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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딴따라 글쓰기 교실

지속가능한 행복을 찾아서

by 김민식pd 2019. 9. 2.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이라는 책이 있어요. 
<리케> (마이크 비킹 / 이은선 / 흐름출판)

'리케'란 덴마크어로 행복을 뜻한답니다. 책을 읽다보면, '이건 비밀이 아니잖아?' 싶어요.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거든요. 다만 그걸 실천하는 게 어려운 것 같습니다. 행복의 비밀에 대해 읽으며, 다시 내 마음을 살펴봅니다.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행복한 나라와 가장 불행한 나라의 행복지수는 4점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 4점 가운데 3점은 여섯 가지 요소로 설명된다. 공동체 의식, 돈, 건강, 자유, 신뢰 그리고 친절이 그것이다.'

(28쪽) 


돈이 많을수록 행복할 것 같은데요. 중요한 건 '한계 효용체감의 법칙'입니다. 일정 수준이 지나면 돈이 더 많아진다고 더 행복해지지 않아요. 새로운 수준의 풍요로움에 적응해버리고, 더 높은 수준을 갈망하게 되거든요. 돈을 많이 버는 걸 목표로 삼는다면, 그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과정이 괴로울 수 있어요. 

행복을 위한 팁 하나.

'과정에서 느껴지는 행복에 방점을 찍어라.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과정을 여유롭게 즐기되 목표를 이루어도 완벽한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98쪽)

저자는 기대감 역시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떤 결과를 이룬 순간이 아니라, 기대감에 찬 순간 더 행복할 수 있어요. 


'어느날 아침, 곰돌이 푸와 피글릿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게 뭔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꿀을 엄청 좋아하는 푸는 꿀을 먹는 것 자체보다 먹기 직전의 순간이 더 행복한데, 그걸 뭐라고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99쪽) 

곰돌이 푸를 쓴 밀른은 작가가 아니라 행복학자였다고 이야기하는 군요. 행복을 위한 팀 또 하나.

'손꼽아 기다릴 수 있는 경험을 구매하자.

행복 계좌를 하나 개설하고 돈을 모으기 시작해보자.

앞으로 6개월 뒤에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친구들과 함께 밴드의 공연을 보고 싶은가? 근사한 음식점에 고마운 사람을 초대하고 싶은가? 지금 티켓이나 상품권을 사놓자. 기간을 더 길게 잡아도 괜찮다. 앞으로 10년 뒤에 여러분이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

(101쪽)

12월에 오는 U2 공연을 예매했어요. 아내와 손잡고 가서 보려고요. 책을 읽고 그날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퇴직하고 10년 뒤, 전국 도서관 기행을 다니고 그걸로 책을 쓰겠다고 생각하니 마구 설레는군요. 책에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행복의 팁이 많이 나오는데요. 그중에는 자전거 타기도 있어요. 덴마크 사람들이 유난히 행복한 건 자전거 타기에 대한 유난한 사랑 덕분이라고요. 


'덴마크 국민 10명 중 9명이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다.

덴마크 의원의 63퍼센트가 날마다 자전거로 등원한다.

코펜하겐에서는 58%의 아이들이 자전거로 등교한다. 

자전거족의 75퍼센트가 1년 내내 자전거로 이동한다.'

(143쪽)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서는 건강이 우선이고,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타라는 얘기에 귀가 솔깃했어요.  

'기내 난동은 비행기 여행에 따르는 생리적,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승객이 거칠고 폭력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을 뜻한다. 승무원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바지를 벗고 비행 내내 사각팬티 차림으로 앉아 있는 것도 기내 난동에 해당한다. 심지어 좌석을 뒤로 젖혔다는 이유로 앞자리 승객의 목을 조른 사례도 있었다. (...)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물리적인 불평등, 즉 1등석의 존재가 일반석에서 기내 난동이 벌어지는 횟수와 연관성이 있었다. 1등석이 있는 비행기의 경우, 일반석 승객이 앞좌석 승객의 목을 조를 가능성이 네 배 높았다. (...)

게다가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내가 흥미를 느낀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인데, 일등석을 지나야 자기 좌석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일반석 승객이 기내 난동을 부릴 가능성이 높았다. (...) 반사회적인 행동을 이해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불평등한 사회의 구조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이다.

(위의 책, 239쪽) 

결국 행복은 절대적 조건이 아니라, 상대적 결과인가 봐요. 저는 동창회를 잘 나가지 않습니다. 나가면, 다들 돈 이야기, 집 이야기, 아이들 공부 이야기를 하는데요. 별로 즐겁지 않아요. 동창회에 나오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에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은 그런 모임에 안 나오지요. 부르지도 않고요. 그런 모임에 괜히 나가서 기죽을 필요가 뭐 있나요? 경제적 격차를 심하게 느끼게 하는 상대를 피하는 것도 행복의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사는 것, 그게 가장 단순한 행복의 비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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