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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42

딴따라 PD가 파업 선봉에 나서게 된 이유 나를 아는 많은 이들이 나를 보며 의아해한다. '전혀 정치적이지 않은 딴따라가 어쩌다 선봉에 서게 됐지?' '집회에도 안 나오던 날라리가 어쩌다 노조 부위원장을 하고 있지?' 사람들이 변한 내 모습에 신기하다고 할 때, 난 내 과거를 돌아봤다. '내가 그렇게 무책임하게 살았나?' 작년 1월, 이번 MBC 노동조합 집행부가 꾸려질 때, 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 나도 정말 하기 싫었다. 왜? 이번 집행부 임기는 2년이다. 그 2년은 이명박 정권의 남은 임기와 정확하게 맞물린다. 현정권이 임기 내내 보여준 행태를 미루어볼 때, 남은 2년, 특히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언론 장악이 한층 더 악화될 게 뻔했다. 이번 집행부의 운명은 처음부터 둘 중 하나였다. 망가지는 MBC를 지.. 2012. 3. 27.
어제 내가 글을 쓰지 못한 이유 어제는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지난 1년, 매일을 하루같이 글을 쓴 제가, 어제는 쓰지 못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를 켰으나, 무엇을 써야할까? 생각하니 참 막막하더군요. 어제는 경찰 출석일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경찰서에 출두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참 싱숭생숭하더군요. 살면서 이런 일도 다 겪는구나... 누군가 내가 죄를 지었다고 고한 일도 처음이고, 내 죄를 가리기 위해 경찰에서 출두하라는 명령을 받은 일도 처음입니다. '내 죄가 무엇일까?'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글은 쓰지 못하고, 다시 컴퓨터를 덮었습니다. 오후에 노동조합 집행부 동료들과 함께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MBC 앞에서 택시를 잡고 "영등포 경찰서로 갑시다." 했더니, 기사님이 우리를 흘끗 보더니, "취재 가시는 건 아닐테고, .. 2012. 3. 24.
'해품달' 결방이라는 바보같은 기적 (지난주 '해를 품은 달'이 종영을 앞두고 1주일 결방되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은 '해품달' 결방은 파업중인 노조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시청자의 볼 권리를 담보로 저들이 싸움을 하는구나.' 드라마 피디인 제가 보기에, 지난주 '해품달'과 '무신'의 결방은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드라마국의 한 조연출이 노보에 기고한 글을 옮깁니다.) 드라마국의 조연출입니다. 제게는 딸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은 김‘연아’. 김연아처럼 예쁘게 자라길 바라며 지었습니다. 딸 사진을 보며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어떻게 니 딸이 이렇게 예쁠수가 있니? 기적 같다야’.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조합'과 ‘연대’의 힘이라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또한 연대와 조합의 힘입니다. 가족도 모른채 하며 작품만 하던 드.. 2012. 3. 13.
내게 '진보'의 의미는 무엇인가 주말 동안 '진보 2012'라는 1박2일 릴레이 강연에 다녀왔습니다. 김진숙, 한홍구, 서해성, 임승수, 하종강, 김민웅, 명진 스님, 이렇게 일곱 분의 큰 스승을 만났지요. 대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 40대 중반의 제가 끼어앉아 강의를 받아적다 어느 순간 죄책감이 들었어요. '청춘들의 기회를 내가 뺏고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둘러보니 200명을 수용하는 강의실에 학생들은 총 30명 안팎이었어요. 평소 내가 대학교에 현역 드라마/예능 피디로서 취업 특강을 가면, 보통 100여명의 학생들이 찾아와 방과후 늦은 저녁까지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래서 전 어제 강연에도 많은 학생이 올 줄 알았는데... 왜 그 좋은 배움의 자리에 정작 청춘들은 오지 않았을까? (많은 학생들이 올 줄 알고, MBC.. 2012.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