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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

오키나와의 어떤 공존 오키나와 3일차 여행기입니다. 전날 오후에 도착한 숙소는 산 속에 있는 펜션, 카제 노 오카 (Kazenooka 바람의 언덕)입니다. 렌트카로 여행할 때는 도심 보다 외곽 숙소를 선호합니다. 가격도 싸고, 주차도 편하거든요. 전날 오후 이곳을 찾아올 때 산 속 좁은 길을 헤맨 탓인지, 오래된 집의 외관에 아버지는 무척 실망하셨어요. "여기는 얼마 하냐?" "어제 묵었던 시내 호텔이랑 가격은 같아요. 12000엔. 우리 돈으로 13만원 좀 넘어요." "왜 그렇게 비싸냐." "방이 넓어서 호텔보다는 여기가 편하실 거예요. 전용 베란다도 있고요." 아버지는 여전히 마뜩찮아 하십니다. 이런 시골집까지 왜... 펜션 용도로 지어진 집이라 그런지 방안에 취사 도구나 냉장고, 조리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요. 다만,.. 2016. 9. 20.
오키나와에서 만난 '주5일' 식당 지난 추석, 76세의 아버지와 49세의 아들(네, 접니다.), 둘이서 오키나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한 2일차 여행기입니다. 숙소를 떠나 렌트카를 몰아 처음 도착한 목적지는 무라사키무라. 원래는 일본 사극 세트장인데 관광지로 활용하고 있다는군요. 드라마 세트장은 겉보기만 멀쩡하고 내부는 실용성이 없습니다. 촬영이 끝나면 쓸 수가 없어요. 사극 세트장을 한옥 스테이로 만들면 좋겠지만, 그러자면 방풍 온방 냉방 장치를 다 해야합니다. 드라마 PD로서, 일본에서는 드라마 세트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궁금했어요. 무라사키무라 건물 모습입니다. 일단 겉모습은 멀쩡합니다. 드라마 앵글에 잘 나와야하니까요. 사극 세트장답게 문도 웅장하고, 담도 고풍스럽습니다. 시간 여행을 온 것 같네요. 현판에 무.. 2016. 9. 19.
이번에는 오키나와! 한가위 명절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매년 추석마다 아버지를 모시고 단 둘이 여행을 다닙니다. 이 여행은 3년전 우연한 대화에서 시작되었지요. "아버지, 올 추석에는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 할아버지 산소가 있는 영동이든, 고모 산소가 있는 강릉이든 아버지가 가자는 데로 모실게요." "난 싸이판이나 괌에 가보고 싶은데?" 아버지의 말씀에 보라카이를 다녀왔어요. 70대 노인과 50 다 된 아들, 둘이서 커플끼리 가는 패키지 팀에 끼어 놀려니 좀 어색하더군요. 젊은 연인이라면 수영장에서 선탠하고, 호텔방에서 딩굴기만 해도 좋겠지만... 쿨럭. ^^ 이 나이에 휴양지는 좀... 심심했어요. 작년 초 아버지께 또 여쭤봤지요. "아버지 올해는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 괌? 싸이판?" "내 평생 소원이 뉴욕에서 .. 2016. 9. 18.
왕따도 즐거운 세상 원래 내가 생각한 블로그 이름은 '왕따도 즐거운 세상'이었습니다. 아니, 그런 제목의 책을 쓸 생각이었어요. 저는 고교 시절 따돌림을 심하게 당했습니다. 왕따의 삶은 개미지옥이에요. 뭘 해도 아이들이 놀립니다. 같이 놀다가 실수를 하면 "야, 찐따가 금 밟았다!" (영화 '우리들'을 보며 그 시절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우리들' 영화 참 좋아요. 추석 연휴에 찾아보셔도 좋을듯. 연출이 그냥 예술입니다~ 동료 드라마 피디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어요.) 놀다가 술래가 되면 "야, 찐따가 술래다." 누군가 잡으면 "야, 찐따가 반칙했다!" 결국 아이들과 어울리기를 포기하고 도서실에 가서 책을 읽었습니다. "야, 책벌레다, 책벌레!" 뭘해도 아이들이 놀리니까 차라리 편해지더군요. '그래, 어차피 니들이 나랑 놀.. 2016.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