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2020년을 애타게 기다렸어요. 수험생인 큰 딸이 대학에 들어가면, 다시 넷이서 여행을 다니려고요. 둘째가 고등학교 올라가기 전에 빡세게 놀아보자! 그랬는데........ ㅠㅠ 코로나가 터졌어요. 큰 아이는 여행은커녕 대학 캠퍼스 구경도 못하고 지냅니다...  

해외가 막혔다면, 우리에게는 제주도가 있다! 했어요. 5월 황금 연휴를 맞아 가려고, 1월에 숙소랑 항공권도 다 예약했지 말입니다.

제주도 여행을 자제해달라는 호소가 뉴스에 나오지 말입니다. 눈물을 머금고 여행을 취소했지 말입니다. 올레길을 걷는 대신, 대부도 해솔길을 걷습니다. 서해는 뻘밭이라 제주바다의 푸른 느낌이 없지 말입니다. 그래도 둘째는 물가에 앉아 한참을 노네요. '네가 뻘밭을 좋아하는구나, 그렇다면 다음 주말에는...' 

제부도로 갔지 말입니다. 주말 아침에 일어나 네비를 찍으니 집에서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뜨네요. 제부도 해수욕장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댑니다. 사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뻘에서 무언가를 캐고 있어요. 꽃삽과 장화를 빌립니다. 두 아이는 꽃삽을 들고 신이 나서 뻘밭으로 향합니다.   

저는 혼자 제부도 해안산책로를 걷습니다. 아이들이 크니까 이게 편해요. 아이들이 가자는 곳으로 차를 몰고 가고요. 도착해서 아이들끼리 놀라고 하고, 저는 혼자 산책을 즐깁니다. 대학생이 된 민지는 동생을 잘 챙기거든요.

혼자 답사를 다니다 풍광이 좋은 곳을 만나면 사진을 찍어 돌아가 아이들에게 보여주죠.

제부도 해수욕장 끝에 가면 이런 멋진 해안산책로가 있는데, 같이 갈래?

언덕을 오르는 계단을 보면 힘들 것 같지만, 오르막은 저게 전부에요. 이곳 산책로는 전체를 돌아보는데 한 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저는 두 번 걸었지요. 제주 올레길의 미니어처 버전이라고 할까요?

데크로 길을 놓아 바다와 섬의 풍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요. 

아이들을 찾으러가는 길에 모래사장에 뭔가 써있어요. 데이트 온 연인들의 애정 행각인가? 싶어 가서 보니...

'민지 ♡ 민서'

악! 우리 애들이 써놓은 거군요. 큰 딸 여섯살 때 둘째를 가졌어요. 큰 아이는 혼자 자라다 동생이 태어나자 무척 반겼지요. 어른이 된 민지와 이제 청소년이 된 민서, 두 자매는 사랑하는 사이처럼 지내요. 두 분 오래오래 예쁘게 사랑하세요~

제주도 여행을 가지 못해 아쉽지만... 집에서 한 두 시간이면 바로 갈 수 있는 제부도도 좋네요.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지는 도로도 신기하고요. 제주도건 제부도건,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어디라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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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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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20.07.16 0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어... 피디님 걸으신길이 "제비꼬리길" 인가요?
    제부도 걷기코스는 요기를 많이 얘기하는걸 봐서요..

    저도 올해 여기저기고기거기
    가려는 계획이 있었지 말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로 인해
    못가서 너무 슬프지 말입니다. 흐규흐규
    그래도 동네 주변이나 가까운 근교에
    잘 몰랐던 곳들을 새롭게 발견하며
    다니고 있네요 ^^

    자매의 사랑스럽 모습을 보니
    저도 같이 행복해지지 말입니다 ^^

    오늘도 민식투어사의 사랑이 꽃피는
    가족 여행기 잘보고 갑니다.

  2. 달빛마리 2020.07.16 06: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해나 남해가 좋은데 제가 사는 곳에서도 서해가 더 가까워 어쩔 수 없이 서해를 자주 가는 편이에요.

    그러나 아이는 바다라면 무조건 좋아하더라고요. 저도 딸 둘이 꿈이었는데.. 외동딸인 저희 아이에게 미안해지네요. 민지,민서 예쁜 이름이네요 ^^
    그러고보니 저희 아이도 이름에 ‘민’이 들어가는군요.

    여행은 늘 설렘입니다 :)

  3. 오달자 2020.07.16 06: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가운 제부도 둘레길이네요~^^
    언젠가 코로나로인해 저희 가족도 여행 한번 못 떠나 갑자기 드라이브쓰루 여행 간 곳이 제부도였네요. ㅎㅎ

    민서,민지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지 사랑하는 사이군요~ ㅎㅎ
    저희는 2살 터울이라 그런지 아직은 덜 사랑하는 사이인듯요.^^

    제주도 대신 제부도!
    이번 주말 접수각입니다^^ ㅎㅎ

  4. 오달자 2020.07.16 06: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가운 제부도 둘레길이네요~^^
    언젠가 코로나로인해 저희 가족도 여행 한번 못 떠나 갑자기 드라이브쓰루 여행 간 곳이 제부도였네요. ㅎㅎ

    민서,민지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지 사랑하는 사이군요~ ㅎㅎ
    저희는 2살 터울이라 그런지 아직은 덜 사랑하는 사이인듯요.^^

    제주도 대신 제부도!
    이번 주말 접수각입니다^^ ㅎㅎ

  5. 보리랑 2020.07.16 08: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 분 오래오래 예쁘게 사랑하세요~ ㅋㅋㅋ
    제 딸들도 이제는 둘도 없는 소울메이트입니다.
    바라만 봐도 배가 불러요~ 😄

  6. 아리아리짱 2020.07.16 0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피디님 아리아리!

    가족과 함께 멀지 않은 곳 나들이는
    정말 좋은 시간이지 말입니다.

    애들 독립해서 나가기 전에
    부지런히 함께 하셔요!

  7. 꿈트리숲 2020.07.16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매일 눈뜨면 서해 바다를 보고
    눈 감으면서도 인천대교의 불빛들을
    봅니다.
    사십평생 동해바다만 보고 살았던 제게
    서해 바다는 바다처럼 안보였어요.
    그냥 갯벌로만 여져졌는데요.
    그런데 여기서도 몇년을 살게 되니까
    바다는 역시 바다입니다^^

    제부도에 몇년 전 가봤었는데, 저런 둘레길을
    못봤어요. 나오는 길 막힐까봐 마음 졸이며
    대충 훑어서 그런가봐요.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은 아파트 산책만 해도
    좋은게 사실입니다 ㅎㅎ

  8. 인대문의 2020.07.16 1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What a happy family~!
    I pray for your family to be healthy for good.
    Today's travel made my mind peaceful.
    Thank you~*

  9. Laurier 2020.07.16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계단길은 무조건 환영하면서 다녔던 저로서 저 길도 올라보고 싶어지네요. 여행 안 간지도 6개월이 되어가고 있네요 ㅠㅠ 코로나가 일상을 많이 바꾸어 놓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 A가 아니면 B로 살아갈 수 있겠죠? 오늘도 차선을 선택하여 행복한 생활을 하고 계신 PD님께 존경을 표합니다~

  10. 에이프릴 황 2020.07.16 15: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참 맛깔나게 잘쓰십니다 :))

  11. ㅣㅏ 2020.07.16 17: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부도 식당들
    눈탱이 엥간히 봐라

  12. 책이랑 동동 2020.07.16 2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작가님.
    어제 방돈 특강에서 해주신 이야기들이
    제 내면 한 구석을 제대로 건드린 모양이에요.
    하루종일 생각났어요.

    아이에게 잘자~ 어서자~ 해주신 덕에
    아이도 작가님 책 보더니 알아보고

    "나를 어떻게 알고 이름을 말 하신거에요?" 라더군요.
    아직 글을 모르는데도 작가님 책을 이리 저리 펴 보는 모습보니 더 열심히
    '매일 써야 겠습니다ㅡ'

    채널 위치도 파악했으니 자주 놀러올게요~^^♥

  13. 믿는대로 2020.07.18 08: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부도 조개구이집 식당 몇개 밖에 없고 엄청비쌈 꼭 음식물 준비해서 가세요 물떼때문에 못나가서 어쩔수없이 먹긴햇는데 저희아이 조개구이 먹고 장 탈남

  14. 지은맘 2020.07.29 2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주에 제부도 여행갔었어요.
    아이들이 갯벌에 사는 작은 생명체들을 너무 신기해했어요.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갯벌을 가까이서 직접 보니 시간가는줄도 모르더군요.
    바다길이 열리는 모습도 처음 직접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