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BC42

만원으로 나홀로 가을 축제 정직중인 기러기 아빠는 주말을 어떻게 보내는가. 네, 혼자 잘 놀면서 보냅니다. 감기로 앓아 누워있기에는 가을 하늘이 너무 이쁘니까요. 아침에 일찍 집에서 나왔어요. 8시 조조 영화를 보기 위해섭니다. 영화광이라 1년에 100편 정도 영화를 보는데, 거의 조조로 봅니다. 어제는 스텝업4 레볼루션을 봤어요. MBC 후배가 추천해준 영화였거든요. 전형적인 댄스 청춘영화입니다. 가난한 웨이터지만 댄서의 꿈을 꾸는 남자가 발레를 하는 부잣집 딸을 만나 사랑을 하는 이야기, 네, 딱 그림 나오죠. 어찌보면 내용도 없고 오로지 음악에 춤만 추는 영화인데 후배가 추천한 이유는 플래쉬몹을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6개월간 파업을 하면서 우리도 'MBC 프리덤'을 가지고 서울역에서, 잠실 롯데월드 앞에서, 광화문에서, 홍대.. 2012. 9. 3.
나 자신의 멀티플라이어가 되자 피디에게 캐스팅은 숨겨진 재능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내게는 나만의 캐스팅 노하우가 있다. 드라마 편집 기사를 만나면 항상 물어본다. ‘지난번 작품에서는 누가 잘했어요?’ 오케이 컷으로만 이루어진 방송본을 보고 배우의 진짜 실력을 짐작하기는 어렵지만, 편집자는 엔지 컷 수 십 개를 다 보며 작업하기에 배우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친한 편집자가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을 작업했기에 물어봤다. 혹시 그 작품에서 추천할 배우 없냐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윤상현!’ 하고 대답했다. 배우 윤상현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난 그 말에 미간을 찡그리며, ‘그 좀 찌질하게 나오는 친구?’하고 의아해했다. 나는 윤상현의 전작들, ‘겨울새’나 ‘크크섬의 비밀’을 보고 ‘생긴 건 기무라 타쿠야 삘인데 좀 찌질한 캐릭터네.. 2012. 8. 30.
인생은 어떻게 기억되는가? 어제는 파주 헤이리에 다녀왔어요. 예전부터 김홍모 만화가가 하시는 '뜬금없이 만화방'과 황인용 디제이가 연 음악감상실 '카메라타'를 꼭 한번 가고 싶었거든요. 뜬금없이 만화방에서는 옛날에 즐겨보던 '보물섬'을 뒤적거리고, '바벨2세'를 다시 보고, 최호철님의 '을지로 순환선'을 봤어요. 만화 카페에서는 보지 못하는 만화의 전설을 즐겼죠. 만화방에서 뒹굴거리다 점심 먹고 카메라타로 갔어요. 어린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황인용 님은 1970년대, 80년대 최고의 라디오 디제이였죠. 지금은 은퇴하고 헤이리에서 카메라타라는 음악감상실을 열어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음악을 선곡해주십니다. 의자에 몸을 묻고 '황인용의 영팝스'를 추억했어요. 10년 넘게 황인용님의 라디오 방송을 들었는데, 정작 기억에 남은 멘트는 방.. 2012. 6. 25.
어느 나꼼수 팬의 나꼼수 출연기 난 지독한 덕후다.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것보다 혼자 무언가에 빠져서 지내는 걸 더 좋아한다. 덕후의 최종 단계가 무언지 아시는가? 직접 만드는 것이다. 외대 통역대학원을 다니며, 일상 영어 표현을 익히기 위해 청춘 시트콤 '프렌즈'를 시청하다 그만 중독되어 버렸다. 그래서 한국판 '프렌즈'를 만들고 싶어 MBC에 입사했다. '남자셋 여자셋'의 조연출을 맡고, 나아가 청춘 시트콤 '뉴논스톱'의 연출로 데뷔하게 된 것도, 나 자신 지독한 시트콤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면, 미친듯이 좋아해야한다. 즐기고 비평하는 것도 좋지만, 나만의 것을 만드는 단계까지 가야 진정한 덕후라 할 수 있다. 나는 '나꼼수'의 오리지널 팬이다. 매스미디어의 피디로서 소셜미디어의 스타를 소개한 것이 작년 6월의 일이.. 2012.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