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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334

신입피디 면접장의 남과 여 (오늘은 간만에 특강 선생님 모십니다. 요즘 새벽에 일어나 108배하고, 새벽반 중국어 학원 다니느라 시간이 없어 요령 부리는 거 아닙니다. 연출은 모든 일을 혼자 다 하기보다 주위에 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모아 위임을 실천하는 직업이구요. 이렇게 게스트 섭외를 하는 것도 다 피디의 일이라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아, 궁하다, 궁해. ^^ MBC 예능국 권석 선배님의 책, '아이디어는 엉덩이에서 나온다'에서 나오는 면접 이야기입니다. 피디 스쿨에서도 소개하고 싶어 올립니다.) 신입 PD 면접장의 남과 여 권석 MBC 예능PD 신입사원을 뽑는 데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최종 면접은 아니지만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통과한 응시자들의 잠재역량을 평가하는 중요한 단계였다. 요즘의 취직난을 반영하듯 이번에도 엄청난.. 2013. 3. 26.
당신의 피아노를 사랑하십니까? 얼마전 제주 올레길을 다녀왔다. 혼자서 올레 여행을 가면, 나는 게스트하우스의 도미토리에서 묵는다. 낮에는 걷고, 밤에는 책을 읽거나 갤럭시 노트로 영화를 본다.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이런 저런 사색에 젖는다. 그러다 본 영화가 일본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이다. 두 명의 피아니스트 지망생 아이들이 나온다. 하나는 어려서부터 음악가 집안에서 자라 연주가의 길만을 생각하며 매일 연습에 열중하는 슈헤이, 또 하나는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아 숲 속에 버려진 피아노를 가지고 놀다 음악에 눈뜨는 카이. 영화는 두 천재 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우정을 쌓고 나중에 서로 경쟁하게 되는 이야기다. 영화 속 대사 하나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연습 벌레 슈헤이가 피아노의 대가를 찾아가 묻는다. "어떻게 하면 저도.. 2013. 3. 18.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 따라잡기 MBC ‘무한도전’을 만들고 있는 김태호 피디는 예전에 내가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러브하우스’라는 코너를 연출 할 때 조연출로 함께 일한 친구다. 그와 같이 다니다보면 유쾌한 일이 참 많은데, 모두 그의 열정적인 리액션 덕분이다. 하루는 내가 고생하는 제작진들에게 한 턱 쏜다고 회전 초밥 집을 간 적이 있다. 그 집에서는 요리사가 새로운 초밥을 내놓을 때마다 “뱃살 초밥 나왔습니다!” “신선한 성게알 초밥이요!” 하고 외쳐서 손님들의 주의를 끌었는데, 김태호 피디는 그때마다 “앗싸!” “와, 맛있겠다!” 하고 큰 소리로 맞장구를 쳐주었다. 새로운 초밥을 영접하는 그의 태도는 마치 산타의 선물을 발견한 어린 아이 같았다. 유쾌한 그의 반응에 식당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고, 요리사는 신이 나 새로운 초.. 2013. 3. 14.
나무를 심은 어느 할머니의 사연 제주 올레길을 걷다보면 동백을 자주 만납니다. 아직은 2월, 서울에서는 보지못하는 꽃이 길가에 흐드러진 걸 보면 따뜻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죠. 동백은 꽃잎이 하나 하나 지는 게 아니라, 송이째 뚝뚝 떨어져서 웬지 처연한 느낌을 주는 꽃입니다. 마치 이렇게 외치는 것 같아요. "All or nothing!" 삶의 선택지가 어찌 전부 아니면 무, 이겠습니까. 때로는 꽃잎을 하나 하나 떨구고 비루함을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살아남아야 할 때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다시 살펴보니 동백은 제주에서 방풍림의 기능을 합니다. 동백이 심어진 울타리 넘어로는 어김없이 귤나무 과수원이 펼쳐지거든요. 제주도 바람이 좀 매섭고 모집니까? 그 모진 바람을 견디는 방풍림으로 살려니 꽃잎 하나 하나 챙길 수는 없는거지요. 거.. 2013.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