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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1

밀실 트릭을 깨는 법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느끼는 건 영화나 연극을 볼 때입니다. 분명 예전에 본 작품인데도, 볼때마다 손에 땀을 쥐고 몰입하거든요. (나쁜 머리가 준 선물! ^^) 지난 주말, MBC 탤런트극단 창단 공연 '쥐덫'을 봤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원작소설도 읽었고, 연극으로도 워낙 유명하니 예전에 본 것 같은데, 이번에도 공연 내내 흥미진진하게 몰입해서 봤어요. 심지어 도중에 몇번이나 깜짝깜짝 놀라면서... '헐! 이런 반전이었어?' 이래서 고전과 걸작이 좋지요. 고전은, 한 번 본 작품을 또 봐도, 또 재미있어요. 스무살에 봤을 때, 받은 느낌과 나이 들어 봤을 때 드는 감정이 또 달라요. 텍스트가 풍부하고 다양한 인물 군상이 나오기에 그때마다 감정이입하는 인물이 다르거든요. 폭설에 고립된 산중의 .. 2018. 3. 15.
호기심의 선수들 이라는 책이 있어요. 동명의 TV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전에 나온 베스트셀러인데요. 여기자님의 덕질 일기에요. 제가 좋아하는 일본 만화나 소설 등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어쩌다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아이같은 마음으로 사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죠. 이 책을 쓴 이영희 기자님이 새 책을 내셨는데요. 나름 덕질로 평생을 살아온 제가 감히 추천사를 썼어요. '자고로 사람을 웃기는 데 자학개그만한 게 없다. 강자에 대한 풍자도, 약자에 대한 조롱도, 함부로 웃기려다 위험해지는데, 자학개그는 소재가 '나'인 만큼 안전하다. 내가 나를 놀리는데, 누가 뭐라 그래! 코미디 피디인 나는 부족한 외모를 타고난 덕분에 자학개그로 쉽게 먹고 산다. 그런데,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여자가 스스로의 찌질함과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2018. 3. 14.
벽이 아니라 사다리이다 매년 3월이면, 제가 하는 일이 있어요. 아카데미 수상작들을 찾아서 봅니다. 칸느와 베를린 영화제보다, 저는 아카데미가 취향이 맞더라고요. 헐리웃이라는 상업 영화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걸작의 향연. 보석같은 영화들을 찾아내어 빛을 비추는게 아카데미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 미술상 4개 부문을 수상한 를 봤어요.영화 내용은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스포일러를 워낙 싫어해서. 다만 기예르모 감독의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나 을 보면, 델 토로 감독은 괴수물 취향입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런 말도 했다는군요. “자네가 절대 못할 한 가지가 있어.” “그게 뭔데요?” “사랑 이야기. 자네는 소녀도 괴물처럼 만들어버릴 능력은 있어도 진짜 인간의 러브 스토리는 만들지 못할 거야.” 이.. 2018. 3. 13.
남다르게 살고 싶나요? 우리는 다들 남다른 삶을 살고 싶지만,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용기가 나지 않거든요. 미래에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니까. 용기가 나지 않을 땐 점의 힘을 빌립니다. 많은 것이 불확실하던 과거엔 점을 많이 봤지요. 런던 대영박물관에 가보면, 점성술을 빌던 과거의 유물이 많고요, 타이페이 고궁박물관에 가보면 거북 등껍질로 점을 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어요. 저의 경우, 스물 다섯살 때 첫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요. 이때 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당시 어머니는 제 여동생이 언제 시집가는지 궁금해서 데리고 점을 보러 갔어요. 나오는 길에 지나가는 말로 물어봅니다. "참, 얘한테 오빠가 하나 있는데요." 사주를 짚어본 역술인이 그럽니다. "응, 아들은 걱정하지 마. 지금 공부한다고 주먹 불끈 쥐고 .. 2018.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