게임 회사 마케팅 직원인데 휴가차 제주도에 왔답니다. 며칠 간 제주도를 돌아본 후, 이곳의 풍광에 푹 빠져있네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침대에 누워서도 조잘조잘 여행 이야기에 밤 깊어가는 줄 몰라요.

행복한 하루였어요.

제주한라대 평생 대학에서 했던 강연도 즐거웠고요. (일) 도두봉 올레길 걷기도 좋았고, (놀이) 저녁에 바닷가에서 책을 읽은 것도 좋았어요. (공부) 일과 놀이와 공부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삶, 제가 꿈꾸는 노후입니다. 퇴직 후에는 어디라도 불러주시면 달려가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요, 그 근처에서 맛난 음식과 멋진 풍광을 즐기렵니다. 그런 다음 저녁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고요. 그렇게 하루하루 늙어가는게 꿈입니다.

노후에 하고 싶은 일은, 지금 당장 해봐야 합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조금씩 연습을 해야하거든요.

바람, 돌, 여자가 많아 삼다도라는 제주도,

제게는 일과 공부와 놀이가 있는 꿈의 섬이에요.

언제 어디서라도, 일과 공부와 놀이가 하나되는 삶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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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6.22 0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결혼기념일쯤에 여행가는거 저도 그러는데 비슷하시네요. ^^ 강연겸 여행도 하시고 즐거우셨겠어요. 봄에 제주도 몇번 갔었는데,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고보니 이번 제주여행은 혼자 또 같이 여행이 되겠네요. 드디어 PD님 부부 여행기를 보게 되다니 다음편 무척 기대됩니다. ^^

    ---------------------------------
    #김수철이_부릅니다
    #정신차려_김장겸아
    #김장겸은_물러나라
    #김PD님_응원해요 
    #질기고_독하고_당당하게

  2. 2017.06.22 15: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엇! 저도 내일 제주도 가는데 이미 제주도에 계시네요 ㅎㅎ
    좋은여행되시고 재밌는 여행기 들려주세요 ~
    우연히라도 마주치면 인사드리겠습니다 ^^

  3. romanticalli 2017.06.22 15: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혼자 제주도여행 생각중인데 피디님 여행일지를 참고해야겠어요 ㅎㅎ 일 놀이 공부가 하나로 어우러지는삶이라.. 정말 멋진말씀이에요

3주간 탄자니아 배낭 여행을 다녀온 후, 약간 울적했어요. '이제 한동안 무슨 낙으로 살지?' ^^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저의 요즘 모토입니다. 여행도 마찬가지예요. 멀리 오래 떠나는 여행만 여행이 아니라, 일상에서 짬짬이 즐기는 여행도 소중해요.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떠났습니다. 수원 화성으로.

 

전철 분당선에 자전거를 싣고 매교역까지 갑니다. 매교역에 내려서 수원천을 찾아갑니다. 

 

 

처음 가는 도시에서 자전거 길을 찾을 때 저는 지도에서 푸른 물줄기를 찾아요. 강이나 하천변에 자전거 도로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거든요. 수원천을 따라 동남각루까지 달립니다.

 


수원천 옆 지동시장에 미리 눈도장을 찍어둡니다. 여기서 점심을 먹어야겠어요. 이제 앞에 보이는 화성 성곽을 따라 오릅니다.

 

 

평일 쉬는 날을 택해서 왔더니 사람이 없어 성곽길을 따라 자전거 타기 참 좋네요. 옛날에도 왔었는데, 버스타고 오는 것과 자전거로 오는 게 느낌이 또 다르네요.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자전거 여행 : 서울 수도권 편>에 나오는 수원 화성 소개글.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성城의 나라다. 남한에서 확인된 성이 천오백 군데를 넘고 북한까지 합한다면 2천 군데에 육박한다. 우리나라의 성은 기본적으로 군사시설이다. 평지에 자리한 읍성이든 산 위에 있는 산성이든 적의 침입을 막고 대비하기 위한 시설이다. 유럽과 일본의 아름다운 성은 지배자인 영주들만의 거처였지만 우리의 성은 읍성과 산성 모두 주민을 위한 방어시설이었다. 읍성은 평소에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에워싸고 있고, 산성은 유사시 대피할 수 있는 대피공간이다. 권력자만을 위한 중세 유럽과 일본의 성과는 기본적으로 출발이 다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성 중 최고는 어딜까.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성 자체의 완성도와 예술성에서는 단연 수원 화성이 최고다'

 

(위의 책 33쪽)

 

 

 

 

화성을 지은 정조 임금의 이야기가 안내판에 소개됩니다. 효성이 참 지극한 왕이었지요.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그리움이 그만큼 컸던 까닭일까요.

 

연산군처럼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에 천착하다 폭군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정조 대왕은 분노를 잘 다스렸던 것 같아요. 항상 주위에 학자들을 두고 책에 대한 토론을 즐겼다고 하는데요, 역시 마음 속 분노를 다스리는데는 책 만한 것도 없는 것 같아요. ^^

 

 

수원 화성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문득 산책로에 접어들었습니다.

 

 

굿모닝 게스트 하우스! 라는 간판에 가슴이 설렙니다. 아, 배낭족의 고질병이지요. 어딜 가다 게스트하우스란 간판만 봐도 또 역마살이 도집니다.

 

 

자전거 여행중 잠깐 쉬어가기 참 좋은 곳이군요.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 카페라는데요. 아이스티가 2천원. 가격도 착하고 분위기도 좋네요. 잠시 페달질을 멈추고 쉬었다 갑니다. 크레마 카르타, YES24에서 나온 전자책과 전자 도서관 덕분에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어요. 어쩜 저에게 여행은 책 읽을 풍광 좋은 장소를 찾아다니는 야외 즉석 도서관 순례인지도... ^^

 

화성 주위로 어차 전용 도로가 닦여 있어요.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행차인데요. 평일에 한적한 시간에는 자전거로 달리기 좋네요. 임금님 행차가 오면 그때 비켜주려고요. ^^

 

산위에서 만난 정조 대왕의 동상.

 

 

이덕무 (스스로 책만 읽는 바보-간서치-라 칭했던)나 박제가 같은 서얼 출신 선비들에게 벼슬길을 열어준 성군, 정조 대왕. 나라를 다스리는 길은 결국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정조같은 성군을 못 만나면 어떡하느냐, 이덕무처럼 평생 책만 읽다 가도 좋아요.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수양을 목표로 사는 거지요.

 

 

 

수원 화성, 좋네요. 역사책에서 만났던 갖가지 이야기가 성벽을 따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낯설고 말 설은 머나먼 타국 땅까지 갈 것 없이 내가 사는 나라에서도 여행을 즐기며 살아야겠어요.

 

 

성곽 주변으로 조성된 공원에서 잔디에 누워 책읽다 낮잠자기 딱 좋아요.

 

 

 

TV 정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수원 화성 풍선여행.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화성의 전체 윤곽을 쉽게 볼 수 있겠군요. 저는 안 타고, 그냥 패스. 자전거 여행을 할 때는, 굳이 돈 내고 다른 거 타지 않아요. 자전거 여행 자체가 최고의 볼거리인데, 뭘. ^^ (짠돌이 정신, 죽지 않아!)

 

 

지동시장에서 점심으로 순대를 사먹었어요.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지난 겨울, 라디오 PD 후배에게 접이식 자전거 한 대를 얻었어요. 이제 평일에 한산할 때 전철에 싣고 지방 여행도 다닐 수 있어요.

 

당일치기 자전거 여행의 매력은요, 숙박비가 안 들고요. 교통비도 적게 들어요. 직접 페달을 저어 돌아보니 가뿐한 운동도 되고.

 

탄자니아에 다시 갈 일은 없어도, 수원 화성은 자꾸 오고 싶어질 것 같네요~

 

하루 여행 경비는 1만원도 들지 않아요. 서울에서 어디 가서 밥만 먹어도 1만원인데 말이지요.

이제 정년 퇴직, 10년 남았어요. 부지런히, 퇴직 후 놀 거리, 볼 거리를 찾아두려고요. 노후에 심심할 때면 옛날에 쓴 블로그를 뒤져, '그래, 오늘은 또 어딜 가보나?' 하려고요. 즉 오늘의 여행 일지는 미래의 나를 위한 가이드북이에요. 무엇보다 나이 들어 블로그를 다시 보면 후회가 적을 것 같아요.

그래, 하루 하루 알차게 잘 살았네! 하고 말이지요.

오늘 이 순간을 즐기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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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5.16 07: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이번엔 자전거 여행를 가셨었네요. 수원은 업체 미팅 갈때나 가다보니 화성이 있다는걸 잊었네요. 주위에 둘러보면 놀거리 볼거리가 많은데 말이죠. 자전기여행기 재미있게 봤습니다.

    여행에 대해 얘기를 듣나보니 최근에 다녀온 창덕궁 안에있는 '후원' 을 추천하고 싶네요. 서울시내에 이렇게 조용하고 멋진 공간이 있었다는게 놀라웠는데요. 경복궁이나 덕수궁은 가끔 가는데, 여기는 갈 생각을 못했는데 예전 PD님의 종묘여행코스 글을 보고 (http://free2world.tistory.com/993) 서울 고궁여행을 해볼까 하다보니 여기를 관심갖게 되었네요. 아무때나 개방하는곳은 아니고 시간이나 인원은 정해져 있어서 미리 예약을 하긴해야 하는데, 시간되시면 한번쯤 다녀오시라고 소개합니다. 바람소리 들으면서 산책하는데, 너무 좋았던 기억이.., 강추하는 곳입니다. 단, 비용은 좀 듭니다. ^^

    <후원 안내 및 예약 사이트>
    http://www.cdg.go.kr:9901/cms_for_cdg/show.jsp?show_no=43&check_no=9&c_relation=13&c_relation2=75

  2. 남쪽바다 2017.05.16 1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을 즐기기위해 준비하고 실행하시는 모습을 저도 배워야 겠습니다.
    좋은 자전거 여행지 소개 감사합니다~

  3. 혜링링 2017.05.16 14: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전거 안 탄지 엄청 오래된 것 같은데 이 글을 보니 바로 집 가서 자전거 끌고 나오고 싶은 생각이드네요!! 중랑천 자전거도로를 따라서 서울숲까지 가본 적은 있는데 이렇게 지하철에 싣고 자전거여행을 하는 것도 무지무지 재밌어보이네요!! 단 접이식 자전거가 필요하겠네요ㅎㅎ 저도 이번 주말엔 자전거 타고 아름다운 바깥 풍경 구경하러 가야겠습니다~ㅎㅎ

  4. 글링이 2017.05.31 2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일치기 여행하신 곳이 저의 친가 아주 근처네요. ^^ 수원에 오래 살았지만 못 가본 곳도 많고요.
    부끄럽네요 ㅎㅎㅎ 저도 자전거 아니 그냥 걸어서 라도 제대로 순례한번 해야겠어요
    구경 잘 했습니다. ^^

초등학교 4학년 올라가는 늦둥이 둘째딸이 이번에 겨울방학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하는 언니는 공부하느라 바쁘고, 열혈 직장인 엄마는 일하느라 바쁘고, 혼자 심심해 하기에 둘이서 스키 캠프를 다녀왔어요. 겨울철 나들이로는 스키장만한 곳도 없지요. 검색해보니 웰리힐리 파크 가족사랑 스키캠프라고 뜨기에 1박2일간 다녀왔어요.

 

웰리힐리파크 가족사랑 스키캠프, 이래서 좋다. 세 가지 이유!

 

1. 친절한 강사님!

열 살 민서는 이번에 처음 스키를 배웠습니다. 아무래도 많이 서툰데 강사님이 잘 가르쳐주셨어요. 처음 조를 나눈 후, 그러시더군요. '이제 부모님은 아이들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나중에 보니, 눈밭에 무릎자세로 앉아 처음 타는 아이의 자세를 세세하게 잡아주시더군요. 그 장면을 보고 감동 먹었어요. 다음날 민서랑 같이 스키를 탔는데요. 전날 처음 배운 아이가 초중급 코스에서 한번도 넘어지지 않고 끝까지 내려왔어요. 정말 잘 가르쳐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는 스키 중상급자 반에 갔는데요. 강사 한 분에 강습자는 다섯명이었어요. 강습자 최대인원이 10명이라니 단체 강습으로 이 정도면 아주 좋은 조건입니다. 강습의 내용도 마음에 들었고요. 

 

2. 극강의 가격 대비 만족도!

차에서 내리자, 민서가 한마디 했습니다.

"우리, 오늘 여기서 자는 거야?"

"응."

"짠돌이 아빠가 웬일이래?"

ㅋㅋㅋㅋㅋ

 

숙소가 웰리힐리 리조트 본관 콘도였어요. 아이랑 저랑 2인 1실을 썼지요. 숙박에, 식사, 리프트권, 장비 렌탈에, 강습료까지 포함된 가격이 1박2일에 2인 218000원. 이정도 가격에 이런 고퀄의 프로그램이라니, 깜놀!  

스키장 근처 저가형 숙소만 찾아다니다, 슬로프가 내려다보이는 리조트 본관 콘도에서 묵는 호사를 다 누리네요. 처음 입실하고 창밖 풍경이 감동이었어요. 눈의 나라 공주님 납시오!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열어보고 속으로 외쳤어요. 

"예감 뽀개러 가자!"

정설을 한 슬로프는 마치 감자칩처럼 줄이 짝짝 나있어요. 그걸 스키의 엣지로 가르면서 내려오는 걸 예감 뽀개기라고 합니다. ^^ 스키장에서 숙박을 하니, 가장 먼저 슬로프를 달릴 수 있군요.

 

3. 이것이야말로 황제 스키! 

웰리힐리파크가 성우리조트이던 시절, 차를 몰고 스키 타러 갔다가 영동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혀 식겁한 적이 있거든요. 주말 동안 야간 스키까지 열심히 타고 일요일 저녁에 올라오는데, 고속도로 정체를 만났어요. 가뜩이나 다리가 풀렸는데, 브레이크를 밟았다 뗐다 하느라 다리에 쥐가 나서 죽는 줄 알았어요. ㅠㅠ 그 후로는 무료 셔틀 버스가 다니는 비발디만 갔어요.

웰리힐리는 거리가 먼 탓인지 사람이 적어요. 특히 야간 스키는 텅텅... 밤에 스타익스프레스나 정상 최상급 코스는 사람이 없어 저 혼자 황제 스키를 즐겼습니다. 

 

오전 11시에도 슬로프가 붐비지는 않더라고요. 초보 리프트에도 줄이 길지 않고, 사람이 적어 아이랑 마음 편하게 잘 타고 왔어요.

 

차 가지고 돌아올 때는 서울 집까지 2시간도 안 걸렸어요. 2016년 11월 11일 개통한 제2영동 고속도로 덕분이지요. 개통한지 얼마 안 된 광주원주 고속도로에 차가 없어 수월하게 왔어요.  

 

(ㅋㅋㅋ

이렇게 격렬칭찬모드로 쓰다보니 마치 스키장에서 무슨 협찬받고 쓰는 광고글 같군요.

검색해서 찾아간 스키캠프, 정말 즐거웠어요. 서툰 아이에게 친절하게 가르쳐주신 강사님이나 운영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남깁니다.)

가서 보니, 엄마 두 분이 아이 친구들까지 여러명 데리고 와서 지내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아이의 성장을 위해선, 또래들과의 교감이 중요하지요. 엄마 아빠랑 오는 것보다 어쩜 친구들끼리 놀러오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어요. 강사분들이 아이를 봐주는 동안 엄마들은 커피숍에서 여유로운 수다를 즐기고... 그것도 나름 좋은 캠프일듯. 일하느라 바쁜 엄마가 있으면, 그 엄마의 아이를 데려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 이상가는 선행이 없을 듯! 

  

http://yunski.smarthappy.co.kr/

(웰리힐리 가족사랑 스키캠프 홈페이지)

 

근무 일정상 1박2일 캠프를 선택했는데요, 여러분께는 2박3일 캠프를 추천합니다. 스키를 배울 때는 2박3일 동안 한번에 몰아서 타는 게 좋습니다. 당일 스키만 즐기면 잘 늘지 않아요. 오전부터 열심히 타면 오후 3시쯤 감이 슬슬 옵니다. '아, 이렇게 타는 건가?' 그 상태에서 집으로 가지요. 몇 주 후 다시 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2박3일 캠프를 가면, 처음 이틀 정도 강습을 받으며 자세를 익히고요. 2일차, 3일차 자유스키를 통해 완전히 몸에 익힐 수 있어요.

끝으로 민서의 일기를 올립니다.

"강사 강다빈 선생님은 선생님이신지 코미디언이신지 구분하지 못하였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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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1.05 0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민서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재밌으셨겠어요. 사진을 보니 경치가 멋지네요.

    한때 보드 타는게 재미있어서 보드 함 잘 배워놓자라고 했었는데, 배울때 친구에게 배우면서 짧은 시간만 타고오니 매번 스키장 갈때마다 새롭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이전에 배운것들도 잘 안되고 그러다보니 점점 몸도 경직되면서 몸 사리게 되고 실력도 안 늘고해서 재미가 없어지더라고요.
    그래서, PD님이 말씀해주신 스키배우는거와 영어공부 비교는 백번 공감합니다. 배울 때 몸에 익숙해질 때까지 달려야 하는데, 중간에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공부하다 멈추고, 다시 나중에 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고, 이걸 그 동안 영어공부할때 매번 하다보니 중간에 포기를 많이 한거 같아요.

    '이제 여러분들은 영어 공부때문에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라는 생각으로 올해 PD님만 믿고 달려보렵니다. ^^

    이번 주말에는 무조건 서점가서 구매하고 공부하는거 인증샷 올릴께요.

    p.s) 지금 보니까 프로필 사진이나 소개글도 바뀌었네요. 이제 뭔가 D day 가 다가오는 느낌이 드는데요.. 저도 두근두근하네요.

    • 김민식pd 2017.01.05 1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새로운 책이 나온다니까 요즘엔 밤에 잠도 잘 안 올 정도에요. 두근두근, 설렘~ 아, 다른 사람의 책을 읽는 것도 즐겁지만 제 책을 기다리는 것도 정말! ^^

      매번 응원해주시고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섭섭이 2017.01.05 1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동안 책에 많이 신경쓰신 만큼 대박 나실꺼라 봅니다. ^________^

      김작가님 파이팅~~~~

  2. 첨밀밀88 2017.01.05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웰리힐리잘 기억해둬야 되겠습니다.
    야간에는 황제스키가 가능하다고 하시니 더더욱 ㅋㅋㅋ

  3. siso 2017.01.05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NS에 공유만해도 쏠쏠한 수익@_@
    연초에 짭잘한 용돈벌어 맛난거 먹으러가자구요!!
    http://si-so.co.kr/event/sisoGuide.html?utm_source=tstory&utm_campaign=siso_service&utm_medium=comment&utm_content=sisoGuide_html
    여기서 확인하세요!

  4. W.I.C 2017.01.05 1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새로운 책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번 주말이군요!! 블로그에 피디님의 영어공부법을 보며 공부중이지만, 출판물은 더욱 자세한 방법이 있을것 같아요ㅎㅎ 이번 주말 서점 가서 필독서로 구매하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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