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TV에서 여수 여행기가 나오자, 둘째딸이 그랬어요. "나도 여수 가고 싶다~"

아내가 옆에서 그러더군요. "이제 언니 수능도 끝났으니, 주말에 다 같이 가자."

큰딸도 옆에 있다가 "나도 전부터 여수 밤바다 보고 싶었어. 갈래."

세 마님의 대화를 듣던 저는 조용히 코레일 앱을 열고, 기차를 예약합니다.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제가 예약한 쏘카가 기다리네요. 휴대폰 쏘카 앱으로 차량을 열고 탑승하고 민지에게 물어요. "첫번째 목적지는?"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오동도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일단 승강기를 타고 전망대로 갑니다. 저 멀리 다리로 이어진 오동도가 보이네요.   

방파제 위로 조성한 산책로를 따라 걷습니다. 

넷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고시랑고시랑 수다를 떨며 걷습니다.

바닷가 산책은 언제나 즐거워요. 한 두 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섬입니다.

2월에 떠난 여행이라, 겨울옷을 입고 있어요. 더 늦으면 잊을까봐 이제라도 올립니다.

오동도에서 차를 타고 향일암으로 갑니다.

여수 여행을 앞두고 민지에게 그랬지요. 

"이번 여행은 민지가 일정을 짜 봐.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운전은 아빠가 할 테니까."

이제 대학생이 되었으니, 민지에게 여행의 주도권을 주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는 아빠가 가자는 곳으로 다니지만, 이제 직접 검색을 통해 가고 싶은 곳을 정하는 거지요. 이번 여행 일정, 무척 만족스러웠어요. 이제 노후가 두렵지 않아요. 딸이 가자는 곳으로 따라 다닐 테니까요. 

세 마님이 수다를 떨며 걷는 뒷모습만 봐도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엄마와 딸 사이는 참 좋은 친구같아요. 저와 아버지 사이랑은 많이 다르네요..... ^^

향일암도 풍광이 참 좋아요. 바다 전망을 가진 사찰이라니... 

저녁을 먹고 '더 호텔 수'에서 묵었어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호텔 옥상에서 바라본 거북선 대교입니다. 저 건너 지난밤 저녁을 먹은 낭만포차 거리가 보이는군요.

아침을 먹으러 교동시장으로 갑니다. 출발 전, 아내가 가족 단톡방에 올린 블로그 후기가 있어요. "우리 여기 가서 밥 먹자!" 마님의 분부에 따라 부지런히 차를 몹니다.

https://m.blog.naver.com/hanaworks/221761167408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32회 여수밥상 식당모음

​허영만쌤 고향이 여수라고 한다. 이날은 엄홍길대장과 함께 했는데 내 눈엔 둘 다 그냥 어른이다. 그런데...

blog.naver.com

우리가 찾아간 곳은 교동시장 안에 있는 자봉식당입니다. 

식당 벽에 허영만 선생님의 싸인이 붙어있네요. 2019년 12월, 우리가 간 건 2020년 2월. 어린 시절, 내가 좋아하던 작가님과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네요. 

6000원에 푸짐한 백반 한 상이 나옵니다. 어린 시절, 집밥을 먹는 기분이었어요. 찬도 정갈하니 아내가 특히 좋아했어요.

이제 고소동 벽화마을로 향합니다.

아기자기하고 재미난 그림들이 가득한 동네입니다.

허영만 선생님의 작품으로 이뤄진 벽화 갤러리도 있고요. 

<타짜>나 <식객>처럼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도 있고요. <미스터 고>의 원작, <제 7구단>도 반가웠어요. 

두 딸은 신이 나서 예쁜 풍경을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난리에요. 

아내와 저는 이런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

그리고 혼자 이런 주접도... ^^ (딸들 앞에서 재롱을 부려봤는데, 반응은 썰렁했어요....ㅠㅠ)

나는야 고독한 기타맨~ (여기서 허영만 만화, <고독한 기타맨>을 떠올리신 분은 작가님의 진성 팬이십니다.... ^^)  

한참을 걷다 벽화마을 입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에 들러 차 한잔 합니다. 이번 여행의 일정을 짠 민지가 만족한 표정으로 바다를 보고 있어요. 민지가 여행 당일 아침에 보낸 카톡.

'여수여행 

여수 도착 - 점심 - 오동도 - 향일암 - 낭만포차 거리.

교동시장 - 고소동 벽화마을 - 점심 - 이순신 광장 - 돌산공원 케이블카'

1박2일의 일정으로 딱이었어요. 바람이 심해 케이블카를 못 탄 건 아쉬웠지만, 그 대신 바다 전망 카페에서 책을 읽을 수 있어 저는 좋았어요.

이런 여행 방식도 좋네요. 아이가 일정을 짜고, 쫓아가는 방식... 이렇게 세월은 흘러갑니다. 

여행 가서 쏘카를 처음 이용해봤어요. 집에서 차를 가지고 장거리 여행을 떠나면,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 정체를 만나 운전하는 사람이 고생이 심합니다. 여행가서 돌아다니느라 체력을 소진한 탓에 더 지치거든요. 여수역까지 고속철을 타고 가고, 내려서는 쏘카로 시내 이동하고, (넷이서 택시를 타면 이동이 좀 불편하지요.) 기차역에서 차량 반납하고 서울가는 기차 안에서 푹 자면서 왔어요. 지방 여행 갈 때, 쏘카를 활용하면 가족 여행이 더 즐거워질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서울 둘레길 여행기를 이어서 올릴게요~

 

'짠돌이 여행예찬 > 짠돌이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 그랜드 투어 - 여주  (16) 2020.07.02
양재천에서 탄천 가는 길  (21) 2020.06.25
여수 가족 여행  (17) 2020.06.16
제주 에코랜드 여행기  (18) 2020.06.11
제주 카멜리아힐 여행  (25) 2020.02.25
설맞이 제주 여행  (21) 2020.02.20
Posted by 김민식pd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섭섭이짱 2020.06.16 06: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왐마 오늘 여행기 재밌고, 겁나게 멋진 사진 많고만요
    피디님 🎸 사진도 그렇고
    마님과 찍은 😝 사진 넘 표정들 재미쓰요 😆😁🤣
    근디 지가 아직 여수를 아직도 못 가봤쓰라..
    가게되면...요 코스고럼 따라 가봐야거쓰요.
    🏝오동도 🙇‍♂️ 향일암 🍚교동시장 백반
    🖼마을 🚠케이블카

    여행기 읽으니께 거 뭐냐....
    코레일과 쏘까 앱 깔아 바로 기차표 예약하고 싶어진당께요..

    맞다.. 근디..우째 여수 밤바다 사진이나 글은 없으요..
    밤바다가 어땠는지 궁금한디 ㅠ.ㅠ
    그렇다면 아쉽지만 이곡 들으며 혼자 밤바다 상상해볼랍니다.
    민식투어 여행사의 여행기 잘 보고 가요.

    ----------------------------------
    <여수 밤바다 - 장범준 >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아 아 아
    아 아 어 어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이 바람에 걸린 알 수 없는 향기가 있어
    네게 전해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아 아 아
    아 아 어 어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너와 함께 오
    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아 바다 아아아아
    하아아아 허어어어
    허 어어어 허 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

    p.s ) 장범준은 모 방송에서 <여수 밤바다> 곡을
    만들게 된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여수 만성리에서 캐리커처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좋아하는 사람과 통화를 했다"며
    "당시 감성에 취해 마음을 서정적인 가사와 선율로 표현했다"

  2. 민둘레 2020.06.16 0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반 맛나보여요^^
    여수 언제 꼭 찍어야쥐..

  3.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6.16 08: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 전 부부의 세계가 히트했는데
    ♡가 잘 어울리는 두 분 사진
    좋아요 누르고 싶어집니다
    저 역시 엑스포 당시 여수를 방문해
    숙소 추천 받으려 전화했다
    호텔은 편안하겠지만 우리 집에서
    하루 보내자며 가이드까지 해주셨던
    따뜻한 마음을 느꼈던 도시라 더
    기억에 남았는데
    오늘 사진 보니 코로나 끝나면
    가을에 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따님이 계획한 코스 중에 고소동 벽화마을은
    못 가봤는데 이 번에 넣어야겠어요
    가족 여행 후 쓴 여행기가 가족들에게도
    소중한 추억을 오래 오래 간직하게 할듯요

  4.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6.16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가족 여행 가봐야겠네요. ^^ㅎㅎ

  5. 오달자 2020.06.16 0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수...생애 단 한번도 못가본 곳이군요~
    가수 장범준 노래 '여수밤바다'를 들으며 꿈 꿔 왔던 여수밤바다를 언젠가는 꼭~ 가고 싶습니다.
    네 가족의 단란한 여행~~
    이젠 그 일상 마져도 부러울뿐입니다.
    코로나가 끝날 무렵,여수 밤바다 여행
    꿈 꿔 봅니다~^^

  6. 보리랑 2020.06.16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거리운전 피하기 좋네요~

    세모녀가 수다떨고 스킨쉽하면 옆에서 부러워 합니다. 딱 두번 아들 없어 싫었는대요. 남편이 목욕탕 혼자 갈때, 미운데 쫒아낼 방이 없을때 😅

  7. 인대문의 2020.06.16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his is a figure of family that I want to have.
    I'm gonna be a father like you.

    In particular, the last picture is very impressive.
    I wonder what kind of exciting life she will make and enjoy.
    I pray for your family.

    Please live healthily at least untill 150 age.
    Have a fantastic day~!

  8. 아리아리짱 2020.06.16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 아리아리!

    피디님의 가족여행 사진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이 대리 만족 됩니다요!

    아무쪼록 인기관리 잘 하시오
    세 마님에게 은따 당하지 않으시길요~! ^^

  9. Laurier 2020.06.16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모님과 함께 여수에 갔다가 차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많이 불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그냥 택시로 다녔는데 택시도 잘 잡히지 않아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쏘카를 활용하셨다는 PD님 글에 저도 다음에 부모님과 함께 여행하게 되면 쏘카를 한 번 이용해 봐야겠어요. PD님 글을 읽으면서 오늘도 좋은 정보도 얻고 옛 추억도 되새깁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행복한 여행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10. 코코 2020.06.16 1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 가족사진 너무 재밌어요~ ㅎㅎ
    오늘 글을 읽으니 어렸을 때 갔던 가족여행이 떠오르네요 ^^
    앞에서는 부모님이 운전하시고 뒷자석에 남매들이 모두 붙어 앉아
    라디오 들으며 목청껏 노래 불렀던 기억이요~

  11. 풀꽃자운영 2020.06.16 1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수를 가보긴했는데 오동도만 보았네요.향일암도 좋다하니
    저도 다시 가봐야겠어요.음..쏘카는 뭔가요?
    이런 정보는 좀 늦네요.ㅜㅜ

  12. 꿈트리숲 2020.06.16 14: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월에 피디님 인스타에서 요 사진들 보고
    아! 바로 여수 표 끊고 싶다 했는데
    아직 집콕, 방콕 신세입니다.

    저도 여수는 아직 못가봐서 더 가고 싶고
    여수 밤바다 교동 시장 벽화마을을
    거 거닐어 보고 싶네요.

    아무도 봐주지 않는데 주접을 떨면 왕창피지만
    딸들 보는 앞에서(비록 반응은 시베리아이더라도)
    주접은 인생 양념인 듯싶어요.
    삶을 더 맛깔나게 더 맛있게 해주는 조미료요.

    민지양이 대학생이 되더니 정말 어른티가 팍팍
    납니다. 피디님은 든든하시겠어요. ㅎㅎ

  13. 슬아맘 2020.06.16 15: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코로나 전 여행이네요 ^^
    마스크 없는 사진 그립네요.
    아 ~~~여행가고 싶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14. 아빠관장님 2020.06.16 1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피디님 여수 여행 날짜를 착각하신거 아니지요??!! 2월요!? 인스타에서 여수 여행 소식 본 게 엊그제 같은데요!
    코로나 시대에도 시간은 무섭네요~^^

  15. 꽃쉰 2020.07.06 16: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가 보고 싶은 글이에요^^

  16. 문인희 2020.07.09 1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수 너무 좋아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