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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세상 어디든 다 학교다

by 김민식pd 2019. 12. 5.

책 한 권만 있으면 세상 어디든 다 학교라고 믿습니다. <10월의 하늘> 강연을 위해 부산에 내려갔어요. 기차를 타는 2시간 반은 책을 읽는 집중 학습 시간입니다. 영도 수영장 카페 <젬스톤>에 갔어요. 이런 멋진 공간을 만나 책을 읽는 것도 일상의 즐거움입니다. 좋은 책 한 권이 있으면 어디나 다 학교입니다.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기획 / 김영철 엮음 / 창비교육)

‘우리 시대 멘토 11인의 평생 공부 이야기’라 하여 신영복, 김신일, 김우창, 최재천, 박재동, 홍세화, 김제동, 채현국, 박영숙, 조은, 조한혜정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평소 좋아하는 저자들, 존경하는 스승들의 이름이 눈에 띄어 골랐고요. 공부를 일컬어 ‘교육’과 ‘학습’이라고 하는데요. 둘의 구분이 가능할까요?

‘신영복 : 확연히 다른 말이지요. <논어> 첫 구절이 “學而時習之 (학이시습지)”입니다. 여기서 ’習‘을 복습의 뜻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習 자를 보면 羽 (날개 우) 자 두 개 밑에 白 (흰 백)자가 있지요? 부리가 하얀 어린 참새가 바깥의 엄마 도움을 받아 막 날려고 한다는 뜻입니다. 바로 실천을 의미하지요. 이 구절에서 時도 자주 혹은 때때로라는 의미라기보다 ‘적절한 시기, 여러 조건이 성숙한 딱 맞는 때’라고 해석하는 게 옳습니다. 이렇게 풀이하면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는 구절은 우리가 흔히 하는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풀이보다 “주 객관적 조건이 무르익었을 때 실천하는 게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해석하는 게 맞습니다.’ 

(18쪽)

단순히 배우기만 한다고 기쁜 게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지 개인적, 사회적 실천과 연결이 되어야 진정한 공부라는 말씀에 무릎을 쳤습니다. 정재승 교수님이 <10월의 하늘>이라는 강연 기부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같은 이치이지요. 본인이 삶에서 느낀 과학하는 즐거움을 청소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는 책읽는 즐거움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강연을 다닙니다. 나이 50이란, 내가 평생을 통해 일터에서 배운 것을 이제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고민하는 나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감옥에 있을 때, 결코 많은 책을 읽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일체의 실천이 배제된 조건 아래서 책을 읽기보다 차라리 책을 덮고 읽은 바를 되새기려고 했지요. 지식을 넓히기보다 생각을 높이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19쪽)

감옥조차 학문의 장, 수행의 공간으로 만들어버리는 고수의 말씀에 숙연해집니다. 평생학습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이야기에 선생님은 ‘함께 공부하고 더불어 학습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벗이며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친구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스승이 될 수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친구가 되지 못한다.”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주시는 여러분이 저의 친구이자 스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의 글에서 힘을 얻고 영감을 얻습니다. 다섯 권의 책에 대한 간단한 리뷰를 올렸을 때, 나무책에 대한 반응이 많은 걸 보고 그 책에 대한 리뷰를 따로 정리해서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의 반응이 곧 동기부여입니다. 블로그 덕분에 친구를 여럿 얻은 기분입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 학당에서 즐거운 공부를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그 다짐을 되새기는 책이었어요.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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