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자신의 블로그에 <매일 아침 써봤니?>의 추천사를 올렸습니다. 오빠로서 동생에게 준 영향은 미미하지만 그나마 둘을 꼽으라면 영어 공부와 블로그, 두 가지입니다. 동생은 제가 살아온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어요.

공대를 다니던 오빠가 영어책 한 권 외우더니 갑자기 전국 대학생 영어 토론 대회에 나가 상을 타는 걸 봤지요. 동생은 본선 대회장까지 쫓아와 응원을 해줬어요. 동생이 직장 생활을 하다 염증을 느끼고 사표를 냈을 때, 저는 200만원을 찔러주며 유럽 배낭 여행을 다녀오라고 했어요. (90년대엔 저 돈이면 나름 여행 경비 충당이 가능했어요.) 영어에 자신이 없던 동생에게 "영어는 스물 넘어 시작해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어."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줬어요. 캐나다 어학 연수를 다녀온 동생은, 해외 생활에 자신을 얻어 밴쿠버로 이민을 떠났어요. 

영어 다음으로 제가 권한건 블로그하는 즐거움이었어요. 피디로 일하던 오빠가 블로그에 글을 쓰더니 갑자기 책을 내고 저자 강연회를 다니는 걸 보고 동생도 동기부여가 되었겠지요? 동생이 하는 블로그는, 힘든 시간을 겪은 동생에게 위안이 되고, 이제는 동생의 글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어요.

지난 몇 년, 우리 남매는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저는 직장에서, 동생은 가정에서, 각각 좌절을 맛보았지요. 로맨틱 코미디 연출가가 꿈이었던 오빠는 유배지로 쫓겨나고, 현모양처를 꿈꾸던 동생은 이혼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세상 일은 내가 노력한다고, 다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는 좌절의 아픔을 각자 블로그로 달랬습니다.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오늘은 동생이 블로그에 올린 추천사를 공유합니다. 

동생이나 저나, 한 편의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오늘도 글을 씁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위로 받고 도움 받은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에요. 글쓰기가 주는 치유의 힘, 회복의 힘을 믿기에, 여러분께 감히 권해드립니다. 

<매일 아침 써봤니?> 


동생의 추천사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http://godsetmefree.tistory.com/1315


2015년 가을, 아버지를 모시고 미국 여행 갔을 때, 밴쿠버 사는 동생이랑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함께 미서부 여행을 했어요. 나파 밸리 와인 투어 중 찍은 사진입니다.


바짝 깎은 동생의 머리를 다시 보니, 당시 동생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짐작이 갑니다. 네, 저 여행을 다닐 때, 저는 드라마국에서 쫓겨나기 직전이고 동생은 막 이혼한 다음이었거든요...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고난이 찾아옵니다. 인생에 고난이 없기를 바랄 수는 없겠지요.

넘어지지 않기를 바라지 않아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동생의 추천사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http://godsetmefree.tistory.com/1315


저자의 동생이 민망함을 무릅쓰고 강추한 바로 그 책 <매일 아침 써봤니?> 

전국 서점에서 지금 만나실 수 있습니다! ^^


예스24  https://goo.gl/4sz86F 


알라딘  https://goo.gl/33oSqV


교보   https://goo.gl/p4rrk1


인터파크  https://goo.gl/smPq6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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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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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순간 2018.01.12 06: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쵸? 인생 넘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건 허황된 바램이겠죠.
    늘 단순한 삶의 진리를 알려주시는 pd님 고맙습니다.

    두 분 참 아름다운 남매의 모습입니다.

  2. 아리아리 2018.01.12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피디님과 함께 동생분도 대단 하세요!
    드러내기 힘든 아픔을 블로그 글쓰기로 극복하심에 찬사와 응원을 보냅니다. 여행작가로의 여정을 함께 응원 하고 지켜보겠습니다.
    블로그 글쓰기의 위력을 함께 할것을 다짐하며
    이 힘든 시기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매일 아침 써봤니?>를 모두 읽었으면 하는 염원을 가집니다.

  3. 섭섭이짱 2018.01.12 09: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산증인인 동생분을 예전부터 알아서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는데 정말 오빠에 대한 사랑이 많이 느껴져서 부럽더군요. 난 동생에게 어떤 오빠일지... 멋진 남매지간이세요. 저도 글쓰기의 힘을 믿기에 꾸준히 글쓰기를 해보려고요. 글쓰기의 좋은점을 주변에 전파하기 위해 <매일 아침 써봤니?>도 추가 주문했습니다.

    • 김민식pd 2018.01.15 0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동생의 블로그에서 섭섭이님의 댓글을 발견할 때마다 놀랍고 고마워요. 아, 이제 섭섭이님은 우리 남매의 은인이 되셨구나, 하고요. 이제는 섭섭이짱님의 블로그에 저와 동생이 댓글을 달 수 있게 되어 행복합니다!

  4. 정지영 2018.01.12 0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댓글쓰는 것도 글쓰기 연습이 좀
    되는 것 같아요. 그냥 막 쓰지는 않으니까,
    뭘 쓸까 생각도 좀 하고 앞뒤 연결이 매끄러운지
    다시 읽어보고, 무엇보다 원글 읽고 내 마음의
    울림을 진심으로 표현하려 애쓰니까 그런것
    같네요. 시간의 빈틈을 글로 촘촘히 메우신
    피디님과 김미리님은 대단한 남매입니다.^^

    • 김민식pd 2018.01.15 0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 댓글쓰기도 참 좋은 리액션이지요. 리액션이 다시 액션으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댓글 덕에 글쓰는 재미가 늘어나요.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이 제게는 은인입니다. 고맙습니다!

  5. 이기은 2018.01.12 1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아침 서 봤니?'지금 읽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릴만큼 재미있고, 공감되고, 격려가 되는 글입니다. 쉽지 않은 상황에 좌절하고 있는게 아니라 위트있게 놀이를 즐기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 감사합니다~

  6. 김지영 2018.01.12 1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아침 써봤니? 오늘 사서 다 읽었습니다.
    쓰다말다하던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야하나 심히 고민중인데, 아마도 다시 시작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걸요~ 두 분 모두 인생의 황금기가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7. 2018.01.13 0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8.01.15 06: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웅. 글을 읽다보니 누군지 얼굴이 살포시 떠오르네요... 아내로, 엄마로, 살다보면 지칠 때가 많지요. 그럴 땐, 나로서 살아보는 것도 좋아요. 그래도 불편한 마음을 안고 혼자 여행하는 것보다는 어린 막내의 손을 잡고 여행하는 것도 좋아요. 여행을 통해, 잘 쉬고, 마음도 잘 보살피고 오시어요~

  8. 2018.01.13 0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성덕 2018.01.13 12: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댓글은 처음 남겨 보네요.
    돈을 벌지 않는 백수라 책은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보는데요. 서점에서 피디님의 책을 읽는데 이건 소장하고 싶어지더라고요. 결국 비상용 카드를 꺼내 내밀고 말았습니다. 하루하루 기운이 나질 않는데 피디님의 글을 읽으면 웃게 돼요. 요즘엔 정말이지 강다니엘의 사진을 보는 것보다 피디님의 글을 읽어야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항상 감사합니다. 언젠가 뵐 수 있기를..:)

  10. 2018.01.14 0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1. 2018.01.14 0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눈이 2018.01.14 0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작가님의 "매일 아침 써봤니?" 책을 읽었어요. 올해 저의 목표가 '블로그에 날마다 서평 올리기'여서 책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어제 이 책에 넘 빨려들어서 여행길에 버스와 비행기 안에서 하루만에 완독했답니다.
    이 책을 통해 배우고 깨달은게 많습니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 이 책 서평을 쓰다가 블로그에 들어와봤네요.
    "비범한 삶이라 기록하는게 아니라 매일 기록하니까 비범한 삶이다"
    제가 책에서 뽑은 최고의 문장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꾸준히 책을 내시면 계속 사서 읽겠습니다.

    글쓰기를 원하는 분들 이 책 강추입니다.^^

    ~ 오키나와 여행중 아침 숙소에서

  13. 2018.01.22 2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4. tks2day 2018.03.04 22: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티스토리 초대에 감사합니다.

    피디님 출연 세바시를 보고 유쾌 분위기와 진심어린 유창 화술이 좋아,
    관련 유튜브, 기사들을 보고 또 보고 (덕후질이라고 하네요?).
    글쓰기와 독서에 도전 받았습니다.
    글쓰기 블로그를 처음으로 이제 만들었습니다.
    만약을 위해서 전자책 오더 어카운트도 다 만들었습니다.
    내일은 서점에 가서 피디님 책부터 사서 읽고 리뷰도 봍여야겠습니다.
    지금은 저의 스트레스를 위해서 시작하지만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날이 오기를 소원합니다.
    많은 사람에게 용기 주심을 감사합니다.

최근 종영한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을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SF라는 장르를 좋아해서 SF 번역가로 일했던 나로서는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 정말 반갑다. 예전에 조선에서 왔소이다라는 환타지 시트콤을 연출한 적이 있는데, 연출력이 부족했는지, 흥행에 참패를 겪었다. 시청률 저조, 제작비 초과, 광고판매 부진의 PD 삼거지악을 저지르고, 방송 4회만에 종영 결정이 내려져 12부작인데 7부에서 막을 내렸다. 당시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MBC에서 당신이 가장 연출료가 비싼 피디인거 알아? 1년 동안 시트콤 일곱 편 만들었으니까, 편당 연출료로 따지면 1천만원이 넘는 셈이잖아.” 아내의 농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타임슬립 시트콤, '조선에서 왔소이다.') ^^ 

 

친구들을 만나면 내게 묻는 질문이 있다. “드라마 피디는 시청률이 대박나면 월급 더 받는 거니?” “아니.” 급여가 성과연동제가 아니라면 사기 진작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며 걱정하는 친구도 있다. 그럼 꼭 이렇게 얘기해준다. “시청률 더 나와서 월급 더 받아야한다는 건 시청률이 낮을 때 월급을 깎아도 좋다는 얘기거든? 창의력이 중요한 조직에서 시청률과 급여를 연동하는 건 결코 바람직한 급여체계가 아니란다.” “네가 시청률 올릴 자신이 없어서 하는 소리가 아니고?” 친구들의 이런 반응,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나는 피디 사회는 버팔로 사냥으로 먹고 사는 100명의 인디언 마을이라 생각한다. 그 마을에는 모두가 창을 하나씩 들고나가 버팔로를 잡아서 먹고 산다. 100명이 버팔로를 몰아서 다 같이 창을 던지면, 3~4개의 창이 버팔로를 맞히고 그래서 잡은 고기를 100명이 나눠먹는다. 그런데 어느 날 인디언 하나가 나서서 이렇게 얘기한다. “매번 버팔로를 맞히는 건 난데 왜 내가 너희들이랑 고기를 나눠먹어야 하지? 이건 불공평하잖아. , 안되겠다. 지금부터 다들 창에 각자 이름 써. 그래서 버팔로에 꽂힌 창에 이름 적힌 사람만 고기 먹기.”

 

, 새로운 보상 체계를 적용시켜 사냥에 나간다. 버팔로를 맞힌 사람은 배 터져라 먹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쫄쫄 굶는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그동안 버팔로를 한 번도 맞히지 못해 굶어죽는 사람이 나오기 시작한다. 100명이던 마을 사람은 70명이 되고, 다시 한 달이 지나면 50명이 된다. 50명이 사냥을 나가면 예전처럼 버팔로를 몰기도 어려워지고 창을 던져도 한두 개 맞은 버팔로는 그냥 달아나버린다. 결국 마을 사람 전원이 굶어죽게 된다.

 

나는 PD가 버팔로를 잡는 인디언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맞힐 때도 있고, 놓칠 때도 있다. 중요한건 그럼에도 사냥에 나가 창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 성과가 좋지 않다고 사냥에서 아예 배제하는 건, 실패의 경험에서 배워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일이다. 어린 후배들이 보기에도 그렇다. 인생이 살아볼만 하다고 느끼는 건 극적인 역전도 가능할 때다. 좀 빌빌하던 선배도 자신에게 딱 맞는 기획을 만나면 펄펄 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어린 후배들에게도 희망이 있다. 한 번 실패하면 영원히 내쳐지고 성공도 반복하는 사람만이 기회를 얻는 세상이라면, 그런 정글에서 즐겁게 일하는 보람은 없다. 승자도 패자도 다 같이 불안한 세상이 될 테니까.

 

드라마 나인을 보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신비의 향이 나온다. 만약 내게 그런 향이 있다면 10년 전 조선에서 왔소이다.’가 쫄딱 망했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가서 10년 전 죽을 것같이 괴로워하던 나에게 이렇게 말해줘야지. “너무 자책하지 마. 타임슬립이라는 소재, 10년 후에야 유행하고 심지어 그 중에는 대박 드라마도 나온단다. 그리고 살다보면 역전의 기회는 반드시 오니까 웃으며 버텨.”

 

동료들이 나눠주는 버팔로 고기를 얻어먹으며 하는 생각. ‘언젠가는 나도 버팔로를 맞히는 날이 올 테니, 일단 오늘은......... 감사히 먹겠습니다!’

 

(PD 저널 연재 칼럼 '김민식 피디의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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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듀파워 2013.06.11 1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계양구청에 오셔서 한 강연 너무 잘 들었요 버팔로 이야기 인상 깊었고 사진보다 더 잘 생기고 목소리도 좋아서 깜놀했어요 ㅋ 학생들 저자 싸인 받는데 그 틈에 줄서서 싸인 받느라 좀 쑥쓰러웠내요 ㅋㅋ 좋은 강연 좋은 글 늘 감사합니다~~

  2. 조왔소 잘본 사람! 2013.06.11 2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선에서 왔소이다 진짜 오랜만이에요ㅎ
    저는 그 당시 시트콤사랑에 가입했어서 조왔소 소식을 일찍알고 재밌게 봤었는데.. 제 주위엔 이 시트콤 시작조차 모르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새로운 시간대였던 만큼 홍보가 아쉽더라구요 그러니까 요지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아쉬운 시청률은 피디님만의 탓은 아니었어요

  3. Dream Planner 2013.06.12 1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인디언 마을 어디 있는지 저도 함께 동참하고 싶네요!
    이런 마음의 깊이와 멋진 색깔의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오랜후에 그 마을에 추장은 바로 김pd님일게 분명해요!
    그 때까지 제가 응원해 드릴께요!

  4. 시스 2013.06.12 15: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두 조선에서 왔소이다 열심히 봤어요~~
    나름 재미있었는데요...

    물론 나인이 더 잼났지만 ㅋㅋㅋㅋ

  5. 보고싶당 2018.08.10 02: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진짜 재밌게 봤던 시트콤이었는데 조기종영되서 너무 아쉬웠어요. 뒷부분이 궁금해서 엠비씨 홈페이지 가서 뒷부분 내용 읽어보고 영상화 안된 부분이 더 아쉽더라구요. ㅠ 완전판 꼭 언젠가 내주세요. ㅠㅠ 기다릴게요.

얼마전 단식 농성을 했다. 시작하고 처음 3일이 가장 힘들었다. 끼니때만 되면 배는 맹렬하게 꼬르륵 거리며 빨리 먹을 걸 내놓으라고 아우성을 쳤다. 그때 예전에 읽은 책이 떠올랐다.

 

'수십만년 동안 수렵채취를 통해 진화해 온 인류가 수십년 사이에 일어난 문명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나온 게 비만이다. 수렵채취민으로 산다는 것은 언제 다음 끼니가 생길 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먹을 것이 생겼을 때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고, 여분의 열량은 온 몸 구석 구석에 지방으로 축적하는 것을 진화의 수단으로 삼아 인류는 생존해왔다.

 

냉장 기술과 운송수단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풍족하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수십년 내 생긴 일이다. 수십만년 동안 영양빈곤의 환경 속에서 진화해 온 몸의 유전자는 영양 과잉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걸핏하면 배고프다고 엄살을 부린다. 현실과 몸의 괴리가 비만을 낳았다.'

 

단식을 하면서 온몸의 감각 기관이 내게 음식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을 칠 때마다 이렇게 달랬다. '안 죽는다, 걱정 마라. 넌 아직도 수렵채취로 살던 원시인의 자세를 버리지 못했구나. 이젠 우리도 문명인답게 살아보자꾸나.'

 

어제 '세상을 바꾸는 시간'을 통해 꿈꾸는 유목민이라는 김수영씨의 '쫄지마 질러봐 될거야'란 강연을 보았다. 여자 혼자서 세계의 오지를 여행하며 사는 모습에 '멋지다!' 하고 감탄하다가도 '근데 막상 민지가 나중에 저렇게 살고 싶다고 하면 어떡하지?'란 걱정도 들었다. 이런 게 딸을 둔 아빠의 이중성인가?

 

 

부모들의 자식을 향한 과잉 보호도 문명의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6~70세였던 시절에는 자식들이 20대가 되면 가정을 꾸리고 30대가 되면 자리를 잡아야 부모가 돌아가시기 전에 자식들의 독립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런 시절을 살아온 현대의 부모들이 지금도 자식들에게 20대 취직과 30대 자수성가를 종용하는데, 죄송하지만 이건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일이다. 취향과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20대에 빠른 취직을 택한다면, 남은 60년이 두고 두고 괴롭다. (직장 생활하는 30년도 괴롭고, 퇴직하고 전문가로 살아야하는 30년도 괴롭다.) 안정적인 직장보다 평생을 즐길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조건보고 대충 30세 전후에 결혼했다가 평생 후회하는 수가 생긴다. 예전에는 직장에 매여살던 남자들이 55세에 정년퇴직하면 얼마 못가 이승에서는 작별이었다. 성격 안 맞아도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이제는 퇴직하고 집에서 삼시 세끼 챙겨달라며 30년을 더 산다. 생각만 해도 눈이 깜깜해서 4,50대에 이혼이 느는 거다. '조금만 참고 살아.' 이런 얘기 함부로 못한다. 40대라고 해도, 50년을 더 참고 살라는 말인가? 자식이 결혼이 늦다고, 혹은 이혼했다고 인생의 낙오자나 실패자라 생각하는 것도 시대착오다. 90까지 사는 인생에서, 40에 배필을 만날 수도 있고, 50에 새 출발 할 수도 있는거지!  

 

모든 아이들이 비슷비슷한 장래 희망에 '공무원이 최고야!'를 외치는 세상, 이거 우울하다.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이던 시절은 전쟁 직후 1950년대 보릿고개 시절, 꼬박 꼬박 월급이 나온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으로 작용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2050년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100년 전 기준으로 성공을 종용하다니. 굶어죽을 걱정이 없어졌는데도, 꼬박 꼬박 배고프다고 신호를 보내는 위장의 명령에 복종하다 비만으로 외려 수명을 줄이는 것처럼, 수명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빠른 취직에 목매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에 평생을 허비하는 것도 비극이다.

 

그렇다면 아이를 도대체 어떻게 키워야 한단 말인가? 나는 아이에게 좀더 실패할 수 있는 여지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주고 여지를 주는게 자식을 진정으로 믿고 사랑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나 죽기 전에 저 놈 인간 되는 꼴 봐야하는데, 마냥 손 놓고 살 수는 없지!' 한다면, 생각 고쳐드시기 바란다. 평균 수명 대로만 살아도 90살이다. 부모가 90에 죽어 자식이 60세가 다 되었는데도 사람 구실 제대로 못한다면, 그게 어디 부모탓이겠는가? 지 탓이지.

 

20대에 취직하지 못한 것보다 더 우려스러운 건 부모가 원하는 안정적인 직장을 추구하느라 나이 마흔에도 자신의 꿈이 무언지 모르고 사는 것이다. 30대에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것보다 더 우려스러운 건 부모의 잣대에 맞춰 사람을 찾느라 20대에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해보는 일이다.  과잉보호가 아이의 독립을 막는다. 아이에게 실패를 허락할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 그게 나의 꿈이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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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비오 2012.11.16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꿈입니다. ^^

  2. 2012.11.16 0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2.11.19 0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건 그분들의 의견이야, 하고 쿨하게 받아넘기면 됩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하고 그냥 넘기세요.
      물론 자꾸 되새기니까 잔소리같긴 하겠지만, 어쩝니까.
      그분들 기준에서는 그런 생각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다른 사람 의견을 바꿀 순 없으니까 그냥 듣고 흘리세요.

  3. 신정현 2012.11.16 0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씀하신게 애정없는 방관 아니고, 진정 애정있는 방관같아요. 자식이 필요한건 많은 시행착오 거쳐, 스스로 결정 선택할수 있는 힘을 기르는게 필요한데. 부모가 거의 모든 결정 선택을 대신해주는 모습은 안타까워요.글고 자식에게 더 못해줘 죄의식 느낄 필요도 없고. 암튼 많이 공감가는 글입니다 ㅋ

  4. 유니 2012.11.16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을 넘어 "아!" 하고 탄성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5. 윤지 2012.11.16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락해주세요 엄마아빠....

  6. Jane 2012.11.16 1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아직도 단식농성하고 계시는 것은 아닌지...부디 몸과 건강을 먼저 챙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구구절절 맞는 말씀이십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실패'를 용납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실패'를 통해서 창의.창조력뿐만 아니라 말씀하신데로 자신이 무엇을 정말 원하는지 알아가는데 워낙 사회가 걍팍해지다 보니 그런 여유를 용납하지 않는 것 같아요. 재처리쓰레기전의 MBC 이런 '실패'를 허락하는 모험정신이 있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어서 빨리 그 MBC가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간절히 바랍니다. 마봉춘 홧팅!

  7. 김지혜 2012.11.17 2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8. 2012.11.18 0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인터넷방송] CIBS 코난방송국 2012.11.19 2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의 좋은 글과 댓글이 힘이 많이 됩니다.
    현장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혼잣말 하는 습관을 버리고 싶은데...
    저번 무도 정신감정편에서 보듯이 노홍철의 감정과 거의 유사한 면이 저에게 많이 느껴서...
    혼잣말, 물건 줄정리하는 습관 등 일종의 강박증세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은 완벽한 사람은 없다지만...
    모든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이해를 해주면 좋은데...
    제가 예전에 비판 한 번 했다고 또한 계속 비판을 한다고..
    그래도 거짓과 가십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있고..
    이제 긴 슬럼프를 벗어나서 초창기 저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요.
    비롯 하루 늦지만 저의 입지가 점점 독자들도 늘어가고 있어요...
    앞으로 독립미디어의 성공이 대한민국에도 이루는데 한 몫하고 싶네요...
    좋은 말 감사해요.

 

"어치새를 잡는건 마음대로 해도 좋아. 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라는 걸 기억해."

 

소설 '앵무새 죽이기'에 나오는 대사다. 새총을 선물로 받은 딸에게 변호사인 아빠가 하는 말.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새를 잡는 건 괜찮지만, 그 바람에 죄없는 앵무새를 죽이는 일은 피하라는 뜻이다. 초등학생인 우리 민지의 필독서인데, 웬지 대한민국 검사님들이 꼭 보셔야할 책 같다. ^^  

 

 

 

딴따라 우파의 노조 위장취업기 2. 딴따라와 여검사

 

그러니까 어쩌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는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2012년 5월 21일, MBC 노조 집행부 5명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전원 기각되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강지웅 사무처장, 이용마 홍보국장, 장재훈 교섭쟁의국장, 그리고 나는 유치장에서 기각 소식을 들었다. 사실 나는 영장 실질 심사 과정을 지켜보며 영장 기각을 기대하고 있었다.

 

구속을 촉구한 검사 기소 이유 중 압권은 권재홍 앵커 자해공갈 사건이었다.

 

"며칠 전 MBC에서는 노조원들의 불미스러운 폭력사건이 있었습니다. 5월 16일, 방송을 마치고 퇴근하는 권재홍 앵커를 기자 4~50명이 가로막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권재홍 앵커가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이로 인해 권재홍 앵커가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뉴스데스크 진행도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조합원들의 폭력사태를 방조한 데는 노조 집행부의 책임이 큽니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입이 딱 벌어졌다. 대한민국 검찰의 무공이 경천동지할 수준이라는 얘기는 익히 들었지만, 심지어 조합원이 쏜 '장풍'을 폭력의 증거로 내놓는 수준이었단 말인가!

 

노조 측 변호사가 바로 나섰다. "지금 검사님이 말씀한 사건의 진실을 알기란 간단합니다. 판사님께서는 잠깐 네이버에 '권재홍 장풍'이라고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노트북에 뭔가를 입력한 판사님은 순간, 풋! 하고 터져나오는 폭소를 참느라 고생 좀 하셨다. 엄숙한 법정에서 보기 힘든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한 검사님께 감사라도 드려야하나? 순간 나는 검사님이 우리를 풀어주려고 일부러 쇼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역시 노조에 위장 취업한 나의 정체를 아시는 거야! 그래서 일부러 풀어주시려고 저런 자살골 플레이를 하시는 거야!'

 

당연히 그날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점을 들어 다섯명 전원에 대해 영장을 기각했다. 그런데 집요한 검찰이 2주만에 다시 영장을 칠 줄이야. '역시 법의 양심은 살아있구나!' 하고 만세를 부르며 유치장을 나온 우리는, '역시 검찰의 앙심도 죽지 않았구나!' 하며 치를 떨며 유치장에 다시 갔다.

 

권재홍 장풍이 안 먹혔는데, 왜 2차 영장을 날린걸까? 6월 7일, 법원에서 영장 심사 중 검사님 말씀.

 

"한 여자 아나운서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아나운서 노조원 사이에서도 투쟁 동력을 떨어뜨릴만한 행위가 나와 서로 불편해지기 시작했으며, 불성실한 후배를 다잡겠다며 공공연한 장소에서 불호령을 내리거나 심지어 폭력을 가하는 믿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이 글을 보면 MBC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조합원들이 성향이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노조 집행부 전원 구속으로 파업을 중단시키는 것이 책임있는 법의 자세라 할 것입니다."

 

나는 다시 입이 딱! 벌어졌다. 결국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두 앵커의 몸개그와 개드립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위한 서비스 플레이였단 말인가? 배 모 아나운서의 게시판 글이 떴을 때, 나는 무릎을 쳤다. '드디어 오랜 시간 노조에서 암약하던 내가 활약할 차례로군.' 노조 집행부에서 1년 넘게 암약해온 보수 우파 비밀 공작원이 꿈이 무엇인지 아는가? 북의 지령을 받고 남한의 방송을 장악하려는 종북좌파를 색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파업이 100일 가까이 진행되는 데도 전혀 불순 분자의 폭력 책동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서 괜히 나만 헛고생 하는 거 아닌가 싶을 무렵 배 아나의 글이 떴다. '역시 폭력을 조장하는 불순분자가 있었군!' 이제 그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어 폭행의 배후를 찾아내면 나는 임무를 완수하는 거야! 즉각 노조 부위원장이라는 나의 직함을 이용해 탐문 수사에 나섰다. 마침 폭행이 일어났다는 아나운서 국은 내가 담당하는 편제부문 소속 부서였다. 그래서 아나운서를 한 명 한 명 찾아다니며 배 아나가 제보한 사건의 전모를 알아봤다. 

 

그런데 아무리 뒤져도 폭행 사건이라 할 만한건 찾아낼 수가 없었다. 아나운서들이 조직원 보호에 앞장서느라 그러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노조 부위원장인 내게는 알려 줄 텐데? 답답해하는 내게 한 후배가 그랬다. "얼마전에 서점 옆에서 선배 하나가 늦게 온 후배더러 '일찍 일찍 다녀.' 하면서 어깨를 몇번 친 적이 있죠. 아마 그걸 가지고 폭행이라 그러나봐요." MBC 조합원들의 집회가 이루어지는 공간은1층 회사 로비다. 로비 뒤에는 서점이 하나 있는데, 수업 듣기 싫은 아이들이 교실 뒤에 모여있듯, 집회 참석에 가장 열의가 적은 멤버들이 모이는 곳이 서점 앞이다. 거기서 누가 다른 사람더러 '일찍 일찍 다녀!'하고 훈계를 했다는 건, 화장실 담 뒤편에서 담배 피우던 고교생 하나가 다른 후배더러 '마, 공부 좀 열심히 해!'하고 잔소리하는 거랑 같다. 그냥 자기들끼리 개그하는 거지. 

 

당연히 나는 이게 노조원 폭행 사건의 전모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배 아나운서 정도 되는 공인이 저 정도의 일을 침소봉대해 게시판에 글을 쓰고, 기자 정신의 화신인 이진숙 홍보국장이 그걸 보도자료로 언론사에 뿌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무언가 내가 알아내지 못한 진짜 폭행 사건이 일어났던 게 분명해... 아무리 알아내려 해도 알 수 없기에 포기하고 있었는데, 검찰이 법원에서 배 아나의 글을 인용할 때는 만세를 외치고 싶을 정도로 기뻤다.

 

'드디어 천라지망과 같은 검찰의 정보망에 폭행 사건이 걸려들었군.' 이제 남은 건 그 폭행 사건의 범인과 피해자를 검찰이 찾아내어 세상에 까발리면 된다. MBC 노조가 얼마나 부도덕한 집단인지 밝혀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검찰에게 주어진 것이다. 제보자나 목격자를 찾아 헤맬 이유가 없다. 제보자는 누구나 다 아는 뉴스데스크의 앵커! 얼마나 공신력이 큰 인물인가. 배 아나에게 전화해서 물어만 봐도 게임 오버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었다. 검찰은 배 아나가 말한 폭행 사건에 대해 전혀 수사할 의지가 없어보였다. 그냥 배 아나의 글을 핑게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뿐이다. '이건 아니지! 폭행 사건이 있다잖아. 그걸 조사해보면 되잖아. 검찰이 그 사건을 밝혀내지 못하면, 기껏 용기를 내어 노조원의 폭행을 고발한 배 아나의 진심은 어떻게 되는거냐구!'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불현듯 날아온 미모의 여검사의 일격!

 

"피의자 김민식은 서늘한 간담회라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김재철 사장의 퇴진 없이는 파업을 절대 풀지 않을 거라 말했습니다. 사실이지요?"

 

난 예쁜 여자가 말을 걸면, 내용이 무엇이든 일단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본다. 한심한 놈이라고 흉봐도 소용없다.

 

이어지는 검사님 말씀.

"네, 파업이 100일이 넘었지만, 이들에게는 보다시피 파업을 끝내겠다는 의지가 없습니다. 죄질이 극히 나쁘고, 재범의 우려가 농후합니다. 조합원들을 일터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파업 현장으로부터 격리시켜야 합니다. 집행부 다섯명 전원을 반드시 구속하여 법질서의 엄중함을 보여줘야합니다."

 

구속의 위기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 '와! 저 이쁜 검사님도 내가 진행하는 서늘한 간담회를 들으시는 거야? 그럼 저 미모의 검사님이 나의 안티팬 1호? 나의 방송을 즐겨 들으시고 나를 오래 오래 곁에 두려고 구속영장을 친 거야? 그럼 이건, '아름다운 구속'? 아, 놔, 이 놈의 인기란...'  

 

하지만 미모의 검사님이 나를 쳐다보는 눈길이 예사롭지는 않았다. '반드시 당신만은 잡아넣고 말겠어.'라는 결연한 의지가 보였다고나 할까?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아무래도 이중간첩 놀이에 너무 깊이 빠져있었나보다. 노조의 불법 파업을 막고, 민주의 가치를 수호하겠다는 신념 하에 노동조합에 위장취업했는데, 어쩌다 종북좌파로 몰려 구속영장까지 받게 된거지? 어쩌지? 이제라도 나의 정체를 고백해야하나?

 

"실은 저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노조에 위장취업한 보수 우파입니다." 라고?

 

검찰의 오버플레이 때문에 십수년 간 MBC내에서 암약해온 나의 정체가 여기서 드러나게 생겼군. 어쩐다?

 

딴따라 우파의 구속 위기, 3편에 이어집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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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듀파워 2012.10.08 16: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혁당 사건 관련 판검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요... Mbc노조 관련 검사는 10년20년 뒤에 어떤 얼굴로 살아갈까요.. 사법정의란 말보다 사법살인이란 말이 더 익숙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내요...

    • 김민식pd 2012.10.10 05: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큰 힘을 가진 자는 그만큼 큰 책임감도 져야하는데 말입니다. 영화 스파이더맨만 봐도 알 수 있는 교훈을 검사들은 모른다니까요.

  2. 2012.10.08 2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2.10.10 05: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성격은 착한데, 외모가 끌리지 않는다면...

      눈 딱 감고 한번 만나보세요. 내 눈을 즐겁게 해 줄 잘 생긴 남자는 티비로 즐기시고, 내 마음을 편하게 해 줄 착한 남자는 내 곁에 챙기는 것, 그게 현명한 연애의 방법이죠. ^^

  3. 2012.10.08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어제는 파주 헤이리에 다녀왔어요. 예전부터 김홍모 만화가가 하시는 '뜬금없이 만화방'과 황인용 디제이가 연 음악감상실 '카메라타'를 꼭 한번 가고 싶었거든요.

 

뜬금없이 만화방에서는 옛날에 즐겨보던 '보물섬'을 뒤적거리고, '바벨2세'를 다시 보고, 최호철님의 '을지로 순환선'을 봤어요. 만화 카페에서는 보지 못하는 만화의 전설을 즐겼죠. 만화방에서 뒹굴거리다 점심 먹고 카메라타로 갔어요.

 

어린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황인용 님은 1970년대, 80년대 최고의 라디오 디제이였죠. 지금은 은퇴하고 헤이리에서 카메라타라는 음악감상실을 열어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음악을 선곡해주십니다.

 

 

 

의자에 몸을 묻고 '황인용의 영팝스'를 추억했어요. 10년 넘게 황인용님의 라디오 방송을 들었는데, 정작 기억에 남은 멘트는 방송사고 뿐이었어요. (엥?)

 

언젠가 생방송에서, '자, 그럼 다음 곡 듣고 오겠습니다.'하고 노래로 넘어갔는데, 시디 플레이어가 고장나서 한동안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았어요. 라디오를 켜놓고 공부 하느라, 듣는둥 마는둥 했는데 순간 모든 신경이 라디오에 집중되었습니다. '어라? 방송 사고네? 어떡하지?'

 

한동안 침묵이 흐르고, 황인용님이 다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양해를 구하고, 시디를 꺼냈다가 바꿔보기도 하고, 다른 플레이어에 선을 연결하는둥 바쁘게 움직였죠. 라디오를 들으며 그때만큼 긴장해본 적도 없어요. 그때 황인용님의 멘트.

 

'여러분,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셨죠? 네, 긴장하셨을 것 같습니다. 라디오에서는 하루 24시간 음악이 이어집니다. 음악이 나오는 동안에는 그 음악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다 음악이 멈추면 음악의 부재를 문득 깨닫죠. 그러면10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도 아주 긴 고역처럼 느껴집니다. 이렇게 방송사고가 난 다음에야 깨닫지요. 하나의 방송이 무사히 나가는 것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말입니다.' 

 

10년 넘게 황인용님의 방송을 들었는데, 지금에 와서 기억에 남는 건 그 방송 사고 뿐입니다.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의 기억도 마찬가지군요. 옆집 아저씨 아줌마가 얼마나 알콩달콩 잘 살았나는 기억나지 않아요. 남편 사업이 망했을 때, 아줌마가 혼자 도망간 것만 기억하죠. 혼자 남은 아저씨가 술먹고 행패 부리고, 아이들이 문 앞에 나와 울던 모습만 기억남습니다. 다른 집에서는 높은 자리에 있던 남편이 회사에서 잘린 후, 전업주부로 살던 아줌마가 동네에 가게를 열고 일하던 모습, 양복에 넥타이만 매고 다니던 아저씨가 리어카로 물건을 받아오며 살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시련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지만, 중요한 건 그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입니다.

 

연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습니다. 논스톱처럼 잘 될 때는 500편의 에피소드를 2년반 연속 만드는데 힘이 하나도 안 들어요. 잘 나갈 때는 내 혼자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작가가 잘 쓰고, 배우가 잘 하고, 스태프가 호흡이 잘 맞아서 굴러가는 것이거든요. 연출의 실력과 바닥이 드러나는 순간은 망했을 때입니다.

 

작품이 안되어 망했을 때, 연출은 그 누구도 탓해서 안됩니다. 오롯이 자신의 책임으로 떠안고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쪽팔려서 두번 다시 연출하고 싶지 않을 때, 그때 툭툭 털고 일어나 다음 작품에 다시 도전하는 것, 그게 연출의 진짜 실력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성공과 업적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면, 죄송하지만 인생의 기억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렵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시련입니다. 시련이 왔을 때, 어떤 모습으로 다시 일어날 것인가. 그걸 기억합니다.

 

MBC, 창사 50주년을 넘기고 언론사로서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참 중요합니다. 망했을 때 잘 망해야 합니다. 그래야 회복할 수 있어요. 10년 뒤, 20년 뒤, 사람들은 지금 MBC 직원들이 어떤 결정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로 MBC를 기억할 것입니다. 

 

황인용님, 감사합니다. 음악을 들으며 파업 150일, 다시 하루를 이어갈 힘을 얻습니다. 님의 방송 인생 30년 중에 가장 빛나는 순간은 그 방송 사고 때 의연했던 모습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넘어지는 건 부끄럽지 않아요. 넘어졌다고 경주를 포기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지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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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aveourmbc 2012.06.25 0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들어갔다 148 보고 좀 씁쓸하게 나왔는데... 뭉클. 지켜보는게 힘들다고 투정하면 안되는 거죠? 오늘도 좋은 글로 삭막해지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주르날리스트 2012.06.25 0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하루도 민식PD님 글 보면서 시작합니다. 주말에 좀 안 좋은 소리를 들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힘을 얻고 갑니다. 저도 PD님 보고 자극받아 블로그 기획하고 있어요. 티스토리에 열까 하는데 초청장 조심스레 부탁드려도 될까요? 오프라인 강연 있으면 알려주세요. 직접 듣고 싶어서요.^^

  3. 2012.06.25 1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맛돌이 2012.06.25 1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끄러운 일은 하지 말아야지요.
    넘어져도 일어나서 달려야합니다.

  5. 강맥주씨 2012.06.25 1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앞으로 사회초년생이 되어야할 저에게는 산넘어 산이라고 시련이 엄청 많을텐데... 저는 그 시련이 닥쳤을때 어떻게 재기할수 있을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지금은 무서울 것 없이 팔팔하지만요!!

  6. mrdragonfly1234 2012.06.25 1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 "황인용 아나운서" 라는 단어를 잊고 지내다가 김피디님의 도움으로 다시 끄집어내었습니다. 황인용 아나운서가 은퇴를 해서 조용히 인생을 즐기며 사시는군요.. 저는 음악을 잘 듣지않는 체질이라 황인용 아나운서님이 하시는 방송을 들은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만, 구글 이미지에서 찾아보니 얼굴이 매우 낯익습니다. 아주 구수하고 점쟎은 목소리의 아나운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는 그분이 아직도 방송을 하고계신 줄 알았습니다.

    넘어진다는 것... 예, 그걸 겪어보지 않는 사람들, 아니면 잊은 사람들은 특징이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배짱과 호기가 있다는 것이고, 나쁘게 얘기하자면 겸손하지 않고 덜 익었다고 말할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저도 넘어지지 않고 살수만 있다면 그렇게 살고 싶어요....너무 아프니까요...

    아기가 달립니다.. 얼굴에 웃음에 하나가득 웃음을 안고 마구 달립니다.... 보는 사람들이 좀 걱정합니다. (저러다가 넘어지지는 않을까?) 다음순간 꽝 넘어집니다. 다리가 번쩍 들리도록... 그리고는 앉아서 웁니다... 떠나가도록.... 그러나 곧 눈을 비비더니 벌떡 일어나서 다시또 달립니다.. 아무일도 없었던것 처럼....

    • 김민식pd 2012.06.26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때는 참 넘어져도 금방 잘 일어났는데, 어른이 될 수록 넘어지는 게 두려워지더군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한 탓이죠. 때론 그래서 아이처럼 살고 싶어요.

  7. ㅎㅎ 2012.06.27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망할 때 잘 밍해야 한다는 말씀이 쏙 들어오네요. 잘 읽었습니다. :)

캐스팅은 연애다. 오디션은 만인의 연인을 찾는 과정이다. 어떻게 해야할까? 

 

처음 피디가 되어 만든 게 청춘 시트콤 '뉴논스톱'이다. 첫 작품이니만큼 캐스팅 욕심이 많았다. 어떻게든 최고의 스타를 섭외해서 초호화 출연진을 꾸리고 싶었다. 하지만 톱스타들 중 누구도 청춘 시트콤에 나오려는 사람이 없었다. 망가지는 코미디 연기 잘못했다가 이미지 망치는 수가 있으니까. 

 

답답한 마음에 섭외의 달인이라는 선배를 찾아갔다. 그래서 톱스타 캐스팅을 도와달라고 졸랐다. 그 선배님의 말씀. '지금 네가 이름없는 신인 PD인데 스타 캐스팅한다고 정우성한테 가서 백날 졸라봐라, 그게 되나. 절대 안 먹힌다. 왜? 이미 정우성 앞에는 너같은 PD가 수십명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거든. 그런데 말이야, 피디들이 모르는 게 하나 있지. 그 정우성도 10년 전에는 오디션마다 쫓아다니고 퇴짜맞은 신인이었다는 거.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정우성을 쫓아다니는게 아니야. 10년 뒤 정우성이 될 신인을 찾는 거지.'



그래서 오디션으로 발굴한 게 조인성이다. 사실 조인성도 완전 신인은 아니었다. 이전에도  몇번 시트콤에 나왔다가 반응이 없었던 친구였다. 논스톱 출연 초반에도 게시판 반응이 좋지 않아 기가 좀 죽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촬영장에서 조인성을 대할 때마다 이렇게 속으로 다짐했다. '이 친구는 10년 뒤, 제2의 정우성이 될 친구다. 그러니 지금 정우성처럼 아끼고 사랑하자. 그러면 배우도 자신감을 찾을 것이고, 언젠가는 대중도 그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연애란 그런 것이다. 정우성을 쫓아다니는 것만이 연애가 아니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정우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것, 그래서 그를 정우성 못지않은 조인성으로 만드는 게 진짜 연애다. 

 

기왕에 '뉴논스톱' 캐스팅 얘기가 나왔으니 한가지만 더. 논스톱 멤버들을 모아놓고 보니 다들 신인들이거나 아역 출신 배우들이었다. 좀더 화제성있는 신인이 없을까 찾다가 우리가 눈독 들인 배우가 하나 있다. 바로 원빈이었다. 10년전의 원빈! 

 

섭외의 달인인 선배에게 원빈의 캐스팅을 부탁했다. 그 선배, 흔쾌히 '정우성은 어려워도 원빈은 데려올 수 있지!'라고 큰소리 치더니 소속사로 달려갔다. 작가와 피디들은 가슴을 졸이며 원빈의 캐스팅을 기다렸다. 다음날 선배가 와서 하는 말. '야, 안돼~ 원빈은 시트콤에 안 맞대. 대신 양동근이라는 애가 있는데, 시트콤에는 걔가 더 어울린데. 그래서 원빈 대신 양동근 하기로 했어.'

 

당시 회의실의 반응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원빈 섭외하러 가서 양동근을 캐스팅해오다니... 하지만 난 가끔 생각한다. 양동근 없이 뉴논스톱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양동근의 발탁은 정말 최고의 캐스팅이었다.

 

연애란 그런 것이다. 지금 정우성이 아니라, 5년 뒤 나만의 정우성이 될 남자를 찾는 것이다. 다들 원빈만 쫓아다닐 때 양동근의 매력을 발견하는 것이다.

 

연애하라 하면, 다들 연애할만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인류를 모독하지 마시라. 전세계 인구 중 절반이 이성이다.

연애는 상대의 문제가 아니다. 안목의 문제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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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정현 2012.06.19 05: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반성하게 되네요 많이 공감합니다

  2. mrdragonfly1234 2012.06.19 06: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뉴 논스톱을 시청하지는 않았지만 저는 양동근 같은 배우들이 원빈같은 배우보다 훨씬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그런데 여자들은 전부 원빈을 훨씬 더 좋아하는것 같애요... (제 집사람부터..^^ ) "와, 정말 잘생겼다" 하면서 넋이 나간 표정을 지으면 옆에서 뭐라고 하는게 좋겠습니까? 욘사마 한창때는 욘사마 비디오를 몰래 빌려다 열심히 보더군요..( 나 몰래) - "나는 원빈 보다 양동근이 좋던데, 양동근 나오는 비디오로 빌려와 !! " 이렇게 말했지요 !!

  3. 2012.06.19 2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안목의 문제 2012.06.19 23: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좋은 말이네요. 안목... 좋은 밤 되세요.

  5. 2012.06.26 1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Makgun 2018.03.31 17: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글로 배워갑니다~

병이 또 도졌다.

 

나는 활자 중독이다. 항상 무언가 글을 읽어야한다. 혼잡한 전철에서 가장 쉽게 글을 읽는 방법이 스마트폰으로 블로그를 읽는 것이다. 그렇게 다른 이들의 블로그를 읽다, 어느 날 나만의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만든 게 블로그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다.

 

나는 강연 마니아다. 짬만 나면 TED를 보거나, 요즘은 다음팟으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을 본다. 다른 이들의 재미난 강연을 보다, 나도 저런 온라인 강연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만든 게 유튜브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다.

 

나는 20자평 마니아다. 씨네21을 볼 때마다 20자평을 제일 먼저 펼친다. 2시간 짜리 영화를 20자로 함축하는 평론가들의 센스에는 매번 탄복한다. 나도 실시간 영화평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한 게 트위터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다.  

 

나는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다. 아이튠즈 유에서 강의도 듣고, 나는 꼼수다도 즐겨 듣고,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도 좋아한다. 그래서 파업채널 M’에서 간담이 서늘해지는 토크쇼 - 서늘한 간담회 진행을 시작했다. 라디오 피디들이 연출하고 편집을 도맡아 해준다. 재밌긴 한데, 뭔가 아쉽다.  

 

아뿔싸... 병이 또 도졌구나...

 

나는 무엇을 좋아하면, 미친듯이 좋아하고, 꼭 내 손으로 만들어봐야 되는 성미가 풀린다. 그럼 팟캐스트 직접 만들기에 도전해야 할텐데... 블로그, 유튜브, 트위터와 달리, 이 놈은 만만치가 않다. 왜? 강력한 진입장벽이 있다. 바로 서버 비용이다.

 

나같은 짠돌이는 나는 꼼수다를 듣다가 서버 비용이 천만 원 어쩌고 하는 대목이 나오면 기겁한다. 블로그나 유튜브는 운영에 있어 전혀 금전적 부담이 없다. 심지어 원하면 광고를 달아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팟캐스트는 수익과 관계없이 일단 서버 비용을 내야한다. 젠장! 돈 들이는 건 질색인데!

 

그래서 열심히 뒤졌다. 무료 호스팅 서비스. 있다. 팟빵에서 정액제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3개월 무료 체험 이벤트를 한다. 앗싸! 공짜다, 공짜! 아내가 늘 흉본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들이킬 인간이라고. ^^

http://www.ssenhosting.com/hosting/pod

 

 

 

팟캐스트를 직접 만들어보니 무척 민망하다. 음악도 없고, 편집도 없다. 그냥 2만원 짜리 마이크 하나 사서 피씨에 연결해서 혼자 30분간 떠들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나만의 방송이 만들어진다는 게 마냥 신기하다. 팟캐스트를 만들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들어보시라. 아마 자신감이 팍 생길 것이다. '방송사 피디가 이 정도 밖에 못 만든다면, 나라면!' 그런 효과를 노린 것이니 퀄리티가 후지다고 너무 흉보지는 마시길.^^

 

사람들이 가끔 궁금해한다. '어떻게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다 할 수 있나요? 난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잘 안되던데...' 남한테 신경끄고 살면 된다. 잘해야한다는 강박을 버리면 된다. 한마디로 겁없이 저지르고 살면 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못하는 이유는, 잘해야한다는 강박 때문에 시도조차 못하기 때문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실패의 두려움, 사람들의 비웃음은 신경쓰지 않는다. '잘하고 못하고는, 일단 시작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그래서 시작했다. 팟캐스트 '공짜로 즐기는 세상'

http://www.podbbang.com/ch/3925

아이튠즈에서도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검색하면 된다.

 

팟캐스트 월드를 만들어주신 잡스님께 감사드린다.

Stay Hungry, Stay Foolish!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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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rdragonfly1234 2012.06.09 08: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피디님, 덕분에 좋으거 많이 배웁니다...

    제가 20대 때에는 뭔가 할말이 많이 있었는데, 점점 나이를 먹어갈수록 말을 사리게 되네요... 감각이 떨어진다는거 겠죠. 김피디님 얘기를 들으니 좀 늦었지만 저도 팟 캐스트 한번 도전해보고 싶군요.

  2. 슈란 2012.06.09 0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하고 못하고는 시작해 보지 읺고는 모른다.
    용기 주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3. 맛돌이 2012.06.09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끝없는 도전
    그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4. prism_K 2012.06.09 1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엠비씨 파업 덕분에 피디님 알게되고, 팬까지 되어서 피디님의 공개된 모든 행적!에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데 오늘은 팻캐스트까지 !!! ㅎㅎ 재밌게 잘 듣겠습니다~

  5. 김하연 2012.06.09 14: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지금 잘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감사하게 잘 듣겠습니다. 그런데 음량이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작게 들려서 집중해서 듣고 있습니다. 최대한 으로 설정해야 들을만 해요 ^^;

    • 김민식pd 2012.06.10 0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흑흑... 공짜 프로그램인 곰 녹음기로 녹음하는데 아직 작동법이 서툴러서 음량 조절을 못하고 있어요.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주먹 불끈!

  6. Jane 2012.06.09 15: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언제나 새로운것에 도전하는 정신 부럽습니다. 이번팟캐스트도 대박나세요!

  7. 재처리꺼져 2012.06.09 2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월 중순에 등록하셨네요. 일찍 좀 알려 주시지.ㅋㅋㅋㅋㅋ

    방금 mp3로 다운했습니다.

    마봉춘 김민식pd님 화이팅!

  8. mrdragonfly1234 2012.06.11 0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이 하나 났는데,, 김피디님, 그동안 책을 엄청 읽으셨는데, 그냥 매회 한권/두권씩 책의 요약 ( 스포일러라 생각하지 마시고, 어차피 안읽을사람들 위해 적선하는 기분으로) 및, 김피디님 특유의 비평을 특징있는 자세로 (목소리, 또는 말투) 연재를 하면 어떨까요? 물론 표준어도 중요하겠습니다마는 상품기획성 차원에서 뭔가 특색이 있어야 하니까, 약간 사투리 섞어서 구성지게 도올처럼...어떨까요?

    다른 아이디어는, 아시는분 한분을 데리고 조용한데 그냥 앉아서 편하게 인터뷰식으로 서로 묻고 대답하는 겁니다. 너무 중구난방 들어가지 않게 (물론 자연스레 나오는것은 상관없지만) 몇가지 주제에 한정해서 김피디님이 묻고, 그사람이 얘기하면, 김피디님이 가차없이 비판을 해서 깍아내리는거라든지... 아니면 붕 띄워주시던지....

    김피디님의 편하게 얘기하시는 걸 들어보는것도 좋을것 같군요.

  9. mrdragonfly1234 2012.06.11 0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또 한가지 아이디어는 옛날 데이빗 레터맨이 해서 인기를 끌었던 방식인데, 김피디님의 더미 역할을 할사람을 한번씩 섭외를 해서, (철수라고 한다면) 귀에 작은 무선 이어폰을 끼게 만들고, 가슴에는 무선 마이크를 설치한후, 철수로 하여금 이사실을 전혀 모르는 친구를 만나게 합니다. 심각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하게 해놓고, 갑자기 엉뚱한 말을 하면서 상대를 비비꼬게 만드는 것입니다. 철수는 그냥 김피디님이 귀에다 대고 말하는대로 연기하듯 따라하게 만들고, 김피디님은 조금 떨어진 장소에 숨어서 마이크로 듣고, 뭐라고 말할지 지시를 내리면, 철수가 그대로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알리없는 철수의 친구는 당황하여 상황이 재미있어집니다.

    무선 마이크 값이 좀 문제가 될것 같읍니다마는, 순발력있게 잘 말하는 사람이 지시하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10. 유레카 2012.07.08 1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쓰시는 마이크 모델명 좀 알 수 있을까요?
    2만원짜리인데 음질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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