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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날라리 영화 감상문62

못 말리는 감독의 대책 없는 신작, 쿼바디스 MBC 입사 동기들 중 별난 친구가 몇 있는데, 그중 단연 독보적인 존재는 김재환 감독입니다. 그가 시사교양국 피디로 일하던 시절, 어느날 편집실에서 만났는데 한 달 정도 휴가를 떠난다더군요. "어디로 가는데?" "참치잡이 원양어선 타러." "왜, 급전이 필요한 거니?" 제 고향 울산에서는 급하게 돈 필요한 사람들이 원양어선을 타곤 했거든요. "돈을 벌기는 커녕, 내 돈 써가며 배 타러 가는거야." 알고보니 '와! 이 멋진 세상'을 기획하는데 참여한 김재환 PD, 오래전부터 원양어선 참치잡이 장면을 방송하고 싶었는데, 회사에서 해외 출장에 들어가는 예산이며 촬영 인원 배정같은 문제 때문에 난색을 표했대요. 그러자 그냥 자신이 그냥 휴가내고 원양 어선을 타러 간다는 거예요. '휴가 한번 참 별나게 쓰네.'.. 2014. 7. 14.
꿈으로부터 스무발자국 꿈이란 무엇인가, 나이 마흔 일곱에도 매일 고민하고 사는 문제입니다. 드라마 피디의 3가지 품성 (전편)에 달린 댓글입니다. '저는 pd의 꿈을 꾸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내일 진로에 관한 발표를 하기 위해서 pd님 블로그에 들어와서 글 읽고 갑니다. 사실 저희 부모님께서는 안전하게 교대에 가거나 간호학과에 진학하라고 강요를 많이 하시는데 저는 pd가 되고 싶습니다 ㅠㅠ 그런데 요즘 pd 경쟁률도 너무 세고 혹시나 시험에서 계속 떨어져서 백수로 전전하거나 나중에 후회를 할까봐 저도 걱정이 많이 됩니다 ㅠㅠ 그리고 제가 pd가 될 그릇은 아니라고 하시거든요 ㅠㅠ 저보고 길거리에서 똥 누고 아프리카 땅바닥에서 잠 잘 자신 있냐며,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아 힘들 거라구요ㅠㅠㅠ 아무래도 여자다 .. 2014. 5. 16.
영화 '머드'를 보고 원래 이 글은 제프 니콜스 감독의 영화 '머드' 예찬이었어야 했다. 영화 '테이크 쉘터'를 보고 난 이 감독의 연출력에 반해 버렸다. 그래서 이어 개봉한 '머드'를 달려가서 봤다. 대만족이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이 정도 공력은 있어야겠다. 영화 '테이크 쉘터'는 꿈에서 종말을 예견하고 집 앞마당에 방공호를 파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영화는 종말에 대해서, 혹은 한 남자의 신경증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영화에서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본 장면은 그 아내의 사랑이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절망에 빠졌을 때, 결국 그에게 있어 최후의 보루는 가족임을 보여주는 한 장면, 내가 본 그 어떤 로맨틱 코미디의 사랑보다 더 진하게 가슴을 울렸다. (주인공 역할을 한 마이클 섀넌, 저예산 영화에서 표정 연기만으로도 압도.. 2013. 12. 10.
당신의 피아노를 사랑하십니까? 얼마전 제주 올레길을 다녀왔다. 혼자서 올레 여행을 가면, 나는 게스트하우스의 도미토리에서 묵는다. 낮에는 걷고, 밤에는 책을 읽거나 갤럭시 노트로 영화를 본다.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이런 저런 사색에 젖는다. 그러다 본 영화가 일본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이다. 두 명의 피아니스트 지망생 아이들이 나온다. 하나는 어려서부터 음악가 집안에서 자라 연주가의 길만을 생각하며 매일 연습에 열중하는 슈헤이, 또 하나는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아 숲 속에 버려진 피아노를 가지고 놀다 음악에 눈뜨는 카이. 영화는 두 천재 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우정을 쌓고 나중에 서로 경쟁하게 되는 이야기다. 영화 속 대사 하나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연습 벌레 슈헤이가 피아노의 대가를 찾아가 묻는다. "어떻게 하면 저도.. 2013.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