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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딴따라 글쓰기 교실

보라쇼 강연 후기

by 김민식pd 2019. 6. 8.

매일 글을 쓰면서, 저는 제 머릿속에 있는 내 모습을 여러분께 보여드리는데요, 때로는 그것이 과장되거나 미화된 모습일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사람은 자신을 남에게 보일 때는 좋은 점만 보이려고 하니까요. 그래서 가끔 다른 사람의 글에서 잊었던 내 모습을 발견할 때, 놀랍고도 반가워요. 

몇 달 전, 보라쇼에 강연을 갔는데요. 그 후기가 올라왔어요. 기자님이 워낙 꼼꼼하게 잘 적어주셔서 제가 평소에 하는 이야기가 총정리되어 나옵니다. 들어가는 글에서 8년 전, 제 모습을 봤어요. 


8년 전, 나는 김민식 PD를 처음 만났다. 신입 기자 시절이었다. 내가 만들던 월간지에 ‘김PD 가라사대’라는 칼럼을 오랜 시간 연재했던 그였다. 잡지의 주요 필자였던 그를 편집부 전원이 함께 만났던 미팅에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었고, 기자들의 모든 궁금증에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술 한잔하면서 이야기가 무르익어갈 때쯤, 그가 말했다. “죄송하지만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아쉬운 마음에 붙잡으며 이유를 물었다. 그는 이런 약속에서 3시간을 넘기지 않는다고 했다. 아무리 즐겁고 좋은 자리여도, 3시간이 지났을 때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하지만 정중하게 그 자리를 떠났다. 그때의 여운 때문인지 지난 3월 23일 김민식 PD의 보라쇼를 보러가는 발걸음에 봄처럼 설레는 그림자가 따라붙었다.


네, 그날 저녁 기억나요. 당시 저는 월간지에서 칼럼 연재를 하면서 무척 들떠 있었지요. 편집부 식구들과 저녁을 먹는 자리였는데요. 세 분의 편집자분들이 제 이야기에 눈을 빛내며 들어주셨어요. 감사하고도 행복한 자리였지요. 다만 저는 그날 저녁만 먹고 나왔어요. 보통 즐거운 수다가 이어지면 저녁을 먹고 술자리로 옮기기도 하잖아요? 저는 2차를 가지 않아요. 밤 10시가 되기 전에 집에 들어가 둘째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얼굴을 보는 게 습관이거든요.

늦둥이 아빠로서의 약속도 있고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글을 쓰는 예비 작가로서의 각오도 컸던 탓이지요. 강연 후기를 읽다 다시 그 시절이 생각났어요. 

소중한 인연을 이렇게 글로 남겨주신 기자님께, 감사 드립니다!  


글의 원문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https://m.blog.naver.com/vora_kyobobook/221538229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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