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상암 신사옥으로 이전한 후, 출퇴근 패턴이 바뀌었다. 여의도는 전철로 다니고, 일산은 차로 다녔는데, 상암은 버스로 다닌다. (DMC 전철역 이름에 속지마시라. DMC 역에는 DMC가 없다. 전철역으로 나와 버스로 3정거장 가야 나온다. 하긴 요즘 이름값 못하는 곳이 어디 전철역 하나 뿐이랴만은... 쿨럭.)

 

전철에서는 책을 읽고, 운전하면서는 중국어 씨디 틀어놓고 따라 읽으면서 회화 공부를 한다. 그런데 버스에서는 도통 책을 읽을 수도, 소리내어 공부를 할 수도 없다. 그냥 멍하니 보내면 하루 3시간이 날아간다. 짠돌이인 내게 돈보다 더 아까운 게 시간인데! (시간을 팔아야 돈을 번다. 돈의 원료는 시간이다. 고로 돈보다 시간이 더 아깝다.) 그래서 버스 안에서 공짜 강의를 듣기로 했다. 하루 3시간씩 강의를 듣는다면 거의 야간 대학원에 맞먹는 학습량 아닌가. 이거 괜찮다.

 

괜찮은 강의를 들려주는 팟캐스트가 몇 있는데, 오늘은 일단 벙커원 특강의 최근 강의를 소개할까 한다. 벙커원 특강은 다양한 연사와 주제를 발굴해내어 항상 만족스런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이다.

 

 

 

1. 최진석 교수 특강 -노자-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어려서부터 난 웬지 도덕경을 읽는게 참 편했다. 무슨 구름잡는 소리 같기도 하지만 웬지 노자를 읽다보면 속세를 벗어나 훨훨 날아가는 것 같았다. 최진석 교수님은 유교와 도교의 차이를 간단히 설명한다. 유교는 정해진 예법을 중시하고 도교는 정해진 도라는 게 없다고 말한다. 유교는 나라에 대한 충과 부모에 대한 효를 중시한다. 중국의 지배층이 유교를 받아들인 이유는 간단하다. 백성들을 유교 이념으로 다스리면 통치가 쉽기 때문이다. 유교는 획일화를 논하지만, 도교는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이념이다. 개인의 다양성이 중요한 21세기, 이제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노자의 가르침이다.

(버스 안에서 3시간 강의를 듣고, 노자의 도덕경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면, 최진석 교수님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는 책을 강추한다. 요즘 이민 가고 싶다는 분들 많은데, 나는 일단 신선들의 세상으로 정신적 이민을 먼저 떠날 것이다. ^^ 나라에 대한 충성은, 개뿔.)

 

2. 하지현 박사의 생활 기스 상담소 - 나는 정상일까 혹은 비정상일까

 

고수들의 강의를 듣는 걸 좋아한다. 고수는 한 마디로 탁 깨치게 해주는 스승이다. 정신과 의사인 하지현 박사님은 '생활 기스'를 이야기한다. '생활 기스'는 인터넷 중고 장터에 자주 올라오는 상품 설명이다. 박스 미개봉 상품, 혹은 완전 새것같은 상태이면 좋겠지만, 수십년을 산 우리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살면서 여기저기 치이고 마음을 다친다. 연애에 대한 트라우마도 생길 것이고 면접에 대한 공포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게 비정상은 일까? 아니다. '생활 기스'다. 제품을 뜯어서 20년 넘게 써놓고는 '테스트 촬영만 한번 해봤네요.' '사진 찍어 블로그에만 올린 신제품'이라고 우길 수는 없다. 수십년을 살아온 우리에게는 누구나 '생활 기스'가 있다. 그 정도는 안고 살아도 괜찮다는 전문가의 말씀에 위안을 받는다.

 

(강의를 듣고, 하박사님 말씀이 더 고프다면, 저서를 찾아 읽어도 좋겠다. 예능 피디 지망생이라면 '예능력'을 강추!) 

 

3. 이강룡의 글쓰기 특강과 번역신공

딱 한마디에 반했다. "좋은 글은 일관성 있는 글입니다." 아, 명쾌하다! 그렇다. 좋은 글은 일관성 있는 글이다. 좋은 자기소개서도 그렇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인생은 중구난방으로 살 수 있다. 아니, 누구나 중구난방으로 산다. 하지만 그 중구난방인 인생도 자기소개서로는 일관성있게 보여야 한다. 좋은 글은 서론 본론 결론이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단다. 마찬가지로 좋은 삶은 일관성 있는 삶이란다. 말과 글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이 좋은 삶이다. 캬아, 이런 고수님들의 강의를 공짜로 들을 수 있다는 데서 난 삶의 환희를 느낀다. 난 일관되게 짠돌이로 살다 갈 것이다. 세상에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게 이렇게 많은데!

 

(글쓰기 공부를 위한 참고 도서라면, '글쓰기의 최소원칙'을 추천한다. 경희대 대학원 특별강좌를 책으로 정리해뒀다. 온갖 분야의 글쓰기 달인들이 펼치는 작문 강의, 도서관에서 이런 책 한권 찾아내면 거의 횡재한 기분이다. ^^)

 

짠돌이 공짜 수업, 오늘은 여기까지~ ^^  

 

http://www.podbbang.com/ch/5478

(벙커원 특강, 위 주소를 클릭해보세요. 팟빵이나 쥐약, 아이튠즈 팟캐스트에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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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 또 도졌다.

 

나는 활자 중독이다. 항상 무언가 글을 읽어야한다. 혼잡한 전철에서 가장 쉽게 글을 읽는 방법이 스마트폰으로 블로그를 읽는 것이다. 그렇게 다른 이들의 블로그를 읽다, 어느 날 나만의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만든 게 블로그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다.

 

나는 강연 마니아다. 짬만 나면 TED를 보거나, 요즘은 다음팟으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을 본다. 다른 이들의 재미난 강연을 보다, 나도 저런 온라인 강연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만든 게 유튜브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다.

 

나는 20자평 마니아다. 씨네21을 볼 때마다 20자평을 제일 먼저 펼친다. 2시간 짜리 영화를 20자로 함축하는 평론가들의 센스에는 매번 탄복한다. 나도 실시간 영화평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한 게 트위터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다.  

 

나는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다. 아이튠즈 유에서 강의도 듣고, 나는 꼼수다도 즐겨 듣고,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도 좋아한다. 그래서 파업채널 M’에서 간담이 서늘해지는 토크쇼 - 서늘한 간담회 진행을 시작했다. 라디오 피디들이 연출하고 편집을 도맡아 해준다. 재밌긴 한데, 뭔가 아쉽다.  

 

아뿔싸... 병이 또 도졌구나...

 

나는 무엇을 좋아하면, 미친듯이 좋아하고, 꼭 내 손으로 만들어봐야 되는 성미가 풀린다. 그럼 팟캐스트 직접 만들기에 도전해야 할텐데... 블로그, 유튜브, 트위터와 달리, 이 놈은 만만치가 않다. 왜? 강력한 진입장벽이 있다. 바로 서버 비용이다.

 

나같은 짠돌이는 나는 꼼수다를 듣다가 서버 비용이 천만 원 어쩌고 하는 대목이 나오면 기겁한다. 블로그나 유튜브는 운영에 있어 전혀 금전적 부담이 없다. 심지어 원하면 광고를 달아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팟캐스트는 수익과 관계없이 일단 서버 비용을 내야한다. 젠장! 돈 들이는 건 질색인데!

 

그래서 열심히 뒤졌다. 무료 호스팅 서비스. 있다. 팟빵에서 정액제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3개월 무료 체험 이벤트를 한다. 앗싸! 공짜다, 공짜! 아내가 늘 흉본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들이킬 인간이라고. ^^

http://www.ssenhosting.com/hosting/pod

 

 

 

팟캐스트를 직접 만들어보니 무척 민망하다. 음악도 없고, 편집도 없다. 그냥 2만원 짜리 마이크 하나 사서 피씨에 연결해서 혼자 30분간 떠들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나만의 방송이 만들어진다는 게 마냥 신기하다. 팟캐스트를 만들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들어보시라. 아마 자신감이 팍 생길 것이다. '방송사 피디가 이 정도 밖에 못 만든다면, 나라면!' 그런 효과를 노린 것이니 퀄리티가 후지다고 너무 흉보지는 마시길.^^

 

사람들이 가끔 궁금해한다. '어떻게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다 할 수 있나요? 난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잘 안되던데...' 남한테 신경끄고 살면 된다. 잘해야한다는 강박을 버리면 된다. 한마디로 겁없이 저지르고 살면 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못하는 이유는, 잘해야한다는 강박 때문에 시도조차 못하기 때문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실패의 두려움, 사람들의 비웃음은 신경쓰지 않는다. '잘하고 못하고는, 일단 시작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그래서 시작했다. 팟캐스트 '공짜로 즐기는 세상'

http://www.podbbang.com/ch/3925

아이튠즈에서도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검색하면 된다.

 

팟캐스트 월드를 만들어주신 잡스님께 감사드린다.

Stay Hungry, Stay Foo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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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MBC 입사를 내 인생의 로또 대박이라고 부른다.

 

로또 당첨금 보다 더 많은 돈을 연금 복권 형식으로 평생 나눠 받으니 진짜 대박 아닌가.

 

어떤 이는 월급은 노동의 댓가로 받는 돈이지, 복권 당첨금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난 MBC에 들어와 노동을 한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다. 그냥 취미 생활을 즐겼을 뿐이다.

 

시트콤이 좋아 들어왔고, 내가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를 실컷 만들었을 뿐이다.

 

좋아서 한 일에 돈이 생겼으니, 그 돈은 로또 당첨금 같은 횡재수다.

 

사실은 PD 시험보다 아나운서 합격이 진짜 로또다. 경쟁률이 1000대 1이 넘으니까.

 

 

공중파 입사만이 로또 당첨의 유일한 길인가? 요즘 로또는 팟캐스트에서 터진다.

 

최고의 시사 토크쇼 진행자? 하면 많은 이들이 손석희 아나운서를 꼽는다.

 

그의 아성을 위협하는 사람이 요즘 '이슈 털어주는 남자'로 유명한 김종배 씨다.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굵직굵직한 특종을 터뜨려

공중파나 조중동같은 기성 매체를 머쓱하게 만든 팟캐스트 방송의 진행자다.

 

팟캐스트 공부를 위해 요즘 즐겨찾는 사이트가 있다.

팟빵~ http://www.podbbang.com/

이 사이트가 좋은 점은 팟캐스트에 대해 쉽게 설명해주고, 만드는 방법까지 알려준다는 점이다. 내가 가장 즐겨찾는 코너는 팟캐스트 인기순위다. '요즘 뭐가 잘 나가?'

 

 

 

 

요즘 잘 나가는 '이슈 털어주는 남자'의 인기 순위는 1위 나는 꼼수다에 이어 2위다. 공중파 아나운서로서 로또에 맞먹는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손석희 선배도 팟캐스트 인기순위에서는 '이털남' 김종배 씨에게 밀린다. 김종배 씨는 원래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고정출연하던 시사 평론가였는데, 작년에 MBC 라디오에서 쫓겨났다.

 

개념 지식인을 감당하기에 김재철 사장은 버거웠나보다. 10년 넘게 일하며, 시선집중의 프로그램 경쟁력을 최고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을 그렇게 쉽게 내쫓다니... 현재의 MBC 경영진은 MBC를 망가뜨리라는 정권의 밀지를 받고 파견된 자객단같다. 

 

MBC에서 쫓겨난 김종배 씨는 이후 팟캐스트로 대박을 터뜨렸다. 자신이 패널로 출연하던 시선집중을 밀어내고, 자신이 진행하는 이털남을 띄운 그의 공력! 

 

팟캐스트, 이 얼마나 멋진 신세계인가? 공중파에서 쫓겨났다고 방송을 접을 이유가 없다. 공중파 입사에 실패했다고 자신의 끼를 보여주는 것조차 포기할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방송을 만들면 되니까. 

 

인생역전이 너무 드라마틱하니까, 나와 거리가 먼 별천지의 이야기라고 느껴지는가?

 

여기 음악 DJ의 꿈을 이룬 한 여대생을 소개하겠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가? 어린 시절, 이불 속에서 귀기울여 듣던 라디오의 추억 때문에? 음악 방송을 진행하는 여자 아나운서, 그런 멋진 삶을 동경했기 때문에?

팟빵에 들어가 팟캐스트 인기 순위를 한번 살펴보시라.

 

 

 

상위권에 랭크된 방송 중 17위에 '전진희의 음악일기'가 있다. 어지간한 공중파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음악 프로그램보다 인기 순위가 더 높다. 여기서 전진희 씨는 놀랍게도 이화여대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07학번 학생이다. 인터넷 공간에서 DJ로서 누리는 그녀의 인기는 대단한데, 그녀가 진짜 대단한 것은, 누군가 그녀에게 기회를 주기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직접 방송을 만들어 자신의 꿈을 이뤘다는 점이다.

 

그녀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래 이대 학보 링크로 가서 기사를 보시길~  

http://inews.ewha.ac.kr/news/articleView.html?idxno=16857

 

 

많은 공중파 라디오 피디들이 팟캐스트 다운 회수 조회를 통해 프로그램의 인기를 확인한다. 그들은 자신의 프로그램보다 더 높은 순위를 얻고 있는 '전진희의 음악일기'라는 이름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라디오 디제이를 할 신입 아나운서를 뽑는데, 지원자 중에서 전진희라는 이름을 발견한다면?

 

공중파 입사를 목표로 팟캐스트를 이용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방송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면 공중파 입사 말고도 길이 있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며 목표와 수단을 착각하며 산다. 돈은 즐거운 인생을 위한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돈 없이도 즐겁게 사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 아닌가? 방송사 입사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사 입사는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공중파 입사가 인생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목표를 위해 헌신하는 것도 좋지만, 과정을 즐기는 삶이 더 소중하다. 

 

팟캐스트를 통해 여러분의 꿈을 이루어보시라.

 

팟캐스트라는 신세계를 탐험할 용기가 생겼다면, 하루 종일 그 바다에 풍덩 빠져서 즐길 기회를 알려드린다. '이슈 털어주는 남자'를 기획한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PD가 들려주는 팟캐스트 제작기를 들을 수 있다.

나도 강연자로 나선다는 얘기는 차마 부끄러워서 못하겠다. ^^ 

http://www.podbbang.com/con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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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미드를 보며 영어를 공부할 때, '이퀄라이저The Equalizer' 라는 시리즈에 매료된 적이 있다. 그 드라마의 최고 매력은 제목이었다. 이퀄라이저, 누구나 평등하게 만드는 사람. 

드라마의 주인공은 사설 탐정이다. 그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일당을 받고 임무를 수행한다. 법 앞에서 만인이 평등하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유전 무죄, 무전 유죄. 그러나 이퀄라이저의 주인공은 의뢰인을 가리지 않는다. 의뢰인이 누구든 공평하게 정의를 수행한다. 부자고 거지고, 상류층이고 하류층이고, 권력이 있고 없고, 그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의 총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니까. 



만인을 평등하게 하는 것, equalizer를 구글에 검색하면, gun 총이나 education 교육이 함께 뜬다. 총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 목숨은 누구나 하나 뿐이니까. 교육 역시 그래야한다. 누구나 교육 앞에서는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과도한 사교육이 판을 치는 한국에서 교육 서비스의 보편성은 조금씩 퇴색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이 부의 대물림 수단이 되는 것이다.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사회, 조선시대 신분처럼 부가 세습되는 사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한국 사회에 가장 큰 복은 총이 없다는 것이고, 가장 큰 우려는 교육의 양극화다. 

희망이 있다면, 한국 사회에 새로운 이퀄라이저가 떴다는 점이다. 바로 소셜 미디어다. 소셜 미디어, 그중에서도 팟캐스트는 전문가의 영역에 있던 방송을 보편화시킨 일등공신이다. 

영화를 즐기는 3단계? 즐기고, 비평하고, 만드는 것이다. 드라마 팬의 3단계도 마찬가지다. 드라마를 열심히 보다보면, 재미있는 것과 재미없는 것을 가리는 안목이 생기고,  재미있는 것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즐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평을 하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영화 비평, 신상품 리뷰 등등. 하지만 블로그 덕에 비평은 보편화되었다. 전문 평론가 뺨치는 실력으로 리뷰를 생산하는 블로거가 많다. 신문의 맛집 기행이 한때 최고의 권위를 자랑했으나, 요즘은 파워블로거에게 밀린다. 블로그는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비평을 보편화시킨 도구다. 

비평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방송을 만드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팟캐스트와 유튜브의 등장으로 이제는 미디어의 생산도 보편화되었다.

얼마전 27살의 신인 감독 조쉬 트랭크가 감독한 '크로니클'을 재밌게 봤다. '어디서 이렇게 어린 천재가 나왔을까?'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그는 유튜브에 자작 단편을 올리며 영화 제작의 노하우를 익혀왔다. (영화 '크로니클'은 유튜브 세대의 '아키라'다. 초능력을 꿈꾸는 덕후들에게 관람을 권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의 놀라운 진행 솜씨를 보면서 그가 어떻게 저런 놀라운 내공을 소유하게 되었을까 궁금해한다. 그는 자신이 말하듯 언론사 총수다. 딴지일보라는 자신만의 미디어를 오랜 세월 만들어왔다. 공중파에서 MC 경력이 없어도 그는 이미 오랜 세월 인터뷰어로 활동해왔고, '나는 꼼수다' 이전에도 팟캐스트 '김어준의 뉴욕 타임스'를 진행해왔다.

방송사에 입사해야만 방송을 만들 수 있는 시대,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오히려 취미삼아 방송을 만들다, 명성을 얻게 되어 방송사에 입사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팟캐스트, 전문가의 영역에 있던 방송을 만인에게 보편화시키는 최고의 이퀄라이저다.  

(팟캐스트에 관한 예전 글 하나~)
2011/07/06 - [공짜 PD 스쿨] - 노는 애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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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피디 스쿨, 제2학기 공짜 미디어 스쿨, 3교시 팟캐스트 강의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아나운서가 꿈이세요? 그렇다면 팟캐스트를 시작해보세요."

'나꼼수' 김용민 피디가 쓴 '고민하는 청춘 니들이 희망이다'에 보면,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학생이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그런데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아요." 목.아.돼.(^^) 김용민 피디는 이렇게 답합니다. "진입장벽이 없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보는 길을 알려드립니다. 시간이 된다면 <Afreeca>라는 인터넷 방송 사이트에 들어가서 방송 해보세요. 훗날 TV 인터뷰, 라디오 진행에 있어 큰 자산이 될 겁니다. 혹 인터넷이라 성이 안 찬다고요? 기회의 우선순위를 가리지 않는 자세, 방송인의 핵심덕목입니다. 방송인으로 가는 길, 험난한 것 같지만 그것을 즐긴다면 가는 길, 매우 가벼워질 겁니다."

얼마전 임승수 님의 '청춘에게 딴짓을 권한다'라는 책을 읽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아나운서를 만나다"라는 글을 접했습니다.

'여대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이라는 아나운서. 지상파 방송의 아나운서 경쟁률은 1000대 1이 넘습니다. 1000명이 지원하면 1명만 선택되고 나머지 999명은 탈락하죠. 그렇다면 아나운서의 꿈을 이루지못한 999명은 불행한 사람들일까요? 999명 중 1명인 인터넷 언론사 '민중의 소리' 정혜림 아나운서를 만났습니다.'

공중파 아나운서가 꿈이었지만, 쉽지 않았죠. 공중파 입사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정혜림 씨는 아나운서의 꿈까지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넷 매체인 '민중의 소리'에 입사하고, 매체 내 유일한 여자 아나운서가 됩니다. 

공중파 아나운서로 입사한 친구들은 입사한 몇년 내에 성과를 내야합니다. 1000대 1의 경쟁을 뚫고 들어온 사람들이지만, 그 1명에게 본격적인 경쟁은 아나운서 국 안에서 다시 시작하거든요.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지요. 하지만 민중의 소리에 들어간 정혜림 아나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회사가 마치 저를 키워주지 못해 안달이 난 것 같아요."

"처음 들어왔을 때 일주일 만에 현장 리포팅을 시키시는 거예요.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서 1시간짜리 시사 라디오를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것도 생방송으로요. 대본도 제가 직접 쓰고요. 항의 단식중인 민주노동당 이정희 국회의원과 한 시간짜리 토크쇼를 하기도 하고요. 다짜고짜 시키는데 순발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저와 함께 MBC 노조 집행부 일을 하다, 이번에 해고된 이용마 기자가 어느날 '민중의 소리'에 출연했습니다. '생방송 애국전선'이라는 팟캐스트 방송인데요, 녹음 다녀와서 정혜림 아나운서 진짜 이쁘더라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더군요. 제가 한마디 했죠. "자꾸 그렇게 떠들면 너 회사에서 잘리고, 집에서도 쫓겨나는 수가 있다." ^^


(상기 이미지는, 민중의 소리 홈피에서 무단 도용했습니다. 불법 복제로 체포된다면, 정혜림 아나운서와 대질 신문을 당당히 요구할 것입니다. 내가 도용한 이미지가 본인이 맞는지 확인해야하니까요. ^^)

내가 임승수 님의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정혜림 아나운서도 몰랐을 겁니다.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는 이유는, 삶의 경험치를 무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수많은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경험과, 그 수많은 사람이 만나온 사람들을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은 덕에 좋은 스승 하나를 또 만났군요.

정혜림 아나운서가 출연하는 팟캐스트를 찾아봤습니다. '생방송 애국전선' '정혜림의 발칙한 뉴스' '도도한 뒷담화' 등등. 참 많군요. 방송인으로서 멋진 자세를 지닌 그녀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팟캐스트, 방송을 꿈꾸는 청춘들에게는 기회의 땅입니다.

1000명이 피디의 꿈을 꾼다면, 그 1000명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늘 고민합니다. 그러다 김용민 피디의 책이나 정혜림 아나운서의 인터뷰를 통해 희망을 발견합니다.  

팟캐스트 강좌, 여러분도 자신만의 방송을 만들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무엇이든, 과정이 재미없다면, 결과도 의미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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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내 인생은 생각할수록 참 찌질하다. 
나는 남들 다 하는 술, 담배, 커피, 이런거 할 줄 모른다.
돈 안 들이고 사는 방법을 연구해서 블로그에 올리는 게 유일한 취미다.
이렇게 찌질한 내가 파업을 선동했다고 정직 3개월 처분까지 받았으니, 인생 더 찌질해졌다.

그런데.....
나 못지않게 찌질한 인간들이 모인 집단이 있다. 바로 MBC 총파업을 이끌고 있는 마봉춘 노동조합 집행부다. 월요일 인사위 결정으로 홍보국장 이용마 기자가 해고되었다. 해고는 살인이다. 살인 징계가 나왔으니, 이제 집행부가 모여 삭발하고, 단식하고, 송출탑 점거하고, 사무실에 휘발유도 갖다놔야 남들 보기에 모양새가 산다.

그러나...
집행부가 하나같이 찌질한 터에 
삭발하자 그러면, "아직 날씨가 쌀쌀하던데..."
단식하자 그러면, "월급 안나오는 것도 서러운데 밥까지 굶어야 돼?" 
송출탑 점거하자 그러면, "나 고소 공포증 있는데..."
휘발유 갖다놓자 하면, "지난번 촛불 집회 때 촛불에 손가락 데었더니 무지 아프더라?..."
뭐, 대충 이런 식이다...

그래서...  
해고 당하고 징계 먹은 찌질한 아이들이 할 수 있는게 무얼까? 고민하다, 정말로 찌질하게...
술먹고 사장님 뒷담화나 깠다. 

회사로 부터 해고로 인정받은 불세출의 파업 전략가 이용마 기자와
'MBC 프리덤' 뮤비 연출로 정직 3개월을 받은 팔불출의 연출가 김민식 피디가 만나
들으면 들을수록 간담이 서늘해지는 이야기, 숙박왕 김재철 헌정방송 "서늘한 간담회"를 만들었다.



일단 한번 들어보시라! 
아이튠즈 팟캐스트 부문 당당 1위를 기록한 '파업 채널 M'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갤럭시 유저라면 마켓에서 '쥐약'을 다운받아 까시면, 
'나꼼수' '뉴스타파' 등 대박 팟캐스트 방송들과 함께 '파업 채널 M'을 즐길 수 있다.
이도 저도 귀찮다면, 아래 유튜브 영상을 통해 오디오 방송을 즐기시면 된다.



'서늘한 간담회' 첫 녹음을 마친 후, 토크에 나온 한 선배가 해준 말,
"이 방송, 사장이 들으면 김민식은 해고야~"
나의 대답, "사장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정말 간담이 서늘해진다........


방송을 들은 분들을 위한 보너스 사진, '삭발이 어려운 위원장' '단식이 무서운 사무차장'
그리고 이용마 기자와 나 김민식... 팟캐스트를 들으신 후, 다시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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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블로그 방명록에 올라온 질문... "교사를 할까요, 피디를 할까요?"

살면서 선택은 항상 어렵다. 너무나 달라 보이는 두 직업, 어떤 걸 선택해야 할까? 문득 최근에 본 한겨례TV의 DEAR청춘에 나온 안태일 선생님이 떠올랐다.


안태일 선생님은 팟캐스트의 고수다. 이 분, 현직 선생님이지만 열정으로나 창의성으로 볼때 우리 시대 최고의 라디오 프로듀서 중 한 분이다.


이 분은 혼자서 1인 7역으로 음성변조해가면서 라디오 토크쇼를 만들었다. 방송 하나로 성이 안 차서, 선생님 대상 프로그램, 학생 대상 프로그램, 여러개를 만든다. 자신이 만드는 라디오를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으니 최고의 선생님이며, 팟캐스트를 만드는 열정으로는 최고의 프로듀서다.


교사와 피디, 둘 중 하나만 선택할 필요가 없다. 전공이 교육이라면 학교 공부를 충실하게 하면서 취미로 미디어도 즐긴다. 어차피 학점 때문에 전공 공부 열심히 하셔야 하지 않은가. 교사 준비 열심히 하시라. 그러면서도 책도 읽고 신문도 읽고, 세상을 공부하다가 직접 블로그, 유튜브나 팟캐스트도 만들어본다. 미디어를 만드는게 더 재밌으면 학과 공부 살짝 팽개치고 거기에 매달려본다. 나중에 임용고시가서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학생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취미로 미디어까지 공부했습니다!'라고 우긴다. 그러다 방송사 공채 공고가 나오면 시험을 본다. 방송사에서 특기가 뭐냐고 물어보면, '미디어가 너무 좋아, 전공인 교육도 팽개치고 1인 미디어 제작에 올인했습니다. 온갖 소셜 미디어는 다 다룰 줄 압니다.'라고 우긴다.


최종 선택은 시험의 결과에 맡기시라. 임용고시에 합격하면,교사가 되어 팟캐스트나 유튜브로 학생들과 교감하며 사시라. 학생들에게 인기많은 선생님이 될 것이다. 피디 공채에 합격하면 온 국민을 상대로 교양 프로그램을 연출하시라. 교직을 준비한 것을 바탕으로 전국민을 상대로 가르치는 것, 보람있지 않겠는가? 좋은 선생님과 좋은 피디는 반드시 서로 다른 직업이 아니다. 그러니 미리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삶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피디 시험은 운이 많이 따라야 한다. 1년에 전국에 스무명도 안 뽑는게 피디다. 운이 따를지 안 따를지 모르는데, 괜히 인생 전부를 걸지 마시라. 그냥 주위 사람들 마음 편하게, 교사를 준비하는것 처럼 사시라. 그러다 한번씩 공채 때마다 자신의 운을 시험해보기만 해도 된다.


인생이 어떻게 풀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마음 편하게 사시라. 부득부득, '난 둘 중 하나만 미리 정해서 살테요!'라고 생각 안해도 된다.


끝으로 한겨레 TV 안태일 선생님의 'DEAR 청춘 특강'을 보시라.
인생을 사는 좋은 자세 하나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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