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을 쓰면서, 저는 제 머릿속에 있는 내 모습을 여러분께 보여드리는데요, 때로는 그것이 과장되거나 미화된 모습일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사람은 자신을 남에게 보일 때는 좋은 점만 보이려고 하니까요. 그래서 가끔 다른 사람의 글에서 잊었던 내 모습을 발견할 때, 놀랍고도 반가워요. 

몇 달 전, 보라쇼에 강연을 갔는데요. 그 후기가 올라왔어요. 기자님이 워낙 꼼꼼하게 잘 적어주셔서 제가 평소에 하는 이야기가 총정리되어 나옵니다. 들어가는 글에서 8년 전, 제 모습을 봤어요. 


8년 전, 나는 김민식 PD를 처음 만났다. 신입 기자 시절이었다. 내가 만들던 월간지에 ‘김PD 가라사대’라는 칼럼을 오랜 시간 연재했던 그였다. 잡지의 주요 필자였던 그를 편집부 전원이 함께 만났던 미팅에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었고, 기자들의 모든 궁금증에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술 한잔하면서 이야기가 무르익어갈 때쯤, 그가 말했다. “죄송하지만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아쉬운 마음에 붙잡으며 이유를 물었다. 그는 이런 약속에서 3시간을 넘기지 않는다고 했다. 아무리 즐겁고 좋은 자리여도, 3시간이 지났을 때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하지만 정중하게 그 자리를 떠났다. 그때의 여운 때문인지 지난 3월 23일 김민식 PD의 보라쇼를 보러가는 발걸음에 봄처럼 설레는 그림자가 따라붙었다.


네, 그날 저녁 기억나요. 당시 저는 월간지에서 칼럼 연재를 하면서 무척 들떠 있었지요. 편집부 식구들과 저녁을 먹는 자리였는데요. 세 분의 편집자분들이 제 이야기에 눈을 빛내며 들어주셨어요. 감사하고도 행복한 자리였지요. 다만 저는 그날 저녁만 먹고 나왔어요. 보통 즐거운 수다가 이어지면 저녁을 먹고 술자리로 옮기기도 하잖아요? 저는 2차를 가지 않아요. 밤 10시가 되기 전에 집에 들어가 둘째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얼굴을 보는 게 습관이거든요.

늦둥이 아빠로서의 약속도 있고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글을 쓰는 예비 작가로서의 각오도 컸던 탓이지요. 강연 후기를 읽다 다시 그 시절이 생각났어요. 

소중한 인연을 이렇게 글로 남겨주신 기자님께, 감사 드립니다!  


글의 원문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https://m.blog.naver.com/vora_kyobobook/221538229522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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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9.06.08 08: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전 4년전 피디님을 처음 뵙고 악수하던 그 순간...
    그리고 이어진 도미노 같은 만남에서의 얘기들....
    기억력 나쁜 사람이지만 아직도 그때의 만남들은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 나네요.

    피디님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게
    너무 너무 많은데...글주변이 없어서...
    그래도 8년보다는 그 전에 써볼께요 ^^

    피디님과의 인연 앞으로도 쭉~~~~~
    이어지길 바랍니다.

    뚜뚜 뚜뚜우뚜뚜 뚜우뚜우뚜우 뚜뚜뚜뚜우 뚜
    뚜우뚜뚜우뚜우 뚜우뚜우뚜우 뚜뚜뚜우
    뚜뚜뚜우뚜 뚜우뚜우뚜우 뚜뚜우뚜
    뚜 뚜뚜뚜뚜우 뚜 뚜뚜우뚜

  2. 보리랑 2019.06.08 1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는 건 아무리 많이 읽어도 큰 변화가 없을 수 있어요. 하지만 글쓰기는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죠. 글쓰기를 꼭 권해드려요.” 머리로 잘 이해는 안되지만 가슴으로 믿고 해볼께요~

  3.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06.09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갔어야 했는데... 그래도 김pd님과 칠곡가시나들 함께 본 것으로 만족하렵니다.^^
    아침마다 작가님 글을 보고 저의 글쓰기에도 힘을 얻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4. 아빠관장님 2019.06.09 2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날의 감동으로 지금껏 지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날은 10년 만에 갖는 나만의 시간, 혼자만의 시간, 치유의 시간,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을 피디님께서 빛내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5. 냥냥 2019.06.09 2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pd님 보고싶어요~ 담에 강연하시면 꼭 가고싶어요 :)

  6. 꿈트리숲 2019.06.10 0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보라쇼다!!!^^
    제가 다녔던 수많은 강의 중에 남편과 딸과
    함께 갔던 두 번의 강의 중 하나가 바로
    김민식 작가님의 보라쇼였지요.
    그날 저희 가족에겐 카이로스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글을 보니 지난 2월에 댓글부대 수상자들
    만남이 떠오르네요. 그날 섭섭이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여러 작가를 만나보니 삶과 글이
    일치하는 건 어렵다 생각했는데, 김민식 작가님은
    그 어려운걸 하신다고요. 그래서 존경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8년전에도 4년전에도 그리고 2년전에도 누군가에게
    삶의 태도를 전수하고 계셨던 작가님. 작가님의
    변함없는 진심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그
    태도가 전수되고 있겠다 싶네요.^^

  7. 아리아리짱 2019.06.10 08: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 님 아리아리!

    우와~!
    보라쇼 강연 보니까 피디님 6월 16일 부산 아트몰링에서의 강연
    더 기대 되요! 어서 부산에서 강연으로 만나 뵙고 싶어요! ^^

  8. 봄처녀 2019.06.10 18: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단호함... 다른 분이 아니라 피디님이라서 그 단호함이 더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