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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5

수원 화성 자전거 여행 3주간 탄자니아 배낭 여행을 다녀온 후, 약간 울적했어요. '이제 한동안 무슨 낙으로 살지?' ^^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저의 요즘 모토입니다. 여행도 마찬가지예요. 멀리 오래 떠나는 여행만 여행이 아니라, 일상에서 짬짬이 즐기는 여행도 소중해요.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떠났습니다. 수원 화성으로. 전철 분당선에 자전거를 싣고 매교역까지 갑니다. 매교역에 내려서 수원천을 찾아갑니다. 처음 가는 도시에서 자전거 길을 찾을 때 저는 지도에서 푸른 물줄기를 찾아요. 강이나 하천변에 자전거 도로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거든요. 수원천을 따라 동남각루까지 달립니다. 수원천 옆 지동시장에 미리 눈도장을 찍어둡니다. 여기서 점심을 먹어야겠어요. 이제 앞에 보이는 화성 성곽을 따라 오릅니다. 평일 쉬는 날을 택.. 2017. 5. 16.
걔는 내 친구니까 손원평 장편소설 를 읽었어요. 청소년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소설이에요. 많은 독자들이 쏜살같이 읽어 내려간 재미난 책인데, 저는 은근히 오래 걸렸어요. 아마 왕따로 살았던 저의 고교 시절이 자꾸 떠올라서 그런가 봐요. 주인공은 감정을 느끼지도 못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도 못합니다. 무표정한 아이는 괴물 취급을 받고, 놀림을 당합니다. 어려서 저는 개미가 부러웠어요. 개미는 페로몬으로 소통을 하므로 한 개체의 고통을 다른 개체도 느낀답니다. 어렸을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지금 내가 느끼는 고통과 외로움을 아이들은 왜 느끼지 못할까? 차라리 내가 개미였다면, 나의 아픔이 페로몬으로 상대에게 전달될 수 있다면.’ 나의 외모를 갖고 놀리는 주위 아이들은 내게 상처를 줬지만, 책 속에 나오는.. 2017. 5. 15.
민서의 추천 도서 목록 지난 번 올린 '아이의 책 읽는 습관'이라는 글에 '저녁노을함께'님이 동화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셨어요. 아빠가 읽어준 책들 중 무엇이 좋았는지 물어봤어요. 김민서 어린이가 직접 고른 책 24권을 올립니다. 순서는 민서 마음대로 랍니다. 청소부 토끼 (한호진) 산타 할아버지 (레이먼드 브릭스)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존 버닝햄) 깃털없는 기러기 보르카 (존 버닝햄) 칫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윌리엄 스타이그) 지각대장 존 (존 버닝햄) 그건 내 조끼야 (나카에 요시오) 고함쟁이 엄마 (요타 바우어) 괴물 그루팔로 (줄리아 도날드슨) 생쥐와 빵집 주인 (로빈 자네스) 줄리어스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기 (케빈 행크스) 피아노 치기는 지겨워 (바비드 칼리) 고릴라 (앤터니 브라운) 이럴 수 있는 거야? (페터 .. 2017. 5. 14.
아이의 책 읽는 습관 아내와 내가 둘이서만 공유하는 사진이 있어요. 열살 난 둘째 민서가 팬티 바람에 책을 읽는 모습을 뒤에서 몰래 찍은 사진입니다. 민서는 책 읽는 걸 참 좋아해요. 잠 잘 시간이 지나도, 책 읽느라 잠자리에 들지 않아요. 잠옷으로 갈아입고 자라고 하면 주섬주섬 옷을 벗습니다. 그러면서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해요. 윗도리를 벗고 책을 읽습니다. "민서야, 옷 갈아입으라니까." "알았어." 그러고는 다시 바지를 벗으면서 책을 봅니다. 나중에 보면 팬티 바람에 넋을 잃고 책을 읽고 있어요. 그 장면을 찍고는 아내와 제가 가끔씩 들여다보며 흐뭇한 웃음을 짓습니다. 둘째를 책 읽는 아이로 만들기 위한 오랜 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뿌듯합니다. 5년 전, 순천 기적의 도서관에 가서 강연을 했어요. 오랜 세월.. 2017.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