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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552

아빠 엄마가 많이 싸워요 방명록에 올라온 사연입니다. '아빠랑 엄마가 싸울때마다 힘들어요 아빠가 엄마 때릴까봐요 엄마가 불쌍해요 아빠도 불쌍하고 밤에도 큰소리가 들리면 심장이 뛰어요 제가 막을수 있는 방법은 없고 힘드네요' 예전에 어린 시절, 힘들었던 가정 생활에 대해 올린 글을 보셨나봐요. 어린 학생인듯 한데 이 분은 당시의 저보다 훨씬 더 어른스러우신 것 같아요. 저는요, 아빠가 정말 미웠어요. 아들 딸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때리는 모습이 너무 너무 싫었어요. 바깥에 나가 세상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니 집에 와서 약한 여자를 괴롭히는 못난 남자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아버지가 너무 미웠어요. 그렇다고 님처럼 엄마를 불쌍하게 여기지도 않았어요. 전 엄마가 더 미웠거든요. 엄마가 아버지에게 말로 져주면 될 것을, 꼭 엄마는 .. 2013. 2. 1.
휴학과 졸업 사이 방명록에 질문이 올라왔어요. '졸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졸업을 연기하는 게 좋을까요? 그냥 졸업하는 게 나을까요?' 이제와 돌이켜보면 결국 인생을 만드는 건 순간 순간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휴학을 할까, 말까. 회사를 그만 둘까, 말까. 결혼을 할까, 말까.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선택지의 삶과는 이별을 고하게 되지요. 평행우주론을 생각해보면, 과거 어느 순간에 나의 선택으로 인해 시간의 분기점이 만들어지고, 무수한 우주 가운데 어느 곳에는 한국 3M을 계속 다니는 중년의 회사원이 있고, 30대 연애지상주의자의 삶을 오래 오래 즐기다 사십대 중반에 이르러 외로운 노총각이 되버린 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들의 삶이 어떠할까 굳이 상상해보지는 않아요. 인생의 선택을 하고나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는 미련.. 2013. 1. 31.
멘붕이 너무 자주 온다 별로 잘나가지 않는 드라마 피디로 사는 탓에 나는 멘붕을 자주 겪는다. 예전에도 어느 드라마를 연출할 때 첫 방 시청률이 궁금해서 디씨갤에 들어갔다가 '모 드라마 첫 방 시청률 #.* %, 김민식 감독 X망했네.' 라는 글을 보고 심한 멘붕을 겪은 적이 있다. 나름 재미난 걸 만들어 세상에 보여주겠노라는 포부로 집에도 안 들어가고 밤을 새며 일만 했는데, 시청률이 안 나오니까 마치 세상 사람들이 내게 침을 뱉고 등을 돌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됐네, 이 사람아." 작년 한 해도 비슷한 기분이다. 딴따라 피디인지라 공정보도니 뉴스의 가치니 하는 건 나와 거리가 먼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방송인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은 있어야 한다고 믿었기에 작년 한 해 열심히 일했다. 그랬는데 아직도 고쳐지는 게 없다.... 2013. 1. 25.
죽음을 통해 삶을 바라보기 MBC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으며 좋은 점은 내가 평소엔 만날 수 없는 전문가 분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제는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에서 일하시는 정현채 교수님을 모시고 '의료인에 대한 죽음 교육으로서 영화의 활용'이란 수업을 들었다. 죽음에 관한 다양한 영화 속 장면을 보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는데, 혼자 듣고 말기에는 아까워 이렇게 옮겨본다. 죽음과 직면하면서 비로소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대표적인 이야기가 일본영화 이다. “이끼루”는 ‘살다’, ‘살아 있음’이라는 의미이나, 사실은 죽음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라는 영화로 유명한 일본의 故 구로자와 아끼라 감독이 1952년 발표한 영화인데, 죽음학 분야에서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중요하게 인용된다. 초.. 2013. 1. 24.