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추운 날 밤 야외촬영은 진짜 힘들다. 드라마 촬영 중 추위를 잊자고 누군가 질문을 던졌다.

"만약 말이야, 딱 한 가지 초능력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떤 초능력을 갖고 싶어?"

조연출이 얘기했다.

"전 공간 이동 능력이요. 그럼 아침 6시 55분까지 푹 자고 7시에 촬영 버스에 짠 하고 나타날 수 있잖아요."

조명감독이 거들었다.

"난 염력. 이 추운데 일일이 선깔고 나를 필요 없이 그냥 원하는 위치에 라이트를 딱 갖다 놓게."

장소 섭외는 천리안을 갖고 싶다고 했다. 굳이 헌팅을 가지 않고도 멀리 있는 장소를 볼 수 있는. FD는 독심술. 피디가 말을 안 해도, 다음 씬에 뭐가 필요한지 미리 알 수 있게. 한창 얘기를 하다 문득 슬퍼졌다. '젠장 초능력이 생겨도 우리는 일을 하겠다는 거잖아?'

 

 

'국내파 영어 연수' (문성현 지음 / 혜지원 출판)란 책을 보니 '3배속 직독직해 훈련법'이란 글이 있다.

지구 최고 갑부 중 한 사람인 빌 게이츠에게 누가 물었다.

"원하는 초능력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떤 힘을, 왜 얻고 싶은가요?"

빌 게이츠가 '오래 사는 거?' 했더니 옆에 앉은 워렌 버핏이 '그건 재미 없잖아?' 하고 눙친다. 그랬더니 빌 게이츠는 'read books super fast' 책을 엄청 빨리 읽는 것이라고 답한다. 워렌 버핏이 옆에서 거든다.

"빌은 책을 진짜 빨리 읽어요. 나보다 3배는 빠르지. 말인즉슨 나는 책 읽느라 인생에서 10년을 날린거라구."

 

(아래 링크는 두 사람의 짧은 인터뷰가 있는 기사 원문, 영상은 PC에서만 열리네요.) 

http://superheroyou.com/one-superpower-gates-buffett/

 

 

빌 게이츠도 그렇지만 워렌 버핏의 독서량은 엄청나다. 일반인의 5배를 읽는다고 하고, 열 여섯살에 이미 경영 관련 서적 수백권을 읽은 걸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책에서 얻은 통찰력으로 자본주의 세계를 지배하는 것 같다. 그런 다독가들도 책을 더 빨리 읽는 것이 소원이라니 참.

 

 

새해 결심으로 블로그에 하루 한 권씩 독서일기를 올리는데, 문제가 생겼다. 재미난 소설의 경우 나는 반나절이면 다 읽는다. 하루에 책을 2권 읽는 날도 있는데, 블로그에서는 이틀에 한 번꼴로 독서일기를 업데이트 하니까 (영어 스쿨도 올리고, 취미 교실도 하니까)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그래서 어제는 포스팅 하나에 책 5권을 몰아서 올렸다. 그러다 문득, '나는 어떻게 이렇게 책을 빨리 읽는 거지?' 궁금해졌다. 생각해보니 이것도 영어 공부 덕이다.  

책을 빨리 읽으려면, 한 글자 한 글자, 따로 읽기 보다, 단어 몇개를 모아서 읽어야한다.

이를 테면, 위의 문장을 '책' '을' '빨' '리' '읽' '는' 이런 식으로 우린 읽지 않는다. '책을 빨리' '읽는 비결은' '간단하다' '한 글자 한 글자' '끊어 읽기 보다' 이런 식으로 모아서 한번에 읽는다. 한 글자 한 글자, 끊기보다 의미군으로 묶는 이유는 전화번호를 읽고 외울 때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010-3985-2687을 읽고 외운다고 해보자. (없는 번호 확인하고 예문으로 올립니다. 1234-5678은 외우기 너무 쉬워서요. ^^)

0,1,0, 3, 9, 8, 5, 2, 6, 8, 7, 이렇게는 못 외운다. 우린 흔히 3,4개씩 숫자를 묶어서 불러주고, 외운다. 010, 3985, 2687 이렇게.

_여기서 잠깐.

동양인들이 서양인보다 수학을 더 잘한다고 하는데, (각종 국제 경시대회 성적을 보면 그렇단다.) 그 이유가 발음의 차이란다. 우린 4자리 숫자를 읽을 때, 2687 이륙팔칠 혹은 이천육백팔십칠이라 부른다. 영어권에서는 two thousand six hundred eighty seven라고 읽는데, 음절수가 많아서 한번에 발음하고 외우기 힘들단다. 짧게 발음 가능한 한자 덕에 동양 아이들이 암산이 능하고, 문제도 빠르게 푼다는 얘기.

 

 

묶어서 읽기는 영어 암송의 기본이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예를 들어보자. 마법사의 돌의 비밀을 캐던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해그리드와 마주치는데 뭔가 숨기는 눈치로 허둥대며 가버린다.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묻는다.

"What was he hiding behind his back?"

" Do you think it had anything to do with the Stone?"

"I'm going to see what section he was in."

"Dragons! Hagrid was looking up stuff about dragons! Hagrid's always wanted a dragon, he told me so the first time I ever met him."

(Harry Potter and the Socerer's Stone 230쪽 J.K. Rolwling / Scholastic)

 

 

***여기서 잠깐***

회화 공부를 위해 영문 소설을 읽는다면, 지문은 설렁설렁 넘기고 대화 위주로 읽는게 속독의 비결이다. 이야기의 흐름은 대화만 읽어도 파악이 되고, 대화문을 많이 읽으면 회화가 자연스럽게 는다.

*********

위 문장을 읽을 때도, 암기할 때도, 의미 단락을 끊어서 읽고 외운다.

What was he hiding  뭘 숨겼어? 

behind his back?  등 뒤에

Do you think  생각해?

it had anything to do with  관계가 있다 

the Stone? 그 돌? (마법사의 돌)

I'm going to see  가서 봐야지

what section  어떤 부분에

he was in. 그가 있었는지

Dragons! 용!

Hagrid was looking up  해그리드가 찾아본 건 

stuff about dragons!  용에 대한 것

Hagrid's always wanted a dragon,  해그리드는 늘 용을 원했어

he told me so  내게 그렇게 말했어 

the first time  처음으로

I ever met him.  내가 그를 만났을 때

 

위의 대화를 암기하려면, 일단 10번 정도 소리내어 읽은 다음, 컨닝 페이퍼에 이렇게 적어둔다.

뭘 숨겼어? 등 뒤에. 넌 생각해? 관계가 있다고, 그 돌이랑? 가서 볼 거야, 어떤 부분에, 그가 있었는지. 용이야. 해그리드가 찾아본 건, 용에 대한 것.

 

이걸 보고 영어 문장 전체를 떠올리는 게 암기 연습이다. 이렇게 문장을 파악하면, 영어 직독 직해와 속독이 가능하고, 회화 응용이 쉬워진다.

What was she hiding under the table?

Do you think it had anything to do with Korean TV drama?

I want to know what film she is interested in.

She was looking up stuff about cosmetics. She always wanted fair skin, she told me so the first time I ever met her.

새로운 문장을 만들 때도 기본 뼈대가 되는 것은 기존에 외워둔 문장들이다. 괄호안을 상황에 맞는 단어로 채워주면 된다. 의미 단락 별로 영어를 외워두면 어떤 상황에서도 응용이 쉬워진다. 게다가 이렇게 문장을 파악하면 영어 책 읽기도 빨라진다. 한번에 몇 단어씩 묶어서 파악하는 게 저절로 버릇이 된다.

 

빌 게이츠가 탐내는 초능력을 얻는 방법? 많이 읽으면 된다. 영어책을 많이 읽고 외운 덕에 속독이 가능해졌고, 그 덕에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읽은 덕에 영어 표현이 더 풍부해졌다.

새해 영어회화 책 한권 외워보시라. 영어책을 외우는 것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습관이다.

좋은 습관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익혀두는 것이 두고두고 이득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처럼 언젠가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될 수 있을까? 그건 모르겠다. 내 경우, 그냥 대본을 빠르게 파악하는 드라마 PD가 되더라. ^^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좋다. 어려서 꿈은 돈 벌어서 책을 마음껏 읽는 것이었다. 천하의 빌 게이츠도 책을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지 않는가. 굳이 갑부가 아니어도 도서관에 가면 책은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마음껏 즐기시길, 공짜로 즐기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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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외국어는 독학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믿는 편인데, 그런 내게 좌절을 안겨준 언어가 있다. 바로 중국어다. 동양북스에서 나온 '중국어 첫걸음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사서 본문에 나오는 회화 문장을 모두 외웠다. 자신감이 붙어 싱가폴에 여행 가서 중국어로 물어봤다. "쩌거 차이 하오츠마?"(이 요리 맛있나요?) "취 래플스판디엔, 쩐머 쪼우?"(래플스 호텔에 어떻게 가나요?) 그랬더니, 다들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쳐다만 보더라. 결국 답답해서 다시 영어로 물어야했다. 작전상 후퇴!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한 중국어는 발음이 완전 꽝이었다. 성조도 제멋대로고... 무엇보다 난 중국어 발음기호 상으로 zh, ch, sh와 z, c, s를 구분하지 못했다. 문장을 말한다고 했지만 그네들이 보기에는 좀 모자란 사람이 떠드는 수준이었겠지. "저그어 요으리어 마스이스어?" 머, 이런 식으로 들렸을게다.

제주도 올레길 걸으러 갔다가 제주 시내에 있는 찜질방에서 잔 적이 있다. 짠돌이답게 나는 국내 여행 가서 호텔 대신 찜질방을 자주 애용한다. 걷기 여행 마지막 날, 한증막에서 땀을 뺀 다음, 수면실에서 푹 자는 게 짠돌이 배낭여행의 비법이다. 그런데 그날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든 바람에 제대로 자기가 힘들었다. '쟤들은 왜 저리 목소리가 크지?' 그런데 중국어를 배워보니 알겠다. 중국어는 성조가 있어 작은 소리로 낮게 말하면 알아듣기 힘들다. 같은 발음이라도 성조에 따라 뜻이 달라지니까 무조건 또렸하고 크게 말해야 한다. 우리말로는 쯔나 츠에 해당하는 발음도 zh, ch, z, c, j, q 등 무려 여섯개나 되는데 이게 혀를 어느 정도 굴리느냐에 따라 다른 발음이 되니까 무조건 소리가 커야 구분 가능하다.  

'공짜 영어 스쿨'의 주인으로 늘 독학을 주장하지만, 중국어의 경우, 발음이 쉽지 않음을 깨닫고 고집을 꺽고 학원을 다니기로 했다. 중국어 학원에 가서 열심히 떠들었더니 원어민 선생이 웃으며 발음기호와 성조부터 다시 배우라고 했다. 흠... 짠돌이 체면은 구기겠지만, 이번만큼은 돈을 들여야겠군.

새벽반 직장인 수업을 들었다. 영어나 일본어를 공부할 때, 회화 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었는데, 다녀보니 재미있더라. 다만 회화 수업을 활용하는 법에 대해서는 깨달은 게 있어 몇가지 적어볼까 한다. 겨울 방학 동안 학원 수강하실 분들, 참고해주시길.

 

1. 학원 수업보다 예복습이 더 중요하다.

나와 같이 중국어 학원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밤 늦게 야근하고, 회식하고, 출장 다니는 와중에 짬짬이 시간을 내어 출근 전 1시간을 내어 중국어를 공부하는 무역회사 직원들이 많았다.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든데 1시간 미리 일어나 학원까지 다니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서인지, 그들에게 중국어 공부는 학원 출석이 전부였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학원 수업만 들어서는 어학이 늘지 않는다. 예습이나 복습 없이 수업만 듣는건 영화를 보는 것과 같다. 그냥 아는 단어는 들리고 모르는 단어는 계속 모른다. 원어민 선생이 라이브로, 인터랙티브 공연을 하는 거다. 학생 본인은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하루 1시간씩 수업을 받는 건 대단한 노력이다. 하지만 들인 공이나 돈에 비해 실력은 늘지 않는다.

학원 수강으로 효과를 보려면, 수업 시작 전에 적어도 1시간은 예습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그날 배울 표현을 미리 공부하고, 가능하면 본문은 외우고 가야한다. 완전하게 달달 외우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입안에서 맴도는 정도는 되어야 선생이 질문했을 때 바로 바로 답이 가능하다.

회화 학원에서 프리토킹이라고 하지만, 진짜 프리 토킹은 아니다. 특히 초급반의 경우, 그냥 말 시키면 다들 꿀먹은 벙어리가 되기에 대부분의 회화 선생이 그날 배운 회화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날 교재의 주제가 취미라면, 학생의 취미에 대해, 직업이면 학생이 하는 일에 대해 묻는다.  

예습을 하면서 단원에 나오는 관련 주제에 대해 자신의 경우를 대입해 미리 작문을 해본다. 작문이 힘들면 책을 뒤져서 비슷한 용례의 문장을 찾아 적어본다. 직업이 피디면 '드라마를 만든다'라는 표현이 중국어로 뭔지, '방송사'가 중국어로 뭔지 미리 공부해야한다. 그래야 수업시간에 유창한 답이 바로 바로 나온다.

강의실에서 단어를 떠올리고 문법을 조합해서 문장을 말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다른 학생들 눈치 보여서 제대로 되지 않는다. 학원 수업의 능률을 올리려면 예복습이 우선이다.

 

2. 시간이 부족하다면, 예습만이라도 하자.

학원 수업이 끝나면 가급적 학원내 빈 강의실이나 자습실을 찾아가 그날 배운 내용을 한번 정리하고 나오는 게 좋다. 선생이 수업 시간에 예를 든 표현이나, 교재에 나오지 않는 단어가 있으면 사전을 찾아 확인하고 단어장에 적어둔다. 그리고 그 표현을 외워뒀다가 다음에 비슷한 주제가 나오면 바로 써먹는거다. 그러면 선생이 무척 흐뭇해하고 뿌듯해한다. '아, 교재에 없는 표현을 가르쳐주니 저렇게 유용하게 쓰는 학생이 있구나. 그래, 나 참 잘 가르치는 선생이야.' 이렇게.

수업 효과를 배로 늘려주는 게 복습이지만, 만약 복습할 시간이 없다면, 예습이라도 반드시 하자. 외국어는 모국어가 아니다. 그냥 쿡 찌르면 바로 바로 튀어나오지 않는다. 머리 속에서 미리 기름칠을 하고 발동을 걸어두어야 술술 흘러나온다. 이렇게 시동을 거는 과정이 매일매일의 예습이다. 시동을 걸지 않고 수업에 들어가면, 선생이 말을 시킬 때마다, '어? 어? 어?' 하다가 시간 다 간다. 막상 발동이 걸려 입을 열려고 하면 수업 땡! 종 친다. 그래서 예습이 중요하다. 미리 발동을 걸어두는 시간.

예습을 할 경우, 시간의 1/3은 전날 수업의 복습에 할애하고, 2/3는 그날 수업을 준비하자. 시간이 2,30분 밖에 없다면, 복습은 생략하고 예습에 집중하자. 정말 바쁘다면, 적어도 수업 시작 10분 전에 도착해서 그날의 수업 내용 본문이라도 몇번씩 읽자. 그래야 자신감이 붙어 수업이 원활하다. 

 

3. 회화 수업은 민주적 절차가 아니다.

회화 수업은 모든 학생이 똑같은 지분을 가지고 똑같은 시간을 배분받아 말을 하는 과정이 아니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의 열의만큼 지분을 배분받는게 옳다. 수업 준비 전혀 해오지 않고, 질문을 하면 꿀먹은 벙어리마냥 가만히 앉아서 눈만 껌벅이며 대화의 맥을 끊고, 선생 맥 빠지게 하는 학생을 굳이 배려할 필요는 없다. 선생은 분명 어제 가르쳐준 본문에 나오는 문장으로 답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질문을 던졌는데, 반응이 없으면 기운이 빠진다. 이럴 때는 치고 나가서 대답을 해야한다. 예복습하면서 줄줄 외운 그 문장을 유창하게 쏟아내어 선생의 기운을 북돋을 줄 알아야 좋은 학생이다.

말없는 학생들을 상대로 하루 몇시간 씩 혼자 떠드려면 선생이 얼마나 힘들겠나. 선생이 질문을 하면 단답형이나 한 문장으로 짧게 끝내지 말고, 가능하면 혼자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아 선생님의 지친 성대에 꿀같은 휴식을 줄 수 있어야 좋은 학생이다. 외운 문장을 총동원해서 답을 이어가자.

수업료 낸 다른 학생에게 미안하지 않냐고? 그런게 신경쓰이는 사람이라면 그냥 1대1 개인 교습을 들으시라. 그런데 비용면이나 효율면에서는 학원 수업이 더 낫다. 원어민과 1대1로 붙어 기죽는 것보다 여럿 학생 중에서 가장 잘하는 한 사람이 되는 게 공부에 훨씬 도움이 된다. 프리 토킹할 때는 남 눈치 보지 말고 마구 들이대시라. 미녀는 용기있는 자가 차지하는 게 맞고, 회화 선생님도 용기있는 자가 차지하는 게 맞다. 용기 있는 자가 나서지 않아, 미녀를 독거노인 만드는 게 남자의 도리가 아니듯이, 회화 선생을 혼잣말만 계속 하는 외로운 왕따를 만드는 것도 학생의 도리가 아니다. 

 

끝으로, 만약 예복습할 충분한 시간이 없다면, 그냥 독학으로 공부하시라. 무리하게 학원을 끊지 말고, 혼자 책을 외우면서 독학하는게 더 능률적이다. 매일 한시간씩 문장을 외우면 한달이면 꽤 많은 표현을 숙지하게 되는데, 학원 수업에 나가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다고 늘지는 않는다.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문장을 외우는 노력없이는 늘지 않는다. 매일 한시간씩 학원 강의실에 앉아 있으면 그냥 마음의 위안만 좀 되겠지. '아, 그래도 난 방학 동안 학원 열심히 다녔잖아?'

 

비싼 돈 들여서 허무한 마음의 위안을 얻지 마시고, 독학으로 외국어를 공부하여, 자부심과 통장 잔고를 남기자.

 

 

오늘의 짤방은 싱가폴 유니버설 스튜디오~

 

(여행을 많이 다닙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3개 외국어를 공부하니, 어디를 가도 꿀리지가 않아요. 외국어 공부, 지금은 힘들어도 먼 훗날 크게 빛 볼 날이 올거예요. 해외 나가서도 기죽지 않는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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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간만에 공짜 영어 스쿨~~~

나는 독학으로 영어 공부해서 외대 통역대학원에 갔다. 다들 날보고 독종이라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그냥 열심히 놀다보니 그렇게 된거다. 진짜다. 나는 영어를 머리 싸매고 공부하지 않았다. 영어 전공이나, 회화 학원, 어학 연수, 이런거 단 한번도 안해봤다. 그냥 영문 소설 읽고, 팝송 가사 외우고, 시트콤을 열심히 봤다.

소설을 많이 읽었다. 대학교 3학년 때 스티븐 킹에 빠졌는데, 당시에는 킹 소설이 한국에 많이 소개되지 않았다. 그래서 용산 미군 부대 옆 헌책방에 가서 페이퍼백을 권당 천원에 사서 읽었다.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신경쓰지 않고 이야기의 흐름에만 몰입했다. 고교 시절, 무협지 읽을 때 야한 대목만 스캔해서 읽듯이, 소설도 재미있는 대목만 골라 흥미 위주로 읽었다. 

팝송도 많이 불렀다. 대학 동아리방에서 늘 기타를 치며,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을 불렀다. 여자 신입회원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영어 가사를 멋지게 외워서 불렀는데, 신입생들은 들어오다가도 기타치고 노래하는 나를 보면 도로 나가더라... ㅠㅠ 'You light up my life' 'You mean everything to me' 'My girl' 같은 작업용 팝송을 다 외웠는데, 한번도 써먹을 기회가 없었다.  

시트콤도 즐겨봤다. 당시 하숙방에 흑백 중고 티비를 사놓았더니, 옆방 친구들이 와서 자꾸 볼려고해서 AFKN에 고정시켜놓고 로터리식 채널을 뽑아버렸다. 그러고는 매일 AFKN 시트콤만 봤다. 당시 AFKN에서는 청각 장애인용 영어 자막을 지원했다. 자막까지 녹화해서 보면서 안들리는 유머가 들리는 순간까지 수십번씩 반복했다. 그래서 요즘도 극장가면 웃기는 영어 대사는 용케 잘 들린다. 

영문 소설 수백권이 집에 쌓여가고, 팝송 대백과 한 권을 다 외우고, 시트콤 녹화 테잎이 100개에 육박할 무렵... 홀연히 깨달았다. 나, 어느새 영어의 고수가 되었구나. 그리고 무림대회에 나가서 피바람을 일으켰다. 독학으로 영어를 공부한 내가, 전국 대학생 영어 토론 대회에 나가 2등상을 탄 것이다. 

 
영어, 어렵게 공부하지 마시라. 즐기시라. 영어는 학문이 아니라 언어다. 언어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뜻을 전달하는 수단이지, 무작정 외우고 이해해야하는 목표가 아니다. 재미난 이야기나 즐거운 노래를 통해 영어를 공부하시라.

무엇이든 즐겁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영어 공부가 즐겁지 않다면, 그냥 하지 마시라. 영어 안해도 된다. 자신이 즐겁게 공부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서, 돈 주고 통역사 쓰면 된다. 

만약 즐겁게 공부하는 분야가 하나도 없다면... 그래서 무엇이든 하나 붙잡고 즐겁게 공부해보고 싶다면... 영어를 한번 시도해보시라. 수학이나 물리, 역사, 이런거 다 못해도 영어 하나만 잘하면 밥은 먹고 살 수 있다. 

다같이 도전해보자, 공짜로 영어를 즐기는 세상!
 
ps.
며칠전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을 봤다. 내가 숨겨진 걸작 애니메이션으로 평가하는 '아이언 자이언트'의 브래드 버드 감독이 실사 연출로 데뷔했다. 역시 명불허전, 액션이 압권이었다. 영화를 보면 요원들이 행성으로 암호명을 만들어부르는데 그 중 하나가 자신의 암호명을 가지고 불평을 늘어놓는 대목이 있다. 
“Why do I have to be Pluto, it isn’t even a planet anymore?” 난 왜 명왕성이야? 더 이상 행성도 아니잖아?
“You can be Uranus.” 그럼 넌 천왕성할래?

난 이 대목에서 혼자서 웃음이 빵 터졌다. Uranus는 누군가의 암호명으로 부르기에 참 부적절한 이름이다. 왜? 발음이 Your anus거든... 암호명, 니 똥꼬... "니 똥꼬 나와라, 오바." "여기는 니 똥꼬!" 



이 장면, 참 멋있다. 난 보면서 '역시 브래드 버드!' 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일본 애니의 걸작 공각기동대의 첫 장면을 이렇게 써먹다니... 영화판 공각기동대 1탄 첫머리에서 쿠사나기 중령이 사라지는 장면은 위 화면 앵글과 똑같다.


영화의 그 장면을 찾을 수 없어 TV판 포스터를 대신 올린다.

너무 많이 본 남자... 나는 이런 소소한 재미를 찾아내는 데서 전율을 느끼며 산다. 왜? 나는 오타쿠니까. 나이 마흔 다섯에 이렇게 살고 있으니, 어찌 보면 참 한심한 인생이다. 그래도 이런 오타쿠를 피디로 뽑아주고 영화보라고 월급까지 주는 회사를 만나서 참 다행이다.  

올해 MBC 필기 시험에 '다음 중 뽀로로의 친구가 아닌 것은?'이라는 문제가 나왔단다. 출제위원의 센스에 박수를 치고 싶다. 참 잘 낸 문제라고 생각한다. 보기 중 루피를 보고, 이건 '원피스 주인공이잖아!'하고 답 체크 한 사람들이 많이 낚였을거다.

얘도 루피지만...

얘도 루피다.

물론 이 문제를 보고 화를 낸 수험생도 있을거다... '고시생이 뽀로로 볼 시간이 어딨어?'

미안하지만, 피디 지망생은 고시생이 아니다. 피디는 고시로 뽑는 직업이 아니다. 그냥 세상 모든 것이 재미있어서, 미친듯이 보다가, 어느날 문득, '나도 저런거 한번 만들어봤으면!' 그래서 도전하는 직업이 피디다. 

즐기지 못하면, 영어도 피디도 할 수 없다.
시작은 무엇이든 즐기는데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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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미국 유학이나 캐나다 어학 연수 가지 않고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다고 나는 늘 주장한다. 공짜로 한국에서 독학해도 영어 잘 할 수 있다고 나는 주장한다.
이유는?
부잣집 아이들만 영어 잘하는 세상, 나는 원하지 않는다.


요즘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한국 관련 문건을 번역하고 있다. 언론노조에서 주도하는 작업이다. 바쁜 기자나 PD에게 번역 품앗이를 맡기는 언론노조의 지침, 쉽지 않았으리라 본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언론노조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언론 고시 준비하느라 영어 공부 많이들 했을텐데, 이럴때 공공선을 위해 봉사해야지.

위키리크스에서 하는 일이 과연 공공선인가?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정부 비밀로 남겨둬야할 일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는가?

요즘은 정보화 시대다. 정보 강국과 정보 빈국의 격차는 곧 경제 강국과 경제 빈국의 격차로 이어진다. 경제 독점 못지않게 무서운 게 정보 독점이다. 미국 정부와 일부 친미 독재 국가들간의 비밀 공유는 과거 제3세계 민주화 과정에서 큰 걸림돌이었다. 1980년 광주 학살 역시, 미국 정부와 일부 군부 세력간의 짬짜미로 가능했던 일 아닌가? 

정보는 대중에게 공유되어야 한다. 그래야 일부 세력의 독점과 전횡을 막을 수 있다. 위키리크스의 작업이 계속 되고,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것을 저들이 실감한다면, 더이상 짬짜미로 대중을 속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영어 역시 마찬가지다. 영어는 국제화 시대에 최신 정보를 받아들이는 도구다. 부잣집 아이들만 영어 잘 하는 세상? 부의 독점과 정보의 독점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사회다. 그런 세상은 상상하기도 싫다.

한미 FTA 무역 협상단의 예를 들어보자. 어린 시절 상사주재원 자녀로 해외 생활하거나, 부모님의 재력을 바탕으로 해외 유학 다녀온 사람들만 영어를 잘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당연히 농어촌 출신의 재원보다는 도시 재력가 자제들로 협상단은 꾸려질거다. 수출 역군의 자녀들이 수출 산업 챙기지, 농부의 아들도 아닌데, 굳이 농산물 수입에 대해 반대하겠나? 
 
영어, 잘사는 집 아이들만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 자체가 사회적인 패배주의로 이어진다. 가뜩이나 부의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다. 그런데 잘 할 수 있다는 믿음마저 없어진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돈 없어도 뜻만 있으면 영어는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그런 믿음을 모두가 공유해야,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영어를 잘 하게 되고, 그래야 부와 정보의 집중을 막을 수 있다. 돈 있는 것들이 영어도 더 잘 한다는 생각. 자기들만 부와 정보를 독점하려는 저들의 꼼수다.

저들 수중에 있는 돈을 뺏어 올 수는 없다하더라도,
내 속에 있는 가능성 만큼은 뺏기고 살지 말자.  

ps. 그래서 공짜로 어떻게 영어를 공부해? 하시는 분은, 공짜 영어 스쿨의 이전글을 봐주시길...
공짜 영어 스쿨 101
2010/12/22 - [공짜 영어 스쿨] - 리스닝에는 받아쓰기!
2010/12/27 - [공짜 영어 스쿨] - 회화 말트기는 문장 암송으로!
2011/01/01 - [공짜 영어 스쿨] - 영어 다지기 신공, 깊고도 넓고도~
공짜 영어 스쿨 102
2011/08/03 - [공짜 영어 스쿨] - 자투리 영어 교실 (초급)
2011/08/04 - [공짜 영어 스쿨] - 날라리 영어 교실 (중급)
2011/08/22 - [공짜 영어 스쿨] - 매니아 영어 교실 (고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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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통역대학원 재학 시절, 동급생들과 가끔 했던 얘기가 있다. '우리 나라는 너무 많은 사람이 영어를 공부하는게 문제야.' 소수의 통역사나 번역사 등의 외국어 전문가만 양성하고,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은 자신의 전공이나 전문 분야만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는 말이다. 

얼마전 카이스트 학생 하나가 자살을 했는데, 그가 평소 영어로 미적분 수업을 듣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웠다. 공고를 나온 그 학생은 로봇을 만드는 데 있어 천재였다고 한다. 에휴... 모든 사람이 영어를 잘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몰아넣는 사회, 결코 건강한 사회는 아니다.

주위에서 나만 보면, 영어 공부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온다. 참으로 안타까운건 다들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면서, 그렇다고 정작 제대로 하지는 않고 있다는 거다. 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살 필요 없다. 영어, 못해도 된다. 아니 안해도 된다. 당신이 40대라면... 그리고, 영어 공부가 즐겁지 않다면 굳이 하지 마시라. 그냥 일에서만 성공하시라. 요즘 영어 잘하는 어린 것들 많다. 데려다 쓰시라. 괜히 영어 때문에 쓸데없이 스트레스 받고 사실 필요없다.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 미친듯이 영어를 공부했을까? 취업 때문에? 큰 도움 된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MBC PD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지금, 왜 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드라마 연출과 아무 관계없는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을까? 

인생, 살다보면 자기 뜻대로 되는 건 별로 없다. 남들 마음이 내 맘 같지 않아서. 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 정도는 내가 맘먹은대로 하고 살아야 할 것 아닌가? 영어 공부는 그런 면에서 나만의 성취동기 측정 바로미터였다. 20대, 영어 독학으로 미친듯이 공부했고, 그 결과 통역대학원에 입학했다. 내 청춘을 영어 독학에 바쳐 얻은건, 영어 실력보다 더 소중한 자신감이다. 이후 나의 인생 행보에 있어 그 자신감은 큰 도움이 되었다. 전공과 상관없는 MBC PD공채에 지원할 때도, '독학으로 영어도 마스터했는데, TV 연출 쯤이야...'

그런데 막상 연출을 하다보니 뜻대로 안될때가 많다. 시청률이 연출 욕심대로만 나오면 그게 PD냐, 신이지. ㅋㅋ 내 마음 먹기는 쉬워도 시청자들 마음 돌려세우기는 그렇게 어렵더라. 이렇게 힘들때, 다른 연출들은 술먹고 담배피고 커피마시며 스트레스 푸는데, 난 혼자 외국어 공부한다. 20대에 맛 본 그 자신감을 다시 느껴보려는 발악이다. (미친넘! 하는 소리 들린다, 어딘가에서...^^)

영어 공부, 하기 싫음 하지 마시라. 담배랑 똑같다. 기왕 피울거면 즐겁게 피우지, 괜히 입에 물고 스트레스 받을 거 뭐 있나. 영어 안해도 잘 산다. 안할거면 마음 편히 먹고 그냥 하지 마시라. 그런데, 기왕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그리고 어차피 스펙 싸움 때문에 해야하는 20대라면, 제대로 한번 해보시라. 요즘 영어 잘하는 아이들 너무 많지 않나? 적당히 잘하는거 의미없다. 미친듯이 한번 해보시라. 그럼 그 결과로, 영어 실력이라는 스펙에 더해, 뿌듯한 자신감까지 얻을수 있으니까. 20대에 무언가 내 뜻대로 해냈다는 자신감, 30대 이후의 인생을 준비하는데 있어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일본어를 마스터하면, 일본 드라마를 실컷 볼테다. 그리고, 다음 드라마에 다시 도전해 볼테다. 인생 들이댄다, 대박 날때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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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공짜 영어 스쿨 제 3강; 다지기 신공. 깊게 그 후 넓게, 고생스럽게 그 후 즐겁게.

새해가 밝았으니 새해 결심들은 세우셨는지? 외국어 정복이 새해 벽두의 목표라면, 목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건 하루 하루의 실천이다. 영어를 공부하는 데 중요한 건 매일매일 조금씩 쌓아 가는 것이다. 영어 공부는 평일엔 놀다가 주말이면 12시간씩 몰아쳐 공부하는 것보다 매일 30분식 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언어는 반복으로 습득되는 것이지 수학 공식이나 물리 법칙처럼 한 번의 학습으로 이해되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받아쓰고 외우다 보면 분명 귀가 틔고 말문이 열린다. 이건 효과가 가장 확실한 학습법이다. 처음 어학을 시작할 때는 적은 분량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학습법이 좋다. 회화 청취도 안 되면서 CNN을 틀어 놓고 사는 사람이 있다. '한 두개라도 낚아지겠지.'하는 마음이리라. 미안하지만 이런 공부는 세월만 좀 먹고 효과는 거의 없다. 아침에 일어나 즐거운 마음으로 팝스 잉글리시를 듣는 분도 있다. 아, 이런 공부 참 즐겁다. 팝송도 들으면서, MC들의 영어 농담에 웃음 지으며... '그래, 이렇게 매일 1년을 하면 늘겠지.' 죄송하지만 효과 없다.

기왕 결심을 하시려면 1년 동안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FM을 듣느니 차라리 기초 회화를 받아쓰고 암송하시라.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영어 공부는 그냥 그 순간만 즐거울 뿐이다. 효과를 볼 때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 처음 6개월은 죽었다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깊게 파시라. CNN, 스크린 영어, 영자 신문, 이런 잡다한 영어 노출은 초보에겐 별 도움이 안 된다. 처음 얼마 동안은 넓게 공부하지 말고 한 교재만 들고 깊게 파야 한다.

회화 테이프가 없다거나 회화 교재를 굳이 새로 사야 하나 고민 중이시라면, 추천하고 싶은 학습 교재가 있다. 바로 EBS 영어 초급 회화. 매일 아침 15분간 하는 방송을 듣고 녹음해 두자. 녹음이 여의치 않으면 본문 내용을 MP3로 다운받아서 받아쓰기를 해 보자. 토익 고득점이 목표라면 난 받아쓰기를 추천하는데, 그냥 생활 회화 표현 습득이 목표라면 고생스러운 받아쓰기는 놔두고 문장 암송만이라도 도전해 보자. 

그런데 이런 분이 있다. 뒤적여 보니 초급 회화는 너무 쉽다. '에이, 이건 공부가 안 되겠군. 중급을 사자.' 잠깐! 쉬워 보여도 처음엔 초급으로 시작하자. 조금 더 어려운 표현은 그만큼 덜 쓰이는 문장들이다. 일단 한두 달이라도 기초 회화를 마스터한 후 중급으로 가야 한다. 차마 체면 때문에 초급 회화를 못 고르고 중급 회화나 고급 영문법 책을 들고 계산대로 향하는 당신, 지금 조금만 비굴하면 나중에 인생이 즐겁다는 격언을 잊지 마시길. '굴'한 인생이 '쿨'하다!

비굴하게 시작해서 한 걸음 한 걸음 고수의 경지를 향해 계단을 올라간다. 초급 회화를 정복하고, 중급 회화도 들리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면, 그 다음에는 다양한 소스를 활용하기 시작한다. 언어라는 것이 기초를 다지고 나면 어차피 다음 승부는 그 노출량에 따라 결정되니까. 이젠 지겨운 회화책이나 문법책은 던져 버려도 된다. 영화도 보러 다니고 미드도 다운받아서 보고, 영어 소설도 읽어 보시라.

스크린 영어 청취나 영문 소설 독해에도 비법은 있다. 영화는 좋아하는 걸로 몇 번 씩 반복해서 보자. 처음엔 스토리 진행을 따라가느라 말이 들리지 않지만, 반복해서 보면 표현 하나하나가 들리기 시작한다. 영문 소설도 고전 문학은 절대 읽지 마라. 영어 공부 하려고 셰익스피어 희곡 읽는 사람. 오 맙소사! 죽음이다. 차라리 요즘 뜨는 소설을 읽자. 가볍고 재미난 걸로. 번역본으로 읽고 영화로도 본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이번엔 영어로 읽어 보시라. 이해도 잘 되고 정말 눈에 쏙쏙 잘 들어온다. 다만 아직 경지에 이르지못했는데, 체면 때문에 전철에서 영문 소설을 들고 있지는 말자. 차라리 지난 6개월 동안 외운 문장 1800개를 중얼 중얼 암송하는 게 더 확실한 학습법이다. 물론 주위에서 미친 사람 보듯 할 수 있다. 하지만 1시간 동안 영어 문장을 술술 외울 정도로 미쳐 본다는 거. 멋지지 않은가. 미쳐야 미칠 수 있다. 고수의 경지에...

깊게 들입다 파는 공부로 기초를 다졌다면 그 다음엔 영어 표현을 넓게 익혀야 진정한 고수가 된다. 닥치는 대로 미국 드라마도 보고 영문 소설도 읽고. 폭넓은 영어 공부는 깊게 파는 것보다 훨씬 더 즐겁다. 그런 생활을 1~2년 해서 초절정 고수가 되었다면? 브라보! 이제부터는 즐겁게 인생을 즐겨 주시면 된다. 배낭여행을 떠나 현지에서 만난 외국 배낭족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전철에서 미국 드라마를 자막없이 보다 깔깔대고(좀 재수없으려나?^^), 업무상 만난 바이어에게 페이스북으로 영어 농담도 걸어보시라. 영어 좀 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즐거운 세상이 열린다.

일단 영어 고수가 되고 나면 그 다음 생활은 너무나 아름답다. 그리고 누가 '어쩜 그렇게 영어를 잘하세요?'하고 물어오면 이렇게 대답해 주시라.

"영어요? 그냥 혼자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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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오늘은 영어 회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살펴보자. 흔히 듣기는 잘하는데, 막상 미국인을 만나면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들을 한다. CNN 뉴스를 보면 어지간히 알아 듣는데, 말하기는 초딩 수준만큼도 안된다. 들리는 만큼만 영어를 말해도 회화의 달인이 될켄데 왜 말하기는 듣기보다 어려울까?

당연한 말씀이다. 말에는 수동적 영역과 능동적 영역이 있다. 우리의 모국어인 국어 사용 능력을 보자. 우리가 뉴스에서 읽고 들어 이해하는 문장이 10개라면, 평상시에 직접 쓰고 말해서 표현하는 비율은 그 10개 중 셋도 안 된다. 평소 자신이 말하는 것을 돌아보라. 절대 내가 아는 한국어 표현을 다 쓰지 않는다.

나의 능동적 표현의 대상은 극히 제한된 영역에서이다. 국어도 아는 문장 10개 중 다섯이나 일곱을 쓰고 말하는 사람이 바로 명문장가요, 달변가가 된다. 평생을 통해 친숙해진 모국어도 이렇게 수동적 이해 영역과 능동적 표현 영역의 차이가 클진대 하물며 외국어라면야...

회화를 잘하는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10개의 문장을 알아듣고 그것을 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회화의 달인이 된다. 그럼 어떻게 하면 열을 알아듣고 열을 말하느냐고? 쉽다. 내가 아는 문장 10개를 무조건 외워서 입에 달고 살면 된다. 청취 공부를 위해 그날 받아쓴 문장을 매일 짬 나는 대로 외워 보자. 안 들리는 단어를 찾아내느라 몇 번 씩 되감기를 하며 들어 본 문장이다. 그런 문장이면 10개씩 암송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공부 방법 중 가장 단순한 것이 암송이다. 언제 어디서나 짬만 나면 중얼중얼 외우면 된다. 시작하는 첫날엔 문장 10개만 외우자. 다음날에 어제 외운 것에 덧붙여 새로 10개만 더 외우자. 그 다음날엔 다시 10개를 추가하고.

가장 잘 외워지는 문장은 그 전날 받아쓰기를 하며 힘들여 단어를 찾아낸 것이다. 고생한 만큼 쉽고 기억도 오래 간다. 혹은 기초 회화 책의 한 단락(주고받는 대화가 종결되는 하나의 상황)을 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야기 흐름이 있는 영어 문장은 연상이 가능해 여러 개의 문장을 쉽게 외울 수 있다.

'오늘은 초급을 외웠으니 다음 주엔 중급 표현을 외워야지!' 이런 욕심은 버리자. 양적 팽창이 곧 질적 변환을 가져온다. 내가 외운 초급 표현의 양이 차고 넘치면 어느 순간 고급 표현이 나오는 것이지. 외워지지도 않는 긴 문장을 억지로 외운다고 고급 회화로 가는 것 아니다.

출퇴근길에 매일 문장 10개씩을 추가하며 중얼중얼 외워 보자. 그리고 주말 저녁에 한가할 때 맘 잡고 앉아 그간 외운 영어 문장 70개를 되짚어 보자. 눈 감고 앉아 영어 문장 70개를 술술 외워 보면 아마 무척 흐뭇해질 거다. 이렇게 매일 10개씩 외우다 보면 한 달이면 300개의 문장을 외우게 된다.

처음 10개는 우습다가 외울 분량이 많아지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이때 필요한 게 기억 보조 장치인 커닝 페이퍼. 지갑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작은 커닝 페이퍼에 하루 10개 문장을 한글로(!) 적어 둔다. 영어가 아니라 한글이다. 한글을 보고 영어를 기억해 내야 참된 영어 암송법이다. 그리고 지하철에서든 걸어가는 중이든 막간의 쉬는 시간이든 간에 짬만 나면 외워 본다.

하루 10문장 암송, 너무 간단해 보이는가? 하지만 이 학습법의 신공은 재테크에서 복리의 마력만큼이나 효과적이다. 처음 10개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전날 외운 분량에 매일 10개씩 복리 이자가 붙듯 늘어간다는 게 암기 신공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렇게 외워 둔 문장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 있게 대화를 시작하는 초석이 된다.

나는 30분 정도 문장을 암송하면 기억 용량을 거의 다 쓰는 편인데, 메모리 초과다 싶으면 깔끔하게 포맷하고 다시 새로운 문장 10개부터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리해서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느니 쉬엄쉬엄 즐겁게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자. 그리고 그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자.

"내 머리로 한 달에 영어 문장 300개를 외운다고? 아이고, 두야! 난 수학이나 물리는 되는데 영어는 영..." 하고 말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영어 잘하는 머리는 따로 타고난다고 생각한다면, 미국에 한번 가 보시라. 거기서는 다섯 살짜리 아이도 영어를 하고, 거지도 영어를 한다. 미국 사람 중에 "오우, 죄송해요. 전 머리가 나빠서 영어를 못해요..."하는 사람 있나?

노력만 하면 누구나 말할 수 있다. 물리학의 천재는 아무나 되지 못하지만, 외국어의 달인은 누구나 가능하다. 영어 고수 되는 법, 웬지 만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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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공짜 영어 스쿨 제1강: 리스닝의 즉효약, 받아쓰기

영어 독학을 시작하며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친구에게 빌린 영어 회화 테이프를 듣고 내용을 받아적은 것이었다. 나의 대학 시절에는 영어를 익힐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시사영어사에서 나온 고가의 회화 테이프였다. 80년대 말 당시 물경 50만원이 넘어가는 그 테이프 한 질을 살 돈이 없어, 군대 가는 친구에게 3년 동안 내가 테이프 보관해줄게.하고는 얻어왔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영어 자료를 듣기 위해 단파 라디오를 사서 VOA(미국의 소리) 라디오 방송을 듣기도 하고, AFKN FM 라디오에서 나오는 AP Network News를 청취하려고 매시 정각마다 라디오를 끼고 살기도 했다. 그에 비해 요즘 시절은 얼마나 좋은지
마음만 먹으면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 영어 자료 구하기는 너무 쉽다.

 
사실 영어 공부의 관건이 더이상 자료의 유무가 아니다. 학습 의욕이 떨어지거나 성취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재로 회화를 공부하려는 이들의 경우, 시작은 좋다. 일단 만만하니까. 어느 교재나 초반은, Good morning, how are you? 정도로 가볍게 시작한다. 그러나 비싼 교재일수록 뒤로 가면 심하게 어렵다. 비즈니스 실용 회화가 나오니까. 물론 책을 사고 처음에 한번 죽 훑어보면 흐뭇하다.
이것만 다 떼면 요런 고급 회화도 가능해진다는 거지? 김칫국 심하게 드시는 거다. 그냥 대충 듣고 넘어가는 학습법으로는 절대 고급 회화까지 못 간다.

 
책을 보며 테이프를 들으면 다 이해되는 것 같지만 실상은 들리는 단어만 들리고 안 들리는 단어는 죽어도 안 들린다.
초급 회화 정도는 다 알아듣지! 장담하시는 분. 책을 덮고 받아쓰기를 해 보시라. 무슨 뜻인지 아는 문장인데도 받아쓰려고 보면 의외로 안 들리는 부분이 너무 많다. 그럴 때 단어 하나가 안 들린다고 금세 포기하고 바로 책을 펼치지 마라. 소리만으로 철자를 유추해 가며 사전을 뒤져보라. 영어는 발음기호로 된 표음문자이기에 아무리 어려운 단어라도 끈기 있게 철자를 조합해 보면 결국 알아낼 수 있다.

 
받아쓰기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머릿속에 있는 국산 영어와의 결별을 위해서다. 우유 한 잔, 그러니까 glass of milk를 난 늘
글래스 오브 밀크라고 읽었다. 하지만 받아쓰기를 해 보면 원어민 발음은 글래써 미역처럼 들린다. 그랬어, 미역?

 
파래도 아니고 미역한테 시비거는 거냐? 처음엔 난 이런 단순한 문장도 받아쓸 수 없었다. 경험을 통해 차츰차츰 영어에서 단어 끝에 오는 자음은 소리가 죽고, 자음 앞에 있는 L은 묵음이 된다는 걸 익혔다. 이건 문법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글래써 미역을 듣고 glass of milk를 찾아가는 과정. 이런 받아쓰기 공부는 결국 내 머릿속 국산 영어와 이별하고 원어민 영어를 만나러 가는 과정이다.

 

물론 이 학습법이 고생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회화 교재를 들으며 독학을 하는 이들 대부분이 초급에서는 진도가 술술 나가다가 중급이나 고급 회화에 이르러 학습 효율과 의욕이 현저히 떨어져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초급에서 안 들리는 단어를 문장 뜻 안다고 대충 넘어가면, 결국 중급이나 고급에 가서 벽에 부딪힌다. 안 들리는 단어, 쉽게 포기하지 말고 물고 늘어져야 한다. 받아쓰기, 영어 청취력 향상을 위해 고생스러우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 공부를 하다 중도 포기하는 이유는 어학 실력이 생각만큼 쑥쑥 늘지 않기 때문이다. 어학 실력은 절대로 직선을 그리며 상승하지 않는다. X축에 시간을 들인 만큼 Y축의 실력도 정비례해 올라가야 흥이 나는데, 어학은 사선이 아니라 계단형을 그리며 올라간다. 아무리 공부해도 실력이 늘지 않아 답답하지만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문득 계단을 올라서듯 한 단계 훌쩍 상승하는게 어학 실력이다. 영어 고수가 되는 사람은 대개 그 첫 번째 계단을 오르는 순간,
이거구나!하는 희열을 맛보고 어학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부를 해도 실력이 느는 것 같지 않으면 금세 포기하고 만다. 조금만 더 가면 계단을 만나 훌쩍 넘어서는 순간이 오는데도 말이다. 첫 번째 계단까지 조금만 더!

 
(
나의 영어 공부 이력서 출판사 부키, 김민식 외 16인 지음, 중에서 독학으로 영어 고수가 되는 비전에서 옮김.)

 

나의영어공부이력서우리주변에숨어있는영어고수17인이털어놓다
카테고리 외국어 > 영어일반 > 영어첫걸음 > 영어학습법
지은이 김민식 (부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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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딴지 걸 수도 있다. 드라마 PD면 드라마나 잘 만들지 무슨 영어 공부 비법을 논하느냐구.


있는 것들만 잘나가는 더러운 세상이 싫어서,

나름의 사명감을 갖고 시작한 일이다.


요즘 영어 좀 한다는 사람 만나보면, 하나같이 집안이 좋다.

어려서 해외 여행을 다니며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고

크면서 어학 연수 다니며 외국인 친구들 사귀어 국제 감각 기르고

자라서는 해외 유학 가서 빵빵한 학력에 유창한 외국어 실력까지...


돈 없는 것들은

아예 외국 나가 볼 기회도 없으니

영어 공부의 필요성도 못 느껴, 

연수니 유학은 꿈도 못 꾸니

자연 국제 감각이나 어학 실력은 떨어진다?


그러니 외교관도 좋은 집안에서 특채로 뽑자?


이 얼마나 되먹지 못한 세상인가.

가뜩이나 불공평한 세상에,

영어가 부의 세습 수단 노릇까지 하고 있으니...


없는 놈 서러워서라도 난 독학으로 영어 공부 좀 해야겠다.


그래서 난, 독학으로 혼자서 영어 공부했다.

유학은 개뿔, 어학 연수 한번 가본 적 없고

영어 회화 학원은 커녕 영어 교재도 사 본 적 없다.

독학한 영어로 입사 시험에서 TOEIC 최고 성적도 내보고
회사 그만두고 딱 6개월 준비해서 외대 통역대학원도 들어갔다.

돈이 없어 영어 못한다는 그런 비겁한 변명은 이제 그만~~~


영어 고수가 되는 법,

마음만 먹으면 된다.

뜻이 없지 길이 없으랴

공짜로 영어 공부하는 방법~


이제부터 오픈이다, 공짜 영어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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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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