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휴 동안 제주 올레길을 걷고 왔다.

내게 여행은 무엇인가? 

최악의 순간이 왔을 때,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다. 

 

가끔 강연에 가서 전공을 버리고 영어 공부한 이야기, 회사를 그만 두고 대학원에 간 이야기, 나이 마흔에 직업을 바꾼 이야기를 하면 누가 묻는다.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나요?"

 

용기가 있었다기 보다 최악을 각오하기가 쉬웠던 덕이다. 대학 4학년 여름방학 때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 취업도 전혀 안된 상황에서, 겁도 없이. '취직이 안되면, 배낭 여행이나 다녀야지.' 그런 철없는 생각이었다. 회사를 다니다 사표를 냈을 때도, '통역대학원 시험에 떨어지면, 배낭 여행이나 가야지.' 그런 자세였다. 

 

원래 올해 나의 목표는 새로운 드라마를 연출하는 것이었는데, 교육 발령이 나면서 당분간 현업 복귀가 어렵게 되었다. 경력 개발에 있어 개인적으로는 위기이나, 역으로 생각하면 자기개발에 있어 이렇게 좋은 시절이 없다. 드라마 피디로 살면서 연휴를 즐겨본 기억이 없는데, 이게 웬 떡이냐!

 

Hope for the best, expect the worst. 

최선을 희망하고 최악을 각오하는 자세로 살면, 용기를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난 힘든 시기가 닥쳐오면 항상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일상에서 찾기 힘든 희망을 발견하는 새로운 계기가 된다. 우리에게 올레가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굳이 해외여행이 아니라도, 2박3일 연휴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순례여행을 즐길 수 있으니까. 제주도의 수려한 자연경관은 덤이다. 

 

1코스 성산 일출봉 가는 길

 

재작년 10월에는 7코스에서 10코스까지 걸었는데, 이번에는 1코스에서 6코스까지 걸었다. 서귀포 시에 면해 있어 관광지가 연이어 나오는 7코스 구간에 비해 3,4코스는 중산간을 걷는 길이라 몇시간을 걸어도 인적도 드물고 가게도 하나 나오지 않아 좀 당황스러웠다. 특히 통오름과 독자봉을 오르느라 진을 뺀 3코스의 경우, 김영갑 갤러리에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그 이후 바다 목장 올레와 신천 마을 올레가 절경이라는 얘기를 듣고 못내 아쉬웠다. 3,4코스를 걷는다면 김밥이나 영양바 쯤은 준비를 해두는게 나을 수도 있겠다.

 

1코스부터 10코스까지 완주하고 느끼는 점은 여전히 7코스, 10코스가 최고라는 거다. 올레길 초행이라면 역시 서귀포를 기점으로 걸어보시길 권해드린다. 

 

이번에 발견한 숙소는 '와하하 게스트하우스'

15000원짜리 도미토리에서 잤는데, 바다를 마주한 마당에 순한 개 한 마리와 해먹이 반겨줘서 좋았다. 날씨가 풀리면 여기서 며칠 묵으며 낮에는 책이나 읽고 주인장 낚시 갈때 구경가도 좋을 듯. 여행 깨나 다니는 주인장이 만든 공간이라 그런지 인도나 유럽의 배낭족 숙소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단, 주위에 가게나 식당이 없는 한적한 해변이라 마트에서 먹을 걸 사들고 가서 직접 요리해야 한다. 전화만 하면 바로 달려나와 픽업해주는 주인장이 있으니, 며칠 짱박혀 놀 때는 최고일듯.

 

올레길 7-10코스 정보는 이전 글을 참고해주시길~

2011/10/05 - [짠돌이 여행일지] - 제주 올레길 예찬

 

 

올레길 4코스인가, 해변을 걷다 만난 글귀.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한 번도 쓰러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쓰러질 때마다 일어나는 것이다.'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짠돌이 걷기 여행, 오늘은 부산이다. 각 도시마다 걷기 좋은 길 만들기 한창이다. 다음 주말엔 어느 도시를 걸어 볼까? 완전 행복한 고민이다.
 
부산역에 도착하자 역사내 관광안내소부터 찾았다. 부산 관광 안내 전도랑 갈맷길 안내지도를 얻었다. 돈주고 사는 여행책자보다는 공짜로 얻는 지도가 더 소중하다. 수집광 하면, 돈드는 취미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공짜로 지도 모으는게 취미다. 참 저렴하게 산다고 흉봐도 할 수 없다. 나만 즐거우면 됐지, 뭐. ^^
2011/08/11 - [짠돌이 여행일지] - 공짜 관광 안내 책자 모으기~

지도를 보니 갈맷길은 21구간이나 된다. 2박3일 동안 어디를 가지? 딱 3구간만 추천해드리겠다. 
부산 관광오면 꼭 봐야 할 3곳은?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다. 이 3곳을 기점으로 하는 구간들 총정리!

1. 해운대 삼포길 
부산 지하철 2호선 동백역에서 내려 동백섬을 찾아간다.  APEC 누리마루를 지나 데크로 만들어진 해안 산책로를 걷는다. 동백섬을 한바퀴 돈 뒤, 해운대 백사장을 따라 달맞이 고개로 간다. 문탠로드를 걸어서 구덕포까지 가는 코스. 거리는 8.4킬로고 소요시간은 3시간 정도다.

부산 영화제를 보러 간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삼포길 산책을 권한다. 한적한 가을 바다의 정취에 푹 젖을 수 있다. 

2. 광안리 이기대길    
부산 지하철 2호선 광안역에서 내려 광안리 해수욕장을 간다. 광안대교를 마주보고 오른쪽 끝까지 가면 방파제를 따라 걷는 길이 나 있다. 광안대교와 만나는 지점까지 걸어가서 다리 아래로 길을 건너면 용호동이다. 해안길을 따라 동생말, 이기대를 지나 농바위까지 걸어간다. 여기서 보는 풍경은 거의 제주 올레길 수준이다. 이기대길이 끝나는 곳에 오륙도 전망대가 있고, 오륙도 SK뷰 아파트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여기서 돌아나오면 4시간 코스고, 더 걸어서 유엔 기념공원과 자성대까지 가면 총 23.1킬로 8시간짜리 코스가 된다. 일정에 맞춰 선택하시길~
  

이기대길, 20년 전 부산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할때만 해도 없었던 곳이다. 군사지역으로 출입통제 구역이었다. 이제는 일반 공개가 되니 감사한 일이다. 이처럼 공개되기를 학수 고대하는 트레킹 코스는 DMZ다. 수십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최고의 트레킹 코스인데, 지뢰 때문에 좀 겁이 난다...


3. 태종대 둘레길
암남공원에서 시작해 송도 해수욕장까지 가는 송도해안 볼레길과 절영해변길을 포함하는 태종대 둘레길이 있다. 둘을 이어주는 남항대교를 걸어서 건너는 방법도 있으나 전체 구간이 17.8킬로로 8시간이나 된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고 송도 해수욕장에서 택시를 타고 다리를 건너 절영해변길 입구까지 가는 방법도 있다. 태종대는 어려서부터 참 좋아한 곳이다. 해운대나 광안리와는 또 다른 남해안 바다의 기개를 느낄 수 있는데, 해안산책로가 조성되면서 바다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좋다. 


요즘 여행가보면 누구나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카메라를 메고 나오는데, 난 그냥 폰카로 여행 사진 찍는다. 지름신이 무서워~~~


갤럭시로 찍어도 이리 좋은 사진이 나오는데 말이야... ^^ (안다. 더 좋은 카메라로 찍으면 더 좋은 사진이 나오는거... 중요한건 가격대 성능비다. 비용면에서는 갤럭시 카메라의 압승이다. 공짜니까.)


걷기 여행의 노독은 찜질방이 있는 태종대 온천에서 푸시라~ 나는 혼자 걷기 여행가면, 식사는 김밥으로, 잠은 찜질방에서 해결한다. 돈, 거의 안 든다. 나이 마흔에 왜 그러고 사느냐고 물으신다면, 배낭여행의 추억 때문이라고 말하련다. 바게트로 끼니 때우고 도미토리에서 자던 그 시절을 잊지 않으려고. ^^ (아, 참! 부인이 해외 파견 근무 나갔다. 애들도 데려갔다. 그래서 이런 생활이 가능하다. 절대 집에서 쫓겨나서 이러는 거 아니다. ^^)
  
마지막으로 짠돌이의 변명~

사람들은 생활의 업그레이드를 좋아한다. 차를 바꾸고 집을 바꿀 때, 항상 전에 것보다 더 나은걸로 바꾼다. 문제는 그렇게 살면 갈수록 선택의 폭이 줄어든다. 욕심은 끝이 없고, 돈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는 때로는 더 험한 것, 더 불편한 것을 선택한다. 그래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봄에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왔다. 걷기 여행에 빠졌다. 내친 김에 스페인 산티아고도 가고 싶고, 일본 시코쿠 순례길도 가고 싶었다. 하지만 눈을 낮추어 주위를 먼저 살폈다. 제주 올레길이 눈에 들어왔다. 걸었다. 좋다! 히말라야 트레킹 못지 않다! 비행기 표값이 좀... 다시 눈을 낮췄다. 북한산 둘레길, 동작 충효길, 대모산 숲길... 와, 눈을 낮추니 전철로 가는 코스도 이렇게 많다!

눈을 낮추면, 더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건 세상만사 모두 해당되는 얘기다.
가지못할 산티아고만 쳐다보지말고 내 주위 길부터 걸어보자.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요즘, 내가 살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즐거움'이다. 지금 내가 누리는 즐거움을 앞으로 얼마나 오래 누릴 수 있을까?

일하는 즐거움을 앞으로도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내게 필요한 것은 건강이다. 예순살이 되어서도 밤샘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체력을 길러야한다.

노는 즐거움을 오래 오래 누리려면 필요한 것은 돈이다. 이때 벌 수 있는 돈은 총량이 정해져 있으므로, 중요한 것은 공짜로 즐기는 방법이다.

공짜로 건강을 챙기는 최고의 방법? 바로 걷기 여행이다. 전철타고 떠나는 서울 동네길 여행! 오늘은 3번째로 북한산 둘레길을 소개하겠다.

서울이 좋은 이유는, 한강이 있어 자전거 타기나 인라인을 타기 좋고, 북한산이 있어 등산이나 트레킹하기 좋다. 세계 어느 수도를 찾아봐도 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도시는 없다. 북한산 국립공원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철 타고 떠나는 최고의 등산 코스다. 

나는 오늘 등산 대신 트레킹을 위해 북한산 둘레길을 소개하고 싶다. 무릎 관절 보호를 위해서는 가파른 내리막보다는 순한 숲길이 좋다. 내 나이 40대 중반이니, 나도 이제 무릎 생각하며 산을 타야할 나이다. '지속가능한 즐거움'을 위해 산을 오르기보다 산 주위 야트막한 평지를 걷는다. 

1구간부터 10구간까지 걸었는데, 그중 3개 구간을 추천한다. 

먼저 2구간 순례길~

찾아가는 길:
수유역 3번 출구 - 버스 120번, 153번 (덕성여대 입구 하차) - 길건너 도보 5분 - 솔밭 근린 공원 
솔밭 근린 공원에 가면 둘레길 표지가 있다. 우이동 방향으로 가면 1구간 소나무숲길이다. 순례길 구간은 '둘레길 탐방 안내 센터' 방향으로 걸으면 된다.   

순례길 초입에서 만나는 4.19 민주묘지... 꽃다운 청춘이 199명이나 희생되었단다. 50년전 일이지만, 우린 너무 쉽게 모든 것을 잊어간다. 그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잠시 묵념...

3구간 흰구름길

찾아가는 방법
수유역 1번 출구 - 강북 01번(마을버스) - 통일교육원 하차 
북한산 생태 숲 방향으로 난 둘레길 표지를 따라가면 된다. 

2구간은 소요 시간이 1시간 10분 정도이고, 3구간은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추천하는 코스는 2,3구간을 한번에 같이 걸어보는 것이나, 초행길이라면 3구간 중간 화계사에서 내려와 전철역으로 연결되는 버스를 타는 것도 좋다. 화계사에서 오르막을 좀더 오르면 구름 전망대가 나오고 계속 걸으면 북한산 생태숲에 도착한다.


곳곳에 표지판이 잘 되어있고 연결 버스 노선까지 잘 정리되어 있다. 길치라도 누구나 쉽게 찾아다닐 수 있게 해 둔 북한산 국립 공원 사무소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짝짝짝!!!


둘레길이 참 좋은 것이, 한 두 시간 정도만 걸으면 언제나 대중 교통과 연결되는 지점이 나온다. 걷다 힘들면 주저없이 버스타고 나오면 된다. 등산은 중도 포기가 없다. 오르다 말면 정상을 못 봐서 서운하고, 내려오다 말면 산 중 노숙이다. 둘레길은 언제든 속세와 연결된다.

다음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코스는 7구간 옛성길이다. 

찾아가는 길
길음역 3번 출구 - 7211번 버스 - 구기터널. 한국고전번역원 하차 (도보 10분) - 탕춘대 성암문 입구
여기서 북한산 생태공원 방향으로 걷는다. 서울시 우수 조망 명소라 하여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도 나오는데,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승가봉, 나한봉, 문수봉, 보현봉이 360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지속가능한 즐거움, 돈 한푼 안들이고 놀 수 있는 방법, 짠돌이의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 된다.
내가 노년을 기다리는 단 하나의 이유! 전철이 공짜다. 전철 타고 다니는 여행 코스, 무궁무진하다!^^

둘레길에 대해 추가 정보를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공식 사이트를 찾아봐도 좋을듯~
http://ecotour.knps.or.kr/dulegil/index.asp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연휴에 휴가를 더해 제주 올레길을 다녀왔다.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데, 이번 걷기 여행 역시 아주 만족스러웠다. 7코스부터 10코스까지 4일간 혼자 걸었다.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혼자 걷느냐고 하지만, 사실 걷기 여행은 혼자 가야 제 맛이다. 길을 걸으며, 자신과 오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인생을 살며, 우린 늘 반성과 위로와 결심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위해 시간을 내어 자신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삶의 새로운 길이 보인다. 길을 찾는 자, 길을 떠나라!


걷기 여행을 좋아해서, 태국 치앙마이 트레킹도 가고,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도 다녀왔지만, 제주 올레길 여행이 특히 좋은 이유!

1. 짧은 일정으로 언제든 다녀올 수 있다.
2박 3일도 좋고, 주말 동안 1박 2일 여행도 좋다. 언제든 내키면 떠날 수 있고, 코스를 하나 하나 나누어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번에는 서귀포 인근 7~10코스를 걸었는데, 다음에는 우도를 포함해 1~3코스를 걷고, 다음에는 4~6코스, 이런 식으로 1년 동안, 몇 번에 나누어 올레길 순례를 할 예정이다. 직장인도 장기 휴가 없이 누구나 떠날 수 있는 걷기 여행! 올레의 장점이다.

(파도 소리 자장가 삼아 낮잠을 청했던 올레길 옆 오두막...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2. 가벼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다.
산티아고 길은 일직선으로 걷는 순례 여행이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어야 한다. 히말라야 트레킹은 가이드나 포터에게 베낭을 맡길 수 있지만, 사람을 부린다는 점에서 마음은 가볍지 않다. 올레는 다르다. 배낭은 숙소에 맡겨두고 홀가분하게 걸으면 된다. 심지어 숙소에서 다음 숙소로 베낭을 옮겨주는 서비스도 있다. 5천원~1만원이면, 베낭을 대신 옮겨준다. 여행하다보면 알거다. 때론 돈보다 몸이 소중하다. 걷다가 힘들면 그냥 콜택시 부르면 어디든 달려온다. 언어 장벽도 없지, 돈도 덜 들지, 이보다 편한 걷기 여행이 어디 있으랴!   


3. 길을 걸으며, 문화를 배운다.
올레길을 걸으며 문화를 즐기는 사람의 소중함을 배웠다. 내가 좋아하는 무엇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표지판을 세우는 것은 중요한 시작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 표지를 따라 걷지 않으면 그 표지판은 그냥 산 속의 외로운 나무조각일 뿐이다. 문화를 만드는 데 있어, 리더쉽 못지않게 중요한게 팔로우쉽이다. 표지판만 세운다고 길이 되더냐, 수많은 사람이 걸어야 길이 된다. 그래서, 요즘 대중 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팔로우쉽이다. 커버댄스 열풍 없는 K-POP 한류는 없다. 팬 없는 인기 드라마 없듯이. 길을 걸으며 또 배운다. 문화를 만드는 이의 자세는 무엇인지, 그것을 따라 즐기는 이들의 소중함은 또 무엇인지.  


간단 여행 정보:
추천숙소: 민중각 (서귀포 시외 버스 터미널 옆에 있어 올레 코스 어디나 쉽게 이동 가능하다. 다음 카페에 검색하면 나오는 올레꾼 전용 게스트하우스다. 여기 사장님이 직접 인솔하시는 오름 투어도 참 좋다. 2만원에 하루 종일 차로 경치좋은 오름-화산 분화구로 생긴 얕은 언덕-을 찾아다니고 점심에는 맛있는 흑돼지 구이도 먹는다. 올레꾼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다. 도미토리 1박에 12000원, 방은 26000원. 인근 '건강나라' 찜질방도 괜찮았다. 7000원.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 있는 워터 월드 찜질방도 위치가 좋다. 터미널 옆이다.)
추천맛집: 민중각 맞은 편 음식 거리를 헤매다 찾은 곳.



아침 7시부터 영업을 한다. 설렁탕 7천원. 도보 여행을 하는 이에게 아침은 소중하다. 든든하게 먹어둬야 종일 걸을 수 있다. 이 집 옆의 두루치기 가게도 추천. 1인분에 6천원인데, 혼자 가도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왜? 이 집은 메뉴가 두루치기 하나 뿐이다. 저녁이면 자리가 없을 지경.

코스선호도: 7코스>10코스>8코스>9코스

제주도 저가 항공도 괜찮더라. 진 에어를 이용했는데, 저렴해서 좋았다. 아침 7시 반 비행기로 가서 숙소에 도착하니 10시. 배낭은 숙소에 맡기고 나와서, 7코스를 걷고 나니 오후 5시 경... 1박 2일로 간다면 도착한 날, 7코스, 오는 날 아침 일찍 10코스를 걷고 오후에 숙소에서 짐을 챙겨 저녁 비행기로 오는 일정을 추천해드린다.  
 
올레 패스포트를 샀다. 길을 다녀보면 알 것이다. 길을 만든 분들이 참 고맙다. 작은 감사의 표시로 올레 패스포트를 사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제주 공항 3층 이스타 항공에서 판다.

올레길, 참 잘 만들었다. 다양한 길의 조합과 지칠만 하면 나타나는 쉼터들. 놀멍 쉬멍 걸으멍, 여러분도 다녀오시길. 

인생의 새로운 길은, 길 위에서 찾을 수 있다.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오늘 소개할 서울의 동네길은 안산에 있다. 경기도 안산이 아니라 서대문구 안산. 서울에 사는 사람도 북한산, 관악산, 청계산은 알지만 안산은 모른다. 서울 시내 동네길, 오늘은 안산으로 떠나보자.



안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여러갈래이나 내가 애용하는 길의 시작은 5호선 서대문역 1번 출구다. 충정로역 방향으로 걷다가 대우디오빌에서 오른쪽 언덕길을 오른다. 좀 편하게 가고 싶은 이는 아래 마을버스를 타고 가도 된다. 대우디오빌 맞은 편에 정거장이 있다. 미동 초교 육교 앞 정거장.


버스로 오거나, 언덕길을 계속 오르면, 천연뜨란채 아파트가 나온다. 아파트 입구에 아래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등산로는 어디나 그렇듯이 처음에는 계단을 꽤 오른다. 하지만 너무 걱정마시라.


이런 강아지도 오르는 산길이다. 그리고 안산의 좋은 점은 처음에만 가파르고 나머지는 긴 능선을 따라 서울 시내 명소를 관망하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계단을 다 올라가서 왼쪽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쉬었다가 조금 더 걸어가면 전망 포인트가 나온다. 이곳에서 보는 서울 전망은 참 좋다.


저 멀리 북한산과 인왕산이 보인다. 몇 걸음 오르지 않았는데도, 속세가 발 아래 펼쳐진다. 세속을 떠나 입산하는 일이 이리 간단한 일이거늘...


달에서 만리장성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에서 서울 성곽은 보인다. ^^ 다음에는 저 성곽길도 걸어야지. 연출에게 권하는 일상의 훈련은 걷기다. 체력 단련에 최고고, 여러가지 기획 아이디어를 고민하기에도 참 좋다. 책 한 권 들고 올라 독서하기도 좋고. 이 좋은 길을 두고 사람들은 산티아고길만 노래한다. 어차피 형편상 가지 못한다면 동네길이라도 올라야지.    


내가 애용하는 코스는 지도의 왼쪽 능선을 따라 죽 걸으면, 육모정-금화체력단련장-백암약수터-봉수대를 지나 무악정으로 해서 만남의 장소를 거쳐 안산공원 홍제지구로 내려오는 코스다. 사이 사이 울창한 숲도 있고 동네 어르신들 운동하는 장소도 많이 있다. 조용히 쉬기도 좋고, 길 모르면 물어가기도 좋다. 지도를 클릭하면 큰 화면이 뜬다. (이런 기능 나도 몰랐네~^^ 역시 블로그도 자꾸 해야 는다...) 꼭 한번 클릭해서 큰 화면으로 살펴보라. 신촌에 저런 산이 있어? 싶을 것이다.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싸이의 스탠딩 공연을 보러 갔을 때, 동네 어르신들이 손에 물통을 들고 학교 뒷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고, 저 뒤에 산책로가 있구나, 알았다. 안산에서 내려 올 때, 연세대 캠퍼스로 나오는 코스도 좋다. 간만에 대학 풍경도 감상하고 언더우드 관 아이비 건물 앞에서 사진도 찍고. 아프기에 청춘이라지만, 나는 부럽기만 하다.^^


잠깐 퀴즈, 여기가 어디일까요?
강원도 태백의 정방산 폭포?
경북 안동 하회마을의 방아간다리?
여기는 안산 공원 홍제지구다.
안산을 내려오면 홍제천과 만난다. 홍제천 길은 따라 내려가면 다시 한강 시민 공원과 만나고. 서울 시내, 뒤져보면 재미난 풍경이 많다. 물론 가서 직접 보면 실망할거다. 뭐야, 가짜 폭포에 가짜 물레방아잖아! 이 주위 경관은 공개하지 않겠다. 여러분이 직접 찾아가 보시라. 자전거로 한강 시민 공원을 다닌다면, 홍제천을 따라 올라오면, 그 끝에 위의 장소가 있다.

지도에 왼쪽 끝에 있는 홍제사로 나가 한양 홍제 아파트를 빠져나오면 지하철 3호선 홍제역이다. 굳이 이 곳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출구가 있다. 길이 이렇게 많은데 길을 잃으면 어쩌냐구? 흠...

오늘의 자투리 PD 스쿨...

조연출 시절, 난 촬영 전날이면 잠을 못잤다. 눈만 감으면 촬영하다 잘 못 될 수 있는 수만가지 시나리오가 눈 앞에 펼쳐져 잠 못 자고 뒤척이기 일쑤였다. 공원 데이트 장면 촬영인데, 비가 오면 어쩌지? 레스토랑 영업 시간 때문에 오전 10시까지 촬영을 마쳐야하는데, 배우가 늦게 오면 어쩌지? 아니, 무엇보다 촬영하다 콘티가 생각 안나면 어쩌지?

그러다 겨우 잠이 들면, 꼭 악몽을 꾼다. 하루 종일 콘티를 그려놓은 책 대본을 잃어버리는 꿈... 그래서 스탭들 50명이 내 지시만 기다리고 있는데, 난 멍하니 서 있는 꿈...  방송을 앞둔 친한 작가를 만났더니, 그 작가는 요즘 잠만 잤다 하면, 꿈 속에서 컴퓨터 하드가 날아가 방송 대본을 날리는 꿈을 꾼단다... 허 참, 사람 다 똑같군.

내가 촬영 전날의 스트레스를 극복하게 된 계기는? 사람을 믿고 나서부터다. 날씨 탓에 공원 데이트가 불가능하면, 장소 섭외에게 실내 데이트가 가능한 장소를 상의한다. 그럼, 섭외가 돛대 월드나 대형 쇼핑몰을 잡아온다. 콘티가 생각 안나면 촬영 감독에게 물어본다. 어떻게 찍지? 그럼, 촬영 감독이 앵글을 일러준다. 스크립터에게도 단도리해둔다. 혹 내 콘티에서 빼먹고 안 찍은 컷트 있으면 알려줘.

나와 함께 일하는 스탭들은 모두 다 전문가들이다. 내가 혼자 다 해야할 필요가 없다. 내가 부족한 부분은 그들에게 물으면 되는 것이다. 이것을 깨달은 후로, 촬영을 앞두고 불안해 본 적이 없다.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내겐 50명의 스탭이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랴!

산행도 마찬가지다. 모르면 지나가는 이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리고, 길이 나 있으면 그냥 따라가라.  길이 있다는 것은 어딘가 사람이 사는 동네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길을 믿어라. 아니, 그 길을 먼저 간 사람을 믿어라. 서울 동네길을 가다보면 때론 목적한 전철역이 아닌 엉뚱한 길로 내려오는 수도 있다. 그럼 그냥 그 동네 마을버스를 찾아 타면 된다. 때론 헤맬수도 있다고 생각해라. 그래야 여행이 즐겁다.

촬영하다 헤맬 수도 있다. 연출도 사람인데, 실수가 없겠는가? 인생에서 실패 없기를 바라지마라. 실패를 두려워않기만을 바래라.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인생을 즐기는 법, 그 첫번째는 '작은 일에 감사하라'. 남이 가진 더 큰 것을 바라지말고, 내가 가진 작은 것을 즐기는 데서 시작한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살면 된다.

여행도 마찬가지. 산티아고 걷기여행을 가려면 한 달 씩 시간을 내야하는 데, 그럴 수 없는 바쁜 직장인을 위해 제주도 올레길이 있다. 올레길이 뜨더니 요즘 지리산 둘레길, 강화도 나들길, 전남 보성 소릿길, 남해 바래길이 덩달아 뜨고 있다. 굳이 해외여행 갈 것 있나? 우리 옆에 있는 저 아름다운 강산을 보고 즐기는 길, 멋진 여행 아닌가?

그런데, 난 오늘, 비행기 표를 끊거나, 2박 3일씩 시간을 낼 필요도 없는 여행을 안내해드릴까한다. 마음만 먹으면 훌쩍 전철 타고 떠나는 서울 동네길 여행. 길 떠날 준비 되셨는지?

나는 걷기 여행을 좋아한다. 연출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그것도 근력보다는 지구력이다. 헬스클럽에서 몸을 만드는 것보다, 3~4시간을 꾸준히 걸으며 밤샘 촬영에 대비한 기본 체력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걷는 것은 조용히 혼자 생각할 시간을 만들어주어, 드라마를 기획하거나 대본 아이디어를 고민하기에도 참 좋다. 요즘은 매일 하나씩 블로그에 새 글을 올리는데, 사실 이게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보통 글의 아이디어는 아침 산책 중에 나온다. 사실 이 글도 어제 서울대공원 산림욕장을 걷다 생각한 거다.  

서울 동네길 여행, 그 첫번째는, 동작 충효길.

서울 동네길 여행은, 여러분이 전철로, 버스로 오가는 그 곳에 사실은 훌륭한 걷기 여행 코스가 숨어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다. 오늘은 나의 출근길을 소개한다. 나는 사당동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데 보통 9호선 동작역을 이용한다. 어느날 달리는 전철에서 한강 경치를 즐기다 동작역 옆으로 난 숲 속 나무 계단을 봤다. '음? 저 길은 어디로 통할까?'

길의 시작은 9호선과 4호선의 환승역인 동작역이다. 동작역 3번 출구로 나와 육교를 내려가면 왼쪽에 나무 계단이 있다.     



첫 시작이 좀 가팔라보이지만 겁먹지말고 오르자. 가파른 계단이 있다는 건 그만큼 긴 내리막이 있다는 뜻이니까.


계단을 오르다 문득 뒤돌아보면, 4호선 철로와 그 너머 한강이 보인다. 내가 살던 일상을 등지고 선계로 오르는 느낌이다. Stairway to heaven?

동작 충효길 제2코스는 길찾기가 쉬워서 좋다. 그냥 현충원 담장을 끼고 쭉 걸어가면 된다. 예전에는 흉한 벽돌담이었는데, 요즘은 새로 공사를 해서 현충원 안의 숲을 함께 관망할 수 있다. 걷다가 힘들면, 현충원 안으로 들어가는 샛문을 들어서면 된다. 현충원을 걸으며, 먼저 떠나신 이들의 넋을 기리며, 죽음과 삶을 돌아보라. 내가 가진 삶의 순간 순간이 소중해진다.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담장을 끼고 계속 걸어 서달산 정상까지 오르기 바란다. 정상이라고해야 언덕 정도다.



서달산 정상의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전경. 저 멀리 여의도 63빌딩과 한강이 보인다.



서달산 정상 아래에는 피톤치드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소나무 숲이 있는데, 잘 찾아보시기 바란다. 서울 시내 동네길은 어디나 푯말이 잘 되어 있어 길을 찾기가 쉽다. 무엇보다 산책로 내 인구밀도가 높아 모르는 길은 물어 찾아가기도 좋고.  


처음 블로그에 올렸을 때는 '현충원 둘레길'로 올렸는데, 동작 충효길이라고 새로 코스가 개발되었다. 아래 지도를 올리니 참고하시길~



앞으로 서울 시내 여기 저기 숨어있는 소중한 동네길을 소개해드리겠다. 순례길이나 올레길을 못 간다면, 동네길이라도 즐겨야지. 뮤지컬 시카고에 나오는 노래 가사처럼.

You can live the life you like, or you can like the life you live.

좋아하는 인생을 살거나, 살고 있는 인생을 좋아하거나.


없으면 없는 대로 즐겨보자, 공짜로 즐기는 세상~

신고
Posted by 김민식pd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