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블로그와 유튜브 덕에 책을 좋아하는 분들을 만나 행복합니다. 노후에 꿈은 책을 읽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겁니다. 그래서 한국의 독서 공동체를 찾아 다닌 이야기를 찾아 읽었어요. 

<같이 읽고 함께 살다> (장은수 / 느티나무책방)

표지를 보고 놀랐어요. 우리 나라에 독서 모임이 이렇게 많구나! 제주 남원북클럽, 전주 북세통, 부천 언니북, 시흥 상록독서회, 대전 백북스 등등, 정말 많네요. 저도 다녀온 곳이 있어요. 강원 홍천여고 독서동아리. 저의 책을 읽은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정말 즐거웠습니다. 
지방의 독서 모임에서 초대해주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가 직장인 작가로 살다보니, 외부 활동에 제한이 있습니다. 주말에 가족과의 시간도 배려해야 하고요. 아이도 어리고, 회사도 다녀야해서, 당분간은 쉽지 않습니다. 언젠가 나이들어 퇴직하면 전국의 독서 모임을 찾아다니고 싶어요. 독서 모임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다양성은 사서의 영혼이다. 어떤 조건도 걸지 않고 타인의 목소리를 인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훈련이다.'

(55쪽)

저자이신 장은수 선생님은 읽기 중독자라고 하시는데요. 오랜 세월 책을 읽고 만들어오신 내공 덕인지, 책 곳곳에서 옮겨 적고 싶은 글이 많아요. 읽기를 통해 생각을 깊게 하고, 쓰기를 통해 읽기를 촉발하시는 분입니다.


'같이 읽기는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이면서, 동시에 여러 번 인생 상담을 주고받는 것이다. 책이 열어 준 입술에는 각자 살아온 삶의 무늬와 무게가 담겨 있어 마음의 두께를 더해 준다.'

(79쪽)


'어린이 그림책은 종합예술이다. 시가 있고, 소리가 있고, 그림이 있고, 연극이 있다. 아이들은 대부분 읽기를 통해 재능을 발견한다. 사교육을 하지 않아도 문학도 하고 미술도 하고 연극도 한다. 재능의 꽃이 필 때 가꿈은 거의 필요 없다. 타고난 공감 유전자가 아이를 저절로 예술가로 만든다. 불필요한 학원비 탓에 안달하느니 가까운 서점을 찾는 게 당연히 낫다.'

(83쪽)

저라면 '불필요한 학원비 탓에 안달하느니 가까운 '도서관'을 찾는 게 당연히 낫다.'라고 썼을 것 같은데요. '서점'이라고 쓰신 걸 보고 반성했어요. 맞아요. 서점을 찾는 게 책을 만드는 이들을 배려하는 일이지요. 역시 출판계에서 오래 일하신 분답습니다. 이런 대목에서 저는 부끄러움을 느껴요. 공짜를 심하게 좋아하나봐요. 

'전집류는 산업화 시대의 산물이다. 표준 지식을 갖춘 표준 인간을 단기간에, 대량으로 만들어 내야 했던 시대에는 상당히 유효할 수 있다. (...)
그러나 정보화 혁명은 표준의 시대를 창발의 시대로 바꾸고 있다. 미래는 표준 지식을 이용하는 모든 일은 자동화되어 사라지거나 직업적 정체성이 약해질 것이다. 아이들이 창조적 사고에 익숙하지 못하면 미래의 다가올 물결을 헤쳐가기 어렵다. 솔직히 말하면, 전집은 청조의 결과물인 작품이 아니라 상품 기획의 산물인 제품일 뿐이다. 아이들이 제품에 눈높이를 맞추도록 하는 부모는 아이의 미래에 무관심한 것이나 다름없다.'

(위의 책, 136쪽)

아이들의 책을 고를 때 참고할만한 말씀입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독서모임인 리더스포럼의 회원의 말.

"아무런 준비 없이 가서 강연만 들으니까, 학원에서 강사를 모셔다가 족집게 과외를 받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뭔가 아니다 싶었죠. 자율 학습이 필요했습니다. 친구 소개로 독서 모임에 나오면서부터는 짬을 내서 더 많은 책을 읽으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과제 도서 말고 같은 저자의 책을 한 권 더 읽고 옵니다. 그러면 토론이 깊고 재밌어집니다."

(144쪽)

저는 도서관 저자 강연을 들으러 갈 때, 꼭 저자의 책을 읽고 갑니다. 책을 읽지 않고 저자 강연을 들으러 가는 건, 가수의 노래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콘서트에 가는 것과 비슷해요. 남들이 신이 나서 떼창을 할 때, 혼자 멀뚱멀뚱 쳐다봅니다. '별 대단한 노래도 아닌데 왜 저렇게 난리야?' 저자의 책을 미리 읽고 가면 강연의 재미가 배가됩니다.  

끝으로 독서 공동체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까요?

'첫째, 참여와 탈퇴가 자유로운 '자발성의 공동체'여야 한다. 둘째, 공동체의 운영과 진행은 서로 협의해서 결정하는 '자율성의 공동체'여야 한다. 셋째, 대화와 토론은 권위적 형식 없이 스스로 규칙을 정해 자유롭게 펼쳐지는 '창발성의 공동체'여야 한다. 넷째, 특정한 운영자의 헌신과 수고에 의존하지 않고 공동체 관리의 의무와 책임을 균등하게 나누는 '평등성의 공동체'여야 한다.'

(257쪽)

같이 읽고 함께 살기, 여러분과 오래도록 좋은 책 친구로 살고 싶습니다. 
매일 찾아와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이 저의 독서모임 친구입니다.



Posted by 김민식pd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더치커피좋아! 2019.12.10 06: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혼자 읽는 책도 좋지만,
    같이 책을 읽으면..
    그 감동을 함께 나누니
    오래오래 기억되더라구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사람의 경험을 통해 재해석되는
    그 책의 또 다른 감동도 함께 받을수 있구요!

    피디님 블로그를 보고
    좋은책을 읽고
    그 느낌을 공유할수 있어
    위로 받고 에너지를 받는 시간.
    참 좋아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피디님~파이팅!^^

  3. 김주이 2019.12.10 08: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와 함께 평생 읽고 배우고 깨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제가 많이 노력해야겠습니다.

  4. 나겸맘 리하 2019.12.10 0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 어릴때 전집류를 읽히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어요.
    연령별 추천 전집 정보가 인터넷 육아카페에서 넘쳐났거든요.
    전집을 들일게 아니라 제대로 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이런 책을 읽고, 아이에게 필요한 책들을 천천히
    선택했어야 했는데... 아쉽습니다.
    아이 미래에 무관심하고 무지했던 지난날. 반성합니다~
    독서모임은 책을 통해 다양한 분들의 삶을 함께 이야기 나누며
    살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혼자 읽을 때 보이지 않던 부분이 함께 읽으면 보이기도 하는데..
    그런 점도 좋고요.
    책을 매개로 연령대와 직업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하나로
    모일 수 있다는 점도 참 매력적입니다^^
    할머니독서모임부터 심야독서모임까지...
    다양한 형태의 모임이 많아서 선택의 폭도 참 넓네요.
    좋은 책 정보 감사합니다~

  5. GOODPOST 2019.12.10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이 읽고 함께 살기" 공동체로 살아가는 삶의 냄새가 납니다.
    지금은 바쁘다는 이유로 회피하지만,
    함께하는 공동체 삶을 미래에 꿈꾸어 봅니다.

  6. 섭섭이짱 2019.12.10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같이 읽으면 좋은점이 많다는걸 알기에 많은 도서모임이 있는거 같은데요. 그런데 왜 전국민중 연간 독서량 0권이 절반인지도 궁금해요.

    독서도 이제는 양극화가 되는건지... 십년후에도 책에 소개된 독서모임들이 계속 유지되고 있을지....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네요 ^^

  7. 인대문의 2019.12.10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런 준비 없이 가서 강연만 들으니까, 학원에서 강사를 모셔다가 족집게 과외를 받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뭔가 아니다 싶었죠.
    출처: https://free2world.tistory.com/2300 [공짜로 즐기는 세상]

    특히 이 부분이 공감이 가네요. 중요한 것은 본인이 관심있고 즐거워야 적극적으로 하게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자율적으로 pd님의 블로그에 들어와 글들을 읽을 수 있고 권위적 형식 없이 자유롭게 댓글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도 감사하고 pd님, 아이유, bts등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동시대에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ㅋㅋ

    오늘도 재밌는 하루 보내세요~!

  8. 아리아리 2019.12.10 1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아리아리!

    독서 공동체의 장점을
    정말 많이 느낀 한 해입니다!

    어제 드디어 엄마가 된 딸이 아기도서
    무슨 세트를 몇백만원 주고 산 이웃 아기 엄마얘기를 하길래 '그것은 아니다'라고 했답니다.
    책 좋아하는 할머니로서 독서 지도 과정을
    지켜볼 참입니다! ㅎㅎ
    손주가 피디님과 생일이 같아요!
    딸이 피디님과 엄마는 인연이 남다르다네요! ^^

  9. 한번사는인생. 2019.12.10 1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 메인에 김민식pd님이라는 글을 보고 왔는데
    정말로 김민식pd님이시군요.

    이렇게 뵈니 정말로 반갑고, 유명pd분이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다는게 너무 신기하네요.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10. 코코 2019.12.10 1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역마다 이런 독서모임이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이 공동체들의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읽어봐야겠어요. 오늘도 책 추천 감사합니다 ^_^

  11. 힘껏배워늘푸른나 2019.12.10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의 독서공동체를 찾아다닌 아이디어가 뼈를 한 번 때리네요!..

    그리고.
    '공짜를 심하게 좋아하나봐요'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ㅋ

    오늘도 좋은 에너지 받고 가서 감사합니다♡

  12. boderless Nomad_MK 2019.12.10 11: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책은 안 읽고 이렇게 피디님이 읽은 책만 들여다 봅니다. 공유경제 공유오피스 공유라이드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이니 독서 공동체를 공유 독서라 명명하고 저도 동참하고 싶지만 저는 아직 (전공서적을 제외하고)공유할 만한 서평을 공개적으로 써본 적이 없네요 ㅠㅠ 아직은 공유의 바운더리에 끼지는 못하고 그저 주변에서 잘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저도 공짜를 심하게 좋아하나봅니다-.-;;;; 제 생각에는 피디님이 도서관에 가는 게 공짜 좋아함을 표현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피디님은 무임승차자가 아니라 서평과 소개를 통해서 출판업계 활성화에 어마어마한 기여를 하시고, 전국민의 도서접근에 대한 심리적/경제적인 장벽을 부셔서 도서친화적인 사회분위기 형성에 큰 기여를 하십니다. 이런 출판업계나 독서 공동체라는 커뮤니티에서는 어마어마한 인플루언서이십니다!!!

  13. 보리랑 2019.12.10 1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고, 쓰고, 독서모임에서 말하고, 듣고, 최소 4번은 읽는 느낌이네요. 내 삶의 무늬를 풀어놓으니 한 분이 아하 하시며 궁금증이 풀렸다 하실 때도 참 좋았어요.

    12월 14일(토) 6:30 붓다 연극공연 있어요. 제 딸들도 나오고 수준도 있으니 용인 수지 동천동 '문탁' 가까운 이웃님들 구경 오세요

  14.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12.10 21: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다음 독서 모임 때는 서로 평등하고 균등한 발언 기회를 양분해서 더욱 건강하고, 조화로운 방식의 독서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말하기보다 더 많이 듣고,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날씨가 계속 추워져요. 몸 건강하시고요.
    오늘을 충만하게 살아요 우리, ^^

  15. 아빠관장님 2019.12.11 0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명한 '서울 단골손님 독서모임'도 있지요~!!^^

    저 글 읽고 엄청 뿌듯합니다! '서울 단골손님 독서모임'과 '인천 송도나비 독서 모임' 요렇게 두 개의 모임에나 참여해고 있어서요~!^^ 뿌듯해 해도 되지요~?

  16. 오달자 2019.12.11 0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티스토리 앱이 새로 바뀌어서 피디님 블로그 찾느라 왠종일 헤매다 이제사 들어왔어요.ㅠㅠ

    피디님과 함께 하는 단골 독서 모임의 회원으로써 엄청난 자부심이 듭니다.
    저희 단골 독서 모임도 서로 평등하고 균등한 공동체 독서모임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생애 최고의 날 되셨나요~^^

  17. 봄처녀 2019.12.11 08: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이 읽고 함께 살기^^ 따뜻함이 너무 느껴지네요~~ 사는게 그리 녹록치 않지만 같이 읽고 함께 살기 가능하겠죠~~^^

  18. silahmom 2019.12.11 0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서모임을 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불끈 불끈
    재미 있을거 같아요.
    2020년에는 꼭 도전해 보겠습니다.

  19. 달빛모아 2019.12.11 1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이 넘맘에드네요~~

  20. ymflo 2019.12.11 1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경제에서 매주 토요일 연재되는 <책과 미래>의 그 기고가 장은수님의 책이군요! 연재글 읽으며 참 필력이 좋으시단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이렇게 PD님 블로그에서 그 분 소개를 접하니 더 반갑고 아직 이 책도 읽어보지않은 주제에 많은 분들께 꼭 읽어보세요라고 추천하고프네요 ㅎㅎ 일단 저부터 오늘 점심시간에 서점 좀 다녀와야겠어요! 소개 감사합니다!!!

  21. 황준연 2019.12.11 2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원북클럽은 처음 들어봤네요! 제주도에도 의외로 많은 독서모임이 있더라고요 ㅎ 내년에 책쓰기를 지향하는 독서모임을 만드려고 해요 ㅎㅎ 이제 곧 뵙겠네요 ㅎ 그때까지 건강하시고 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