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보짓 퍼레이드입니다. 
6월 13일 토요일, 점심 먹고 다시 서울둘레길을 걷기 위해 집을 나왔습니다.

첫번째 바보짓이지요... 여름에는 오전에 출발하는 편이 좋습니다. 한낮에는 더워서 걷는 게 많이 힘듭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아스팔트 위에서 바싹 구워질 것 같은 뜨거운 태양이었어요. 한여름 자전거 라이딩도 권하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산에는 나무 그늘이라도 있지요. 한강이나 양재천에는 그늘이 없어요. 전철을 타고 수서역까지 갔습니다. 수서역에 내려서 탄천 방향으로 걷습니다. 마침 앞에 등산가방을 메고, 양 옆에 스틱을 든 분이 성큼성큼 걷고 있어요. 배낭에 산악회 리본이 붙어있는 걸 보니, 고수인 것 같습니다. 멀찍이 그 분을 쫓아갑니다. 

수서역에서 탄천 위 다리를 지나갑니다. 저 아래, 제가 분당에서 여의도로 자전거 출퇴근할 때 건너던 다리가 보이네요. 네, 수내동에 살 때 회사까지 출퇴근했는데요. 아침에 자전거로 출근하면 퇴근은 전철로 하고, 다음날 자전거로 퇴근했어요. 하루에 왕복하면 뻗습니다... 

탄천 사진을 찍고 다리를 건너 한참을 걷습니다. 그런데 등산복 입은 분이 가는 방향이 조금 이상합니다. 길에 서울둘레길 리본도 안 보인지 한참입니다. 아...... 네, 그 분은 둘레길을 걷는 분이 아니라, 대모산 산행을 마친 후, 집으로 귀가하는 분이었습니다. 사진에 있는 이 다리를 건너면 안 됩니다. 아래 보이는 인도교를 건너야 둘레길이 이어집니다. 결국 한참을 걷다가 다시 돌아가서 길을 찾습니다. 

하마터면 스탬프도 안 찍고 그냥 갈 뻔했어요. 탄천 육교 아래 스탬프가 있거든요. 휴대폰으로 인증샷을 찍었는데, 노안이 와서 화면이 안 보여요. 포커스가 나간 걸 모르고 찍은 거죠. 바보짓 릴레이는 이어집니다.

오늘은 고덕 일자산 코스를 걷는 날인데요. 탄천과 성내천을 걷습니다. 말인즉, 그늘이 하나도 없어 여름 땡볕을 그대로 받으며 걷습니다. 송파 둘레길도 새로 생겼네요. 저처럼 서울 둘레길을 걷는 사람은 헷갈립니다. 새로 만든 길과 표지판을 보고 따라가다 자꾸 엉뚱한 길로 듭니다. 

서울둘레길과 송파둘레길이 같이 표시되어 있는데요. 때로는 공사를 하느라 길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럴 땐, 다음 목적지를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하여 보도 경로를 확인하며 걷습니다. 일자산 초입에 고덕역이 있으니 고덕역 방향으로 걷습니다. 수서역에서 고덕역까지, 오늘의 서울둘레길 여행기 제목입니다.

날이 더워 자꾸 헤맵니다. 한참 걷다보니 송파 둘레길을 걷고 있더군요. 악!

하루에도 몇번을 바보짓을 하고 나니 다리에 힘이 쫙 빠집니다. 고덕역을 다시 찾기 위해 네이버 지도를 검색합니다. 보니까, 근처에 5호선 거여역이 있어요. 그래, 오늘은 그냥 여기서 접자. 서울둘레길은 이게 좋아요. 등산하다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면 그냥 계곡에서 노숙을 해야 하지만, 둘레길은 걷다가 힘들면 그냥 가까운 대중교통을 타고 돌아가면 되거든요. 

어려서는 뜻을 세우면, 무조건 해내야지! 그랬는데요. 이제는 달라요. 목표란 상황에 따라 수정하라고 있는 거지, 뭐. 네, 나이들수록 조금씩 더 비겁하게 삽니다. 바보 중 최고 바보는 포기할 줄도 모르는 바보거든요. 힘들 땐 그냥 접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가는 길에 찹쌀꽈배기나 사 가려고요. 바보짓을 한 나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단 게 필요해요.

그래서 수서역에서 고덕역까지 가지는 못했고요. 그냥 거여역까지 갔어요. 내일 고덕역까지 갈 거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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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바보짓 퍼레이드는 다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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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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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20.07.09 0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용

    앗..저도 이런 경험 자주 있는데 ㅋㅋㅋ
    근데 이렇게 예상과 다른길을 걷게되면
    목표는 이루지못했지만 또다른 세계를
    알게되는 좋은면도 있어 즐겁더라고요.
    근데. 이것도 해외에서 몇번 경험했더니
    기냥 이제는 엉뚱한 길로 가도
    겁나는게 없더라고요 ㅎㅎㅎ

    웹 둘레길에서 제가 피디님 블로그를
    알게된것도 잘못 디딘 사이트들을 여기저기
    거닐다가 알게되었죠 ^^

    수.서역에서 시작한 걷기 여행기
    서.울둘레길 걷는분들이 피디님이
    고.생하신 경험을 여행기로 남겨주신
    덕.분에 이 코스 걷는분들이 헤매지 않고
    걸을 수 있을거 같네요.

    자... 과연 김민식피디님은
    고덕역까지 어떻게 가셨을지...
    그것이 알고싶다~~~~~
    다음편 개봉박두 기대기대~~~~

    🏃🏻‍♂️🚶🏻‍♂️🏃🏻‍♂️🚶🏻‍♂️🏃🏻‍♂️🚶🏻‍♂️🏃🏻‍♂️🚶🏻‍♂️🏃🏻‍♂️🚶🏻‍♂️

  2. 달빛마리 2020.07.09 07: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말투가 생각나 자꾸 웃으며 읽게 되네요 :)
    땡볕에서 걷고 계실 때 양산이라도 쓰시면 안되나 엉뚱한 생각도 해보고요. 요즘은 여리 여리 레이스없는 3단 블랙이나 네이비 양산도 있거든요.
    우산겸용이라 가방에 쏙 넣어가지고 다니시면 편하실텐데..
    대학 때 동기랑 쉬지 않고 밤새도록 걸었던 기억(쉬면 지는 내기였어요)과 동기들은 버스타고 엠티장소 가는데 혼자 예비역 선배들따라 새벽에 출발해 48km를 걸어갔던 기억이 나요. 왜 그랬을까요? 이젠 다 추억이네요.

    덕분에 웃으며 옛 기억을 떠올리는 하루가 됩니다.

  3. 김주이 2020.07.09 0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하셨어요.
    하지만 또 이렇게 돌아가고 달리가고 한 하루가 다 재밌는 추억이되겠죠?
    고덕역까지 가시는 날의 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4. 바람향기 2020.07.09 0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바라볼수록 보배입니다~~그대는^^
    저는 버스 탈 때도 헤매곤 합니다...
    그 때는 피디님 말씀대로 상황에 따라 수정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불편은 한 것은 저 역시 노안입니다만.
    오늘도 피디님 글보면서 미소짓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아직도 못 타는데...이번 여름에 자전거 타는 법을 꼭 배우고 싶습니다.
    좋은 날되소서^^

  5. 꿈트리숲 2020.07.09 08: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단짠단짠 둘레길 여행깁니다^^

    뜨거운 여름날 그것도 한낮에 걷는데
    엉뚱한 길로 자꾸만 접어드는 것이
    짠하고...
    마지막은 달달한 꽈배기로 마무리 하시니 달달하네요ㅎㅎ

    걷는 동안 몸과의 대화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주인님, 오늘은 고덕이 아닌가봐요.
    거여에서 발길 돌립시다"

    몸의 말을 잘 캐치하시는 피디님, 다음은 고덕역까지 쭉쭉 가자요^^
    거기도 단짠단짠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거죠? 마지막 문장이 스포라 생각하고 다음 이야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6. 아리아리짱 2020.07.09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피디님 아리아리!

    우와 서울의 하늘이 이렇게 맑은 날도 있군요!

    '찹쌀꽤매기'로 자신을 위로하는 피디님은
    역쒸 멋지십니다. ^^

  7. 보리랑 2020.07.09 08: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동안 음료수 안먹고 단거 자제해 왔는데, 바보 하루의 마무리를 꽈배기 먹는 걸로~ ㅎㅎ

    단거랑 작별하려면 어릴적 고통과 '몸'으로 만나라 하네요. 그때의 감정을 몸으로 오롯이 경험하고 내가 하고 싶었던 말 쏟아내기. 때로는 욕하고 베개라도 때리라네요. 그 감정을 대면할 용기가 안나요.

  8. GOODPOST 2020.07.09 0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든 것이 완벽할 것 같은 pd님의 바보시리즈를 보니
    아침부터 얼굴에 미소가 드리워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목표를 상황에 따라 수정하는 유연함을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저에게 웃음을 주셔서,,감사합니다.

  9. 옥이님 2020.07.09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이 실수도 할수있다는게 정감이가고 좋네요^^

  10. 헤니짱 2020.07.09 1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은 어쩌면 이리도하루를 알뜰살뜰 잘 보내시는지~ 피디님 에피소드에 저는 잔잔한 웃음과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시고요~~

  11. 인대문의 2020.07.09 1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Oh, I should follow and join the relay.

    Wherever your destination is, I hope you enjoy walking in a good mood~!

    Have a cool day~*
    Thank you.

  12. 아빠관장님 2020.07.09 1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그날 바보짓 덕분에 더 많이 운동하셨네요~.
    또 저희는 즐겁고요.

    바보짓도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분이시네요.
    이어지는 바보짓이 기다려집니다. ㅋㅎ

  13. 나의 불혹 성장기 2020.07.09 15: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보짓이 아니라 체력을 더 강하게 길렀네요
    은근 2편이 기대됩니다 ㅋㅋ

  14. 휘게라이프 Gwho 2020.07.09 16: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가요오! :-)
    오랜만에 출첵할겸 글 잘보고가요~ ㅎㅎ
    날씨가 급 덥덥인 오늘이네요 T T ..
    에어컨 선풍기 빵빵! 시원한 하루되세요~

  15. 오달자 2020.07.09 2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유독 헤매는 날이 있지요~
    그래도 중간에 전철타고 집에 가시는 노선으로 갈아타서 다행입니다.
    그냥 무식하게 가셨다면 담번에 제가 만나면 폭풍잔소릴 할 기세에요. ㅋㅋ

    때로는 적당히 멈춰야할 때가 있습니다.
    피디님의 현명한 꽈배기 선택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디ㅡ~~^^
    다음번 둘레길 완주를 응원합니다아~~ ㅋㅋ

  16. third17 2020.07.12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신 사진 중 둘레길 스탬프북 보니 재작년인가부터 집에서 제일 가까운 아차산부터 올해 4월말에 봉산/앵봉산까지 스탬프 찍으러 다닌 생각이 나서 혼자 빙긋 웃었습니다.
    집에서 먼 코스는 따릉이 타고 둘레길 근처까지 가서 따릉이 반납하고 둘레길을 돌곤 했는데, 둘레길과 따 릉이 조합이 괜찮았습니다.
    둘레길은 둘레길대로 따릉이 타고 가는 길은 그 길대로 매력적이었는데... 곳곳에 숨어 있는 멋지고 의미있는 장소(동네마다 있는 시장, 김수영문학관이나 간송 전형필 생가, 허브천문공원 등등)를 나만의 명소로 등재하는 소소한 기쁨도 있었구요.
    산 정상을 아래에서 위로 쭉 오르는 것보다 나지막하게 돌지만 한 바퀴 어슬렁 도는 게 개인적으로 더 많이 보고 생각하게 하는 것 같아서 좋더군요.

    어쨌든 더운데 쉬엄쉬엄 느려도 꾸준히 해서 완주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