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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집행부의 마지막 파업 여러분은, 노동조합 집행부,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독종? 강경파? 결사대? 여기 73일째 파업을 이끌고 있는 MBC 노동조합 집행부를 소개합니다. 회사에서 가장 독한 사람들이 모인 게 아니구요. 남이 어려운 부탁을 할 때, 차마 매몰차게 거절할 수 없었던 이들이 모였어요. '어차피 누군가 해야할 일이라면... 나라도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모인 이들입니다. 파업일자가 늘어갈수록 조합원들에게 마음의 빚이 늘어갑니다. 3달째 월급을 포기하고 파업하는 조합원 하나 하나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2달 넘게 무노동 무임금 파업을 함께 하는 조합원들을 위문하기 위해 집행부 전원이 모여 춤을 췄습니다. 그 날은 맏형 같던 위원장과 조합의 어머니 같은 사무차장이 해고된 다음날이었습.. 2012. 4. 11.
역대 최저 투표율은 최악의 결과를 불렀다 내일 투표율, 얼마나 나올까요? 투표율을 놓고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만, 분명한 건 하나입니다. 투표율이 높아아 정치가 바로 섭니다. 예전에 지방선거나 교육감 선거 투표율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 강남 3구의 투표율이 기타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높을까?' '왜 없는 사람이 하나 더 가지려는 욕심보다, 가진 사람이 하나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욕심이 더 강할까?' 없는 사람일수록 정치에 무관심하고, 그 놈이 그 놈이라 합니다. 먹고 사는 데 바빠서 투표할 여유도 없다고 합니다. 있는 사람은 정치와 권력에 대해 잘 압니다. 부조리한 시스템을 유지해야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없는 이들이 투표하는 일입니다. 요즘 조선일보를 보면, 무슨 말을 하는 지 빤히 보입니다.. 2012. 4. 10.
헝거 게임, 리얼리티보다 더 무서운 판타지 어제는 일요일이라' 아침에 혼자 조조 영화를 봤습니다. '헝거 게임' 재밌었어요. 그런데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게 왜 판타지냐? 잔혹 리얼리티 쇼지. 영화의 무대는 가상의 세계입니다. 전쟁에 패한 반역자들은 패전의 보상으로 승전국에 매년 공물을 바칩니다. 산 제물로 소년 소녀를 바치고 승전국은 그들의 서바이벌 게임을 오디션 쇼처럼 중계하죠. (영화에서는 소년 소녀들을 부르는 명칭인 tribute를 참가자로 번역하지만, 이것은 명백한 오역입니다. 트리뷰트 공연은 헌정 공연이죠. 누군가에게 바치는 것입니다. 공물로 직역되는데, 왜 굳이 참가자라고 했을까요? 공물의 어감이 불편해서 참가자로 순화하려고 했다면, 원작이 지닌 사회고발적 성격을 단순한 게임쇼로 바꿔버린 겁니다. 이런 식의 마사지, 싫어요... 2012. 4. 9.
내 인생의 로또, MBC 요즘 꿈의 횡재라고 불리는 연금 복권, 매월 500만원씩 20년간 나온단다. 연간 6천만원 X 20년 = 토탈 12억원 16년전 나도 로또에 맞았다. 내 로또는 매월 당첨금이 30년간 나오고, 심지어 총수령액도 20억이 넘는다. 내 인생의 로또는 MBC 입사 공채 합격이다. 16년 전, 외대 통역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MBC에 시험을 봤다. 피디를 꿈꾼 적은 없었다. 당시 내 나이 서른 살, 공채를 볼 수 있는 마지막 해였다. 통역사는 어차피 평생 할 수 있는 프리랜서니까, 직장에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이용해 재미삼아 응시해봤다. 예전에도 직장생활을 해봤지만, 웬지 MBC는 끌렸다. '재수 좋은면 예쁜 여배우나 가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로또 한 번 긁어보는 심정이었다. 그랬는데 덜컥 붙었다.. 2012.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