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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책이 나왔어요! 스무 살, 여름방학 때 자전거를 타고 전국 일주를 했어요. 열흘 동안 전국을 도는데, 하루에 200킬로미터씩 달리기도 했어요. 가장 아름다운 구간은 포항에서 속초까지 올라가는 동해안 7번 국도였어요. 왼쪽엔 태백산맥, 오른쪽엔 동해. 오르막에서 온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아 고개 정상에 서는 순간 눈앞에 바다가 펼쳐져요. 그렇게 한숨 돌린 후에는 짭짤한 바닷바람을 얼굴로 맞으며 내리막을 시원하게 달립니다.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서울로 오려면 산을 하나 넘어야 합니다. 바로 설악산이죠. 구불구불 이어진 한계령 고갯길을 자전거로 오릅니다. 경사가 심하다고 자전거를 끌고 오르면 반칙이에요. 무조건 자전거를 타고 페달을 밟아 한계령을 올라야 완주 인정을 받습니다. 자전거로 산을 오를 때 나름의 요령이 있.. 2019. 5. 17.
누가 진짜 영웅인가? ( 시리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싫어하시는 분은 오늘 글은 건너뛰셔도 됩니다.) 의 경우, 극장에서 세 번 봤습니다. 개봉하자마자 조조로 한 번, 아내와 극장 데이트로 한번, 그리고 개봉 막바지에 아이맥스로 한번. 좋아하는 영화는 개봉할 때 일반 버전으로 한번, 내리기 직전에 아이맥스로 다시 한번 보는 게 저만의 영화 감상법입니다. 나 같은 화제작은 개봉 초반에 아이맥스로 좋은 자리 구하기 쉽지 않아요. 그럴 때는 그냥 일반판으로 봅니다. 그런 다음 2~3주가 지나고 열기가 가라앉으면 아이맥스로 다시 보지요. 방송 문법을 전공한 적이 없기에 저는 좋아하는 영화를 보면서 영상 연출을 공부합니다. 처음 볼 때는 그냥 스토리에 집중해요. 두번째 볼 때는 시나리오의 복선이나 감독의 의도를 파악.. 2019. 5. 16.
어린이과학관 나들이 지난 일요일, 아이와 함께 국립 어린이 과학관에 나들이를 갔어요. 4호선 혜화역, 도보 10분 거리입니다. 오전 9시 30분에 잡힌 1회차 입장을 온라인 예약해뒀어요. 회당 관람 인원을 제한한 덕인지 번잡하지 않아 좋았어요. 해와 달과 별들의 움직임을 표현한 기구가 로비에서 반겨줍니다.과학관이지만, 커다란 장난감 집합소 같아요. 과학의 원리를 놀이로 배웁니다. 발 건반 피아노입니다. 아이의 '발연주'? ^^ 노래를 들려주고 제게 제목을 맞춰보라고 합니다. 요즘 민서는 제게 퀴즈를 내는 걸 좋아해요. 아빠의 허점을 알아가는 게 즐거운 거죠. 바람 대포입니다. 처음엔 앞에 서서 아이가 쏘는 바람을 얼굴로 시원하게 맞는 놀이인줄 알았는데요. 알고보니 저 뒤 표적 판 앞에 플라스틱 컵을 쌓아놓고 무너뜨리는 대결.. 2019. 5. 15.
조인성이 되는 법 (오늘자 한겨레 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나의 연출 데뷔작은 청춘 시트콤 인데, 신인 피디 시절 나는 당대 최고의 톱스타를 캐스팅하는 게 목표였다. 정우성을 섭외하고 싶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부장이 그랬다. “정우성이 시트콤에 나와서 망가지는 코믹 연기를 할까?” “제가 신인 피디다운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민식아, 정우성 집 앞에 가봐. 너처럼 패기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피디들이 열 명 정도 무릎 꿇고 앉아 있을 거야. 넌 가면 줄 맨 끝에 가서 순서를 기다려야 해. 그런데, 사람들이 모르는 게 하나 있어. 정우성도 10년 전에는 신인이던 시절이 있었어. 그때는 정우성이 프로필 들고 방송사 피디들마다 쫓아다녔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어. 피디로서 네가 .. 2019.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