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만 있으면 세상 어디든 다 학교라고 믿습니다. <10월의 하늘> 강연을 위해 부산에 내려갔어요. 기차를 타는 2시간 반은 책을 읽는 집중 학습 시간입니다. 영도 수영장 카페 <젬스톤>에 갔어요. 이런 멋진 공간을 만나 책을 읽는 것도 일상의 즐거움입니다. 좋은 책 한 권이 있으면 어디나 다 학교입니다.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기획 / 김영철 엮음 / 창비교육)

‘우리 시대 멘토 11인의 평생 공부 이야기’라 하여 신영복, 김신일, 김우창, 최재천, 박재동, 홍세화, 김제동, 채현국, 박영숙, 조은, 조한혜정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평소 좋아하는 저자들, 존경하는 스승들의 이름이 눈에 띄어 골랐고요. 공부를 일컬어 ‘교육’과 ‘학습’이라고 하는데요. 둘의 구분이 가능할까요?

‘신영복 : 확연히 다른 말이지요. <논어> 첫 구절이 “學而時習之 (학이시습지)”입니다. 여기서 ’習‘을 복습의 뜻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習 자를 보면 羽 (날개 우) 자 두 개 밑에 白 (흰 백)자가 있지요? 부리가 하얀 어린 참새가 바깥의 엄마 도움을 받아 막 날려고 한다는 뜻입니다. 바로 실천을 의미하지요. 이 구절에서 時도 자주 혹은 때때로라는 의미라기보다 ‘적절한 시기, 여러 조건이 성숙한 딱 맞는 때’라고 해석하는 게 옳습니다. 이렇게 풀이하면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는 구절은 우리가 흔히 하는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풀이보다 “주 객관적 조건이 무르익었을 때 실천하는 게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해석하는 게 맞습니다.’ 

(18쪽)

단순히 배우기만 한다고 기쁜 게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지 개인적, 사회적 실천과 연결이 되어야 진정한 공부라는 말씀에 무릎을 쳤습니다. 정재승 교수님이 <10월의 하늘>이라는 강연 기부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같은 이치이지요. 본인이 삶에서 느낀 과학하는 즐거움을 청소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는 책읽는 즐거움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강연을 다닙니다. 나이 50이란, 내가 평생을 통해 일터에서 배운 것을 이제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고민하는 나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감옥에 있을 때, 결코 많은 책을 읽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일체의 실천이 배제된 조건 아래서 책을 읽기보다 차라리 책을 덮고 읽은 바를 되새기려고 했지요. 지식을 넓히기보다 생각을 높이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19쪽)

감옥조차 학문의 장, 수행의 공간으로 만들어버리는 고수의 말씀에 숙연해집니다. 평생학습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이야기에 선생님은 ‘함께 공부하고 더불어 학습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벗이며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친구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스승이 될 수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친구가 되지 못한다.”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주시는 여러분이 저의 친구이자 스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의 글에서 힘을 얻고 영감을 얻습니다. 다섯 권의 책에 대한 간단한 리뷰를 올렸을 때, 나무책에 대한 반응이 많은 걸 보고 그 책에 대한 리뷰를 따로 정리해서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의 반응이 곧 동기부여입니다. 블로그 덕분에 친구를 여럿 얻은 기분입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 학당에서 즐거운 공부를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그 다짐을 되새기는 책이었어요.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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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9.12.05 05: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실천하지 않은 지식은 쓸모없다는걸 피디님보며 많이 느낍니다. 친구라고 말하기에는 많이 부족한데 책 싸인에 학친이라고 해주신게 기억나네요. 피디님 학친으로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배우고 “학이시습지” 하겠습니다.

    김민식피디님은 스승이며,
    <공짜로 즐기는 세상> 이 학교다.

    오늘 날씨가 춥습니다.
    감기 걸리지 않게 따뜻하게 입고 다니셔요.
    알럽 쏘 마치

    • 아리아리짱 2019.12.05 0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짜로 즐기는 세상> 학당의 김민식 스승님과 열혈 반장님인 섭섭이짱님!
      우리 모두 학친으로 영원히 함께 가는 것입니다요~! ^^

      섭섭이짱님의 스승님에대한
      애정표현으로 따뜻한 하루
      출발입니당~! ^^

  2. JAE1994 2019.12.05 0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좋은 글 감사합니다

  3. 보리랑 2019.12.05 0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섭섭이님의 애정 듬뿍 담긴 댓글 읽고 낄낄 웃으며 늘 하는 말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

    마음이 괴로울 때는 댓글도 달기 싫어요. 피디님의 아침 양식만 먹고 입 싹 닦아요ㅜㅜ 한모금 평화로와졌음에 감사합니다. 내 작은 실천도 괜찮습니다.

    모두를 스승으로 여기시니 피디님도 11인에 드시겠습니다~~

  4. 더치커피좋아! 2019.12.05 0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 객관적 조건이 무르익었을때
    실천하는게 어찌 즐겁지 않을수 있겠는가'

    피디님 블로그와 추천 책을 읽으며
    주 객관적으로 학습의 지평을
    넓히면서 실천하는 때를 만드는 것도
    큰 즐거움 입니다.

    신영복선생님 말씀 처럼
    '지식을 넓히기에 치중하기보다
    생각을 높이는 노력도 함께' 해야한다는
    말씀 되새기면서.

    저또한 좋은 벗.좋은 스승님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피디님~파이팅!^^


  5. 오달자 2019.12.05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 50 이란~~
    내가 일터를 통해 평생 배운 것을 이제 어떻게 나눌까....고민하는 나이"

    라고 말씀 하시는 피디님의 명언에 다가오는 50 이라는 나이부터는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지는 좋은 의문인듯 합니다.

    <공즐세학당>의 학생이자 나이 오십부터는 누군가에게는 스승이 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공부해야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생애 최고의 날 되소서~~

  6. 아리아리짱 2019.12.05 0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아리아리~!

    <공즐세> 출석 체크부터 한 후 한루 일과를
    시작하는 날마다가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끝없이 좋은 책으로 좋은 글로 '학친(제자)들'을 이끌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부지런히 깨치어 '생각을 높이는 학친'이 되어보겠습니다.
    저희들 마음도 '섭섭이짱'님, 반장님 마음 만큼인 것 아시죠! ^^

  7. 나겸맘 리하 2019.12.05 07: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멋진 제목이네요~
    지식을 넓히기 보다 생각을 높이시려 애쓰셨다는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앞에
    한참 머뭇거리게 됩니다. 여름 징역 살이의 애환을 책에서 보며
    옆사람을 증오하게 되는 더위와 그로 인한 감정들의 실체를 막연하지만
    조금씩 깨닫게 되더군요.
    신영복 선생님의 오랜 성찰 끝에서 나온 생각과 말씀에는...
    겪어보지 않은 일들도 이해하게 하고 의미를 찾도록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나이 50, 배운것을 나누며 살기 위해서라도...
    모두의 친구되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어요~
    친구따라 강남가듯, 글벗따라 피디님 블로그에 날마다 찾아오게 되니
    저 역시 학친이라고 슬그머니 믿고 갑니다.^^ 피디님 좋은 하루 되세요~~

  8. 코코 2019.12.05 09: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식을 넓히기보다 생각을 높이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란 말씀에 눈길을 멈췄습니다.
    독서를 하면 내가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고 이해의 폭도 넓어지는 듯 한데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이전과 같은 사고방식, 낡은 시선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독서가 과연 사람을 정말 성장시킬까? 란 의문이 가끔 듭니다.
    앎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내 삶과 생각에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
    이런 실천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9. 청두꺼비 2019.12.05 1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제목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하물며 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지요!!

  10. 엔시아 2019.12.05 1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여하를 막론하고 배움은 평생 이어져야한다고 봅니다. 배우는 삶속에서 본인을 다시 돌아보고 실천하는 삶이 참 중요한것 같아요~~~ 매일 피디님의 블로그를 보며 추천해주시는 책과 글들 속에서 제 삶도 다시 돌아보며 실천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늘 피디님의 환한 긍정적 멘트보며 힘을 얻습니다~~~~^0^

  11. 아프리칸바이올렛 2019.12.05 1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짜로 즐기는 세상 학당 좋아요
    절로 미소지어져요
    친구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스승이 될 수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다
    의미를 깊이 새겨보겠습니다

  12. 맹탕 깨칭 2019.12.05 1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구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스승이 될 수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다......^^ 감사합니다.

    요즘 작가님 유튜브에 꽂혀서 시간날때마다 조금씩 보고 있는데요...
    제가 왜이렇게...작가님한테 꽂혔나...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동안....제가 많이 못놀아봐서...놀고싶어서.....친구가 되고싶어서 그런거 같았어요.
    친구이자 스승....^^

    저도 작가님처럼 여행을 가고싶었어요.
    왜 가고싶을까..생각했더니 더 넓은 세상이 궁금했었거든요.
    그동안 너무..제안에 갇혀 산것이 억울하기도 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었어요.
    (대인기피증이 있었기에..... 사람들과 많이 못놀아 본 한이 있어요. ㅠ)

    그렇게 생각하니 굳이 멀리 여행갈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여기 있는 곳이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인생자체가 여행이라는......생각.

    그래서.... 이웃과 한번도 인사하지 않았던 제가...
    오늘...엘리베이터에서 만난사람과 몇초동안 인사하고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아이 하교픽업하러 가서 다른 엄마들과 잠시 담소도 나누고요.
    그 시간들이 어찌나...좋던지...ㅠ
    이것이구나!라는 깨달음이 왔어요.

    못놀아본 제가 작가님을 통해 관계와 일상의 즐거움을 배우고 있나봅니다.
    감사합니다.

  13. 랄라 2019.12.05 16: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에겐 작가님의 책과 강연, 유튜브가 학교 입니다. 학교생활을 이렇게 재미있게 하는건 첨인거 같고요 ^^
    이젠 삶을 조금씩이라도 바꾸어 보고 시도해보고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학교에서 잘 배운 덕에요 *^^*

  14. 김주이 2019.12.05 17: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우고 나누고 실천하는 삶
    다시 한번 그 의미를 생각해보게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15. 진화쟁이 2019.12.05 2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의 블로그를 통해 책을 따라 읽어가고 있습니다. 따라 읽어가기가 숨가쁘게 느껴졌는데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새기는 것이라는 오늘의 문구를 보며 다시 되돌아보게 되네요~
    부산에 오셨다는 글에 같은 지역이라 설레네요~담엔 직접 만나뵙고 한수 배우는 기회가 되길 기대하며..

  16. 힘껏배워늘푸른나 2019.12.05 2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승전.실행. 인것 같습니다.
    배운 것을 개인적.사회적으로 연결하여 실천하는 것.
    PD님이시네요!~^
    오늘도 긍정에너지 접속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17. 언제나 봄날 2019.12.08 15: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금 작가님의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를 다 읽고 블로그에 들어왔습니다.
    지인으로부터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작가님의 유투브를 보라는 추천으로 작가님을 알게 된후 작가님 책과 블로그를 찾게 됐습니다.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 책을 소홀히 했던 저를 반성하며 새롭게 책읽기에 도전합니다. 무슨 책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주춤하고 있던 순간에 작가님의 책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좋은 스승님을 만나게 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작가님처럼 잦은 빈도로 행복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18. silahmom 2019.12.11 0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좋은 pd 님의 좋은글을 읽으며 아침을 엽니다.
    " 친구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스승이 될 수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친구가 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