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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3

수서역에서 고덕역까지 오늘은 바보짓 퍼레이드입니다. 6월 13일 토요일, 점심 먹고 다시 서울둘레길을 걷기 위해 집을 나왔습니다. 첫번째 바보짓이지요... 여름에는 오전에 출발하는 편이 좋습니다. 한낮에는 더워서 걷는 게 많이 힘듭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아스팔트 위에서 바싹 구워질 것 같은 뜨거운 태양이었어요. 한여름 자전거 라이딩도 권하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산에는 나무 그늘이라도 있지요. 한강이나 양재천에는 그늘이 없어요. 전철을 타고 수서역까지 갔습니다. 수서역에 내려서 탄천 방향으로 걷습니다. 마침 앞에 등산가방을 메고, 양 옆에 스틱을 든 분이 성큼성큼 걷고 있어요. 배낭에 산악회 리본이 붙어있는 걸 보니, 고수인 것 같습니다. 멀찍이 그 분을 쫓아갑니다. 수서역에서 탄천 위 다리를 지나갑니다. 저 아래, 제가.. 2020. 7. 9.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다면 아버지는 학교 선생님인데요. 교육의 전문가라고 하는 분이, 정작 아들의 마음은 전혀 모르시더라고요. 알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오로지 당신 생각을 제게 주입하는데요. 부모가 아이의 진짜 속마음은 몰라요. 왜 모를까요? 욕심 때문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때문 아닐까요? (김선호 / 한겨레출판)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 확 빨려들어갔어요.'엄마 나이 마흔 즈음, 아이 나이 열 살이 됩니다. 사실 이 책은 마흔 즈음이 된 초등 학부모들을 위해 쓴 책입니다. 엄마들은 잘 모릅니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가장 고독한 시간입니다. 30대에는 그나마 마음껏 어린 자녀에게 애착이라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초등 자녀가 10대가 되는 순간부터 애착에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이들은 분.. 2020. 7. 8.
아끼는 게 실력이다 ('인생을 즐겁게 사는 비결'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더니, MBC 시사교양 피디로 일하시는 박건식 선배가 댓글을 다셨어요. '이 글을 그대로 한겨레 칼럼에 기고해보세요.' 짠돌이로 사는 찌질한 이야기라 감히 신문에 쓸 생각은 없었는데요. 평소 존경하는 선배님의 조언이니, 용기를 내어 원고를 보냈습니다. 오늘자 한겨레 신문을 보는 전국의 독자들은 '방송사 피디라는 사람이 참 궁상맞게 사는구나...' 하실 거예요. 이 글에 대한 다른 반응도 있는데요. 그건 글의 끝에 붙여둡니다.) 둘째 딸이 중학교에 올라가자 코로나가 터져 온라인 개학을 했다. 스마트폰도 없는 아이인데, 원격 수업은 어떻게 듣지? 노트북을 사줄 형편은 안 되고, 태블릿 피씨라도 구하려고 보니 유명 브랜드 제품은 가격이 상당했다. 나중에.. 2020. 7. 7.
혼밥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 요즘처럼 일상이 흔들리는 시기에, 중요한 건 흔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루틴입니다. 저의 습관은 새벽의 글쓰기와 퇴근 후 독서입니다. 둘 다 친구가 필요없고, 모임이 필요없고, 장소나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 일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간은 어찌보면 사회적 약속의 유혹을 이겨내는 시간입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모토로 살아가는, 루틴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있어요. (김교석/위고) 매일 아침 글을 쓰고, 매일 저녁 책을 읽는 시간을 만들어내는 비결은 간단합니다. 저녁 약속을 피합니다. 저녁에 사람을 만나면, 일단 저녁의 자유 시간이 사라지고, 귀가가 늦어져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듭니다. 12시 넘어 잠자리에 들었는데 블로그 글 올리려고 새벽에 일어나는 건 괴롭거든요. 어떤 일을.. 2020.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