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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PD는 소림사 방주다 요즘처럼 현업 연출이 없을때 내가 하는 일은 외주기획안 심사다. 대본과 기획안을 읽고 편성을 할 건지 말건지 결정하는 일이다. 5명 정도의 드라마 평 PD들이 모여 심사를 하는데, 가끔은 서로의 의견이 갈릴 때가 있다. 나의 경우, 예능국에서 시트콤과 코미디쇼를 연출하다 왔기에 코믹한 대본을 선호한다. 그러다보니 다른 감독들은 드라마적인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반대하는 대본을 나 혼자 찬성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드라마에서 진정성이 중요하냐, 웃기는 게 중요하냐? 여러 피디들과 내가 논쟁을 벌이면 사실 내가 불리해진다. '웃기면 되는거 아냐?'라고 무작정 우기기엔 역시... 그때, 어느 선배가 중재하고 나섰다. "내가 보기에 MBC 드라마국이 잘 되려면, 우린 무림처럼 가야 돼. 누구는 소림사 방주고, 누.. 2011. 7. 18.
PD 공채는 로또? 연예인이 되는 건 로또 당첨보다 더 어려우니, 차라리 PD를 꿈꾸시라. 고 했더니, 공중파 PD가 되는 것 역시 로또 당첨 만큼이나 어렵다는 볼멘소리 들려온다. 인정... 해야겠다. 사법시험 2010년도 합격자수는 800명 선이다. 2010년 한 해 방송3사에서 뽑은 드라마PD의 숫자는? 1명이다... SBS는 공채가 없었고, KBS는 안 뽑았고, MBC는 한 명 뽑았다. 이러니 로또라는 얘기가 나올만도 하지. 나도 내가 MBC에 PD로 입사한 건 내 인생의 로또라고 생각한다. 아니, 난 MBC 입사가 로또 당첨보다 더 좋다. 로또 1등 맞아봤자 일시불로 15억 받고 땡 아닌가? MBC 입사하면 퇴직할 때까지 20억 넘게 받는데, 일시불보다 더 좋은 월별 분납으로 받는다. 일시불로 받아봤자 얼마 안 가.. 2011. 7. 12.
연예인이 되고 싶어요~ 드라마 PD로 살다보면 자주 받는 상담 의뢰, '연기자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사실 복받은 사람이다. 그만큼 타고난 재능이나 외모가 있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이런 타고난 복을 제 발로 차는 일이 난 연예계 입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고? 만약 당신이 지금 대학생이라면 전공을 살려 일반 회사에 취업해보시라. 그대가 일반 기업에 입사하는 순간, 회사내 최고 얼짱으로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얼짱 회계사, 얼짱 선생님, 얼짱 상담사, 얼짱 사원... 정말 부러운 별명을 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연예계에 진출하는 순간, 그대는 숱한 배우 지망생 중 하나가 된다. 그리고 매일 거울 속 그대의 예쁜 얼굴을 보며, '난 왜 이리 평범하게 생겼을까?'를 되뇌며 수술할 .. 2011. 7. 12.
역시 선수였어! 왕자병은 아니지만... (감히 그러기엔 외모가 너무 딸리잖아...) 가끔 인터넷에 내 이름을 검색해볼 때가 있다. 드라마 연출 중에는 기사 모니터링도 해야하고, 혹 블로그에서 드라마 시청 후기 올리면서 '그 연출 참 후지더라'하고 씹기라도 하면, 이름 적어둬야하니까... (그런 다음 드라마 속 악역의 이름으로 써먹는다. 주로 욕 많이 드시는 배역으루~^^) 요즘 연출중은 아니니까 굳이 기사 체크는 안하는데... 간만에 해봤더니, 이런 와라와라와라왕대박!!! 최근 기사에 내 이름이 언급되었길래 뭐지? 하고 봤더니, 여기 블로그 글이 기사에 인용되었다... (하루 30명만 들어오는 조용한 동네인데... 어쩌다 이런 일이!) 팟캐스트의 최고수 김어준씨를 소개하며 '나는 꼼수다' 얘기를 했더니, 시사 평론가.. 2011.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