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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

세상은 그냥 좋아지지 않는다 지난번 글 '세상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허핑턴 포스트의 스티븐 핑커 기사를 읽다 그의 테드 강연을 봤습니다. https://www.ted.com/talks/steven_pinker_on_the_myth_of_violence 강연에서 스티븐 핑커는 물물교환, 즉 경제 활동이 활성화하면서 인류의 복지가 개선되었다고 말합니다. '저 사람이 나와 사냥감을 놓고 싸워야할 상대가 아니라, 서로에게 부족한 것과 남는 것을 교환할 수 있는 상대구나' 하는 걸 깨달으면 생존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집니다. 협업이 인류 문명 발전의 핵심입니다. 인간이 공감할 수 있는 범위의 확대가 수명의 연장을 가져왔습니다. 원시 사회에서는 공감의 대상이 가족과 친구에 한정되어 있었지요. 그러다보니 가족간의.. 2016. 9. 12.
세상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어제 아침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다 한강을 구보중인 미군 부대 장병들을 만났어요. 어둑어둑한 새벽길을 달리는 사람끼리 동지라는 생각에 씨익 웃음을 주고받으며 지나쳤지요. 생각해보니, 내가 사는 이 짧은 시간 동안에도 세상이 참 많이 좋아졌네요. 제가 대학 다닐 때 시위 구호가 "미군 철수, 양키 고 홈!"이었어요.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전두환의 양민 학살을 미국이 묵과했다는 의혹도 있었고, 미국과 소련이라는 강대국의 군사대결 탓에 한반도의 분단이 유지된다는 생각도 컸거든요. 미군을 향한 우리의 눈길도 곱지 않았고, 외국에서 한국을 보는 눈길도 좋지는 않았어요. 최루탄과 화염병이 오가는 살풍경한 서울의 모습이 CNN 뉴스를 연일 장식했으니까요. 1992년 유럽에 갔을 때,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 2016. 9. 9.
즐기는 사람은 못 당해 MBC 입사하고 1년쯤 된 1997년에 회사에서 토익 시험을 봤습니다. 해외 연수자 선발할 때 평가 기준이라고요. 단체로 토익을 보고 나오는데 주위에서 선배들이 그러는거에요. "이건 뭐, 민식이가 1등하는 거 아냐?" 네, 당시에는 토익을 공부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900점 넘는 사람도 드물던 시절입니다. 980점인가 나왔다기에 인사부 직원한테 슬쩍 물었어요. "혹시 1등은 누구인가요?" "네, 편성국 부장님이 1등 하셨어요. 990점 나와서." 굴욕이더군요. 동시통역사 출신 피디라고 주위에서 '니가 MBC에서 영어 제일 잘 하지 않냐?' 하고 추켜주는데, 숨은 고수가 계시더라고요. 역시 인생, 겸손하게 살아야... 알고보니 그 부장님은 어학을 공부하는 게 취미시더라고요. 퇴근하면 서재에 틀어박혀 프랑.. 2016. 9. 8.
진화하는 '원숭이 자본론' 2016-204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임승수 / 시대의 창) 저는 저자 임승수 씨의 팬입니다. 예전에 그분의 강연에 갔다가, '아, 우리 시대의 고수를 또 한 분 만났구나!' 하는 전율을 느꼈어요. 그 분의 책은 다 찾아 읽습니다. '글쓰기 클리닉'과 '청춘에게 딴 짓을 권한다'도 좋은 책이지요. 그 임승수 선생의 대표적 저서가 바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입니다. '자본론'은 상당히 어려운 텍스트입니다. 영어 원서로 도전했다가 (펭귄 문고에서 아주 싸게 나왔기에 덜컥.) 어려워서 포기했던 기억이 있어요.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은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가지고 오랜 세월 세미나를 하신 임승수 선생이 쉽게 풀어쓴 '자본론'의 입문서입니다. 국내에 나온 '자본론' 관련 서적 중 대.. 2016.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