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에 해당되는 글 96건

  1. 2018.01.02 2017 서머소닉 2일차 관람기 (7)
  2. 2017.12.28 간만에, 동경 여행 (7)
  3. 2017.12.20 2017 서머소닉 1일차 관람기 (7)
  4. 2017.12.19 서머소닉 가는 길 (3)
  5. 2017.12.18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것이 여행의 시작 (15)
  6. 2017.04.24 다르에스살람의 어시장 (7)
  7. 2017.04.18 다르에스살람 워터파크 (10)
  8. 2017.04.17 다르에스살람 가는 길 (1)
  9. 2017.04.11 잔지바르에서 나를 찾아서 (7)
  10. 2017.04.10 잔지바르에는 뿔달린 문이 있다 (7)

서머소닉 2일차 관람기입니다.


서머소닉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공연이 동시에 진행되기에 여러 아티스트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쿠하리 메세와 마린 스타디움간 이동 시간이 30분씩 걸립니다. 걸어가도 30분, 셔틀을 타도 30분. 둘 사이를 자주 왔다갔다 하면 이동하느라 시간을 다 까먹습니다. 큰 공연은 주경기장에서 하는데요, 개성이 강한 아티스트들은 전시장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공연을 봐야할 지 고민이 많았어요. 평소 일본 음악을 자주 듣는 편도 아니라 아는 밴드가 없거든요. 그런데 저의 눈길을 끈 이름이 하나 있어요. 바로... 


 

릭 애슬리!

1987년 대학 입학하고, 나이트클럽에서 춤 추는 걸 즐겼어요. 그 시절, 데뷔한 영국의 댄스 가수가 릭 애슬리지요. 나이트에서 흘러나오던 Together Forever의 전주에 맞춰 춤을 추던 20대 춤꾼은 어느새 나이 50의 아저씨가 되었어요.



1966년생인 릭 애슬리는 저보다 겨우 두 살 많아요. 그런데 50대의 그가 아직도 현역이에요. 일본 젊은이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는 릭을 보면서 저도 같이 'Together Forever! 함께 영원히!'를 외쳤어요. 

지난 몇년, 좀 불안했습니다. 40대 중후반 한창 일해야 할 시간을 일 없이 보내면서 로맨틱 코미디 연출로서 나의 경력은 끝난 게 아닐까... 어쩌면 논스톱을 만들던 그 시절, 데뷔 시절이 전성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두려움.

그런데 여기 나이 20에 이미 전성기를 누려버린 가수가, 30년 전의 히트송을 부르며, 여전히 무대위에서 춤을 추고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모습. 서머소닉의 라인업에서 그의 이름을 보고 릭 애슬리가 아직도 활동중이라는 게 믿기지 않더군요.

Never Gonna Give You Up을 기다리는데, 신곡이 나왔어요. 처음 들어보는 노래였는데, 순간 무대 아래에 선 저는 얼어붙는 것 같았어요. 노래 제목이 'Keep Singing'.



'나를 봐, 나이 50이 넘어도 아직 노래를 하고 있잖아.

화려한 시절이 갔다는 건 알아.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야.'


릭 애슬리의 노래를 듣고, 나이 50의 로코 피디는 현업 복귀를 꿈꾸게 되었어요.

고마워요, 미스터 애슬리.


서머소닉의 장점이 여기 있어요. 단독 공연을 하기에 아직 이름이 덜 알려졌거나, 한 물 간 가수들이 찾아와요. 자신을 기억하는 이들을 위해 공연장 한켠 무대에서 노래를 불러주죠. 다양한 뮤지션들을 위해 관객을 모아주는 공간, 그걸 위해 뮤직 페스티벌은 존재하는 겁니다. 마치 영화제가 세계의 다양한 영화를 위해 팬들을 모아주는 것 처럼요.


제가 좋아하는 Tik Tok과 Blah Blah Blah의 케샤 공연도 봤어요! 춤추느라 정작 사진은 못 찍었지만... ^^ 


서머소닉에는 재미난 공간이 많아요. 길거리 버스킹하듯 공연을 하는 공간도 있고요.

'사일런트 디스코'라고 휴대폰을 끼고 미친듯이 몸을 흔들 수도 있어요.

 

밤새 달린 친구들이 한쪽에서 잠을 청하기도 하네요.


키즈 클럽도 있어요. 서머소닉이 시작한 지 벌써 18년이나 되었어요. 전통의 뮤직 페스티벌이다보니, 오래된 팬도 많아요. 여기 와서 데이트하던 커플이 애를 낳고 또 오는 거죠. 키즈 클럽에 아이를 맡겨 놓고 부모는 번갈아가며 공연을 즐기고 옵니다. 팬과 함께 나이들어 가는, 이런 공간 좋네요.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일본 음악 시장의 다양성이었어요. 저는 라인업에서 이름 보고 빵 터졌어요. 옛날에 Band Aid라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들은 Band Maid에요. 메이드 복장을 한 여성 록 밴드에요. 록음악을 메이드 복장을 한 20대 비주얼 그룹이 한다니, 이런 게 먹히나? 싶은데요. 알고보니 이미 성공한 케이스가 있더라고요. 바로...


베이비메탈. 

Heavy Metal을 하는 여성 아이돌 그룹입니다.

전형적인 기획 상품이래요. 아이돌 지망생 중에서 여자 보컬을 뽑고요. 실력파 세션맨으로 연주를 담당케 합니다. 현장에서 들어보니 사운드가 어마무지합니다. 빈틈이 없어요. 그러니까 앞에서 예쁘장한 아이돌 가수 셋이 분위기를 잡고, 뒤에서 고수급 세션들이 소리를 받쳐줘요. 

처음엔 실실 웃으면서 보던 저도, 이곳 친구들을 따라 "유이짱! 아이시떼루요!"하면서 함성을 지르고 있었어요. 퍼포먼스가 끝내줍니다. 아이돌급 비주얼에, 헤비메탈 사운드라니! 와우!


뭐니뭐니해도, 서머소닉의 최고 발견은 혁오였어요. 라이브를 정말 잘하더라고요. 종이에 적어온 인삿말을 일본어로 또박또박 읽는 오혁도 재미있었어요. 지난 12월 23일, 큰 아이 민지의 손을 잡고 혁오의 서울 공연을 보러 갔어요. 

"민지야, 아빠가 혁오를 서머소닉에서 봤거든? 나중에 대학 가면 아빠랑 여름에 서머소닉 보러 가자."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고, 또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자리였어요. 

서머소닉 2017, 고마워요!


지난 여름 축제의 기억을 겨울에 되새겨봤습니다.


201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도, 여러분께 선물같은 하루하루가 계속 되기를 빕니다. 


인생은 결국, 하루하루가 다 선물이니까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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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8.01.02 0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2018년도 첫 댓글을 다네요. ^^
    서머소닉 여행기 재미있게 봤습니다. 글을 읽다보니 저도 서머소닉은 꼭 가보고 싶네요.

    새해에는 블로그에 어떤 글이 올라올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복귀해서 연출하실 드라마 작품도 기대되고요.
    올해도 PD님 글을 통해 많이 배우고 실천하는 한해 가 되겠습니다.

    PD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루하루 선물 같은 한해되세요.

  2. 김수정 2018.01.02 0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작가님 덕분에 2017년은 제게 뜻깊은 한 해 였답니다. 감사합니다.♡

  3. 이혜리 2018.01.02 1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로 PD님을 알게 된 후 영어 공부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PD님 블로그 글도 꾸준히 읽으면서 알차고 풍성한 2017년을 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좋은 책들도 많이 추천해주셔서 조금씩 읽고있습니다.ㅎㅎ 제 삶을 좀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일들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4. 가을하늘맑음 2018.01.02 1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PD님께 빚진 게 많습니다. 무엇보다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올리시는 PD님의 성실하심에 사실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거기다 올리신 글들이 좋아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주변에 추천하고 있어요. 2018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5. 아리아리 2018.01.02 17: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새해 건강하시고, 로코 pd님으로서 신나는 해 되길 바랍니다. 노후 대비 프로젝트 준비중이라 많이 바쁘지만 틈틈이 리액션 열심히 하겠습니다.^^

  6. 아직도성장중 2018.01.02 2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버킷리스트에 서머소닉 관람 추가입니다~~

  7. 남쪽 바다 2018.01.02 2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청춘을 함께 지나온 옛 가수의 열정적인 무대를 보시면서,
    꿈꾸게 되신 PD 님 의 복귀작을 MBC 스크린에서 곧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8월에 쓴, 동경 서머소닉 2일차 여행기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 근처 24시간 영업하는 코코이치반야에서 카레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전날 아침엔 소바를 먹었는데, 너무 짜더라고요. 한국 음식이 매운 게 특징이라면, 일본 음식은 짠 맛이 강합니다. 이럴 땐 평소 한국에서 자주 먹어 익숙한 맛을 찾아가요.

동경 반나절 여행, 오늘은 요요기와 하라주쿠로 갑니다. 전철 타고 요요기 역에 가서 메이지신궁으로 갑니다. 제가 동경에서 좋아하는 산책 코스 중 또 하나에요.

 


저는 이렇게 아름드리 나무 숲길을 걷는게 좋습니다. 사찰이 있는 곳은 어디나 자연 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어요. 

울창한 숲을 따라 걷습니다. 아무래도 신사로 향하는 길이다보니 주변이 조용해서 고즈넉한 산책을 즐길 수 있어요.  

동일본 지진 이후, 한동안 일본 여행을 못 왔어요. 간만에 와서 느낀 점은, 그 사이 중국인 여행자들이 정말 많이 늘었다는 거죠. 여행은, 사람들이 의식주를 해결하고 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인가봐요. 우리도 7,80년대 가난하던 시절에는 해외 여행은 그냥 꿈이었지요. 90년대 이후 해외 여행이 붐이 되었고요. 지금 중국이 그런 시기인가 봐요. 

그래도 동남아 관광지에 비하면 일본 내 중국인 단체 여행객은 적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동남아에 비해서는 일본이 물가도 비싸고, 국가 간 감정이 좋지 않아 그런가 봐요.

메이지 신궁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하라주쿠역. 

젊음의 거리 하라주쿠와 오모테산도로 이어지지요.

젊은이들 인파에 섞여 패션의 거리를 걷습니다. 

당시 저는 회사에서 한창 싸우고 있는 중이었어요. 힘들게 싸울 때일수록 스스로에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싸움만 하면 지칩니다. 그 와중에도 쉴 때는 쉬면서 한숨을 돌리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이제 다시 도쿄역으로 게이오선 타러 갑니다. 오래된 동경의 지하철, 여행을 다니면 이런게 반가워요. 변하는 풍광도 있고, 변하지 않는 모습도 있거든요.

한참을 걸었으니 달달한 음료로 목을 축입니다. 자판기에서 '이치고 앤 미루꾸 (딸기 우유)를 뽑아요. 전 어딜 가든, 그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걸 먹으려고 합니다. 대만에 가면 달달한 밀크티나 수박 우유를 마시고요. 태국에 가면 길거리에서 코코넛 주스를 마셔요. 일본에서는 딸기 우유를 좋아합니다.

옛날에 일본 여행 오면 길거리 자판기에서 우롱차를 즐겨마셨는데요. 이젠 인생의 쓴맛을 많이 본 지라, 음료라도 달달한 걸로 즐기려 합니다. ^^

간만에 일본 여행 와서 느낀 점. 첫째는,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이 너무 많아요. 현찰을 여유롭게 준비해와야겠어요. 갑자기 떠난 여행인지라 환전을 안하고 왔습니다. 작년에 아버지 모시고 오키나와 여행갔을 때 남은 돈 2만엔으로 버티는 중입니다. 해외여행 다녀오면 남는 달러나 엔화는 항상 따로 보관합니다. 언제든 다음 여행 갈 때, 쓰면 되니까요. 이번처럼 갑자기 여행을 떠날 땐 그런 비상금이 요긴하게 쓰여요. 

둘째는, 일본어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욕심. 회화책을 외운 후로, 기초 회화는 가능합니다. 다만 가타카나가 아직 서투네요. 일본어 문자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두가지가 있는데요. 흔히 회화를 배울 때, 교재는 히라가나로 쓰여 있습니다. 가타카나는 고유명사의 표기에 쓰이는데, 그러다보니 길거리 간판을 읽는 게 여전히 어렵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 몇 달 와서 장기 체류를 하고 싶어요. 미국에서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한 적이 없어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조용히 묻혀서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단기유학 온 것처럼 일본어 사용 몰입 환경에 빠져 살고 싶습니다. 회화책 한 권을 외워 입이 근질거린다면 여행을 떠나보시길.


자, 이제 서머소닉 뮤직 페스티벌을 보러 갑니다. 2일차 관람기는 다음 시간에~


2017/12/18 -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것이 여행의 시작

2017/12/19 -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 서머소닉 가는 길

2017/12/20 -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 2017 서머소닉 1일차 관람기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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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2.28 07: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글 읽으니 오랫만에 도쿄 거리 산책한 느낌 드네요.내년에 일본 여행 생각중이었는데, 하루라도 빨리 여행 가고 싶네요. 일본어 회화 공부도 다시 시작해야겠어요. 이번엔 번역앱 안쓰기 도전 ㅋㅋㅋ

    서머소닉 여행기 기대할께요 ^^

  2. 아리아리 2017.12.28 1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Pd님 일본여행도 한번 꿈꾸게 됩니다.

  3. 영어책 한권 외우는중 2017.12.28 14: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일본여행 가고 싶습니다
    영어책 한권 외우고 일본어책도
    외워 일본가서 자유롭게 회화하는게
    내년 목표입니다.

  4. 몽산포정다운 2017.12.28 1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꺄 일본은 정말 가도가도 질리지 않더라구요..
    음식도 입에 잘 맞구요!!
    요번에 친구랑 둘이 가기로 했는데 기대됩니다!!!

  5. 아직도성장중 2017.12.28 2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을 읽으니 2006년 언니 동생과 함께했던 동경여행이 생각납니다. 기록으로 남긴다는것은 참 좋은일인데 그러질 못했네요~~ 매일 글을 쓰시는 pd님 존경합니데이~

  6. June 2017.12.29 0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혹시 강다솜님 라디오에 나오신 분이 여기 블로그 주인 김민식 피디님 맞으신가요?? 제가 진짜 오랜만에 라디오라는걸 방금 들었는데 누군지 모르고 들으면서 말도 잘하고 목소리도 좋고 너무 좋다.. 듣고 있는데 마지막에 다음주에 봬요 김민식 피디님 이러길래요...!!! 이 블로그 몇년간 틈틈히 보면서 책도 구입하고 그랬는데 목소리 심야에 들으니 너무 좋더라구요! 말씀을 너무 잘하시고 듣고 있으니 기분 좋아지더라구요. 너무 짧아서 아쉬웠어요ㅠ ( 고등학교 때 별명... 저한테만 알려주세요 ㅋㅋㅋㅋㅋㅋ )

    • 김민식pd 2018.01.02 07: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별명은요... 비밀! ^^
      라디오 청취자시군요. 맞아요, 요즘은 블로그랑 라디오 게스트랑 겸업 중이어요. 라디오도 종종들어주세요. 시간이 안 맞으면 팟캐스트로도 나옵니당~ 고맙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인 서머소닉 나들이에 나섭니다. 동경 외곽에 지바 마린 스타디움과 마쿠하리 메세, 2곳에서 동시에 열리는 음악 축제입니다. 





무대가 여러곳이에요. 스타디움에는 메인 무대인 마린 스테이지가 있고, 킨텍스 전시장 같은 대형 전시장 안에는 마운틴 스테이지와 소닉 스테이지가 있어요. 동시에 여러 밴드들이 공연을 하고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찾아다니면서 볼 수 있어요. 




2017 라인업입니다. 



손목 밴드를 차고 있으면 어느 무대든 볼 수 있어요. 소싯적 한창 춤추러 다니던 시절 생각나네요. 그때는 클럽에 가면 저런 밴드를 채워줬는데... 요즘은 나이트에 가서 춤을 추지 않는데요, 대신 오늘 객석에서 실컷 추고 가렵니다. 





제일 먼저, '투애니원'의 씨엘, 공연을 봤어요. 일본의 젊은이들이 무대를 가리키며 "네가 제일 잘 나가!"를 연호하는 모습, 감동이군요. 일본에서 씨엘이 이렇게 인기가 많은 줄 몰랐어요. 



바닷가에 있는 대형 경기장과 전시장을 활용해 여는 음악축제, 세계적으로 유명한 밴드들이 많이 찾는다는군요. 



바닷가 모래 사장에 조성된 비치 스테이지. 목에 서머소닉 기념 타월 두른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8월, 한 여름에 왜 목에 수건을 두르고 다니나 했는데요. 무대 앞에서 뛰다보니 알겠어요. 땀이 줄줄 흐르더군요. 저도 다음엔 꼭 수건을 챙겨와야겠어요. 



마린 스타디움을 나와 전시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곳에서는 '혁오 밴드'의 공연이 있대요. 



혁오의 공연을 보고 완전 반했어요. 와우, 이 친구들, 정말 잘하네요. 혁오가 몇 년 전, 처음 서머소닉에 왔을 때는 주차장 옆 간이 무대에서 데뷔했답니다. 그 다음엔 해변 무대로 옮겨갔고요. 올해엔 본무대에 올랐어요. 축제 주최측으로서는 이럴 때 아주 뿌듯하지요. 자신들이 발굴한 신인이 스타로 커가는 것. 처음부터 무조건 큰 무대만 욕심내다가 텅 빈 객석에 괜히 주눅 들 수도 있어요. 혁오처럼 작은 무대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키워가는 것도 좋은 전략일듯.




다시 마린 스테이지로 왔어요. 제가 이곳에 온 이유입니다. '블랙 아이드 피스'!

Boom Boom Pow, I gotta feeling. 예전부터 혼자 춤출 때 즐겨 듣던 음악이거든요.

한참 신나게 달리던 가수가 물어봐요.


Do you like pop music?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옵니다. 

Yeah!


Do you like rock music? 

Yeah! 

Do you like jazz music?

Yeah!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나 싶은데...

Do you like K-pop? 

객석에서 역시 환호가 이어집니다. 

Yeah!


I like K-Pop. K-pop is K-hot! Hot K-pop star, CL!


씨엘을 소개하려고 저런 거군요. 몇 시간 전 같은 무대에 올라 솔로 공연을 펼친 투애니원의 씨엘이 무대에 올라 블랙 아이드 피스와 함께 Where is the love?를 불러요. 원래 비욘세가 불렀던 파트지요. 다른 사람의 파트를 피처링하러 무대에 오르는 가수를 배려하기 위해 추임새를 넣었군요. 센스 짱! 




블랙 아이드 피스와 한 무대에 올라 좌중을 압도하는 씨엘, 와우, 완전 멋있었어요. 




블랙 아이드 피스가 마지막 메인 공연인줄 알았더니, 캘빈 해리스의 디제잉 공연이 이어졌어요. 함께 공연을 본 남태정 라디오 피디가 그러더군요. 요즘 유럽 EDM (Electronic Dance Music) 시장의 최강자라고. 옛날에 '런던 보이스'나 '모던 토킹'은 즐겨 들었는데 요즘 EDM은 좀 낯설군요. 아, 나도 이제 감각이 떨어지나봐요. 


일본 관객의 반응을 지켜보던 남태정 피디 말로는 일본 시장에서는 EDM  먹히는 편이라고 ... 관객 반응은 한국이 더 뜨겁다고. 놀기는 역시 한국사람들이 화끈하게  노는 것 같아요. 




블랙 아이드 피스의 노래에 따라 춤을 추고 구르고 뜁니다.


밤을 새워 춤을 추고 싶지만, 이제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라디오 피디들과 맥주 한 잔하러 돌아갑니다. 내일 어떤 공연을 봐야할지 추천도 받아 볼 겸. 축제와 함께 동경의 여름밤은 깊어 가네요.


다음엔 2일차 여행기로 돌아올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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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12.20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라인업에 있는 가수들은 잘 모르지만, 열기만큼은 전해집니다. 저런 곳에서 맘껏 놀고 싶네요. ^^혁오랑 씨엘도 무대에 서다니 반갑네요. 블랙 아이드 피스나 캘빈 해리스를 첨 알게 되었는데.. 이번기회에 다양한 음악을 들어봐야겠어요.

    소리질러~~~~~~~~

  2. 옥이님 2017.12.20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pd님은 멋진 인생을 사시네요^^
    여행이 고픈데....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업이라.....
    멋진인생을 사시는 pd님을 보며 여행의 꿈도꿔보고
    틈틈히 영어책한권도 외우며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 1인입니다
    pd님의 삶을 엿보며 요즘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3. 아리아리 2017.12.20 16: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언제나 청춘! 언제나 젊음!
    김pd님 forever!

  4. 남쪽바다 2017.12.20 1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 썸머소닉 1일차가 시작됐군요!

    항상 작은 아이패드의 액정을 통해, 유투브에 올려진 여러 밴들들의 공연실황을 보곤 했었는데
    사진으로 느낄 수 없는 뜨거운 공연현장을 체험하셔서 많은 영감과 열정을 듬뿍 받고 오셨겠네요

    다음 편도 정말 기대됩니다

  5. 정지영 2017.12.21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블랙 아이드 피스 where is the love
    좋아하는데,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는
    기분은 어떨까요?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하겠죠^^

  6. 성공할끄야 2017.12.21 13: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정으로 삶을 즐길 줄 아십니다~! 씨엘 넘 멋있네요

  7. 18기 2017.12.21 2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너무 웃겨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 건 여름에 미리 올리시지.
    "너 죽어봐" 하고 눈 벌겋게 뜨고 설치던 놈들이 발악할 때, "니들이 그래도 난 재밌게 놀지롱"하고
    올렸으면 걔들이 얼마나 분통 터졌겠어요. 아까비~~~
    진짜 부럽습니다. 다음엔 저도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불끈~!

동경 서머소닉 1일차 여행기


2017년 8월 17일 저녁, 인사위 결과가 나왔어요. 출근 정지 20일. 회사 나오지 말라는 얘기네요. 바로 비행기를 타고 떠났습니다. '너 일하지 마!' 하면, '네, 잘 놀다 올게요~' 합니다. 


2017년 8월 19일, 동경 서머소닉 축제가 열리는 날입니다. 일본으로 날아갔어요. (표를 구하게 된 사연은 어제 글에서~) 


2017/12/18 -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세계여행] -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것이 여행의 시작



아침에 일어나 동경역으로 갑니다. 서머소닉이 열리는 지바 마린스타디움까지 가려면 JR 동경역에서 전철을 타야합니다. 오후에 공연 시작이니, 오전에는 잠시 산책을 즐겨도 좋겠네요. 마침 제가 좋아하는 동경 산책코스 중 하나가 동경역 근처에 있는 황궁의 히가시교엔이거든요. 




오랜만에 왔네요, 동경역. 



황궁의 히가시교엔. 무료입장인지라, 제가 즐겨 찾는 곳입니다. ^^


황궁 안 휴게실에 앉아 잠시 쉬어가는데, 앞에 있는 소지품 분실 주의 문구가 눈에 띕니다.


 


일본어로는 '잃어버린 물건에 주의해주세요.' 즉, '분실물 주의'입니다. 그런데 이걸 구글 번역기로 돌렸나봐요. 잃어버린 물건, 조심하세요... Please be careful something forgetten. 누가 뭘 잃어버렸는데, 폭발물인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건가?

 

Take care of your belongings. 나 Take care of your stuff. 가 더 자연스러울 텐데 말이지요. 단어를 떠올려 문법에 따라 조립하면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영어 문장을 통으로 외워야 자연스러운 회화가 가능해요.



신년 결심으로 영어 공부를 생각중이시라면,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검색해보세요~^^


일본어 기초 회화 책 한 권을 외웠더니, 혼자 자유여행을 해도 불편함이 없어요.


회화 암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아기자기한 풍광을 지닌 일본식 정원을 거니는 건 언제나 즐거워요. 




황궁의 주위를 둘러싼 해자와 웅장한 석벽입니다. 말타고 활쏘며 싸우던 시절의 유산이지요. 말이 뛰어넘지 못하게 깊은 웅덩이를 파고 물을 채웁니다. 화살이 뚫지 못하게 석벽을 높이 올리고요. 하지만 전투기와 폭격기의 시대에 이런 성은 의미가 없어요.


동경 여행을 오기 전, 영화 '덩케르크'를 보았어요. 2차 대전 초반에 프랑스가 독일군에게 맥없이 밀린 이유가 있어요. 1차 대전 이후, 독일의 진격을 막기 위해 마지노선을 축조합니다. 탱크 방어선을 열심히 쌓느라 공군 전력을 보강하는데 실패하지요. 공중을 장악하지 못한 탓에 고전을 합니다. 




승승장구하던 독일이 2차 대전에서 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탓에 명분을 잃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명분을 잃은 순간, 전쟁의 기세를 빼앗깁니다. 독일 군대가 민간인 학살범이 되는 순간, 독일을 무찌르는 것은 정의를 위한 싸움이 되거든요. 상대편의 기세를 올려주는 일이지요.


최근 완간된 <춘추전국 이야기> 시리즈를 재미나게 읽고 있어요, 1권의 주인공 춘추의 설계자 관중은 제환공이 전쟁에 나설 때마다 말고삐를 붙잡고 물어봅니다. 


"왕이시여. 지금 이 싸움에 명분이 있나요?"


명분이 없는 싸움이라면, 이겨도 지는 싸움이라고요. 괜히 백성들의 피를 흘리고 약소국을 괴롭힌 포악한 군주라는 오명을 얻을 뿐이라고요. 상대방 군대의 기세만 올려줄 뿐이지요. 

 

싸움에 나서기 전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지금 이 싸움, 나에게 명분이 있는가?'


황궁의 높은 성벽을 보니, 이전 정권의 방송 장악이 떠오릅니다. 공중파만 장악하면 권력에 대한 견제나 감시는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요. 세상은 이미 매스미디어가 아니라 소셜미디어의 시대로 변해가는 데 말이지요. 소셜미디어를 가지고 매스미디어와 싸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계속 고민합니다.


황궁을 거닐면서도 머릿속에는 싸움 생각이 떠나지 않네요. 이제 다시 즐거운 에너지를 충전하러 축제의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본격적인 서머소닉 관람후기는 다음에 이어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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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 2017.12.19 0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출근정지후 바로 동경행!
    김pd님의 무한 긍정 멘탈 존경합니다.
    명분 있는 싸움의 승리!
    '명분' 있는 날마다를 만들려고 애쓰렵니다.

  2. 섭섭이 2017.12.19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인사위 얘기를 들으니 페북 라이브 중계하시며 얘기하시던 모습이 다시 떠오르네요. 그일이 벌써 4개월이나 지나다니 시간 정말 빠르네요. 서머소닉 사진만 봐도 그때 그 열기가 느껴지네요. 본편 기대할께요..


  3. 정지영 2017.12.19 0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기가 시작되는가 싶은데, 자연스레
    영어 얘기로 넘어가서 일본 건축 + 세계 전쟁사 까지 버무리고 미디어 얘기로 마무리.
    어쩜 이리 눈녹듯 물흐르듯 자연스러울까요?
    그냥 술술 읽어집니다. 내일 얘기 기대할께요^^

지난 여름, 인사위에 불려다니며 징계를 앞둔 어느날의 일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회사 선배님과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오셔서는 약속을 미루자고 하시더군요. 

"그래요, 선배님. 무슨 일 있으세요?"

"그날 내가 어디 가기로 했던 걸 까먹고 약속을 잡았어."

"어디 가시는데요?"
"일본 동경에서 서머소닉이라는 뮤직 페스티벌이 있는데 거기 가기로 했거든."

이럴 때 저의 눈은 완전 똥그래집니다. 탄성이 절로 터져나와요.

"우와앙! 좋겠다! 그런 일이라면 당연히 약속은 미뤄야지요. 와, 진짜 부럽습니다. 동경 서머소닉이라니!"

"서머소닉 알아?"

"아, 옛날부터 듣기만 했었죠. 꼭 한번 가고 싶은 곳이거든요."

"그럼 자기도 갈래?"

"네?"

"응, 마침 표가 한 장 남거든. 같이 가자."


그길로 집에 달려와 아내에게 물어봤어요.  

"이게 말이야, 진짜 죽이는 기회거든. 표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당장 다음주 주말이야, 갔다 와도 돼?"

아내의 표정이 미지근합니다. 이럴 때, 필살기 들어갑니다. 동정표 작전!

"나 엊그제 인사위 갔다가 본부장들한테 조리돌림 당하고 지금 완전 멘탈 바닥인데, 여기 가서 노래 듣고 춤도 좀 추고 오고 싶다. 그럼 갔다 와서 완전 충성할 것 같은데. 당신 혹시 면세점에서 뭐 필요한 거 없어?' 

마님, 그제야 피식 웃습니다. 

"알았어. 갔다 와."


앗싸!

바로 항공권을 사고 숙박을 예매한 후, 예전에 외운 일본어 기초 회화책을 꺼냅니다. 동일본 지진 이후 진짜 오랜만의 일본 여행이네요.


저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부러워합니다. 아내는 미국 유학하던 시절, 방학을 맞아 남미 파타고니아로 여행을 갔어요. 아내가 찍어온 사진들이 다 죽이더라고요. '우와아앙! 부럽다.' 제가 하도 부러워하니까 아내가 그러더군요. '여기 진짜 좋아. 당신도 나중에 꼭 가봐.'

2015년 회사에서 난데없이 발령이 났어요. 2012년 파업에 대한 인사 보복을 2015년에도 하더군요. 주조정실 송출 근무를 하라기에 '에이, 진짜, 이 참에 확 때려치워?'했어요. 득달같이 달려가 사직서를 던지고 싶었지만..... 소심한 저는 일단 1달 휴가를 냈습니다. 어차피 그만 둘 거라면 실컷 놀아나보고 그만 두지 뭐. 사표 쓸 생각도 했는데, 굳이 부장 눈치 볼 필요도 없잖아요? 장기 휴가를 내고 퇴직 후 삶을 예행연습 해봅니다. 아내에게는 이렇게 구슬렀죠. 

"당신이 옛날에 나보고 파타고니아 꼭 가보라고 했던 거 기억 나? 나 이번에 거기 가고 싶은데..."




(그 파타고니아 여행을 하며,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해 블로그에 글을 올렸고, 그 글이 반응이 좋아 책으로도 나왔어요. '음... 드라마 연출을 못해도 블로그 하는 재미로 살아도 괜찮겠는 걸? 그럼 회사에서 좀더 버텨보지 뭐...'했지요.)



저는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부러워합니다. 대학 다닐 때, 누군가 영어를 잘 하면, 그게 그렇게 부러웠어요. '아, 저 사람은 유학 다녀와서 영어를 잘 하는 구나. 그럼 나는 한국에서 혼자 유학 온 것처럼 살아볼까?' 남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될 때까지 하면 되니까요. 살아있는 한, 포기하지 않는 한, 반드시 기회는 온다고 믿습니다.


여행의 시작은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아내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사람은 구실을 찾아낸다.'

- 아랍 속담.


진심으로 부러워서 떠난 여행, 도쿄 서머소닉 관람기, 내일부터 연재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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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쏘이스키 2017.12.18 0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글 너무 좋아요^^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부러워한다.. 너무나 긍정적이고 솔직하고 좋은 표현같아요^^ 다음글을 계속 기다려봅니다

  2. 김수정 2017.12.18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사진, 피디님의 표정 정말로 즐거워 보이십니다! 포즈도 멋지셔요. 저런 포즈는 연구 하시는건지? ^^ 사진을 보는 저도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지네요ㅎㅎ

  3. 섭섭이 2017.12.18 0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와우~~~ 도쿄 서머소닉이라... 정말 부러워요.^^ 나도 가고싶다 가고싶다 가고싶다 ㅋㅋㅋ. 요즘엔 남을 부러워하면 지는거다라는 얘기를 하던데 전 반대로 부러워해야 뭔가 동기부여가 되는거 같아 잘 부러워 하는데요. 그래서 PD님 글들 읽다보면 동기부여가 팍팍되어서 같이 따라하게 되네요. ^^

    '무엇인가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아내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사람은 구실을 찾아낸다.'
    명언이네요. 아침부터 좋은 기운 받고 갑니다. 그리고, 다른건 몰라도 그 어렵다는 마님에게 혼자 여행 허락 구하는 필살기는 정말 언제 제대로 배우고 싶네요. ㅋㅋㅋ

    내일부터 여행기 기대됩니다.

  4. 정은 2017.12.18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센스베리굿굿~ 필살기 한마디
    "면세점에서 필요한 거 없어?"
    상황대처의 달인....
    긍데.. 미녀들과 너무 즐거워하신다... ㅎㅎ

  5. 정지영 2017.12.18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4월 정모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댄스를 선보이시는 모습 보고
    알아봤습니다. 역시 남다른 분이라는 것을요.
    남과 다른 생각에서 남다른 행동이 나오는 거겠죠?
    자유로운 여행, 막힘없는 언어
    정말 정말 부러워요~~
    ~~에도 불구하고 항상 방법 찾아내는
    피디님 리스펙트^^

  6. 소금별 2017.12.18 13: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피디님의 여행기를 읽으면 생기가 팍팍 납니다.
    덩달아 싱글벙글 엉덩이가 들썩입니다.
    피디님의 오키나와 여행기를 보고 오키나와를 동경하다가 직접 가봤구요.
    대만 여행기를 보면서 혼자 대만 여행을꿈꿔보기도 하구요.
    지금은 남미 파타고니아를 마음에 담아 봅니다. 월요일 힘을 주셔서 감사해요^^

  7. 아리아릳 2017.12.18 1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무엇인가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아내고,
    아무것도 하기싫은 사람은 구실을 찾아낸다.'
    하고싶은 것의 방법을 찾고 실천하는삶을 꿈꾸며, 오늘도 하루를 보람차게!

  8. 이쁜 아줌마되기 2017.12.18 14: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고 갑니다~ ^^ 재미지네요

  9. 팔찌 2017.12.18 17: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너무 좋은 글이었어요.. 너무나 공감되는ㅎㅎ 행복해지네요.
    즐겁게 읽고가요.

  10. 오감이 2017.12.18 1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티스토리 메인에 올라왔길래 들어와 봤습니다.
    사진이 어디서 많이 뵌 분 같다고 했는데 김민식 PD님이시군요!
    MBC 건물에서 김장겸은 물러가라를 외치시던 그 PD님!
    공모자들 영화를 통해서 뵀었습니다!
    이렇게 우연히 인터넷상에서라도 만나니까 괜시리 반갑네요.
    자주 놀러올게요~

  11. 김도이 2017.12.18 22: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어책 한권 읽어봤니??를 주문한지 두어달도 넘은것 같은데 이제야 읽는중에...피디님 블로그를 소개한 페이지에 머물러 뽀모도로 시간 활용 해 봅니다. 저는 부러워하질 않아서..발전이 없었나.는 지점에서 내 인생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언어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것 같아요..

    책 첫페이지 피디님 싸인에 민식 민식스러움이 ..인상적이였습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MBC이 권투를...
    늦었지만..^^..MBC 파업 완전. 멋찜 멋찜 함

  12. 얀입술 2017.12.19 1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이네요. 잘보고갑니다~
    행복한하루되세요^^

  13. 2017.12.20 0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4. 럽큐 2017.12.20 14: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오름~ 진심 멋있어요!!!ㅜㅜㅜ
    그리고 덕분에 읽고픈 책이 또 생겼네요! 영어공부 다시 시작입니다 ㅎㅎ

  15. 2017.12.22 2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탄자니아 20일차 여행기

 

어느덧 탄자니아를 떠나는 마지막 날입니다. 여행을 마무리하는 날에는 무엇을 볼까 궁리하다 새벽에 열리는 다르에스살람의 수산물시장에 갔습니다.

 

 

잔지바르 가는 페리 항구에서 바닷가를 따라 걷다보면 수산물 시장이 나옵니다. 낮에는 한산하고요. 아침에 분주한 곳입니다. 구글 지도를 보면 길찾기는 어렵지 않아요.

 

 

어선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요.

 

 

배에서 뭍으로 분주하게 생선을 나릅니다.

 

 

 

생선을 다듬는 바쁜 손길, 물건을 흥정하는 상인들. 현지인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보면서, 저도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이제는 나도 돌아가야 할 때구나. 그동안 여행 다니며 잘 쉬었어니, 돌아가서 다시 열심히 일해야지...

 

 

오후에는 다르에스살람 공항으로 가서 인천행 비행기를 기다립니다. 옆에 앉아 노트북으로 작업하던 백인 남자가 전화를 받더니 갑자기 유창한 중국어 통화를 합니다. 비즈니스 이야기를 유창한 북경어로 잘 구사하네요. 신기합니다. 중국어 잘 하는 서양인이 아프리카에는 무슨 일이지?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을 보면 항상 물어봅니다. 비결이 뭐냐고.

 

캐나다 출신인 그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할 일이 없어, 문득 20살이던 15년 전 중국으로 갔답니다. 고교 졸업장으로 대도시에서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아, 서양인이 잘 가지 않는 중국 본토 내륙 시골 마을로 가서 학원 영어 강사를 했대요. 워낙 시골이라 영어를 하는 사람이 없어, 본인이 중국어를 배워야 했다고 하네요.

 

예전에 베트남 여행하다 아시아에서 일하는 미국인 영어교사들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 친구들은 환율의 격차를 이용해 삽니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6개월 학원 강사로 돈을 벌고, 태국이나 베트남에서 6개월 동안 놀고. 그들 중 누구도 현지어를 배울 생각은 안하더군요. 그냥 영어로도 먹고 사니까요.

 

그는 중국 여자랑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천진에서 살았는데요, 황사가 너무 심해 아이를 키우며 걱정이 되더랍니다. 공기 맑은 곳을 찾다가 탄자니아 아루샤까지 오게 되었다고. 킬리만자로 아래 있는 아루샤는 고지대라 일년 내내 기후가 서늘하고 쾌적하거든요. 사파리 여행의 출발지라 유럽에서 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도 할 수 있고요.

 

명함을 보니, 프랑스 이름이에요. 고향이 퀘벡이랍니다. 고향 친구들은 다 프랑스어만 하는데요, 본인은 영어를 배우면, 세계 어디서든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어려서부터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답니다. 스무살 넘어 처음 간 중국에서도 다시 중국어를 배웁니다. 언어 공부는 한번만 제대로 하면, 다음엔 어떤 언어든지 배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아루샤에서는 사파리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아프리카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의 현지 사무소 역할 대행도 한다네요. 지금은 싱가폴로 출장 가는 길이랍니다. 싱가폴 투자청이랑 회의하려고요. 프랑스어를 하며 자란 캐나다인이 중국에서 영어 교사로 살다 아프리카에 왔어요. 15년 전, 자신은 중국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스무살에 중국으로 혼자 떠났는데요, 미래에 기회는 아프리카에 있을 것 같다고 하네요. 그의 어린 아들에게는 스와힐리어를 가르치 중이랍니다. 이 친구, 정말 큰 그림을 그리며 사네요.

 

 

앞으로 100세 시대, 퇴직 후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저는 한국보다 물가가 싼 나라에 가서 장기 여행을 하며 살고 싶어요. 한 곳에서 3개월씩 길게 사는 거지요.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5개 국어를 공부해서, 가는 곳 어디서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것... 그게 제가 꿈꾸는 노후입니다.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 덕에 외국어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얻습니다. 이래서 여행은 남는 장사예요.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혀주거든요.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고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확 늘어납니다. 수십억 단위로요. ^^

 

그러니, 영어 암송 공부, 힘들어도 화이팅입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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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4.24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보
    드디어 탄자니아여행기 마지막이네요. ㅠ.ㅠ 아프리카라 여행이라고하면 왠지 어렵고 낯선 느낌이었는데, 이번 여행기를 통해 아프리카로의 여행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 탄자니아가 정확히 어디인지도 몰랐는데, 여행기를 보면서 사파리투어, 잔지바르, 이루샤, 스와힐리어등의 탄자니아의 새로운 부분을 알게 되어서 재미있었습니다. 20일동안 PD님과 바로 옆에서 같이 얘기하는것처럼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오늘도 PD님 글 읽으면서 외국어 공부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더 되는데요. 세계 어느나라에 여행가서도 누구와도 즐겁게 얘기할 수 있는 그 날을 꿈꾸며 오늘도 영어암송 하렵니다. 아자아자 파이팅 ~~~

    아산떼

    • 김민식pd 2017.04.25 05: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언젠가 섭섭이님이 자신의 블로그에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하면, 매일매일 찾아가 이런 댓글을 다는 날을 상상합니다.
      "님! 오늘은 두브로니크에 계시는군요! 저도 꼭 가고 싶었던 곳인뎅. 부럽습니당!"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화이팅!

  2. 동우 2017.04.24 1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읽어본 공부자존감이란 책에서도 아프리카가 앞으로 기회의 땅이 될거라해서 살짝 의문이 들었는데 오늘 피디님 여행기에서 다시 보게되니 살짝 확신이 드네요!
    앞으로 더위에 익숙해지도록 해야겠어요!
    마지막여행기 잘보았고, 이렇게 남길수 있는 블로그 정말 매력적인듯 합니다
    저도 조금씩 도전해보려구요 블로그!

    • 김민식pd 2017.04.25 05: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의 여행은 두가지로 나뉩니다.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 여행과 남기지 않은 여행. 기록이 없는 여행은 망각속으로 사라지고 있고요. 기록이 있는 여행은 바쁜 일상에서 한번 들여다보아도 마음은 벌써 뉴욕으로, 아르헨티나로, 오키나와로 훅! 떠납니다. 블로그에 남기는 여행기, 강추랍니다! ^^

  3. 장동완 2017.04.24 15: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앞으로 100세 시대, 퇴직 후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저는 한국보다 물가가 싼 나라에 가서 장기 여행을 하며 살고 싶어요. 한 곳에서 3개월씩 길게 사는 거지요.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5개 국어를 공부해서, 가는 곳 어디서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것... 그게 제가 꿈꾸는 노후입니다.

    출처: http://free2world.tistory.com/1351 [공짜로 즐기는 세상]

    PD님 이말이 정말 너무 가슴에 와닿네요. 가는 곳 어디서든 친구가 된다는거. 정말 PD님의 노후만큼 멋진게 또 있을까요?

    • 김민식pd 2017.04.25 05: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동완님의 노후, 아니 동완님의 현재도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꿈을 펼치는 것, 완전 부러워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부러워요. 저는 해외여행 자유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외국에 나가기 쉽지 않은 시절에 대학을 다녀, 많이 누리지는 못했지만,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어디나 갈 수 있잖아요? 그래서 노후를 기약합니다. 젊어서 못 한 것, 늙어서라도 하려고... ^^ 서로 화이팅입니당!

  4. 해바라기 2017.05.04 0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갑니다

탄자니아 19일차 여행기


다르에스살람, 우리에게 참 낯선 도시지요. 탄자니아 제 1의 도시. 그러나 정작 와보니 어디에 가서 무엇을 봐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이럴 땐 구글 검색 들어갑니다. '다르에스살람 여행기'를 한글로 구글 검색했더니, 2010, 2013 블로그가 첫 페이지에 뜹니다. 여기 오는 사람이 참 없네요. 다들 이 도시에 왔다가 고생한 이야기만 잔뜩 있습니다. 새벽에 공항 택시 기사에게 사기 당한 사람, 예약 없이 숙소에 갔다가 방이 없어 한밤중에 헤맨 사람... 다들 반나절도 안 보내고 바로 페리타고 잔지바르 섬으로 들어가거나 사파리 하러 아루샤로 갔네요. 대도시는 역시 좀 무섭지요...


어제 페리 터미널에 내리는데 살짝 긴장되더군요. 여기저기서 택시기사가 부르고 숙소 호객꾼도 널렸어요. 부킹닷컴으로 미리 숙소를 잡아뒀어요. 페리 터미널에서 도보 5 거리. 좌우에 도열한 사람들이 저를 애타게 부르지만, 저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저으며 걷습니다. (무슨 미스코리아 행진도 아니고... ^^)

 

 

 

부킹닷컴과 이메일 덕에 편하게 여행했습니다. 도착 호텔에 메일을 보내, 공항 픽업을 부탁하고요. (잔지바르 스톤타운 소재 호텔은 무료 픽업을 해줍니다.) 배낭여행 다니면서 기차역이나 여객터미널에 내리면 고민이 됩니다. '이 많은 삐끼들 중, 누가 가장 양심적일까?' 인터넷 전자 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호객꾼들에게 삥 뜯기는 일은 줄었어요.


이제는 미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이 삥을 뜯습니다. '에어비앤비'며 '부킹닷컴'이 공급자와 소비자 양쪽에 편의를 제공하고 쉽게 연결해주는 댓가로 수수료를 떼지요. 가뜩이나 가난한 아프리카 삐끼들의 일감은 줄겠네요... 여행자들의 편의와 만족도가 올라가서 많은 이들이 도시를 찾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겠지요.


5년전 한국인 배낭족을 등친 택시기사는, 고작 몇 달러 벌려다가 그 얘기가 두고두고 한국인 여행자들을 겁주고 있는지 모를거예요. 글을 보고, 다르에스살람에서 2박 할 걸 줄이고 1박만 하고 가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인터넷 정보혁명의 시대에는 길게 보고 착하게 살아야 합니다.

 

인터넷 덕분에 여행하기는 확실히 더 좋아졌어요. 숙소나 식당이 더 이상 바가지를 씌우지 않아요. 함부로 바가지를 씌워 평판이 나빠지는 것보다 구글이나 부팅 닷컴에서 좋은 리뷰를 얻는 편이 장기적으로는 더 이득이거든요.

 

 

페리 터미널 앞을 가득 메운 호객꾼들은 알까요? 자신의 일감을 스마트폰에 빼앗기고 있다는 걸? 제가 다르에스살람의 호객꾼이라면 1. 영어를 공부합니다. (다른 삐끼들이 하는 단순한 회화가 아니라 고급 영어를 하도록 노력할 겁니다.) 2.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영어로 블로그를 하면서 자신의 서비스를 홍보하고 영작 실력을 연마합니다.) 3. 영어와 인터넷 사용 능력을 기반으로 호텔에서 일자리를 구합니다. (터미널에서 호구 한 사람을 물어오는 것보다, 손님이 부킹 닷컴에 좋은 리뷰를 자발적으로 올리도록 서비스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걸 호텔에 설득할 거예요.) 그러자면 호텔도 인건비를 올려야합니다.


잔지바르에서 묵은 아일랜드 타운이라는 호텔이 있어요. 골목 한 가운데 있어 찾기 어려운 곳이에요. 그럼에도 리뷰가 좋더군요. 가격은 은근히 있는 편인데도요. 직원들이 다릅니다. 매니저부터 벨보이까지 영어를 잘 하고 친절합니다. 최저임금을 주고 무뚝뚝한 종업원을 고용하는 것보다, 비 임금을 주고 영어 능통자를 고용하는 것이 비즈니스에 더 좋다는 걸 아는 거지요. 직원들의 친절함에 감동을 받은 여행자들이 인상적인 리뷰를 남기고요, 그걸 보고 또 사람들이 예약을 합니다. 갈수록 인터넷 평판이 중요한 시대에요. 리뷰의 빈부 격차는, 부의 빈부 격차로 이어질 겁니다.

다르에스살람에 대한 블로그를 검색하다, 이곳에 온 한국인 교환학생이 올린 글에서, 이곳에 워터파크가 있다는 정보를 봤어요. 캐리비안 베이 규모의 워터 파크가 입장료 3 티쉬, 우리돈으로 15천원에 런치 세트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군요. 아드레날린 정키인 저는 워터 슬라이드를 좋아합니다. 다만 여름철 성수기에 한국의 워터파크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부메랑 고 한번 타려고 1시간씩 줄을 섭니다. 수영복 차림에 책 한 권 없이 1시간을 계단에서 멍하니 기다리는 건, 저같은 활자중독자에게 고문이지요. 

이곳 다르에스살람의 '쿤두치 워터파크'는 사시사철 사람이 없어 줄을 서지 않는다는 얘기에 달려갔어요.


쿤두치 웻 앤 와일드 워터 파크

 

주차장에 차가 한 대도 없네요?

 

매표소에 줄이 없어 안 기다리는 건 좋은데.... 심지어 창구 직원도 없어요. 어라? 그새 문을 닫은 건가? 10분을 기다리니 직원이 나타나네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헐!

 

워터슬라이드, 줄을 안 서서 좋다더니 아예 운영을 안하네요. 물이 안 나오는 슬라이드를 그냥 타고 내려갈 수도 없고... 이건 뭐지?

 

 

SF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입니다. 시간이 멈춘 곳에 나 혼자 돌아다니고 있는.... 혹은 인간이 사라진 마을에 나 혼자 남은.... '나는 전설이다?'

 

 

직원을 붙잡고 워터 슬라이드를 타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니가 타고 싶은 슬라이드를 알려주면 스위치를 켜겠다'고 하더군요. 그 다음부터 제가 손으로 가리키면 그곳에 물이 흐릅니다. 

 

"물이여, 흘러라!"

 

 

아랍의 왕자가 기분입니다. 리조트 하나를 전세 내고 노네요. 스무명의 직원이, 오직 하나뿐인 저를 위해 일하고 있어요. 평일 오전, 이렇게 한가할 줄이야!

 

 

'레인 댄스'라는 파티 존이 있는데요. 주말에 이곳에서 현지 청춘들이 물을 뿌리면서 춤을 추고 놀더군요. 아프리카 현지인들과 댄스 타임을 즐기려고 함께 왔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군요. ㅠㅠ 아, 간만에 춤으로 몸 좀 풀려고 했더니...

 


 

이럴 땐, 어떻게 할까요?

 

 

 

무언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땐, 역으로 뒤집어 생각해봅니다.

 

 

드라마 PD 일 할 때, 제일 힘든 게 뭘까요? 남들 노는 곳에 가서 일하는 것입니다. 특히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 촬영이 제일 힘들어요. 음악 소리가 시끄러운데 협조가 어렵습니다. 곳곳에서 사람들 비명 소리며 웃음 소리가 납니다. 즐겁게 노는 사람들 흥을 깰 수도 없고... 동시녹음기사가 아주 괴로워합니다. 무엇보다, 남들 놀 때, 일하는 게 제일 힘들어요.

그런데, 이곳은... 음악이며, 사람을 통제할 일이 없네요. 아, 이런 곳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면 얼마나 편하고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킨 김에 하지요. 혼자서 드라마를 찍습니다. 직접 주연하고, 직접 셀카로 동영상을 쩍어봅니다. 드라마 속 뮤비를 혼자 연출해보는 겁니다.

 

아무도 없을 땐, 혼자 춤을 춥니다.

 

 

 

 

 

 

 

 

 

 

한국 워터파크에서 50대 중년 아저씨가 이러고 놀았으면, 앰뷸런스 아니면 경찰차 행인데요. (정신 병자 취급 아니면 풍기문란죄?) 여기선 괜찮아요. ? 내가 왕이니까요. 오늘 하루, 워터파크를 전세 낸 유일한 손님이니까요.

ㅋㅋㅋㅋㅋ

 

 

역경을 만나면, 관점을 뒤집어봅니다.

그러면 역경도 즐길 수 있어요.

세상이 내게 일을 시키지 않는다?

그럼 놀기라도 잘 놀아야겠다!  

 

이렇게 탄자니아에서의 마지막 하루가 가네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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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4.18 07: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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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의 빈부 격차는, 부의 빈부 격차로 이어질 겁니다.'
    맞아요. 저도 여행전에 검색을 많이 하는데, 리뷰가 별로라고 하면 뭔가 꺼려지게 되는거 같더라고요. 그런데, 요즘 리뷰를 보다보면 마케팅용으로 작성된 가짜리뷰도 많아서 리뷰글 자체 옥석 가리기가 쉽지 않은거 같아요.

    춤 동영상은 넘 즐거워보이세요. 저도 같이 그루브를 타게 되네요 ㅋㅋㅋ 아프리카 여행에서의 워터파크 체험이라 뭔가 색다르네요. 한국은 워터파크에서 사람이 많아서 물반 사람반인데 정말 여긴 아랍의 왕자처럼 모든걸 맘껏 즐길수 있어서 좋으셨겠어요..

    이제 탄자니아여행기도 거의 마지막인거 같은데.. 20일차 마지막 여행기는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네요. ^^

    • 김민식pd 2017.04.19 0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 요즘 저의 고민도 거기에 있어요. 어떻게 마케팅용 포스팅을 구분할 수 있을까? 돈 받고 쓰는 글과, 그냥 쓰는 글의 차이라면, 글의 재미가 아닐까 싶어요. 순수한 아마추어가 올리는 글은 왠지 재미가 있어요. 일할 때 쓰는 글은요, 자세히 보면, 의뢰인을 의식한 게 보여요. 간판 상호도 잘 나와야 하고, 메뉴판도 세세하게 나와야 하고, 음식도 맛깔나게 잘 찍어야 하고,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멘트는 없어야 하고... 잘 들여다보면 아하! 하고 눈치 챌 때가 있지요.
      누가 그랬어요. 블로그를 할 때 즐거우려면 돈을 받지 않고 써야 한다고... 그래야 쓰고 싶은 데로 쓸 수 있다고... 그런데... 이게 또 쉽지는 않지요. 결국 삶은 경제적 독립과 자유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그 문제가 될 것 같아요. ^^

  2. 아니엘 2017.04.18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출근길 피디님 덕분에 빵~♥ 터졌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실제로도 뵈었었지만 이렇게 유쾌하실 줄이야~~~~피디님 댄스덕에 영어책 한권 외우기에 로켓엔진 장착한 기분이 드네요~~~이렇게 유쾌하게 오늘하루 시작입니다.

    참. 저도 발리에 갔을때 사람없는 워터파크를 경험했었는데 정말 왕이 된 기분이더라구요. 오늘 글은 유쾌 . 공감. 100% 꽉꽉 채워주시네요

    • 김민식pd 2017.04.19 06: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발리 워터봄 파크를 가셨나요? 저도 둘째 민서랑 갔거든요. 맞아요. 그런 외국 여행 다니다보면, 우리가 좁은 한국에서 얼마나 열심히 아등바등 사는 지 알 수 있어요. 심지어 놀 때도 경쟁적으로... ^^ 고맙습니다! 더욱 즐겁게 살도록 노력할게요~

  3. 2017.04.18 1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김민식pd 2017.04.19 06: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회사에서 뵙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렇게 멋진 응원의 글을 쓸 수 있는 분이라면, 논술이나 자소서 전형은 문제가 될 게 없군요. 만나면 와서 꼭 인사해주세요 기다릴게요!

  4. 남쪽바다 2017.04.18 1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유쾌한 여행기 마무리네요
    그리고 아래 PD 님 말씀에 많은 공감이 갑니다.

    "세상이 내게 일을 시키지 않는다? 그럼 놀기라도 잘 놀아야겠다!"

    지금까지 저는 은퇴 이후라는 막연한 상상을 하면서, 어떻게 일을 계속 이어갈까
    그런 고민을 한 적이 많았을 뿐 어떻게 잘 놀까? 이런 생각은 해 본적이 없었거든요
    인생을 즐기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와 마음가짐을 PD 님으로 부터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김민식pd 2017.04.19 0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데 익숙한 사람들이라서요. 앞으로 장시간 놀아야할 텐데, 어떻게 하면 놀이의 즐거움을 익힐 수 있을까가 삶의 만족도를 높여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인생은 잘 노는데서 오니까요. 격려, 고맙습니다! 덕분에 다음 책을 더 열심히 쓸 것 같아요. 다음 책의 주제가 '노는 인간'이거든요. ^^

  5. 파인맥스 2017.04.19 0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박! 사람이 없는 것도 그렇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동영상 클릭! 필이 충만하시네요~ 빵 터졌습니다ㅋㅋ (시트콤 한 장면이네요) 향후에 모티브로 좋은 작품 만드세요~~ 기대할게요ㅎㅎ

탄자니아 18일차 여행기


 

스톤타운에서 페리를 타고 다르에스살람으로 갑니다. 한국 가는 비행기를 다르에스살람에서 탑니다. 여행은 2월 2일부터 24일까지 했는데요. 벌써 4월이네요. 여행하며 메모를 하고, 귀국해서 메모에 살을 붙여 글을 만들었어요. 여행의 즐거움을 누리는 기간이 배로 늘어났네요. ^^

 

 

잔지바르 페리 터미널입니다. 

 

 

 

집 떠나온지 벌써 3주차, 태극기만 봐도 반갑고 막 설레네요. 마님이랑 딸들도 보고 싶구요. 이제 당분간 장기 배낭여행은 안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제 배를 타고 다르에스살람으로 갑니다. 페리 요금은 35불. 티켓 구매할 때 여권을 보여줍니다. 


배를 타고 다르에스살람으로 갑니다. 2시간 조금 더 걸리는데요. 편안한 여행이었어요.

 

항구 맞은 편에 큰 성당이 있어요. 유럽 식민지 시절의 흔적이지요.

 

 

 

다르에스살람은 탄자니아 제 1의 도시입니다. 사람도 많고, 빌딩도 많고, 차도 많지만, 정작 볼 건 별로 없다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대도시의 풍경이 생경하게 다가옵니다. 이제껏 보아온 아프리카의 풍경과는 너무 달라요.

 

 

 

 

생각해보면, 혼자 3주간 여행을 다니는 게 집에는 좀 민폐지요. 일하는 마님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혼자 나왔다는 게...

저의 취미는, 자기계발입니다. 저는 시간을 온전히 활용하여 다양한 취미를 즐깁니다. 재미있어 보이는 일은 일단 한번 다 도전해봅니다.  

게으른 자신을 움직이려고 당근과 채찍을 활용합니다. 작년 해, <노후파산> <2020 하류노인이 온다> <은퇴절벽> 등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노후를 대비했습니다. 퇴직 후 전업작가를 꿈꾸는 저는, 작년 한 해 250권의 책을 읽으며 매일 원고를 썼습니다. 그 결과물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고요. 


동기부여를 위한 독서가 채찍이라면, 여행은 당근입니다. '힘 들어도 조금만 참아. 책을 내고 나서 여행 보내줄게. 아프리카 가고 싶지 않아?' 이렇게 스스로를 유혹합니다'

'내가 만난 아프리카' '서른 살의 아프리카' '나쿠 펜다 아프리카' 등을 읽으며, '지금 힘들어도 조금만 견디면 여행을 있어!' 라고 스스로를 부추깁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책 한 권을 쓰는 게 쉽지는 않지만,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이용하면 가능합니다.


외국어 공부를 때도 당근이 필요해요. 6개월간 암송을 공부한 후, 괌이나 싱가포르 영어생활권 지역에 여행을 떠나보세요. 당근과 채찍은 본인의 취향에 따라 골라야합니다. 저는 책을 워낙 좋아하니까, 당근도 채찍도 다 독서로 합니다.

 


매년 책 한 권을 쓰고, 매년 한번씩 배낭여행을 다니는 삶, 그게 제가 꿈꾸는 노후입니다.

노후에 무엇을 하고 싶다면, 힘이 있는 지금 이 순간 시작해야 하고요.

여러분이 어떤 삶을 꿈꾸던 그 시작은, 지금 이 순간, 이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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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4.17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보

    결혼후에 혼자 3주간 배낭여행 간다는건 정말 쉽지 않은일인데, PD님은 정말 복 받으신거 같아요. ^^ 저도 영어 공부를 위한 당근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전까지는 열심히 공부하려고요.

    '노후에 무엇을 하고 싶다면, 힘이 있는 지금 이 순간 시작해야 하고요. 여러분이 어떤 삶을 꿈꾸던 그 시작은, 지금 이 순간, 이곳입니다.'
    PD님이 직접 이런 삶을 실천하고 계셔서 그런지 저에게는 이 내용이 더 마음에 와 닿네요. ^^ 지금 이순간, 내가 있는 이곳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시는 PD님에게 항상 감사드립니다.

    p.s ) 갑자기 지금 이순간을 말하다보니 뮤지컬 노래가사 떠오르는데요. 오늘은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 지금 이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몰라. 여기 바로 오늘!!! '

탄자니아 17일차 여행기

 

스톤타운으로 돌아왔으니, 아침 해변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역시 파제보다는 스톤타운의 해변이 볼 게 많아요.

배를 타고 갈 수 있는 해상 레스토랑도 있고요.

 

쇼핑가도 있고요.

혼자 놀러다니는 저더러 하는 말인지 팍팍 찔리네요.

노 라이프, 위드아웃 와이프. 나름 각운도 맞췄고요.

 

와이프 해피, 라이프 해피. ^^

 

이 가게 주인이 이런 금쪽같은 말씀을 가게 옆에 적어놓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항상 질문을 던지기를 좋아합니다. 이건 왜 이럴까?

혼자 다니니까 워낙 심심해서 그런가봐요.

 

 

여긴 기념품 가게에요. 예쁜 아프리카 민속공예품이 많은데요. 손으로 직접 만든 것들이라 가격은 좀 셉니다. 부인들이 사려고 하면, 남자가 옆에서 투덜거리겠지요? '뭘 이런 걸 사?' 하고 말이에요. 그때 남편에게 타이르는 겁니다. '부인이 행복해야, 인생이 행복하다.'

^^ 살짝 장삿속이 엿보이긴 하지만 귀엽네요.

 

마님에게 드릴 간단한 기념품 정도만 사서 나왔어요.

스톤타운에는 바닷가에 힐튼 등 유럽 여행자들이 좋아하는 비싼 호텔이 많아요. 전망 좋은 비싼 호텔 대신 싼 호텔을 전전하며 다닙니다. 전 장기 배낭 여행을 선호하는데요, 비싼 호텔에서 지내면 여행 기간이 짧아집니다.

비싼 호텔과 똑같은 전망을 가진 바닷가 카페에 들러 책을 읽습니다. 서울에서도 똑같아요. 비싼 한강 조망권 아파트에 사는 대신, 출퇴근 길에 한강 자전거 도로를 달리며 한강의 경치를 즐깁니다. 공짜로 누릴 수 있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오늘 점심은 좀 비싼 곳에서 먹습니다. 사파리를 같이 했던 사샤와 월터를 만나기로 했거든요. 두 친구는 사파리를 마치고, 킬리만자로 등산을 다녀왔어요. 둘 다 정상까지 올랐다고 하네요.

얘기를 들어보니, 킬리만자로 산행은 무척 고생스럽네요. 춥고 배고프고... 히말라야 트레킹은 마을이 많아 롯지에서 묵으면 되는데, 킬리만자로는 오로지 캠핑으로만 갈 수 있어 5일 동안 샤워도 못하고 고생이 심하답니다.

사샤는 집이 뮌헨인데, 나중에 옥토버페스트할 때 한번 놀러오라고 했어요. 여행 중 만난 친구들과는 메일을 교환합니다. 서로의 사진을 보내주기도 하고요.

이 친구, 사파리 할 때, 제가 자는 모습을 찍었군요. ㅋㅋㅋ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요즘 자꾸 졸아요. 이래서 젊어서 놀아야 하는 건데...^^

저는 잔지바르 피자를 시켰어요. 제가 음식을 고르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어디서든, 그곳에서만 시킬 수 있는 음식을 먹어보자. 네, 익숙한 것보다는 낯선 게 좋아요. 잔지바르 피자는 많이 낯서네요. 크게 그립지는 않을듯... ^^ 

낚시를 좋아하는 사샤가 수산물 시장을 가자고 해서 시장 구경도 가고

전통 시장을 둘러 본 후,

셋이서 사진을 찍었어요. 이제 헤어질 시간이네요. 이번 여행, 사샤와 월터를 만나 더 즐거웠어요. 나이 오십에 20대 청년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어 즐거웠어요. 영어를 할 때, 즐거움이 있어요. 존댓말이 없기에 쉽게 친해질 수 있어요. 상대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지 적은지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유쾌한 친구들, 훗날 다른 곳에서도 만날 수 있기를!

 

제가 묵는 35불짜리 호텔의 옥상 테라스입니다. 오후에는 볕이 뜨거워 이곳 그늘에서 열대과일을 먹고, 책을 읽으며 쉽니다. 여행 다닐 때, 저는 몇시간 씩 빈둥거리면서 보내는 걸 좋아합니다.


이 빈둥거림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에요. 아이들도 좋아하고, 아내도 사랑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가장 아껴줍니다. 나를 아끼는 방법은, 혼자만의 시간을 선물하는 것이에요. 혼자 있어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거든요.

혼자 멍하니 오후를 보내다보면, 문득 책을 읽고, 또 문득 글을 씁니다. 퇴직 후, 전업 작가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게 그래서입니다. 남미 배낭 여행을 다니면서, 틈 날 때마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원고를 쓰고 있더라고요. 이번 여행을 다니면서도 다음 책의 원고를 구상하고 쓰고 있고요. '아,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그게 작가의 삶을 꿈꾸게 된 이유에요.

 

바쁜 일상에 쫓기듯 살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몰라요. 해야할 일만 하고 살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요. 그래서 저는, 가끔 혼자만의 긴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또 다른 꿈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배낭여행에서 찾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일지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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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4.11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보

    'NO LIFE WITHOUT WIFE
    WIFE HAPPY, LIFE HAPPY'
    내용이 재미있는데요. PD님 말씀대로 가게주인의 고도의 전략같네요. ㅋㅋㅋ . 사파리여행 같이했던 친구들을 다시 만나셨군요. 재미있는 시간이셨겠어요. 근데 PD님 여행기에서 음식 얘기는 잘 안하시는데 피자가 많이 낯설다고 하시는걸 보니 정말 맛이 없으셨나봐요. ^^ 잔지바르 피자는 기억해둬야겠어요. 여행지에서 친구 사귀는거 넘 부럽네요. 저도 얼른 영어실력 키워서 외국인 친구 꼭 만들고 싶네요.

    '나를 아끼는 방법은, 혼자만의 시간을 선물하는 것이에요. 혼자 있어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거든요.'
    혼자만의 시간 갖는게 좋은건 알지만, 시간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거 같아요. 그래도 나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함 노력을 해봐야겠네요. ^^

    오늘 여행기 잘 봤습니다.
    크와헤리

  2. 미드 2017.04.11 1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글 너무 잘 읽고있습니다
    많은 깨달음도 받고요^^
    궁금한것은 4/9일 강연은 여행중 귀국해서 한신건가요? 참석못해서 시간적으로 여행중이신데 이해가 안되서요

  3. 지나스뽈 2017.04.11 1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를 키우다보니 가장 절실한게 혼자만의 시간이더군요.
    가끔 애들이랑 남편한테 외칩니다.
    "나도 외롭고 싶다고~~~!" ^^
    여자가 가장 여행하기 좋은 나이가 50이라는 말이 있던데 그때나 되야 외로워 보겠죠?

  4. 동우 2017.04.11 1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어로 대화할땐 따로 존댓말을 하지않아도 되니 거리낌없이 친구가 될수있을거같아요
    서울에서 내려오기전 처음으로 외국인 친구에게 말걸어봤어요
    물론 제가 하고싶은말만하고 아직 그의 얘긴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저에게 생긴 변화에 즐거웠습니다
    영어책 한권 외워봤다 저에게도 기회가 생길수도 있겠지요?ㅋㅋ ㅋ

  5. 프라우지니 2017.04.15 0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십니다. 마눌님 선물 챙기시는 센스까지!!^^

  6. 첨밀밀88 2017.04.18 1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젠 피디님 말고 작가님으로 부르는게 당연하군요 ㅋㅋㅋ

탄자니아 16일차 여행기

파제 마을에서는 할 게 별로 없어요. 카이트 서핑 말고는. 정말 심심한 마을이더군요. 하릴없이 마을을 다닙니다. 그러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어요.

이렇게 터만 남아있고 지붕 없는 집이 많아요. 왜 집을 이렇게 짓다가 말았을까? 의아했어요

.

벽이랑 구조는 다 지어놓고 지붕은 안 지었내요. 건설붐이 일다가 갑자기 거품이 빠지기라도 한 걸까요? 왜 집을 짓다가 말았을까? 이유가 무엇일까?

왜 그럴까요?

 

 

 

 

네, 답은...

 

짓다 만 것이 아니라, 저게 다 지은 겁니다. 우리하고 집짓는 방법이 달라요. 이곳은 사시사철 따뜻하니까 난방이 필요없어요. 방풍을 위해 담을 높이 쌓을 필요도 없고요. 시멘트와 벽돌로 방방마다 구역만 나누고 나무 기둥을 대고 초가지붕을 얹어요. 집이 낡으면 그냥 버리고 떠납니다. 나무 기둥은 가져다 재활용하고, 초가 지붕은 날아가고, 아래 구조물만 남는 거지요. 땅값이 워낙 싸서 집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보다, 아예 빈 땅에 짓는 게 편한 겁니다.

 

혼자 여행을 다니며 이렇게 궁금증을 풀어보는 걸 좋아해요. 가이드를 따라 다니면, 그가 들려주는 정형화된 해석, 정답만 듣습니다. 혼자 다니면 스스로 의문을 풀어야해요. 물론 이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행은, 모두의 정답을 좇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질문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적한 파제를 떠나 다시 스톤타운으로 돌아갑니다.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였던 시절, 이곳의 부가 어마어마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어요.

시골 해변 마을에선 초가 지붕의 전통 가옥이 많고, 이곳 스톤타운에선 부를 축적한 이들의 화려한 건축양식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잔지바르 건축양식에 특이한 점이 있어요.

문에 이렇게 뿔처럼 튀어나온 금속으로 장식을 해요.

집집마다 이런 뿔이 달려있어요. 이건 또 무슨 이유일까?

프리즌 섬 투어 갔을 때, 가이드에게 물어봤어요. 문에 뿔은 왜 달았냐고.

옛날 잔지바르의 왕이 인도 여행을 갔답니다. 그곳 왕궁의 대문에 이런 뿔이 박혀있더래요. 보니까 서민의 집에는 장식이 없는데, 왕궁에만 있는 거지요. '아, 이것이 왕이 사는 곳이라는 징표인가 보다.' 돌아와서 자신의 궁궐 대문에 쇠로 만든 뿔을 답니다.

귀족들이 그걸 보고 흉내를 냅니다. '인도에서 온 최신 유행이라고 왕만 하란 법 있나, 에헴!' 나중에는 일반 백성들도 그걸 따라 합니다. '아, 요즘 좀 있어 보이려면 문에 뿔을 달아야하나 보다.'

 

 

인도 왕궁의 대문에는 왜 뿔을 달았을까요? 코끼리 때문입니다. 궁 안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기면 인근 마을의 코끼리가 머리로 문을 밀고 들어와 부엌으로 가는 거지요. 덩치 큰 코끼리를 쫓기가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에요. 닫힌 문을 코끼리가 밀지 못하게 문에 뿔을 달아 놓은 겁니다. 그럼 코끼리가 함부로 무거운 문을 머리로 들이밀지 못하지요.

인도에서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어요. 잔지바르에는 코끼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곳에 뿔달린 대문이 유행합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보면, 사치재는 보통재로 바뀌는 게 운명이라고 합니다. 부자들이 시작하면 곧 일반 서민들도 따라한다는 거지요. 모든 사람이 하면 차별화가 없어요. 그럼 부자들이 또 새로운 사치재를 찾아나섭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 것은, 소수가 강렬하게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입니다. 비싼 돈을 주고라도 사고 싶은 게 있고, 그걸 부자가 사기 시작하면 곧 대중화가 따릅니다. 자동차가 그렇고, 아이폰이 그렇고, 영어 조기 교육이 그래요. 돈 있는 사람이 시작하면, 곧 모두가 따라하지요. 이때 한번 조용히 스스로에게 물어봤으면 좋겠어요. '내게 꼭 필요한 물건인가?'

'길에 코끼리도 없는데, 문에 뿔은 왜 달지?'

이런 질문...

'애가 커서 유학을 갈지 안 갈지 모르는데, 영어 유치원은 왜 보내지?'

이런 질문...

   

요즘 냉장고나 세탁기 없이도 살아보는 미니멀리즘이 유행이라는데요. 앞으로는 버리기를 잘 해야 합니다. 사 들이는 건 답이 없어요. 끝이 없거든요. 오히려 앞으로는 없이 사는 게 능력입니다. 미니멀리즘을 연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배낭여행이에요. 최소한의 짐을 가지고 다니며 한달을 살아봅니다.

속옷, 셔츠, 양말 각각 3벌만 가지고 다닙니다. 하나는 입고, 하나는 빨고, 하나는 말리고. 더운 나라를 여행할 때는 땀을 많이 흘리므로 매일 갈아입습니다. 어떨 땐 하루에 2번도 갈아입어요. 호텔에 세탁을 맡기기도 하지만, 저는 매일 샤워하면서 세면대에서 손빨래를 합니다.

배낭 여행 중 간단한 빨래 요령.


샤워한 후 벗은 옷은 비누칠한 후 세면대에 뜨거운 물을 틀어 옷이 잠기게 하고 1시간을 둡니다. 비누기가 빠지도록 몇 번 헹군 후, 다시 깨끗한 물에 담궈 둡니다. 1시간 후 잘 짜서 말리면 끝. 방안에서 밤새 말려야하는데 등산 바지나 스포츠 셔츠가 잘 마릅니다. 속옷은 유니클로 에어리즘 계열이 가볍고 잘 말라서 여행할 때 애용하는 편이고요.

배낭 여행을 하면서 깨달아요. 즐겁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물건은 의외로 적구나.

저는 물건보다 경험에 돈을 쓰며 삽니다. 남는 건 추억밖에 없으니까요. ^^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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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스뽈 2017.04.10 0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에 미니멀리즘에 빠졌을때 읽었던 책에서 물건은 최소한의 것을 사되 최고 품질의 것을 사고 나머지는 경험에 투자한다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하기 시작한 생각들과 맞아서 무척 반가웠었습니다. 원래 저도 명품에 많은 투자를 하던 여인이었는데 아이를 낳고 책을 많이 읽다보니 변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배우고 싶던거 배우고 여행을 더 많이하고 살다보니 행복하다를 더 많이 느낍니다. 살아있는 느낌이랄까요? 아이들 커감에 따라 같이 하는 여행에 기대도 많이 되구요. 요즘은 그동안 배운 재능(?)을 기부하고 있는데 내가 준것보다 더 많은걸 받게 되더군요.
    아직 버려야할 물건도 버려야 할 마음도 많지만 살아있으니 차차 이루어가겠죠?
    회사일에 힘들어하는 남편에게 제가 자주 하는말인데 "일이랑 건강이랑 바꾸지마. 살아만 있어. 그럼 뭐든 할수 있어"

    오늘도 살아있어 행복한 아침입니다.

  2. 동우 2017.04.10 1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우니 새로운게 들어오더라구요
    첨엔 아깝기도, 미련이 생겨서 그러지 못했는데
    한번 하고나니 쉽더라구요
    일단 한번 해보는거 그게 젤 중요한거같아요
    그리고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

  3. 섭섭이 2017.04.10 1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보
    문 모양이 코끼리와 관련있다니 재미있네요. 단순히 문일뿐인데, 관찰력이 대단하셔요 ^^
    저도 PD님 처럼 물건보다 경험에 돈을 쓰며 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여행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해보려고요. ^^

  4. W.I.C 2017.04.10 1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도의 이유 있는 문장식이 잔지바르에선 이렇게 장식이 되는군요, 혼자 다니며 풀어보는 여행. 요즘 여행 중인데 피디님의 멋진 조언을 생각하며 돌아야 겠습니다:)

  5. 름보 2017.04.10 14: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중이시군요~ 여행하다보면 이런저런 궁금증이 많이 생기는데 하나하나 수수께끼풀듯 풀어가는 재미가 있으시겠어요 . 그런데 추측하신 답은 원주민에게 물어보는지... 어떤방법으로 답을 확인하시나요???

    • 김민식pd 2017.04.11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물어보기도 하고요. (원주민이라고 정답을 아는 건 아니더군요.)
      그냥 혼자 책에서 읽은 걸 떠올리기도 하고요.
      정답보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6. 첨밀밀88 2017.04.18 1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래법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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