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입이 줄어들어서 대출 이자나 카드값 생각하면 갑갑해지는 분들 있죠?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냥 나라에서 매월 꾸준히 얼마씩 돈을 주면 어떨까요? 노동의 대가로 받는 돈이 아니라, 생존의 대가로 받는 돈.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하고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요? 오늘은 그 꿈같은 일을 가능케 하는 아이디어, ‘기본소득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기본소득제란, 국가가 모든 사람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소득을 지급하자는 아이디어입니다. 재난 긴급 생활비 지원과 함께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이 자주 언급되는데요.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실업도 문제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 기술의 발달로 만성적 실업 대란이 올 때, 꼭 필요한 게 기본소득제도입니다.

작년 초,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킨 사람이 있어요. 앤드류 양이라는 벤처 사업가인데요. 그가 인기를 끈 배경이 바로 기본소득제도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했기 때문이에요. 그는 잘 나가는 IT 벤처를 성공시킨 사람인데요. 앞으로 노동 시장에서 인간이 인공지능이나 로봇과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해서 기본소득 제도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어요. 그가 쓴 책이 있어요. 

<보통 사람들의 전쟁> (앤드류 양)

우리는 그동안 가난은 노력하지 않은 탓이라고 배워왔어요. 근면 성실이라는 산업화 시대의 가치 덕분에 한국 경제는 빠른 시간 내에 발전을 거듭했지요. 이제는 노동의 패러다임이 변합니다. 열심히 노력한다고 다 되는 시대가 아니에요. 앤드류 양은 책의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능력 위주의 사회'라는 논리는 우리를 파멸로 이끈다. 그 말에서 이미 우리 모두가, 자동화와 혁신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경제적 곤경에 빠진 수백만 명의 목소리를 무시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이 패배자라서 불평을 하고 있다거나 고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늦기 전에 이런 시장 논리를 깨뜨려야 한다.’

(17쪽)

제가 작년에 기차 여행을 하면서 시골 역에서 무궁화 열차를 탔어요. 주말이라 입석까지 꽉 찼는데요. 보니까, 젊은 사람들은 창가 좋은 자리에 앉아 바깥 풍경을 보면서 가고요. 노인들은 입석으로 서서 가시더라고요. 너무 이상한 풍경 아닌가요?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요, 답은 스마트폰 예약 시스템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여행 한 달 전에 미리 예약을 해서 좋은 자리를 잡습니다. 노인들은 옛날처럼 기차역에 직접 와서 창구에서 표를 끊지요. “다음 열차 몇 시에요? 한 사람이요.” “어르신, 좌석은 없어요. 입석뿐이에요.” “엥? 왜?” “벌써 매진되었어요.” 자, 이 노인은 다음에는 부지런하게 일찍 나옵니다. 좌석 표 사러. 가서 물어봐도 또 매진이래요. 젊은 사람들이 좌석에 앉아 가는 게 더 부지런해서인가요? 아뇨, IT 기술을 더 잘 아니까요.

다가올 기술 발전의 시대, 우리가 맞이할 실업의 위기는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기에 기본소득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이 지급되어야 한다. 현재 미국의 빈곤선은 1만1770달러다. (연간소득 한화 약 1500만원) 기본적으로 전 국민을 빈곤선까지는 끌어올려 총 빈곤을 완화하자는 것이 내 생각이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사회보장의 한 형태로, 모든 국민이 일이나 소득과 관계없이 매월 일정 금액을 받는 것을 말한다. 뉴욕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억만장자로부터 웨스트버지니아의 가난한 싱글맘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매월 1000달러씩 (124만원) 받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대부분의 사람이 기본 복지 프로그램에서 불편하게 생각하는 근로의욕 저하 유인을 제거했다. 일을 하면 사실상 저축을 해서 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4쪽)

가난한 사람에게 최저생계비는 보전해주고, 노동을 통해 추가로 소득을 올리고, 그렇게 해서 많이 버는 사람은 세금으로 반환하면 된다는 거죠. 위기의 시대에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냥 잠깐 한번 생각해봐요. 일을 하지 않아도 생계를 유지할 돈이 안정적으로 들어온다면 여러분은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을 계속 하실 건가요? 아니면 더 재미있는 일, 더 의미 있는 일을 찾아 떠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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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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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20.04.27 06: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앞으로 기본소득은 지급하는 방향으로 갈거 같은데
    언제, 얼마를 어떻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많이 필요할거 같습니다.
    그런 의미로 기본소득 공부를 위해 이 책도 같이 읽어봐야겠어요..

    참고로, 피디님이 예전에 기본소득을 주장한
    <소득의 미래> 책 소개를 해주셨는데요
    그 저자인 이원재 대표가 창당한 시대전환당과
    기본소득을 주장한 기본소득당이 이번에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2석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기본소득 관련해서
    본격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질것으로 보이는데요
    기본소득 관련해서 앞으로 어떤 정책을 만들지 지켜봐야 할거 같아요

  2.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4.27 0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의 감정을 살펴야 하는 서빙하는 일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예상을 깨고
    얼마 전 코로나로 비대면 접촉을 원하는
    식당에 등장한 사람보다 열 배 일하며 계속
    주문할 때 부담없다는 인공지능 로봇을 보며
    매킨지 글로벌 연구소가 2030년까지
    8억명이 실업자가 될 거며
    50%까지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거라는
    예상이 더욱 소름끼치게 다가옵니다
    관심이 점점 커지던 차
    시간내어 읽어봐야겠어요

  3. renodobby 2020.04.27 0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본 소득제에 대해서 어느 특정 보수 언론에서는 포퓰리즘이라고 무작정 비난만 하는 기사를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야기될 일자리 부족 등을 대비하여 지금부터 기본 소득제에 대해 논의를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천해주신 책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

  4. 꿈트리숲 2020.04.27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본소득제의 시작이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이
    아닐까 싶은데요.
    제때 쓰기 쉬운 방법으로 절차는 간소화 하여
    지급되면 좋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이야 긴급이기에 절차도 방법도 다소
    즉흥적일 수 있겠지만 이번을 계기로
    기본소득제도를 제대로 논의하고 시행을
    고민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기계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끼리
    더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게끔 기본소득제도가
    그 역할을 해줬으면 합니다.

  5. 아리아리짱 2020.04.27 1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 님 아리아리!

    늘 한 발 앞선 독서로 이끌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갈수록 벌어질 빈부 격차의 시대에
    최저 생계비 보전으로 기본적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생계보전 장치인
    '기본소득 제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 브릭 2020.04.27 1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에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계기로 기본소득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우리 사회와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경제공부가 꼭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책소개 감사해요^^~

  7. 오달자 2020.04.27 1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걸 경험하며 체험해봅니다.
    재난소득이라고 국가에서 주는 기금이 정말 요긴하게 쓰이더라구요.
    당장 실직하는 사람들에게는 실업급여가 필수이듯이.
    앞으로의 다가올 미래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로봇이 사람 역할을 하는 시대는 분명히 도래하겠죠.
    사람들은 또 그에 대비한 대책을 세워야겠구요.
    기본 소득제도가 복지 프로그램중 일부라니 관심이 갑니다.
    새로운 시대에 도약할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 제도들~~
    이 책 재밌겠어요~

  8.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4.27 14: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쓰레기 처리나 자질 구레한 일들은 기계에게 맡기고
    인간은 기본 소득을 바탕으로 더 재미있고,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권력과 부를 독점하고 있는 상위 5%의 사람들에겐 반가울리가 없지요.
    왜냐하면?!

    모든 이들에게 기본 소득이 보장되면, 비교우위에 설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죠.
    자신들의 권세를 뽐내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 두려울 거예요. 그래서 더욱 기본 소득을 보장해야 합니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라는 말은 산업화 시대의 구시대적 발상일 뿐이고요. 이제는 존엄한 인간다운 삶의 표본을 새롭게 만들어야 할 때라고 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9. 슬아맘 2020.04.27 14: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로운 소득에대한 고민 ! 기본소득제
    오늘 고민할 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걸 해야 재미있고 잘살고 있다고 소문이 날까요? ㅎㅎㅎ
    즐거운 고민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10. 휘게라이프 Gwho 2020.04.27 1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한주의 시작 화이팅입니다 .. :-)
    오늘도 포스팅 잘보고 가요~~ㅎㅎ

  11. 보리랑 2020.04.27 23: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꼬부랑할머니 될 때까지 일하고 싶어요.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면 다른 나라에 살아보고 싶어요.경제력 때매 참고 사는 커플의 이혼이 늘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살짝 되기도 합니다.

  12. 꿈꾸는 강낭콩 2020.04.28 0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을 하지 않아도 생계를 유지할 돈이 안정적으로 들어온다면, 저는 좀 더 재미난 일을 찾아 떠나는 쪽을 택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지금은 생계유지를 위해 버틴다는 느낌이 없지 않은데, 기본소득이 있다면 벌이는 좀 줄더라도 즐거움을 느끼는 일을 찾아 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ㅎㅎ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13. 새바지 2020.04.29 0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하는 참고서가 되겠네요 좋은책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