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즐기는 세상566 10년의 만남이 만들어낸 계기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어렸을 때 받았던 상처를 하나둘 지워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려서 저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어요. 그런 제가 책표지에 제 사진을 실을 날이 올지는 몰랐습니다. 저 사진을 보고 후배가 묻더군요. "선배님, 저런 표정을 연기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네, 이런 표정을 짓는 비결... 이게 책 표지 사진이 될 줄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냥 친구들과 놀면서 재미삼아 이모티콘 실사 버전 하나 만들까? 해서 찍은 표정중에 하나에요. 책표지라고 생각했으면 부담스러워서 표정 연출이 힘들었을 거예요. 이 사진을 찍어주신 분은 박근정 사진작가님인데요. 저랑 10년 넘게 알고 지내는 사이에요. 사진 가장 오른쪽에 있는, 모자쓴 남자분이 박근정 작가님이고요. 그 옆에 앉은 분이 제 .. 2020. 3. 12. 개인이 존중되는 조직을 위하여 (주말 오후, 지인이 보내온 카톡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런 글이 신문에 났군요. 반가운 마음에 공유합니다. 고맙습니다!) MBC의 한 PD가 낸 신간을 읽다 옛 생각이 들었다. MBC 입사 과정을 추억하며 회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대목에 울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과 달리 예전은 이렇게 좋았다’는 증언의 대부분은 ‘라떼’가 꼰대의 밈(meme)으로 통하듯 과장된 미화나 부질없는 회고에 그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라떼’와는 거리가 멀었다. 다른 어떤 감정보다 공감과 응원의 마음이 앞섰다. 그가 지목한 시기의 MBC를 일부나마 경험했던 탓일지 모른다. 축구 선수 출신도 아닌 내가 축구 해설자의 길에 접어든 것은 여러 우연이 겹친 결과였다. 2000년 9월, 지금은 사.. 2020. 3. 7. 웃으면 겁이 없어진다 (새 책과 관련해 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오늘은 그 기사를 공유합니다.>Q : 80년대 학번인데 당시 학내 분위기에서는 드물게 영어 공부하고 춤추러 클럽 다니는 학생이었다. 학생운동에 무관심했던 이유는 뭔가. A : 내 10대 시절이 너무 엄혹했다. 고교 시절 급우들에게 따돌림을 당했고, 경상도에서 교사로 일하시는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 때문에 괴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20대에는 인생을 재미있게 살고 싶었다. 당시 대학생들은 사회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었는데, 나는 이미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런 부채의식이 없었다.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 문과 지망생이었는데 아버지의 강압으로 공대 광산학과에 들어가 ‘나는 누구이고 여기는 어디인지’ 혼란스러웠다.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이고 민주와 민.. 2020. 2. 28. 나의 덕질 친구 민서가 요즘 많이 심심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 개학은 밀리고, 예비소집은 취소되고, 학원도 휴강이에요. 매일 집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럴 때 뭘하고 놀면 좋을까요? 제 삶의 즐거움은 덕질에서 나옵니다. 민서에게 를 소개하고, 를 함께 봤어요. 아이가 눈을 빛내며 영화에 몰입하는 모습은 벅찬 감동을 줬어요. 덕후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해주는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거든요. 그 기쁨을 아이에게 돌려주고 싶었습니다. 요즘 매일 저녁 보드게임을 합니다. 류미큐브를 할 때 민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삽입곡을 유튜브로 틀어요. 문득 궁금하더라고요. "지금 듣는 노래는 뭐야?" "스티븐 유니버스." "어떤 내용이야?" "음..." 아이가 난감한 표정을 짓습니다. "아빠,.. 2020. 2. 27.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1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