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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906

'종의 기원'을 읽고 (저와 아내, 그리고 또다른 외대 통역대학원 출신 커플, 이렇게 넷이서 한달에 한번씩 고전 독서 세미나를 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책은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임승수'이었구요. 2014/06/11 - [공짜 PD 스쿨/짠돌이 독서 일기] - 지금 '자본론'을 읽는 이유 그 다음에는 '국부론 -아담 스미스' '총 균 쇠 - 제레미 다이아몬드', 그리고 이번에는 '종의 기원 - 찰스 다윈'을 읽었답니다. 돌아가며 발제를 하는데, 이번에 제가 한 발제문을 올립니다. 책은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송철용 교수님 번역본입니다.) 내 생각을 내 것이라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하는 생각은 이제껏 내가 읽은 것, 들은 것, 본 것의 총합 아닌가. 우리가 누리는 문화와 역사도 선조와 동세대 타인들에 의해.. 2014. 10. 24.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 좋은 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다. 나는 사람의 마음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것은 보통의 경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책을 읽고 삶의 방식을 바꾸기란 참으로 어렵다.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책을 만난다는 것은 그래서, 참으로 귀한 경험이다. 박성제 기자가 쓴 '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 이 책의 앞 부분은 술 먹고 골프 치고 놀기 좋아하는 한량 기자가 사람 좋아 덜컥 노조 위원장직을 맡았다가 '어쩌다 보니' 해직 기자가 되어 있더라는 이야기다. 후반부는 해고자의 신분으로 울분을 달래기 위해 목공을 배우고 '그러다 보니' 하이엔드 수제 스피커를 만드는 전문가가 되어 있더라는 얘기다. 책의 1부는 해직 기자, 2부는 스피커 장인이 주인공이.. 2014. 10. 2.
나를 위로하지 마, 내가 위로할게 박성제 선배가 쓴 '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는 참으로 잘 쓴 책이다. 정말 좋은 글을 읽으면 나는 그 글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진다. 그래서 책을 끝내자마자 블로그에 들어와 독서 일기를 남겼다. 그러고도 가슴이 쿵쾅거리는 게 멈추지 않아 거실을 혼자 서성이다가 안방에 가서 자는 아내를 깨웠다. "부인, 어제 얘기한 그 책 있잖아. 지금 다 읽었거든. 몰입도 완전 죽여. 그래서 얘기인데, 나 지금 그 선배 좀 만나고 와야겠어." 그래서 일요일 오전 7시에 차를 끌고 박성제 선배를 찾아갔다. 등산로 초입에서 만난 선배를 보자마자 다짜고짜 와락 껴안았다. "형, 책 잘 봤어요. 난 선배가 해직기자로 산 지난 3년의 세월에 대해 책을 낸다기에 울분에 가득찬 그런 책인줄 알았거든? 그런데 정말 유쾌하게 쓰셨더.. 2014. 9. 30.
'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 읽어야 할 책이 서가에 쌓여 있다. 읽지 않은 책은 절대 책꽂이에 바로 꽂지 않는다. 이미 읽은 책 사이에 섞여 버리면 잊혀지기 쉽다. 그래서 아직 읽지 않은 책은 따로 눕혀서 보관한다. 책을 읽어야 책이 바로 세워진다. 읽을 책이 너무 많아, 몇달 째 서가에 누워있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그럼에도 책장에 읽지 않은 책이 쌓여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읽을 책이 다 떨어져 빈손에 나가는 날은 하루 종일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책벌레로 산다는 것은 읽지 않은 책들에 대한 죄책감을 견디며, 아직 읽을 책이 남았다는 쾌감 사이에서 오가는 연애의 밀당 같은 것이다. 요즘 내 취미는 저자의 친필 싸인이 담긴 책을 모으는 것이다. 몇년째 연출작 없이 한가롭게 사는 피디가 누리는 호사는 저자 강연회에 달려가 줄.. 2014.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