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여행'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6.12.02 타이베이 고궁 박물관 (7)
  2. 2016.11.30 타이베이 전자 도서관 (4)
  3. 2016.11.29 타이루거 협곡 여행 (5)
  4. 2016.11.24 타이베이 홍길동 투어 (6)
  5. 2015.02.16 대만 가오슝 당일치기 여행 코스 (10)

타이베이 6일차 여행기

오늘은 고궁 박물관에 가는 날입니다. 세계 5대 박물관 중 하나라는데요, 처음엔 이 작은 섬나라에 웬? 그랬어요.

 

이름은 고궁 박물관인데, 건물은 현대식이에요. 여기서 '고궁'은 청나라 자금성을 뜻합니다. 청나라가 망하고, 북경 자금성에 있던 왕조의 보물이 국민당의 수중에 떨어지지요. 일본군의 약탈에서 보호하겠다고 빼돌린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전쟁에서 패하고 대만으로 도망 올 때 보물 60만점을 들고 옵니다. 중국 역대 최고 보물들이 모여있는 대만이 고궁박물관.

 


왕가의 보물이니만큼 소장품의 수준도 높습니다. 내방객이 많아 혼잡하다는 얘기에 개관 시간 8시 30분에 맞춰 입장했습니다. 혼자 1시간 정도 관람한 후, 일단 출구로 나왔어요. 재입장을 위해 출구에서 손등에 스탬프를 찍고,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영어 가이드 투어 (무료/사전 인터넷 신청)와 함께 다시 입장했습니다. 혼자서 한번, 설명을 들으며 다시 한번, 두번을 보니 제대로 구경한 느낌입니다. 

혼자 볼 때는 그냥 지나쳤던 전시물입니다. 박물관 가이드가 영어로 설명해주는 걸 듣고 다시 보니, 이게 올리브 씨앗에 배를 조각한 겁니다. 돋보기를 들여다보면 조각한 배에 사람이 8명 타고 있어요. 그 정교한 세공에 혀를 내두르게 되는데, 배의 바닥에는 한자가 357자 새겨져있어요. 올리브 씨앗에 소동파의 '적벽부' 전문을 새겼답니다. 장강에 배를 띄우고 노는 풍경이지요. 건너편에는 서예 한 폭이 있는데, 바로 '적벽부'의 전문입니다. 반대편 맞은편에는 도자기가 있는데요, 자세히 보면 적벽부 그림으로 장식을 했네요.

가이드 투어를 따라다니면, 이렇게 전시물간의 맥락을 연결됩니다. 고궁 박물관에 가시는 분은 영어 청취 공부를 겸해 꼭 가이드 투어를 들어보세요. 한글 오디오 가이드도 있네요. 설명 없이 보면 잘 몰라요. 유물에 깃든 사연을 듣고 봐야 재미있어요. 옛날 중국의 조공은 사실 국제 무역이었지요. 그 시절 전세계 보물들이 다 청나라 황궁에 모여듭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보는, 고궁박물관 최고 스타, 취옥 백채. 귀한 옥을 세공했는데요, 아래는 희고 위는 녹색인 옥을 가져다 배추로 형상화해낸 옥세공인의 감각이 탁월합니다.


 

 

 

옥배추는 19세기 청나라 광서제의 부인 근비가 혼수품으로 가져온 것이랍니다. 하얀 옥은 신부의 순결을 뜻하기에 예로부터 결혼 선물로 많이 쓰였다는군요.

이 옥배추의 포인트, 상단의 메뚜기입니다. 메뚜기는 알을 많이 낳기에 다산의 상징이랍니다. 시집가는 딸에게 이런 선물을 준 뜻은 황손을 낳아, 언젠가 황제의 외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겠지요. 하지만 이 신부는 평생 아이가 없었어요. 황제가 신부의 여동생에 마음을 빼앗겼거든요...


고궁박물관 앞 즈샨위엔입니다. 사람많은 북새통 속에서 화려한 보물을 구경하느라 바빴으니 이제 잠시 마음을 가라앉힐 시간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돈도, 미녀도, 천하의 보물도 다 얻을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기가 제일 어렵다는...

자금성의 보물을 보며, 장개석은 황제를 꿈꾸었지만, 전쟁은 모택동이 이깁니다. 왜? 모택동이 농민의 마음을 얻었거든요. 장개석은 뒷끝 있어요. '전쟁은 져도, 보물은 내가 먹는다.' 전세가 불리한 와중에도 보물은 항상 챙겼구요. 결국 대만으로 들고 옵니다. 이제 그 보물은 고궁 박물관에 소장되어 만인이 보게 되었구요.


지금은 황제의 시대가 아니라 문화의 시대입니다. 예전엔 권력을 가진 소수만이 예술을 즐겼다면, 이제는 모두가 문화라는 이름으로 공유하는 시대.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보면, 재능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입니다. 이야기를 잘 만드는 사람,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사람, 미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 등등 숱한 사람의 재능이 하나로 모여 드라마 한 편이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드라마를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요. 

헐리웃 영화도 그렇지 않나요. 전세계에서 가장 재능있는 이들이 모입니다. 거기에 돈이 있고 꿈을 펼칠 기회가 있으니까요. 헐리웃 블록버스터는 우리 시대 예술의 총화입니다. 글, 음악, 연기, 미술 모든 분야가 총망라되지요. 청나라 왕조의 옥배추는 소수의 전유물이지만, 우리 시대의 영화는 모두의 공유물이에요. 그런 점에서 저는 문화의 시대에 태어난 것에 감사합니다.

(여행의 시대에도 감사드려요. 세계 각국을 다니며 황제의 보물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해질 무렵, 전철을 타고 타이베이 동물원에 가서 마오콩 곤돌라를 탔습니다. 정상까지 편도 120원 (우리돈 5000원)인데요, 타이베이 교통 카드인 이지 카드로 탑승 가능합니다. 케이블 카를 타고 타이베이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마오콩은 산 위에 펼쳐진 차밭으로 유명한 마을인데요.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산책을 다녔어요. 타이베이의 석양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마오콩에서 내려갈 땐 버스를 탔어요. 버스가 훨씬 싸거든요.

오늘 하루 경비,

아침 컵라면 35원
고궁박물관 입장료 250원
밀크티 20원
점심 스시 익스프레스 240원
밀크티 30원
녹차 아이스크림 80 곱하기 3 240
저녁 피자 240
1050원=42000원
숙박비 25000원
총 67000원

224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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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려고 휴가까지 냈는데, 갑자기 한파가 닥쳐서 급하게 대만 배낭여행으로 일정을 바꿨습니다. 1주일 남겨두고 항공권 구입하랴,  숙소 예약하랴 바빴어요. 그러느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어요. 혼자 배낭여행을 다닐 때는 여행지 사전 조사가 필수인데 말이지요. 가이드 북을 찾아봤어요. "꽃보다 청춘' 타이완 편 이후 대만 관련 여행책자가 많아요. 다만 제가 짐이 늘어나는 걸 싫어해서 배낭에 책 한 권 안 가지고 다닌다는 거지요. (여행 가서는 휴대폰 어플로 전자 책만 읽어요.)

궁리 끝에 휴대폰에 'YES24 전자 도서관'을 깔고 관할 구립 전자 도서관에 회원 가입을 하고 전자책을 대여했습니다. 타이베이에 가서는 YES24 전자도서관에서 다운받은 대만 관련 여행책들을 읽으며 여행 다녔어요. 그 책들을 소개합니다.


2016-225 처음 타이완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정해경 / 원앤원 스타일)
타이베이 여행 입문서입니다. 5박6일 동안의 일정 예시도 나옵니다. 동선에 따라 하루하루 뭘할지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저처럼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는 짠돌이 배낭족을 위해 전철역에서부터 목적지를 찾아가는 길을 사진 한 장 한 장 순서대로 보여줘요. 주말 여행의 경우, 이 책 한권으로도 해결됩니다.

2016-226 타이베이 미식 기행 (이은지 이명지 / 단델리온 북스)
타이베이에 와서 어떤 음식을 어떻게 주문해야할지 상세히 알려주는 안내서. 맛집 탐방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참고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저야 워낙 짠돌이 여행자라 그냥 야식 길거리 음식만 찾아다니지만... ^^

2016-227 타이완 편의점 탐방 (단델리온 북스)

타이완 편의점에서 무엇을 사야할지 간략 정리해둔 책입니다. 사진과 함께 무엇을 골라야할지 설명이 나와요. 책을 보고 망고 우유도 사먹어봤는데요. 대박이었어요! ^^


2016-228 남자는 여행 (정영호 등 / 세나북스)

이 나이에 혼자 배낭여행 다닌다고 하면 좀 문제가 있는 남자가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눈총을 받습니다. 그럴땐 동료 여행자들이 쓴 여행의 로망에 대한 책을 읽습니다.  책 속에서 크게 공감한 글.

'남자는 어른이 되지 않는다.'

저희 마님도 늘 그러지요. "어쩜 당신은 나이가 들어도 아직도 배낭 여행 타령이야? 도대체 철은 언제 들래?" 90까지 사는 세상이에요. 서둘러 어른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이렇게 살다가 한 89세쯤 철들려고요. 제 꿈은 철 들기 전에 세상을 뜨는 겁니다. 이렇게 사는 게 즐겁거든요. ^^


책을 보면, 시애틀에서 LA까지 북미대륙 1500킬로를 16일간 자전거로 횡단하는 이도 있구요. 오로지 NBA 농구 시합을 보기 위해 즉흥적으로 미국 여행을 결정하는 이도 있어요. 책을 읽으며 죄책감을 지웁니다. 인생, 불 사를거야!

 

YES 24 전자도서관 3대 장점!

1. 우선 공공도서관 회원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는 점.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저희 동네는 다행히 가입 가능한 지역이네요.)

2. 한번에 다섯권까지 대여가 된다는 점! (교보문고 도서관은 대출 권수가 겨우 2권이서 아쉬웠거든요.) 

3. 인기 도서의 경우, 예약을 걸어둘 수 있어요. 반납되는 대로 알림 문자가 옵니다. 정말 편리한 기능이네요! 이 기회에 크레마(YES24 전용 전자책 리더기)를 질러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네, 저는 무엇을 살 때, 고민을 참 오래합니다. 휴대폰 어플로 일단은 버팁니다. 공짜로 할 수 있는 걸 굳이 돈 주고 하지 않는다. 이게 제 인생의 철칙입니다. ^^)

 

타이베이 샹산에 올라가, 해지기를 기다리며, 휴대폰 전자 도서관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이국땅에서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게 많아 참 즐거운 세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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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여행 5일차

 

아침에 일찍 일어나 숙소를 나와 화롄역 앞에서 출발하는 타이루거 셔틀 버스 6시 50분 차를 탑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사카당 트레일입니다.

타이루거 관광 안내소 바로 다음 정류장인데요, 버스 안내가 잘 되어 있어 쉽게 내릴 수 있어요.

절벽 아래를 깎아서 만든 길을 걸어 산으로 올라가는 코스도 있고요. 줄다리를 건너 타이루거 관광 안내소 (visitor center)까지 걸어가는 코스도 있습니다. 저는 한 시간 정도 걷다가 관광 안내소에 가서 다시 다음 버스를 탔어요. 2일짜리 타이루거 셔틀 패스를 샀기에 (대만 돈 400원= 한화 16000원) 이틀 동안은 버스를 무제한으로 타며 여유롭게 자신의 일정에 맞추어 타이루거를 돌아볼 수 있어요.

'웅장한 대리석 절벽으로 이루어진 타이루꺼 협곡은 타이완에서 가장 경이로운 자연의 산물이다. 이 자연의 걸작품과 더불어 동식물의 생태계 보존 또한 잘 되어 있는 이곳은 국제수준의 자연국가공원으로 공인받고 있다. 또한 중횡고속도로(中橫公路)의 시발점이기도한 이곳은 타이야족(泰雅族)의 문화유적들도 살펴볼 수 있다. 강협곡을 가로지르며 끊어질 듯 이어지는 중횡고속도로의 동쪽지역은 타이루꺼 협곡을 관광함에 있어 주요 교통로이다. 이 도로를 따라가면 관광객들은 이엔즈커우(燕子口), 지우취똥(九曲洞), 창춘츠(長春祠), 뿌루어완(布洛灣), 티엔샹(天祥) 뿐만 아니라 사카당(砂卡礑) 원주민문화보행도로, 뤼수이허리우(綠水合流)보도, 바이양(白楊)보도 등의 도보여행로를 걸으며 타이루꺼 고산협곡의 진면목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출처-타이완 관광청 홈피) 

(발음과 한자를 일일이 찾아보기 힘들어 통으로 복사. ^^)

이중 이엔즈커우는 굴을 뚫어 낸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맞은 편 절벽에 난 제비집 같은 암석 구조물을 보는 코스지요. 타이루꺼에서 가장 볼 거리가 많은 길이라는 평이 있어요.


타이루거를 여행하는 방법은 무엇이 좋을까? 여럿이 함께 온다면 화롄역 앞에 줄지어 서있는 택시를 잡아타고 당일치기 투어를 해도 좋구요. 저처럼 혼자 온다면 셔틀을 타고 다녀도 좋습니다. 타이루거 택시 투어를 검색하면 게시판에 동행을 구하는 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날짜가 맞으면 다른 일행을 구해 함께 택시 투어를 해도 좋아요. 셔틀의 경우, 시간을 좀더 여유있게 잡으셔야해요. 버스 배차가 1시간에 한 대 꼴이라 자칫 몇군데 못 보고 돌아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기차 역 앞 수하물 보관소는 아침 8시 오픈인데요, 저는 오후 1시 기차로 올라가야해서 (더 늦은 시간은 이미 매진... ㅠㅠ 타이베이-화롄 기차는 미리 예약하시는 편을 권합니다.) 오전 6시 50분 버스를 탔습니다. 짐을 맡길 수 없어 그냥 배낭을 메고 다녔습니다. 그나마 짐이 없어 다행이네요.


저녁엔 타이베이 최고 야시장이라는 송산역 라오허제 야시장을 갔어요. 입구에는 줄을 서서 먹기로 유명한 후추빵이 있군요. 후추빵과 오징어 튀김을 사들고 근처 강변으로 향합니다. 동과차도 사서요. 동과차는 오이 비슷한 채소로 즙을 낸 대만 특유의 음료인데요, 달고 시원해서 야시장 가면 꼭 한잔씩 마십니다. 대만에 오면 버블 티를 많이 드시는데요, 저는 한국에서도 마실 수 있는 버블 티보다, 대만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동과차를 즐겨요. 

야식을 먹고, 강변에서 야경을 보며 혼자 산책을 즐겼습니다. 야시장에서 한국에서 온 여자분들을 많이 봤는데요, 대만은 여자들끼리 여행하기에도 참 안전한 나라에요.

야시장이나 용산사처럼 밤에도 볼만한 장소가 많구요.

몇년전 스페인에 가족 여행을 갔어요. 마님과 따님들을 모시고 다니면, 가이드에 운전기사에 포터까지 합니다. 새벽에 아이들 자는 동안 먼저 일어나 마님 몰래 혼자 해변 산책을 갔어요. 바르셀로나 해변을 조용히 걸으며 스페인의 정취를 홀로 느끼고 싶었는데...
 
집시들인지, 그냥 동네 양아치 청년들인지, 쫓아오며 말을 거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손사레를 치면 손으로 담배 피는 시늉 (담배 좀 다오)이나 손가락을 비비며 (동전 좀 다오) 쫓아왔어요. 스페인은 청년실업이 심하다더니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밤을 새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어요.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된 느낌이었어요. 뒤에 양아치들을 줄줄이 이끌고 헐레벌떡 도망다니다 보니... 한국이나 대만처럼 밤 마실이 자유로운 나라에서 사는 것도 복이네요.


하루 경비 (대만돈 1원=한국돈 40원)

아침 200
물 25
점심 100
망고 우유 30 (편의점에서 파는데, 맛있어요!)
저녁 야시장 군것질 200
총 550원=(한화) 22000원
숙박 사전 결제 (한화) 25000원
총합= 47000원


하루 걸음 수 22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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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타이베이 3일차 여행기입니다.

어제 하루 시내 관광은 마쳤고, 이제 외곽으로 놀러갈 차례입니다. 타이베이의 이름난 명산, 양명산 트레킹! 먼저 MRT 찌안탄역으로 가서 빨간색 5번 버스를 탑니다. 문화대학을 경유하는 버스라 아침에는 학생들로 만원이에요. 40분을 달려 종점에 내리면 양명산 공원 입구. 여기서 108번 공원순환버스로 갈아탑니다. 

노선도가 중국어 표기라 한자를 모르는 서양인들에게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오늘의 첫 목적지는 얼찌핑 Erziping 二子坪 트레일입니다. 공원 순환버스를 타고 얼찌핑으로 갑니다. 버스에서는 정거장 안내가 영어와 중국어로 나와서 편합니다. 한자도 우리가 쓰는 한자와 같구요.

대만 최초의 야외 무장애 보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쉽게 산을 오를 수 있는 길입니다.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도 걸을 수 있어요. 외국인들이 남긴 영어 리뷰를 보니, 타이베이 숨겨진 절경으로 이곳을 추천하더군요. 저도 등산을 좋아해서 양명산을 꼭 한번 와보고 싶었어요.

숲길을 한참 걷다보면 얼찌핑이 나타납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1.8킬로미터, 왕복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코스입니다. 무장애 보도는 여기까지 나 있지만, 저는 욕심이 나서 산을 좀 더 오르기로 했어요. 

면천산 정상으로 가는 길을 알리는 표지. 길 안내가 잘 되어 있어 처음 온 외국인 산행객도 별 무리없이 산을 탈 수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니 발 아래 구름이 쫙 깔렸어요. 운무가 아니라면 바다가 보였을 듯! 대만에 이렇게 높은 산들이 많은 줄 몰랐어요. 구름 위의 산책! 이제 다시 얼찌핑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갑니다.

무장애 보도 덕에 이렇게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산행을 오기도 하고요. 몸이 불편한 아이를 휠체어에 태우고 나들이 온 가족도 있더군요. 서울 안산이나 관악산에도 이런 무장애 보도가 늘어나고 있어요.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복지 시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다시 108번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갑니다. 교통 카드로 다니니 편해서 좋네요. 버스 요금은 15원 (우리돈 600원)입니다.

다음 목적지는 샤오유켕 Xiaoyoukeng (小油坑)입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땅속에서 증기가 올라오는 장관을 보고, 우와! 저기는 또 어디야! 하고 찾아간 곳입니다. 화산 활동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장관이네요. 버스에서 내리자 바로 볼 수 있어요. 잠깐 구경한 후, 버스 타고 다시 이동~

 

이번에 내릴 곳은 칭티엔갱입니다. 영어 발음과 한자를 보면서 정류장을 찾습니다. 다음에 오면 양명산 등산만 하루종일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순환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구경다니면서요.

이곳은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신혼부부 웨딩 촬영을 많이 하는 걸 보니 출사 포인트로 딱인듯. 아쉬운 건 그늘이 없어 한낮에는 좀 덥습니다. 11월 중순에 와도 이렇게 더운데 여름에 오면 많이 힘들 것 같아요. 추운 겨울에 따듯한 나라로 여행하실 분들은 대만으로 오세요~

자, 이제 다시 버스를 타고 2호선 찌엔탄 역으로 갑니다. 어제 탄 2호선의 반대편 종점은 담수이 역입니다. 2호선을 타고 베이터우 Beitou에서 일단 내려서 신베이터우로 전철을 갈아탑니다.

옛날엔 타이베이가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불편한 도시로 악명이 높았어요. 영어도 거의 안 통하고, 길 안내는 온통 한자로만 되어있어 서양인들은 길찾기가 불가능했지요. 1996년부터 단계적으로 개통된 MRT 덕에 배낭여행도 한결 수월해졌어요. 비교적 새로 개통했기에 전철역이나 설비가 다 깔끔하고 좋아요.

 

신베이터우 온천 지대. 지열곡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더운 열기가 노천으로부터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도심 한 가운데 전철로 갈 수 있는 노천온천이라 온천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수영복을 챙겨오지 않아 저는 그냥 길만 걷다 옵니다.

이곳의 명소가 바로 베이터우 공공도서관인데요. 건물이 운치가 있고 아주 멋있습니다. 나중에 타이베이에서 장기 체류를 한다면 이곳에 와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내부도 멋있는데 촬영 금지 구역이라 외부만 찍었어요. 도서관 근처에 사람들이 많아요.

이분들 도서관에 와서 다들 휴대폰만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기에 뭘하나 봤더니... ㅋㅋㅋ 다들 포켓몬고 게임을 하시는 중... 여기도 포켓몬고가 난리네요. 저도 구글 미국 계정까지 하나 만들어서 다운받아 플레이해봤는데요. 잠깐 해보고 그냥 지웠어요. 여행와서 게임만 하다가 갈 것 같아서요. ^^

 다시 2호선을 타고 담수이로 갑니다. 유안샨역부터 전철이 지상으로 달리기에 창밖을 구경하며 갑니다. 오른쪽으로 양명산이 보이고 왼쪽으로 키룽강이 바다로 향해 흐릅니다.


이제 담수이 강변에 앉아 해가 지기를 기다립니다. 어제는 타이베이 101 너머 석양을 보고 오늘은 강가에서 일몰을 기다립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은 매일 있는 일이지만 여행은 일출과 일몰마저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어줍니다. 하루 하루, 순간 순간에 다 의미를 만들어주기에 여행이 즐거워요.

 

해가 지고, 저녁을 먹기 위해 찌안탄 역 옆에 있는 시린 야시장을 찾아갑니다. 시린 역도 있지만 야시장은 찌안탄 역에서 가면 더 가깝습니다. 타이베이 3대 야시장 중 하나예요. 가오슝에 있을 때도 야시장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먹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많고 사람도 많은 시린 야시장. 대만은 왜 이렇게 야시장이 발달했을까요? 더운 날씨 탓에 해진 다음에야 사람들이 나와서 놀기 때문 아닐까요? 11월에도 이리 더운데 여름에는 낮에 놀러나오기도 힘들고, 노점상들도 일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대만의 시장은 주로 야시장 위주로 발달한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점에서 1년 사시사철 놀기 좋은 나라는 역시 우리나라라니까요!


오늘 하루 일정을 정리해보니, 아침에는 산, 낮에는 온천, 해질 무렵엔 바닷가, 밤에는 야시장.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 저리가라군요. 오늘 하루도 즐거웠습니다!

오늘 하루 경비는요. (대만돈 1원=한화 40원)

아침 어묵탕 70원
밀크티 30원
점심 70원
물 30원
우유 10원
홍차 30원
야시장 후추빵 50원
고기만두 50원
동과차 30원


총 370=15000원
숙소 25000원
1일 총경비 (우리 돈) 40000원 (정말 싸군요!)

헬스앱에 기록된 걸음수는 35400보. 와우! 양명산 돌계단 산행을 포함해서 이 정도라니,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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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지난 주에 드라마 해외 촬영을 위해 대만 가오슝을 다녀왔습니다. 가오슝의 아름다운 풍광을 드라마 화면에 담기 위해, 사전답사도 1주일 다녀오고 현지 촬영에만 2주일을 쓰는 등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제가 사랑하게 된 도시, 가오슝을 향해 애정을 담은 헌사를 남깁니다.

 

대만의 부산 가오슝.

 

태어난 곳이 부산이고, 지금도 해운대 앞바다에 어머니가 사시는 관계로 부산에는 종종 내려갑니다. 갈 때마다 갈맷길을 걷고 오는데요, 가오슝은 대만 제2의 도시이자, 항구 도시로서 부산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심지어 '라이프 오브 파이'나 '와호장룡'을 연출한 이안 감독이 이 지방 출신이라 부산처럼 영화의 도시이기도 해요.  두 도시가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느낌. 

 

만약 가오슝 당일치기 여행을 준비하신다면 나름의 추천 일정을 올려봅니다.

 

먼저 아침에 전철을 타고 시즈완 역으로 갑니다. 역에서 나오면 근처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습니다. 신분증을 맡기면 (저는 없어서 호텔 카드키를 맡겼습니다. ^^) 대만돈 90원 (한화 약 3500원)에 하루 종일 자전거를 빌릴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먼저 아이허 (愛河 Love River 말그대로 '사랑의 강')를 찾아갑니다. 도로 한 쪽에 오토바이 /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아이허 강변 산책로를 따라 쭉 상류까지 올라갑니다. 강줄기가 땅속으로 사라지는 지점에 가면 공원이 있는데요, 여기서 주어잉 역으로 향합니다. (시내 주행도 너무 겁먹지 말아요. 오토바이 전용도로로 가면 무섭지 않아요.) 주어잉 역 철길 위로 난 다리를 건너가면 롄츠탄이라는 커다란 연못이 나옵니다. 자전거로 한바퀴 돌기 딱 좋지요. 용호탑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구요.  (아이허에서 롄츠탄까지 자전거로 가는 게 어려울 수 있는데, 그렇다면 전철로 가도 좋습니다. 역 근처에 자전거는 잠궈두고요.)

 

 

 

 

그런 다음 다시 아이허를 따라 바다로 내려갑니다. 부둣가가 나오면 뽀얼 거리를 찾아갑니다. 옛날 부둣가 창고를 예술인의 거리로 바꿔놓은 곳이 있습니다. 폐창고에 갤러리며 작업 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조각과 예술품을 진열하고 있습니다. 철로길을 따라 조성된 공원으로 자전거도 달리고 산책도 즐기고 책도 읽고, 아무튼 놀기 참 좋은 젊음의 거리입니다.

 

 

 

이제 가오슝의 또다른 명소, 영국 영사관을 찾아갑니다. 언덕 위에 있어 바다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짬이 난다면 옆에 있는 중산대학 캠퍼스에 들어가 거닐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산대학 도서관 꼭대기 층 열람실에서 본 바다 풍경이 참 좋았습니다. 신분증을 맡기면 출입증을 대여해줍니다. 학생이 아니라도 저처럼 중년의 외국인 관광객도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어요. 다음에 다시 오면 이곳에서 며칠씩 머물면서 책이나 실컷 읽었으면 좋겠어요. 이제껏 여행하면서 본 도서관 중 뷰가 최고였으니까요.

 

영국 영사관에 올라보면 바다 건너 하얀 등대가 보입니다. 자 이제 그 등대를 찾아 배를 탈 시간입니다. 시즈완에는 치진으로 가는 페리항이 있습니다. 페리에는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갖고 탈 수 있어요. 요금은 15원, 동전으로 바로 넣습니다. (오토바이 소지시 추가 요금 있어요. 우리 돈, 몇백원 정도. ^^) 배삯이 우리 돈 500원이니 참 싸죠? 대만의 물가는 한국보다 저렴합니다. 저같은 짠돌이도 즐겁게 여행할 수 있었어요. ^^ 

 

치진으로 가면 먼저 치진 해변 공원으로 향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주 올레길 못지않은 풍광이라고 느꼈어요. 검은 모래 해변이라 낯설 수도 있지만 호젓하고 분위기가 좋아요. 산책로도 잘 되어있고, 자전거를 타고 바다를 끼고 몇킬로씩 달리기도 참 좋습니다.

 

 

 

한국에 한파가 몰아닥친 2월 13일에 치진 해안 공원에서 찍은 풍경입니다. 겨울 여행으로 대만 남부 가오슝, 추천합니다. 따뜻해서 참 좋아요. ^^ 인적이 드문 한적한 바닷가에 저렇게 군데군데 쉼터가 있습니다. 늘어져서 파도 소리 들으며 낮잠을 자도 좋고 책을 읽어도 좋아요.

 

 

해변 산책을 즐겼으면 치진 페리항으로 돌아가서 아까 본 등대를 찾아갈 시간입니다. 가오슝에서 가장 아름다운 뷰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치진 등대인듯 합니다. 꼭 한번 찾아보시길. 등대를 본 후에는 다시 페리를 타고 시즈완으로 돌아갑니다. 아마 해질 무렵이 될 듯 한데, 이제 자전거를 반납하고 전철을 탑니다. 그런 후, 메리다 역에 가서 리우허 야시장을 찾아가 현지인들과 여행자들 사이에서 떠들썩한 저녁을 먹으면 가오슝 당일 관광은 풍요롭게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시즈완 - 아이허 - 롄츠탄 - 뽀얼 거리 - 영국 영사관 - 치진 해안 공원 - 치진 등대 - 리우허 야시장 순입니다. 자전거와 페리를 이용해 하루에 돌아볼 수 있는 코스에요~

이번에는 촬영차 가느라 가오슝 밖에 못 봤지만 언제 시간이 나면 타이뻬이서부터 가오슝까지 기차 여행을 가고 싶네요. 저는 이번 출장을 통해 대만을 사랑하게 되었거든요. 그동안 혼자 공부해온 중국어를 연습하기도 좋았고요. 외국어 공부와 해외 여행은 서로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최고의 공부이자 도락인듯 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여행 갈 시간도 없는 사람에게 무슨 염장이냐, 하시는 분이 있다면, 네, 그 아쉬움 달랠 길이 있습니다. 

 

3월 14일 첫방송되는 MBC 주말 특별 기획, '여왕의 꽃'에서 가오슝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실 수 있으니까요. ^^

 

 

 

그럼, 여행기를 빙자한 드라마 홍보는 일단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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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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