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7년을 일하셨어요. 하루는 스무 명이 예약된 연회룸에서 풀코스 서빙을 해요. 수프-샐러드-파스타-스테이크-디저트-커피로 이어지는 요리를 정신없이 나르는데 누가 뒤에서 어깨를 두드립니다. "뭐 필요하신 것 있으세요?"라며 돌아보는 순간, 손님이 뺨을 칩니다. 찰싹!

"서비스 제대로 안 해? 뭐가 이렇게 더뎌!"

너무 놀라 멍하니 있다가 손님이 돌아간 후 옥상에 올라가 하염없이 울었대요.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후로 이상한 증상이 생겼어요. 뒤에서 누가 어깨를 두드리거나 다가오면 깜짝깜짝 놀라는 거죠. 한번은 아파트 1층에 서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의 손이 '스윽'하고 앞으로 와요. "어머, 깜짝이야!"하고 놀랐더니, "버튼을 안 누르시길래 누른건데 왜 이렇게 놀라세요?"라며 같은 라인에 사는 아저씨가 멋쩍은 듯 고개를 숙이더랍니다. 그러곤 혼잣말..... "하긴 내가 인상이 무섭긴 하지." 바닥으로 고개를 떨구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 아저씨. 나중에 엘리베이터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보니 화상을 입어 오른쪽 얼굴이 검보랏빛이었다고요. 

<내 마음은 충전중> (김근하 / 서사원)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겪은 일을 통해 생각의 오류 3가지를 짚어줍니다.

1. 과일반화 오류 : 한두 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는 오류.

2. 의미 확대 / 축소 : 사건의 의미나 중요성을 실제보다 과도하게 확대하거나 지나치게 축소하는 오류.

3. 개인화 : 자신과 무관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관련된 것으로 잘못 해석하는 오류.

(18쪽)

저자의 별명은 '토리강사 - 치유의 스토리를 가진 강사'입니다. 위의 사례처럼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통해 깨달음을 찾고 나누는 일을 하는데요. 회복탄력성을 배우면서 알았답니다. 일상에서 예기치 못한 불행을 맞이했을 때 낙심하고 좌절하는 사람이 있고, 동일한 경험을 해도 역경에 맞서고 삶의 기쁨을 누리며 사는 사람이 있다는 걸요.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회복을 방해하는 세가지 P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 P는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개인화(Personalization),

두 번째 P는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는 침투성(Pervasiveness),

세 번째 P는 사건의 여파가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영속성(Permanence)이다."

(7쪽)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세 가지를 거꾸로 뒤집으면 됩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첫째, '나만 힘든 거 아니다. 돈을 버는 일은 누구나 힘든 거다.'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사실이니까요. 돈벌이는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둘째, '근무 시간만 버티면 된다. 아니, 근무 중에도 괴로운 건 순간이고, 나머지 시간은 즐겁게 일하면 된다. 적어도 출퇴근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일은 할 수 있다. 심지어 주말과 휴일은 온전히 내 거다.' 퇴근하면 그 순간, 회사에서 힘들었던 일은 잊고 일상을 즐깁니다. 내 인생은 소중하니까요.

셋째, 인생이라는 길고 긴 시간의 틀에서 사건을 바라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걸 믿습니다. 과거에 일어난 힘든 일을 부여잡고 사는 대신, 현재에 집중합니다. 

빅터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어떤 공간이 존재한다. 그 공간에 자신의 반응을 선택하는 우리의 힘이 존재한다. 우리의 반응에는 성장과 자유가 있다."

(175쪽)   

책에는 어린 시절, 술취한 아버지의 폭력성으로 힘들어했던 저자의 일화가 소개되는데요. 책을 읽고 느꼈어요. '관계는 누구나 다 힘들구나...' 저도 어려서 부모님의 불화로 많이 힘들었거든요.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보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요.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 시절에 사는 게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 아니 어쩌면 지금은, 나 때문에 아내가 힘들겠구나.....' 우리는 다른 사람 때문에 힘들지만, 어쩌면 다른 사람도 나 때문에 힘들 거예요. 이걸 알아야 서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지 않을까요?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멈춘 지금, 제게는 충전의 시기입니다. 이 책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공부하며, 내 안의 밧데리를 충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 즐거운 주말 맞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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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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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수정 2020.04.24 06: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제가 고민하는 내용에 정확히 적어 놓으셔서 많은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

  2. 섭섭이짱 2020.04.24 0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3P 뒤집기 방법...
    꼭 기억해서 힘들때마다 적용해봐야겠어요
    이번 주말에 피디님 추천책들 읽으며
    내맘밧데리 풀충전하기로~~~~~

    그럼 피디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p.s) 저자가 궁금해 찾아보니 에너지가 넘치시는 분이네요
    저자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사이트도 함 가보세요
    https://www.instagram.com/gimgeunha/

  3. 아솔 2020.04.24 07: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어떤 공간이 존재한다. 그 공간에 자신의 반응을 선택하는 우리의 힘이 존재한다'
    나의 반응을 내가 선택하는 건 우리 고유의 권리이니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4. 보리랑 2020.04.24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쩌면 지금은, 나 때문에 아내가 힘들겠구나." 현명하십니다 ; 터널 같은 시간을 현재에 집중하며 버텨온 피디님과 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5. 꿈트리숲 2020.04.24 0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남편이 심적으로 좀 힘들어해서 걱정을 좀 했었어요.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총 동원해서 남편에게 도움될만한 것들을 찾아 몇개씩 실천하고 있는데요.

    제가 건강이 안좋아서 남편에게 마음의 부담을 많이 줬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남편의 마음 배터리 충전을 적극 돕는 것으로라도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며칠 전 남편에게 물어봤어요. 그동안 마음치유 방법 효과가 있었는가 하고요.
    그랬더니 배터리 완전 방전상태에서 이제 1이 되었다고 합니다. 넘 기쁜 소식이었어요. 책이 상담 선생님 역할도 해줘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여기서 매일 좋은 에너지 많이 받고 그걸 또 가족에게 전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6. 오달자 2020.04.24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비록 코로나로 인해 자의적으로 일을 접는 게 아니니....
    나 뿐만 아니라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힘든 시기니...스스로 위로하던중.
    피디님께서 또 절요한 타이밍에 딱맞는 책을 추천해 주시는군요~~

    당장 사서 읽고 제 마음의 평화를 얻어야겠습니다^^

    오늘도 생애 최고의 날 되소서~~~

  7. namhoiryong 2020.04.24 1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여기서 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일상을 잘 가꾸고 싶어지네요.
    다짐은 금세 무색해지지만
    그래도 다시 깨닫고, 다시 다짐하고, 아주 작은 하나의 행위라도 모여서
    좋은 내가 되어가는 중인 거 같습니다.
    좋은 책,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8. 아리아리짱 2020.04.24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아리아리!

    그러고 보니 다른 사람들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만 우선적으로 했어요!
    내가 다른사람을 힘들게 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보다는,,,

    내마음 꽉찬 충전으로 나부터 사랑하고, 그 사랑 주변에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따뜻한 영햑력을 펼치기 위해 독서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겠습니다. ^^

  9. renodobby 2020.04.24 12: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좋은책 추천 감사합니다!
    한주 마무리 잘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10.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4.25 1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걸 보면 직장을 10년도 넘게 다니시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회사 내의 갈등과 대립, 눈치싸움.. 인정 받으려고 악을 쓰는 동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회사란 게 이익집단이기에 어느정도는 이해는 하지만
    사내 정치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걸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크게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사회는 한 순간에 바뀌지 않으므로 이런 시기에 피디님의 말처럼 자신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11. 김주이 2020.04.25 13: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로인해 상처받는 누군가가 있을 수 있다는 문장을 읽으며 다시금 오늘의 나를 돌아봅니다.
    좋은 글,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12. 아빠관장님 2020.04.27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는 다른 사람 때문에 힘들지만, 어쩌면 다른 사람도 나 때문에 힘들 거예요. 이걸 알아야 서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지 않을까요?]]

    인간관계의 해법이라 생각합니다~^^

  13. 슬아맘 2020.04.27 14: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코로나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네요.
    나를 더 알아가는 시간을 통해 더 충전해 나가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